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에 매료되었던것은 첫 장면 때문이었던것 같아요. 물결치듯 넘실대는 모래사막이 그림이 되었던가? 아니면 동굴속의 넘실대는 그림이 모래사막이 되었던가... 그 장면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었는데, '하비비' 그림을 보눈 순간 그때의 아름다움이 떠올라서 좋았어요. 아랍문자를 직접 본적이 없었는데, 크레이그 톰슨을 통해 아랍문자의 아름다움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하비비'는 아랍어로 '내사랑', '달링'이라는 아랍어예요. 글이 아닌 그림 같은 문자... 아름다운 문자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루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운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크레그의 그림은 색채가 없어요. 그의 그림에는 흑, 백, 선이 있을뿐인데도 화려한 색채가 없어도 화려하고 참 아름답습니다. '담요'나 '만화가의 여행'은 자전적인 그림이라면, '하비비'는 온전히 '크레그'가 만들어낸 세상입니다. 이슬람 문화를 잘 모르지만, 관심을 갖게 하고, 비극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던 '하비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