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비슷하고(한 살 차이) 커리어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두 사람. 21세기 남자 테니스를 이끌고 갔던 나달과 조코비치가 파리 올림픽에서 맞붙었다. 하지만 나달은 부상 이후 최고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조코비치는 여전히 최고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나달은 세계 순위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지만 클레이 코트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이 변수라면 변수라 할 수 있다. 


드디어 두 선수가 맞붙었고, 1세트는 6-1로 너무나 쉽게 조코비치의 승리로 끝났다. 이어진 2세트에서도 4-0까지 몰린 상황,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대로 조코비치의 손 쉬운 승리로 끝을 맺는가 싶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나달이 한 점 한 점 쫓아가기 시작했다. 4-1에서 4-2, 그리고 4-3까지, 드디어 4-4 동점을 이루었다. 관중들은 긴 랠리가 이어지다 나달이 승리를 거머쥐면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실제 나달의 모국인 스페인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도 '언더독 효과'이지 않을까 싶다. 약자에 대한 응원. 그의 승리를 통해 실패를 수없이 맛보는 평범한 사람들이 성공에 대한 대리만족을 할 수 있다는 쾌감 말이다. 나달에 대한 응원은 더욱 거세어진다. 언더독의 반란은 성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결국 조코비치의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조코비치는 나달에 대해 환호성을 지른 관중을 향해 자신에게도 응원을 보내라는 제스처를 보인다. 물론 승리를 거둔 조코비치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나달을 향한 응원을 거둘 수는 없다.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멋진 경기였다. 그리고 그보다 더 멋지고 감동적인 응원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도외시되거나 내팽개쳐지기 일쑤인 '언더독'들에게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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