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5월 12일 맑음 12도~27도


한낮은 한여름처럼 덥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정도다. 오늘은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도시농업박람회를 다녀왔다. 다양한 상자텃밭을 볼 수 있었다. 농기계, 미생물, 종자, 농자재, 농산물 등도 다채롭게 구경할 수 있다. 



요즘 샌드위치에 넣어서 먹고 있는 양상추를 직접 키워보고 싶었다. 그래서 보통 마트 등에서 자주 구입하는 양상추 씨앗을 사려다가 8가지 품종이 섞여 있는 양상추에 눈길이 갔다. 다양한 게 좋아서다. 



씨를 분리해서 뿌릴까 생각하다 그냥 섞어 뿌리기로 했다. 



허브밭 옆에 양상추 밭을 조그맣게 따로 만들었다. 오늘 상자텃밭을 구경했으니, 이 조그만 밭들을 어떻게 만들지 구상을 해봐야겠다. 



양상추가 자라기엔 다소 날씨가 덥긴 하지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커피열매도 두 개 구했다. 



지난번에 커피 열매 1개를 구해서 심었던 것에서는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실패한 걸까?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 날도 따뜻해졌으니 밖에서 심어도 지장이 없을 듯 하다. 이번엔 밖에다 커피 씨앗 4개를 심었다. 제발 싹이 났으면 좋겠다. 



단호박 모종 1개도 잘 자라주었다. 지난번 단호박을 심었던 경사진 곳 옆 자리에 정식했다. 풀들만 무성한 곳인데, 잘 자라줄지 모르겠다. 올해는 옥수수며 단호박 등을 경사면에 심었다. 놀고 있는 땅을 이용해볼 심산이었다. 올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수확이 괜찮다면 보다 다양하게 사면을 이용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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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5월 11일 흐림 11도~25도


잎이 연두색에서 진녹색으로 변해가는 시기. 풀들도 한창이다. 이제 본격적인 풀베기 시기가 찾아왔다. 보통은 풀을 뿌리 채 뽑지 않고, 낫으로 베기만 한다. 뿌리와 함께 딸려오는 흙은 물론 이거니와 뿌리 근처에 살고 있던 미생물 등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쑥은 예외다. 지난해까지는 쑥도 그냥 뒀는데, 올해 쑥을 캐보니 뿌리가 뒤엉켜, 다른 나무나 풀의 뿌리가 자라는 것을 방해할 듯하다. 실제 옆으로 크게 자라지 못한 블루베리 근처엔 쑥이 엄청 많은 것 같은 느낌(사실이라기 보다는)이 든다. 



쑥을 뽑아보니 땅에 구멍이 나 있는 게 보인다. 게다가 쑥 뿌리에 찰흙이 뭉쳐져 함께 딸려 나온다. 쑥 뿌리 영향인 것인지, 아니면 뱀이나 두더쥐 구멍인 것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아무튼 쑥이 자란 곳의 흙이 너무 딱딱해서 다른 풀이나 나무가 자라기에는 좋지 않아 보인다. 흔히 말하는 떼알 구조가 되어야 할텐데...

찰흙에 유기물이 부족해서일 것이다. 블루베리 나무 주위에는 유기물을 매년 공급하고 있지만, 이제 그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쑥뿌리 캐기 작업으로 뭉친 흙을 풀어주고, 올 가을 쯤 퇴비를 한 번 뿌려줘야 하겠다. 


성장을 위해서는 그 조건을 맞추기 위한 작업에도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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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5월 10일 맑음 8도~26도


아까시 나무에 꽃이 피었다. 향기가 진동한다. 



보통 이렇게 꽃이 활짝 피었을 때면 꿀벌들의 날갯짓 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들리는데, 올해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그동안 블루베리꽃에 몰려들었던 꿀벌들도 눈에 띌 만큼 줄었다. 벌레 피해를 막기 위해 마늘에서 추출한 기름 성분의 약을 쳤는데, 이 냄새가 영향을 준 것은 아닐가 은근 근거없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면 어디 맛있는 곳으로 옮겨 간 것일까. 



아까시 나무 옆에서 힘겹게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는 개복숭아 나무에 개복숭아 열매가 크고 있다. 지난해에는 벌레들 차지였는데, 올해는 어떻게 수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배나무 잎에는 적성병(녹병, 붉은별무늬병)의 흔적이 보인다. 아무래도 주위에 향나무가 있다 보니 별 수가 없다. 적성병의 원인이 되는 균이 향나무와 배나무를 오가기 때문에 이 두 나무를 모두 관리해야만 병균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일단 포자가 생기기 전에 병흔이 보이는 나뭇잎을 다 따내버렸다. 



꽃봉오리를 맺었던 복분자가 활짝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년 전 옮겨 심었다 죽어버린 구절초도 세 뿌리 정도 구해서 심었다. 어디에 심어야 하나 고심이 많았다. 구절초도 살아만 나면 주위로 퍼지는 속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제어를 해주면서 키워야 한다. 일단 복분자와 상추 사이에 심어뒀다. 세력이 강한 것들끼리 근처에 두면 서로 적절하게 제어해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산딸기 삽목한 것도 구했다. 올해 잘 키워서 내년에는 옮겨 심었으면 한다. 



원추리도 열두뿌리 구했다. 원추리는 초봄 막 잎을 냈을 때 따서 나물로 데쳐 먹으면 맛이 좋다고 한다. 독 성분이 있어 크게 자란 후에는 되도록 섭취를 피하고 여린 잎일 때 데쳐먹어야 한다. 



원추리는 배나무 밑쪽에 심기로 했다. 워낙 풀들이 거세 관리가 어려운 곳이었다. 이 기회에 풀들을 정리하고 원추리 밭으로 꾸며보면 어떨까 싶다. 



풀을 정리하고 원추리를 심었다. 정리한 풀이 한아름이다. 원추리가 어느 정도 자라면 주위 풀들에 신경을 덜 쓸 생각이다. 원추리 주위만 살짝 정리해 줘도 훨씬 예쁘지 않을까 싶다. 


올해 이사 온 식구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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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5월 8일 맑음 10도~19도


데크 일부분이 오일스테인이 벗겨지면서 맨몸을 드러냈다. 오일스테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오일스테인을 한 번 바르면 1~2년 정도는 버틴다. 지난번 오일스테인을 바를 때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을 꽤 흘렸다. 올해는 더 더워지기 전에 얼른 오일스테인을 발라야 겠다고 다짐하고, 일을 벌였다. 



먼저 빗자루로 데크를 깨끗이 쓸었다. 오일스테인을 제대로 바르려면 기존의 칠을 사포 등으로 벗겨내는 작업을 해야겠지만, 그정도까지 할 여력이 되지 못한다. 만약 사포로 벗기는 작업까지 해야 한다면, 아마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적당한 타협점이 빗자루로 깨끗이 쓰는 정도. 


지난 번에는 붓으로 결 사이사이까지 꼼꼼히 발랐다. 시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쪼그려 앉아서 붓질을 하다보면 허리, 어깨, 무릎이 다 아파온다. 그래서 올해는 롤러로 오일스테인을 발라보기로 했다. 



오일스테인을 바른 쪽과 바르지 않은 쪽과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지난번에는 1차 바르기에 3시간 정도 걸렸다. 이번에 롤러로 바꾸면서 시간은 조금 당겨졌다. 2시간 30분 정도. 날이 흐려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같은 동작을 두 시간 넘게 무한 반복하다보니 막판 20~30분 정도는 슬슬 땀이 나기 시작한다. 더운 날이었다면, 지난번처럼 고생 좀 했을 법.



1차 도포 후 다섯 시간 쯤 지나서 2차 바르기를 시작했다. 두 번 바르기를 통해 덮어 바르기를 하면 데크 나무의 뒤틀림이나 썩는 것을 방지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일 터. 롤러로 처음 하면서는 이곳 저곳에 튀면서 손목 쪽에도 상당 부분 묻는 낭패를 경험했다. 두번째 하면서는 요령이 생겨 나뭇결 사이사이로도 충분히 스며들면서 손목이나 주위로는 덜 튀게 바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오일스테인이 조금 부족했다. 할 수 없이 20% 정도는 1차 도포에 그치고 말았다. 1차와 2차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다. 롤러로 하면서 좀 더 쉬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쪼그려 가면서 일을 하다보니 온 몸이 아프다. 다음엔 롤러 손잡이에 긴 막대기를 달아서 서서 바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 1차 바르기 후 2차 바르기까지 끝내고 나니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하루 이틀은 지나야 냄새가 사라질 듯하다. 서너시간이 흐른 후 어느 정도 오일스테인이 말랐지만, 끈적거림이 조금 남아있는 듯하다. 충분히 마른 후에 사용하는게 좋을 것 같다.  


오일스테인 바르기도 경험이 쌓이면서 점차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듯하다. 처음부터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뭐, 영영 모르는 것보다 낫지 싶다. 우리도 가끔 데크에 오일스테인을 바르듯, 치명적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오일스테인을 정신에 바를 수 있다면 좋겠다. 아마도 정신의 오일스테인은 명상이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뒤틀리지 않고 썩지 않는 정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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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5월 7일 맑음 13도~23도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와 집에 자전거를 세우는데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얼른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뱀이다. 꽃뱀이다. 유혈목이 또는 율모기라고 부르는 독사다. 꽃뱀은 한때 독이 없다고 알려졌으나, 수십 년 전 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체적으로 독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두꺼비를 먹으면서 두꺼비 독을 자신의 독으로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그렇다면 두꺼비를 아직 먹지 않은 꽃뱀은 독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독이 없는 것들은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을 가고, 독이 있는 것들은 공격 자세를 취한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집 근처에서 발견한 이 꽃뱀은 도망을 가지 않고 목을 쳐들면서 혀를 낼름거린다. 독이 있다고 겁을 주는 모양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뱀을 쫓아내느라 허둥댔을텐데, 이번엔 바로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발견되다 보니 막대기를 가지고 쳐서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될 수 있으면 살생을 저지르지 않으려 하지만, 아이가 있다 보니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변명을 한다. 다만 꽃뱀을 죽이면서 명복을 빌었다. 


그런데 이날 또 한 마리의 꽃뱀을 마주쳤다. 블루베리밭에서 풀을 베는데, 풀 사이로 스윽 지나가는 꽃뱀을 발견한 것이다. 사람 소리에 놀라 도망을 치는 것이다. 독이 없는 건가? ^^;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쫓아내는 것보다는 죽이는 쪽을 선택했다. 몇 년 시골살이를 하다보니 달라진 태도다. 물론 뱀을 발견할 때는 소리를 지를 정도로 기겁을 한다. 하지만 그 이후 도망치거나 꼼짝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죽이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밭에 뱀들이 무척 많을 것이라는 예견 때문이다. 상추와 고추가 심겨진 곳에서도 뱀을 본듯한데 갑자기 땅에 난 구멍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구멍은 두더쥐 구멍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구멍이 뱀구멍이라면 정말 큰 일이다. 곳곳에서 이런 구멍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어림잡아 20~30개 정도는 될텐데, 가만히 두면 뱀 천지가 될지 모를 일이다.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아이와 생활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위험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죽이는 방법 밖에는 없지 않을까 싶다. 뱀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즉 쫓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지만 말이다. 


뱀을 마주치며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달라진 내 모습과도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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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5-10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집근처에서 뱀을 보면 많이 무서울 것 같아요. 게다가, 땅구멍이 20~30개나 된다 하시니 저라도 다른 생각 못하고 반응 할 것 같습니다

하루살이 2022-05-10 14: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무서워요. 벌벌벌 ㅜㅜ;
하지만 무서워만 할 수 없는 노릇인지라 행동이 바뀐 듯합니다.
살생을 하지 않고 뱀을 마주치거나 쫓아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