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2월 영하 10도 아래 날이 많음


아무리 추워도 봄은 찾아온다. 올해는 유독 추위가 늦게까지 기승을 부리는 듯하다. 지난해 2월 마지막 주는 영하 4~5도 정도였는데, 올해는 영하 10도 아래까지 떨어지는 날이 많다. 그럼에도 봄은 찾아올 것이기에 농사를 지을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봄에 꽃눈과 잎눈이 피기 전에 해야 할 일은 가지치기다. 1월 마지막 주부터 잠깐 따뜻해지는 날이면 큰 나무들의 가지치기를 했다. 배나무, 매화나무, 벚나무, 산수유 등의 가지를 정리했다. 


가지치기 전 산수유

가지치기 후 산수유


숲 속의 나무들은 그저 자기가 자라는데로 커가지만, 왜 사람이 심은 나무는 가지치기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나무를 심은 목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숲 속의 나무는 자연스레 나서 자연스레 성장해 죽음을 맞이하지만, 사람이 심은 것은 경관이든, 식용이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목적에 맞추어 변형이 가해지는 것이다. 


경관용이라면 예쁘게 보이도록, 식용이라면 더 크고 맛있는 과일을 달 수 있도록, 필요없는 것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제거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어떤 것이 필요없는 것인지는 농부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과수별로 성장하는 특성이 있으니, 그 특성에 맞추다 보면 어떤 공식 비슷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농부에 따라 목적에 100% 가까이 달성하는 방식을 터득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지치기(전정)를 하는 방식을 일명 달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워야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나무를 잘 관찰하며 터득해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큰 가지를 자르게 되면 상처가 커서 아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상처로 인해 병균이 옮겨와 나무가 아프기도 한다. 그래서 굵은 가지가 되기 전 매년 필요없는 가지를 자르는 일을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이런 굵은 가지를 쳐낼 때는 쾌감도 있다. 톱질을 해서 나무가 툭 떨어져 나갈 때 왠지 모를 희열을 느낀다.



블루베리도 전정할 때가 왔다. 하지만 몇 그루 전정을 하다 그만두었다. 날이 너무 추워 손이 곱아왔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올해는 블루베리 전정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조금 늦어질 모양이다. 올해 전정이 1~2주 늦어지는 것이 블루베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잘 지켜보아야 하겠다.   



게다가 겨우내 벌레들도 지난해보다 많이 생긴듯해, 올해는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이 된다. 제발 느즈막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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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투 런 Born to Run - 인류가 경험한 가장 위대한 질주
크리스토퍼 맥두걸 지음, 민영진 옮김 / 여름언덕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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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의 첫 장을 넘기고 나서 페이지를 더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문체 탓인지, 번역 탓인지, 용어 탓인지, 문화적 차이 탓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지만, 아무튼 책을 읽는 속도는 떨어지고, 집중력은 약해졌다. 하지만 다행히 100페이지 정도를 넘기니 술술 읽혀진다. 책의 재미 또한 슬슬 가속이 붙는다. 


2. 책의 장르를 무엇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크게 논픽션이라 분류할 수 있겠지만, 마치 소설을 읽듯, 때로는 다큐멘터리를 보듯, 가끔은 논문을 읽는 것처럼, 책은 다양한 내용을 품고 있다. 물론 책은 결국 우리 인류는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내용으로 집약되지만.


3. 저자는 울트라 마라톤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한 부족 타라우마라 족을 만나려 한다. 극도의 체력을 요하는 오래달리기를 걷듯 춤추듯 즐기며 웃으며 달릴 수 있는게 가능한 일일까. 뛸 때마다 부상을 입는 저자로서는 지구상에 거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뛰는 원시 부족을 만나 그 비결을 묻고 싶었다. 그래서 타라우마라 족과 끈이 닿을 수 있는 카바요라고 알려진 사람을 찾아 나선다. 책은 카바요와 타라우마라 족을 찾는 추적극에 가깝다. 또한 이런 인연으로 인해 카바요가 새롭게 만든 역사적인 울트라 마라톤 첫 대회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진행됐는지를 담아내는 기록지가 된다.


4. [본투런]은 달리기 예찬서라 할 수 있다. 인류는 달리는 것이 본능이라는 점을 인류학, 해부학의 등의 도움을 받아, 타라우마라 족을 통해 실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뜻하지 않은 세 가지 주장을 만난다. 


첫째는 운동화의 불필요성이다. 우리는 올림픽을 통해 운동선수들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첨단 도구들을 접하게 된다. 가끔은 그 기능이 지나쳐 기록이 계속 바뀌다 보니 장비에 제한을 둘 정도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라 생각할 수 있다. 첨단의 운동화는 기록을 좋게 하고 부상을 방지해 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본투런]에서는 운동화가 우리 몸을 망가뜨리고 달리기를 방해한다고 말한다. 그 대표적 주자로 나이키를 들고 있다. 나이키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운동화의 바람을 일으킨 원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치지 않고 잘 뛰기 위해선 신발을 벗어야 한다. 발바닥과 땅바닥이 직접 맞닿으며 진화해 온 우리 몸의 특성이 신발을 신음으로써 방해를 받아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두번째는 채식이다. 물론 우리 조상이 달리기를 한 이유는 사냥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사냥을 통한 육식은 지금처럼 흔한 일상식은 아니었을터다. 아니, 오히려 사냥에 성공하기까지 주된 음식은 수렵, 채집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역사상 뛰어난 울트라 마라토너들은 대부분 채식을 했다. 우리 몸은 채식에 더 알맞게 진화해왔다는 것이 저자 맥두걸의 생각인 것처럼 보인다.


세번째는 현재 인류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 등 다른 종이 아닌 사피엔스인 것은 순전히 달리기 덕분이라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라는 책에서 인류의 진화는 언어를 통한 이야기 만들기, 즉 허구의 신화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 허구의 신화 덕분에 인류는 소집단에서 벗어나 수천명 수만명이 함께하는 대집단을 구성하고, 다른 동물보다 우위에 섰다고 말한다. 하지만 [본투런]은 사피엔스가 우리 조상이 된 것은 달리기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사피엔스와 같은 시기를 보냈던 네안데르탈인은 육식을 좋아한 덕분에 몸집도 크고 힘도 셌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먹을 것을 얻지 못하면서 멸종이 됐다는 것이다. 반면 사피엔스라는 종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사자, 치타, 영양, 토끼 등등) 단 몇 분, 길게는 몇 십 분 아주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몇 시간이고 달릴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수렵, 채집과 함께 사냥도 가능해 유연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런 장거리 달리기를 통한 사냥은 혼자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집단을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것도 생존의 장점으로 꼽힌다. 유발 하라리가 말한 언어, 신화 이전에 함께 달리기 위해 집단을 구성하고 힘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5. 그런데 달리기 위해 태어난 인류는 왜 달리는 것을 이토록 싫어하게 됐을까. 인류를 문명으로 이끈 뇌의 발달은 달리는 본능과 대척되는 또하나의 본능을 갖고 있다. 바로 쉴 수 있을 때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것. 저자는 우리 몸 중 가장 효율을 따지는 조직이 바로 뇌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몸무게의 2%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조직이 우리가 쓰는 에너지의 20% 이상을 쓰니 효율을 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뇌는 에너지 효율에 얽매여, 우리 몸이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는 최대한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진화해왔다. 하지만 이런 진화는 현대인들에게 독이 되는 측면이 많다. 소파에서 뒹굴뒹굴하며 각종 성인병을 가져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건강하고 싶다면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 뛰어야 한다.   


6. [본투런]은 저자가 타라우마라 족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새롭게 펼쳐지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의 성사,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는 다양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마라토너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다양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뜻밖의 위 3가지 주장은 지적 충격을 주며 재미를 선사한다. 게다가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는 당장 뛰고싶은 마음이 솟아나니,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도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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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 채식과 건강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이의철 지음 / 니들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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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주장 속에 살아간다. 어떤 주장은 믿음을 바탕으로, 어떤 것은 사실을 바탕으로, 어떤 것은 감정을 바탕으로, 또 어떤 것은 사유를 근거로 해서 주장을 펼친다. 주장의 목적은 설득에 있을 터인데, 아무래도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설득력을 지니는 것은 과학적 사실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 사실 또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기에 모든 사람을 설득할 힘을 갖기에는 충분치 않다. 지금의 코로나 시국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는 전염병 대책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백신이 전염병 대책의 근간이라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물론 백신 무용론이라거나, 백신 부작용 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대체적으로 백신이 갖고 있는 예방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즉 전염병에 있어서 백신의 효과는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어떻게 먹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전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건강한 먹을거리,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답은 천차만별인데다, 오히려 건강을 포기하고서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다만 초가공식품을 피하라는 것엔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졌다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만성질환에 시달리거나, 목숨에 위협이 되는 질병을 걱정하는 이들에겐 건강한 식사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먹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의 유행은 탄수화물을 적으로, 단백질을 친구로 삼는 것이다. 수십 년 간 건강식에서 빠지지 않는 방법은 지중해식 식사법이기도 하다. 슈퍼푸드라는 이름이 붙은 음식은 건강을 위해 꼭 먹어야만 할 것으로 느껴진다. 이책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은 제목에도 나와있듯 자연식물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인 이의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음식의 인슐린저항성에 주목한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심혈관질환, 암, 치매, 자가면역질환, 만성염증성질환, 소화기계 증상, 빈혈, 치질, 식곤증 등 다양한 건강문제가 인슐린저항성 유발 음식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여러 논문과 연구 자료를 통해 밝힌다. 그리고 인슐린저항성 음식에는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식용유, 설탕 등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런 음식들을 피하고 자연식물식을 할 것을 책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강에 좋다는 올리브유같은 식물성 기름 조차도 인슐린저항성 유발 음식이라는 점에서 놀라게 된다.  


저자가 주장하는 자연식물식이란 말 그대로 가공하지 않은 채식이라 할 수 있다. 이의철 전문의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을 80:10:10의 비율로 섭취하라고 말한다. 지방과 단백질이 인슐린저항성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런 자연식물식은 인간의 건강 뿐만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환경과 인간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음식을 얻기 위해서라도 자연식물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해 자연, 지구의 건강을 위한 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채식을 하고 싶지만 주저해오던 사람이라면, 건강한 채식법을 알고싶은 이라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연식물식을 주장하고 있는 이책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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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독 주말이면 춥다. 영하 15도 가까이 떨어진데다 바람까지 세차 피부로 느끼는 온도는 영하 20도를 밑도는 듯하다. 


설 연휴기간 사람들의 이동이 많을듯하여 집안에 콕 박혀 있다가 주말에 바람을 쐬러 나왔다. 산 속의 출렁다리만 찾다가 이번엔 겨울바다를 구경하러 나섰다. 목적지로 정한 곳은 영덕. 


먼저 찾아간 곳은 강구항. 대게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사람들이 많다. 대게와 홍게를 주로 팔고 있다. 크게 수산시장에서 대게를 구입해서 쪄 가거나, 식당에서 대게를 쪄서 먹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겠다. 대게로 국물을 낸 어묵을 먹으며, 식당 주인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장이나 식당이나 어차피 경매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판매를 하기에 가격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식당에서 먹기에는 코로나로 쉽지 않아, 쪄서 집에 가 먹기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강구항을 들르기로 했다. 



강구항 옆에는 해파랑 공원이 있다. 이곳엔 주차장이 꽤 넓다. 무료로 운영된다. (강구항 쪽 주차장은 유료인 듯하다.) 오전에는 제법 한가해서 주차할 곳이 많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주차할 데를 찾지 못할 만큼 사람들이 붐볐다. 



대게로 유명한 곳인지라, 엄청나게 큰 대게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황금칠까지 해놓을 정도이니... 아마도 이곳 사람들에겐 대게가 황금보다 더 귀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해파랑 공원 끄트머리의 둑에 올라서면 확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짙푸른 바다색과 햇살에 부서지는 새하얀 바닷물이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드러누울 수 있는 의자도 4개 정도 놓여져 있어, 바다를 보며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바람이 워낙 거세서 한자리에 오래 있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배가 출출해 이색 먹을거리를 찾아보니 주위에 대게피자를 파는 곳이 있었다. 피자 위에 대게살을 토핑으로 한 것인데, 짭조름하니 나름 색다른 맛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자동차로 15분 정도 가면 해맞이 공원이 있다. 바다를 보며 운전을 하다보면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뒤에 차가 쫓아오지 않는다면 천천히 바다를 구경하며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겠다. 

해맞이공원에 다가서니 대게의 집게가 등대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마주친다. 창포말등대다. 차를 세워두고 등대 구경을 하다보니,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바닷가로 내려오니 영덕 블루로드, 해파랑이라는 이정표와 함께 산책길이 여러 갈래다. 약속바위를 찾았다.



왼손등이 보이고 그중 새끼손가락을 편 모습을 바위에서 찾을 수 있다. 파도가 일구어낸 조각품이다. 



바위 사이로 일렁이는 파도와 깨끗한 바닷물이 마을까지 씻어주는 듯하다. 



약속바위에서 육지쪽을 올려다보면 해맞이공원 입구와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차로 6~7분 거리에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은 무료가 아니라 성인 1,500원, 청소년 800원의 입장료가 있다.  



전시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정크&트릭아트전시관이 있다.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의 입장료가 있다. 



해맞이공원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차로 30여 분 북쪽으로 달리면 고래불해수욕장에 도달한다. 바닷가를 달리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고래불 해수욕장은 고려 후기 이색()이 어렸을 때 상대산에 올라 병곡 앞바다에서 고래가 하얀 분수를 뿜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지은 것이라고 한다. 고래불에서 불은 뻘의 옛말이다. 이름에 걸맞게 해수욕장 입구에는 고래 조형물이 서 있다. 



해수욕장에 들어서면 광활한 모래사장에 함성이 절로 나온다. 서해안에서 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천리포 해수욕장은 길이가 1키로미터, 만리포 해수욕장은 2.5키로미터인데, 고래불 해수욕장은 8키로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모래도 고와서 기분마저 살랑살랑해진다.



모래사장 한편으로는 멍이라는 글자를 형상화한 조각품이 보인다. 남자와 개 한 마리가 바다를 보고 있는 모습인데, 그 가운데 앉아서 기념촬영을 해도 좋을듯하다. 정말 이들처럼 가만히 않아서 바다멍을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방파제를 알록달록 색칠을 해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또한 고래 형상을 한 조망대도 눈길을 끈다. 



나선형의 계단을 오르면 벽쪽에 여러 종류의 고래 그림과 설명이 적혀 있다. 전망대 위에 올라 바다를 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거세 몸이 휘청일 정도인지라, 급히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강구항에 들렀다. 수산시장을 지나 항 쪽으로 가면 수레에 대게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다. 다리가 잘리거나 조금은 부실한 대게를 싼 값에 파는 것이다. 큰 대게보다 소위 B급 대게를 구입해서 쪘다. 찌는 값은 1만원, 포장비 5천원. 집에서 대게를 먹으니 다리엔 살이 제법 있지만, 몸통은 살이 그닥 없다. 큰 것을 먹는다면 몸통 살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대게가 많다 보니 양은 부족하지 않았다. 게다가 홍게를 서비스로 몇 마리 줬는데, 홍게살이 꽉 차 있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대게는 취향대로 구입해서 먹으면 되겠다.  


영덕에 가면 대게 뿐만 아니라 깨끗한 바다와 광활한 모래사장이 반겨준다. 배도 부르고 마음도 불러지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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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02-07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이 어쩜 저런 색을 낼수 있을까요.
저도 지금 바닷가 마을 와있는데 (남해) 몇달 동안 답답했던 마음이 깨끗해져가요.

하루살이 2022-02-08 16:34   좋아요 0 | URL
@hnine 님. 가끔 마음을 깨끗이 해주면 살아가는 맛이 나네요. ^^
 

지난 1월 21일 원주 소금산에 울렁다리가 개통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울렁다리? 이건 또 뭘까 궁금증이 생겼다. 웬만한 출렁다리보다 훨씬 긴 현수교로 다리를 건너면 울렁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실제 400미터가 조금 넘는 다리다.



울렁다리는 출렁다리를 건너고 나서 1.3키로미터 정도 더 걸어야 나온다. 소금산 출렁다리의 출발점은 간현관광지다. 주차장에서 출렁다리 입구까지는 800미터 정도. 입구까지 가는 길목에는 상점들이 즐비한데, 사람들도 북적거리고, 꽤나 활기차 보인다. 아무래도 출렁다리 입장료 3,000원 중 2,000원을 지역화폐로 돌려받는 형태이다보니, 상권이 활성화된 듯 보인다. (원주 지역 거주민들은 입장료가 1,000원이다.) 아무튼 이렇게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형태로 상권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니 생동감이 느껴진다. 



출렁다리를 건너 울렁다리는 지나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대략 2시간 정도. 걸음 속도에 따라 30분 정도 더하고 빼면 될 듯 싶다. 걸음이 빠른 편이면 1시간 30분 정도, 쉬엄쉬엄 걷는 편이라면 2시간 30분 정도 잡으면 얼추 맞을듯. 나중엔 등산로 일부에 케이블카까지 설치된다고 하니, 시간은 더 줄어들듯 싶다.



입구에서 조금 걷다보면 소금잔도와 스카이타워, 울렁다리가 한눈에 보인다. 눈으로 보기엔 거리가 꽤 있어 2시간 만에 돌아올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막상 걸어보니 생각보다 먼 거리는 아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조금 걸으면 출렁다리 입구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다리가 불편한 분들에게는 다소 힘든 구간이라 할 수 있겠다. 



계단을 하나 하나 오르다보면 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500미터 밖에 되진 않지만, 오르막인지라 중간 중간 쉬어가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된다.



출렁다리 입구에서 표를 확인받고 입장. 



소금산 출렁다리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 200미터, 폭 1.5미터, 높이 100미터다. 



출렁다리 중간에서는 앞으로 가야할 울렁다리는 물론이거니와 아래로 굽이돌아 흐르는 삼선천과, 조금 전 걸어왔던 길을 돌아볼 수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고 울렁다리까지는 1.3키로. 개통된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데크에서 나무 냄새가 물씬 난다. 살짝 오르막을 오르고 나서는 평지는 걷는 기분으로 간다. 



길을 걷다 돌아보니 저멀리 출렁다리가 보인다. 



다시 길을 재촉하면 소금잔도 앞에 다다른다. 이 길을 만들지 않았다면 도저히 걸어갈 수 없는 곳이다. 



소금잔도는 밑이 훤히 보이지만 무서운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평지를 걷는 듯 자연스레 걸을 수 있을만큼 튼튼해보인다. 



소금 잔도의 끝자락에서 보이는 스카이타워와 울렁다리.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 조금 지체. 



출렁다리를 건너 잔도를 지나 스카이타워로 가는 길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간다. 잔도에서 내려오면 스카이타워의 꼭대기와 만난다. 이곳에서 주위를 한 번 휘 둘러본 후에 계단을 내려가야 울렁다리 입구에 닿을 수 있다. 



스카이타워에서 내려다본 울렁다리가 웅장하다. 



길이가 400미터를 넘지만 폭이 2미터로 넓어서인지 꽤나 안정감이 있다. 물론 사람들이 움직이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출렁거리긴 하지만, 불안할 정도는 아니다.



중간 중간 놓여진 투명유리로는 산천교와 폐철교를 활용한 레일바이크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울렁다리를 다 지나서 돌아보니 이런 곳에 길을 놓고 사람들을 불러모을 생각을 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겨울산이 보여주는 산의 등뼈를 보는 맛이 제법이다. 이런 시설들이 생태계를 교란시키지 않도록 자연친화적으로 구성되어지길 바랄 뿐이다. 



저 줄들이 하나 하나 모여서 다리를, 그리고 그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지탱해주고 있었다. 



울렁다리를 지나 내려가는 길은 출렁다리를 올라가는 길과는 달리 데크로 놓여진 것이 아니라, 버팀목으로 계단을 만들어놓았다. 다소 미끄러운데다 계단 폭도 짧아서 조심스레 내려와야 한다. 


산을 내려와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상점마다 놓여진 다양한 먹을거리가 발길을 잡는다. 지역에 방문했을 때, 그 지역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도 여행의 작은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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