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일 7도~22도 맑음 쾌청



고추 자라는 모양새가 이상하다. 키는 크지 않은데 고추만 매달고 있다. 즉 영양성장을 하지 않고 생식성장에 치중하는 것 같다. 보통 주위 환경이 척박할 때, 즉 언제 죽을지 모르니 자기자신을 키우기 보다는 후대를 남겨야 한다고 판단이 될 때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추가 크지 않고 수확량도 줄어들게 된다. 딱히 척박한 환경 조건은 아닌듯한데 생식에 집중하는걸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방아다리 첫번째에 달린 고추를 제거하는 것이다. '야, 자꾸만 고추를 매달지마. 안그러면 이렇게 따버린다'라는 신호를 보낸다고나 할까. 고추를 매다는데 에너지를 쓰지말고 성장하는데 쓰라는 경고장인 셈이다. 


성장을 하는데 있어서 영양과 생식의 균형은 중요하다. 이 균형이 깨지면 품질이 좋으면서도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균형점은 외부 환경에 달려있다 할 수 있다. 적당한 양분과 햇빛, 수분, 온도가 필수다. 하지만 외부환경은 모든 조건을 원하는대로 갖출 수는 없다. '농사의 반은 하늘'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외부 환경의 중요성과 특성을 일컫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부가 하늘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바꿀 수 있는 조건은 최대한 바꿔주고, 환경을 제어할 수 없다면 작물 그 자체의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 고추처럼 첫번째 열린 열매를 따버린다거나, 곁순 등을 어느 시기까지 두었다가 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도 그런 것 같다.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한 조건을 잘 갖추도록 노력하는게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해야 한다. 고추의 첫 열매를 따버리듯 버려야 할 것은 버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욕심을 내거나 어떤 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떨쳐내면, 바뀔 수 없는 환경 안에서도 희망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되,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은 미련들 두지말고,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집착을 떨쳐낸다면 우리도 균형잡힌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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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일 7도~22도 맑음 쾌청


지난해에는 고구마순을 직접 키워서 모종을 옮겨 심었다. 씨알이 굵진 않았지만 제법 고구마가 달려 간식거리가 돼주었다. 



올해는 고구마순을 몇개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품종은? 증미, 진율미, 베니하루카 이 셋 중 하나일텐데,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만약 조생종으로 빨리 캔다면(정식 후 90일~100일 사이) 진율미일 가능성이 크다. 베니하루카와 증미는 정식 후 120일이 지나서 수확할 수 있다. 모두 밤고구마 종류이다. 



작년에는 고구마를 곧추 심었다. 올해 심는 것처럼 눕혀서 심지 않았지만, 고구마가 제법 달렸다. 물론 씨알이 굵지는 않았다. 올해는 정석대로 눕혀 심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어떻게 고구마가 달릴지 궁금해진다. 



많진 않지만 고구마를 심고 물을 주고 나니 뿌듯하다. 땅이 황토인지라 고구마가 크기엔 좋은 토양이다. 맛있는 고구마를 주렁주렁 매달아 주었으면 좋겠다.



반면 감초는 황토와 잘 맞지않는다. 모래땅에 가까운 땅이 자라기에 좋다. 그래서 지난번에 심었던 감초의 포복경 대신 감초를 뿌리채 얻어서 몇 개 추가로 심었다. 



하는수없이 황토 땅에 심는 것도 생겼다. 블루베리와 블루베리 사이에 심은 것들은 물을 주지 않고 주위 풀만 정리하는 수준으로 놔둘 생각이다. 



그나마 집 주위에서 가장 모래땅에 가까운 곳을 찾아 남은 감초를 심었다. 하지만 경사가 꽤 진 곳이라 비가 많이 올 때 흙에 쓸려가지 않을까 염려된다. 

올해 감초가 심겨진 곳은 총 3곳이다. 체리나무 사이, 블루베리나무 사이, 그리고 집 뒤 경사면. 토질로 봐서는 경사면이 가장 좋지만, 주위 환경으론 체리나무 사이가 낫다. 불과 각각 네다섯주 정도밖에 되진 않지만 비교해보기에는 안성맞춤일 듯하다. 관심을 갖는 대상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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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일 5도~17도 맑음 쾌청한 하늘


구기자가 새가지를 엄청 많이 내놓는다. 아마도 이런 생명력이 구기자가 삽목으로도 잘 자라는 이유일 것이다. 옮겨심은 구기자 4그루 중 3그루는 살아남았다. 한 그루는 아직 잠에서 덜 깬 것인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기존에 있던 구기자는 새가지와 잎이 무성하다. 


구기자는 인삼, 하수오와 함께 3대 명약으로 통한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고, 한방에서는 강장제로 쓰인다. 한방에서는 간이 눈과 통한다고 보는데, 그래서인지 시력저하 개선 등 눈에도 좋다고 한다. 



구기자의 원줄기 하나를 남겨놓고 땅밑에서 나온 나머지 가지들은 모두 가지치기를 했다. 원줄기의 목질화된 가지에서 나온 새가지에서 꽃이 많이 핀다고 하니,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게 좋을 듯하다. 



가지를 치면서 구기자새잎들을 따로 모았다. 구기자새순은 밥에 쪄서 먹기도 하고, 된장국에 넣거나,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 구기자 열매와 함께 잎도 차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구기자잎의 영양성분은 열매 못지 않다고 한다. 



구기자잎으로 차를 만들었다. 흔히들 구증구포, 즉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리는 작업을 통해 차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방법은 일부 한약재를 만들때 쓰는 방법이다. 보통은 네다섯번정도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아마도 차를 만드는 과정에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나는 세번 정도에서 그쳤다. 요즘 햇볕이 너무 좋아 잘 말려서 맛을 볼 생각을 하니 조용한 미소가 어린다. 



더덕인줄 알고 심었던 곳에서는 다른 약초가, 아마도 황기처럼 보이는 싹을 내밀었다. 이와함께 지난해 심었던 자소엽도 고개를 내밀었다. 차즈기라고도 하는데 아마 지난해 방치해둔 것에서 씨가 떨어져 새로 난듯하다. 자소엽은 소화를 촉진해 뱃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각기병에 좋다고 한다. 또 기침이 났을때 멎게해주며 해산물의 독을 없애 준다고 한다. 자소엽은 차로 끓여먹으면 진한 보라색과 향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차는 그냥 잎을 말리거나 한 번 정도 덖으면 된다.


올해는 차 풍년이다. 칡순에서 시작해 뽕잎, 구기자잎을 거쳐 조만간 자소엽까지. 은은한 차를 통해 번잡스러움을 걷어내고 평온한 일상이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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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일 7도~16도 비온후 갬


약초와 허브를 중심으로 만들 생각이던 공간이 지난밤 빗물과 토사로 엉망이 됐다. 배수구를 급히 뚫어 물을 빼고 토사를 삽으로 치우고 나니 다시 모양을 얼추 갖췄다. 하도 삽질을 해서 그런지 온몸이 뻐근하다. 



약초정원이 될 빈 공간을 채워줄 둥굴레를 몇 주 얻었다. 뿌리까지 캐서 보니 모양새가 지황이나 인삼류와 비슷해 보인다. 둥굴레 뿌리도 인삼과 마찬가지로 사포닌이 풍부하다고 한다. 구황작물로도 쓰여 봄에는 생으로도 먹었다고 한다. 보통 가을에 뿌리가 비대해지면 캐어서 말려 약재나 차로 끓여 먹는다. 피로나 어지럼증, 두통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둥굴레는 키가 크게 자라지 않기에(30~60센티미터) 약초정원 앞쪽에 심었다. 잘 번식해서 앞쪽에 군락을 이루어주면 좋겠다. 혹시 옮겨심은 올해에 꽃과 열매가 열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둥굴레를 얻으면서 감초 줄기도 하나 얻었다. 감초는 이런 포복성 줄기를 뻗어서 뿌리를 내리거나, 위로 곧게(1미터 정도) 자라는 가지가 있다. 포복성 줄기의 경우 약재로 쓰는 뿌리와 비슷해 혼돈할 수 있다. 감초는 '약방의 감초'라는 말처럼 흔히 쓰이는 약재인데 강한 약성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감초의 포복성줄기를 눈이 피는 것 한두개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한뼘쯤 되는 크기로 잘라서 땅에 심는다. 사선으로 심어서 흙을 덮는 방법이 낫다고 하여 최대한 사선으로 심어보았다. 



감초는 사질토양이 재배에 적합하다고 하는데, 밭이 온통 황토라 적당한 곳이 없다. 일단 체리나무와 체리나무 사이에 잘라놓은 감초 가지를 심었다. 약초정원에 심으면 좋겠지만, 포복성 줄기처럼 옆으로 쭉 뻗어서 자랄 수 있기에 따로 심은 것이다. 적합한 환경이 아닌 곳에서 잘 자랄지 걱정이긴 하다. 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으니 방법이 없다. 물관리를 잘 해주면서 키우는 수밖에. 적절한환경에서 자란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환경이 잘 갖추어지지 않을 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수밖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대신 관심을 더 가져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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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 아주 개인적이긴 하지만, 만화 캐릭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신지다. 지구를 구해야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힘겨워하며 안간힘을 쓰는, 자기 안으로 파묻혀 가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반대로 [원펀맨]의 주인공은 취미가 히어로다. 사람을, 지구를 구해야한다는 막중한 의무감이 아니라 그냥 취미로 한다. 누군가 자신을 깔보거나 무시하면 '뭐래?'라고 말하듯 지나친다. 마음 속에 담아두거나 상처받지 않는 것이다. 그냥 사람들을 구하는 취미활동을 열심히 한다. 그러면서도 마트의 할인시간이 끝났다며 속상해하는 일상인이다. 그의 이런 친근함이 웃음을 폭발시킨다. 


2. 그래도 관심은 받고 싶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주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목매달지는 않는다. 취미이기 때문이다. 내 취미를 누군가 알아주면 좋은 것처럼. 

그래서 원펀맨은 히어로협회에 가입한다. 자신의 등급이 최하위 등급에다 순위도 뒤처져 있다. 자신의 진짜 활약을 모르기 때문이다. 섭섭해하지 않는다. 다만 이 등급에서는 의무적으로 영웅적 활동을 펼쳐야 한다. 이 의무할당이 싫을 뿐이다. 그저 취미로 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래서? 등급을 올리면 의무로부터 면제. 이런 엉뚱함이 재미를 폭발시킨다.


3. 원펀맨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강해졌을까. 단 한 번의 주먹으로 웬만한 악당들은 KO. 슈퍼맨처럼 타고난 초능력일까. 스파이더맨처럼 어떤 변이를 겪은 것일까. 아니면 비법이라도? 신비한 물을 먹으면 힘이 세진다거나 하는... 

원펀맨은 자신이 강해진 비결을 말해준다. 두두둥~ 바로 중단하지 않는 끈기다. 3년간(? 확실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단 하루도 빠짐없이 10키로를 뛰고 100회 팔굽혀펴기를 하고, 윗몸일으키기도 100회, 스쿼트 100회를 한 것이다. 죽을 듯이 괴로워, 하루쯤 쉴까 생각이 들지만, 피를 토해도 괴로워도 날마다 이를 지킨 것이다. 머리가 다 빠질만큼(그래서 대머리 캐릭터가 됐다) 단련한 것이다. "신인류니 진화니 하며 놀고 있는 니놈들은 절대 여기 도달할 수 없다. 스스로 변하는 것이 인간의 강함이다!" 


4. 원펀맨의 매력은 이런 강인함에 있다. 넘보지 못할 초능력 같은 힘의 원천은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와 이를 실천하는 행동으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원펀맨의 진짜 매력은 영웅이라 잘난 척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문제를 떠안은듯 고뇌하지 않고, 누가 뭐라 하든 '뭐래?'하는 마음으로, 일상 속에서 취미로 남을 돕는데 있다. 취미같은 가벼운 삶이면서도 타인을 돕는 충만함으로 가득한 삶, 한 번 신나게 살아볼 마음이 불끈불끈 샘솟지 않는가. 원펀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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