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6월 7일 15도~25도 맑음



오디가 한창 익는 중이다. 어딘가 씨앗이 떨어져 저 혼자 자란 뽕나무인지라, 사람들이 찾는 개량형 오디처럼 알이 굵지는 않다. 하지만 자연스레 옛날부터 자라던 토종 오디라는 매력은 있다. 생으로 그냥 먹을만도 하지만, 약간 덜 단 느낌에다 씹히는 것이 많다. 그래서 청이나 술로 담그면 좋다. 지난해 담가두었던 오디주는 열흘 전 쯤 찾아온 친구와 다 마셔버린 후라 올해도 술과 청을 담글까 생각중이다. 



땅에 떨어진 오디가 수북하다. 뽕나무에는 따로 퇴비나 비료 등을 주는 것이 없기에, 이렇게 떨어진 오디가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신의 에너지로 키워낸 열매가 싹을 내지 못했을 경우, 다시 땅으로 돌아가 에너지로 쓰이는 것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말끔하게 자라고 있던 뽕나무에 뽕나무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뽕나무이가 득세하기 전에 얼른 먹을만큼의 오디를 수확해야 할 성 싶다.



원래는 밑에 비닐 등을 깔고 나뭇가지를 흔들어 떨어진 오디를 수확할 생각이었지만, 뽕나무이가 생기는 바람에 일일이 손으로 하나씩 오디를 수확했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과 뽕나무이 피해를 입은 것을 빼고 따다보니 생각만큼 수확량이 많지는 않다. 씻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먼지라도 제거한다는 느낌으로 씻어서 바람에 말리다보니 뽕나무이 피해를 입었던 열매는 하얗게 곰팡이가 핀 것처럼 피어오른다. 이런 것들을 제거하고난 건강한 것으로 먼저 청을 담글 생각이다. 이후 또 오디가 더 익으면 한 번 더 수확해서 술을 담그면 좋겠다. 친구가 찾아와 오디주를 한 잔 두 잔 권하며 마실 생각을 하니 어느덧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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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6월 6일 17도~27도 흐림



지난해 심었던 자소엽은 씨앗을 맺고 얼어죽을 때까지 그냥 놔두었다, 올봄 말라죽은 자소엽을 뽑아서 치웠다. 그 와중에 자연스레 떨어진 씨앗이 올 봄 싹을 내밀더니 이젠 완전히 자소엽밭을 이루었다. 정말 발 디딜틈 하나 없이 빽빽하다.



숨통 좀 트여줄 겸 해서 솎기 작업을 했다. 일단 너무 빽빽한 곳만 뿌리째 뽑아냈다.



잠깐 뽑아냈는데도 한 움큼이다. 줄기와 뿌리는 잘라서 버려내고 잎만 따로 모았다. 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잎을 깨끗이 씻은 후 한소끔 쪄냈다. 쪄낸 잎은 한 번 덖은 후에 후라이팬에 살짝 볶아주었다.



물기가 적당히 빠진 잎을 햇볕에 내어 말렸다. 차잎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었다. 지금 상태에서도 차로 마시면 괜찮지만 보관하기에는 습이 있어서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하루 이틀 햇볕에 더 말리기로 했다. 


솎아낸 자소엽밭을 보니 두어번 정도 더 솎는 작업을 해야 할 성 싶다. 막상 잎을 솎을 때는 양이 많아 보였지만 차로 만들고 보니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닌듯하다. 어린 잎으로 만든 자소엽차와 나중에 더 커서 만들게 되는 자소엽차 간의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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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6월 3일 16도~22도 비


지난해처럼 올해도 매실은 피해가 극심하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니 벌레 피해를 입거나 부실한 매실이 모두 땅에 떨어졌다. 



나무가지마다 벌레들이 득실거린다. 독성이 있는 식물추출액을 희석해 뿌려보았지만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비가 자주오다보니 추출액희석액을 뿌릴 기회도 쉽사지 잡지 못했다. 지난해 보다 신경을 조금 더 썼음에도 불구하고 벌레들의 왕성한 활동이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올해도 매실은 한 줌 정도 거둘듯 하다. 


올해 매화나무 잎이 떨어지면 나뭇가지를 아주 짧게 쳐볼까 생각중이다. 혹시나 월동을 위해 가지에 알을 낳아둔 것이라면 가지를 쳐서 태워버리면 내년엔 조금 나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가지를 심하게 치면 다시 자라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매화나무의 벌레들이 심각할 정도의 수준만 아니라면 그냥 둘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정도로 벌레들이 점령한 경우에는 생태계의 균형을 찾는게 쉽지 않아 보인다. 손으로 잡는 물리적 방법에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무를 뽑고 새로 심지않는다면 가지를 싹둑 쳐주는 방법밖엔 없을 듯하다. 균형을 잡도록 살짝 거들어 주는 게 농부의 일이라 생각하지만, 균형점이 완전히 무너질 땐 과감한 방법, 즉 강전정과 같은 처리도 필요해 보인다. 열매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기 싫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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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장터 거리에 제비가 날아다닌다. 한 두 마리 귀한 모습이 아니라 그야말로 제비들의 도시다. 



전혀 과장하지 않고 상점마다 최소 제비집이 한 개 씩은 지어져 있다. 



자주가는 식당의 제비집에는 새끼가 다섯 마리나 주둥아리를 벌리며 둥지에서 꼼지락 거린다. 



어미는 쉴 새 없이 먹이를 잡아다 새끼 입에 넣어준다. 둥지 바로 앞에 사람이 있어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새끼들에게 다가가 먹이를 준다. 다른 새라면 사람을 피해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사람이 사라진 후에 둥지로 가거나, 사람을 내쫓으려고 난리법석을 떨텐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둥지도 사람들 눈에 탁 뜨이도록 지어놓았다. 시장의 상인들도 제비가 있든 없든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새다. 


제비 보는 것이 귀하다고 하는 소식조차도 최근엔 접하지 못했다. 제비가 있고 없고는 이제 문제거리조차 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아마도 몇 년 째 꾸준히 찾아오는 이 제비들이 무척 다정스럽다. 제비 소식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처럼 멸종되어가는 생물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그래선 안된다고 이 제비들이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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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03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사는 전 제비 본지 백만 년은 넘은 거 같습니다. 과장 아닙니다. ^^

하루살이 2021-06-04 13:07   좋아요 0 | URL
북다이제스터님, ㅋ 50년 전 서울에선 제비가 많이 돌아다녔다는데....
정말이지 도심에선 제비 보는 게 힘들겠죠.
잠깐만 교외로 나가 흙냄새라도 한 번 제대로 맡아보신다면 좋을것 같네요.
^^
 

21년 6월 1일 맑음 16도~27도


"윽~ 떫어!"

몇개 달리지 않은 보리수 열매 중 2개가 불그스름하게 익었다. 완전히 다 익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놔두었다가는 벌레들이 먹거나 땅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얼른 따서 입에 넣었다. 



열매를 따 놓고 보면 꼭 방울토마토를 닮았다. 하지만 맛은.... 처음엔 시큼하고 중간부터는 떫은 맛이 입안 가득. 윽!! 정말 떫은 감을 한 입 베어문듯한 기분이다. 완전히 익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음 열매는 푹 익혀서 한 번 맛보아야 겠다. 숙성이 다 된 열매조차도 떫은 맛이 난다면 청을 담그는 수밖엔 없을듯하다. 


익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재촉한다고 서두른다고 빨리 익지는 않는다. 하지만 익을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새와 벌레, 병의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아참! 새의 도전은 이겨낼 필요가 없을지도. 나무 입장에선 새가 먹고 씨를 배설해주면 후손을 널리 퍼뜨리는데 도움을 줄테니. 아무튼 기다려보자. 익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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