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독자 ㅣ 펄북스 시선 1
박남준 지음 / 펄북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싱싱한 홀애비
트럭이 왔다
아니 저게 뭔 말이래
두 귀를 의심했다 쫑긋거렸다
트럭이 그랬다
두 번 세 번
씻어봐도 틀림없다
"홀애비 사세요 홀애비
싱싱한 홀애비가 왔어요"
그러니까 나를 흐~
나 같은 것을 판다는 말이지
물 좋은 홀애비라는 말이지
호래기였다
홀애비가 아니라 호래기
어물전 망신 꼴뚜기보다는 큰
그러면 그렇지
아무렴 아무짝 쓸모없는
고리고리 냄새나는 홀애비를 팔려고
트럭이 간다
홀애비 호래기
내 귀가 자꾸 트럭을 따라간다
중독자
익어가고 있다
햇빛과 달빛, 별들의 반짝이는 노래를 기다렸다
너무 격정적이지 않게 그러나 넉넉한 긴장과 두근거림이
휘감았다 마디마디 관통했다
사랑이었던, 슬픔이었던
너를, 당신을, 나를
거친 바닥에 깔아 무참히도 구긴다
비빈다 휘감아 뭉갠다
산다는 것 이렇게 서로의 몸을 통해
흔적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 퍽큐- 나를 더 뜨겁게 짓이겨줘
악을 써봐 제발 비명을 질러봐
어찌하여 상처가 향기로운지
이따금 틈틈이
모던한 멜랑콜리와 주렴 너머의 유혹이 슬그머니 뿌려진다.


가을이다...
시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 찾아왔다..






ㅠ.ㅠ 글씨를 못 써서 왠지 시에게 누를 끼치는것 같네요.....
손글씨 쓰기 연습 많이 해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