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6월 12일 맑음 16도~28도


드디어 블루베리 첫 수확이다. 



일주일 전부터 색깔이 나기 시작했는데,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다 처음으로 수확을 시작했다. 수확을 하다 보니 올해는 유독 새가 먹은 흔적이 많이 보인다. 



또 색깔만 났지 꼭지 부분은 아직 덜 익은 것들이 많아 자칫 시큼한 블루베리를 맛보게 생겼다. 블루베리를 미리 달라고 한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이 급하다 보니 자꾸 꼭지가 덜 익은 것들도 따게 된다. 좀 더 차분해져야겠다. 쫓기는 마음은 일을 낭패로 몰아간다.  


다 익은 블루베리는 역시나 맛있다. 정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맛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져 입맛을 당긴다. 다 익었는지를 확인하면서 따다 보니 시간 당 1.5 키로 정도 겨우 따는 것 같다. 오늘 하루 딴 것은 13키로 정도. 그 중 1키로 정도는 설익은 것과 너무 작은 것이다. 새들에게 먹힐까 자꾸 마음이 급하다 보니 덜 익은 것에도 손이 간다. 여유를 갖자. 충분히 익을 때까지. 블루베리 뿐만이 아니라, 내 삶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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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8일 맑음 13도~24도



무려 두 달 전인 4월 10일 심었던 커피 씨앗이 이제서야 싹을 틔웠다. 보통 씨앗을 심고 한 달 후 쯤 싹이 튼다고 했는데, 그 두 배의 시간이 흘러서 싹이 튼 것이다.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포기하지 않고 물을 꾸준히 주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씨앗 4개 중 겨우 1개만 싹을 틔워 아쉽긴 하지만, 하나라도 이렇게 싹이 나는 것을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싹이 나긴 했지만 잘 자라줄지는 또 모르는 일이다. 싹이 틀 때까지 쏟았던 애정만큼 안정적으로 자랄 때까지는 관심을 전폭적으로 주어야 할 지 모르겠다. 오랜 기다림 만큼 기쁨의 크기도 크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것. 사람을 대할 때도 똑같지 않을까. 비록 끝내 기다림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대추나무도 어느새 꽃을 피웠다. 지난해 단 한 개 맛을 보았던 대추는 올해 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식물을 키우는 것은 매년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에 흥미진진하다. 또한 식물을 대하는 나의 행동과 방법 또한 매번 달라지는 것도 흥미롭다. 올 가을엔 사과, 배, 대추 등이 바구니에 가득 담길 수 있으려나.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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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8일 맑음 13도~24도


지난주 먼저 익은 보리수 열매를 한 개 따먹었는데 꽤 달콤했다. 오늘은 대부분의 보리수 열매가 익어서 한꺼번에 수확을 했다. 토종 보리수 열매는 다소 떫고 신맛이 강하지만, 집에 심어 놓은 것은 개량종으로 생으로 먹어도 될 만큼 당도가 있다. 맛은 좋지만 약성은 떨어지는 셈이라고나 할까.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과일은 아마도 이런 변화의 과정을 거쳤으리라. 




한 그루에서 수확한 양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된다. 서너 움큼은 나올 것 같다. 생으로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청을 담가보기로 했다. 



벌레나 새가 먹은 것들은 빼고, 좋은 것들로만 추렸다. 



보리수 열매를 잘 씻어서 2시간 정도 말린 후, 작은 그릇에 설탕과 1대 1로 해서 청을 담갔는데, 30분도 안돼서 물이 흘러나온다. 보리수 열매 청은 이번이 처음이라 맛이 어떨련지 궁금하다. 실은 청은 맛보다는 향이 그 성격을 좌우하는 듯 보인다. 맛이야 설탕으로 버무러 놨으니 달짝지근할 테지만, 과일이나 뿌리, 잎 등이 갖고 있는 고유의 향은 설탕으로도 완전히 감추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열매가 맺혀질 때 일부 자연스레 나무 스스로 솎아주기를 했던 매화나무가 열매가 다 큰 뒤에도 몇 개를 땅에 떨어뜨렸다. 그중 일부는 벌레나 새가 가해를 입힌 흔적이 보이지만, 대부분 멀쩡해 보인다. 그래서 이 매실은 깨끗이 씻어서 보관해 놓았다. 청매실은 장아찌를 담그면 상큼한 맛이 일품이지만, 독 성분이 있는 씨를 빼고 다듬어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다소 귀찮게 여겨져 일단 보관만 해두기로 한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물로 씻어놓아도 쉽게 물러지진 않는다. 과연 황매실이 될 때까지 얼마나 열매가 남아 있을지..... 걱정도 되는 한 편 기대도 크다. 올해는 꼭 황매실청을 담글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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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6일 비온 후 흐림 15도~22도


새벽 날씨는 차갑다. 이제 6월인데 새벽에 한기가 느껴진다. 올해 날씨는 평균과는 거리가 멀다. 뜨거웠다 차가웠다 격차가 심하다. 5월 한 달 간 가뭄으로 인해 더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싶다. 



도라지밭을 정리했다. 도라지가 자라는데 방해가 되는 풀들은 뽑고 좀 떨어진 풀들은 베어냈다. 그리고 한데 뭉쳐 자라는 도라지는 캐내어서 빈 곳에 옮겨 심었다. 



이제 겨우 싹을 내밀고 조금 자랐지만 뿌리는 도라지 생김새를 잡아가고 있다. 귀엽게 느껴질 정도다. 이렇게 어릴 때 옮겨 심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 것 같지만, 솎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 



참깨와 풀이 뒤섞여 자라고 있는 곳도 참깨 주위 풀을 제거해서 참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러고 보니 풀과 함께 농사를 짓는 친환경 농사라 하지만 풀 보다는 작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작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결국 작물이 풀을 이겨내고 잘 자란다. 특히 도라지의 경우 풀보다 키를 먼저 키우기 시작하면 주위에 풀들은 잘 자라지 못해 이후에 따로 풀 관리를 할 필요가 거의 없어진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은 비슷할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 사이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이 곳곳에 존재한다.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은 요원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기울기를 줄여나가면 언젠간 평평한 운동장이 되지 않을까. 이름모를 풀들도 모두 잘 자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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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5일 비 16도~23도


정말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한 달 여 비 다운 비를 구경하지 못하다가 비가 내리니 하염없이 비만 쳐다본다. 비 냄새를 맡고 비를 맞고, 빗소리를 듣고, 비를 바라본다. 이 비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서 몇 가지 작업을 했다. 



깨, 고추, 방울토마토, 금화규, 포도, 오미자, 복분자 등이 자라고 있는 밭에 풀 정리를 했다. 길게 자란 것들은 잘라주고, 뿌리로 번식하는 것들은 일부 뽑아주었다. 



비록 한 그루이지만 잘 자라주고 있는 가시오가피에는 어느새 열매가 맺혔다. 가시오가피는 뿌리부터 잎, 줄기, 열매까지 모두 다 이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좋은 나무를 왜 늘릴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갑자기 드는 생각. 그래서 시기가 늦긴 했지만 삽목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올해 새로 난 가지라기 보다는 곁순에 가까운 것을 두어 개 잘라서 잎을 떼고 가지를 정리해서 삽목을 시도했다. 흙은 수도작용 상토를 이용했다. 양분이 조금 있긴 하지만 삽목용으로 사용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뿌리만 잘 내려준다면 올 겨울을 잘 넘겨서 갯수를 늘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비록 늦었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다. 큰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해보는 데까지는 해보자. 안되면 내년 봄 다시 기회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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