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벚꽃 에디션)
하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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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심히 노력했다고 반드시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열심히 안 했다고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원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아. 노력으로 다 된다는 말도 거짓말이지.
알겠어? 네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는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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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휴직 - 당연한 인생에서 한 번쯤 다르게 살아보기
이지영 지음 / 서사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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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을 위해 살고 있나요, 『서른의 휴직』

 

 

 

 

 

『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구 반대편에서 진짜 나를 마주하다.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진짜 원하는 나 자신을.
서른 살을 맞이한 저자는 재미있게 살아보기로 하며,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게 된다.
스물 셋 최연소 공무원이 된 저자는 직장생활 8년차에 쉼표를 맞게 된다. 퇴사하기엔 두렵고 휴식은 필요했기에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바로 '6개월간의 휴직'이었다.
경찰이었던 (저자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공무원이 되어야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장래희망란에 "방향을 잃고 떠돌고 있는 바다 위 배 같다."라고 적었다고 한다.
최연소 공무원이라는 말만 들으면 '남 부러울 것 없이 컸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저자와 동생이 어린 시절부터 이미 아버지에게는 다른 여자가 있었고 어머니에게 계속해서 이혼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다 생활비를 요구하는 저자와 (저자의) 아버지의 통화에 폭언이 오고 갔는데 결국 이런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아빠라고 부르지도 마라."
그렇게 그녀는 어떻게든 장학금을 타서 등록금을 해결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만이 최선이라 생각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렇게 공무원이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되고 싶은 직업 중에 하나가 공무원인데, 무조건 욕을 먹는 직업도 공무원이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이 조직 바깥의 사람을 만날 때면 직업을 이야기하는 것이 꺼려졌다. 그저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움츠러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언니들의 이탈리아 여행 권유로 없는 형편이지만 가기로 마음먹었고, 결과적으로 그 여행은 저자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꿔놓은 계기가 되었다.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아끼고 아껴 여행 경비로 저축하였고, 여행은 저자에게 돈 없어도 꼭 가야만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스물아홉 살에서 서른 살로 넘어갈 때 너무 싫었다고. 반대로 스물아홉 살에서 서른 살이 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마흔이 될 때 정말 죽겠더라고.'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넘어가는 것이 싫어 6월에 떠난 런던 여행. 결국 그 여행은 저자를 더 목마르게 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을.
저자가 슬럼프를 겪을 때 잡아주었던 상사에게 결국 속내를 털어놓았고 그녀의 상사는 그녀에게 진심어린 말을 건네주었다.
"가. 안 늦었어. …… 그리고 너는 아직 젊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뭐가 걱정이야. 공부하러 다녀온다고 네가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러 안 간다고 해서 부자 되는 것도 아니야. 오히려 공부하러 가서 다른 길로 성공할지 누가 아니?"
그렇게 저자는 결심하게 된다. 런던에서 6개월을 살기로.
그리고 막상 런던에 두 발을 내딛으니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여태껏 걱정했던 일들이 별 거 아니게 느껴지게 된다. 단순히 마음 한 켠의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고 걱정했다는 것을 깨닫개 된다.
SNS를 잘 하지 않는 나는 페이스북도 연락망 수단으로 가입해놨다가 탈퇴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은 짬내는 시간에 몰아서 보곤 한다.
언제 한번 DM으로 지금 피드 몰아서 보고있지 않냐는 말에 웃었던 적이 있었다. 이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암튼 인친님들의 올려진 리뷰들을 꼼꼼히 읽으며 괜찮다 싶거나 읽어보고 싶은 책들은 다음에 읽을 북리스트에 체크해놓으며 몰아서 보고있다.
(어쩔 수 없이 몰아서 보느라 가끔씩 하트 테러를 받더라도 인친님들은 이해해주실거라고 생각해본다☞☜)
암튼, 인스타그램 외에도 몰아서 보는 게 하나 더 추가되었는데 바로 브런치다.
처음에 실존러님 글을 몰아서 보다가 브런치 내에 작가님들 글에 매료되었고 '서른의 휴직'을 쓴 작가님 글도 브런치에서 보다가 책이 출간되는 소식에 읽게 되었다.
"인생은 30대부터 시작이야!"
만날 때면 언니, 오빠들이 항상 해주던 말이다. 지금은 모든 게 다 늦춰져서 제대로 된 인생을 시작하는 것은 서른이라며 항상 강조한다.
공부하고 알바하고 그렇게 보낸 20대이기에, 바쁘게 살아왔기에 허투루 살았다는 후회는 없지만 즐기지 못했다는 면에서는 후회가 남는다.
살면서 아픔과 슬픔이 없는 사람이 없다. 꾹 꾹 눌러담은, 말 못한 슬픔, 아픔 그리고 고통이 목을 조여오는 그 기분을... 나는 알고 있다.
아픔을 드러내는 것은 정말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법인데 나는 아직 드러낼 수 있는 용기는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용기 그리고 결심이 내 마음 한 켠을 울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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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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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에 의해 짓밟혀진 꽃같았던 소녀들, 『한 명』

 

 

 

 

 

『하나, 책과 마주하다』

 
그녀는 한 명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여기 한 명이 더 있다는 걸 세상에 알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이전에 이미 읽었던 책이지만 막상 책을 펼치니 다시금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위안부였음을 밝히지 못하고 그렇게 살았던 '한 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소설 속 주인공이다.
열 세살이었던 소녀는 마을 강가에서 다슬기를 잡다 도망칠 새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사내들에 의해 열차 위에 오르게 된다.
마을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어린 소녀는 하염없이 달리는 열차 속에서 오들오들 떨어야만 했고 내려보니 하얼빈 역이었다.
온통 일본군 천지였다. 그렇게 악몽이 시작된 것이다.
자신말고도 강제로 끌려온 어린 소녀들은 매일 매일 일본군에 의해 육신을 난도질당하는 고통을 느끼며 성적학대와 고문을 당하게 된다.
어린 여자아이들을 막사 앞에 모아놓고 군인 백 명을 상대할 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그 때, 한 소녀가 당돌하게 대꾸하자 수 백개의 못이 박힌 나무판에 그 소녀를 굴려댔고 그녀는 결국 죽었다.
"그들은 석순 언니를 땅에 묻지 않고 변소에 버렸다. 그들은 죽은 소녀에게는 땅도 아깝고, 흙도 아깝다 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 어린 소녀들에게 말이다.
그들은 소녀들의 자궁을 마음대로 들어내기도 했다. 소녀들이 임신하면 다시는 임신을 못하게, 태아와 함께.
그렇게 끔찍하고도 참혹한 곳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아픈 기억은 절대 없어질 수 없을 뿐더러 수치감과 모욕감에 시달리며 자신의 정체성마저 잊어버린 채 숨죽이고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과거가 들춰지는 게 무서워 가족마저 피해다니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공식적인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명 남았다는 소식에 두 주먹 불끈 쥐고 용기를 내게 된다.
그녀는 그저 위안부의 한 명에 불과한 사람으로 그렇게 자신을 잊어버리며 살았는데, 이제는 열 세 살의 이름이었던 '풍길'로 돌아가 마지막 위안부 생존자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시작으로 위안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은 다른 것도 아닌 오직 '사과'를 받기 위해 목소리를 내셨다. 하지만 그렇게 바랐던 '사과'도 못 받으시고 눈을 감으시고 계신다.
단순히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선 끊임없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한다.
중학교 때, 강제징용과 위안부에 관한 숙제를 하면서 우연히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 담긴 사이트를 들어가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읽고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우울감에 빠졌던 것 같다.
솔직히...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 읽지 못했다. 분명 더 잔인했던 부분들도 있었는데 그 때는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워서 몇 줄 밖에 못 읽었었다.
단순히 나는 교과서에 나온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분들이 겪은 일들은 상상치도 못한 일이어서 읽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그분들은 그 끔찍한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셨을지 생각만해도 눈물이 난다.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야속하게도 시간은 흘러가기에 아픔을 겪으셨던 할머니들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볼 때면 참 마음이 아프다.
현재 생존하고 계시는 할머니들께서 꼭 사과를 받으시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일본에게 사과받는 그 날까지 오래 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또한, 사과받지 못하시고 한 많게 돌아가신 할머니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며, 다음 생에는 꽃길만 걷는 생을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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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사전 - 내게 위안을 주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리들
윤혜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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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여본 적 있나요, 『소리사전』

 

 

 

 

 

『하나, 책과 마주하다』

 

살면서 소리에 집중해 본 적이 있는가?

 

동생과 나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편인데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일끝나고 10시 이후에나 들어오시니 항상 잠잘 때면 어린 동생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자장가를 불러줬다.

그 때, 동화책을 읽어주며 '소리'에 집중해 본 적이 있다.

[[ 눈을 감고 집중해 보세요. 지금 비가 오나요? 똑 똑 하고 떨어지나요? 쏴아 하고 떨어지나요?  ]]

동생은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는 게 재미있었는지 한동안 잠자기 전에 지금은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얘기하며 놀아줬었다.

그 때 이후 소리라는 것에 더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악기를 더 사랑하게 되었고 바람소리, 물소리, 빗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을 좋아했다.

 

제목에 대한 흥미도가 이끌려 『소리사전』을 읽게 되었는데 내용이 은근히 알차고 재미있었다.

책은 1부 당신의 목소리, 2부 온기와 위로의 소리, 3부 바람의 웃음소리, 4부 침묵의 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빗방울 소리 톡 톡 톡'부터 '당신의 목소리 치지직', '달빛의 소리 사르륵' 그리고 '스무 살의 내가 돌아가는 소리 휙휙 휙'까지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었을 때 나타나는 감정들의 소리가 담겨있다.

2부는 '모닥불 타는 소리 토닥토닥', '기차 지나가는 소리 띵동 띵동' 그리고 '사랑이 지나가는 소리 뿜뿜', '병아리 울음소리 미약 미약'까지 우리가 살고있는 일상생활의 소리들이 담겨있다.

3부는 '책장 넘어가는 소리 팔랑', '설거지하는 소리 달그락 달그락' 그리고 '파도의 소리 프촤아아아아', '바람의 웃음소리 응 응 응'까지 자연의 소리들이 담겨있다.

4부는 '봄이 흐드러지는 소리 댕댕'부터 '침묵의 소리 떨그럭 떨그럭', '문신 새겨지는 소리'까지 말그대로 침묵의 소리로 소리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것들이 담겨있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여유가 없기에, 바쁘기에 일상의 소중함을 많이 잊고산다.

특히나 소리의 같은 경우는 집중하지 않으면 들을 순 없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것을 눈으로 본다면 '아, 비가 오네!'라고 생각할 뿐 '빗소리에 귀기울여 볼까?'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책을 보면 알겠지만 저자가 쓴 소리들이 대부분 뭐랄까, 마음에서 나는 소리라 할 수 있겠다.

살면서 무관심하게 흘려보낸 소리에 관심을 갖고 귀 기울여보자. 생각보다 더 많은 소리가 들릴 것이다.

아무리 좁다한들 세상은 넓기에 우리가 아직 못 들은, 못 맡은, 못 본 것들이 많다.

 기울여 보자. 지금 당신에게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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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김미량 지음 / SISO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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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길을 통해 얻은 그녀의 깨달음, 『올라!』

 

 

 

 

 

『하나, 책과 마주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산티아고 순례길'은 약 800km이며 스페인의 수호성인인 성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이다.

이전에 순례길을 주제로 한 여행 에세이를 두 권 정도 접한 적이 있었는데 그들 모두 그런 말이 적혀있었다.

온전히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그 길을 떠난 것이며 인생에 한 번쯤은 꼭 해 볼만한 일 중 하나라고.

문제는 문제일 뿐, 언제나 답은 있다.

옳거나 틀리거나, 지금 답을 알거나 나중에 알게 되거나, 어렵거나 쉽거나, 정답에 가깝거나 조금 먼 경우가 있을 뿐이다.

오리건 주정부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실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지 않는 동료들을 보며 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나악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일을 계속 다닐지 마음 속 확신마저 사라지게 된다. 그러다 4주 휴가를 내어 길을 나서게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말이다!

그렇게 여행 날짜가 다가오자 동료들이 사뭇 진지해졌다고 한다. 단순히 '여행'이라는 것에 부러워서 그렇다 생각한 저자였는데 한 동료의 말을 듣고선 부러워서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순례자들이 자연을 벗삼아 동화되어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 뒤에 그들이 정말 삶의 의미를 깨달아 간다는 얘길 들었어. 너에게도 그런 아름답고 훌륭한 일이 일어날 거야."

저자의 여행길이 그저 순탄하게 흘러가는 여행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와 함께였기 때문이다.

순례길 첫날에는 큰 물통에 든 물만 마시며 앞만 보고 걸었다고 한다.

그러다 숙소에서 나와 슈퍼에 들렀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 순례길에 온거면 마을에 샘물 틀지 않는 곳이 많으니 물을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다음 마을에 숙소가 있는지 현지 주민에게 꼭 물어봐야 한다는 팁과 함께!

그렇게 숙소에서 잠을 청하는 저자는 며칠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자기를 자청한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불편한 것 투성이어도 말이다.

간혹 언어를 하지 못해 이해가 부족할 때도 있고, 문화가 달라 오해가 생기기도 하겠지만 이번 여행은 그 낯섦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마음이 찡한 순간들을 경험하고, 그래서 스스로의 삶을 더 사랑하고, 모두와 함께 나누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여행이고 싶다. 아무것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왔지만 그래서 더 많은 것들을 규정이나 순서 속에 끼워 넣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싶다. 내가 언제나 그렇게 타인들에게 비춰지기를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저자는 순례자가 되어갔다.

순례길에 동행하며 낯선 이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었고 성당에 가 샐러드와 파스타를 대접받고 미사를 들으며 쉼을 얻었고​ 무엇보다 특별한 생일을 보내게 된다. (아마 저자도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그 생일 파티는 가장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저자는 걷다가 힘이 들면 속도를 늦추고를 반복하며 결국 순례길 끝에 다다르게 된다.

그녀가 과연 순례길을 통해서 얻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보면 알겠지만 저자는 알아주는 겁보였다. 그런데 무슨 용기로 혼자서 순례길 여행을 택한 것일까?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순례길을 택한 것이다. 오롯이 '나'를 위하여.

그런데 책 속에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누군가' 그리고 '함께'였다.

두 단어만 들어도 감이 잡히는가? 그렇다.

누군가와 함께했기에​ 갈 수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했기에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누군가가 그녀에게 다가가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주었고 누군가가 그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었다.

책을 보며 딱 이런 문구가 생각났다. '사람에게 치유받았다.'라는 말이.

스트레스로 얼룩졌던 그녀의 삶이었지만 결국 순례길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치유받았고 순례길의 끝에는 깨달음이 있었다.

우리네 인생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의 삶은 주체가 '나'이기에 당연히 나 스스로가 이끌어간다는 말이 맞지만, 누군가가 이끌어주고 밀어줘야 인생의 고비가 찾아왔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 쓰러진 나를 위해 손을 내민다면 그 손을 꼭 붙잡아 일어나자.

그리고 누군가 쓰러져 있다면 그 또는 그녀를 위해 누군가가 나에게 해줬던 것처럼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보자.

나는 그들이 내게 베풀었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이제 세상으로 가져가서 모두와 나누려고 한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까미노의 천사들이여, 이제 안녕! 부엔 까미노! 산티아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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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량 2019-08-1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나님께,
안녕하셔요? 김미량입니다. 제가 사는 태평양 바닷가 작은 포구마을은 일요일 아침입니다. 늘 하던대로 커피를 마시며 여기저기 인터넷을 기웃거리고 있다가 올라!의 리뷰를 남겨 주셔서 고맙다는 말씀드리려구요.

저야말로 최근 몇달 동안 직장에서 받았던 인종차별 문제로 퍽!하고 쓰러져 일어설 기운조차 없이 헤매고 있었는데 역시나 삶이 그렇듯 이번 고비에는 그 ‘누군가‘가 올라!였네요. 제가 써 놓았던 글들을 다듬으면서 아주 힘든 시간들을 조금씩 삼켜 버릴 수 있었고, 책이 나온 지금은 글을 읽으신 분들이 남긴 그들의 이야기가 혼자가 아닌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임을 보여줘서 마음이 따뜻해 지네요. 누군가 함께 울어주고, 공감해 주고, 손내밀어 주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25일간의 순례길이 길고 먼 여행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가 아마도 하루하루 걷다보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지금‘에 충실했던 순간들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들의 삶처럼 말이죠.

좋은 꿈 꾸시고요.

그럼 또.
김미량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