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6월 22일 맑음 21도~33도


어제는 35도까지 치솟는 무더위, 오늘은 33도. 6월 말이 아니라 7월 말, 8월 초처럼 느껴지는 날씨다. 매년 최고 온도를 깨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 

하지도 지나고 이제 점점 날이 짧아지겠구나 생각하니, 벌써 1년이 다 가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매화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렸던 매실은 결국 대부분 떨어졌다. 남은 것 20여 개 정도도 온전한 것은 거의 없다. 황매실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매화나무에 달린 것들도 모두 따냈다. 어차피 벌레 피해로 다 떨어질 기세이기도 하지만, 매실이 노랗게 익었기 때문이다. 따 놓고 보니 역시나 온전한 것이 거의 없다. 



땅에 떨어진 매실은 모두 비닐봉지에 담아 묶어두었다. 무려 4봉지나 된다. 대략 10키로그램 가까이는 될 성 싶다. 실은 이런 사태는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씨살이좀벌 피해로 낙과된 매실을 그냥 방치해 두었기 때문이다. 씨살이좀벌은 매실의 씨앗 속에 알을 낳고 여기에서 자란 애벌레는 겨울을 나고 이듬해 다시 매화나무에 피해를 입힌다. 그러니 올해 피해를 입은 매실은 꼭 처리를 해야 한다. 불에 태우거나 비눗물 등에 담가 씨 속에 있는 애벌레를 죽여야만 내년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올해는 씨살이좀벌 피해를 입어 10%도 채 되지 않은 매실을 거두었다. 지난해 말끔하게 정리하지 않은 게 원인이다. 그야말로 인과응보. 올해 다시 피해를 입은 매실을 그냥 둔다면 내년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다. 바로 지금이 앞으로 닥칠 결과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은 피해를 입은 매실을 깨끗이 정리할 시간이다. 그리고 혹여 매화나무 가지에 딱 달라붙어 있는 피해 입은 매실도 찾아서 말끔하게 없애야 한다. 1년 뒤의 일이 오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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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19일 맑음 21도~28도


블루베리 첫 수확을 할 때는 새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은 듯했다. 전체 10% 정도쯤으로 생각했다. 그때 든 생각은 이왕 블루베리 먹을 거면 한 개라도 통째로 다 먹으라는 거였다. 한 입 베어 물고 말면 수확도 할 수가 없을테니, 새라도 배를 채우면 좋을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수확을 하면서 보니 새 피해가 20% 정도는 되어 보였다. 한 입 베어 물고 또 한 입 베어 물고... 정신 승리를 위해 '그래, 통째로 다 먹은 것은 아니니, 이 정도면 다행이다' 라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새라도 배부르면 그것도 좋은 것 아닌가. 사람도 먹고 새도 나눠 먹고. 조금은 벌레도 먹고 ^^;



하지만 수확을 하면 할 수록 새 피해는 점점 더 드러났다. 급기야 최소 30%는 되는 듯하다. 


 

아이고, 새야 그만 좀 쳐(?) 먹어라! 욕지거리가 튀어나올뻔 했다. 좀 적당히 좀 먹지. 그러면 나도 스트레스 안 받고 좋잖아. 이렇게 너희들이 다 처 먹으면 블루베리 농사 안 짓고 말겠다. 그러면 너희도 손해 아니냐? 라며 설득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곰곰히 또 한 번 생각해보니, 이게 모두 내가 힘들게 농사를 지었으니 열매는 웬만큼 다 내가 가져가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내가 농사를 짓긴 했지만, 그 과정에 자연이 거든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수확도 나 혼자 독차지 한다는 것은 욕심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 나누어 먹자. 조금은 포기하는 심정으로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기는 하다. 뭐, 이 또한 정신 승리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올해 블루베리는 기후 탓인지, 열매 솎기를 과감히 더 못한 영향인지, 양분이 조금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예년에 비해 열매 크기가 작은 편이다. 올해 관리한 방식을 잘 염두 해 두고 내년엔 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아직, 올해 농사가 끝나진 않았다. 그리고 올해 농사는 결국 내년 농사로 이어진다. 수확도 이제 겨우 절반을 했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그 길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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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16일 흐림 16도~24도


본격적으로 벌레들이 극성이다.



티를 확실히 내는 벌레들이 있다. 벚나무 잎에 거미줄 친 듯이 하얗게 쳐져 있고 잎은 갈색으로 말라간다. 틀림없이 미국흰불나방의 소행이다. 



가지를 통째로 잘라내 잎을 살펴보니 알이 수두룩하다.



다른 잎에서는 알에서 깨어난 유충들이 잎을 갉아먹는라 정신 없다. 그대로 둘 수 없을 정도다. 발로 밟아서 죽이거나, 불로 태워 없앤다. 깔끔하게 제거하기 위해 소각했다. 



포도나무 가지에도 약충들이 춤을 춘다. 선녀벌레인지 갈색날개매미충의 약충인지 잘 모르겠다. 이 약충들은 접근하면 톡톡 튀면서 도망을 간다. 눈에 보이는 대로 손으로 박수를 치며 잡고 있다. 



벌레 약충들을 잡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블루베리 가지가 말라 죽는 현상도 이와 관련된 듯하다. 갈색날개매미충은 새 가지 속에 산란을 하는데 그 이듬해 가지가 이로 인해 말라죽는다고 한다. 올 겨울이나 내년 봄엔 가지치기를 하면서 산란된 가지를 보면 즉각 제거를 해야할 듯 싶다. 가지 속에 산란된 알만 손톱으로 긁어내는 작업을 했는데,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벌레들은 아직 천적다운 천적이 없기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블루베리 수확이 다 끝나면 거의 방치상태로 두었는데, 올해는 내년을 위해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말라 죽은 블루베리의 숫자가 꽤 많았으니, 이런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되겠다. (만약 원인 진단이 맞는다면, 내년엔 성과가 나타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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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11일 맑음 16도~30도


매화나무에 열려 있던 매실이 많이 떨어졌다. 



바람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씨살이좀벌 피해로 보인다. 너무 심한 것은 버려두고, 나중에 태우거나 밀봉해서 처리할 생각이다. 그래야 내년에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소각을 하면 예방이 100% 된다고 하는데, 요즘 시골에서도 태우는 것은 함부로 할 수가 없다. 


그나마 괜찮은 것들을 모아서 매실청을 담갔다. 매실청을 다 담그로 나서야 무식한게 드러났다. 벌레 피해 흔적이 된 부분은 칼로 도려내고 청을 담갔는데, 실제 씨살이좀벌의 애벌레는 씨앗 속에 있다고 한다. 그러니 씨앗을 다 도려내고 담가야 했다. 



하지만, 어떡하겠는가. 이미 담가 버린걸....



씨살이좀벌 애벌레에 독이나 다른 유해성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나중에 매실을 걸러낼 때 애벌레도 걸러지겠지. ^^; 아주 아주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일단 두기로 한다. 오늘 담근 것은 3키로 정도. 아직 매화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이 어느 정도 있으니, 멀쩡한 상태라면 따로 잘 담가 보관해야겠다. 아니면 이번엔 씨앗을 모두 제거하고 담그든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참... 올해는 한 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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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12일 맑음


블루베리를 따다 보니 선녀벌레 유충이 뛰어다니고, 노린재가 보인다. 지난해에는 노린재가 조금 있었지만, 선녀벌레 유충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올해 선녀벌레 유충이 번성해 성충이 되어서, 새끼를 많이 치게 된다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문제가 될 성 싶다. 농약을 치지 않고 키우다 보니 특별한 방지책이 없다. 눈에 띄는대로 손으로 잡고 있지만, 이놈은 훌쩍 뛰어다녀서 잡는 게 쉽지 않다. 노린재는 올해 그 숫자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이놈은 손으로 잡기엔 냄새가 고약해서 문제다. 그래도 그 숫자가 줄어든 듯해 다행이다. 



블루베리 나무 사이로 벌 같은게 돌아다닌다. 분명 벌은 아닌데 의심스럽다. 씨살이좀벌이라면 블루베리보다는 매실에 문제를 일으킬게다. 주위가 온통 복숭아 나무밭이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일단 잡기로 했다. 이런!! 쯧쯧... 함부로 생명을 죽여서는 안될 텐데, 무지하다보니 그 피해가 두려워 살생을 쉽게 한다. 그 정체를 제대로 알면, 대책도 세우고, 놓아둘 것은 놓아둘 텐데 말이다. 무지로 인해 두려움이 생기고, 이로 인해 놓아두지 못하는 것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일테다. 바로 이런 일련의 과정이 불행과 고통이 자라는 과정과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지에서 벗어나는 것. 배움은 또는 수행은 멀고도 먼 끊임없는 과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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