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토가 기력을 잃은후 처음으로 힘들어했지만, 일어나서 집안 구석 구석을 냄새 맡고 돌아다녔어요. 토토가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뭉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덜컹하는 마음도 있어요. 집안을 둘러보더니 갑자기 토토가 울었거든요.

 

토토랑 15년 살면서 토토가 우는 모습 최근에 처음 들어 봤어요. 그동안 낑낑되는 콧소리 울음은 자기가 부탁하고 싶은 있을때 보여주었지만, 하울링 비슷한 울음소리는 처음 들어서 아파서 내는 소리구나..라는 것을 알았어요.

 

예전에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한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허리가 아픈지 대변 볼때는 많이 힘들어해서 제가 도와주고 있어요. 디스크 수술후에도 혼자 대소변을 보지 못해 제가 도와주었던적이 있기 때문에 토토의 대소변을 제가 도와줄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토토가 밥과 물을 잘 먹어서 다행이예요. 인터넷 검색하다가 아이들이 밥과 물을 거부하기 시작하는 글을 읽다 문득 토토가 물을 마시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서 주사기로 물을 주었더니, 물을 잘 마시더라구요. 기력이 없어서 물그릇까지 못 걸어갔던것을 제가 못 알아차렸던거였어요.. ㅠ.ㅠ  지금은 규칙적으로 밥과 물을 먹이고 있어요.

 

토토에게 밥을 먹이면서, (제가 캔 고기를 아이스크림 숟가락으로 퍼서 토토 입에 먹여주는데) 강아지가 숟가락 받아먹는게 쉽지 않다는것을 은비를 통해 처음 알았어요. 은비는 숟가락으로 퍼주면 핥아서 먹는데 토토는 사람처럼 덥석 물고 숟가락을 그대로인체 안의 내용물을 잘 받아서 먹거든요. 원래 강아지들이 다 되는줄 알았는데, 그런게 아닌가봐요. 토토가 누워서도 숟가락으로 잘 받아 먹는 덕분에 토토에게 밥 먹이기 편해요.

 

토토가 최대한 기력이 있을때는 화장실까지 가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해 너무 민망해 하는것 같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답니다. 이번에 알라딘굿즈로 받은 담요 너무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담요 뒷편에 시트지를 대었는데, 착 달라붙어서 마치 방수담요 같아 토토 누운자리에 깔아주고 갈아주고 있거든요. 빨아도 금방 마르고.

 

요며칠 토토를 보살피면서 예전의 추억들이 떠올리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토토의 상태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차분해졌어요. 왠지 토토가 제게 시간을 주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요즘 저는 토토 곁에서 눕거나 앉아서 책을 읽고 있어요.

 

 

 

토토랑 함께 살며 즐겁게 보냈으면서, 곁에서 읽고 있는 책이 '혼자살기'라니 좀 우습지만, 글이 잘 들어오지 않아서 재미있는 만화책 골라서 읽고 있어요.

 

그리고 항상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작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몰랐었나봐요. 그런 저를 위해 서재친구가 '펫로스'를 선물해주었어요.

 

 

 

책 제목보면서 이 책을 골라주신 마음이 전해져 울컥했어요.

토토 곁에서 잘 읽고, 토토도 저희 가족도 편하게 인사 할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고마워요.

 

그리고 위로의 댓글 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힘이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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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9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6-03-1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가 편안하길...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마음이 좋지 않으실텐데 이렇게 소식 올려 주시는 보슬비님 마음이 느껴져요.
저도 몇년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아파서 신음하던 소리를 들은 적 있어요. 태어난지 몇달 되지도 않은 애기였는데...
아이쿠, 주책맞게 저 또 울컥하고 있네요.

보슬비 2016-03-23 00:42   좋아요 0 | URL
hinie님도 강아지를 키우셨었군요. 토토가 저의 처음 반려견이고 결혼하면서 함께해서인지 정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은 다행이도 기운차리고 움직이지만,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네요. 그 산을 잘 넘을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함께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hellas 2016-03-20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음이 참 복잡하고 아프시겠네요. 잘 견디시기를. 아이가 많이 아프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래요.

보슬비 2016-03-23 00:45   좋아요 0 | URL
네. hellas님 감사합니다. 다행이도 토토가 육체적인 아픔을 잘 견뎌주었어요. 차근차근 우리에게 이별의 시간을 만들어주는것 같아 고맙고, 대견하고 그렇네요.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모르지만, 이제 정말 마지막이구나..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려고해요. 다시 한번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3-21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