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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자리에는 열매가 맺힌다. 꽃이 졌다 아쉬워하거나 슬퍼할 겨를이 없다. 진 자리에는 새로운 난 자리가 있는 것이다. 

개복숭아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매실은 지난해 한주먹 정도였지만 올해는 한 바구니 정도는 수확할 수 있을듯싶다. 산수유도 올해 처음으로 열매를 보여줬다. 무슨 나무인지 도통 모르다 열매가 맺힐 즈음 알것 같다. 보리수다. 그런데 충피해가 심해 잎이 뚝 떨어지는 등 열매를 제대로 맺혀 익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개미가 극성이다. 그냥 놔둘 정도가 아니다. 땅속에 집을 짓고 드나들면서 나무 뿌리를 해치는 모양이다. 하는수 없이 개미를 잡아야 할 듯 싶다. 붕산과 설탕을 1대 1로 섞고 물을 조금 넣어 반죽을 만들어놓으면 개미들이 집으로 물고가 먹고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시도해보기로 했다.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케일 잎에 구멍이 송송 뚫리고 야금야금 줄어든 모양새가 벌레가 있음을 알려준다. 더군다나 벌레똥이 땅에 떨어져 있으니 틀림없다. 벌레가 아주 조그마했을 때는 똥도 보이지 않고 찾기도 힘들다. 하지만 점차 덩치가 커지면서 똥도 굵어지고 흔적을 남김으로써 정체가 드러난다. 덕분에 농부는 이리저리 뒤적이다 벌레를 잡는다. 남긴 흔적이 많을 수록 수명을 재촉하는 셈이다. 


사람은 어떨까. 지구에 살아가면서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처리하지 못하는 1회용 기구들로 뭇생명이 몸살이다. 커다란 탄소발자국을 남겨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흔적이 너무나도 크다. 그리고 점차 그 크기도 더해간다. 이렇게 흔적을 남기다보면 사람의 수명도 재촉하는 것은 아닐까.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삶.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흔적을 최소로 하는 삶. 이것이 함께 살아가는 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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