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을유사상고전
묵자 지음, 최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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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이름 높은 학파로 유가와 묵가가 있다. 유가의 으뜸은 공구요. 묵가의 으뜸은 묵적이다.

주나라의 봉건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혼란이 극에 달했던 이시기에는 다양한 사상이 등장해 각축을 벌였다. 

당시 등장한 사상가 집단 중에서는 유가. 묵가, 도가 ,법가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절로 이들 중 묵가는 유가와 대립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묵가는 유가와 함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묵자의 성명과 출신 생애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사마천의 '사기' '맹자순경열전' 마지막 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대체로 묵적은 송의 대부로 지키고 막는 일에 뛰어 났고 씀씀이를 줄이자고 주장했다.

 '어떤 이는 공자와 같은 시대 사람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그 후대라고 말한다.'라는 기록만 남아있을 뿐이다.

묵자는 전쟁 시 필요한 수레를 직접 제작하고 수성 무기 제조에 능했다는 점 ,철저하게 근검 절약 하는 삶을 살았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어쩌면 묵자는 천민 출신에 기술자로 추측 할 수 있는데 당시 얼굴에 글자를 새겨 놓고 먹으로 물들여서 노예로 삼아버리는 형벌 '묵형; 이 있었다. 묵자의 墨은 성이  아니라 형벌의 이름을 지칭할지 모른다.

춘추 전국 시대에 백성들의 이주는 굉장히 자유스러웠고 전국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각국 사이에 더 많은 백성을 얻기 위에 서로 빼앗을 정도였다. 

백성이 많아야 충분한 생산력과 군사력을 확보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는 국적과 신분이 연달아 바뀌는 평민과 천민들이 나타났다. 

전쟁 속에서 기술만 익힌다면 어느 나라에서도 살면서 부를 쌓아 계급을 바꿀 수 있던 시대였다.

<묵자>는 총 5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나라 유향이 왕국에 수장 된 서적 가운데 모아서 정리한 총 71편 이었는데 송나라에 이르러 10여 편이 유실 되어 최종 53편만 전해지고 있다.

<묵자>는 묵자가 스스로 쓴 것이 아니라 그의 제자와 후대인들이 집대성 한 책이다.

묵자의 말을 기록한 것과 제자가 묵자의 뜻에 맞게 고쳤다.

만약 천하의 모두가 서로 사랑한다면 나라와 나라가 서로 공격하지 않고 집안과 집안이 서로 어지럽히지 않으며 도적이 없어지고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이 모두 효도 하고 자애로워질 것이다. 이처럼 된다면 천하는 잘 다스려진다. 따라서 성인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을 하는 이로서 어찌 악을 금하고 사랑을 권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천하의 모두가 서로 사랑하면 곧 다스려지고 서로 미워하면 곧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묵자가 '남을 사랑하라고 권하지 않을 수 없다.' 라고 말한 건 모두 이 때문이다.


묵자는 처음에 유학을 공부했지만 세상의 혼돈을 잠재우고 현실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해결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유가와 다른 문제 인식으로 세상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공자가 주나라 문화에 함축된 정신을  발굴 하는데 힘쓰고 인문 가치를 회복 시켜서 난세를 구하고자 했다면 묵자는 봉건 질서 바깥의 시선으로 내재된 결점이 바로 난리의 근원임을 깨닫고 과감하게 봉건 질서를 포기해야 나라 전체가 평온해진다고 주장했다.

유가 사상의 번거로운 예절은 백성들의 실생활 수준을 떨어뜨리고 재물을 낭비하게 만들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실생활에 맞는 백성을 위한,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구제 하기 위한 사상과 행동으로 현실을 바꿔나가자고 했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침략하던 시대, 친족이 많은 집단이 의지 할 데 없이 가난한 사람을 괴롭히며 폭력으로 농민이 피땀 흘려 키운 곡식과 가축을 빼앗던 시대에 하층민을 대변하고 실천에 앞장섰던 묵가의 만민 평등 사상은 지난 2천 년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노인이 편안하게 생을 마치고 장성 한 사람은 쓰일 곳이 있으며 아이는 자랄 곳이 있고 홀아비와 과부, 고아,자식 없는 노인,불구자는 모두 보살펴 주면서 남의 부모를 내 부모처럼 여기고, 남의 집안을 내 집안처럼 여기고 남의 나라를 내 나라처럼 여겨야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해치는 일이 사라질 것이라 믿었던 묵자는 세상이 어지러운 이유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묵자의 주장처럼 남의 부모를 내 부모처럼 여기고, 남의 집안을 내 집안처럼 여기고 남의 나라를 내 나라처럼 여기며 사람들이 자기 또는 자기 집, 자기 나라 위주의 생각을 버리고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은 영화 속에서 나 가능 할 것이다.

형식과 명분이 아닌 실용과 실질을 앞세워야 백성 모두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6년 극단적인 폭력이 넘쳐 나는 시대 허술한 법과 제도에, 솜방망이 처벌에 국민의 생명은 위태로워졌다.

우리 모두  자신의 생명과 삶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각자 도생의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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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백석 시 - 백석 시 전집, 수정증보판
백석 지음, 이경수.황선희 엮음 / 소명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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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가운데 대서와 처서 사이에 음력 7월 초순 경(2026년 8월7일과 8일 사이)으로 입추가 시작되는 '입추'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새벽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그 다음으로 이슬이 진하게 맺히고 이후부터 쓰르라미가 울기 시작하고 바다에서는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지는 조석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 계절의 기세가 꺽이고 그 다음의 계절로 넘어간다.

​ 여름이 끝나고 곧 가을로  들어 선다는 입추에 서울의 한낮의 온도는 40.1도  

40.1도 도로 한 가운데 생계란이 완숙 후라이가 될 정도의 온도이고 한 겨울 습식 사우나의 평균 온도인  50~70℃에 근접한 온도다.

실제 온탕(溫湯)의 온도는 인체의  정상 체온 온도보다 불과 5~6도 정도 높은 섭씨 42~43도다.

 발끝만 닿아도  뜨겁다고 느껴지는 고온탕 역시 45~46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온도를 넘어서면  인체가 열을 받아들이지 못해 화상을 입기도 한다.

연일  40도로 끓어 오르니 물과 얼음으로 배를 채우는 나날이 길어져서 입맛을 잃었다.

 박각시 오는 저녁

                                백석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휑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쏘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다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도루래며 팥중이 산 옆이 들썩하니 울어 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당콩(‘강낭콩’의 평북 방언)밥에 가지냉국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마치고 휑하니 열어 젖힌 문 너머로 하얀 박꽃에 박각시나방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바라 보는 백석 시인에게 한 여름의 저녁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여름 한 철에 열리는 갓 딴 강낭콩을 밥에 넣고 짙은 자줏 빛깔의 통통한 가지를 살짝 쪄서 길게 쭉 쭉 찢어서 식초와 집간장으로 간을 맞춰서 냉국으로 먹는다면 이보다 더 기운 나는 여름 밥상은 없을 것이다.

  할인 품목, 묶음 세일 상품 이벤트에 목숨 거는 고물가 시대에  한 끼 보다 비싼 빙수 건강에 해롭다며 스스로 세뇌 시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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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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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 시작 되자마자  한 낮의 기온이 35도로 치솟더니 새벽에도 뜨거운 공기는 사라지지 않고 날이 갈 수록 공기는 뜨거워져서 36-37-38-39도를 기록하며 밖을 돌아 다니는 것이 생명에 위협이 될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

  50도를 넘겨버린 인도와 파키스탄은 거리에서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고  바로 옆 나라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는 10년 동안 내릴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고 좀처럼 비가 내리지 않았던 미국 텍사스에 쏟아진 폭우로 3백 명 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여름철 온도는 높아도 습하지 않은 지중해성 기후였던 유럽 지역에서는 이번 여름 습한 공기에 열대야까지 발생했고 연일 치솟은 폭염으로 산불까지 발생했다.

  열돔 처럼 공기층의 순환을 막아 태풍마저 힘을 잃게 만드는 현재 지구 상태는 기후 관측 역사상 2025년 여름 기간 온도가 가장 높았던 기록을 단숨에 깨버렸다.

 앞으로 이보다 더 한 뜨거움이 전 지구를 덮친다는 불길한 징후가 곳곳에서 관측 되고 있다.

바야흐로 기후 재난의 시대에서 재앙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 바트나요쿨이 빠르게 녹아 내려서  압력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아이슬란드의 땅은 매년 2cm 이상 상승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빙하가 녹아 염분이 거의 없는 담수가 유입되면서 바다의 흐름까지도 바뀌고 있다.

바닷물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

가장 먼저 바람에 의해서 이동하는 표층 순환은 바닷 물의 순환류 역할을 하고 있는 북대서양의 멕시코 만류(Gulf stream)로 따뜻한 멕시코만에서 시작해 미국 플로리다, 캐나다 뉴펀들랜드 섬을 거쳐 북상하는 북대서양에 이르는 따뜻한 해류가 두 개로 갈라져서 하나는 서유럽의 영국, 아일랜드, 스칸디나비아반도 그리고 북극의 그린란드 근처까지 이어지는 북대서양해류다.

한국의 수도 서울 보다 보다 북극에 더 가까운 북위 51도의 영국 런던이 겨울에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고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지도 않고 얼음 조차  보기 힘든 이유가 바로 이 난류 때문이다.

멕시코 만류에서 갈라져 나온 나머지 해류는  카나리아 제도와 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내려간다.

바닷 물 순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북대서양해류는 북극의 차가운 바다와  그린란드 얼음산을 지나 갈 때면  물은 얼려지지만 소금은 얼려지지 않아서 밀도가 높은 차가운 물이 아래로 가라앉고 이렇게  얼음이 얼면서 소금기 머금은 밀도 높은 물은 바다 밑으로 내려가기를 반복하면서 발생하는  결빙이 이렇게 내려간 물을 적도 쪽으로 느릿느릿 밀어낸다.

마치 인간의 심장이  펌프질을 해서 혈관을 타고  혈액이 온몸으로 보냈다가 받아오는 것처럼, 북극 바다의 결빙 현상은  따뜻한 곳에서 온 물을 받아 얼리고 일부는 내려보내서 심층 순환을 통해 따뜻한 곳으로 되돌려 보내는 순환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

이렇게 물이 얼려졌다 녹아지기를 반복하며 남극과 태평양을 지나서 대서양과 북극을 돌아 자전주기에 맞춰 심층과 표층의 해류가 골고루 순환되어야 지구의 적정한 온도가 유지 된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에 위치해서  판 경계에 자리한 옆 나라 일본 보다 상대적으로 지진이 적고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지만 2000년대 들어서고 부터 규모 2.0을 넘어 4.5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 전체가 열탕처럼 펄펄 끓어 오르고 있고 장마가 시작된 제주도에는 역대급 물폭탄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기후 재난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고 그 위력은 재난 영화에서나 봤을 것 같이 상상하거나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 무시하다.

한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자연재해와 재난이 현실이 되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쉽고 빠르게 우리를 죽이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과 환경 전문가들은 지구 열탕화의 원인이 ‘화석연료 사용’에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석유 및 가스 생산과 소비는  매년 최고치를 찍고 있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강철 그리고 실외기로 가득 찬 도시는 열을 가두기 딱 좋은 설계와 구조를 갖춘 찜통이다.

그동안 폭염으로 길에서 쓰러지고 물 폭탄을 맞아 도시 전체가 물 바다가 되어 배를 타고 피난을 떠나고 산불로 마을 전체가 전부 잿더미가 된 지구촌 반대편의 재난 상황은 그저 먼 나라에서 들려 오는 안타까운 소식이였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은 결국 바다를 끓게 했고, 한계에 다다른 바다는 마침내 인간의 생명선을 향해 다가 오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쓰레기 용량을 줄이기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에코백을 들고 종이 빨대를  챙기고 연일 뜨거운 폭염을 피해  얼음을 잔뜩 넣은 음료를 마시고 시원하고 쾌적한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이 도는 실내에서 하루의 반을 꼬박 버텨 내고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 환경의 재앙과 기후의 역습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c)Steve McCurry , Kuwait (1991) 

“아이슬란드의 빙하는 200~300년 안에 사라질 것입니다. 

꼭대기에 조금 남은 몇몇 빙하를 제외하면 말이죠”

- 옷두르 시구르드손 빙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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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워 - 기후 위기 시대, 자원과 에너지를 향한 거대한 생존 전쟁
아서 스넬 지음, 노승영 옮김 / 리더스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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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 해도 남극의 여름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이어지지만, 겨울보다는 바람이 덜 세고 태양의 길이도 좀 더 길다. 

북극 반대쪽 남극에는 짧은 여름이 시작되는 12월이면  5~6월 겨울 초입에 태어난 알을 수컷에게 맡기고 바다로 떠났던 암컷 황제 펭귄이 돌아오지만 상당수는 바다 사자에게 잡아 먹히거나 조류에 휩쓸려 가버린다.


암컷이 돌아 올 때까지 수컷 펭귄들은 6개월 가량 극한의 추위 속에서  얼음조각을 주둥이로 잘게 부숴 목을 축이고  알을 품으며 매서운 바다갈매기로 부터 필사적으로 새끼를 지켜내는데 헌신한다.

황제펭귄은 키가 최대 122㎝에 달하는 대형 펭귄으로 극한의 추위 속에서 암수 한 쌍이 돌아가며 알을 품고, 나머지 한 쪽은 바다로 나가 먹이를 구하는 양육 방식으로 극한의 땅에서 살아 남았다.

펭귄 중에 가장 체형이 크고 지능이 높은 황제 펭귄은 불의의 사고로 자기 새끼를 잃어버리면  남의 새끼를 납치해서 키우는 습성이 있다.

자기 새끼를 잃어버린 펭귄 부부는 필사적으로 무리들 틈에서 자신들의 새끼를 찾아내 납치해간 펭귄 부부와 대판 싸우기도 할 정도로 자신의 종족 보존을 위해서라면 온 몸을 던진다.

황제 펭귄은 저마다 다른 소리의 고유 주파수가 있다.

이 주파수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먹이를 구하러 바다 속으로 들어간 암컷이 내지르는 주파수를 남편 수컷이 알아 듣고 필사적으로 새끼를 품속에서 지켜내는 생명체들이다.

황제 펭귄들의 보금자리가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빠르게 줄어들면서 멸종 위기에 내몰렸다. 

2016년에는 두 번째로 큰 서식지인 남극 북쪽 핼리 만의 얼음이 급작스럽게 깨지면서 수영을 잘하지 못하는 새끼 펭귄 1만 마리가 익사 해 버렸고 바다 산성화로 주요 먹이인 크릴새우 개체 수가 감소해서 굶어 죽은 펭귄 숫자가 늘어 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남극과 북극의 거리는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멀게 느껴지기에 황제 펭귄의 새끼 1만마리가 몰살 당했다는 것 조차 안타까운 마음만 느낄 뿐이다.

하지만 펭귄 새끼들의 죽음 곧 우리에게 닥쳐올 비극일지 모른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얼음 덩어리까지 완전하게 녹아 버리면 높아진 해수면이 인간들이 살고 있는 육지를 덮칠 것이다.

매년 한반도 면적의 10배에 해당되는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

아기 황제펭귄들은 태어난 지 4개월 이상이 되어야 방수 깃털을 갖추고 헤엄칠 수 있는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그 전에 물속에 빠지면 익사 하거나 털이 젖어서 동사 한다.

세상 밖으로 태어나는 순간 부터 우리는 죽음이라는 공포와 더불어 공포를 이겨내는 법을 터득한다.

걷기 시작하는 아이는 숱하게 쓰러지고 일어서는 과정을 반복하며 완전하게 두 다리가 바닥에 균형을 잡고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수 많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을 것이다.

나의 몸

나의 마음

나의 가족

나의 국가

그리로 우리 모두의 지구로 확장해 나가면 나와 너/ 당신과 우리

그리고 이 세상이라는 하나로 귀결 된다.

소리 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어떤 생명체는 세상 밖으로 나오고 어떤 생명체는 흙으로 돌아가 소멸해버린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한 물이 흐르고 흘러 마지막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 물은 비구름을 뚫고 대지 위를 적셔서  늪을 지나 어떤 둑을 무너뜨려서 넓고 광활한 대지를 가로 질러 어느 대도시의 하수구 안에 모여 있다가 무사히 바다까지 흘러 들어 왔다.

물이 모래 사막에 다다르면 흘러가지 못하고 모래 알갱이들 속에 흡수 되어 태양의 열기에 증발해 버린다.

그러니 사막에서 물을 찾아 낼 수 없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모래 사막에는 오로지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

물이 물이라는 형체를 잃어 버리는 순간 곧 그것은 물이 아니게 된다.

우리 모두의 삶도 사막을 만난 물줄기 일지 모른다.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자연의 위대함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인간이 앞으로 맞이 하게 될 운명은 사막의 모래 깊은 곳으로 흘러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우리가 공기가 된 너를 실어날라 그 산으로 데려다주마.

그러면 너는 거기서부터 다시 물이 되어 흐르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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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변명은 최고의 예술
사이하테 타히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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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 내내 장마 비가 내리고 있다.

집안 가득 습한 공기로 가득차니  침구류들을 교체하고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들을 버리거나 재활용 함에 넣고 옷장과 서랍마다  제습제를 교체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건조기를 돌리고 마지막 신발장을 정리하고 나면 하루 반 나절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이렇게 정리하는 동안 지난 밤에 주문한 물건들이 차례 차례 도착을 하고 배송된 물건을 정리하는 동안 상자들과 포장팩, 뽁뽁이들이 한 가득 나온다.

식품을 꺼내서 각각 냉장고에마다 분류해서  정리하고 나면 플라스틱 류 포장재와 케이스가 한 가득 나온다.

 버려야 할 것들, 더 이상 필요 없는 것들을 한 자리에 모아보면 마치 낙타 등에 봇짐을 탑처럼 쌓아 올리듯 천장 높이 만큼 올라간다.

송필,기억저장소,Steel, Bronze, Wood_100x100x265cm, 2017

생이 이어지고 존립하는데 가장 필요한 기본적인 의-식-주의 양이 이 정도 라면 먹고 마시고 버리고 배설하는 양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일 것이다.

치우고 버리고 정리하고 나면 또 다른 물건을 채우게 만드는 욕망, 소비의 욕망에 불씨를 지피게 만드는   고도의 자본 소비 지향 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의 숙명으로만 받아 들여야 할까?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대략 78세에서 83세 사이라고 할 때 평생 동안 웃는 시간은 하루에 단 90초 뿐으로 이를 생애 마지막 까지 계산 해본다면 고작 한 달을 채 넘지 않는다.

반면, 걱정하고 근심하고 분노하는 시간은 하루에 3-4시간 정도로 만일 80세까지 살게 된다면 걱정과 불안과 근심을 10년이나 하며 살게 된다는 의미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아서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 할 때부터 무한 경쟁의 세계로 떠밀려 들어간다.

이런 경쟁에 아무리 익숙해진다 해도 학교와 사회에서 부딪치고 겪게 되는 여러 부류의 인간관계의 어려움들이 때로는 세상을 순탄하게 살아가기 힘들게 만든다.

공부와 시험의 압박, 업무의 과중함, 일과 승진에서 받는 스트레스 이 모든 것들을 날려 버리기 위해 영상물에 심취하고 게임에 빠지거나 여행을 나서도 내가 짊어지고 있는 것들을 타인이 대신 짊어질 수 없듯이 모든 고통과 번뇌,열망과 갈망 모두 나에서 출발해서 내 안에 머문다.

신기하게도 사람을 많이 만날수록, 친구가 많을수록, 대화를 나누고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을 수록 서로 다른 소망과 욕구의 접촉 범위가 점점 커질 때마다 떠안는 스트레스의 크기도 엄청나다.

 가끔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한다 해도 죽는 것 조차 그리 간단하지 않고 만일 내가 이 세상에 없었더라면 이라는  한탄을 해도 그나마 건강하게 살아서 존재하는 일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

내가 안고 있는 걱정과 근심, 불안과 고통의 양은 얼마 만큼이나 될까.

봇짐 하나,

봇짐 둘,

봇짐 셋,

(c)KIMSOOJA / 2007. Bottari truck – Migrateurs

일상 어딘가에 좋아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이 너의 진정한 유언이다.

가족이나 연인이나 친구라는 존재도 훌륭하지만,

그건 제쳐두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샴푸통이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큰 은행나무가,

죽은 너의 영혼을 감싸고,

그렇게 조개처럼 딱딱하게 닫힌다.

영원이 시작된다.

네가 눈을 깜박이듯, 매일 한순간 사랑했던 것들과 함께. 

-사이하테 타이의 「진주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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