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바위 일출

1. 동해 촛대바위 위에 갈매가 한 마리 앉아 있다. 옆 형제 바위 위쪽으로 해가 떠오른다. 운무가 많아 예쁘진 않지만 그래도 떠오르는 태양은 희망을 준다.
촛대바위는 2005년도 세찬 너울에 두동강 난 적이 있다고 한다. 크레인을 이용해 다시 붙이는 작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아마 부러진 촛대바위를 그대로 둔다면 관광객을 잃을까봐 걱정한 지자체의 배려(?) 아닌 배려였을 것이다.
형제바위에도 사연이 담겨 있다. 자주 싸우는 형제들이 형제바위를 함께 보면 우애가 돈독해진다는 것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부러진 촛대바위가 다시 붙고, 싸우던 형제가 우애를 찾는 것처럼 남북이 하나로 되기를 바랐다.

2. 촛대바위 위에 앉아있던 갈매기는 한참을 그 자리에 있었다. 날개를 가진 것들도 휴식이 필요하다. 쉼없이 난다는 것은 고달프다. 우리에게도 편안한 휴식이 있기를... 그래서 다시 날 수 있는 힘을 얻기를... 갈매기의 모습이 외로우면서도 씩씩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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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노믹스
존 로트 지음, 진성록 옮김 / 부글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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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해결책은 시장으로 통한다?

시장 만능주의자는 자유로운 시장만이 경제적 풍요와 함께 자유의 확장이라는 정치적 문제까지도 해결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유독 반시장주의적 사고가 팽배해 있어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런 시장만능주의자가 쓴 책이다. 경제는 물론이고 법령도 정치도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됐을 때만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바라본다. 덩치 큰 기업이 가격을 통해 자기들 마음먹은 대로 횡포를 부릴 것 같지만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이유,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조치, 범죄율이 떨어진 이유, 금연의 확장 등등이 모두 규제없는 자유로움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리고 그 주장을 설득시키기 위해 다양한 논거를 든다. 이들의 논거 속에선 항상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가져온보이지 않는 손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국부론을 언급하면서 빼먹는 것이 있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 1권 11장에서  신흥자본가계급을 이렇게 말한다. "이 계급이 제안하는 상업적 법률, 규제들에 대해서는 항상 큰 경계심을 가져야 하며, 오랫동안 신중히 검토한 뒤 채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이익은 공공의 이익과 결코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회를 기만하고 억압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이란 것의 보이지 않는 부작용에 대한 암시인 셈이다. 시장만능주의자는 이 경고를 무시한다. 그리고 항상 보이지 않는 손만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시장만능주의자이다. 시장을 형성하는 요인들 중에 명성과 평판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상은 어떠한가. 비자금을 조성하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은 그 훼손된 명성에도 승승장구다. 정치인들은 또 어떤가.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활개를 친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명성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사회에서는 명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 정치 스캔들이 수시로 터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평판의 상실에 대한 우려가 사람들로 하여금 정직하게 삶을 살도록 바로 잡아준다. (130쪽)

우리의 경우엔 아직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서라고 변명할 것인가? 시장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작용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시장 또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그 시장의 자유도 다양한 스펙트럼에 맞추어 주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무조건 시장이 완벽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시장의 결함은 공유문제에 있다. 즉 자신의 이익을 구하려다 다른 사람들에게 블공평하게 비용을 부담 지우게 되는 분야를 공유문제로 보았다. 예를 들면 환경오염 또는 물고기 남획과 같은 것이다. 이런 분야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만을 행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런 공유의 문제를 확대해 정부가 그 영향력을 키우려 하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공유의 문제는 어디까지로 한계지울수 있는가. 또 어느 선까지 규제를 행해야 적정하다고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지 않는한 시장에 대한 규제의 정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얼핏 든 생각이지만 미국과의 FTA라는 것도 환경오염이라는 공유의 문제의 국제화와 더불어 생각해봐야 되는 건 아닐까. 개인의 이익이 공공의 이익으로 나타나지 않고 약탈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고 이타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래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의 도구는 없는 지도 모른다. 만병통치약이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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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 나가 목숨을 걸고 생생한 사진을 찍어오면 500달러, 스타들이 커피를 먹고 있는 사진을 찍으면 1만 달러를 받는데, 당신이라면 어떤 사진을 찍겠습니까?"

한 파파라치의 변명이다. 아니 변명이라고 말해서는 안되겠다. 이 시대가 원하는 일, 돈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일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해 둬야겠다. 사정이 이렇다면 당신이라도 사진을 찍는다면 스타 사진을 찍지 않겠는가.

물론 우리는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는 기자들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한다. 다만 카파가 활동했던 그 시절의 존경의 무게와 현재의 무게감은 현저히 달라졌지만.

문제는 이거다. 사람들이 원하는 사진이 무엇이냐는 것.

인터넷 검색순위를 한번 보라. 온통 연예인 천지다. 마치 신처럼 군림한다. 인기도 많고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사람들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온통이라는 말로 표현해도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로 연예 일색이라는 것이 문제이지 않을까.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들. 그 정보들의 최종 목표는 실제로 돈이다. 벌이가 없다면 시간을 써가며 정보를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보 생산자에게도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는 절실하다. 그런데 이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사람들이 온통 연예세상을 원한다면 생산자는 그쪽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시시콜콜한 연예 이야기만을 원하는 사람들과 이 사람들에 맞춰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 이것 자체가 문제일 수는 없다. 취향은 변하기 마련이고 그 취향에 맞춰 세상의 관심사도 바뀌는 것이니.

하지만 가끔은 가벼운 이야기 속에 묵직하면서도 시간과 통찰을 필요로 하는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도록, 그 작은 시장 속에서도 경쟁이 성립돼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말이다. 누군가의 잘못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참담한 모습을 전하는 사진 한 장이 없다면 그 억울함은 영원히 파묻힐테니 말이다.

그냥 잠깐 심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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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07-12-0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반가워요.
너무 너무 반가워요. ^^
 
90%가 하류로 전락한다 - 한 일본 지식인이 전하는 양극화의 미래
후지이 겐키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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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80의 사회를 넘어 점차 10대 90의 사회로 넘어갈 것 같은 조짐은 여러 곳에서 보여진다.

이 책은 이런 흐름은 세계화에 의해 피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10과 90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벽이 낮아서 누구나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런 가능성을 위해 정부나 사회가 기본적인 조건들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계층을 넘어 계급 사회가 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계급이라면 환영할 만하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런 열린 가능성이 자본주의를 끌어가는 힘이 되 왔는지도 모른다. 자본주의의 위기를 말하는 것은 이런 가능성이 점차 닫혀지면서 발생할지 모르는 변혁이나 혁명의 위험성이라는 위기의식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하니 이 책을 보면서 계속되는 생산성의 발달이, 또는 경제발전이 지구환경은 물론 사회까지 무너뜨리므로 세계화를 거부한다거나 자본주의 이외의 모델을 생각해보자고 한다면 그 전제부터가 다르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따라서 전제가 다른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같은 전제하에서 자유로운 계급간의 교류가 가능한 사회라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전제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할 듯 싶다.

저자도 이것을 인식하고

글로벌화는 최종적으론 세계 경제의 평준화를 초래한다. 즉 개발도상국에는 직장과 수익 증대를, 선진국에는 공동화와 수익 감소를 가져오고 종국에는 전세계의 물건이나 서비스가치가 같아진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요소가격 균등화라 부르는데, 여기에는 당연히 임금도 포함돼 있다. 임금 평준화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발전 지역의 노동자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얘기가 복잡해진다.(77쪽)고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분이 생활 수준의 상승을 원한다면 결국 자본가나 투자가가 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이 사회에서 승리하는 길이다.(78쪽)

이런 현실에서 그나마 계급간의 벽을 넘나들기 위해서는 실력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력 지연 혈연 국가 문화 인종 등등 여러가지 차이가 차별로 굳어지는 대신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된다면 불평등한 사회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누구나 똑같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미국과 같은 풍부한 장학금 제도나 복지국가의 제도적 장치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실력을 키우기 위해 엄청난 경쟁을 이겨내야지만 상류로의 진입이 가능한 사회, 그리고 그 진입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는 생각.

저자가 제시하는 상류로 향하는 10가지 방법을 적어본다.

1. 해외명문대학에 유학하라. 2. 공무원은 절대 되지마라. 3. 기업에 취직하려거든 세계를 상대로 기업활동을 하는 곳을 선택하라. 4. 최소한 영어회화, 그리고 영어 이외의 외국어도 1개 정도는 해야 한다. 5. 전문직을 선택하고, 세계 공통의 자격을 취득하라. 샐러리맨이 아니라 비지니스맨이 되라. 6. 컴퓨터 지식과 기술을 익혀라. 7. 해외 뉴스를 주목하라. 8. 금융, 경제 지식을 익혀라. 9. 온리 원 따위의 가치관을 버려라. 10. 애국심을 가져라.

10번이 조금 뚱딴지 같은 소리처럼 들리지만 아무튼 이 방법을 읽고 정말 실용적인 사고라고 생각이 드는가. 지금까지 나태하게 살아온 나를 꾸짖게 만드는가. 아니면 이런 사회로의 방향을 거부하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과 행동을 모색하고 싶은가.

(영국은) 계급이란 반드시 부의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인생을 보내는 방법의 문제라는 의식이 강하다.(176쪽)라는 말을 다시한번 되새겨봐야 할 듯싶다.

이 책은 쉽게 부정하지도, 또 그렇다고 인정할 수도 없는 중류의 소시민들의 약점을 잘 파고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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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유인원, 인간을 말하다를 보고 있자니 참담한 심정이 들었다.

인간들의 사냥에 죽어간 고릴라 가족과 침팬지, 그리고 남겨진 젖먹이 침팬지의 겁먹은 눈동자. 애완용으로 팔려간다는 그 젖먹이 침팬지는 자신의 어미를 죽인 사냥꾼의 발을 부여잡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아직 따듯한 체온이 필요했기에 옆에 있던 사람의 발이라도 안고 싶었던 것이다. 사냥꾼은 매몰차게 침팬지를 떼어놓으면 낑낑 대고 다시 사냥꾼의 다리에 매달리려 한다. 그 사냥꾼은 소위 같은 하늘아래 함께 살 수 없는 부모의 원수인데도 말이다.

침팬지 새끼가 병에 걸려 시름시름 죽어간다. 어미는 아이를 등에 걸쳐놓고 애지중지 먹이도 주고 애정을 주지만 결국 죽고 만다. 하지만 어미는 새끼가 죽은 것도 모르고 끝까지 안고 다닌다. 말라 비틀어진 미라가 되었건만 끝내 새끼를 놓지 않는다.

유인원들의 눈동자는 그야말로 순진무구하다. 그것을 보고 있으면 괜히 눈물이 솟는다. 하지만 무턱대고 그들에게 시련을 안겨준 인간만을 욕할 수는 없다. 숲사냥에 나선 사람들은 호사거리나 취미로 그런 것이 아니다. 사냥 이외에는 생존의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의 생존방식이 왜 사냥으로 몰리도록 만들었는냐에 있다 하겠다.

밀림이 개발되기 전에도 분명 사냥은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길이 뚫리고 나무가 베어지기 시작한다. 밀림이 사라지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유인원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개체수가 줄다보니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령이 등장한다. 하지만 토박이 주민들은 예전 그대로의 삶의 방식 이외에는 생존의 방법을 모른다. 사냥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굶어죽는다. 문제의 원인이 개발인 셈이다. 하지만 개발을 포기한다면 국가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 대안으로서 관광산업으로의 길을 방송은 제시하고 있다. 고릴라나 침팬지의 자연 환경 그대로를 관광상품화하고 현지 주민은 가이드로서 생계를 유지하는 법.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하다면 문제의 해결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 방송에서 이야기하고 있진 않지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밀림의 개발이 누구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냐다. 밀림은 대부분 커피와 카카오를 키우기 위해서 사라진다. 커피와 카카오는 기호식품이다. 세계인의 기호식품을 위해 생존의 터전이 사라지는 사람들과 동물들이 있다. 또한 그 기호식품의 혜택은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농장을 소유한 자에게 돌아간다. 내가 먹는 커피 한 잔, 초콜릿 하나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선택인가? 나의 기호식품을 포기함으로써 유인원과 원주민들을 살릴 것인가의 문제로 환원될 수 있는가. 그렇다고 어느 한국가의 발전을 무시할 수도 없다. 대안은 환경관광국가임을 학잗들이 제시하지만, 과연 그것은 가능한 일인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젖먹이 침팬지의 눈망울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리고 그와 함께 기아와 에이즈로 뼈만 남은 아이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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