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0년에 발간된 <종수이야기> 와 그 후의 이야기라고 한다. 어떤 내용일까 하고 궁금했는데 나도 티비에서 보았던 적이 있는 부부의 이야기였다. 잠깐 보았던 이야기지만 '내가 만약에~~?' 라면 생각을 하게 했었고 정말 대단하다,어떻게 저런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감히 내가 그런 삶을 살라고 한다면 나도 그렇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것 같다.이야기에 나오는 종수씨는 조한병, 정신분열증을 고3 때 이미 깊어져서 정신병원에서 근 삼십여년을 살았던 인물이다.그런 그가 세상에 나오고 만난 '진순이'를 보고 결혼하자고 한다. 결혼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자신을 보호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도움의 손길처럼 그녀에게 손을 내밀게 되고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다가 잡게 되어 그와 오랜 시간을 부부로 살게 되고 2013년에 그를 보냈다고 한다. 정신병이 있는 이들이라면 우리 사회는 외면을 한다.그런데 사회 뿐만이 아니라 종수씨(?)는 가족이 모두 외면을 한 인물이라 더 오랜시간을 아픔의 터널속에서 살아 온 것은 아닐까 하고 마음이 아팠다.왜 가족이 외면을 해야만 했을까?
그는 그야말로 집안 든든하고 재산이 넉넉한 집안의 맏아들이다.그런 그가 자신의 의지가 아닌 부모의 욕심에 등떠밀려 경기고등학교에서 서울대를 가야한다는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점점 망가져 가고 있었지만 병이 깊어서야 알게 되고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그때 가족이 함께 하며 고쳐보려 노력했다면 종수씨의 삶은 보다 더 밝은 세상에서 보통의 삶으로 살아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정신병원에 방치된 채 그가 보내야 했던 고난한 삶이 말해주듯 그의 진순을 만나고의 삶 또한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런 속에서도 부모가 외면하고 형제가 외면한 채 급기야 가족 모두가 그의 곁을 떠나기도 하지만 갖은 욕설과 그를 이용하려는 가족의 냉대 속에서도 아내인 진순씨가 있어 그의 병세는 하루 하루 그야말로 달팽이걸음만큼이라도 변화를 겪게 되고 오십이 다 되어 세상의 빛을 보며 살면서 마지막 그날까지 진순씨와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종수씨,그는 어떻게 보면 결혼상대로는 부적격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시각에서는 말이다.정신병원에서 오랜시간을 살다 나오고 호전된 상태도 아니었으며 그의 병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는 누가 곁에 없다면 삶을 살아갈 수가 없는 상태였다.전화번호를 아는 것은 고사하고 오는 전화도 받지 않기도 했지만 차를 탈 수도 없고 쉽게 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씻고 깎고 갈아 입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않는 상태에서 누가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좋아할 것인가.아니 함께 살자고 할 것인가.거기에 하루 그가 복용해야 하는 약은 또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그의 곁에는 진순씨가 있어 그야말로 달팽이걸음처럼 느린 속도였지만 그는 서서히 변화를 보여 주었고 자신의 잃어 버렸던 추억의 친구들까지 찾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한사람으로 이 땅에 뿌리를 내렸는데 자신의 흔적조차 잃어 버리고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그것도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냉대와 폭언을 들어가며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한 삶을 살면서도 한사람에는 살아가는 힘이 되게 해 준 사람. 그는 그야말로 진순씨에게는 '희망'과 '사랑'이라는 씨앗을 남겨 준 사람이다.
2013년 진순씨는 종수씨를 보내고 이 땅에서 장애인가족으로 살아야하는 어려움을 토로해 놓았다. 제일 먼저 겪게 되는 병원비의 어려움 그리고 장애인을 돌보느라 감당할 수 없는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 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실제 오랜시간 현장에서 느끼고 보고 경험한 일들을 그녀는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고하고 있다.그것은 종수씨가 이 땅에 살아간 흔적이고 그가 남기고 간 희망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는데 대한민국이 바뀌길 바라는 것은 아마도 종수씨가 변화를 겪었던 달팽이걸음과 같은 시간일 것이다.한집안에 병자가 한 명 있으면 그 집안이 기우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한명의 병자로 인해 집안이 혹은 가족이 깨지는 일도 다반사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오랜시간 그리고 큰 돈이 들어가는 병원비,돈에 대한 문제가 가족과 형제의 해체를 가져 오는 일들이 있다.그런가하면 우리 사회가 정신병이라는 환자라는 것을 곱게 보아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그들도 나의 가족이고 형제인것을.만약에 종수씨의 부모나 형제가 처음에 종수씨를 포기하지 않고 돌보았다면 종수씨의 삶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누군가의 그런 삶을 돌보며 희망을 건져 올리고 누군가는 희망이 없다고 암흑의 터널에 던져 넣고 곱게 보지 않는다. 변해야 하지만 내가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는다면 변하지 않는다. 내게는 영원히 오지 않을 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손가락질 하고 냉대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선척적보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입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늘 끈임없이 일어나는 사고 속에서 우리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겉모양세로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기 보다는 마음이 상태로 나뉘어야 할 듯 하다.마음이 장애인 이들이 더 많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남이 잘되는 것을 더 못마땅해 하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마음의 장애를 고치는 것 역시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자신의 장애는 보이지 않고 겉모습으로 장애를 판단하고 피해를 주어서는 아니되지만 이제 편견이라는 것을 고칠 때가 되었다.그런가하면 큰 병의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에게 사회가 좀더 큰 혜택이나 도움을 주어야 할 것 같다.정신장애가 있었지만 누구보다 정말 멋진 남자였던 이종수씨,그가 떠나고 더 큰 사랑을 느끼게 되는 진순씨의 솔직한 이야기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나 자신의 부부생활에 경종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