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은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아 - 힘겨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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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다들 그렇게 살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위로지만, 가장 상처가 되는 위로이기도 하다.

잘 들어오지도 않고 와닿지도 않는, 애초에 안 들었으면 좋았을 말들은 오히려 상처가 된다.


저자는 함부로 조언하거나 쉽게 위로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과 주변 지인들이 거쳤던 힘든 시간 속에서 찾았던 일어서는 힘을 전해줄 뿐이었다.

다시 일어서기는 다리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된다.

유방암 선고를 받고 가슴 절제 수술을 거치면서 쓰러지고 넘어지고 아파하고 상처받았던 순간 그리고 끝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서른둘 나이의 유방암 이야기,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336048975


저자, 니콜 슈타우딩거는 현재 독일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 코치이자 강사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강연과 워크숍을 통해 갑작스런 언어 공격에도 상처받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는 기술을 조언하고 있다.

32세에 유방암 선고를 받았지만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유머를 잃지 않고, 자신의 투병 이야기를 담은 첫 책 《형편상 가슴을 포기하고Brusteumstandehalber abzugeben》를 펴냈다. 국내에도 출간된 《나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코치로서 망설이지 않고, 기죽지 않고, 지지 않는 대화 기술을 소개해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다.




Ⅰ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독일의 한 출판사에서 남부럽잖은 연봉을 받으며 오래 일했던 저자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여 당차게 사표를 던진다.

이후, 자신의 장기를 살려 커뮤니케이션 강사로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고 청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공 가도의 초입에 서게 된다.

그렇게 인생의 제 2막이 오른 순간 찾아온 것이 유방암이었다. 그녀의 나이 고작 서른둘이었다.

서른 두 살, 저자는 유방암 선고를 받게 된다.


인생의 배낭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대부분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신발과 태도와 끈기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내가 정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휴식은 꼭 필요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쓸데없는 자책으로 나 자신을 괴롭힐 필요도 없고 남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도 않아야 한다.

인생의 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수도 없이 넘어지곤 한다.

남들이 나보다 더 많이 걷는 것을 보고 자책말고 오히려 의욕과 용기를 얻으면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로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바로 인생이다.

대략적인 계획을 설계해도 중간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세워놓은 계획이 생각해 놓았던 길과는 다른 곳으로 흘러가곤 한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데, 그 순간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서 짊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혼자서 아등바등 거려봐도 해결은 커녕 자책감만 커져가는 날이 있었다.

혼자서 짊어질 필요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몰랐기에 마음만 병 들어갔던 것이었다.

덧붙여, 마음이 아프면 결국 몸으로도 나타나게 된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머뭇거리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Ⅱ 두려움을 일일이 적는다는 것


걱정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걱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걱정은 의무가 아니다. 걱정의 먹구름은 태양을 가린다. 구름을 멀리 보내버려라.


몇 년 전 뮌헨에서 열린 레이디스 이벤트에 게스트로 초대받은 저자는 나름의 걱정이 생겼다.

맨발로 걸어도 발을 접질리는데 하이힐을 신고도 흐트러짐 없이 우아하게 걷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옷이 거추장스럽지 않고 편해야 즐거운 저자는 블라우스, 바지에 납작한 신발을 신고 호텔로 향했다.

홀에 들어서자 진짜 레이디들이 보였고 우아한 옷을 입고 높은 하이힐을 신은 그녀들이 저자에게 물었다.

"어느 행사에 오셨는지…."

"레이디스 이벤트요."

"아, 행사요원이신가 봐요. 저쪽에 모여 계시던데."

"실망시켜드려 죄송하지만 저는 행사요원이 아니고 오늘 강연을 할 연사입니다."

그들의 행성에 끌려가지 않는 것,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에게 충실했기에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은 개선점으로 변화시켰지만 나 또한 걱정병이 나름의 단점이었다.

걱정이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끊임없이 걱정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끝이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나의 생각 또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흐려져만 간다.

저자는 그럴 때면 심리치료사가 해준 말을 되새긴다고 한다.

"걱정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 마음에는 방이 여러개 있다. 기쁨의 방, 불안과 수치의 방, 확신과 유머의 방, 당연히 걱정과 두려움의 방도 있다. 운이 좋다면 평생 그 방에 불이 한 번도 켜지지 않을 수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수도 없이 그 방의 불을 켤 것이다. 혹시 불을 켜지는 않더라도 손전등을 들고 그 안에 들어가 보기라도 할 것이다. 이 세상에 걱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두려움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Ⅲ 다시 일어서기, 다리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물론 나는 당신이 그 강한 힘을 쓸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혹시 쓸 일이 생기거든 그냥 자신을 믿어라. 당신은 해낼 수 있다.


우리에게는 상처로부터 스스로 회복되는 힘,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

평탄하지 않은, 굴곡 있는 길들을 지나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저항력을 키우고 회복탄력성을 배우게 된다.

즉, 많이 도전하고 노출되어야만 기를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인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주저앉고 싶을 때, 이 말들만 기억해보자.

나쁜 일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난다.

모든 비판에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

걱정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행복이란 그것을 깨닫는 능력이다.



저자의 어머니는 그녀의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열한 살의 딸인 아냐를 얻었고 스물한 살의 어린 나이에 저자를 임신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아내와 헤어진 후 몇 년 뒤에 어머니를 만난 것인데, 열 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새출발을 결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언니인 야나를 만날 순 없었다.

부모님이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던 어느 날, 오는 길에 신문 한 부 사달라고 부탁을 받게 된다.

3분 거리인 가판대이지만 비가 오기에 안 된다고 차로 가자고 말렸지만, 자전거를 좋아하던 아냐는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자전거를 타고 가판대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오지 않는 아이를 기다리던 부모님 귓가에 들리던 것은 사이렌 소리였다.

걱정이 된 아버지는 가판대까지 걸어가 주인에게 아냐가 왔냐고 물었지만 아직 안 왔다는 답변만 듣게 된다.

덧붙여, 저쪽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과 함께.

그랬다. 사고가 난 것은 바로 아냐였다.

심각한 뇌손상을 입어 뇌사상태에 빠진 아냐, 그런데 운전자는 처벌도 받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차 앞 유리창을 변상하라고 뻔뻔하게 요구하기에 이른다.

부모님은 그 사건 이후 도심을 떠나 시골로 이사하게 된다.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부모님에게 이를 어떻게 이겨냈느냐고 물었다.


"어떻게 이겨내셨어요? 어떻게 저한테 그렇게 좋은 아빠가 돼주시고 자전거도 가르쳐주실 수 있었어요?"

"그 힘은 바로 너였단다. 그때도 그랬고 또 지금도 그래. 네가 없었다면 결코 일어서지 못했을 거야."


큰일을 겪은 친구와 이웃에게 이런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 잊어버려. 관심을 딴 데로 돌려봐."

당연한 말이지만 절대로 내뱉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사랑과 슬픔, 이 두가지를 동시에 집중할 순 없기 때문이다.

힘든 시간이나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면, 우리의 신경은 서서히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다른 것은 까마득해진다.

특히 누군가를 보내는 큰일을 겪은 순간에는 매일매일 행했던 루틴을 지키려고 해야 한다.

일상으로 돌아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결국은 버텨내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목표를 잡은 뒤 세운 계획에 따라 착착 진행되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편할까.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고 우리는 그 묘미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간혹 인생 실패했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데, 모두가 인생은 처음이라 그에 따른 실수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기에 실수한 것 뿐이지 실패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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