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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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풀을 밟고 뜯는 것은 본질적으로 환경에 손상을 가한다는 점, 한 지역에 소의 개체수가 많아질수록 생테계의 피해가 심각해진다는 점이 소의 혐의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틀린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러한 잘못된 추정들을 짚어보며 다양한 소고기 비판론을 다뤄보려고 한다.


저자, 니콜렛 한 니먼은 환경보호단체 워터키퍼 얼라이언스의 수석변호사로 일했으며, 가축의 공장식 사육을 혁파하기 위한 캠페인을 주도했다. 최근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과 가축 복지 향상의 옹호자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타임》, 《오 매거진》, 《팔레오 매거진》 등 유수의 잡지에 활약상이 소개됐고, 〈PBS 뉴스아워〉, 〈닥터 오즈 쇼〉, 〈다이앤 렘 쇼〉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예일, 스탠퍼드, UC 버클리를 포함한 여러 대학에서 강연하였다. 2016년에는 식품을 주제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 위크 다이얼로그’에 전 세계 23명의 초청연설자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 전작으로 《돼지가 사는 공장》이 있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LA타임스〉, 〈허핑턴 포스트〉, 〈디 애틀랜틱〉 등 많은 보도매체에 글을 썼다. 캘리포니아주 볼리나스의 목장에서 남편 빌 니먼, 두 아들 마일스와 니콜라스와 함께 소들을 키우고 있다.




Ⅰ 소와 지구


"소들은 우물대는 입과 어슬렁대는 발굽으로 미국 서부를 비롯한 지구의 광활한 대지를 무차별 초토화했다. 소들은 수로를 훼손하고, 초지를 벌거벗겨 침식시키고, 야생생물 개체수를 줄인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그 결과 사막이 세계 곳곳에서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과잉방목이 환경을 해친다는 논쟁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풀을 밟고 뜯는 것은 본질적으로 환경에 손상을 가한다는 점, 한 지역에 소의 개체수가 많아질수록 생테계의 피해가 심각해진다는 점이 소의 혐의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틀린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러한 잘못된 추정들을 짚어보며 다양한 소고기 비판론을 다뤄보려고 한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환경 위기이다.

'지구온난화가 인간활동이 초래한 위기라는 말은 하나의 정치적 음모에 불과하다'라는 회의론이 팽배할 정도로 미국인들 사이에서 쟁점이 되었었다.

현재 이 음모론은 수그러들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어떤 것이 기후변화에 더 나쁜가? 햄버거를 먹는 것? 아니면 사륜구동 대형 차량을 모는 것?"

햄버거가 더 나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환경을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소고기를 끊는 것이 더 좋다는 제언으로 끝맺는 오늘날의 기사는 은근한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농업이 야기하는 세가지 주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이다.

특히 이산화탄소는 미국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82%를 차지할 정도인데 온난화 효과는 수십만 년이나 지속된다.

수십만 년, 즉,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미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4%에 불과하지만 연간 인공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15%에 달할 정도이니 어이없을 정도로 많은 셈이다.

이 중 92%는 화석연료 사용에서 나온다고 하니 비행기가 가장 오염 집약적이다.

교통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8%는 개인 차량에서 나오는데 미국인만큼 운전을 많이 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은 다른 경제 부문보다 이산화탄소를 훨씬 적게 배출한다는 것이다.

현재 농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14%가 이산화탄소이다.


"물론 소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이 시나리오의 일부가 될 필요는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소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사람들의 구매 비용이 삼림 파괴, 대규모 단일작물 재배, 유독성 살충제와 제초제 사용 같은 파괴적 농법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더 높다.


…… 가축 방목이 야기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방목에는 기계화 설비가 거의 필요 없고, 사료를 따로 재배하거나 구매할 필요도 없다. 소 사육, 특히 소 방목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미미하다.




Ⅱ 소고기와 사람


소고기는 어쩌다 건강의 적이 된 것일까?


마이클 폴란이 말했다. "과학자들은 최선의 의도를 내세우고 최고의 도구로 무장하고서, 우리가 먹는 기쁨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그렇지만 건강에는 거의 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음식을 바라보게끔 만들었다."

20세기 동안 미국의 육류 소비는 등락을 거듭하게 된다. 동물성지방과 적색육 소비가 늘어난 나라는 아니다.

이유가 뭐가 되었든 미국인이 동물성 지방을 식물성 기름으로 널리 대체해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의사와 영양학자가 적색육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그럼 또 사람들은 충직하게도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를 버리고 닭고기, 칠면조고기, 생선으로 갈아타게 되는 것이다.

적색육이 문제고 생선같은 것이 건강에 좋았다면 백색육은 많이 먹고 유지방, 적색육 섭취는 줄어들었는데 어째서 대표적인 식이 관련 질병들이 악화되는 것일까?

우리는 답을 이미 알고 있다.


사람들은 왜 고기를 좋아할까?


식품과학자 해럴드 맥기는 이렇게 답변한다.

고기를 향한 깊은 우리의 갈망은 아마도 본능과 생리작용에서 온다. 우리가 문화적 동물이 되기 전부터 '영양 지혜'가 우리의 감각기 기관, 혀의 맛봉오리, 코의 냄새 수용체, 그리고 뇌에 내장됐다. 특히 혀의 맛봉오리는 중요한 영양소를 알아보고 쫓아가기 위해 진화했다. 즉 우리에게는 필수 염분, 열량 높은 당분, 단백질의 재료인 아미노산, 뉴클레오티드라고 불리는 핵산 구성 물질을 잡아내는 수용체들이 있다. 날고기는 이 모든 맛을 촉발한다. 근육세포(고기)는 상대적으로 연하면서 생화학적으로 매우 활동적이기 때문이다. (…) 그래서 고기에는 식물성 식품은 내지 못하는 감칠맛이 난다. 고기 요리의 풍미는 이 같은 생화학적 복잡성에서 나온다.


우리 몸은 무엇을 먹도록 진화했는가? 그것을 먹어야 한다.




Ⅲ 현실 그리고 미래


소와 관련해 제기된 문제는 소와 토지가 관리되는 방식, 소에게 먹이는 물질, 성장 촉진을 위해 투여하는 호르몬과 약물,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관행들, 자원 낭비, 살아 있는 가축의 장거리 운송, 도살장에서의 취급 방식, 달리 말해 소 관련 문제들은 토지 관리, 자원 낭비, 오염, 동물복지, 식품 안정성으로 정리된다.


모든 자구책의 첫 단계는 자기반성과 자기인정이다.

업계는 대부분 인정하지 않고 부인만 난무한다.

비판을 공정하고 평가하고 문제 해결에 힘을 써야 하는데 그저 방어 태세로만 일관하니 나아질 수가 없는 것이다.


미국인의 소고기 소비량은 30년 동안 급감했고 산업화된 세계 전반에서도 이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업계의 막무가내 태도에 소비 하락의 부분적인 책임도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서, 저자는 이러한 실행안을 내놓았다.

1. 방목 관리를 개선한다. 방목이 적절한 계획과 감독 없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관리형방목은 환경에 유익한 정도라 아니라 생태계가 제 기능을 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잘 관리되지 못한 방목은 오히려 해가 된다. 모든 농부와 목장주들이 동참할 필요가 있다.

2. 일차포식자에 대한 살상을 멈춘다. 포식자는 건강한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존재다. 그리고 목장주는 인간사회의 그 누구보다 건강한 생태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없어선 안 될 동물들에 대한 포획을 멈추고 그들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3. 가축에게 더는 약물을 주입하지 않는다. 항생제와 베타아고니스트를 비롯한 충격적이고 입맛 떨어지는 각종 약물과 각종 부산물이 비육장에서 소에게 일상적으로 공급된다. 이는 건강하지 않은 가축을 만들고, 이들은 인간에게 위험할 수 있는 식품이 되며,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은 강과 하천을 오염시킨다. 동물이 자연 상태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순수한 사료 외에는 어떤 것도 소에게 먹이면 안 된다. 곡물이 소에게 본질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에게 곡물을 먹이는 것은 자원 낭비이자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을 거드는 일이기에 나는 곡물사료는 드물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소는 최대한 자기가 직접 먹이를 찾아 먹어야 한다.

4. 호르몬 사용을 중단한다. 젖소나 육우에게 어떠한 성장호르몬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배타아고니스트와 마찬가지로 호르몬 사용은 소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하고, 인간에게도 위험한 식품을 낳는다. 이를 경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간다. 또한 이 관행은 시장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입지를 제한한다. 유럽연합은 1981년에 가축에 대한 호르몬 사용을 금지했다. 성장호르몬 사용은 즉시 전면 중단되어야 한다.

5. 송아지를 비육장에 넣지 않는다. 소를 기르는 최상의 방법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풀을 뜯게 하는 것이다. 설사 비육장을 허용해도 어린 소에게는 적용해선 안 된다. 같은 건강과 복지 문제도 어린 소에게는 더 증폭된다. 소를 불가피하게 비육장에 보낸다 해도 적어도 생후 일 년, 가급적 생후 18개월 이전에는 보내지 말아야 한다.

6. 어린 소를 도살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생후 2년 미만의) 어린 소를 도축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관행이다. 사육 기간 단축은 베타아고니스트, 호르몬, 고농축 사료의 사용(모두 중단해야 할 관행이며 고농축 사료의 경우는 최소화해야 한다.)에 따른 결과다. 소는 완전한 성체로 키운 다음에(최소한 생후 2년에) 도축해야 한다. 그것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질 좋은 고기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7. 장거리 운송을 중단한다. 목장주라고 모두 알겠지만, 소들은 트럭 운송 중에 눕지 않는다. 누우면 짓밟혀 죽는다. 이것이 소의 운송거리를 반드시 줄여야 하는 이유다. 동물복지인증 기준에 따르면 소 수송은 절대 여덟 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소들이 더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장거리 수송은 비인도적이다.

8. 도축 관행을 개서난다. 소는 인도적으로 도축되어야 한다. 인도적 도축은 우리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생명체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뿐 아니라 고기의 질과 안전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소가 친밀함을 느끼는 소유주가 직접 다루는 것이다. 이것이 동물이 평온을 유지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아울러 모든 동물이 항시 인도적 취급을 받는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서 모든 도축장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주를 이루다보니 아무래도 비판의식으로 인해 너무 편향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생각하는 것은 개개인마다 천차만별이긴하지만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전에 도축과 관련된 외국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찾아보려 했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 결국 실패했지만 책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어렸을 때, 외가집에 들어가면 집 바로 오른쪽으로는 밭과 닭장이 있고 왼쪽으로는 밭과 외양간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소는 내게 참 친숙하다.

음메에- 묵직한 울림이 아직도 귓가에 선하다.

여물이 소의 주된 밥이긴 했지만 할머니는 이따금 풀을 잔뜩 따다 주기도 하셨다.

그 때는 몰랐었는데, 할머니께서는 말씀해주셨던 게 문득 떠오른다.

"들판이 있으면 풀 뜯어 먹으며 살아야 하는데 여기는 넓은 들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주는 거란다."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라면 우리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일까? 그야 당연한 것이기에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이다.

이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먹는 것이기에 알고 먹어야 하는 것이 맞다.

예컨대, 항생제를 주입당한 소들을 우리가 계속 먹게 되면 우리 몸에는 그렇게 미세한 양의 항생제가 계속해서 쌓이는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해를 입는 것은 바로 우리다.


가축과 관련된 인문서를 연달아 읽다보니 이전에 읽었던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가 문득 떠올랐는데 연관되어 읽기에 참 좋다.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 ▶ https://blog.naver.com/shn2213/222561269433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나니 벌써 5월 첫째날이 되었다.

난 왜이렇게 몸이 안 좋은 것인가.

가뜩이나 아픈 몸에 후유증까지 겹치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다.

일정이 계속 밀리니 마음은 조급하고,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만 가니 마음 편히 쉴 수도 없는 것 같다.

따스한 5월, 따스하게 보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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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5-02 0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궁금했는데, 잘 정리해주셔서 아하 그렇구나 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하나의책장 2022-05-03 22:59   좋아요 0 | URL
저자가 미국인인지라 미국 기준으로 글을 작성한거라 누군가에게는 조금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도 다큐멘터리 한 편 본 것 같아서 전 굉장히 많이 배운 느낌이였어요^^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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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현실이었다.

그녀에게 닥친 모든 일은 현실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손 내밀어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

어떤 책이 그녀를 구렁텅이에서 꺼내준 것이었을까?


저자, 전안나는 19년 차 직장인이자 『1천 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쉽게 배워 바로 쓰는 사회복지글쓰기』, 『초등 6년, 읽기 쓰기가 공부다』 등을 쓴 작가이고, 전국을 다니며 독서법을 강의하는 강사이다. 아동 학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노력하다 보니 아동·청소년 담당 사회 복지사가 되었고, 가정 폭력 전문 상담사가 되었고, 아동 인권 강사가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오랫동안 몸 바쳐온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불만 등이 겹치면서 우울증과 식욕 부진, 불면증에 시달렸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던 중 기적처럼 독서의 기쁨을 알게 되어 하루 한 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100권을 읽자 불면증이 사라졌고, 300권을 읽자 미웠던 남편과 시어머니가 이해되고 관계도 좋아졌다. 500권을 읽자 삶에 대한 의욕이 다시 타올랐고, 800권을 읽자 책이 쓰고 싶어져 글을 쓰기 시작했다. 1천 권을 읽자 『1천 권 독서법』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Ⅰ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다치바나 다카시


자기 역사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즉 자신의 존재 확인을 위해서이다.


전안나

생년월일 1982년 2월 24일

출생지 서울특별시 은평구 불광동

출생 신고일 1987년 12월 21일.

출처 입력


최초 공식 서류에는 이렇게 적혀 있지만 이름도 생년월일도 모두 다르다.

저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처럼 태어난지 5년이 지나서야 양부모님 집으로 가게 된다.

바깥세상과 분리되어 존재 없는 아이들, 태어나서 죄송한 아이들이 대규모로 수용되었던 고아원은 1980년대부터 소규모 가정집 형태의 그룹홈으로 변해갔으며 한참 한국에서는 고아원이 번창하던 시기였다.

한편으론 마음 아픈 일이다. 그 시기가 대규모 입양 아동 수출이 이루어진 시기였으니깐.


무한도전에서 해외프로젝트 중 미국으로 입양된 딸과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의 만남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어처구니없게도 당시 엄마는 아이를 낳았는지조차 몰랐고 집안 어른들은 또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핏줄을 버렸던 것이었다.

다행히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 훌륭하게 컸지만 이유가 참 황당할 수가 없었다.

실제 다른 입양 프로그램들을 보면 그 시기에 아이를 버린 이유가 참 어처구니가 없다.

고아원에 버렸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모두 해외입양을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또한 해외입양을 간다해도 모두가 안정적인 가정으로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미국에서 아이를 입양할 시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있어 이를 악용하여 아이를 마구잡이로 입양해놓고 방치하며 학대한 선례도 분명 있다.

버려진 이들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분명 버린 이들의 잘못인데, 그렇게 고아원에 버려진 이들은 오히려 태어나서 죄송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짙은 남색에 둥근 아치형 철문으로 된 고아원 출입문이 생각난다.

안에는 생활관이 있었고, 교회가 있었고, 어린이집이 있었다. 그곳에는 수십 명의 여자아이가 살았고, 수용실처럼 널찍한 방에서 나와 비슷한 또래 여자아이들 십여 명이 함께 지냈다. 언니부터 동생까지 여러 명이 한방을 썼는데, 자다가 밤 12시쯤 되면 선생님이 우리를 깨우곤 했다. 이불에 오줌 싸지 말라고 일부러 깨워서 화장실에 보내는 것이다. 비몽사몽간에 긴 복도를 따라 줄을 서서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비몽사몽 잠을 자곤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언니들에게는 책상이 한 개씩 배정되었다. 나는 고작 다섯 살뿐이었지만 자기 책상을 가진 언니들이 부러워서 일부러 올라가서 앉아 보던 기억 조각이 있다.


어느 날은 어린이집 준비물이 우유갑이라 담당 보육 선생님에게 준비물을 말하니 마침 책상 위에 있던 우유 한 팩이 있었는데 이를 주욱 들이키더니 빈 우유갑을 그녀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게 참 먹고 싶어 스스로 애처롭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말한다.

"대개의 사람들의 최초 기억에는 강한 희로애락의 감정이 동반되어 있다.


저자의 최초의 기억은 '먹을 것'에 대한 슬픈 기억일까? 어린이의 마음을 읽어 주지 못한 '어른의 무심함'에 대한 분노의 기억일까? 지금도 남아 있는 '식탐'인 것일까?




Ⅱ 하염없이 작아지는 밤 |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유난스러운 자들이여,

온 힘을 다해 스스로의 특별함을 지키자.


화가 날 때 표현하지 않고 꾹 꾹 참는다는 저자.

간혹 그녀의 화가 겉으로 드러날 때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참고 참는 그녀가 2009년 5월 5일 태어나서 가장 분노했던 날이라고 한다.

그 날은 양어머니와 완전히 인연을 끊게 된 날이었다.

집안일을 해야만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었으며 대학 학비 내준 적도 없고 용돈도 없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근로 장학을 하고 총학생회 활동으로 봉사 장학금을 받다가 저녁에는 초등학생,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하고 주말에는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등록금을 충당하고 양어머니에게 생활비도 매달 주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하게 되었는데 양어머니가 급여 통장을 본인 명의 통장으로 바꾸라고 윽박질렀다고 한다.

규정 상 그렇게 안 된다고 선을 긋고 급여 명세서도 보여주질 않으니 보란듯이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썼다고 하니 어렸을 때는 얼마나 심했을지 눈에 훤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결혼할 때 준다고 얼버무렸지만 돈이 적다며 욕을 퍼부었다고 한다.

6000만원이었다. 가져다 준 돈이 무려 6000만원이었지만 결국 저자는 3개월 할부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엄청난 욕과 함께 생활비를 요구했고 저자는 결국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보지 않고 전화를 차단하는, 소극적 저항일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저자에게는 충분했다.

이렇게 양어머니를 해결하고 나니 이제 시어머니가 문제였다.

뜬금없이 불쑥불쑥 내는 화로 인해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시아버지가 시어머니를 병원에 데리고 가니 '화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시어머니 본인이 받았었던 시집살이의 울분을 주체할 수 없으니 애꿎은 며느리들에게 화살이 간 것이었다.

다행히 약을 먹고 치료를 하고 나니 고부갈등이 언제 있었냐는 듯 관계는 좋아졌다고 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을 낱낱이 듣지 않아도 눈에 훤할 정도이다.

그간 얼마나 힘들고 고되었을지 추측하기도 힘들다.

저자야말로 진즉 화병에 걸렸을 것이다.

미국 임상 심리학자 타라 브랙이 「받아들임」에서 말한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의 경계는 우리 자유의 경계"라고.


마음의 분노와 화를 잘 다루어 '자신 안에 있는 화와 분노가 있음'도 수용한다면 분명 꽉 차 있던 분노가 조금씩 사그러지지 않을까?


그냥 살아남으면 돼.

그게 다야.


그렇지만 살아남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보통 큰일이 아니다.

대단한 일이다.




Ⅲ 살기 위해 읽다 | 「수전 손택의 말」, 수전 손택·조너선 콧


엄청난 양을 읽었는데 상당 부분은 무념무상으로 읽었죠.

전 사람들이 TV를 보듯이 책 읽기를 즐겨요.

읽다가 잠들기도 하고요.

우울할 때 책을 한 권 집어 들면 기분이 좋아져요.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교통사고로 한 달간 입원했을 때 양아버지가 사다준 위인전을 계기로 저자의 생존독서가 시작되었다.

부모가 없다는 것, 입양되었다는 것, 학대를 받았다는 것, 그 모든 것들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지만 손을 뻗은 유일한 것이 책이었다.

그렇게 독서는 유일한 취미이자 친구가 된 셈이었다.


신실한 신자였던 양어머니는 새벽 기도를 가고 금요 철야 예배를 드리고 매일 성경을 읽고 성가대를 하고 전도를 하면서 수많은 영혼을 살렸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남편과 입양딸에게는 폭력과 폭언을 일상화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당화되는 법은 없다.

저자는 양어머니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자 성경까지 읽어봤지만 그것은 양어머니의 인성 문제였을 뿐이었다.


나는 충전기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배터리처럼 살았다.

사랑스러운 아이도, 직장도, 남편도 충전기가 되어 주지 못했다. 술도, 쇼핑도, 종교도 충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자, 책은 곧바로 충전기가 되어주었다. 마음속에 에너지가 살아났다. 오랫동안 방전된 핸드폰을 잠시 충전기에 꽂는다고 바로 100% 충전이 되지 않듯이, 처음에는 책 한 권 읽으면 5% 충전이 되었다가, 다시 책을 덮고 육아와 회사 일을 하다 보면 1%로 떨어지기를 무한 반복했다. …… 책은 나에게 충전기였다.




그간 버틴 것이 대단하다는 말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의 마음이 들었다.

저자에게 책은 충전기와도 같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을지 감히 예상해보지만 마음 속 생채기가 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참 희한한 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억지로 지우고 싶어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마치 어제 일인 것 마냥 선명하게 그려진다.


나에게 있어서, 책은 안식처이자 도피처이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이렇게 살아갈 것이라는 이정표나 다름없다.

글쓰기 노트에 쌓여져만 가는 책들 중 나의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

그것이 나의 기록물이자 하나의 역사인가보다.

하루가 너무 아까울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데 나는 정작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모르겠다.


책 읽는 내내, 저자와 커피 한 잔씩 놓고 그녀의 지난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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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2-04-25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그 아이가 보육원 아이인 걸 몰랐지만 고아원에 초대받아 친구네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어요. 거기에서 고아라는 티를 내지 않던 다른 아이들도 만나게 되어 그 아이들이 당황해해서 무척 놀랐던 적이 생각나요. 그 이후로는 누가 집에 오는 것도 싫고 제가 초대받아 가는 것도 좀 싫고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또 친구네 집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고아원이어도 별 생각도 충격도 없이 그냥 고아원 동생들이랑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ㅋㅋ
버팀목이 없을 때 책만큼 위로가 되고 든든한 존재가 없는 거 같네요.
(물론 고아도 기아도 탁아도 있고 탁아의 비중이 높아 싸잡아 고아라고 말하면 좀 뭣하지만 요건 좀 봐주세요. ^^;;)

하나의책장 2022-05-03 23:05   좋아요 1 | URL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사람한테서 위로받고 격려받으면 그만한 힘도 없긴 하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들, 그러니깐 가족이나 친구 등 모두가 나에 대해 온전히 이해해준다고 할 순 없으니 온전하게 위로받고 격려받으려면 사실 책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정말 힘들 때 책장에서 책부터 마구마구 집어들어요ㅎ
나에 대해 잘 아는 사람보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에게 응원받고 격려받는 게 더 큰 힘이 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응원할게요, persona님^^

새파랑 2022-05-07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축하드려요 ㅋ 몸도 괜찮아지시고 좋은 날씨 5월을 즐겁게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

하나의책장 2022-05-19 23: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05-07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 2022-05-19 23: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5-07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5-19 23: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굿밤되세요⭐️

서니데이 2022-05-07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5-19 23: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러블리땡 2022-05-08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ㅎㅎ 책은 충전기 ㅎㅎ 공감합니다 ㅎ 읽을땐 충전되는데 리뷰쓸땐 배터리 떨어지는건 저 뿐이겠죠? ㅠ ㅎㅎㅎ 하나의 책장님 리뷰도 사진도 넘나 예뻐서 참 좋아요 ㅎㅎ 항상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하나의책장 2022-05-20 00:04   좋아요 0 | URL
앗! 러블리땡님도?ㅎㅎ 전 정말 마무리짓지 못한 리뷰가 너무 많아요. 중반부까지 쭈욱 써놨으니 마무리만 지으면 되는데 쉽지 않네요ㅠ 항상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굿밤되세요❤️
 
유튜브 활용 실용영어 체득의 정석 - 유튜브의 영어 콘텐츠와 학습지원 기능 활용 3단계 의사소통 훈련 노하우
김신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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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핵심만 담았기에, 시간 제약이 있는 이들에게 더 적합한 『유튜브 활용 실용영어 체득의 정석』!

제목부터 자연스레 눈길을 끌고 있는데, 실제 영어 왕초보자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김신호는 전기도 안 들어오는 시골에서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하여 생업에 종사하며 검정고시, 9급 및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야간 대학교(성균관대)를 졸업하였다. 그래서 영어는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어서 어느 시험에서나 평균을 끌어내리는 주범이었다. 급기야 휴직까지 해 가며 준비한 행정 고시에서 영어 과락의 수모를 당하고 이후 영어를 아예 잊고 지냈다. 그런데 복직 후 7년여 세월이 흘러 나이도 40대 중반이 돼 가던 어느 날, 갑자기 직장에서 토익시험 성적을 승진에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특히, 경험조차 전무했던 리스닝 학습방법을 몰라 헤매다가, 인터넷의 영어방송 등을 활용, 학습하여 단기간에 승진 상위 가산점 점수를 획득하여 조기 승진하였다.

그런 경험 과정과 관련 정보를 담은 『e 리스닝 그게 뭐지?』(NE능률, 2002)도 출간하고, 이전엔 꿈도 못 꿨던 국비 장기연수 시험에도 도전, 합격하여 유학도 다녀왔다.

이후 ‘New 공짜로 영어 귀뚫기’ 카페(한때 회원 5만여 명)를 개설하여 링크된 라이브, VOD 등 영어방송을 무작정 듣기 위주로 학습하였는데 별무성과였다.

그러다가 스마트폰 등장 이후 유튜브의 다양한 수준 및 유형의 학습 강좌, 네이티브 영어채널 및 학습지원 기능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을 유기적으로 활용, 학습 및 습득하여 UN 산하 국제기구 주재관에 선발되어 파견근무도 하였다.




◆ 영어공부에 처음 또는 재도전하려는데, 무엇에 대하여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 섀도잉 방법이 최고라고 해서 시도하다가, 무슨 말인지 잘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발음하는지도 헷갈려서 포기한 분.

◆ BTS(방탄소년단) RM처럼 미드로 영어공부를 시도하다가, 모르는 어휘나 어구도 많고 아는 단어조차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좌절한 분.

◆ 좋다는 영어학습 유튜브 채널 몇 개를 열심히 수강하고는 있는데, 향후 로드맵도 없고 성공에 대한 확신도 없는 분.

◆ 실용영어를 습득하려면 무엇보다 이해 가능한 인풋이 필요하다는 말은 들었는데, 활용할 만한 콘텐츠 및 도구나 구체적 방법을 몰라서 실행하지 못하는 분.

◆ 회화책으로 학습하거나 학원 강의를 수강하여 원어민과 기본적인 몇 마디까지는 대화가 가능한데 그 이상은 안 되는 분.

◆ 문법, 단어, 독해 공부는 했는데, 듣고 말하고 쓰기는 어떻게 익혀야 할지 모르는 분.

◆ 토익, 토플 등 시험 점수가 어느 정도는 나오는데, 그 이상은 아무리 해도 오르지 않는 분.

◆ 원어민 강사가 하는 말은 그럭저럭 알아듣겠는데, 본토 방송, 드라마, 영화, 원어민 간 대화 등은 거의 또는 아예 안 들리는 분.

◆ 국제회의 등에서 발표, 토론, 인터뷰 등을 제대로 하고 싶거나, 업무상 영문 이메일, 보고서 등 작성 때문에 걱정이신 직장인. 영문 자소서, 학업 계획서, 리포트, 에세이 등을 직접 작성하고 싶은 학생.


이렇게 열거한 대상 중 하나에 속해있다면, 분명 이 책에서 단 하나라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은 영어공부를 학습과 습득으로 구분한다.

학습은 학교, 학원에서 문법 등을 배우고 이를 적용하여 독해하고 발음 방법을 배워 낭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습득은 이러한 학습 과정없이 이해 가능한 영어를 상당 기간 듣다 보면 영어를 알아듣고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책은 1부, 2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1부에서는 실용영어 체득 방법의 이론적 기반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실용영어 체득 3단계와 단계별 유튜브 채널 그리고 각종 학습지원 기능 세팅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실용영어 체득 방법 및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2부에서는 저자의 영어공부 관련 인생 여정과 저자의 방법으로 연습하여 미국에 무난히 안착한 지인의 영어 학습 및 습득 내용 등에 대해 나온다.




알다시피 우리는 잘 짜여진 커리큘럼에 맞춰 영어를 공부한다.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실제 영어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닥치면 식은 땀부터 나게 된다.

고등학교 때 잠시 갔다온 미국에서 뼈저리게 느꼈으니깐.


초등학교 때, 처음 배우는 영어가 참 좋았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국어였고 무엇보다 '한글'이 참 좋았다.

그래서인지 언어와 관련된 과목은 항상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는데 초등학교때 처음 접했던 영어도 그랬다.

고모부가 외국인이셔서 큰고모가 미국에서 살고 계시는데 잠깐잠깐 영어로 짤막하게나마 통화하면 그렇게나 신이 났다.

그러다 타이밍이 맞아 미국에서 잠시 머물 기회가 생겼었다.

항상 영어와 관련된 과목은 100점 아니면 한 두개 틀린 게 전부였으니 틀에 맞춰진 영어 공부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외국에 나가려니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쫄보라고 할 수 있는 내가 경유까지 해서 가야 하는 먼 길이기에, 급한 대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영어회화를 더 외워갔었다.


인천공항을 떠나 LA에 착륙했을 때부터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영단어 암기를 시작으로 문법, 독해 등을 배웠는데 막상 가보니 우물 안 개구리인 것만 같았다.

당시 한국교회에도 한 달여간 다니면서 한 남매와도 친해졌었다.

누나는 나보다 한 살 어렸고 동생은 5살이었는데 이민온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그 때 영어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남동생은 5살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고 있었는데 누나는 참 힘들었다고 한다.

겨우 영어가 입에 붙었을 때는 오히려 한국어가 떠오르지도 않았고 어떤 때에는 영어, 한국어가 너무 헷갈려 힘들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알고있던 영어는 잠시 제쳐두고 나 스스로 어린 아이라 생각하며 두 달 정도 처음 배우는 언어처럼 습득하며 지냈었다.

놀랍게도 한 달 딱 지나고나니 나도 모르게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었다.

그 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었다.

역시 영어를 제대로 배우려면 영어권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여의치 못하다면 실용 영어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미드나 영화를 자주 보고 있는데, 특히 영어권 뉴스를 접할 때는 잡지나 유튜브를 보곤 한다.

요새는 영어권에서 살고 있는 유튜버들이 일상 브이로그를 많이 올리고 있는데 실제 이런 영상들을 공부삼아 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를 활용하여 실용영어를 체득할 수 있는 방법이 가득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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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뉴스
셰릴 앳키슨 지음, 서경의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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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언제부터였을까?

미디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조작되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 물음에 오랜 경력의 언론인인 셰릴 앳키슨이 답한다.

책 한권에 내러티브 뉴스에 관한 숨겨진 뒷이야기의 모든 것을 신랄하게 털어놓았다.

우리는 꼭 알아야 한다.

뉴스는 더 이상 모든 진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저자, 셰릴 앳키슨은 40년 경력의 언론인이다. 무당파이며 “Full Measure with Sharyl Attkisson”의 진행자이자 편집장이다.

그녀는 CBS NEWS, CNN, PBS에서 일했고,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와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취재해왔으며, 에미상과 에드워드 머로 탐사 보도상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공화당 초선의원들의 모금 활동에 대한 비밀 조사','2002년 적십자사의 경영실태에 대한 독점 보도', '부시 정부의 TARP(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의 구제금융에 대한 조사' 등으로 에미상을 다섯 번이나 수상하였다.

앳키슨은 B-52와 F-15 전투기에 탑승한 적이 있는 몇 안 되는 기자 중 한 명이며, 태권도 5단의 유단자이다.




내러티브는 다양한 측면을 가진 이슈를 한쪽 측면에서만 보여주는 경향이 크다. 어떠한 논리적 접근도 배제된다. 공격 대상에 적용된 기준이나 판단은 내러티브를 주도하는 세력과 그 동조 세력에게는 결코 적용되지 않는다.




Ⅰ 셰릴 앳키슨 그리고 CBS


뉴스는 두 가지 종류의 편향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의도적 편향, 부지불식간의 편향이다.

의도적 편향은 식별하기 쉬우며 뻔뻔하며 자신의 속내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자랑스러워하며 부정하지도 않는다.

의도적 편향에 저지르는 기자들은 자기합리화에 최적화되어 있는 셈이다.

반면, 비의도적인 편향은 오늘날 뉴스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이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이를 저지르는 기자들은 스스로 편향이 있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한다고 한다.


96년도, 저자가 워싱턴에서 취재 기자로 일할 당시의 일이다.

'스티브 포브스의 일률 과세 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것', 이라는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이었던 포브스였다.

포브스의 일률 과세는 부자에게 유리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불리한 정책이라는 내러티브였다.

경험 많은 동료들을 보아도 스스로 명백한 편향적 시각으로 기사를 쓰고 있음에도 자각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저자에게 꽤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 때때로 우리는 기사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어야만 하는지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진짜 뉴스를 놓칠 때가 많다. "


이십 여년을 CBS에서 근무하면서 저자는 문득 깨닫게 된다.

진정한 스토리를 외면하기보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에 에너지를 쏟는 게 맞는 것이라고.


2013년 1월, 보잉 787 드림라이너 화재 사건을 조사해보라고 지시를 받게 된다.

살펴본 결과, 저자는 독점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수년 전, 드림라이너에 사용된 배터리 시제품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대형 화재의 비디오를 손에 넣게 된 것이다.

내부고발자를 설득해 카메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고 저자는 이 모든 것들이 '명백한 증거'에 해당할 것이라 확신했었다.

기사는 워싱턴 DC의 선임 프로듀서의 승인을 받았지만 정작 뉴욕이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CBS 이브닝 뉴스의 책임 프로듀서는 왜 화재 영상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영상을 삭제하길 원했다.

워싱턴 선임 프로듀서와 뉴욕 프로듀서의 언쟁이 오고갔고 결국 기사는 잘리게 되었다.

그 후, <CBS 토요일 오전 뉴스>팀에 제안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윗사람들의 압박으로 인해 방송이 무산된다는 것은 결국 보잉 측의 압박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이 저자가 CBS를 떠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였다/

2019년, '보잉 737 맥스기' 추락사고 두 건이 발생했다. 346명의 희생이 있었다.

이는 저자가 6년 전 드림라이너 기사에서 다루었던 것과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었다.

보잉 737 맥스기 추락사고를 보며 저자는 이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만약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결함에 대한 나의 드림라이너 기사가 보도되었더라면, 737 맥스기의 비극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Ⅱ 내러티브의 무기화, 미투 내러티브


내러티브를 가장 사악하게 사용하는 것은 파괴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다.

내러티브의 파괴적 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미투(#MeToo)운동의 끔찍한 무기화이다.


2006년, 직장 내에서 여성에 대한 성적 괴롭힘, 성폭력에 대항하는 캠페인으로 미투 운동이 시작되었다.

연예계, 언론계는 물론이고 정계의 인사들까지 미투 고발이 이어지면서 말그대로 난리가 났었다.

미국 뿐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미투 운동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하였다.

남자든 여자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범죄 행위가 성립되었을 때 고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미투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어둡고 위험한 현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즉, 미투 내러티브가 파괴의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었다.

무작정 한 여성이 목소리를 내면 모두가 '무조건 믿어주라'라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여성들이 이런 문제로 굳이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학대, 강간, 추행을 빌미로 거짓말 할 여성은 없다는 말은 매우 큰 오류이다.

1931년 앨라배마에서 아홉 명의 흑인 청소년이 두명의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거짓 혐의로 고발을 당했었다.

1987년 타와나 브롤리라는 흑인 여성이 백인 남성들에게 납치, 강간당했다고 허위로 고발했었다.

2014년 <롤링스톤>지는 버지니아대학생의 허위 강간 고발 기사를 게재했다가 기자가 명예훼손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국 또한 미투운동이 크게 일어나 한바탕 난리가 났었는데, 이를 악용하는 여성들 또한 있었다.

잠깐 보였다가 홀연히 사라져 버리는 제트기의 비행운처럼, 대부분의 고발 사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신빙성을 잃어가거나 잊혀지곤 한다.

오늘날의 편파적인 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투 내러티브가 얼마나, 어떻게 왜곡되었는지 잘 보여주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분명 더 많을 것이다.


2017년 11월, CBS의 오랜 방송 진행자인 찰리 로즈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가 성추행 혐의를 보도했다. 2018년 5월 추가 보도가 이루어졌고 7월 전 NBC 기자 로난 패로우가 <뉴요커>에 초대형 폭탄 기사를 실었다.

패로우의 기사 내용은 이랬다.

여러 명의 CBS 남자 직원들이 부적절하고 성차별적인 행동을 하며 부실 경영, 은폐,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 휘말린 인물이 <60분>의 제작 책임자였던 제프 페이거였다.

당시 페이거의 경쟁자들이 미투 내러티브를 무기화해서 그의 경력을 박살내버렸었다.

어떻게 CBS에 대한 세간의 주목을 이용해 그를 비방하고 논란거리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일까?

페이거의 경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직장 내 성희롱을 묵인했다는 주장으로 유도한 뒤 이어 페이거 자신이 만연한 성추행에 동참했다는 비난으로 둔갑한 것이었다.

이러한 근거없고 편파적인 주장은 결국 내러티브의 힘 때문이었다.

이후, 페이거는 CBS에서 해고되었는데 단순히 부실 경영이나 성추행 고발이 이유가 아니었다.

그를 취재하던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 때문이었다.

'뒷받침할 만한 증거의 제시 없이 이러한 허위 고발을 계속해서 반복한다면 내가 입는 피해에 대해서 당신이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조심하십시오. 나를 해치려다가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에 대한 해로운 주장들을 당신 스스로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보도한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협박성 문자가 그의 운명을 결정한 것이었다.

CBS 내부자들은 왜, 어떻게 페이거가 미투 내러티브라는 무기에 의해 희생되었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매일 그를 끌어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엄청난 경쟁과 권력 다툼이 있었습니다. 미투 보도는 제프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페이거가 CBS에서 해고된 후에 저자가 직접 그를 만났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입장을 변호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답했다고 한다. 변호하게 되는 순간, 희생자들을 괴롭히거나 미투 운동에 반대하는 것처럼 오해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내러티브의 가장 큰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맞서 싸우기에는 내러티브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이다.




Ⅲ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좋은 저널리즘이 늘 칭찬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실, 주류 내러티브를 거스르는 좋은 저널리즘은 공격의 대상이 된다.


강력한 이익집단들이 감추거나 왜곡하려는 사실을 기사로 옮기기란 기자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옮기고자 하는 기자들은 신뢰받을 순 있겠지만 특별한 이익집단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언론사 상사들 또한 힘 있는 집단의 압력을 받고 싶지 않아 하니 애초에 골칫거리 따윈 만들지 않는다.

마크 레빈이 말하길, 현대의 매스미디어는 더 이상 우리가 상상하는 저널리즘의 이미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미국의 자유 언론은 표준이 없는 직종으로 퇴보했다. 정부의 억압이나 탄압 때문이 아니라, 자기 검열, 집단사고, 편향성, 누락 및 선전선동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_마크 레빈


어린 기자들은 스스로를 사회 운동가로 생각하도록 교육받고 있어 내러티브에 맞는 보도를 함으로써 대중이 올바르게 생각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예컨대, 도널드 트럼프는 특정 언론은 '민중의 적'이라고 비방했을지 몰라도 그런 짓들은 하지 않았다고 레빈은 말했다.

여기서 그런 짓이란 전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와 그의 FBI는 뉴욕타임스, 폭스, AP를 비밀 소환장 또는 감시로 뒤를 캐고 다녔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레빈은 덧붙인다.


"첫째, 보도국은 보도와 의견을 분리하도록 노력해야만 합니다. 보도국에 자칭 이론가라고 하는 자들을 고용하는 것을 멈추십시오. 왜냐하면 이론가들은 객관적으로 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진보나 보수 성향을 표방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적어도 뉴스 취재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객관적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십시오. 현재는 이 두 가지 모두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래전 우리에게는 믿을 만한 뉴스 원천이 있었다.

단지 특정 방송사의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읽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특정 관심사에 대해서는 특정 언론사를 신뢰할 순 있지만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를 이용하곤 한다.

즉,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사람은 없다.

지금은 뉴스에 나오는 헤드라인 외에 유튜브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SNS 매체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전통적 미디어는 대중이 자신들의 내러티브에 주목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보도만이 정확하고 공정하며, 다른 각도의 보도는 믿을 수 없거나 당파적이라고 비난한다.




근래 제일 오랜 시간 투자하여 읽은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다가 문득 「1984」까지 읽어버렸으니 말이다.

저자가 미국인이다 보니 미국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지만 한국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가짜뉴스, 기레기 등과 같은 원색적인 단어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 하나라 생각한다.

미디어의 신뢰도 하락아 그 이유 아니겠는가.

대충 짐작은 했고 알고는 있었지만 확신이 가질 않았는데, 편파적인 기사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부터 방송국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고나니 한숨이 절로 났다.


잠깐이긴 했지만, 한때 꿈이 기자나 아나운서였다.

진실을 전할 수 있는 위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순진했을 때에 잠깐의 착각이었는지라 금세 현실을 파악하고 나서는 접었긴 했지만.


진실이 내러티브에 맞지 않을 때 뉴스는 진실을 버린다.


알 권리가 있는 국민에게, 가짜뉴스가 판치는 지금 시대에서 진정하고 신뢰있는 뉴스가 적어도 하나 이상은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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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어떻게 말하느냐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리우난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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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상황일수록 신경써야 하는 것이 바로 '말'이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을 정도로 그 파급력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말하기 스킬은 어떻게 습득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나와있다.

바로 강연과 책을 통해 스스로 노력해야만 한다.


아무리 불편한 상대라도 부드럽게 진행할 수 있는 말하기 스킬은 과연 무엇인지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한 『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저자, 리우난은 시안공정대학 방송 관련 학과 졸업하여 가오산 교육과학기술원으로부터 고급 강사로 인정받아 활발히 활동했으며 전국 연설대회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았다.

라디오 방송과 대형행사 사회자로 수차례 무대에 섰고 웅변대회와 말하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수많은 학생에게 말하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을 들은 후 전국말하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학생들이 많다.

이 책은 그간의 말하기 교육과 경험, 노하우가 충실하게 담겨 있다.

말재주가 좋은 사람은 모든 일이 더 순조롭게 풀린다. 반면 말재주가 좋지 않은 사람은 말실수로 더 쉽게 친구를 잃거나 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뛰어난 말재주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단련된 능력이다. 뛰어난 입담을 가지려면 말하기의 학습과 실천이 필요한데, 이 책에는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일상의 사례에 이론과 실천을 결합하여 누구든 배우고 실천한다면 말하기가 예술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Ⅰ 끌리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말하는 능력은 인간관계의 성패를 좌우한다. 말에 강한 호소력을 지닌 사람은 각종 사교 장소에서 호감을 높인다. 우호적인 어감으로 친근감을 주며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폭넓은 대인관계를 형성하며 원하는 일도 순조롭게 잘 풀어나간다. 신뢰를 주는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자. 성공의 첫걸음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이 있었다.

'우리가 속담을 배우는 이유는 뭘까요?'

'……'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쳐지나갈 수 있는 말이긴 했지만 속으로 생각했었다.

'일상생활에서도 속담이나 사자성어를 사용하면 멋있어 보이겠는걸?'

그리고 며칠 후, 학교 수업을 일찍 마치고 동생과 함께 방배동에 있는 아빠 직장으로 놀러갔다.

경비원아저씨부터 옆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며 몇몇 분들이 참 친절하게 대해주셨는데 그 때 직장인분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 그렇지! 그렇지! 찬물도 위, 아래가 있는 법이지.'

찬물도 위, 아래가 있다는 말은 몇 번이나 들었었는데 자연스레 뜻을 알게 되었고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다 보니 속담이라 생각하지 못했었던 것이었다.

그 때, 느꼈었다. 평소 속담이나 사자성어가 우리의 대화에 얼마나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를.

며칠 후, 동네서점에 들러 엄마와 함께 속담책을 구입하여 열심히 읽고 또 읽었었다.

그 책은 이런 사연을 가지고 있기에 아직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다.


속담, 격언 그리고 사자성어는 생각을 자극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져 있다.

이를 말에 활용하게 되면 상황에 따라 절묘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더러 속담 한 문장이 지닌 뜻으로 말을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도 있게 된다.

쉽고 비유적인 표현이 많아 철학적이고 해학적인 인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무리한 인용은 절대 금물이다!

속담에 담긴 정확한 의미, 감정에 주의하여 표현해야 한다. 잘못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말의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좋은 말 한마디는 엄동설한에도 사람을 따스하게 하고, 나쁜 말은 삼복더위에도 사람을 춥게 만든다."


저속한 말은 관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반면에 부드러운 어조는 관계를 편안하게 만든다.

이렇듯, 언어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말의 출발점은 성실이다.

진실한 말을 상대가 고맙게 받는 것은 자신을 존중한다는 마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어렵지 않다. 상대에게 힘을 주는 의미에서 간단하고 아름다운 말을 자주 건네보는 것이 좋다.

상대에 대한 존중, 이해, 격려, 배려, 감사를 담아 수시로 표현하는 것이다.




Ⅱ 말하는 기술을 익히면 대화가 즐겁다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피할 수 없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근거도 여기서 출발한다. 관계 맺음 속 대화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화에 서툴러 대인관계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잘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것 또한 대화이다.


칭찬은 한 사람의 잠재력과 지혜를 자극하여 그에 걸맞게 행동하도록 유도하게 해준다.

심지어 좌절을 겪고 곤경에 빠진 사람에게 칭찬은 어둠의 빛처럼 희망이 되어준다.

칭찬은 거창할 필요도 없다. 성의를 담아 제때 바로 표현해주면 된다.

물론 칭찬도 절대 남용해서는 안 된다. 과한 칭찬은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이다.


상대 앞에서 칭찬하는 것과 뒤에서 칭찬하는 것은 다른 느낌을 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칭찬하면 어떤 이익을 취하려는 목적이 아니기에 평범한 말 한마디가 더욱 진실하게 느껴진다. 만약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칭찬받은 사실을 상대가 알게 된다면 더욱 감동한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하는 칭찬보다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 하는 칭찬의 위력이 더 세다.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바로 인사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이 한마디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


항상 어른들이 예뻐해 주셨는데, 어렸을 때부터 대부분의 어른들한테 들은 말이 있었으니 바로 인사를 잘한다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와 내 동생들은 인사봇이었다. 아는 사람이라면 두 손 모아 정중하게 인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 어른들이 안 예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인사의 타이밍이란 없다. 눈을 마주치고 다가가 먼저 인사하면 되는 것이다.


인사는 당신의 인상, 사람들과의 관계, 교류와 협력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인사를 나누지 않으면 당신이 그에게 혹은 그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오해를 산다. 이런 선입견을 주기 싫다면 당신이 변화해야 한다. 가볍게 "좋은 날입니다."라는 한마디면 충분하다.




Ⅲ 뛰어난 말재주가 백만 명의 군사보다 낫다


친구나 가족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에서 직면하는 상황은 대부분이 설득 과정의 연속이다. 그래서 설득하는 언어의 예술을 익히는 것이 필수 덕목이다. 과장이나 강압적 말하기는 설득이 아니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자기 의견에 공감하게 하고 동의하게 만드는 일이 진정한 설득이다. 적절한 방법과 부지런한 훈련을 통하면 누구나 설득의 예술을 장악할 수 있다.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거절당했을 때의 실망감이 두려워 남을 설득할 때 많은 애를 먹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의외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설득하는 언어의 예술을 배우고 진정성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상대를 쉽게 설득할 수 있다.


부탁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특히나 낯선 사람일수록 예의를 갖추고 진실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상대를 설득할 때 상대가 불편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이때는 말을 순화시키고 완곡한 표현을 써야 한다. 어떤 말투가 적절한지, 어떤 어조와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상대를 설득하고 싶을 때는 상대의 기분을 고려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며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기다린다고 항상 찾아오는 것도 아닌 것이 기회이기에, 적극적으로 시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설득의 과정에서 상대의 반론이나 비판, 공격은 당연한 이해충돌이다. 반론을 받지 않겠다거나 정당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세는 어떠한 말이나 상황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므로 설득하기 전에 미리 반대 의견을 짐작해보고 자신의 논리를 정리해야 한다. 말싸움을 준비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에 더 확실한 근거와 자료를 챙겨야 한다. 상대를 설득하는 힘이 바로 거기서 나온다.




코로나때문에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졌었지만 이제 '전면 해제'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것만 달라졌을 뿐,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즉, 예전처럼 하루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사람과 대면하는 생활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마 코로나로 인해 학교 혹은 회사를 가지 않고 집에서 일하고 공부했던 세상이 편했을지도 모른다.

사람과의 관계는 신경써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받을 것이 없었으니 '비대면'으로 이루어졌던 세상이 좋았던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이루어진 세상이 되었으니 우리는 또 그것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말'이다. 그래서 딱 이 시점에 이 책을 꼭 소개하고 싶었다.

교제편, 대화편, 감정편, 설득편외에도 강연편, 토론편, 협상편, 면접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나눌 수 있는 부분으로 나누어 핵심적인 팁만 알려주고 있기에 인간관계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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