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다 가기전에 그동안 읽은 책들을 부지런히 메모라도 남겨둬야하는데... 몸도 마음도 점점 게을러지는것 같아요. 요즘처럼 추운날은 따뜻하게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뒹굴 뒹굴하며 좋아하는 책만 읽고 싶어요. ^^

 

 

 

김기찬 지음 / 눈빛 / 2015년 8월

 

사진책 읽기를 즐겨하지는 않지만, 좋은 사진을 보면 행복하고 편해지는것 같습니다. 사진에 대해서 잘 모르니깐 제가 알고 있는 사진작가는 진짜 손에 꼽습니다. '골목을 사랑한 사진가'라는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김기찬' 작가님에 대해서 몰랐을테지요.

 

 

여러 사진중에 이 사진이 눈에 띄었던것은 어릴적 동생과 골목길에서 놀던 시절이 떠올라서인것 같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예전보다 놀거리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집근처 놀이터외에 노는곳이 제한되어서인지 옛날 우리 놀던때보다 상상력 놀이가 없어진것 같아요.

 

 

그리고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빨래한후 이불의 향긋한 향과 포슬포슬한 이불위에서 몸을 비비고 있을때 엄마는 이불호청을 꿰매시는 그 옛날이 떠올라서 좋았어요. 이 사진이 아니었더라면 그때의 추억을 바로 떠올리지 못했을거예요. 

 

일반적으로 사진책하면 사진과 사진 제목만 있고 해석은 보는 사람에게 맡기는 스타일인데 반해, 이 책은 '사진'과 함께 그 사진을 찍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사진 작가의 설명이 있어서 좋았어요. 작가의 설명이 있어도 충분히 그림을 보며 제 감정을 느낄수 있었답니다.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흑백 사진과 골목을 보며 아릿한 추억을 떠올렸어요.

 

 

 

 

 

권혁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5년 3월

 

예전에 읽었던 '세밀화로 보는 곤충 생활' 때문에 '배추흰나비알'을 읽은 그림책이라 느꼈던것 같아요. 배추흰나비는 아니지만 나비의 일생을 세밀화로 그려서 읽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조카랑 이 그림책을 다시 읽으면서 제가 알고 있던 나비의 일생은 너무 편안한 일생이었네요.

 

제가 이 책의 제목을 너무 무시한거였어요. '배추흰나비 알 100개는 어디로 갔을까?'

그렇습니다. 이 책은 배추흰나비 알이 나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지만, 한마리 나비가 된 한알의 배추흰나비 알이 주인공이 아니라 나비가 되지 못한 배추흰나비 99알이 주인공이었던거죠.

 

 

어느정도 곤충의 양육강식을 알고 있지만, 실제 배추흰나비 애벌레에서 더 작은 애벌레들이 꼬물꼬물 기어나오는것은 충격이었습니다. ㅠ.ㅠ;; 그래도 메인 그림 옆에 작은 그림들을 살펴보며 사라진 애벌레에 대한 단서들을 찾을수 있는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끝까지 안심할수 없는 배추흰나비의 일생이네요. 이렇게 천적이 만은줄 처음 알았어요. 알부터 애벌레에 번데기까지 공격을 당하다니...

 

 

좀 충격적이었지만, 자연의 생명체가 얼마나 경의롭고 힘들게 세상으로 나오는 과정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주기에 좋은 그림책인것 같습니다.

 

 

 

 

 

닐 게이먼 지음, 데이브 맥킨 그림, 윤진 옮김 / 소금창고 / 2002년 7월

 

닐 게이먼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중에 한명이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쪽의 그림책, 청소년책, SF소설, 그래픽노블등 다양하게 책을 출간해서인것 같아요. '금중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날'은 닐게이먼의 첫번째 그림책이랍니다. 그림이 익숙해서 살펴보니 그림작가가 '데이브 맥킨'이네요.

 

예전에 읽었던 '벽 속에 늑대가 있어' 작가였군요. 가끔씩 그림책의 글쓴이와 그린이가 다를 경우 이 그림책은 누구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둘중 유명한 사람?? ㅎㅎ 대부분 그림책의 글쓴이가 그 작품의 소유가 되는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있어야 그림이 그려지는것이니깐... 그래도 그림책에 그림이 멋지지 않으면 또 잘 읽혀지지 않는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닐 게이먼은 자신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그림을 그릴주 아는 데이브 맥킨을 만나게 된것이 행운입니다.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날'의 그림책은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어요. 항상 신문만 보고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은 아빠는 아이들에게 금붕어 2마리보다 존재감이 없어요. 그런데 엄마에게 혼나고 아빠를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아빠를 다시 만났는데, 역시나 아빠는 아이들이 자신을 금붕어와 바꾸건 말건 여전히 신문을 읽고 계시는군요. 아빠는 하나도 바뀐것 없이 아이들만 혼나다니 왠지 이건 좀 억울하네요.^^ 아... 정말, 다시 바꾸고 싶어져요.

 

그런데 막페이지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건 이 책을 읽은 분들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내가 읽은 닐게이먼과 데이브 맥킨의 작품

 

그리고 내가 읽을 닐게이먼과 데이브 맥킨의 작품

 

 

 

 

 

Charles Solomon / Chronicle Books Llc / 2013년 12월

 

'아트북'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좋았던 영화의 아트북이 나오면 읽어보고 싶다는 맘이 들어요. 가격이 만만치 않은것이 아쉬지만, 예전에 비해 아트북들이 춮간되고 인기가 있는것을 보면 사람들이 영화를 영상만으로만 즐기지 않는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 내가 좋아하는 감독등의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아트북을 읽는데, 나는 무슨 마음으로 겨울왕국의 아트북을 원서로 구입했는지 모르겠어요.^^;; 워낙 유명한 애니메이션이라 유명한 장면과 영화 OST는 알고 있으면서 이상하게도 이 영화는 보지 못했어요. 계속 보려했는데 그때마다 무슨 이유가 생겨서 못봐서 아마도 아쉬운 마음에 아트북을 읽게 된것 같아요.

 

확실히 아트북은 가격이 비싸지만, 양장상태와 종이재질을 보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또 국내번역서는 정가제에 묶여 10%할인만되지만, 외서는 아직도 다양한 쿠폰들을 적용하면 번역서보다 저렴하게 구입할수 있어요. 검은 바탕의 아트북이라 어딘지 고급스러운 느낌도 있습니다.

 

 

 

'겨울왕국' 아트북을 보면서(읽는것이 아니라 보는겁니다.^^;;), 올 겨울에는 기필코 '겨울왕국'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를 보고 봤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무척 컸거든요. 그래도 영화에서는 볼수 없는 콘티나 캐릭터의 다른 모습들을 만날수 있는것이 아트북을 찾게 하는 이유인것 같습니다.

 

 

 

 

 

 

매트 졸러 세이츠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6년 2월

 

 

영화보다 아트북이 더 인기있는 기이한 책이예요.(다른분들 리뷰를 보니 아트북이 아닌 소설책인줄 알고 구매하신분들도 계시네요.) 영화를 보지 않고 아트북만 본다면 그리 재미있지 않겠지만, 저처럼 영화를 재미있게 본분은, 영화의 영상을 떠올리며 읽으면 재미있으실거예요.

 

아트북인데 비싸다 생각될지 모르지만, 아트북이라 원서에 비해 비싸지 않답니다. 튼튼한 양장본에 250페이정도 모두 올컬러입니다. 책을 보면 가격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으실거예요. 물론 책을 소장용이 아닌 그냥 읽기용으로만 보신다면 구입보다는 도서관을 먼저 이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예전에는 영화를 보고 포스터정도 수집하는것이 다였는데, 이제는 자신이 재미있게 본 영화의 아트북을 기다리고, 그것을 소장할수 있다니 참 좋네요. 물론 모든 영화가 아트북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만큼은 아트북이 꼭 필요한 영화인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다시 보면 영화가 다시 보일것 같아요.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6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중에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을 고르라고 하면.... 솔직히 잘 못 고르겠어요. 그래도 꼭 하나 고르라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고를것 같네요. 아마도 하울과 소피의 달달한 로맨스 때문일지도... 저는 아직도 로맨스를 믿는 달달한 주부랍니다.

 

사실 다른 작품과 달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영국소설을 원작을 둔 영화예요. 영화가 너무 유명하다보니 원작 소설이 있는줄 몰랐다가, 우연히 원작 소설을 읽었는데 소설도 좋긴했지만, 어떻게 '미야자키 하야오'가 영국적인 이야기를 자기만의 세계로 다시 재창조해냈는지 너무 놀랍기만합니다. 소설도 물론 좋았지만, 그래도 영화가 짱이예요.

 

예전에는 재미있게 본 영화 팜플릿이나 포스터를 수집하는 정도로만 애정을 표현했었는데, 요즘은 인기 영화나 드라마 '아트북'을 출간하는것이 유행인것 같아요. 꼭 일일이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읽어보게 되는것이 아트북인것 같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오래전에 본 영화인데, 지금에야 아트북을 보게 되었네요.

 

 

소피의 기본 스케치를 보니 '빨간머리 앤'이 떠올랐어요. 아무래도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들었으니깐... 최근에 '하이디'를 읽었을때 제 기억속의 하이디는 디즈니일거란 생각을 했는데,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거라는 것을 '지브리' 아트북을 알고 놀랐습니다. ^^

 

 

빛반사 없이 찍어보려했는데, 잘 안되네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하면 가장 떠오르는 장면과 배경음악 같아요.

언제나 이 장면을 볼때면 하울과 함께 걷는듯 조심 조심, 두근 두근, 설레이는 마음이 듭니다.

 

 

  

 

네이선 윌리엄스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6년 4월

 

  

벌써 '킨포크' 매거진이 26권을 출간할정도 장기 매거진이 되었네요. 처음 킨포크를 만났을때 무척 신나고 떨렸던 감정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조금 시들해진것 같아 미안해요. 초반 킨포크를 볼때 평소 우리가 접했던 매거진과 달라 신선했던것 같아요. 매거진의 이름인 '킨포크 Kinfork' 는 친족이나 가족을 뜻하는 말로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는 커뮤니티를 의미해서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왠지 더 정감이 가는것 같아요.

 

 

아무래도 킨포크의 무대가 외국이다보니 소개된 요리는 우리가 평소 접한 요리들이 아니예요. 그나마 알고 있는 요리중에 '세비체'가 있었는데, 익힌 새우로도 '세비체'를 만들수 있다는것을 알고 반가웠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에서 그치는것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편안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것이 좋았던것 같습니다. 여러 사진중에 햇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화이트 와인과 방금 만든 요리를 함께 하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져서 보는내내 함께 즐거워지는것 같습니다.

 

 다른 킨포크 매거진은 사람, 음식, 여행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킨포크 테이블'은 음식에 좀 더 포커스가 된 특별 매거진이예요. 그래서 다른 킨포크보다 좀더 제가 애정을 갖고 읽었던것 같습니다. 요리책만으로 보기엔 많이 부족한면이 있지만 (소개된 레시피에 완성된 요리가 없는 경우도 있어서 좀 아쉬운점도 있어요.), 그냥 레시피만 알려주는 요리책이 아닌 맛있는 이야기와 사람들의 다정함이 느껴져서 좋았던것 같아요.

 

 

특별히 어렵고 힘든 요리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를 위해 직접 재료를 수확해서 요리하는것만을도 그 자리는 특별한것 같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니 뜨끈한 홍합국물이 생각나네요.^^

 

 

킨포크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수 있었던것은 함께한 사람들의 따뜻함과 행복감이 읽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져서인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사진을 선명하게 보여주기위한 사진 책들의 재질과 킨포크의 재질이 다른데, 빈티지스러운면도 그 따뜻함을 더 해주어서 매력적인 매거진이 된것 같습니다. 가끔씩 힐링이 필요할때 찾고 싶은 매거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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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7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6-12-07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에도 멋진 책들을 즐겁게 만나셨겠지요?
이제 새로운 한 해에
새로운 책들을 만날 날이 곧 다가오겠네요 ^^

보슬비 2016-12-07 20:10   좋아요 0 | URL
읽어도 읽어도 읽고 싶은 책들은 더 많아지는것 같아요. 책 욕심 조금 덜어내고, 가지고 있는 책 위주로 열심히 읽으려 노력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