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은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아 - 힘겨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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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다들 그렇게 살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위로지만, 가장 상처가 되는 위로이기도 하다.

잘 들어오지도 않고 와닿지도 않는, 애초에 안 들었으면 좋았을 말들은 오히려 상처가 된다.


저자는 함부로 조언하거나 쉽게 위로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과 주변 지인들이 거쳤던 힘든 시간 속에서 찾았던 일어서는 힘을 전해줄 뿐이었다.

다시 일어서기는 다리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된다.

유방암 선고를 받고 가슴 절제 수술을 거치면서 쓰러지고 넘어지고 아파하고 상처받았던 순간 그리고 끝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서른둘 나이의 유방암 이야기,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336048975


저자, 니콜 슈타우딩거는 현재 독일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 코치이자 강사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강연과 워크숍을 통해 갑작스런 언어 공격에도 상처받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는 기술을 조언하고 있다.

32세에 유방암 선고를 받았지만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유머를 잃지 않고, 자신의 투병 이야기를 담은 첫 책 《형편상 가슴을 포기하고Brusteumstandehalber abzugeben》를 펴냈다. 국내에도 출간된 《나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코치로서 망설이지 않고, 기죽지 않고, 지지 않는 대화 기술을 소개해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다.




Ⅰ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독일의 한 출판사에서 남부럽잖은 연봉을 받으며 오래 일했던 저자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여 당차게 사표를 던진다.

이후, 자신의 장기를 살려 커뮤니케이션 강사로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고 청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공 가도의 초입에 서게 된다.

그렇게 인생의 제 2막이 오른 순간 찾아온 것이 유방암이었다. 그녀의 나이 고작 서른둘이었다.

서른 두 살, 저자는 유방암 선고를 받게 된다.


인생의 배낭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대부분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신발과 태도와 끈기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내가 정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휴식은 꼭 필요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쓸데없는 자책으로 나 자신을 괴롭힐 필요도 없고 남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도 않아야 한다.

인생의 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수도 없이 넘어지곤 한다.

남들이 나보다 더 많이 걷는 것을 보고 자책말고 오히려 의욕과 용기를 얻으면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로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바로 인생이다.

대략적인 계획을 설계해도 중간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세워놓은 계획이 생각해 놓았던 길과는 다른 곳으로 흘러가곤 한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데, 그 순간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서 짊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혼자서 아등바등 거려봐도 해결은 커녕 자책감만 커져가는 날이 있었다.

혼자서 짊어질 필요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몰랐기에 마음만 병 들어갔던 것이었다.

덧붙여, 마음이 아프면 결국 몸으로도 나타나게 된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머뭇거리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Ⅱ 두려움을 일일이 적는다는 것


걱정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걱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걱정은 의무가 아니다. 걱정의 먹구름은 태양을 가린다. 구름을 멀리 보내버려라.


몇 년 전 뮌헨에서 열린 레이디스 이벤트에 게스트로 초대받은 저자는 나름의 걱정이 생겼다.

맨발로 걸어도 발을 접질리는데 하이힐을 신고도 흐트러짐 없이 우아하게 걷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옷이 거추장스럽지 않고 편해야 즐거운 저자는 블라우스, 바지에 납작한 신발을 신고 호텔로 향했다.

홀에 들어서자 진짜 레이디들이 보였고 우아한 옷을 입고 높은 하이힐을 신은 그녀들이 저자에게 물었다.

"어느 행사에 오셨는지…."

"레이디스 이벤트요."

"아, 행사요원이신가 봐요. 저쪽에 모여 계시던데."

"실망시켜드려 죄송하지만 저는 행사요원이 아니고 오늘 강연을 할 연사입니다."

그들의 행성에 끌려가지 않는 것,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에게 충실했기에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은 개선점으로 변화시켰지만 나 또한 걱정병이 나름의 단점이었다.

걱정이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끊임없이 걱정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끝이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나의 생각 또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흐려져만 간다.

저자는 그럴 때면 심리치료사가 해준 말을 되새긴다고 한다.

"걱정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 마음에는 방이 여러개 있다. 기쁨의 방, 불안과 수치의 방, 확신과 유머의 방, 당연히 걱정과 두려움의 방도 있다. 운이 좋다면 평생 그 방에 불이 한 번도 켜지지 않을 수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수도 없이 그 방의 불을 켤 것이다. 혹시 불을 켜지는 않더라도 손전등을 들고 그 안에 들어가 보기라도 할 것이다. 이 세상에 걱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두려움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Ⅲ 다시 일어서기, 다리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물론 나는 당신이 그 강한 힘을 쓸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혹시 쓸 일이 생기거든 그냥 자신을 믿어라. 당신은 해낼 수 있다.


우리에게는 상처로부터 스스로 회복되는 힘,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

평탄하지 않은, 굴곡 있는 길들을 지나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저항력을 키우고 회복탄력성을 배우게 된다.

즉, 많이 도전하고 노출되어야만 기를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인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주저앉고 싶을 때, 이 말들만 기억해보자.

나쁜 일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난다.

모든 비판에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

걱정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행복이란 그것을 깨닫는 능력이다.



저자의 어머니는 그녀의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열한 살의 딸인 아냐를 얻었고 스물한 살의 어린 나이에 저자를 임신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아내와 헤어진 후 몇 년 뒤에 어머니를 만난 것인데, 열 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새출발을 결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언니인 야나를 만날 순 없었다.

부모님이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던 어느 날, 오는 길에 신문 한 부 사달라고 부탁을 받게 된다.

3분 거리인 가판대이지만 비가 오기에 안 된다고 차로 가자고 말렸지만, 자전거를 좋아하던 아냐는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자전거를 타고 가판대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오지 않는 아이를 기다리던 부모님 귓가에 들리던 것은 사이렌 소리였다.

걱정이 된 아버지는 가판대까지 걸어가 주인에게 아냐가 왔냐고 물었지만 아직 안 왔다는 답변만 듣게 된다.

덧붙여, 저쪽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과 함께.

그랬다. 사고가 난 것은 바로 아냐였다.

심각한 뇌손상을 입어 뇌사상태에 빠진 아냐, 그런데 운전자는 처벌도 받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차 앞 유리창을 변상하라고 뻔뻔하게 요구하기에 이른다.

부모님은 그 사건 이후 도심을 떠나 시골로 이사하게 된다.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부모님에게 이를 어떻게 이겨냈느냐고 물었다.


"어떻게 이겨내셨어요? 어떻게 저한테 그렇게 좋은 아빠가 돼주시고 자전거도 가르쳐주실 수 있었어요?"

"그 힘은 바로 너였단다. 그때도 그랬고 또 지금도 그래. 네가 없었다면 결코 일어서지 못했을 거야."


큰일을 겪은 친구와 이웃에게 이런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 잊어버려. 관심을 딴 데로 돌려봐."

당연한 말이지만 절대로 내뱉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사랑과 슬픔, 이 두가지를 동시에 집중할 순 없기 때문이다.

힘든 시간이나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면, 우리의 신경은 서서히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다른 것은 까마득해진다.

특히 누군가를 보내는 큰일을 겪은 순간에는 매일매일 행했던 루틴을 지키려고 해야 한다.

일상으로 돌아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결국은 버텨내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목표를 잡은 뒤 세운 계획에 따라 착착 진행되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편할까.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고 우리는 그 묘미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간혹 인생 실패했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데, 모두가 인생은 처음이라 그에 따른 실수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기에 실수한 것 뿐이지 실패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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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봄날인 너에게 - 인생의 꽃샘추위에 지지 않는 햇살 같은 위로
여수언니(정혜영) 지음 / 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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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유튜브를 즐겨본다면 '여수언니'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여수언니의 컨텐츠는 먹방이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먹방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힐링받는다.

왜일까? 영상 내내 자막을 통해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기 때문이다.

먹방은 두번째이고 그녀의 조곤조곤한 말솜씨에 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햇살 같은 응원과 위로를 글로 써내었으니, 바로 『나의 봄날인 너에게』란 에세이다.


여수언니는 말한다.

나의 응원은 언제나 당신을 향해 있을 것이라고. 그러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라고.


저자, 여수언니(정혜영)는 여수언니 채널과 봄날언니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매일 달콤한 행복을 선물하는 디저트 브랜드 봄날엔 대표이다.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다른 사람에게 줄 사랑도 많은 사람이다.

2019년도부터 각종 음식과 디저트를 리뷰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누적 구독자 수 약 100만 명, 누적 조회 수 약 2억 뷰, 영상당 평균 댓글 수 1,000개 이상을 기록하면서도 구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튜브 여수언니정혜영[Yeosu Unnie], 봄날언니정혜영[Bomnal Unnie]

인스타그램 @yeosu.unnie




Ⅰ 행복의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저자의 DM은 항상 넘쳐난다. 짧은 안부부터 그녀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다양한 고민까지.

특히 오랫동안 생각하며 보낸 고민들은 지나칠 수 없어 꼭 살펴본다고 한다.

항상 미소 지으며 구독자들과 만나는 여수언니지만 그녀 또한 우울감에 빠졌었던 시기가 있었고 그럴 때면 털어놓고 싶은 상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모르고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구독자의 메시지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답하였다.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을 때 제가 생각났나 봐요.

감정을 꾹꾹 누르고 있을 때는 너무 크게 느껴지지요.

하지만 밖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이겨낼 만하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저는 뭐든 들어줄게요.

들어주는 건 어렵지 않거든요.

어쩌면 추운 겨울을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시기도 언젠가는 모두 지나고 반드시 따스한 봄날이 찾아올 거예요.


당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들은 것이 불과 몇 년 되질 않았다.

즉, 하루 아침에 180도 달라질 순 없다.

올바르게 말하고 행동하고, 잘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싫은 내색 없이 홀로 다 감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착하게, 예의바르게, 똑똑하게, 야무지게" _첫째이기에 더더욱 그렇게 살아왔는데 그런 것들이 내 마음을 갉아먹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게 순응하며 살아오니 그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상처 또한 크게 받은 적도 많았고 도저히 마음이 감내할 수 없는 수순에 이르자 사람 자체가 무서워지기 시작했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항상 흠 없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잘 보이기 위해 부지런히 꾸몄고 누군가 똑 부러져서 좋다고 하면 실수하는 모습을 필사적으로 숨겼다.

심지어 친구들에게도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했다.


저자는 딸 은채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잔뜩 주며 문득 느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조건 없이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오늘도 말한다.

스스로를 무조건 사랑하자.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정말 아무런 조건이 없으니까. 오늘도 나는 나를 무조건 사랑한다.




Ⅱ 언제나 파릇파릇 돋아나는 자존감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함에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을 부여잡고 저자는 그저 달렸다고 한다.

'나한테만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라는 물음에 좌절했지만 땀을 뻘뻘 흘리고 난 뒤에는 그 질문이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병하는 우울증이지만, 물리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만 해도 과거의 나쁜 일에서 멀어진 것처럼 느끼게 되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힘들고 우울한 일이 생긴다면 일단 달려보자고!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손에 자란 저자는 자신의 가정만큼은 꼭 지키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불안에 떤 저자는 항불안제를 처방받게 된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맨 처음 권하는 것이 있다.

바로 햇빛과 운동 그리고 규칙적인 식사이다.

저자 또한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햇빛을 쬐며 정기적으로 산책하기 시작했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내니 그동안 미루었던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돈이나 명예 같은 사회적 성공도, 인간관계도 아닌, 바로 일조량과 활동량이다.




Ⅲ 흔들릴지언정 열매를 맺으며


좋아하는 일로 성공하려면 결국은 찾아야 한다.

저자는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고 말을 차분하게 잘하는 편이며 맛있는 음식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글로 쉽게 잘 풀어낸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여수언니 정혜영」 유튜브 채널이다.

상위 1퍼센트의 기술을 가지지 않았지만 상위 25퍼센트에 든다고 생각할 만한 기술과 능력들을 결합하니 시너지를 도출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좋아하는 일로 성공하고 싶다면 두 가지를 떠올리자.

그 일을 할 수 있는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상위 25퍼센트 안에 들도록 개발하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예전에 코로나에 걸리고 나서 밥 반 공기도 거의 못 먹을 정도로 입맛이 아예 떨어져 물과 이온음료만 먹던 때가 있었다.

체내 수분까지 쭉 빠져 손 하나 까딱할 힘도 없고 삼키는 것조차 버거워 오히려 약이 더 달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내게 친구가 유튜브 영상 한 편을 보내줬었다.

계속 보다 보면 치킨이 먹고 싶어질 거고 계속 보다 보면 떡볶이가 먹고 싶어질 거고 계속 보다 보면 과자가 먹고 싶어질 거라고.

그 때, 여수언니 컨텐츠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친구의 의도와는 달리 막상 여수언니 유튜브를 보고나니 먹방이 아닌 조곤조곤한 말솜씨에 빠지기 시작했다.

어쩜,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지! 무엇보다 어쩜, 이렇게 맛있게 말할 수 있는 건지!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여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 왜 여수언니 유튜브를 찾았는지 알 것 같았다.


저자의 이야기에 읽으며 공감한 부분이 많았다.

영상 속 자막을 통해 응원과 조언을 아낌없이 주는 여수언니, 그런 저자를 보며 그녀의 높은 자존감이 마냥 부러웠다.

자존심은 버려도 자존감은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인데, 언제 내 자존감이 이렇게나 조그맣게 구겨진 것인지.

나의 이야기를 완전히 꺼내볼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스스로 삭히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절대 꺼내 보이지 않았던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속적으로 사람에게 상처받은 때가 있었는데 그 때는 사람 자체가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더더욱 생각에 휩싸였었다.

나의 부족함이 드러남으로써, 누군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심지어 친구들에게도 이러한 부족함을 보일 때,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초점이 '나'가 아닌 '남'에게 있으니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었다.

분명 스스로 알고 있는데 한순간 고쳐지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내가, 겁이 많은가보다.

중학교 때부터 다니던 병원이 있는데 오랫동안 날 지켜본 원장님은 내 감정을 잘 헤아려주시는 편이다.

가족들도 서로 잘 아는 편이라 안부 묻는 게 일상인데 어느 날 위염이 심해져 병원에 갔었었다.

그 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말을 주고 받았는데 원장님께서 조심스럽게 명함 두 장을 건네주셨다.

스스로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며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말하고 행동했지만 그게 아니였었나 보다.


사람마다 느끼는 깊이감의 차이는 있지만 상처가 크고 우울과 불안이 깊다면, 어쩌면 당연하고도 형식적인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진 않을 수도 있다.

스스로 답을 알고 있고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온전히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다.

땀 흘리며 열심히 운동하는데, 끼리 거르지 않고 열심히 챙겨먹는데, 뜨거운 햇빛 받으며 열심히 산책하는데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공감받으며 위로의 감정을 주고받다 보면 조금의 위안은 된다.

눈이 녹으면 봄이 오듯이, 그 시기가 길더라도 결국 봄은 찾아오지 않겠는가.



나의 응원은 언제나 당신을 향해 있어요. 그러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세요. _여수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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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5-1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은 조금 더운 날이긴 했지만, 아직 봄이라서 좋은 것 같아요.
행복한 일들은 미루지 않고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매일 매일 좋은 일들 가득한 하루 되세요.^^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지음 / 더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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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말 습관을 바꿔라!

글쓰기와 말하기로 꾸준히 이야기를 전해왔던 강원국의 두 번째 말하기 책이다.

생각해보고 말하기, 듣는 사람 입장에서 말하기, 말하고 나서 복기하기 등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말하기 비법을 오랜 시간 실천해 왔고 삶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몸소 느낀 그가 말로써 살아가고, 말 습관으로 인생의 변화를 느끼려는 이들에게 그는 책을 통해 또 다른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저자, 강원국은 현재 KBS 1라디오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을 진행하고 있다.

30대 중반까지 대우증권 홍보실에서 일하다가 김우중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에 오르던 1998년부터 스피치라이터로 살기 시작해,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실 행정관,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8년간 대통령의 말과 글을 쓰고 다듬었다. 대기업 회장과 대통령의 말을 듣고 쓰고 퇴고하던 내내 ‘어떻게 하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쉬운 말로, 가장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지’ 고민했다. 특히 두 대통령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했는지, 어떤 말과 생각으로 국민의 마음을 채워갔는지를 지켜보며 ‘말의 기본’을 배웠다.




Ⅰ 상대를 받아들이고 내 생각을 확장하는 경청의 태도


듣기를 잘해야 말하기를 잘하고, 말하기를 잘해야 듣기를 잘한다.

그렇다면 잘 듣기 위해서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할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하며 상대가 하는 말의 줄거리를 몇 개 단어로 정리하며 듣는다.

또한, 표면적인 말뿐만 아니라 이유와 배경, 목적을 파악하며 듣는다. 특히 표정과 손짓을 보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귀로만 듣지 않고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입으로 추임새를 넣어가며 들으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말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말을 준비하며 듣는다.

말하고 싶다면 먼저 들어야 한다.

경청의 공간에 머물러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더욱 더 빛나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생각하며 말하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듣기 등 어린 시절부터 당연하게 배우는 자세이긴 하지만,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읽었던 「모모」를 읽고선 특히 경청의 중요성에 대해 깨우쳤었다.

잘 들으면, 단순히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세상을 보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진정한 경청은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게 아니라 그 사람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진정한 경청을 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 역량이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그가 말했을 때 그 말의 허점과 빈틈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그 사람의 말대로 해서 성공했을 때 공을 그 사람에게 돌리고, 잘 되지 못했을 때는 기꺼이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어느 날, 문학 선생님께서 그런 말을 해주셨었다.

"하나는 말을 잘해서 글도 잘 쓰나보다."

그 때는 단순하게 칭찬으로 받았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이런 뜻으로 말해주셨던 것 같다.

말과 글은 별개가 아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말을 잘해야 한다.

또한 말을 잘하려면 글을 잘 써야 한다. 즉, 글을 잘 쓰면 말을 잘할 수 있고 말을 잘해도 글을 잘 쓸 수 있다.

결국 많이 말해보는 수밖에 없다. 남 앞에서 말하는 게 어렵다면 혼잣말이라도 좋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무거운 고뇌도 혼잣말이었듯이 먼저 말해보고 글을 써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말을 잘하기 위한 1단계 : 계기

말을 잘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그 계기는 오늘 당장에라도 올 수 있으니 계기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계기는 새로운 발전의 시작이고, 시작이 반이다.

말을 잘하기 위한 2단계 : 동기

말하고 쓰면서 살자. 내가 내 말을 하는 것에 대해 겁을 낼 필요는 없다.

낭떠러지 아래로 몸을 내던지는 심정으로, 두려워말고 말하면 된다,

모든 것은 받아주는 사람의 몫이니깐.

말을 잘하기 위한 3단계 : 목적

바라는 것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은 다르다. 바랄 수밖에 없는 그 무엇이 목적이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로써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다.

즉, 말을 잘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할 수록 좋다.

말을 잘하기 위한 4단계 : 자존감

말에서 평정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존감이 꼭 필요하다.

말은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니 말은 곧 나 자체가 아니겠는가.

말을 잘해야 남을 도울 수 있고 '나'가 남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자아실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즉, 자존감은 자아실현의 기쁨을 통해 만들어지고 단단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관심있고 잘 아는 분야에 관해 집중적으로 말했으며, 말로써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잘할 수 있는 말의 비중을 늘렸다고 한다.

말을 잘하기 위한 5단계 : 기회

길게 말하려 하지 말고 자주 말해야 하며 말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고독하기를 권한다.

말하지 않고는 말을 잘 할 수 없으니 말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는 말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

말을 잘하기 위한 6단계 : 즐거움

말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성장의 기쁨이다.

저자는 자신의 말을 눈여겨본 뒤, 스스로 평가해본다고 한다.

결국 말을 자라난다. 말이 자랐다는 것은 스스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것,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




Ⅱ 정확하고 적절하게 전달하는 말하기 기술


아무리 말을 잘한다 해도 말문 막히는 상황은 누구나 겪곤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마디를 떠올리고 하고 싶은 말을 분명히 해야 하고 소재가 풍부해야 하고 결론이 명확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만 갖춘다면 말문 막히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덧붙여, 이러한 막막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저자만의 방법도 있다고 한다.

첫째, 말해야 하는 내용을 찾지 않고 말하고 싶은, 말할 수 있는 내용을 찾는다.

둘째, '나는 ~을 했다.', '나는 ~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기억난다.', '나는 ~을 느낀다.', '나는 ~라고 주장한다.', '나는 ~을 예상한다.', '나는 ~을 깨달았다.', '나는 ~을 알았다.', '나는 ~을 싫어하거나 좋아한다.', '나는 ~을 바란다.' _이 열 가지 문장을 머릿속에 넣어 떠올린다.

셋째, '왜냐하면'을 떠올리며 이유를 생각한다, '이를테면'을 떠올리며 예를 든다, '다시 말해'를 떠올리며 반복 강조한다, '요약하면'을 떠올리며 정리해준다, '한마디로'를 떠올리며 규정하거나 결론을 낸다.

넷째, 행동 중심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이래왔다'라며 과거의 사실과 경험을 말한다. '이렇더라'며 현상이나 실태를 말한다, '이래서 그렇다'며 이유나 원인을 말한다. '이럴 수도 있다'며 가정한다. '이렇게 될 것이다'며 예측한다. '이렇게 하자'며 해법이나 대책을 내놓는다. '이런 게 좋다'며 효과나 이익을 강조한다.

다섯째,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 느낀 점을 말하는 것, 내가 본 것을 말하는 것, 즉, 쉬운 것부터 말하려고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몇몇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어와 서술어가 따로 놀지 않으며 앞뒤 대등 관계를 지킨다.

특히 한자어보다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우리말이 한자어보다 더 생생하기 때문이다.

일본어 잔재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장본인, 일가견 모두 일본어에서 왔다는 사실!

또한 숙어도 많이 알고 있으며 잉태부사 사용에도 능하다. '과연, 어찌, 설마, 모름지기, 설령, 실로' 등 문장 전체를 꾸미는 잉태부사를 잘 사용하면 말이 맛깔스러워진다.

부분과 부문, 공통과 공동, 양성과 육성, 폐기와 파기 등 단어의 뉘앙스 차이도 중요하게 여기며 말의 짝도 잘 맞춰 쓴다.

마지막으로, 서술어를 다양하게 사용한다. 서술어가 변화무쌍해야 말이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이 빛난다고 하지 말고 깨진 유리 조각에 반짝이는 한 줄기 빛을 보여줘라." _안톤 체호프

말할 때,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의견을 밝히는 것이 대부분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묘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진상이나 경위를 파악해 말하는 것, 새로운 흐름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말하는 것, 사실을 말하는 것, 전체 특징이나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말하는 것 모두 묘사이다.

그렇다면 묘사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추상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듬성듬성 말하지 않고 하나하나 빠짐없이 얘기하는 것이다.

셋째, 눈에 보이듯이, 귀에 들리듯, 손에 만져지듯 말하는 것이다.

넷째, 보편적인 것보다는 개별적인 것을 말한다.


과거-현재-미래현상-진단-해법문제점-비판-대안, 이 세 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

세 가지를 열거할 때는 사람들이 관심 갖는 것부터,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것부터, 어렵지 않고 쉬운 것부터, 멀리 있는 것 말고 가까이 있는 것부터 머릿속에 번호를 매겨놓고 또박또박, 천천히 말한다.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는 것, 복잡한 것, 어려운 것, 멀리 있는 것부터 말하면 중요한 것, 간단한 것, 쉬운 것, 가까이 있는 것은 말할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이렇게 세 가지만 기억한다면 갑자기 말해야 할 때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 일은 피할 수 있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억을 잘해야 한다.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연결하고 결합하고 융합하는 것이 곧 우리의 말이다.

기억으로 말을 잘하려면 입력과 출력을 잘해야 한다.

입력, 즉,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듣고, 많이 겪고, 많이 느껴야 한다.

출력, 말해야 할 때 기억하고 있는 것 중에 질서정연하게 잘 뽑아내야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기억이 기본이다.

많은 입력을 해도, 출력 실력이 출중해도 기억하는 내용이 없으면 아무 의미 없다.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Ⅲ 관계를 다루는 말하기 연습


말하기는 관계 맺기다.

나 또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크게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관계맺기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린 나이에 왕따를 당한 적이 있었다.

조용한 성격의 서너 명을 제외하곤 여자 아이들 모두가 무리를 지어 괴롭혔었는데 어이없지만 선생님이 너무 예뻐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 때 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대놓고 무시하고 무안을 주고 따돌림을 당하니 학교가는 것이 고역이었다.

심지어 같이 다니던,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마저도 등 돌리니 너무 힘들었었다.

상처받았지만, 그럼에도 학교는 다닐 수밖에 없으니 보란듯이 그 무리와 어울리지 않는 조용한 성격의 서너 명과 더 친하게 지내며 5학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실 그 때부터 관계 맺기도 전에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었다.

지금까지 관계로 행복했던 기억도 많지만 상처받고 힘들었던 기억도 못지 않게 있었다.

내가 아무리 우호적이고 잘해준다 한들, 상대방도 나처럼 우호적이고 착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저자는 남을 과도하게 의식하지 말고 남들의 평가와 지적에 무뎌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 결국 타인은 지옥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관계는 언젠가 끝이 나는 법이니, 끝이 날 법한 관계에 굳이 소모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만약 내가 5학년 때 상처받은 일을 계속해서 품고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입을 다물며 소통이 단절된 채 살아가지 않았을까?

결국 눈앞의 상대와 건강한 말로 건실한 관계를 지켜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야기꾼이 세상을 이끌어간다.

말 잘하는 사람들은 소위 이야기꾼이다. 이야깃거리가 정말 많다.

이야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깃거리를 수집해야 하고 수집한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매일 겪는 일상 중에 두 가지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찾아보자!

하나는 재미이고 다른 하나는 의미이다. 재미만 있어도 되지만 감동을 주려면 의미가 필요하다.

덧붙여, 자세하게 묘사해줘야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지고 귀에 생생하게 들리니 이야기 전달은 디테일이 생명이다.


모든 대화는 목적이 있다. 대화할 때, 그 목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만 내실있는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재미가 목적이라면 농담과 유머 그리고 이야기에 충실해야 하며 설명이 목적이라면 쉽고 친절하게 말해야 하며 설득이 목적이라면 근거와 이유를 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도 편하고 상대도 편할 수 있게 마음을 여는 것도 필요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는 기본이다.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말 습관을 바꿔라!

듣기를 잘해야 말하기를 잘하고, 말하기를 잘해야 듣기를 잘한다.

덧붙여, 말하기의 뿌리는 바로 관계맺기다.


말에도 매너를 지켜야 한다. 예의, 배려, 존중을 고려하지 않으면 말의 매너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터가 좋아야 집이 번듯하듯, 태도가 반듯해야 말이 좋다.

좋은 태도와 매너에서 피어나는 말의 향기는 그 어떤 향수보다 향기롭다.


꾸준히 독서하고 매일매일 일기쓰고 독후감 쓰는 습관 덕분에 나만의 글쓰기 노트를 가지고 있다.

책 속 구절은 물론 책에 대한 느낀 점, 인물들의 어록, 생각나는 글귀 등이 모조리 담겨져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이 순간순간들이 나만의 스토리인 것이다.

신영복 선생님이 "머리 좋은 사람이 마음 좋은 사람만 못하고, 마음 좋은 사람이 발 좋은 사람만 못하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에서 다시 발까지의 여행이 우리의 삶이다."라고 하셨다.

삶처럼 말 또한 그렇다.

머리와 가슴으로 말하는 건 차등이 있을 순 있지만 경험에는 높낮이가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면 된다.

하고 싶은 일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쌓이는 법이다.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능력도 있겠지만 그것은 소수일 뿐 대부분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하기 전략을 구사할 지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그만큼 말하기는 배움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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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왕국 서로마 제국이 ‘시시껄렁하게’사라지는 순간 - 프로와 아마의 차이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나, 책과 마주하다』


로마제국이 천 년 이상 서양 고대사를 독점했지만 오도아케르가 누구인지, 로마는 어떻게 망했는지, 그 과정에 어떤 사건들이 있었고 어떤 인물들이 등장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된 책이 없어서 항상 궁금했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줄 책이 나타났으니, 바로 『천년왕국 서로마 제국이 ‘시시껄렁하게’사라지는 순간』이다.

참고로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시리즈는 역사가 아니라 사람을, 그 사람의 일생이 아닌 역사에 등장했던 순간 그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조명하고 있다.


저자, 최봉수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김영사 편집장, 중앙M&B 전략기획실장, 랜덤하우스중앙 COO를 거쳐 웅진씽크빅, 메가스터디 대표이사, 프린스턴리뷰 아시아 총괄대표를 지낸 후 현재는 기업, 단체의 자문과 집필을 하고 있다.




Ⅰ 훈족의 영웅, 아틸라


혹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본 적이 있는가?

자연사 박물관 야간 경비원을 맡게 된 래리는 첫 날 밤 밀랍인형들이 살아 움직이는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된다.

그 중 한 무리들이 래리를 향해 달려가는데 그들이 바로 훈족이며 그 중 대장이 바로 아틸라다.


흉노족이 무제의 정벌을 피해 서쪽으로 이동하여 유목 생활을 하다 헝가리를 통해 유럽 대륙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유럽인들은 이들을 훈족이라 불렀다.

북쪽에서 남하하던 '야만스러운' 게르만족은 '문명스러운' 로마와 국경에서 잦은 충돌을 하면서 순화되고 또 일부 편입되고 있었는데 '더 야만스러운' 훈족이 동에서 서로 게르만족을 압박하며 들어온 것이었다.

로마국경에서 자리를 펴던 게르만족은 뒤에서, 옆에서 치고 들어오는 훈족에게 떠밀려 다시 대이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유럽 대륙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에 훈족은 영웅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친형을 암살하고 훈족 11대 왕에 오르게 된 아틸라다.

이전 훈족 왕과는 달리 헝가리 일대에 흩어져 살며 고트족을 압박하고 동로마를 위협하며 금을 뜯는 데 그치지 않고 동로마의 콘스탄티노플과 로마로 직접 쳐들어가기에 이르렀다.

훈족 왕으로서 서유럽 정복 활동을 펼친 것이 8년에 불과하니 서양인들에게 훈족의 아틸라는 '잔인한 파괴자'로 각인될 수밖에 없었다.


동로마의 황제 테오도시우스 2세는 어린 나이에 집권을 하게 된다.

7살 어린 나이에 즉위한 아들이 걱정되었던 아버지는 임종을 앞두고 앙숙 페르시아 황제에게 아들의 후견인을 부탁하게 된다.

위험하고도 파격적인 제안이었지만 이는 제대로 수용되었고 실제 재임 기간 동안 페르시아 황제는 동로마 침공을 중단하게 된다.

그러나 집권 말기에 환관 크리사피우스가 실권을 장악하게 되면서 페르시아 황제와 맺었던 커넥션도 깨지고 서로마를 지원해주겠다고 부대를 파견했다 참패를 당하고 만다.

이 때, 아틸라의 형 블레다가 이끌었던 훈족이 치고 들어와 많은 공납금을 요구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섭정에 익숙했던 황제는 머리가 깨질 지경이었다.

훈족의 공납금 요구 또한 감당하기 힘들다보니 크리사피우스는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버리고 만다.


사람들은 선택의 순간에 항상 해오던 방식대로, 자신에게 익숙한 패턴으로 사고하여 결론을 얻는다. 새로운 도전에 맞부딪쳤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심지어 자신의 판단히 현실에서 엇박자를 낼 때도 곧, 다시 익숙한 패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현실을 왜곡하여 해석한다.


이렇게 생각했던 크리사피우스였지만, 아틸라는 달랐다.

아틸라는 대군을 이끌고 헝가리를 떠나 세르비아, 불가리아를 거쳐 동로마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로 향하게 된다.

이 때, 내부 단속을 외부 전쟁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콘스탄티노플 코앞까지 다가온 아틸라는 섣불리 나서지 않고 성벽을 앞에 둔 채 인근 도시들을 휩쓸어 나갔다.

성벽에 갇혔던 황제와 신하들은 가타부타 할 새도 없이 황제 테오도시우스 2세가 치욕적인 조약을 맺는 것으로 전쟁을 마무리맺을 수 있었다.

유럽 전역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민족에 의해 로마제국이 무너질 수 있음을 직면했으며 단순히 황금만 뜯는 것이 아닌 제국 전체를 삼켜버릴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백척간두 진일보, 백 척이나 되는 긴 장대 위에 서서 허공을 향해 한 발을 더 내딛기는 쉽지 않다. 백 척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상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허공을 향해 한 발 내디딘다. 그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시공간이 바뀌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새로운 지도가 펼쳐지는 것이다. 한 발 더 내딛지 않으면 끝내 모를 차원이다.




Ⅱ 비겁한 시간의 권력자, 오도아케르


천년 제국 서로마가 역사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마주할 때이다.

게르만족 출신의 서로마 장군인 리키메르는 아리우스파라는 이유로 황제에 오를 수 없자 실권을 장악해 무려 17년 동안 꼭두각시 황제를 내세워 권력을 잡았던 인물이다.

그가 폐위시킨 황제만 해도 4명이다.

아비투스는 루비콘강을 건너 황제에 올랐지만 리키메르 반란군과 전투에 패하여 교수형을 당하게 된다.

리키메르와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던 마요리아누스는 반달족 정복에 실패하고 귀국하던 길에 리키메르의 기습을 받아 살해당하게 된다.

세베루스도 리키메르의 의해 독살당했고 안테미우스는 새 황제를 옹립한 리키메르의 공격을 받아 거지로 분장해 성당에 숨어들어갔지만 결국 참수당하고 만다.

각 황제들의 재임기간은 이렇다. 아비투스는 1년 3개월, 마요리아누스는 4년 4개월, 세베루스는 3년 9개월 그리고 안테미우스는 5년 3개월.

황제도 아닌 실권자에 의해 네 명의 황제가 살해당하고 폐위당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즉, 그는 제국의 위엄과 황제의 권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오로지 자신의 권력만이 중요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이후 리키메르는 안테미우스를 참수한 지 40일 만에 급사했다고 하는데 자연사한 것인지 독살당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리키메르가 죽고난 뒤, 권력을 잡은 이는 오레스테스였다.

오레스테스는 아틸라에게 자신의 딸을 바치며 충성을 맹세했던 인물로, 로마 약탈자의 장인이자 심복이었다.

리키메르가 무력으로 권력을 찬탈했다면 오레스테스는 잔머리 하나로만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셈이다.

황제의 자리는 아니었다. 황제의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어린 아들을 황제로 대신 내세웠는데, 그가 바로 서로마 제국 마지막 황제인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다.

그러나 권력을 쥐었어도 내리막길 걷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오레스테스가 잔머리를 굴렸지만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 확신했던 쿠데타가 일어났고 오레스테스는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죽임을 당한다.

당시 게르만족 용병 국경 수비대 지휘관들이 추대했던 인물이 바로 오도아케르 장군이었다.

무혈 입성에 성공한 오도아케르 장군이었지만 로마인이 아니었기에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순 없었다.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를 살해하고 다른 이를 올릴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는 로물루스가 스스로 퇴위하도록 조건을 제시했고 어린 로물루스는 스스로 황제 자리를 떠나게 된다.

그런데 스스로 황제에 오르지도 못한다면 황제를 새로 옹립해야 하는데, 오도아케르는 이를 공석으로 만들어버렸다.

즉, 서로마 제국에 황제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때 오도아케르는 동로마 황제인 제노에게 자신의 실권 승인을 요청하게 되고 제노는 그에게 총독에 해당하는 호칭을 하사하며 이탈리아 국왕으로 임명하게 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적당한 지위였다.

결과적으로 서로마 제국의 황제가 사라졌으니 서로마 제국의 문패 또한 사라진 셈이 되어버렸다.

당시 오도아케르는 이와 같은 사실을 의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로마제국은 이렇게 멸망했다. 야만족이라도 쳐들어와서 치열한 공방전이라도 벌인 끝에 장렬하게 무너진 게 아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도 없고, 처절한 아비규환도 없고, 그래서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 _시오노 나나미



앞서 책을 읽기 전, 세계사 공부했던 기억을 되살려 서로마 제국의 멸망에 대해 생각해 보니 〈… 로물루스가 폐위되자 서로마 제국은 멸망하였다〉가 떠올랐었다.

떠올렸던 게 딱 그뿐이었는데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충분했다.

역사적인 흐름이 아닌 인물을 중점적으로 두며 내용이 전개되다 보니 당시 사정을 세세하게 알 수 있어 더 깊게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인문학 책임에도 불구하고 100페이지 내외의 분량으로 만들어진 미니북 형식으로 되어있어 내용이 길지 않다.


길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우리가 역사책을 읽다 보면 선택에 따라 미래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데, 이러한 선택을 했던 인물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결국은 과한 것이 화근이 되었던 게 대부분이었다.

물욕이든, 권력욕이든 적당한 욕심은 나 자신을 이끌어주는 동기부여의 역할도 하지만 선을 넘어버리게 되면 상황 판단이 흐려져 결국 나 자신도 잃어버리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한나라도, 서로마 제국도 몇몇 인물들의 과학 욕심으로 인한 선택 때문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게 되었다.

만약 그들이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나라의 운명이 다르게 흘러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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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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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초기 인류는 어떻게 지구 곳곳으로 이주할 수 있었던 것일까?

대륙 곳곳에서 일어났던 문명 발달 양상은 왜 그렇게 다르게 나타난 것일까?

세계에서 주목받은 찬란한 문화와 문명들은 어떻게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것일까?

이러한 모든 궁금증을 기후 변화의 관점에 의하여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있으니, 바로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이다.


저자, 이동민은 지리학의 시각으로 전쟁사와 지구사에 대한 글을 쓰는 지리학자이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문인협회 정회원이다.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지리교육 전공으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9년 가톨릭관동대학교에서 우수연구교원 표창을 받았으며, SSCI 등재 국제저명학술지 Journal of Geography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유방과 항우의 전쟁을 지리·지정학적으로 바라본 역사서 《초한전쟁》, 수필집 《서해에서》를 썼다.




Ⅰ 인류, 그 시작의 발걸음


기후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중생대의 지구는 기온이 높아 공룡이 번식할 수 있었지만 화산 분출, 운석 충돌에 따른 여러 이유로 인해 기후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멸종했다고 전해진다.

신생대에도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때문에 여러 동식물들이 탄생과 멸종을 거듭했었다.

160만에서 1만 2000여 년 전의 시기를 플라이스토세라 부르는데, 이 시기에 빙하기로 이어져 빙하기가 절정이던 시기는 1만 8000여 년 전으로 보고 있다.

플라이스토세에는 매머드, 검치호와 같은 추위에 강한 동식물이 번성했었다.

특이한 점은 수만 년 혹은 십수만 년 주기로 간빙기가 왔다가 다시 빙하기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였다고 하는데 일부 학자들은 1만 2000여 년 전에 간빙기가 시작되었으며 가까운 미래에 다시 빙하기가 올 수 있다고 말한다.


20만여 년 전, 아프리카 남부에서 인류가 등장했다.

피부도 얇고 근력도 약했으며 털있는 동물과는 달리 맨몸이다 보니 한랭한 기후를 견뎌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빙하기를 견디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직립보행 이후 팔, 다리를 자유로워지자 도구와 불을 사용했으니, 선사시대부터 이미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아프리카를 벗어났을 무렵에는 지구 자전축이 바뀌던 시기였다.

사하라 사막에는 습기 가득한 계절풍이 불었고 기온도 계속해서 낮아졌다.

이로 인해 사막에 비가 자주 내리게 되어 강물이 흐르고 모래언덕이 초원으로 바뀌게 되면서 인류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북쪽으로 이주했지만 7만여 년 전에 일어난 기후변화로 인해 잠시 멈추게 된다.

빙하기로 인해 사하라 지역이 또다시 사막이 되면서 사하라 북쪽으로 이주한 인류는 발목이 붙잡혔던 것이었다.

그래도 빙하기 덕분에 당시 해수면 또한 90미터로 낮아지면서 유라시아 대륙은 물론 영국, 일본, 필리핀 그리고 호주, 아메리카 대륙이 이어져 인류가 넓게 이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Ⅱ 기후변화의 역사에서 기후위기의 시대로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거대한 변화를 안겨 주었다.

증기기관 덕분에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생산성은 한층 증가하였다.

덕분에 마차와는 차원이 다른 증기선, 열차 등의 교통수단을 얻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증기기관이 점차 발전하게 되자 열차는 더 적은 연료로 더 빠르게, 더 멀리 갈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며 새로운 교통수단까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는 법이다.

산업화는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로움을 안겨주긴 했으나 인위적인 기후변화의 시작이기도 했다.

필수 불가결하게 쓰이며 증기기관의 후손들을 이끌게 하는 것, 바로 화석연료이다.

석탄과 석유는 산업혁명 전에도 사용되었지만 무기 만드는 재료로나 사용했을 정도였는데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인해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화석연료는 그야말로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다보니 자연스레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급증하게 되었고 온실가스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지면서 지구의 기온이 급변하게 된 것이다.

(지난 번에 올렸던 『인류의 여정』과도 내용이 겹치는데)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게 되니 더 많은 주거지와 시설들이 필요해졌고 이 때문에 삼림과 습지가 파괴되었는데 유럽을 시작으로 아시아, 아프리카로까지 산업화가 확산되면서 온실가스 배출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급증했던 것이었다.


산업화로 인해 인류는 자연에 의한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기만 하던 존재에서,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기후를 바꾸는 주체로 변모한 셈이다.




새로운 관점을 통해 역사를 둘러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요즘이다.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는 물론 동물, 식물에 이어 기후의 관점에서 역사를 살펴보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색다르니 지루할 틈이 없다.


1만 2000여 년 전, 빙하기가 끝나면서 수천 년에 걸쳐 지구는 온난한 기후로 바뀌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유라시아와 이어졌던 호주와 아메리카는 분리되었고 영국, 일본 등은 섬이 되었다.

멸종된 동/식물들에 반해 인류라는 존재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역시 기후이다.

혹시 알고 있는가?

도구와 불을 이용했다고는 하지만 19만 년 동안 식량을 생산하지 못했었다는 사실을!

그런데 타이밍 좋게도 빙하기가 끝남과 동시에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자연스레 생태환경 또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덕분에 다양한 식물이 등장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식으로 삼는 재료들을 자연스레 얻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단백질과 지방을 얻었던 동물들이 사라져 위기도 있었다.

즉, 기후로 인해 울고 웃었던 인류였다.


오래 전, 온난한 기후 덕에 인구가 증가하였고 더 넓은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었으니 기후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렇기에 기후 위기를 단순하게 넘겨서는 안 된다.

일부 학자들의 견해라고는 하지만 처음에 언급했듯이 일부 학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다시 빙하기가 올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인위적인 기후변화를 일으켰지만 이를 되돌릴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선진국 전체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중국인데 전체 20%를 차지하고 있다니 이는 정말 높은 수치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부터 지켜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

이번 황사가 정말 심하다고 하던데, 마스크 잘 쓰고 다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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