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천제단 주변
지난 토요일 새벽에 태백산을 올랐죠. 눈이 엄청 많이 내린 날이었죠. 새벽이라 사진을 찍기 어려웠어요. 눈도 눈 앞을 가리고 카메라 렌즈도 가리고. 손은 시리고. 바람은 거세고. 발은 어는 것 같고...
태백산에 오르면 많은 사람들이 주목에 핀 눈꽃을 배경으로 일출을 찍죠. 그런데 눈이 워낙 많이 내린 탓에 일출은 꿈도 못꾸었죠. 주목군락지는 새벽 어스름에 지나쳐 왔고, 정상에 섰을때가 아침 6시였으니.
사진은 어슴푸레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빛으로 겨우 찍은 정상 부근의 모습입니다. 어떻게 보면 바다 속 풍경같지 않나요? ^^ 카메라가 똑딱이다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이 기회에 지름신을 불러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런데 어디까지...
망경사로 내려와 잠깐 휴식을 취하는데, 어라! 해가 뜹니다. 빠알갛게 말이죠. 카메라요? 생각도 못했습니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쏙~ 사라져버립니다.
아이젠이 있었지만 귀찮아 그냥 내려왔습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발이 무척 아팠어요. 하지만 아이젠이 없으면 미끄럼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중간중간 등산화가 스케이트가 됐죠. ㅋㅋ
눈! 정말 실컷 구경했어요. 그래도 질리지 않네요. 눈속에 파묻혀 한 1주일 아무 생각없이 지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