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노믹스
존 로트 지음, 진성록 옮김 / 부글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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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해결책은 시장으로 통한다?

시장 만능주의자는 자유로운 시장만이 경제적 풍요와 함께 자유의 확장이라는 정치적 문제까지도 해결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유독 반시장주의적 사고가 팽배해 있어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런 시장만능주의자가 쓴 책이다. 경제는 물론이고 법령도 정치도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됐을 때만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바라본다. 덩치 큰 기업이 가격을 통해 자기들 마음먹은 대로 횡포를 부릴 것 같지만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이유,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조치, 범죄율이 떨어진 이유, 금연의 확장 등등이 모두 규제없는 자유로움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리고 그 주장을 설득시키기 위해 다양한 논거를 든다. 이들의 논거 속에선 항상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가져온보이지 않는 손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국부론을 언급하면서 빼먹는 것이 있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 1권 11장에서  신흥자본가계급을 이렇게 말한다. "이 계급이 제안하는 상업적 법률, 규제들에 대해서는 항상 큰 경계심을 가져야 하며, 오랫동안 신중히 검토한 뒤 채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이익은 공공의 이익과 결코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회를 기만하고 억압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이란 것의 보이지 않는 부작용에 대한 암시인 셈이다. 시장만능주의자는 이 경고를 무시한다. 그리고 항상 보이지 않는 손만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시장만능주의자이다. 시장을 형성하는 요인들 중에 명성과 평판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상은 어떠한가. 비자금을 조성하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은 그 훼손된 명성에도 승승장구다. 정치인들은 또 어떤가.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활개를 친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명성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사회에서는 명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 정치 스캔들이 수시로 터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평판의 상실에 대한 우려가 사람들로 하여금 정직하게 삶을 살도록 바로 잡아준다. (130쪽)

우리의 경우엔 아직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서라고 변명할 것인가? 시장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작용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시장 또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그 시장의 자유도 다양한 스펙트럼에 맞추어 주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무조건 시장이 완벽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시장의 결함은 공유문제에 있다. 즉 자신의 이익을 구하려다 다른 사람들에게 블공평하게 비용을 부담 지우게 되는 분야를 공유문제로 보았다. 예를 들면 환경오염 또는 물고기 남획과 같은 것이다. 이런 분야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만을 행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런 공유의 문제를 확대해 정부가 그 영향력을 키우려 하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공유의 문제는 어디까지로 한계지울수 있는가. 또 어느 선까지 규제를 행해야 적정하다고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지 않는한 시장에 대한 규제의 정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얼핏 든 생각이지만 미국과의 FTA라는 것도 환경오염이라는 공유의 문제의 국제화와 더불어 생각해봐야 되는 건 아닐까. 개인의 이익이 공공의 이익으로 나타나지 않고 약탈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고 이타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래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의 도구는 없는 지도 모른다. 만병통치약이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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