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장터 거리에 제비가 날아다닌다. 한 두 마리 귀한 모습이 아니라 그야말로 제비들의 도시다. 



전혀 과장하지 않고 상점마다 최소 제비집이 한 개 씩은 지어져 있다. 



자주가는 식당의 제비집에는 새끼가 다섯 마리나 주둥아리를 벌리며 둥지에서 꼼지락 거린다. 



어미는 쉴 새 없이 먹이를 잡아다 새끼 입에 넣어준다. 둥지 바로 앞에 사람이 있어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새끼들에게 다가가 먹이를 준다. 다른 새라면 사람을 피해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사람이 사라진 후에 둥지로 가거나, 사람을 내쫓으려고 난리법석을 떨텐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둥지도 사람들 눈에 탁 뜨이도록 지어놓았다. 시장의 상인들도 제비가 있든 없든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새다. 


제비 보는 것이 귀하다고 하는 소식조차도 최근엔 접하지 못했다. 제비가 있고 없고는 이제 문제거리조차 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아마도 몇 년 째 꾸준히 찾아오는 이 제비들이 무척 다정스럽다. 제비 소식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처럼 멸종되어가는 생물들에 대한 관심도 점차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그래선 안된다고 이 제비들이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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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03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사는 전 제비 본지 백만 년은 넘은 거 같습니다. 과장 아닙니다. ^^

하루살이 2021-06-04 13:07   좋아요 0 | URL
북다이제스터님, ㅋ 50년 전 서울에선 제비가 많이 돌아다녔다는데....
정말이지 도심에선 제비 보는 게 힘들겠죠.
잠깐만 교외로 나가 흙냄새라도 한 번 제대로 맡아보신다면 좋을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