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일 12도 ~25도 새벽 한때 비


길을 걷다 우연히 신비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과학관이나 마술을 하는 곳에서 볼법한 전기가 방전되는듯한 모습의 꽃을 본 것이다. 



검색해보니 꽃이 아니라 할미꽃이 지고 난 뒤 씨앗을 맺은 모습이다. 씨앗을 몇 개 채취했다. 



꼭 정자가 헤엄치는 모습을 닮았다. 할미꽃의 뿌리는 백두옹이라고 해서 한약재로 쓰이지만 독이 있어 잘못해 과다복용하면 생명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런 독성은 친환경농사에 도움이 된다. 백두옹을 달인 물을 희석해서 사용하면 살충제로 쓸 수 있다. 꽃도 보고 뿌리는 살충제로 쓰기 위해 할미꽃을 키워보기로 했다. 



할미꽃 씨앗은 채취 즉시 파종하지 않으면 발아율이 뚝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씨앗을 얻은 바로 그날 오후에 트레이에 씨앗을 심었다. 모종을 잘 키워서 자랄 만한 곳에 옮겨심은 후 겨울을 나면 이듬해부터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할미꽃이 할미라는 이름을 달게 된 것은 위의 씨앗이 시간이 흐르면 하얗게 센 할머니의 머리마냥 변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튼 잘 키워서 내년엔 할미꽃 구경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할미꽃이 피면 새하얀 머리칼을 지니셨던 외할머니도 떠오를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5. 9일 13도~19도 비  5.10일 11도~18도 흐림



꽃이 진 자리에는 열매가 맺힌다. 꽃이 졌다 아쉬워하거나 슬퍼할 겨를이 없다. 진 자리에는 새로운 난 자리가 있는 것이다. 

개복숭아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매실은 지난해 한주먹 정도였지만 올해는 한 바구니 정도는 수확할 수 있을듯싶다. 산수유도 올해 처음으로 열매를 보여줬다. 무슨 나무인지 도통 모르다 열매가 맺힐 즈음 알것 같다. 보리수다. 그런데 충피해가 심해 잎이 뚝 떨어지는 등 열매를 제대로 맺혀 익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개미가 극성이다. 그냥 놔둘 정도가 아니다. 땅속에 집을 짓고 드나들면서 나무 뿌리를 해치는 모양이다. 하는수 없이 개미를 잡아야 할 듯 싶다. 붕산과 설탕을 1대 1로 섞고 물을 조금 넣어 반죽을 만들어놓으면 개미들이 집으로 물고가 먹고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시도해보기로 했다.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케일 잎에 구멍이 송송 뚫리고 야금야금 줄어든 모양새가 벌레가 있음을 알려준다. 더군다나 벌레똥이 땅에 떨어져 있으니 틀림없다. 벌레가 아주 조그마했을 때는 똥도 보이지 않고 찾기도 힘들다. 하지만 점차 덩치가 커지면서 똥도 굵어지고 흔적을 남김으로써 정체가 드러난다. 덕분에 농부는 이리저리 뒤적이다 벌레를 잡는다. 남긴 흔적이 많을 수록 수명을 재촉하는 셈이다. 


사람은 어떨까. 지구에 살아가면서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처리하지 못하는 1회용 기구들로 뭇생명이 몸살이다. 커다란 탄소발자국을 남겨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흔적이 너무나도 크다. 그리고 점차 그 크기도 더해간다. 이렇게 흔적을 남기다보면 사람의 수명도 재촉하는 것은 아닐까.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삶.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흔적을 최소로 하는 삶. 이것이 함께 살아가는 길이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5.8일 9도~26도 밤부터 비


내일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옮겨심을 모종을 정식했다. 정식 후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니 비오기 전 농부의 발걸음은 바빠진다. 지금이야 관정을 하거나 수로를 정비해서 물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자연의 힘을 이용하려는 마음 속에는 에너지를 함부로 낭비하지 않으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단호박이라고 알고서 키워온 모종을 정식했다. 단호박의 경우엔 오이처럼 망을 쳐서 올려키우지만, 그냥 호박처럼 땅에 눕혀 키워볼 심산이다. 혹시나 단호박이 아니라 그냥 호박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호박은 블루베리와 블루베리 사이에 옮겨심었다. 항상 블루베리 사이의 남은 땅을 활용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엔 호박을 시험삼아 정식한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 심었던 호박의 경우, 가을에 채 익지 않은게 못내 아쉬웠다. 올해도 4월 서리로 늦게 심을 수밖에 없었는데, 늙은호박을 수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고추를 심은 곳에는 고추지지대를 박았다. 원래 계획은 지지대를 촘촘히 박아 그물망 모양의 지지줄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토마토처럼 집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번 시험해볼 생각이다. 그런데 방아다리 이후 양쪽으로 벌어지는 가지는 어떻게 집게를 집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새로운 연구 대상이다. 



풀이나 나무는 꽃을 피우기 전에 옮겨심어야 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샤스타데이지 두 뭉치를 얻을 기회가 생겨 눈 딱 감고 그냥 옮겨심었다. 원래 식물을 심을 때 한가지 목적이 아니라 두가지 이상의 다양한 활용가치를 지닌 것들을 활용하자는 것이 나름 계획이었다. 이런 목표로보자면 샤스타데이지는 재배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지만, 집 옆의 짜투리 땅이 너무 삭막해 일단 심어놓기로 한 것이다. 이쪽 짜투리 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리를 해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짜보아야 겠다. 이왕이면 허브류의 정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꽃과 향기가 가득하면서도 키가 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것들로 말이다. 그리고 요리나 차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심는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비가 오기 전 옮겨심을 것들을 다 옮겨심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다. 비를 듬뿍 먹고 잘 자라주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 - 돈에 관한 당신의 생각을 완전히 바꿀 돈 사용설명서
비키 로빈.조 도밍후에즈 지음, 강순이 옮김 / 도솔플러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책제목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보면 자기계발서처럼 보여진다. 부자가 되는 법이라거나, 투자법에 대해 이야기해 줄 것 같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이 책은 '돈에 관한 명상서'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분명 명상서로 다가온다. 물론 이 책은 FIRE(재정 자립 이른 은퇴)와 미니멀리즘을 위한 개론과 방법론으로도 읽힐 수 있겠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산다는 것은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곧 시간은 생명력이다. 우리가 일을 한다는 것은 이 생명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은 생명력을 사용해야지만 가능하다. 즉 돈=시간=생명력인 셈이다. 그러니 당신이 소비한다는 행위는 당신의 생명력을 사용하는 일이다. 허투루 쓸 수 있을까.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과시하기 위해, 어떤 욕망이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당신의 생명력을 과감히 버릴 수 있겠는가. 내가 쓰는 시간 일초 일초, 돈 한 푼 한 푼이 생명력임을 알게되면, 나의 모든 선택과 행위는 소중해진다. 먹는 것 하나에도, 쓰는 것 하나에도 알아차림이 생긴다. 이것이 나의 생명을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것인지 묻게된다. 돈 대신 즉 월급 대신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 당신은 진짜 부자다. 생명력으로 가득찬다.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는 진정한 부자란 누구인지, 그리고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소중한 명상서다. 우리 삶의 어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는 순간은 없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7일 10도~25도 맑음


슬슬 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빨리 자란 것들은 무릎까지 올라왔다. 풀은 뽑지 않는다. 땅속 미생물들의 왕성한 활동을 위해 뿌리가 살아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뿌리를 뽑으면 흙이 유실될뿐더러 뿌리 주위의 미생물들이 살 터전도 없어진다. 그래서 풀은 뽑지않고 줄기를 베기만 한다. 베어진 잔사는 그대로 두면 유기물 퇴비로 쓸 수 있다. 올해는 제때 제때 풀을 베주어 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땅은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낫으로 풀을 베다 하마터면 백합을 쳐버릴뻔 했다. 풀과 함께 자라서 같은 종류의 풀인줄 알고 낫을 휘두르다 바로 앞에서 겨우 멈췄다. 휴~~ 지난해 길드-나무를 중심으로 주위 꽃과 풀 등이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하도록 디자인해 놓은 생태그물-를 만들기 위해 심어둔 것이었는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다 죽은줄 알았다. 그런데 4개 심어놓은 것이 모두 살아있었던 것이다. ^^ 구근이 죽지 않고 있었던 덕분이다. 

그 옆에는 맥문동도 살아있는듯 보인다. 마찬가지로 체리길드를 위해 심어놓은 것이었다. 작은 박스 한가득을 구매해서(무려 5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 체리나무 곳곳에 심어놓았는데, 풀을 이겨내지 못한듯 했다. 잡초라 부르는 풀과 흡사해서 

때를 놓쳐버리면 관리가 힘들다. 

올해는 백합과 맥문동을 잘 살려서 체리나무 한 그루 정도는 길드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길드 시험이 잘 정착이 되면 다른 나무로 확장할 생각이다.  



반면 밭에서 제일 크게 자랐던 체리나무 한 그루가 시름시름하다. 잎이 크지를 못하고, 새로 났던 잎들이 말라죽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죽었던 체리나무 대여섯그루도 이런 증상을 보였는데, 그 원인을 알지 못한다. 묘목 자체의 뿌리가 문제였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지난해에는 대책없이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해줄 수 있는게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황을 희석해서 한 번 뿌려주었다. 혹시나 모를 균의 공격때문이라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갖고서. 몇 일 간격으로 서너차례 황을 쳐볼 생각인데, 차도가 있으면 좋겠다. 어린 묘목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자란 나무가 이런 현상을 보여주고 있어 불안감이 든다. 다른 나무들도 혹시나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아직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하자고 결심하지만, 2년 넘게 자란 체리나무가 원인을 알 수 없이 죽게 된다면 너무 안타까울 것 같다. 그런데 이 안타까움의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일까. 한 생명이 죽는다는 안타까움일까. 전자라면 욕심을 내려놓고, 후자라면 죽음이라는 당위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해보인다. 


그저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자. 그리고 그것으로 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