더 어두운 걸 좋아하십니까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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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가 건널목에 서 있을 때면 낯선 이가 느닷없이 불쑥 나타나 '복이 많게 생기셨네요.', '곧 귀인이 찾아 오겠습니다.' '지금 하고 계신 일이 잘 안 풀리죠?"라며 다가와 사주 관상을 봐준다며 따라 붙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부딪칠 때면  가던 길을 가버리거나 무시하면 그만 이지만 마음의 근심 걱정이 가득 할 때나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상태 일 때 맞닥뜨리게 될 경우 피싱 문자에 걸려 들듯 ,무엇에 홀려 버린 듯 사주 관상을 봐주겠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 낯선 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전부 맞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는 순간 그가 내 인생의 막힌 부분을 속 시원하게 해 줄 [앤서 맨]이 아닐 까라는 생각을 하며 지갑에서 지폐를 불쑥 꺼낸다.

여기,  한 청년이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 하던 중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서 자신의 발로 직접  앤서 맨을 만나러 간 남자가 있다.

1937년 10월, 법과 대학원을 갓 졸업한 스물 다섯 살의 필 파커는 결혼을 약속한 약혼녀에 전도 유망한 미래를 앞두고 있었지만 무엇 하나 확실하게 결정 된 것들이 없었다.

 법학 대학원 졸업장만 달랑 쥔 필은 결혼과 취직 사이에 고민 하던 중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부모님의 여름 별장이 있는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에 찾아 간다.

차를 몰고 가던 필은 손 글씨로  “앤서 맨까지 3㎞.” 라는 팻말을 발견한다.

손 글씨로 쓰여진 이 팻말을 처음 보았을 때 필은 코웃음을 쳤지만 언덕을 넘어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두 번째 팻말에 ‘앤서 맨까지 1.5㎞’라는 것을 발견하자 잠시 머뭇거리다 운전대를 돌려 앤서 맨이  있다는 그 곳을 찾아 간다.

필은 파라솔 그늘 아래  흰색 셔츠에 회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신발을 신은 앤서 맨을 발견한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그 앤서 맨의 나이는 대략 50살 쯤 보였고   발치에 왕진 가방처럼 생긴 가방이 놓여 있었다.

대형 로펌의 중간 간부 같은 지적인 그의  분위기에 호기심이 발동한 필은  이 남자의 정체를 알아 보기 위해 자리에 앉는다.

앤서맨에게 질문을 하려면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었다.

-5분 당 25달러

-처음 두 개는 무료.

- “앞으로의 행보”는 묻지 말 것.

접이식 캠핑용 의자에 앉은 필이 팻말에 적혀 있는 주의사항을 물어 보자 앤서맨은 이렇게 대답한다.

"똑똑해 보이는 청년이로군요. 자동차 안테나에 달린 페던트를 보니 대학 공부를 한 청년이에요. 그것도 무려 하버드를 '!

자신이 누구인지 단번에 꿰뚫어 보는 앤서 맨을 신뢰 하게 된 필은   단 5분 동안 25달러를 지불하는 것이 너무 비싸다고 푸념하자 앤서 맨은 필이 자신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알아 보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린다.

앤서 맨과 밀고 당기는 질문을 하던 필은 “당신의 답이 정답이라는 걸 내가 무슨 수로 알 수 있죠?”라고 묻자 그는 “지금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겁니다”라고 모호하게 대답해 버린다.

스물 다섯 살의 필이 앤서 맨에게 5분 동안 던진 질문은 다음과 같다.

-내 여자 친구의 이름은 뭐죠?

-그녀가 청혼을 받아 줄까요?

-우리는 행복하게 살까요?

-우리 아버지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말해보세요.

-내 경력이 예상하는 것 만큼 승승장구 할까요?

-내 여자친구의 부모는 제 의견을 존중하게 될까요?

-전쟁이 벌어진다면 미국이 참전하나요?

-저도 참전하나요?

-부상을 당하나요?

-제가 전쟁터에서 전사하나요?

5분 동안 속사포 처럼 쏟아낸 필의 질문에 앤서 맨은 이름, 태어난 장소, 인간 관계, 앞으로 발생할 일을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앤서맨을 만나고 나서 필은 과연 사회 초년생에게 작지 않은 돈의 가치를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었지만 그의 인생의 방향은 뜻밖에도 앤서 맨이 예견한 대답처럼 흘러갔다.

약혼녀와 결혼을 하고 장인 장모에게도 인정을 받고 변호사 경력도 원하는 대로 승승장구 하다 미국이 세계 대전에 참전하게 되자 앤서 맨이 대답한 대로   필은 지상군에 파견 된다.

치열한 교전 속에서도 필은  앤서 맨의 예견대로 전사 하지 않고 살아서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1937년 10월,  스물 다섯 살에  앤서 맨을 처음 만났던 필은 무사히 전장에서 돌아와 사랑하는 아내 사이에서 첫 아들이 태어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을 무렵인  1951년 10월, 서른 아홉 살에 두 번째 앤서 맨을 찾아간다.

어느 덧 중년의 나이가 된 필과 달리 앤서 맨은 처음 만났을 때와 변함 없는 모습이였지만 처음 두 개는 무료에 5분에 25달러였던 가격이 3분에 50달러, 무료 질문은 한 개로 질문의 규칙이 바뀌어 있었다.

 과거 사회 초년생 시절과 달리 변호사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던 필은 단번에  50달러 지폐를  척 꺼내서 앤서 맨에게 질문을 던진다.

-제가 상원 의원에 출마하게 될까요?

-우리 아들은 프로야구 선수가 될까요?

-다른 종목은 요?

-대학 야구는 요?

-우리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죠?

두 번째 만난 앤서 맨은  스스로 규칙을  깨 버리고 갑자기 필에게  3분에 200달러로 훌쩍 비용을 올리더니  아들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대답을 멈춰 버리고 자리를 떠난다.

두 번째 앤서 맨을 만나고 나서 부터 필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가장 소중하고 사랑했던 아들과 아내를  잃고 나서 필은 자신의 삶에 찾아 온 불행을 원망하고 저주 하지만 잃어 버리고 사라지고 떠나 버린 것들은 두 번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 오지 않았다.

우울과 분노에 사로 잡혀 살던 필의 인생에  승소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의뢰인이 방문하면서 그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인생의 한 축이 무너지고 나서 찾아 온 행운을 덥석 쥐게 된 필은 가족의 상실과 아픔을 잊어 버리고 일에 몰두 하고 마침내 인생의 황혼기에 다다라서는 자신의 이름으로 장학 재단을 세우며 자신이 이룬 성공과 부를 지역 사회에 환원 하는 나날을 보낸다.

주변의 지인들이 차례 차례 세상을 떠나고 유일한 가족으로 곁을 지켰던 반려견을 땅에 뭍은 필은 1995년 10월, 마지막 세 번째 앤서 맨을 찾아간다.

세 번째 만나게 된  앤서 맨은 뜻밖에도 필에게 무료 이벤트라며  시간 제한이 없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늙고 병든 필은 앞으로 남겨진 자신의 삶에 대한 궁금증도 사라져서  딱히 앤서 맨에게  물어 보고 싶은 질문이 없었다.

 필은 시간 제한도 없고 무료이니 생각 나는 대로 앤서 맨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우리가 죽은 뒤에도 계속 존재 하나요?

-우리가 가는 곳은 천국인가요? 지옥인가요? 환생 인가요?

-우리는 야전히 우리로 남을까요?

-과거를 기억할까요?

-나는 아내와 아들을 만나게 될까요?

-좋을까요? 끔찍할까요?

-거기서 꿈도 꾸나요?

-거기서 슬픔이나 기쁨이나 다른 어떤 감정을 느끼나요?

 앤서 맨은 필의 모든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맨 처음 필이 앤서맨을 만났을 때 그가 사기꾼인지 알아보기 위해  “당신의 답이 정답이라는 걸 내가 무슨 수로 알 수 있죠?”라고 물으니 앤서 맨이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겁니다”

필이 살아 온 인생의 추이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신이 그의 인생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조종하듯이  앤서 맨의 대답대로 흘러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만일 필이 그 날 앤서 맨의 손 글씨 팻말을 지나쳐 버렸다면 그의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을까?

첫 번째 필이  앤서 맨을 만났을 때  하버드 법학 대학원을 졸업한 자신을 의심하자 그에게 이런 조언을 한다.

이 일을 한 지 워낙 오래됐으니 도움이 안 되는 질문을 하는 똑똑한 사람들을 겪을 대로 겪어 봤는데도 여전히 놀랍네요. 다들 너무 흐리멍덩해요. 너무 게을러요.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찾으려는 답이 뭔지 정말 알고 있을까 싶을 때가 많아요. 그냥 자부심이라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날아다니며 틀릴때가 많은 추측을 남발하는 건 아닌지. 나로서는 그들이 그렇게 무능한 질문을 하는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그것밖에 없네요.

-스티븐 킹의 <앤서 맨 > 중에서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 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누군가 내게 인생의 정답을 알려주면 훨씬 더 멋지고 완벽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대신 아파 줄 수 없듯이 살아가는 동안 부딪치는 숱한 것에 대한 정답을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

한 생명이 이 땅에 태어나는 순간 생-노-병-사라는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 날 수 없다.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는 동안 부딪치게 되는 숱한 고난과 고비, 불운과 행운의 순간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 지에 따라  인생의 결이 달라 질 뿐 앤서 맨에게 앞날의 일을 물어 본다 해도 생-노-병-사라는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서 살 수 없다.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 승승장구 하길 바라지만 이 세상은 무엇 하나 누군가의 의지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길을 돌아서 갈 지라도 벽을 넘지 못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없듯이 사는 동안 겪게 되는 고난과 고통, 실패와 좌절의 과정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 과정과 인내의 시간의 길이가 각자 다를 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이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건 앤서 맨이나 점술가. 인공지능도 아닌 자기 자신 뿐이다.

어떤 선택으로 인생의 방향이 의도 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버릴 때도 있지만 어제와 오늘이 쌓여서 앞으로 내달리는 동안 불운과 고난, 역경을 스스로 극복 해 나가야 한다.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 있지만  그 선택이 나와 우리를 만들며 그 선택으로 인해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된다. 

 지금 우리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 혼돈의 시대에 서 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앞두고 병오년 1년 운세를 ‘예측’하는 역술인들의 글과 영상들이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는 묻지 말아야 한다는 앤서 맨의 규칙이 없는 인공지능은 과연  2026년 새해 재물운·애정운·승진운·사업운에 대한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 줄 수 있을까?

그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질문을 던진  자기 자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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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5-12-30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겁니다˝ 라는 앤서 맨의 답은 scott 님 말씀처럼 우리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데 동의 합니다.
현재를 살면서 항상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니까 지금은 여전히 모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미래는 예측이 아니라 현재가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요.
미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고 결과는 늘 현재죠.
어쩌면 시간은 과거-현재-미래가 아니라 과거- 미래- 현재일 수도... ^^
scott 님, 얼마 안 남은 2025년 마무리 잘 하시고, 병오년 새해엔 항상 좋은 일만 생길 꺼예요. ㅎㅎ

2025-12-31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복안인
우밍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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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한가운데 세상 어떤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외딴섬 와요와요 섬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나무 한 그루를 골라 달이 죽었다 되살아날 때 마다 나무에 금을 하나씩 긋는 풍습이 있다.

나무에 금이 백개가 되면 아이는 자기만의 나무 쪽배인 '타라와카'를 만들어서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

와요와요 섬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날 경우 맏아들이 일찍 죽는 경우를 제외하고 백팔십 번째 보름달이 뜰 때 섬을 떠나 돌아 올 수 없는 항해길을 나서야 한다.

물 한 병만 쪽배에 싣고 와요와요 섬을 떠나는 둘째의 운명은 영원히 사람과 인연이 닿지 않는 바다에서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한다.

이런 가혹한 운명을 타고난 아트리에는 우르슐라에게 말하는 피리를 받고 자신이 만든 쪽배 타라와카의 노를 저어 와요와요 섬을 떠난다.

섬을 떠나 바다를 항해 한지 7일 째 되던날 쪽배 타라와카에 물이 새기 시작하고 배가 서서히 바다 속으로 침식해 갈 때 아트리에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눈을 떴을 때 아트리에는 자신이 여전히 바다에 떠 있는 걸 알았다.

섬 가장 자리에 소년들이 서 있었는데 하나같이 암울한 눈빛에 손이 있어야 할 곳에 지느러미가 있었으며 한 평생 산호초 위에서 뒹군 것처럼 온몸이 얼룩덜룩했다.]

바다에서 표류하던 아트리에가 도달 한 곳은 온갖것들이 뒤섞여서 지독한 냄새로 진동하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였다.

죽은 생물과 악취로 가득찬 그 섬은 끊임없이 회전하듯 매일 다른 방향에서 해가 뜨고 져서 아트리에는 그 섬이 사후세계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인간들이 버린 다양한 물건들은 바다 거북의 뱃속에서도 나왔고 조개 껍질 속에서도 나왔다.

불 같이 뜨겁다가 참을 수 없는 혹독한 추위가 닥치고 하늘이 맑게 개어 있다가 거센 폭풍이 불다가 별안간 밤이 찾아오는 그 쓰레기 섬에서 아트리에는 차남들의 영혼이 잠든 곳이라 여기고 손에 잡히는 것들로 집을 짓기 시작한다.

이승인지 저승인지, 섬인지 조차 불분명한 이 거대한 쓰레기 더미는 얼마 후 아트리에를 실은 채 대만 동부의 바닷가를 덮친다.

거대한 파도가 눈앞에서 해변을 통째로 쓸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 되고 이를 지켜 보던 시민들은 기괴한 자연 현상에 한발자국도 밖을 나가지 않는다.

등산에 갔던 남편과 아들이 실종된 후 충격으로 교수 자리에서 물러난 앨리스는 병상을 박차고 나가 해변가를 덮친 화면에 얼핏 비추었던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직접 현장에 나간다.

[산길을 걸으며 앨리스는 계속 어떤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무슨 냄새지? 태양의 열기, 바닷물의 공격성, 물고기의 비린내와 야생의 사향냄새... 결코 섞일 수 없는 상반된 냄새가 뒤섞여 만들어진 냄새 같았다.]

쓰레기 섬을 뒤지던 앨리스는 문득 지난 시절 외할머니와 함께 갯벌에 굴을 따러 갔던 기억을 떠올린다.

생계를 위해 굴을 땄던 외할머니와 동네 주민들은 인근에 있는 정유소 공장에서 버리는 폐 기름에 신장과 폐기관이 망가져서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듯이 해일처럼 떠밀려온 쓰레기 더미에서 아트리에를 발견한 앨리스는 대만의 원주민인 하파이와 다허, 터널 개발 공사 자문으로 대만에 방문한 독일인 볼트와 환경운동가 사라의 도움을 받아 미지의 섬 주민인 아트리에와 소통 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의 섬은 용사의 섬이고, 꿈이 모이는 곳이에요. 물고기 떼가 이동할 때 쉬었다 가는 곳이고 해가 뜨고 지는 좌표고 희망과 물의 휴식처예요. 우리 땅은 산호를 엮고 바닷새의 똥을 덮어서 만들었어요. 우리 카방이 눈물을 모아서 만든 작은 호수에 의지해 살아요.]

섬을 떠나 쪽배에 의지한 채 바다에서 홀로 살아갈 운명을 타고난 와요 와요의 원주민 소년 아트리에는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은 대학 교수 앨리스에게 차츰 마음의 문을 연다.

남편과 아들이 추락한 지점을 찾아 나서는 앨리스를 따라간 아트리에는 암벽 정상에 다다르고 그곳에서 수많은 자연의 비밀을 품고 있는 생명체와 마주하게 된다.

바다 밑에 흐르는 암류처럼 사람을 끌어 당기고 휩쓸어 가고 파묻어 버릴 것 같은 눈빛을 한 복안인이 앨리스와 아트리에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겹눈 속 수 많은 홑눈이 바늘 끝보다 가늘고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복안인은 그저 세상을 지켜 볼 수만 있을 뿐이다.

앨리스와 아트리에 일행이 암벽을 내려 오던 날 와요와요 차남들의 화신인 향유고래 떼가 파도를 가로질러 헤엄쳐 갔다.

일주일 뒤 새벽 시간에 칠레 남부의 발파라이소 해변에 향유 고래 수백 마리가 온 몸의 뼈가 으스러진 상태로 발견된다.

[먼저 숨이 끊어진 고래들이 뜨거운 태양 아래서 차츰 부풀어 오르고 부패하다가 갑자기 차례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무겁고 축축한 하늘로 솟구쳤던 내장이 고래 연구자, 어민 고래 뼈를 주으러 온 아이들 위로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들은 한 번도 맡아 보지 못한 썩은 내에 기절하거나 바닥에 엎드려 구토했다.]

앨리스는 고래가 죽은 그 해안가에서 오래 전 남편이 들려 주었던 이야기를 떠올리고 그리고 소년은 바다로 떠난다.

가상의 섬 '와요와요'에서 시작된 설화 같은 존재인 소년 아트리에가 바다를 떠돌다 문명의 해변에 맞닺는 순간 만나는 앨리스 그리고 겹눈을 가진 수수께끼의 존재 '복안인'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지만 그 세계 모두 파괴되고 오염된 곳이다.

구술로 내려오는 설화와 현실의 암울한 모습이 절묘하게 뒤섞인 소설 <복안인>은 인간이 만들어온 오염의 파고의 영향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신화와 현실, 환상과 재난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 보인다.

작가 우밍이는 인간의 시야가 닿지 않는 영역을 볼 수 있는 복안인의 시선으로 세상의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세상을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소설 <복안인>에 등장하는 세상은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c) 2024, 방글라데시 다카 바다의 인공 쓰레기 섬, 로이터 통신

2017년 부터 방글라데시 다카 바다에는 전에는 존재 한 적 없는 거대한 인공 쓰레기 섬이 드넓은 크기로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진귀한 현상이 발생했다.

쌓여가는 쓰레기를 처분하지 못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무능한 행정 정책과 무분별하게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린 실종된 시민 정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다카 바다의 인공 쓰레기 섬은 사람들이 가로 질러가는 구역 마저도 쓰레기로 버린 택배 상자와 플라스틱 쓰레기들의 부유물 위에 세워졌다.

6천 500만 년 전 지구 상 곳곳에서 시작된 화산폭발과 운석 충돌로 인해 지구 전체에 기온 변화가 발생하고 이 변화된 환경에 공룡은 적응하지 못해 멸종되었고 공룡이 사라진 자리에 포유류가 최종 포식자로 등장했다.

곧이어 등장한 영장류과인 침팬지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인류 조상인 호모(Homo) 족이 석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석기를 사용 했던 호모족은 기후 변화로 식량을 찾기 위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으로 진화하고 불을 발견하면서 식습관의 변화로 외모와 체격에 큰 변화가 생긴다.

생명체가 살기 좋은 환경인 동아프리카에서 드디어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등장했고 이들은 전 대륙으로 퍼져 나가 농업과 유목 생활을 하면서 문명의 씨앗이 되는 글자와 화폐를 발명해서 사용하기 시작한다.

인류가 현 시대의 도시화 문명 아래서 살아 간 것은 고작 몇 세기 전으로 5천 년 전에 최초의 왕국을 이루기 전까지 인류는 한 손에 돌과 다른 손엔 불을 들고 동굴과 들판을 오고 가는 야생적인 삶을 살았다.

점심 한 끼를 먹고 나서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한 가득이고 매일 집으로 배달 되는 주문 상품을 포장한 상자와 뽁뽁이들이 한 가득이다.

일회용 소비를 줄이기 위해 에코백을 메고 폐 비닐과 폐 휴지 상자로 만든 제품을 소비하고 종이 빨대를 사용해도 이 모든 걸 생산하는데 막대한 석유자원이 쓰이고 있다.

개인 당 소비하고 버리는 쓰레기 양을 줄인다 해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에너지와 플라스틱 제품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사용과 배출량을 감소 시키는데 역부족이다.

또한 이를 대체 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개발된다 하더라도 친환경으로 생산한 제품 포장과 용기 역시 버리고 처리할 때도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인간이 숨 쉬고, 먹고, 마시고, 배출하는 걸 멈추지 않은 이상 지구의 생명을 단축 시키는 온난화 현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 누군가 마시고 버린 플라스틱 병을 지구 반대 편 물개가 물고 있다.

버려진 쓰레기들로 이루어진 섬의 면적은 한반도의 7배, 가까운 미래에 이 쓰레기 섬은 공식적인 국가 되어 이곳으로 사람과 동물들이 이주하는 세상이 도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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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10-20 0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부분을 보고는 판타지 같다 생각했는데, 신화였군요 그것뿐 아니라 현실도 담긴... 복안인이 뭔가 했습니다 어딘가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생물체 같은 느낌도 듭니다 쓰레기 섬은 한반도 일곱배라니... 엄청나네요 한사람은 적어도 세계 모두는 아주 많군요 빨리 안 좋아지기도 하네요 쓰레기는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좋을 듯합니다


희선

2025-11-01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론은 어쩌다
아밀(김지현)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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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을 고를 때 누군가의 추천에 솔깃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끌리는 데로 책을 선택 할 때가 있다.

단순히 책 제목이 좋아서, 또는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만듦새가 좋아서 그리고 작가의 이력이 독특해서 등등의 이유로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나 장르의 작품을 선택 할 때가 있다.

무더운 여름에 출간 된 아밀 작가의 <멜론은 어쩌다>의 책을 선택한 건 제목이 내포한 청량한 과일의 맛이 아닌 작가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였다.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분명으로 영미문학을 번역하고 있는 이 작가는 창작과 번역, 현실과 환상 사이를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름으로 오고 가며 작품을 출간 하고 있다.

단편 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 문학상 동상을 수상 하고 단편 소설 <로드킬>로 2018년 SF 어워드 중 단편 소설 부문 대상 을 수상 했다 2021년 첫 소설집 <로드킬>은 2025년 영국에서 번역 출간 되었다.

이 정도 이력을 갖춘 작가의 역량에 큰 기대를 갖고 선택한 단편집 <멜론은 어쩌다>를 읽기 시작했다.

총 8편이 수록된 이 단편집에는 수록된 단편들의 제목만 읽어도 이 책의 장르를 하나로 규정 할 수 없다.

-이성애자 인간과 레즈비언 뱀파이어 사이의 복잡 미묘한 우정을 담아낸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

-첫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섹스 로봇을 집에 들인 부치의 일상을 기록한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

-가늘고 길게 살고 싶을 뿐 별다른 야심 없는 마녀가 위험한 의뢰에 휘말리며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 〈인형 눈알 붙이기〉

수록된 단편 중에 가장 긴 J라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야간 산책>까지 읽고 나면 도대체 작가가 추구 한 이야기의 서사와 세계관이 무엇?인지 종 잡을 수 없는 혼돈에 사로잡힌다.

책 뒤표지에 새겨진 추천사를 찬찬히 읽어 보면 "엉뚱하면서도 독특한 인물들의 활약이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더욱 경쾌하고 능청스러워진 서사가 빛난다."

“갓 씻어낸 제철 과일처럼 신선한 상상력과 곧 그 껍질을 저며낼 칼처럼 예리한 시선이 공존하는 이야기” 사이를 유영하다 보면 오래도록 기다려온 “마녀의 소설”의 탄생에 함께 축배를 들게 될 것이다."

추천사에 등장한 [경쾌하고 능청스러워진 서사] [ “마녀의 소설”의 탄생]이라는 문구를 확인하고 맨 첫장 부터 읽어 보면 전부 3인칭 시점으로 등장인물의 생각과 행동 상태를 묘사한 문장들을 주욱 나열 한 단편 부터 전지전능한 시점으로 설명조로 등장 인물의 상황을 속사포 같이 쏟아 낸 단편 그리고 편지 형식의 단편까지 다양한 시점과 문체를 실험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8편 중에 그나마 완성도가 있어 보이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윤은 손이 유난히 작았다. 피아니스트로서는 치명적인 핸다 캡이었다. 만약 누가 여덟 살의 나윤에게 너는 일찍 초경을 할 것이고 성장판이 일찍 닫힐 것이고 그래서 열두 살 이후로는 키가 크지 않을 것이고 손도 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더라면 나윤은 피아노를 포기 했을까. 그런 생각을 종종 했다. 그 대신 여덟 살의 나윤이 들었던 말은 "어쩜 그렇게 잘 치니" "신동이구나" "엄마 아빠가 어떻게든 뒷받침 해줄게. 열심히 하렴"이었다.]

-아밀의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중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첫 문단에 등장 시켰던 손이 작은 여자 아이가 피아노를 배울 정도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포기 하지 않고 열심히 피아노를 쳐서 세계 무대로 나간다.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는 나윤이가 교습소에서 배우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원에 들어가서 국제콩쿠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그리고 유명 음반사와 계약을 맺어 앨범을 출시하고 무대에서 연주를 하는 이야기로 흘러 간다.

이 이야기의 흐름 속에 여성, 인종 차별, 남들과 잘 융합하지 못하는 성격의 나연이 피아니스트로 어떻게 성장해서 험난한 세상에서 어떤 상태로 살다가 사랑을 하고 딸을 낳고 사십대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여 준다.

손이 작은 피아니스트 나윤은 대중에게 잊혀져서 레슨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자신처럼 손이 작은 아이가 좋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찾아 온 어느 날 나윤은 야무진 꿈이 있던 지날 시절에 만났던 차원이 다른 마녀를 생각하며 자신 앞에 있었던 넘을 수 없는 벽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 본다.

마지막에 실린 분량이 가장 긴 편지 형식의 단편 <야간 산책>은 설정은 독특하다.

동성애가 당연한 세상에서 이성과 비밀 연애를 시작한 여성이 등장한다.

중학생 시절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폭언에 시달릴 때면 밤마다 공원에 가서 아코디언을 든 악사 조각상과 대화를 하고 왈츠를 춘다.

학교가 끝나자 마자 혼자 그 공원에 가서 그 악사 조각상이 따라주는 뜨거운 차를 마시 기도 하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기이한 감정의 교류를 하게 된다.

이 여성의 편지 형식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읽다보면 동성끼리 결혼해야 하는 세상에 이성인 남성에게 육체적 끌림을 느끼는 여성이 망상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남편이 등장한다.

여성은 지겹고 흉측하고 같이 있기가 따분해서 견딜 수 없는 생물 같은 남편,숨겨둔 애인이 있고 아내 몰래 내연녀와 여행을 떠난 남편 ,얼굴도 모르고 존재 하지 도 않는 허구의 남편의 모습을 떠올리며 학창 시절의 동성 친구에게 편지로 망상속에 자리 잡고 있는 그 남자에 대한 심정을 고백한다.

결국 독자는 마지막 그녀가 J라는 친구에게 부치지 못하는 이 편지글이 동성과 결혼 하는 세상에 이성과의 결혼을 꿈꾸는 어느 망상가의 독백 수기라는 걸 깨닫게 된다.

마지막 단편을 완독하고 나서 책 뒤표지에 적힌 추천사를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범상치 않지만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눈앞의 벽을 제각기 방식으로 훌쩍 뛰어넘는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거대하고 깊이 있는 서사나 묵직한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 이 책을 선택 하지는 않았다.

문학의 다양성이 풍부해져서 독자들에게 책 읽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많이 출간 되는 것은 실로 기쁜 일이다.

하지만 흥미 위주의 서사나 독특한 설정의 장르도 좋지만 차근 차근 읽는 맛을 느끼게 하면서 사유를 쌓아 올릴 수 있는 작품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일례로 넷플릭스를 왜 보나. 차라리 이 책을 읽으면 되는데 라고 말할 수 있는 한국 작가들의 책이 많이 출간 되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는 멜론바, 여름에 먹어도 가을에 먹어도 맛있는 멜론바

그러나 이 책은 <멜론은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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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5-09-21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책 샀어요^^
메로나는 정말 맛있죠 ㅎㅎㅎ

scott 2025-09-21 12:5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메로나는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이 책은 ....
 
가라앉는 프랜시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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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알고리즘 영상으로 밥 딜런이 기타를 메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다큐멘터리가 떠서 호기심에 보기 시작했다.

영상의 시작은 1970년대 정치적 사회적으로 대 혼란에 휩싸였던 거리 시위와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등장 하다 불쑥 불쑥 밥 딜런이 이야기를 하거나 공연을 하는 모습의 장면들이 교차 시키면서 흘러간다.

첫 등장에서 밥 딜런은 이미 40여년 전에 있었던 공연 일 뿐 별 의미가 없었다며 스치듯 말한다.

1975년 롤링 선더(thunder revue) 투어에 탑승한 이들은 밥 딜런을 비롯해서 조니 미첼, 시인 엘렌 긴즈버그, 조안 바에즈, 패티 스미스 등 30여 명의 예술가들과 함께 미국 전 지역의 무대를 누볐다.

당대 청춘의 화신으로 불리며 청년들의 우상으로 자리 잡았던 밥 딜런은 화려한 무대가 아닌 소형 무대에서 손을 뻗으면 관객에게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투어에 나섰던 공연이 열린 지역마다 밥 딜런은 가장 후미진 곳에 자리한 소극장에서 노래를 불렀다.

공연에 나선 연주가들의 명성에 비해 표값이 싸서 무대에 오르는 아티스트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거의 없었다.

식비 정도만 벌 수 있는 무대에서 밥 딜런은 4행으로 이어지는 대화 같은 노래( isis)를 읊조린다.


그녀는 말했지. "당신, 어디 있었던 거야?" 난 말했지. "그냥 여기저기."

그녀는 말했지. "당신, 달라 보여." 난 말했지. "음, 그런가."

그녀는 말했지. "당신은 떠났잖아." 난 말했지. "자연스러운 거야."

그녀는 말했지."머무를 거야?" 난 말했지."당신이 원한다면, 그럴게."


노래의 절정은 위에 언급한 대화체 가사가 끝나고 나서 청중을 향해 "YES"를 크게 외친 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공연을 이어 가던 밥 딜런은 '여러분에게 정치적인 영향력이 있다면, 다시 이 사람이 거리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한 뒤,'Hurricane'을 부른다. 밥 딜런이 지칭한 이 사람은 1960년대 허리케인이라는 별명의 복싱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루빈 카터를 일컫는다.

1966년 복싱 선수 루빈 카터는 살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데도 단지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에 있었던 흑인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당시 시민들은 그가 흑인이기 때문에 범죄 혐의를 뒤집어 썼다며 분노의 여론이 들끓어 올랐었다.

밥 딜런은 거리 시위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무대에서 관객들의 눈을 바라 보며 인종 차별로 얼룩진 세상의 부조리를 노래에 실었다.

다큐멘터리는 롤링 선더 투어를 떠났던 밥 딜런의 모든 공연을 연도별로 보여주면서 같은 무대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던 음악가들과 시인들의 모습을 마치 기념비에 이름을 새기듯 교차 시켜 펼쳐 보인다.

그 시절 밥 딜런과 함께 연주 하고 노래를 불렀던 연주가들과 시인들은 부스스한 머리카락에 헝클어지고 구겨진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기타 하나만 달랑 메고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보여 줬던 그 시절의 음악가들과 시인들은 큰 수익을 가져다 준다거나 명성을 드높이는 무대가 아니여도 세상을 유랑하며 대중들과 소통했다.

밥 딜런은 별 의미가 없었던 공연이라 했지만 그가 이끌었던 선더 레뷰 투어 시절에는 음악과 시 그리고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존재 했던 시대였다.

20세기에 살았던 밥 딜런 세대는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려면 직접 발로 뛰고 버스에 올라타서 공연장에 찾아 가야 했지만 21세기에는 손 안에 영상으로 때와 장소, 시대를 넘나들 수 있다.

음악이나 영화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듯이 손으로 터치만 하면 순간 이동이 가능해져서 손으로 만지고 넘기는 책도 읽지 않고 보는 행위가 되었다. 휘리릭 빠른 속도로 무엇이든지 재생하고 터치 하다 보니 무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귀찮아 졌다.

세상을 찬찬히 읽기 보다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톡 메시지창을 열고 스레드 피드백을 보다 여기 저기 앱 창을 터치 하며 분당 수십건의 이미지들이 영사기처럼 눈으로 스쳐 지나갈 뿐이다.

이런 행위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동안 나는 과연 어제 그리고 그저께 무엇을 읽고 보았을까...

20세기 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거나 종이 신문을 읽었지만 21세기에는 폰으로 재미와 흥미를 주는 짧은 영상을 보거나 시즌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혼자 키득 거린다.

우연히 지하철 옆 좌석에 앉은 사람이 키득 거려서 슬쩍 그의 손에 들려 있는 폰의 영상을 보았다. 낚시꾼이 낚시 바늘에 고기 밥을 꿰어 강물에 던지더니 순식간에 팔뚝 크기 만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장면이 나왔다.

그 낚시꾼이 강물에 낚시대를 던질 때마다 최상 크기의 대어가 걸려 들었다.

영상에서 그 낚시꾼은 이렇게 소리 질렀다.

"여기가 천국이라고!"

문득 그 영상을 훔쳐 보던 나는 읽다 멈춘 책으로 다시 돌아 왔다.

우리는 모든 것이 가능한 곳에,

그러나 가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곳에 살고 있다.

-닥터로우

폰만 열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입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그 모든 것들이 내가 갖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값져 보인다.

휴대폰이라는 것이 없던 시대에 태어나 청춘을 보냈던 밥 딜런은 연주장에서 만나는 팬들에게 불친절했고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며 뚜렷한 목적이나 사상 없이 바람이 부는 데로 노래 하면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삶이 아닌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았다.

그는 지금도 변함없이 어디에서든 바람처럼 노래를 부르고 글을 쓰고 있다.

바람이 부는 데로 노래를 부르는 밥 딜런은 무대에 오를 때 마다 원곡의 멜로디를 심하게 변형해서 그의 오랜 팬들 조차 알아 듣지 못하게 할 때가 있다.

평론가들은 밥 딜런이 나이를 먹어서 목소리가 이전 같지 않다며 전성기를 지난 퇴물로 가는 중이라고 혹평을 날리기도 하고 노환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등의 조롱을 해댄다.

밥 딜런은 전성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대에 오를 때 마다 천 개의 버전을 부르는 가수로 자신의 원곡을 원석을 다듬듯이 끊임없이 다듬으며 단 한 순간도 멈춰 선 적이 없이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한다.

다듬지 않고 야생적이고 즉흥적으로 무언가 시도하고 실패 하기도 했던 그 시절을 살아 본 적이 없는 나는 무심코 알고리즘 추천 영상으로 뜬 걸 봤을 뿐인데 불쑥 불쑥 내면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출 퇴근 지하철을 탈 때 마다 폰 영상으로 밥 딜런이 부르는 노래를 흥얼 거렸다.


그녀는 말했지. "당신, 어디 있었던 거야?" 난 말했지. "그냥 여기저기."

그녀는 말했지. "당신, 달라 보여." 난 말했지. "음, 그런가."

그녀는 말했지. "당신은 떠났잖아." 난 말했지. "자연스러운 거야."

그녀는 말했지."머무를 거야?" 난 말했지."당신이 원한다면, 그럴게."


같은 곡을 시대에 맞게 고치고 음을 변형 시키는 밥 딜런이 음반에 새겨진 음악이 아닌 노래를 부르기 위해 세상을 유랑한 모습을 시공간을 초월해서 보던 나는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 쬐는 한 여름에 책을 읽으려고 기차를 탔다.

홋카이도 행 기차에 올라 탔을 때 딱 한 권의 책만 가져갔다.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마쓰시에 마사시의 <가라앉은 프랜시스>의 첫 장을 펼치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물살을 타고 납작한 무언가가 떠내려 오고 있다.

젖은 콘트리트 벽에 먼저 오른쪽 발꿈치가, 이어서 골반의 튀어나온 부분이 조금 늦게 오른쪽 어깨가 접안에 실패한 작은 배처럼 부딪힌다. 그것이 만일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다면 회색 구름이 드문드문 떠 있는 하늘을 역광의 실루엣으로 가로질러 가는 잠자리가 보였을 것이다. 주변에 인기척은 없다.

사람이 없으니까 떠내려 온 것을 보고 놀라는 목소리도 없다.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 소리가 무표정하게 관망하는 투명한 덩어리가 되어, 벽에 눌려 붙어 있는 양 어깨를 냉정하게 쑥 밀어 낸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몸이 물살을 탄다.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어둠을 향해서 아득히 먼 곳에서 온 거야' 라고 하듯이 속도까지 덧붙여서 나란히 뻗은 발끝부터 망설임 없이 취수로로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간다.

-마쓰시에 마사시의 <가라앉은 프랜시스> 중에서


강물에 시체 같은 무언가가 떠내려 오는 장면으로 시작 되는 이 작품의 다음 장을 넘기면서 누군가가 죽어서 곧 경찰이 출동하겠지라고 짐작하며 이야기의 방향이 살인 추리극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 수록 물가에 비추던 빛이 일렁이다 점점 그 소리가 커져서 학교 수영장에서 반 학생 전원이 발장구를 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빛의 방향이 역류하다가 급격하게 증폭 되는 순간 우편물을 배달 하기 위해 한 여성이 배달차에 오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배달할 코스를 머릿속 빨간 펜으로 한달음에 그리면서 편지를 배달하는 그녀의 이름은 무요 게이코

서른다섯 살에 그녀는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십삼 년간 일한 도쿄의 종합상사를 퇴사했다.

중학 시절 삼 년 간 홋카이도로 전근을 가게 된 아버지를 따라 동부에 위치한 에다루에서 살았던 기억을 갖고 있었던 게이코는 아이누어의 울림이 남아 있는 그 곳이 울고 싶을 만큼 그리워서 퇴사 후 홋카이도의 작은 산촌마을 안치나이로 터전을 옮긴다.

비정규직 우편배달부로 홋카이도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한 게이코는 머릿 속에 지명을 읽어 가며 우편물을 배달한다.

호로카나이-오토이넷푸-도마코마이-시무캇푸-바시쿠루-아칸-사로마-맛카리

게이코가 배달하는 지역은 육 백명 남짓한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홋카이도에서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오지다.

오래 전 척박한 홋카이도 땅에 원주민을 몰아낸 일본 정부가 타지역 주민에게 땅을 개척하면 소유권을 주겠다는 제안에 혹해서 자발적으로 이주한 이들이 정착해서 살고 있는 곳이였다.

우편물을 배달하는 게이코는 휴일이면 낚시용 운동화를 신고 강가로 나가 플라이 낚시대를 던지지만 곤충 모양 미끼를 매달은 낚시대에는 자그마한 산천어만 낚였다.

기차는 달리고 나는 책장을 넘기며 게이코의 시선이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구름의 움직임을 보고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듣고 거목으로 무성한 나무로 빽빽하게 들어찬 원시림 속으로 들어 간다.

들리는 것도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활자 속을 유영하면서 눈 앞의 세계가 전부 내가 보고 있는 세상으로 펼쳐졌다.

한 여름의 홋카이도의 들판엔 게이코가 마주 했던 사슴떼가 아닌 양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서 풀을 뜯고 있었다.

달리는 열차밖 풍경을 바라보던 나는 초록 빛으로 일렁 거리는 저 드넓은 초원을 정처 없이 걸어가면 숲 속 어디 쯤에 있는 게이코를 만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기에 이르렀다.

집집마다 불평과 하소연을 하는 노인들에게 우편물을 배달 하던 게이코에게 어느 날 강가에 자리한 목조 가옥에 수수께끼 같은 "프랜시스"와 함께 살고 있는 가즈히코를 만난다.

세상의 온갖 소리를 채집해서 오디오로 재생 시키는 가즈히코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게이코는 그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알래스카의 빙하가 무너지는 굉음 소리를 듣고 런던 교외 증기기관차가 내지르는 기적 소리를 듣고 열광적인 남미 축제의 군중 소리를 듣는다.

가즈히코의 목조 가옥에 있는 오디오가 재생되는 동안 나는 그 곳의 온도와 습도, 바람 그리고 나지막이 울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열차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역을 빠져 나온 나는 가즈히코가 게이코에게 요리 해 준 그 음식을 먹으러 가기 위해 제미나이에게 묻고 지도앱을 켜서 알려주는 방향을 따라갔다.


한 소끔 삶은 소꼬리를 넉넉한 물로 파의 녹색 부분과 같이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기름을 걷어내고 약한 불로 약 네 시간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마쓰시에 마사시의 <가라앉은 프랜시스> 중에서


징기스칸이라는 전용 냄비에 어린양고기를 구워서 파를 가득 넣은 요리를 먹은 나는 가즈히코가 들려주었던 프랜시스 터빈을 떠올리며 길을 나섰다.


태양이 꽤 기울어서 계곡의 그늘에는 이미 밤의 색깔이 번져 있었다.

강의 소리가 차다. 집과 오두막 사이는 경사가 져 있어서 발께에 있는 완만한 층계가 횡목으로 만들어져 있다.


게이코가 발밑을 살펴 보면서 내려가는 동안 나는 가즈히코가 자물쇠를 따고 미닫이 문으로 들어가는 그의 시선을 따라간다.

계단 몇 개를 내려가니 오두막 바닥에 중앙에 굵은 파이프에 연결된 기계가 보였다.

암모나이트 내부에 대향의 차가운 물이 두께와 중량을 수반하고 흘러 들어 오면 고저 차가 속도를 내어 힘으로 물을 출력 시킨다. 전력이 부족한 홋카이도 오지의 전력을 책임지는 이 기기를 가즈히코는 수차 기계를 발명한 프랜시스 터빈의 이름을 차용해서 프랜시스라 불렀다.

의문의 시신이 물에 떠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한 《가라앉는 프랜시스》는 삼십대의 여자와 남자가 우연히 만나 서로 사랑하며 갈등하고 고뇌 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기다리고 있던 눈이 내리고 봄 안 개가 어슴푸레하게 하얗게 밝은 하늘 위로 펼쳐 지고 시커먼 흙이 햇빛의 열을 축적해서 붉고 옅은 초록빛을 띤 열매를 맺는 여름, 장마가 없는 홋카이도의 푸르른 대지에서 들려오는 벌레 울음소리에 귀를 쫑긋 세운다.

게이코는 가즈히코가 들려주는 소리에 푹 빠져 있던 어느 날 마을 전체의 불이 꺼지고 완벽한 어둠이 내려앉는 순간 세상의 수 많은 소리들이 활자 밖으로 튀어 나온다.

갑자기 불빛이 없어졌다.

집과 발전소를 포함한 주변 일대가 암흑에 휩싸여다.

그 직후였다. 눈 앞에 펼쳐진 안치나이 마을 전체가 몇 초 차이의 파도를 보이면서 차례차례 빛을 잃어갔다. 밀밭을 쓸어가는 바람보다 훨씬 더 빨리 안치나이의 불빛이 전부 사라졌다.

프랜시스가 물에 가라앉은 것이다.

가즈히코가 수집한 세상의 다양한 소리들은 홋카이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청량한 여름 바람을 지나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처럼 흩어져서 새 하얀 눈처럼 흩날린다.

두텁게 얼어 붙은 얼음이 서서히 녹아 내리는 순간 , 몇 억이라고도 몇 조라고도 할 수 있는 수 많은 별빛들이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

몇 천 년 전에도 몇 만년 전에도 밤 하늘에 빛났던 별빛은 홋카이도의 원시림을 내려다 보며 아낌없이 온 세상에 빛을 쏟아 붓고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살면서 필요한 것들이 모두 배낭 하나에 전부 다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사는데 필요한 모든 걸 배낭에 짊어지고 떠난 길에서 마주한 세상은 현실에 내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잊게 만든다.

폰으로 본 세상이 아닌 내 발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마주한 땅과 하늘 그리고 별빛들은 숨을 쉴 때 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둘러싼 세상의 진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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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9-08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딜런이 노래로 세상을 바꿀수 있으리라 믿었던 시대가 실제로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해 절망하고 힘들었겠죠. 그래서 지금 별거 아닌 공연이었다고 스스로 폄훼하는지도 모르구요. 하지만 자기가 할수 있고 좋아하는 일로 세상이 더 나아진다고 믿을 때 인간은 얼마나 행복한 지요. 그리고 그런 행동들은 생각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켰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룬 것들에 대해서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듯 해요. 하지만 저는 제 세대가 잘못한 것도 많지만 이룬것도 분명 많다고 생각해요. 제가 살았던 세상과 제 딸이 살아가는 세상은 분명 다르니까요.

홋카이도 다녀오셨군요. 저는 겨울 홋카이도만 다녀왔었는데 여름 홋카이도도 좋네요. 이런 여행과 책 이야기를 읽다보면 혼자만의 호젓한 여행이 믹 부러워지는데 저는 또 여행은 막 같이 하는게 좋아서 아마 꿈만으로 그칠거 같습니다. ㅎㅎ

scott 2025-09-21 12:54   좋아요 0 | URL
꿀맛 같은 방학 있는 사회인이 부럽습니다 ㅋㅋㅋ
시간 쪼개고 쪼개서 여행을 가도
내집 내방이 최고 ^^
 
삼체 0 : 구상섬전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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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잃은 과학자 천이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무기에 매혹된 장교 린윈 천재 물리학자 딩이와 함께 집요하게 탐구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구상섬전은 구救 의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잇따라 나타나게 되는데 삼체 세계관의 완벽한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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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9-0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지금 삼체2권 읽고 있는데 이제 입문서가 나왔네요? 이런….ㅋㅋㅋ
이 책도 방대하겠군요?

2025-09-21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