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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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력이 참 독특하다.배우이면서 댄서,오페라 가수로 활동을 하다가 데뷔한 특이한 케이스,하지만 데뷔작품이 또한 좋은 반응을 얻어 바로 영화화 하고 있단다.<더 스탠랜드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인 <블러드 레드 로드>,영화화 한다는 것은 무언가 영화적인 재미가 있기 때문인다.지난번에 읽은 고전을 현대판 판타지로 바꾼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도 영상으로 옮기면 참 재미있고 기발한 작품이 되겠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작품은 제목에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재밌다. 판타지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은 힘 있는 남자보다는 '여전사' 시대인 듯 하다.'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도 그랬고 이 작품도 사바라는 루와 쌍둥이였던 그녀가 오빠인 루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납치되어 가고는 은빛호수라는 곳에서 아빠와 동생과 숨어 지내듯 살았던 그녀가 갑자기 오빠 루의 납치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오빠를 찾고 가장이 되어 모든 일을 헤쳐나가야만 하는 상황에서 말라깽이 그녀가 어디에 그런 힘이 숨어 있었는지 그녀는 루를 찾아가는 길에 여전사로 변신해 있다는 그런 이야기다.

 

엄마는 오래전 에미라는 여동생을 낳다가 죽었다. 그 후로 아버지는 웃음을 잃었고 그들의 삶 또한 하향곡선을 그리듯 호수는 말라가고 먹을 것은 점점 떨어져 갔다. 그러다 한달에 한번씩 그들의 집을 말을 타고 들러 안부나 묻고 가는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저씨가 붉은 구름과 함께 낯모르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 루를 납치해가고 아버지는 별에서 자신의 운명을 읽듯 죽음을 마지했다. 늘 별을 보면 모든 것을 읽어냈던 아버지,자신의 죽음도 아들 루의 납치도 알아차렸지만 힘이 없었다. 자신들이 살던 집과 함께 아버지를 화장하고는 곧장 쌍둥이 오빠인 루를 찾아 나서는 사바, 가는 길에 에미를 엄마 친구에게 맡기려 했지만 아홉 살짜리 꼬마 아가씨 또한 사바와 똑같은 피를 물려받았는지 조랑말을 타고 험한 길을 쫒아 왔다. 그리곤 함께 오빠가 끌려 갔을 법한 '희망시'를 향하여 가는 길에 핀치 부부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꾀임에 빠져 에미는 막일을 하는 잡일부로 사바는 여전사로 거듭나야 했다.

 

그동안 은빛호수에서 가족만 살아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도 이런 도시도 그리고 오래전 있었던 문명사회나 지금 이곳을 지배하고 지배세력에 대하여 잘은 모르지만 아버지가 늘 옛이야기처럼 해주었기에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그 문명사회라는 것이 핵전쟁 이후인 암흑의 시대같은데 중세시대를 연상하게 한다.사바는 철장 안에서 격투기를 하듯 싸움을 해야 하는,이기면 살아 남지만 진다면 죽임을 당해야 하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시간 속에 놓이게 되지만 그녀 속에 그런 강인함이 언제 숨어 있었는지 모르게 그녀는 모든 싸움에 이기고 '죽음의 전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빨리 그녀는 오빠 루를 찾으러 가야 하는데 어느 날 옆방철장안에 있는 여자에게서 오빠가 붙잡혀가게 된 동기와 장소를 알아냈다. 왕이 젊음과 힘을 위해 동짓날에 태어난 아이를 하지날에 목숨을 제물로 받쳐 힘을 얻는 다는,구시대적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바의 앞날은 더욱 험난해 지지만 그곳에서 자신을 도와줄 '자유의 매'단원들을 만나고 함께 희망시를 탈출하고 오빠 루를 찾으러 갈 방법을 모색한다.

 

사바가 새끼 때부터 주워다 키운 까마귀가 늘 그녀와 함께 하고 영리한 까마귀 네로는 그녀에게 큰 도움을 주기도 하며 희망시 철창에서 구해 준 '잭'이라는 남자와 운명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둘의 로맨스가 함께 하기에 더욱 재밌다. 판타지이면서 구시대와 젊은 시대가 맞서 싸우는가 하면 괴물이 등장하여 괴물을 물리치기 위하여 목숨도 내 놓고 싸우기도 하고 오빠 루를 찾으러 가는 곳이 험난한 여정 길이면서 가는 길에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한 사람 한 사람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 또한 잭과 티격태격 하면서도 밀당을 하니 둘이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사바가 여전사로 거듭나지만 어린 에미 또한 운명에 굴하지 않고 그녀도 강인한 여전사처럼 한사람 몫을 너끈히 해내기도 하고 까마귀 네로라고 가만히 있을손가 꼭 필요한 순간에 큰 일을 해 낸다.

영화로 풀어내면 정말 재밌을 듯한 이야기다. 거기에 1권인데도 이야기를 서술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야기가 술술 풀려 재미를 주고 있으니 다음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이 크다.

 

판타지에 등장하는 공식을 제대로 갖추었으면서 철창에서 살아 남기 위하여 싸우는 격투기 또한 볼만할 듯 하고 루이16세 태양왕 분장을 하고 사는 왕 핀치도 그렇고 젊은 용사 '잭'도 사바의 쌍둥이 오빠 '루'도 다음권에서는 멋지게 나올 듯 하다. 핀치는 마지막에서 장렬히 죽었지만 말이다. 어찌보면 판타지란 나이가 어리고 많고를 떠나서 앞으로 계속되는 모험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맞써 싸우기에 더욱 재밌는듯 하다.그것이 기대도 하지 않은 많은 군사이거나 거대한 괴물이거나 뜻하지 않은 자연현상이거나 그들은 모두 굴복하지 않고 목숨을 내 놓고 싸운다는 것이다.그리고 맞써 싸워서 이겨도 안주하지 않고 또 새로운 모험을 찾아 길을 나선다.한곳에 정착하지 않는 짚시들처럼 말이다. 미래사회의 짚시들의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지금시대하고는 너무 다른 시대가 펼쳐지고 현재 시대는 낡은 고물처럼 나오는듯 하며서도 이상하게 '과거로 회귀'하듯 또한 과거속 세상과 비슷한 풍경이 이어진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 했던가.역사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일까.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매력적이다. 쌍둥이 루와 사바도 그렇지만 에미도 그렇고 잭과 이케도 그렇다.그런가 하면 자유의 매인 40인의 소녀도적떼들 멋지다. 어느 부류가 세상을 뒤엎으려고 생각지도 못하고 '찰'이라는 마약성분에 빠져 있는데 그들은 뭉쳤다. 그렇게 하여 부패하고 찰에 빠져 있는 희망시를 불태우고 그녀들만의 세상에서 살려고 그녀들의 터전으로 떠난다.하지만 모두가 정의감이 넘친다. 사바가 오빠 루를 찾아내어 핀치의 세력과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네로의 도움으로 사바를 도우러 와준 그녀들, 그녀들의 앞으로 행보가 궁금하다. 어디선가 부르면 꼭 나타날것만 정의의 소녀부대들이다. 그렇다면 사바도 그렇지만 잭도 일을 만들고 다니는 모험가다. 사바는 오빠 루와 에미와 토모와 함께 가족을 이루어 살 곳으로 떠나지만 잭은 다른 곳으로 떠난다.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중에 돌아오겠다며,하지만 그가 어딜로 갈지 어떤 난관과 부딪힐지는 더욱 험난한 일들이 펼쳐질 것만 같은 그들의 흩어짐,그리고 반면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 단단해져 가는 두께가 장난이 아닌데 금방 읽게 되는 재밌는 책이다. 이런 류의 소설을 많이 읽었다면 실상하겠지만 난 왠지 재밌다. 소녀들이 여전사로 거듭나서일까 사바와 잭의 사랑이 혹은 루와 매브,소녀도적단과 이어질것만 같은 예감 때문일까. 앞으로가 더욱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판타지는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된다. 영화로 나오면 원작을 읽었으니 기대감을 한단계 내려 놓고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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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다이어트 - 몸짱 식신 커플이 제안하는 12주 다이어트 플랜
황현철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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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여름이 찾아오면 '살과의 전쟁'인 다이어트 이야기가 더욱 봇물을 이룬다.왜 안그렇겠는가 노출의 계절이고 하기 휴가를 바다로 가고 싶어하는 젊은 이들이 많으니 더욱 자신있는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고 싶은 계절인걸.하지만 다이어트는 자신의 자신감을 노출하기 보다는 요즈음은 '건강'을 위하여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만큼 다이어트 열풍이 나라가 또 있을까? 왠만한 사람들은 한번쯤 다 다이어트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보통이거나 저체중인 경우에도 현사회의 흐름이 그렇다보니 너도나도 살과의 전쟁에 들어가기도 하고 한참 먹어야 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과하게 다이터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늘 '비만'이라는 것으 염두해 두고 살아야 하지만 너무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것 또한 좋지 못한 일인 듯 하다. 비만, 성인병의 지름길인 비만에서 탈피하는 길은 운동과 식이요법등 정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 또한 다이어트를 해야하지만 그게 말처럼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에,아니 실행보다 먼저 늘 핑계를 찾고 있으니 다이어트는 늘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여기 한 연인들이 있다. 식신커플에서 몸짱커플이 된 사람들, 매체에도 나왔다는데 난 그런 프로를 즐겨보지 않으니 본적은 없지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두 딸들이 고3,이제 정말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고 옆지기나 나 또한 살과의 전쟁에 돌입해야 하는 '성인병'에 약간 노출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달에도 종합건강검진을 했지만 늘 검진에 나오는 항목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갈 수록 하나 둘 늘어가는 항목,간과할 수 없다. 유산소 운동으로 걷기나 그외 낮은 산을 오르는 산행등으로 좀더 운동을 해야 하는데 갈수록 운동과는 멀어지는 삶고 있으니 갈수록 저질체력이다. 그래서 이 책을 곁에 두고 생활속에서 운동을 해보려고 맘 먹고 선택을 했다. 꼭 살은 헬스장에 가서 빼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리기 위하여 선택하였는데 커플이 그런 내 맘을 잘 표현해 주었다. '12주 다이어트 플랜'이라 하여 1~4주 식단및 습관 운동이 나오고 5~8주 식단 습관 운동이 나오고 9~12주 운동 습관 식단이 나오고 부록편처럼 '커플운동'이 그리고 다이어트로 지친 당신을 위한 '다이어트 레시피'가 나온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운동'을 더욱 강조하여 보여주는 책이다.

 

 

그들이 다이어트로 뺀 살은 둘이 합쳐 80kg가 넘는다고 한다. 왜 안그렇겠는가 맛있다고 하는 맛집순례에 먹는 것에 집중했으니 하루에도 몇 kg씩 살이쪘던 것,그러다 면접을 보러 갔다가 몸이 한참 불어난 남자분을 보고는 면접관이 단칼에 내리쳤나보다.그런가하면 여자분도 옷매장에 근무하며 남들에게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어가며 둘은 다이어트 결심을 하게 되고 정말 살을 깎는 노력 덕분에 어느 정도 살을 뺐지만 다시금 그 옛날을 잊지 못하고 식탐에 빠져 다시 원상복귀는 아니어도 '요요',그러다 둘은 계획적인 다이어트를 해보리라 다짐을 하고는 목표를 세우고 다이어트에 돌입하여 그야말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몸짱커플'로 거듭난 이야기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다 다이어트에 빠져보지만 정말 몸을 만들고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람들은 드물다.그만큼 힘든것이 다이어트이고 그 시간들이다. 무작정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운동하면서 몸에 맞는 것을 찾아 먹어야 하고 그를 또 견디어야 하는 것이다. 식이요법만으로도 살을 뺄 수 있지만 그들은 '몸만들기'까지 병행을 한 것,정말 인간의 몸이 어느 조각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들에게 일년전에는 '돼지커플'인 식신커플이었는데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며 어쩌려고 책을 내느냐 했다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하여 현재를 각인시키기 위하여 책을 내게 되었다는,그리고 책으로 하여금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여 건강한 몸을 찾길 원하는 뜻이 담긴 다이어트에 필요한 운동이 담긴 책이다.

 

 

책을 읽는 것과 보는 것은 정말 쉽다.운동하는 사진들이라 '아하, 이렇게 하면 되는거네.쉽다.나도 할 수 있겠는데.' 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정말 쉬운 일일까. 생활습관이 바뀌고 평상시 하는 자세가 바뀌고 일상에서 혹은 집안에서도 쉽게 따라하며 쓰지 않은 근육들을 긴장시키고 살을 빼고 아름답게 가끌 수 있는 다양한 운동들이 쉽고 따라하기 편하게 사진으로 있어 어느 때나 책을 펼쳐 놓고 따라 할 수 있어 좋을 듯 하다. 레시피는 몇 장 있어 간식정도로 챙기면 될 듯 하고 식단은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내가 늘 먹는 밥상에서 양을 줄여야 함을 본다. 늘 잡곡밥인데 흰쌀보다 잡곡인 오색미및 현미 보리쌀등이 더 많이 섞여 있기에 현미밥상만으로도 건장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밥상에서도 건강을 찾아야 하지만 운동과 함께 병행한다면 건강한 육체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본다. 다이어트는 남이 보기 좋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꼭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올 여름에 한번 열심히 도전해 볼까. 기본인 물도 잘 마시지 않는데 하루에 필요한 물 2리터에서 시작한다니 물부터 먹는 습관을 들이고 집안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들을 따라하며 돈 들여 다이어트가 아니라 생활속에서 다이어트를 해볼까 한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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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시즌2 - 유엔 사무총장의 꿈과 성장과 휴밀리티 리더십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
김의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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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당선과 연임,정말 축하할 일이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세계의 일꾼' 유엔사무총장이 나왔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인데 그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다시 연임하게 되었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그냥 일어나 일이 아니라 타고난 노력과 도덕적 실행력이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이다.그는 다른 이들보다 머리가 좋은 타고난 천재는 아니었다. 천재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자'라고 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늘 '노력'하고 배우는 자세가 오늘날의 그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언젠가 우연하게 틀었던 티비 채널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다큐였나 그런 방송이 있었다. 그래서 나 또한 아이들에게 롤모델로 삼으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잠깐 보게 되었는데 그에게 어울리는 말은 '한결같음'이라고 해야 하나 시작과 끝이 늘 한결같았다. 일어나는 시간부터 시작하여 하루를 시작하는 모든 것들로 부터 하여 잠자는 시간까지 정말 정해진 시계처럼 '똑딱똑딱'정말 정확하게 한 점 흐트러짐없이 흘러가고 다시 또 시작되고 하였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가 욕심을 부린것도 아니고 순전히 그의 '노력'에 의하여 '세계의 일꾼' 이 되고 '롤모델' 이 되고 그런가 하면 화려할 줄 알았던 그의 사는 모습 또한 수수하면서도 검소하고 도덕적으로 너무 깨끗했다. 그러니 그에게서 문제점을 찾으려 해도 아니 그를 좋아하지 않으려 해도 안되는, 가만히 있어도 자석에 이끌려 가는 쇠붙이처럼 그에게 '반'하게 되지 않을까.

 

꿈을 가져라.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꿈'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것인지,꿈이 있는 인생과 그렇지 않은 인생이 정말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꿈이 있었기에 언제나 '노력형' 이었다. 타고난 머리가 아니라 타고난 노력형이고 누구보다 더 호기심과 능동적이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다는 것을 알았다.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신도 잘해보려고 노력한 것이 남보다 더 잘하게 되는 경우,주산대회에 나가게 된 것도 그렇고 영어에 대한 관심으로 인하여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고 자신이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알았으며 영어로 인하여 비스타 프로그램의 한국 대표로 미국에 가게 된 것도 머리가 아닌 공부법을 알고 누구보다 노력을 하는 '공부법의 천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린 학생이 '영어'를 좇아 다니며 그렇게 노력을 하며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터인데 어찌보면 멘토들도 참 잘만났고 멘토들을 그를 잘 이끌어 주기도 한듯 하다. 그가 자신을 만들기도 했지만 주위 멘토나 사람들에 의해 몇 프로 그를 만들어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남과 다른 한가지는 꼭 있다.

노래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그렇다고 타고난 천재도 아닌 그가 남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능동적이고 호기심을 가지고 방법을 터득해 내며 매달리는 '노력'에 의해 점점 자신을 가질 수 있는 '영어'였다. 시골에서 그만큼 영어를 잘하고 회화에 능통할 수 있다는 것은 그시대에는 대단한 일이 아니지 않았을까. 토박이라고 해도 노력하면 정말 그만큼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어에 대한 관심이 우리나라를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고 그렇게 하여 '외교관'이 되고 싶었기에 오직 한 길만 바라보며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그가 원하던 대학에도 들어가고 영어로 인해 대학생활도 수월하고 군생활까지 남보다 혜택을 받아가며 다니게 된 그,노력하는 자에겐 반드시 길이 있고 그 결실이 있다. 그가 부유한 집에서 남보다 뛰어난 대접을 받아 가며 공부하여 오늘날의 위치에 섰다면 그가 대단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오직 자신의 노력으로 인해 그 밑바탕엔 '선과 도덕'을 배경으로 오늘에 이르렀기에 그와 함께 하는 사람들은 그의 한결같음에 남보다 더 노력하는 '일꾼'임을 인정하고 남보다 먼저 승승장구를 해도 박수를 쳐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리더쉽의 뿌리는 동양 사상에 있어요.그래서 겉보기엔 카리스마도 없고 조용조용할 수밖에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렇듯 조용한 리더십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두 알게 되겠지요.'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외교관이 될 꿈을 처음으로 품게 되었어.외교관이 되려면 영어를 잘해야겠지? 그래서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고,자연스럽게 영어 공부가 재미있었지. 재밌으니까 좋아하게 되었고,열심히 하게 되었어. 영어를 잘다 보니 고3 때 비스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에 다녀오게 되었고, 거기서 케네디 대통령도 만났지.' 소년의 꿈은 세월을 따라 성장을 하면서 점점 근접해 나갔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영어를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재밌어 하고 즐겼기에 누구보다 잘하고 그 속에 자신의 꿈을 스스로 찾아 내고 스스로 그 꿈을 향해 성장해 나갔던 것이다.그가 외교관의 꿈을 꾸지 않았다면 아마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부모님의 뜻대로 선생님이나 의사가 되어 있었겠지만 부모님의 뜻보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기에 굳히지 않고 천천히 한계단 한계단 밟아 올라간 노력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꿈은 높게 크게 가지되,발은 현실에 닿아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시즌2'라고 하여 유엔사무총장 연임을 하여 기념 출간을 하였기에 시즌2로 거듭나면서 사진도 많이 수록이 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설문'이 영어와 한글 번역으로 함께 실렸다.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이면서 청소년들이 롤모델로 많이 삼고 있는 그이기에 좀더 다양한 내용을 섭렵할 수 있어 좋을 듯 하다. 꿈은 가슴에 가지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려면 늘 노력하고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정말 시인의 싯귀처럼 도덕적으로 깨끗한 그가 보여주고 행하는 모든 일들이 자신만의 결실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결실이고 또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지금 실패했다고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 주면서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정말 꿈은 높고 크게 가지며 발은 현실을 딯고 열심히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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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 - 인문학 마인드로 풀어보는 재미있는 메디컬 스토리
김중산 지음, 노승환 사진 / 나남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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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 정말 궁금하지 않니한가. 제목을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년 전에 친정아버지를 폐암으로 보내드렸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게 되고 나도 남들처럼 암에 좋다는 것을 찾게 되고 민간요법에 매달리게 되는 우리들을 보게 되었다.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욕심인 듯 하다. 아버지나 엄마 또한 아픈 상태로 몇 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암판정이 나고 일년 반 정도 사시다 가셨다. 자신의 마지막을 선고 받고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못할 노릇이다. 아버지는 아프다는 것을 아셨지만 암이라고는 생각 못하셨다.아셨는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말씀을 안드렸고 아버지가 가신 후에 엄마에겐 말씀을 드렸다. 다행히 암이 한곳에서 있고 뼈로 전이가 안되어 고통이 덜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기력이 떨어지고 아프다고 하실 때 병원에 한 주 정도씩 두번 입원을 하셨는데 그 기간 동안 함께 하며 검사며 그외 모든 일을 함께 하다보니 난 그동안 아버지와 함께 하지 못하던 것을 그 시간들에 보충받았다는,정말 값진 시간을 선물받았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재벌총수들이 왜 폐암에 더 걸리나 했더니 폐의 형상을 보고.숨도 그렇고 물도 그렇고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비슷해야 하는데 재벌들은 벌어 들이기만 하니 안에 쌓이기만 한다면 균형이 안맞으니 그도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봤다. 좀더 나누고 베풀어 균형을 맞춘다면,요즘은 비우는 철학이 더 값진 삶이라 하는데 재물을 쌓으려고만 한다면 불균형에서 오는 병이라 할 수 있겠다.칼럼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책이나 영화들을 예로 들어가며 그 영화 속에서 이루어졌던 메디컬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동서고금은 물론이고 의학에 관하여도 너무 전문적이라 읽다가 다시금 저자 소개를 보았더니 대단하다,의학 심리학에 관한 학위가 있고 인문 사회 자연과학의 소통에 관심이 많아서 그 방면과 글쓰기에 대한 강연을 많이 하시나 보다. 그렇다고 메디컬 이야기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냥 보았던 영화를 의학적으로 풀어 주니 우리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세세하게 이야기 해줘 더 재밌게 영화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이야기의 등장은 '어성초'에 대한 이야기다.우리 나라 사람들은 무엇이 하나 뜨면 그날 마트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이 한동안 있었다.그런가 하면 약초 또한 무엇이 좋다고 하면 그것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너도나도 그것을 찾는다. 이 병  저 병 가리지 않고 찾는 다는 것,약사나 의사에 의한 정확한 처방이나 그외 것이 아니라 매스컴을 타면 민간약으로 최고인듯 난리도 아니다.그렇게 하여 나도 이곳저곳 좋지 않아 누군가 병에 든 어성초 물을 선물하여 먹어보려 했는데 비위상해서 먹지를 못하겠다.나하곤 너무 맞지 않았던 것. 그러다 친정에 갔는데 야생화 책에서 많이 보았던 '삼백초와 어성초'가 집 주변에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계실 때 아버지는 식구들에게 좋은 약재가 되는 것은 손수 얻어서 심으셨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귀하다는 삼백초도 어성초도 화살나무도 꾸지뽕나무도 심어 놓으셨다. 그런 것들을 거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 잎을 말려 물을 끓여 먹던가 잎을 나물처럼 먹는 것으로 즐겨 하셨다. 하지만 본인은 암으로 그렇게 가시고 말았다.

 

책의 시작은 '노안'으로 시작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플 수도 없는 중년 불혹에 오는 노안,그렇게 하여 쓰기 시작한 글들이 책으로 엮인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들이 그냥 딱딱하게 의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영화 <왕의 남자>와 <패왕별희>의 동성애를 한의학과 정신의악으로 풀어 본다던가 클레오파트라가 쓴 향수는 고래가 토한 분비물인 '용연향', 왜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했나? 그렇다 <다모>의 그 유명한 대사를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니 한꼭지 한꼭지 읽어나가다 보면 지난 것들 다시 보고 싶어 지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런가 하면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독침으로 급소를 찔러 죽이는 독침에 각시투구꽃의 독이 묻어 있는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 나간다. 한 줄의 궁금증이나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칼럼은 고대 신화는 물론이고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방대한 지식을 토해내니 읽다보면 이 또한 한편의 CSI도 아니고 메디컬 드라마도 아니면서 한편의 의학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닌 정말 재미에 푹 빠져 읽었다. 어쩌면 제목을 '의학과 인문으로 본 다시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낯익는 영화나 내가 보았던 영화들이 주를 이루어 더 재밌게 읽은 듯 하다. 여러가지 한약재를 넣어 푹 달여 만든 한편의 영화를 건강하게 들이킨 '보약'처럼 정말 재밌고 유익하게 읽었다. 의사나 약사보다 똑똑한 환자인 우리들, 약을 오남용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한번 더 다짐해 본다.

 

 

어성초와 삼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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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엄마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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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셔야 하겠습니다. 새벽 세시에 걸려온 전화가 예사로울 리는 없었다.' 소설의 첫 부분을 읽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나도 모르게 '헉'소리를 내면서 눈물이 줄줄,그랬다. 2010년 어느 날, 나 또한 이시간에 전화를 받았다.전화벨이 울리는 순간에 남편과 난 순간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을 짐작했다. 그 전 해에 폐암 판정을 받으셨고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는 이야기를 가시기 서너달 전에 듣고 부터는 늦은 시간 혹은 이른 시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고 촉수는 온통 '아버지'에게로 향하고 이었다. 그 순간 아버지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나의 뇌리를 스쳐가면서 아버지의 부음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곤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부모님의 부음을 나도 이젠 겪어야 하는 나이라는 것이,아니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고는 하지만 못해드렸던,해드린 것보다 못해드린 것이 너무 많은데 너무 서둘러 가셨다는 생각에 숨을 쉴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시간이 넘도록 들숨도 날숨도 어떻게 하는지 잊은 내 심장은 그야말로 바늘로 찌르듯 아파 아버지의 부음 소식보다 내 심장을 더 걱정하던 그런 시간이 있었다.

 

사실은 첫페이지의 두 줄을 읽고는 소설을 읽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는  그냥 첫 장을 쳐다보기만 했다. 아버지를 보내드렸던 마지막 그 날들이 너무도 생생히 떠오르고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서 함께 했던 '이주동안의 값진 시간'들이 세세히 기억이 나서 흐르는 눈물을 어쩌지 못했다. 도저히 그냥은 읽지 못할 듯 했다. 왜 새벽 세시에 어머니의 부음 전화를 받는 설정이어야 했나 하는 괜한 저자에 대한 미움에 읽을까 말까를 망설이다 도저히 궁금함에 그냥 접어 두고 있지 못할 듯 하여 다음날에 다시 읽게 되었다. 왜 어머니의 부음 전화를 받고는 그는 소리를 잊은듯 먹먹함에 바로 내려가지도 못하고 그렇게 자신안에 갇혀 있었던 것일까,어머니는 그리고 일반적인 장례절차를 치르지 말고 그냥 화장하여 뿌려 달라고 했을까? 아들과 어머니의 사이에 무언가 벽이 가로 놓여 있다. 그런가 하면 아우는 왜 그렇게 '형'을 어려워 하는지.

 

소설은 어머니가 최근이라 할 수 있는 시간에 '나'의 집을 방문한 기억부터 시작된다. 큰아들의 집이라고 한번 큰 맘먹고 왔지만 가족이 모두 데면데면한 것이나 아들과 어머니 사이 또한 이렇다 할 교감이 없다. 자식과 어우러지지 않으면 손주들과라도 어우러져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그렇다면 왜 그 힘든 길을 어렵게 아들을 보러 온것인지. 그랬다.그저 큰아들 얼굴 한번 보려고 그렇게 어머니는 힘든 발걸음에 작은 아들을 앞세워 올라왔다가 그렇게 또 내려가시고 만 것이다. 가족이라기 보다는 그저 서로가 있어야 할 장소에 함께 있는 물건들처럼 그렇게 모였다 흩어진 사람들, 이 가족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어머니는 왜 아들을 데면데면하고 아들은 또 왜 어머니를 남보듯 할까? 어머니의 말씀처럼 화장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 시간에 시골로 향하는 그,하지만 아우는 형을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의 그런 마지막을 보고 싶지 않았던 형은 어쩔 수 없이 염하는 시간에 어머니의 마지막과 마주하면서 비로소 '어머니'를 보게 된다. 그동안 어머니는 무엇으로 살아 오신 것일까?

 

대부분의 우리들 부모님은 자식을 위하여 자신들은 희생하며 껍데기로 살아 오셨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한다. 나 또한 아이들을 키우며 살다 보니 엄마를 혹은 아버지를 나와 같은 '사람'으로 인정하기 보다는 무언가 나보다 대단한 힘을 가진 부모인 어머니나 아버지로 생각을 했지 그들 또한 나와 같은 여자이고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당연한 진실을 외면하며 살아 온 듯 했다.어느날 친정엄마와 긴통화를 하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엄마도 여자였구나'라는 것을 느끼고는 그동안 여자로서 못챙겨 드렸던 것들을 챙겨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다면 소설 속의 '나'는 왜 어머니와 소원한 관계가 된 것일까? 어머니는 두 남자와 살림을 사셨지만 '결혼'은 안하셨다.호적도 친정호적에 있는 어머니,아버지가 떠난 후에 아들과 둘뿐인 자신들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하여 동네의 허접한 잡일을 모두 다니셔도 늘 월사금도 밀려가며 벌을 서고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도시락도 한번 싸가지 못하는 그런 가난하면서도 고난한 삶을 살아야 했다.그런 와중에 외삼촌네 식구들까지 챙겨가며 살아야했던 어머니가 갑자기 새아버지를 데리고 왔다. 그동안 어머니와 나 사이에 다른 무엇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새아버지가 둘 사이를 갈라 놓고 나는 동네를 방황하고 집과 외삼촌댁을 왔다갔다 하고 어머니가 일을 다니는 권씨네 병신이라 불리는 정태와 어울려 다니며 밤세상을 즐기게 되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외삼촌 댁에는 애숙이라는 누이가 경원과는 맘이 잘 맞고 그가 똥눌 때는 귀신이 나타나나 망도 잘 봐주곤 했는데 어느날 어머니는 애숙누이를 몰래 빼돌렸다.왜 그랬을까? 누이가 떠나고 외삼촌댁도 시들해 지고 집에는 배다른 동생이 있으니 그 또한 자신의 자리가 아닌 듯 하여 사춘기 시절에 집을 나가게 되는 경원,그렇게 집을 나간 것이 어머니와의 긴 이별의 시간이 되고 말았다. 왜 지금까지 어머니와도 아우와도 그리고 자신의 고향과도 그렇게 멀게 살아왔고 어머니를 받아 들이지 못하고 살아 온 것인지. 어머니를 보내 드리고 곧 올라가겠다고 생각했던 길이 아우에 의해 지체되면서 지난날 이야기들을 듣게 되고 그동안 큰아들에게 숨겨왔던 가족의 비밀이 풀리고 어머니의 비밀이 풀린다.늘 남의 집 일을 다니며 그곳을 떠나기 싫어했던 어머니가 왜 그래야 했는지 그 이유도 듣게 되고 자신의 집에 올라왔을 때 애지중지하던 값싼 가방을 열어 본 순간 가방 속에 들어 있는 '빨간 립스틱'을 보고는 '아, 어머니도 여자였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어머니의 삶을 고스란히 받아 들이면서 그동안 어머니와 자신 사이에 있었던 벽을 허물며 어머니를 그저 '여자'로 한사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을 살아 가면서 나에게 필요 없는 '인연'이란 없다. 그것이 부모인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형제도 그렇지만 나와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속에 필요 없는 사람이란 없다. 모두가 얼키고 얼킨 실타래처럼 서로 인연과 인연이 얼켜 그렇게 삶은 이어지고 그런 가운데 자신 또한 성장하고 인생살이를 하는 듯 하다. 나 또한 타인에게 받은 것을 고스란히 타인에게 돌려 주면서 그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덤도 없고 마이너스도 없는 인생이 되는 듯 하다. 부모 자식 간에도 씨실과 날실처럼 엉켜 있지만 나와 함께 하는 이웃 간에도 씨실과 날실로 엉켜서 인생은 이어진다. 툭 끊어진 실로 옷을 짤 수는 없듯이 나 혼자 뚝 떨어져 세상을 살아 갈수는 없는 것처럼 병신이라 놀림을 받았던 정태의 도움을 받아 우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고 그는 방안에 갇혀 지내던 그를 세상구경을 시켜 주게 되듯 더하고 뺄것 없는, 저울질을 해봐야 소용없는 것이 인간사로 그려진다. 경원과 아우 또한 남보다 못한 관계같지만 어머니에겐 모두 자식이며 자신과 어머니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지금 아우가 하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라는 진짜 알맹이를 만나며 지금까지 나를 감싸고 있던 거짓의 허물을 벗다.'

그런데 왜 그동안 어머니와 나,아니 어머니와 새아버지와 아우 그리고 나는 따로 떨어진 관계처럼 된 것인지. 어머니의 삶을 지금까지는 '껍데기'만 보고 그 진짜 속 알맹이를 보지 못했음을 아우의 말을 듣고는 깨우치게 되는 경원, 뿌리 없는 나무가 있을 수 있을까? 어머니가 있었기에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지 어머니 없는 자신이 존재할 수 없음을,지금까지 자신의 오해에서 어머니와 아우를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지만 너무 늦었다. 이미 어머니는 가시고 없는 것이다. 풍수지탄,이제 와서 후회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자신은 배우지 못하고 가난했지만 자식은 번듯하게 키우고 싶었고 배곯지 않게 키우고 싶었고 남에게 매맞지 않게 키우고 싶었고 자식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하지만 자식은 그런 어머니를 늘 오해하며 데면데면했는데 어머니를 보내 드린 후에야 어머니를 삶과 어머니를 제대로 인정하게 되었다. 슬프다. 가족간에는 오해도 미움도 증오도 제일 많이 하게 되지만 용서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그것이 가족이기 때문에 더 힘든 경우가 있다. 남이야 용서를 하고 보지 않아도 될 경우가 있지만 가족은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사람이므로 용서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인생 전체가 배배 꼬여 있듯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중심에 '어머니'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비로소 그 어머니를 받아 들이고 보내들일 수 있게 되었고 또한 '가족'을 보듬어 안게 되었다. 어머니의 부음으로 인해 자신의 과거를 모두 치유받게 된 경원, 서울의 삶이 싫어졌다.

 

아들로서 어머니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딸의 입장에서 어머니라는 존재를 보다보니 '아들'의 입장보다는 오빠들이 엄마에게 하는 모든 것들의 잣대로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할 때가 있다. 내가 내 부모에게 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결혼하여 새로 온 가족이 되는 '부모'에게 하는 것은 내 부모에게 하는 것과는 똑같이 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을 부모가 아플 때 병원에 가보면 아들인지 딸인지 혹은 사위인지 며느리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경원은 어머니의 큰아들이었지만 어머니는 오로지 아들뿐이었지만 그는 어머니의 삶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데면데면하다.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는 '어머니의 삶' 이 가로 놓여 있는데 이제 어머니의 삶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 비로소 '잘가요 엄마' 아니 '엄마'소리가 진정으로 나오게 된다. 가족간에 맺힌 매듭이 더 잘 풀리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왜 지금까지 어머니도 여자고 나와 똑같은 사람이리는 것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옹졸하게 살아온것인지. 그가 내뱉은 '엄마'라는 말에 나 또한 한숨이 나온다. 결혼하여 살다보면 가슴을 누르고 있는 맺돌이 있다.그것을 내려 놓고 싶은 순간이 있는데 그가 내뱉은 '엄마'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막힌 숨이 터지는 기분이다. 잘가요 엄마, 한 줌 먼지로 돌아가신 어머니,그런 존재였다,우리 모두는. 아웅다웅 산다고 해도 똑같이 먼지로 돌아가는 존재이고 천륜이란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으며 평생 가슴을 누르고 있던 맺돌을 내려 놓은 경원처럼 좀더 혼자 계신 엄마한테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우린 늘 그런다,내가 살아봐야지만 남의 삶을 이해하게 되듯 내가 부모가 되어봐야지 내부모의 삶을 이해하듯 내 자식들에게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사람이기에 늘 후회를 하며 살게 되는데 그것이 너무 늦지 않기를,지금 만나러 가보세요,어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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