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곧 죽습니다> 티빙 판타지 드라마 8부작, 네이버 웹툰 원작


취준생이던 이재(서인국 역)가 계속되는 불합격 통지에 좌절하고 자살을 시도, 지옥에 떨어지기 전 '죽음'(박소담 역)이라는 존재 앞에 불려가 죽음을 가볍게 여긴 죗값을 받는다. 바로 12번의 환생. 하지만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로 환생하는 것이며, 혹여 환생한 상태에서 죽음을 피하게 된다면 환생한 이로 그 삶을 계속할 수 있다. 


최근의 판타지는 환생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렣게 이루어진 환생은 거의 회귀라고 할 수 있다. 즉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 현재까지의 경험을 그대로 간직한 채 두번째 또는 n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기에 n번째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 


그런데 <이재 곧 죽습니다>는 자신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다. 12명의 타인으로 환생한다. 다만 이 12명이 완전히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어떤 사건을 중심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극의 재미를 선사한다. 죽음을 하찮게(?) 여긴 죄로 환생을 거듭하던 이재는 환생을 하게 될수록 죽음이 갖는 의미와 그 죽음으로 인한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실감하게 된다. 즉 죽음이 단순히 자신의 생명이 끝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죽은 이와 관계를 맺고 있었던 산 자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죽음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12번째 환생은 그야말로 반전이다. 정말 단 1%도 생각지 못한 인물로 환생하면서 극의 재마와 감동을 배가시킨다. 또한 이 환생으로 자신의 죽음이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지만, 더군다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더욱 더 그러하겠지만, <이재 곧 죽습니다>의 이재를 통해 자살의 부정적 의미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그야말로 자살 방지 캠페인용 드라마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재미도 감동도 의미도 모두 잡은 웰메이드 드라마라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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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좋지 않아 꼼짝없이 방 안에 틀어박혀 있을 때면 드라마 시리즈만큼 좋은 소일거리도 없는 듯하다. 특히 최근에 본/보고 있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와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막연하게 느껴졌던 부류의 사람들이 여러 방면으로 이해가 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넷플릭스 12부작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근무를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특히 폐쇄병동 안에서 만나게 된 환우들과의 만남을 통한 여러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이 시리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간호사인 다은이 우울증으로 환자가 되어 병원에 지내게 되면서 겪는 일들과, 퇴원 후 다시 정신병동에서 근무하게 되는 과정에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가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편협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신체가 병에 걸리면 치료가 필요하듯, 정신도 병에 걸리면 치료(치유)가 필요하다. 단지 육체냐 정신이냐라는 대상의 차이일 뿐, 아프면 치료받아야 하고,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것은 매 한가지인 것이다.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이 강력범죄자인 것처럼 취급받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타인을 대해야 할 것인지를 숙고하게 한다. 또한 정신병이 부정되어야 할 나쁜(?) 현상이 아니라, 관심과 사랑 속에서 치료되어야 할 병이라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타인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어 보는 내내 마음이 따스해진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디즈니+16부작으로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다. JTBC 월화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사랑의 과정을 담고 있다.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이 어쩔땐 위태롭고, 어쩔땐 미움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반대로 가끔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살고 싶은 욕망도 살포시 담겨 있기도 하다. 아무튼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오해가 그들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드라마 속 차진우를 통해 자주 깨닫게 된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새삼 깨우친다. 일상에서 당연시 여기는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들이 아님을, 나와 다른 이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 또한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일이 될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멀리하거나 미워하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라, 다름 그 자체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애정을 갖는 것이 얼마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일인지를 위 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깨우친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목마른 이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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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레바논에서 외교관 납치가 벌어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액션과 웃음, 감동이 버무러지긴 버무러졌는데, 간이 조금 약하네~


1년 8개월 전 납치되었다 실종된 외교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외교관 민준(하정우)은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원해 레바논에 들어간다. 물론 자원의 배경에는 임무에 성공시 미국으로 배치를 받고 싶어하는 개인적 출세 욕망이 있다. 이번 작전은 안기부도 모르게 행해지는 비공식작전. 하지만 임무는 처음부터 꼬인다. 레바논 현지 공항경비대가 교섭금을 노리고 민준을 잡으려 하고, 민준은 총알을 피해 도망치다 우연히 한국인 택시 운전사 판수(주지훈)의 차를 타게 된다. 판수는 중동 지역에서 사기 피해를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레바논에 흘러들어와 살고 있다. 뭔가 사기 기운이 농후한 판수와 함께 민준은 인질을 무사히 구출해 낼 수 있을까. 


#스포일러 주의

영화 <비공식작전>은 민준과 판수를 잡으려는 공항경비대와 갱단의 추격, 그리고 이에 맞선 민준과 판선, 그리고 비밀무장조직간의 대결 구도로 사건을 끌고 간다. 이 대결 구도는 액션의 밑그림이 되어 퍼붓는 총알 세례와 자동차 추격 장면을 보여주지만, 결말이 너무 훤히 보이는 통에 긴박감이 다소 줄어든다. 그나마 민준과 판선의 케미가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영화를 숨통 트게 만든다. 거기에 더해 인질을 구하기 위한 협상금을 위해 외교부 직원들이 월급 포기 각서를 쓰는 장면 등이 인간애를 느끼게 만든다. 이런 감동적인 장면들은 판수가 돈을 훔친 후 다시 돌려준다든가, 민준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포기하는 모습 등으로 이어진다. 


영화 <비공식작전> 속에서는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희생하는 개개인들이 그려진다. 재난에 처했을 때, 무엇보다 앞장 서야 할 국가라는 것 또한 국가라는 실체가 있어서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힘이 모여 가능한 듯 보인다. 하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권력이 재난을 못본 척 한다면, 구성원들의 힘 만으로는 결코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1987년의 대한민국과 2023년의 대한민국. 재난을 대하는 국가의 자세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한편 재난을 극복하려는 개인의 공동체에 대한 헌신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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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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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은 또는 나란 무엇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욕구는 아닐지라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욕구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내가 왜 사는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선 세상을, 그리고 인간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수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학자들이 <빅 히스토리>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물리학자 김상욱은 물리학의 시선으로 자신만의 빅 히스토리를 완성한 듯하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를 포함해 세상, 우주의 모든 것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인간을 포함해, 생명과 물질, 우주를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원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주장을 펼치고 있지는 않다. 세상은 다양한 층위로 구성되어 있고, 그 층위마다 다양한 법칙이 존재함을 인정한다. 그래서 원자는 물리학의 시선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분자로 넘어가서는 화학이, 개체와 인간, 사회로 그 대상이 바뀌면 그 대상의 층위에 맞춘 다양한 학문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물리학의 시선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빅 히스토리와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겟다.


아무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알고자 하는 대상의 층위를 먼저 파악하고, 그 층위를 지배하고 있는 법칙이나 원리를 적용함은 물론, 다른 층위와의 관계 또한 놓치지 않는다면, 꽤 정확하게 대상 또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읽은 후, 세상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기본인 원자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와 함께, 원자들이 합쳐져 분자가 됐을 때 이를 이해하기 위한 화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음을 알게 된다. 물리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서 화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 욕구가 커졌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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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소식의 과학 - 늙지 않고, 살찌지 않고, 병 걸리지 않는 식습관
정재훈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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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인간의 관심사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장수와 건강. 오래 전부터 불로장생을 꿈꾸어 온 인간은 오랜 탐구 끝에 그 답을 찾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


정말 누구나 아는 정답이다. 그런데 정말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맞는 걸까. 이 책의 저자 정재훈 약사는 최근 할리우드 셀럽들에게 인기가 많은 다이어트 신약들이 실은 소식을 흉내내는 약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약의 기전을 통해 소식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과학적으로 밝힘으로써, 소식이 왜 건강의 비결인지를 전달한다. 


자, 그렇다면 이제부턴 실전이다. 하루 하루 일상에서 어떻게 하면 적게 먹을 수 있을까. 옛 어르신의 말씀처럼 배 부르기 전에 숟가락을 밥상 위에 올려 놓으면 된다. 즉 매 끼니마다 7할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다. 최근 유행했던 간헐적 단식은 어떨까. 이것도 괜찮다. 간헐적 단식으로 섭취하는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결국 매 끼니 7할 정도만 먹는 것과 동일한 정도의 칼로리만 섭취하는 셈이다. 


이 두 가지 소식법 중 자신의 몸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 따라서 저탄고지나 황제 다이어트 처럼 영양소를 불균형하게 섭취하는 다이어트법은 권장할 만 하지 못하다. 


다음으로 운동. 최근의 연구들은 1분이든 5분이든 짧게라도 자주 움직이는 것이 오랜 시간 운동하는 것과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일상에서 자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되도록이면 눕거나 앉아 있지 말고, 움직여라. 중요한 것은 운동을 과도하게만 하지 말 것. 운동이 독이 될 정도로만 하지 않는다면 최대한 많이 움직이는 것을 권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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