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5월 8일 맑음 10도~19도


데크 일부분이 오일스테인이 벗겨지면서 맨몸을 드러냈다. 오일스테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오일스테인을 한 번 바르면 1~2년 정도는 버틴다. 지난번 오일스테인을 바를 때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을 꽤 흘렸다. 올해는 더 더워지기 전에 얼른 오일스테인을 발라야 겠다고 다짐하고, 일을 벌였다. 



먼저 빗자루로 데크를 깨끗이 쓸었다. 오일스테인을 제대로 바르려면 기존의 칠을 사포 등으로 벗겨내는 작업을 해야겠지만, 그정도까지 할 여력이 되지 못한다. 만약 사포로 벗기는 작업까지 해야 한다면, 아마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적당한 타협점이 빗자루로 깨끗이 쓰는 정도. 


지난 번에는 붓으로 결 사이사이까지 꼼꼼히 발랐다. 시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쪼그려 앉아서 붓질을 하다보면 허리, 어깨, 무릎이 다 아파온다. 그래서 올해는 롤러로 오일스테인을 발라보기로 했다. 



오일스테인을 바른 쪽과 바르지 않은 쪽과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지난번에는 1차 바르기에 3시간 정도 걸렸다. 이번에 롤러로 바꾸면서 시간은 조금 당겨졌다. 2시간 30분 정도. 날이 흐려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같은 동작을 두 시간 넘게 무한 반복하다보니 막판 20~30분 정도는 슬슬 땀이 나기 시작한다. 더운 날이었다면, 지난번처럼 고생 좀 했을 법.



1차 도포 후 다섯 시간 쯤 지나서 2차 바르기를 시작했다. 두 번 바르기를 통해 덮어 바르기를 하면 데크 나무의 뒤틀림이나 썩는 것을 방지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일 터. 롤러로 처음 하면서는 이곳 저곳에 튀면서 손목 쪽에도 상당 부분 묻는 낭패를 경험했다. 두번째 하면서는 요령이 생겨 나뭇결 사이사이로도 충분히 스며들면서 손목이나 주위로는 덜 튀게 바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오일스테인이 조금 부족했다. 할 수 없이 20% 정도는 1차 도포에 그치고 말았다. 1차와 2차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다. 롤러로 하면서 좀 더 쉬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쪼그려 가면서 일을 하다보니 온 몸이 아프다. 다음엔 롤러 손잡이에 긴 막대기를 달아서 서서 바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 1차 바르기 후 2차 바르기까지 끝내고 나니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하루 이틀은 지나야 냄새가 사라질 듯하다. 서너시간이 흐른 후 어느 정도 오일스테인이 말랐지만, 끈적거림이 조금 남아있는 듯하다. 충분히 마른 후에 사용하는게 좋을 것 같다.  


오일스테인 바르기도 경험이 쌓이면서 점차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듯하다. 처음부터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뭐, 영영 모르는 것보다 낫지 싶다. 우리도 가끔 데크에 오일스테인을 바르듯, 치명적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오일스테인을 정신에 바를 수 있다면 좋겠다. 아마도 정신의 오일스테인은 명상이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뒤틀리지 않고 썩지 않는 정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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