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24일 22도~28도 비온 후 흐림


금화규 모종을 키워서 심은 것과 지난해 금화규를 심었던 곳에 씨앗이 떨어져 자연적으로 발아가 되어서 자란 금화규 간에는 성장의 차이가 보인다. 



모종을 키워서 밭에 옮겨심는 것은 공간의 활용 측면에서 효율이 높다. 밭에 작물이 남아 있을 때 다른 곳에서 모종을 키운 후 밭이 비워졌을 때 옮겨 심음으로써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기의 조절이다. 적당히 자란 모종을 밭에 바로 옮겨심음으로써 수확시기도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아무래도 수확물이 쏟아지는 시기를 피해 값을 더 잘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자란 금화규는 일종의 직파라고 할 수 있다. 즉 작물이 자랄 곳에 애당초 씨앗을 뿌려 싹을 틔워 자라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종을 키운 것 만큼의 시간에서 차이가 나 성장 속도가 뒤처진다. 올해 금화규의 경우엔 현재 키의 차이가 두 배 가량 나고 있다. 모종으로 키운 것은 허리께까지 자랐는데, 직파된 곳은 겨우 무릎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다보니 꽃의 수도 차이가 난다. 모종을 심은 곳은 꽃이 한 창 피어나고 있지만, 직파된 곳은 가끔 꽃을 피워내고 있다. 더군다나 아직 키가 덜 자랐음에도 꽃을 피워내다보니, 성장이 더 더디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직파의 장점도 있을 것이다. 옮겨심는 과정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씨앗이 나고 자랄  때까지 한 곳에 있다보니 적응이 잘 되어 보다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건 추론일 뿐이다. 실제 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는 관찰해보아야 한다. 



모종과 직파 간의 차이는 그렇다치고, 저절로 자란 금화규는 실제 도라지 씨앗을 심은 곳이었다. 풀은 물론이거니와 금화규에 묻혀서 어디서 자라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된 도라지를 위해 풀을 제거해 주었다. 도라지도 키를 잘 키우면서 자라기 때문에 조금만 풀을 제거해줘도 풀을 이겨낼 힘을 갖게 된다. 도라지가 쑥쑥 자라면 풀 뽑을 일이 줄어드니, 얼른 얼른 자랐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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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년 7월 21일 비 22도~24도

  • 비가 잦으면서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찰흙에 심겨진 참깨 중 일부는 시들시들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뿌리가 썩어가는 중이 아닐까 생각된다. 흙은 물리적으로도 흙이라는 고상 이외에 공기와 수분이 적절하게 있어야 한다. 흙 50%, 공기와 수분이 25%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렇게 장맛비가 계속 오게 되면 공기 부분까지 물로 차면서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 물이 잘 빠지는 흙이 아니라면 유기물이 풍부해야 흙 속의 간극이 생겨 물을 적절히 빠져나가게 하고 공기가 들어찰 수 있다. 또한 유기물은 흙 속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의 다양한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작물이 자라기에 좋은 흙이 되기 위해선 유기물이 풍부해야 한다. 참깨가 시들시들해지는 것을 보니 아직 흙 속 유기물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겠다. 계속해서 유기물을 땅에 투입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비가 오는 통에 벌레를 잡는 방제 작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마늘추출물과 BT제가 얼마나 효과를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체수가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싶다. 이럴 때 연이어 계속 방제작업을 해주면 그 효과가 훨씬 잘 나타날 터인데, 비가 문제다. 
잠깐 비가 그치는 사이에라도 방제작업을 해야 할 성 싶어 채비를 했다. 이번엔 마늘추출물에 목초액을 섞어 봤다. 목초액은 나무를 태워 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를 액화한 것으로,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화학농약 대신 이용할 수 도 있다. 다만 목초액에 유해물질이 있어 숙성해서 써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직접 성분검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오늘 쓰는 목초액은 4년이나 묵혀둔 것이다. 


지난번 천연약제를 뿌렸을 때는 선녀벌레가 흠뻑 약을 맞았을 때 효과가 조금 나타났었다. 갈색날개매미충은 멀리 도망가 버리기 일쑤였다. 이번 목초액을 첨가한 천연약제에서는 갈색날개매미충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여러 번의 경험이 아니라 단정지을 순 없지만, 도망가던 갈색날개매미충을 쫓아가며 약을 뿌렸더니 듬뿍 맞게 됐을 땐 효과를 보였다. 그렇다하더라도 워낙 도망을 빨리 가버리기 때문에 약효를 보기가 쉽지 않다. 알을 낳기 전 2주 정도 계속해서 방제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박멸까지는 못 가겠지만, 작물에 큰 해를 입히지 않을 정도 만큼의 통제가 가능할 정도의 적정 개체로만 줄어들어도 좋을 것 같다. 당분간 새벽엔 방제, 해질녘엔 예초 작업이 계속될 듯하다. 밭의 균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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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20일 23도~31도


체리나무가 심겨진 곳은 요즘 개망초밭이 되었다. 개망초꽃이 활짝 피면서 꽃밭을 만든 셈이다. 그냥 지나가는 객이라면 화려하진 않지만 소소하지만 예쁜 꽃밭으로 여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는 입장에서 풀꽃이 피어나는 것은 좋은 상황은 아니다. 



개망초꽃은 마치 계란 후라이를 닮았다고 해서 계란꽃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처음 보았을 때 계란후라이가 연상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니 그렇게 보인다. 아무튼 참 부지런히도 핀다. 개망초꽃이 피었을 때 한 번 풀을 베었는데, 그새 자라서 또 꽃을 피운 것이다. 



개망초 주위로는 키가 훨씬 큰 망초가 퍼져 있다. 개망초꽃이 질 무렵 망초꽃은 피어난다. 개망초든 망초든 이 풀 이름에 망자가 들어간 것은 이 풀이 우리 고유종이 아니라 일제시대에 들어와서라고 한다. 즉 나라가 망할 때 들여온 풀이라 망초라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확실친 않지만 개망초와 망초 주위로 실망초도 꽃을 피운 듯하다.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다. 다만 이 꽃이 실망초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꽃구경을 해도 될 터이지만, 마냥 그대로 두다가는 씨를 맺혀 내년엔 더 극성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꽃을 피우고 씨를 맺기 위해 양분을 빨아들일테니, 이 점도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작물이 풀들과 양분 싸움을 벌이는 통에 더 잘 자라는 경우도 있다. 즉 온통 나쁘거나 온통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시기와 정도에 따라서 영향력은 정 반대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기와 정도를 저울질 해서 조정하는 것, 그것이 농사의 기술이지 않을까. 망초들을 보며 모두가 흥할 수 있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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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20일 맑음 23도~31도



가시오가피가 병들었다. 보살핌을 받지 못한 탓이다. 농사란 자연처럼 스스로 자라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보고 살펴야 한다. 그런데 요 며칠 관심을 갖지 못했더니, 병이 든 것이다. 한 그루 뿐이어서 조심스러운데, 그만큼 애정을 쏟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삽목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않아 보인다. 



병이 든 탓인지 열매도 다 떨어져 버리고 몇 개만 달랑 남아 있다. 가시오가피 가지나 뿌리 껍질로 달인 물이 손발 저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즘 손 저림이 심한데,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하지만 아직 나무가 크지 못하고, 수년 째 제자리 걸음이다. 겨우 허리 높이에서 성장을 멈춘 듯 자라지 않고 있다. 물론 양분을 따로 공급하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다른 나무들에 비해 성장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보통 2~3미터, 크게는 4미터 정도까지도 자란다고 하는데, 겨우 1미터 크기에서 성장을 멈추고 있는 것은 정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뿌리 근처에 큰 구멍이 자꾸 나는 것을 보면 뱀이든, 두더지든, 동물들이 자꾸 뿌리를 건드린 탓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양분 공급과 함께 동물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겠다. 삽목도 성공해서 개체수를 늘릴 수 있다면 더 좋을 일이다. 


농사란 자고로 보살핌이다. 보고 살펴야 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보고 살펴야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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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19일 맑음 20도~31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달 매실청을 담글 때 벌레 먹은 것을 따로 추스리지 않고 한꺼번에 담근 통이 있다. 혹시나 괜찮을까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원래는 씨살이좀벌은 새끼를 쳐 놓은 씨앗 속에서 겨울을 났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매화나무로 올라가지만, 매실청을 담가놓으니 월동하지 않고 애벌레가 되어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이 매실청을 버려야 할지, 애벌레만 집어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다행히도 다른 매실청 2통은 애벌레가 보이지 않는다. 씨앗을 빼고 담가 놓기도 했지만, 멀쩡해 보이는 것은 열매 그대로 담가두어서, 혹시 씨살이좀벌이 새끼를 쳐 놓았을 매실도 일부 들어갔을 지 모른다. 애벌레가 있는데 보지 못하는 것인지, 애벌레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인지, 애벌레 자체가 없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좀 더 자세히 지켜보아야 하겠다. 


씨살이좀벌 애벌레를 보고 있자니,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적응하려 하는 생명체의 생존본능에 감탄하게 된다. 원래의 루틴 대로라면 여전히 씨앗 속에 있어야 할 터이지만, 씨앗을 벗어나 밖으로 나온 것은 환경의 변화가 생명을 위협해서일 것이다. 인류도 기후위기라는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의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거나, 현재 겪고 있는 중이다. 과연 인류는 이 변화 속에서 어떻게 적응할까. 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애를 쓸 것인지, 이 변화 마저도 과학기술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안도할련지.... 인류가 매실청에 담긴 씨살이좀벌 애벌레 처지가 되지는 않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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