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느리게 걷기 느리게 걷기 시리즈
이경원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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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한다. 하지만 난 통영 여행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몇 년 전에 거제여행을 가면서 통영여행도 꿈 꾸었지만 시간에 쫒기어 그냥 올라오고 말았다. 그 후로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살짝 맛보리라도 여행했더라면 아쉬움이 덜했으련만 늘 생각으로만 품고 있는 여행지가 통영이고 몇 년 전에는 가족이 함께 섬여행을 계획하며 '통영의 비진도'를 계획했는데 딸들이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다음에 가겠다고 하여 미루어졌다. 그렇게 하여 이런저런 이유로 통영과 비진도를 검색해보고 그리움의 그 곳으로 더 점찍어 두게 되었다. 비진도는 8자모양으로 된 두 개의 섬 때문에 해수욕장도 모래해수욕장과 몽돌해수욕장 두가지를 접할 수 있다고 하여 얼마나 기대를 했던지,거제에서 몽돌해수욕장의 맛에 푹 빠져 더 비진도 꿈을 꾸게 되었지만 그것이 무산되어 정말 안타까웠다.

 

그런 통영을 故 박경리 선생의 작품인 <김약국의 딸들>과 <토지> 그리고 <파시>에서 마주하고는 더 통영여행을 품었다. 얼마전에는 테마기행에서 이곳 통영이 나왔다. 동피랑도 김약국의 딸들의 작품에 나온 골목길이며 금방이라도 달려가 만나고픈 곳들이 펼쳐져 <통영,느리게 걷기>로 그 아쉬움을 조금 채웠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통영이 고향인 저자가 자신의 고향을 소개해주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게 자신이 어릴적 함께 했던 어릴적 추억이 서린 곳들을 찾아 다시금 옛 맛을 찾아 다녀보기도 하고 세월이 흘러 변했다지만 옛 맛이 추억속에 남아 있는 그런 장소와 맛집 그리고 통영을 소개해주어서인지 더 정감이 어린 책이기도 하다. 요즘은 검색만 하면 스마트폰으로 지역의 맛집들이 줄줄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맛집들이 모두 맛있는 것은 아니다. 입맛이 모두 다르고 맛이 없어도 맛집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맛집이란 소문만으로 사람이 많아 맛을 보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곳에 소개된 곳들은 맛집이기도 하면서 옛맛을 간직하면서 통영의 맛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 많아 통영 여행을 갈 때 여행가방에 챙겨 가면 유용하게 볼 수 있는 책인듯 하다.

 

많은 문인들과 유명인들을 배출한 문화의 도시 통영, 아름다운 다도해를 끼고 있고 풍부한 해산물에 예술인들이 많이 배출되어 볼거리 또한 다양한 도시인듯 하다. 우체국 앞에서는 유치환의 <행복>의 한 귀절인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라' 라는 귀절이라도 읊조려야 하고 박경리의 소설속 등장인물들과 내용은 세세히 기억나지 않아도 골목길을 누비며 김약국의 딸들이 몰락해가는 그 슬프고 쓸쓸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대작가의 삶을 뒤돌아보면 천천히 거닐고픈 돌담길이며 통영의 푸른 앞바다를 보며 고국을 그리워한 음악가 윤이상의 삶을 잠깐 뒤돌아봄도 좋을 듯 하다. 아름다운 푸른 바다와 문화와 예술이 적절하게 어우러지고 풍부한 바다 먹거리가 있으면서 정이 메마르지 않고 넘쳐나듯 먹거리에서도 느껴지는 '다찌' 집이나 그외 통영의 '충무김밥'이나 '우짜' '빼떼기죽' 등 통영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하고 내가 통영하면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통영의 굴'이다. 겨울에 가끔 통영 굴을 주문하여 가족이 모두 모여 구워 먹던 생각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는 그곳, 언제 한번 가볼까.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적 흔적과 함께 역사적인 여행지 뿐만이 아니라 저자의 추억을 따라가다보면 과거와 현재와 함께 공존하는 듯 하여 동피랑의 벽화마을도 천천히 거닐어 보고 싶고 문화적인 것을 배제하고 '먹거리'여행을 한번 해보는 것도 통영을 제대로 알것만 같다. 언젠가 티비에서 '오미사의 꿀빵' 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전통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는 오미사 꿀빵, 그렇기에 더욱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닌지.대단한 먹거리가 아니고 우리네 삶의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기에 더 찾게 되고 '해뜨는 집'의 분식 또한 거창한 것이 아니라 어릴적 추억과 함께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무언가가 먹거리 속에 남아 있기에 추억의 맛을 찾아 더 느리게 걷고 싶은 곳이 아닌가 한다. 여행은 색다른 것을 원하면서도 삶과 거리감이 있는 것보다 서민적이면서 넘쳐나는 정을 느끼게 되면 또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도 통영이 그런 곳이 아닐까.먹거리 여행으로도 문화적인 여행으로도 한번 꼭 천천히 통영을 느끼고 싶고 걷기 여행을 해보고 싶다. 여행객이라면 잘 모를 곳들을 세세하게 지난 추억과 함께 소개해줘서 더 친근감이 있고 가고픈 곳이 기도 하지만 난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박경리 선생의 혼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어 언제 한번 꼭 찾고 싶은 곳이다. 이 곳에 갈 때는 꼭 이 책을 챙겨 간다면 보물같이 숨어 있는 장소를 만나는 행운을 느낄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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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명 순례 내셔널지오그래피 청소년 글로벌 교양지리 2
내셔널지오그래피 편집위원회 지음, 황선영 옮김, 조해수 감수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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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실린 세계 역사와 문명에 대하여 실감나는 사진과 함께 좀더 깊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세계사 100대 기적과 다양한 이야기와 그 속에 얽힌 역사와 전설,세월의 풍상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가고 여리어 가지만 역사란 과거와 현재 미래가 평행선 위에서 나란히 가고 있는 듯 하다. 일선 중고등학교 선생들이 감수를 하여 더 정확한 역사 이야기를 읽을 수 있고 아시아편,유럽편,아메리카,아프리카로 나뉘어 굵직한 곳들만 묶어 놓아서인지 한번 읽고나면 세계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 들면서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사진이 있어 좀더 색다른 여행으로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단단한 돌로 이루어진 것들이라 해도 분명 세월을 이길수는 없는 법, 세월을 이겨내지 못한 모습으로 혹은 종교가 다른다는 이유로 혹은 자연재해로 인해 처음 그 모습은 잃어버렸어도 정말 대단함을 느낀다. 지금처럼 기계가 발달한 시대도 아닌데 어마어마하게 큰 돌을 어떻게 세웠으며 자신들의 정신을 표현한 문양을 남겼는지 역사 앞에 숙연해진다.


요즘은 지구촌,세계화,글로벌이라는 말들이 낯설지 않듯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쉽게 일상을 나눌 수 있는 SNS도 있고 여행도 그렇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도 내가 여행하지 않은 곳의 소식들을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해졌다. 주입식 교육으로 'A는 B다'라는 공식처럼 외우던 역사에서 벗어나 궁금하다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고 지구촌밖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시대에 놓여 있기에 식상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내 책장속에 이런 책이 한 권 정도 있지만 언제나 보고 싶을 때마다 빼들고 자신이 원하는 곳의 이야기를 펼쳐 들 수 있는 잇점도 있다. 우리나라 편은 '불국사와 석굴암그리고 조선의 궁궐' 이 나왔다. 불국사와 석굴암에는 가족여행으로 다녀온 곳인데 불국사에 가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커다란 규모와 웅장함이며 다보탑과 석가탑의 대조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의 미학에 빠져 앞에서 한참을 서서 바라보던 기억이 있다. 그런가하면 석굴암은 원형 그래도 보존이 되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원래의 모습을 잃기도 했지만 지금은 유리벽에 갇혀 눈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면만 봐야 한다는 것이 슬펐다. 그런가하면 어느 책에선가 석굴암에 우리나라 최최의 에어컨이 가동되었다는, 밑으로 흐르던 물길을 없애어 발생하는 습기를 없애기 위하여 에어컨을 가동시켜야 했다는,그것으로 인해 미세한 진동에 조금씩 옛모습을 잃어 간다는 것을 읽고는 훌륭한 역사와 문화도 좋지만 후세인들이 제대로 보전하는 것도 중요한 일임을 느꼈다.


추천사의 말처럼 '지구마을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마중물' 과 같은 역학을 이 책이 하길 바란다는 뜻이 담긴 청소년 글로벌 교양지리, 시험을 잘보기 위하여 그저 외우는 공부 보다는 가끔 이런 책들을 자료삼아 사진을 훌쩍 훌쩍 넘기다보면 지리가 더 재밌고 빠져들게 되다.정말 지구촌을 만나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후국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쌓았다는 '만리장성' 인공위성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 그 성을 쌓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했을까? 불로장생을 하기 위하여 불로초를 구하러 남으로 떠나기도 했던 진시황제의 영생을 위한 병마용갱,'죽음이 삶이다'라고 했지만 그 또한 역사의 한 페이지속을 장식할 뿐 영원하지 못했다. 그 속에서 읽을 수 있는 인간의 영원불멸의 삶에 대한 욕심,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세월'인가보다. 역사와 문명을 보면 영혼이나 다음 생에 대한 염원을 나타낸 것 혹은 믿음에 대한 것들이 많이 있다. 그를 대표하는 각 대륙의 '거석문화'는 정말 대단하면서도 관심이 많이 간다.우리나라에도 '고인돌'이란 것이 있었고 이스터 섬의 석상인 '모아이' 또한 그들의 조상을 표현했다는 어느 프로에서 보았던 것이 생각난다.그런가 하면 피라미드보다 더욱 신비롭다는 '카르나크 거석' ,왜 그 많은 거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는지,그들은 그 커다란 돌을 어떻게 옮겨 왔고 왜 그곳에 세웠고 어떻게 세운 것인지.역사란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되고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왜'라는 궁금증에서 풀지 못한 미스터리한 역사를 풀 수 있는 단서를 누군가 발견하게 되기도 하리라.


그냥 지나쳐 본다면 일부분만 보고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군가처럼 비행기를 타고 나스카의 하늘을 날아 거대한 '벌새' 모양의 문양을 발견하기도 했다.하지만 그 처음은 대단하게 느끼지 않던 것들,하지만 정말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하여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어마어마한 미스터리한 역사와 문명,하루 아침에 그냥 다 넘겨 보기엔 정말 아깝다. 교과서와 함께 책상 한 귀퉁이에 꽂아 두고 펼쳐 보고 싶은 책이다. 많은 것을 담으려 하여 더 많은 세세한 것들을 담지 못한 것도 있지만 참 유익한 책이다. 단편적인 지식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꿈을 가질 수 있는가 하면 역사와 문명에 대한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신화 전설 지형등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지식충전을 할 수 있다. 역사가 없는 문명이란 없다. 뿌리가 없는 나무가 없듯이 역사를 알아야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이고 더 큰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명이 아닌 세계의 역사와 문명이라 더 넓은 혜안을 가질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우물안에 갇힌 하늘이 아닌 세계를 품을 수 있는 디딤돌과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교양지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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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힘이 된 9가지 책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살아있는 역사 15
배수원 지음, 곽성화 그림, 백유선 감수 / 어린이작가정신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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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힘이 된 9가지 책이야기에 담긴 책으로는 고대사 연구의 기틀이 된 가장 오래된 역사책인 <삼국사기>,후대 소설에 영향을 미친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조선 왕조 통치의 기틀이 된 성문법인 <경국대전>, 전쟁의 기록이자 충효 정신이 담긴 일기 <난중일기>, 최초의 한글 소설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고전 소설인 <홍길동전> 실학자가 쓴 조선 시대 백과사전인 <성호사설>, 백성을 다스리는 바른 지침서 <목민심서>, 조선 후기 실학자의 중국 여행기인 <열하일기>, 조선의 개혁을 위해 서양 문물을 소개한 기행문인 <서유견문>,9가지 책이야기와 책을 쓰게 된 역사적 배경이나 인물에 대하여 동화식으로 엮어 놓아 재밌게 읽으며 어떻게,왜 그 책이 쓰여졌는지 자연스럽게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는 어떻게 하여 그가 <삼국사기>를 쓰게 되었나 하는 배경과 함께 <삼국사기>의 모자람을 보충하여 일연의 <삼국유사>가 있고 <삼국사기>는 삼국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거울이면서 신라에 치충하여 쓰여졌다거나 발해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거나 없다는,어쩌면 치우침이 또한 흠이라는 것도 정리 요약을 해 놓아 쉽게 읽을 수 있다.고전하면 아이들이 재미 없다고,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잘 읽지 않고 제목만 훑어보게 되는데 이렇게 동화식으로 풀어 놓으니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맛보기로 책과 친숙해진다음에 한 권 한 권 찾아 읽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듯 하다. 대부분의 책과 저자는 국사 교과서에서 주입식으로 기억된 책들인데 책의 탄생과 저자에 대한 주변의 이야기를 좀더 깊게 재밌는 동화식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 거리감을 덜었다는 점이 재밌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얼마전에 다시 읽어 보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들이 일장춘몽처럼 쓰여진 단편집인데 그가 <금오신화>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하여 읽게 되니 좀더 금오신화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단편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부분을 보게 된 듯 하여 좋았고 <경국대전>도 <난중일기>도 재밌는 동화를 읽다보면 그 책이 쓰여진 배경과 그 책이 갖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난중일기>는 김훈의 <칼의 노래>로 거듭난 것을 한번 더 찾아 읽는 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 허균 그의 누이동생도 그렇지만 그도 문학에 뛰어난 감각이 있는,그야말로 문인의 집안임을 볼 수 있다.하지만 너무도 기구한 운명처럼 짧은 생으로 마감한 형이나 누이동생 그리고 아내의 삶이 그의 삶에도 영향을 끼쳤는지 이상향을 꿈꾸며 방황하는 듯한 '홍길동' 고 같은 그의 인생을 살짝 엿보며 인간적인 허균을 만날 수도 있는 <홍길동전>에 대한 이야기.

 

모든 이야기들이 거부감없이 책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고 다시 찾아서 책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듯 하다. 교과서식 교육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인해 역사와 인물을 이해하면서 만나는 책은 좀더 넓고 깊게 재밌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억지로 '이건 이런 내용이야'라고 교육시키기 보다는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동화를 읽어나가면서 책과 친해지면서 역사도 배우고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함께 저자와도 친숙하게 될 수 있는 재밌게 읽으며 배울 수 있는 '책에 담긴 책이야기'이다. 요즘 아이들은 역사를 무척이나 어려워한다.나도 역사는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좀더 재밌게 역사에 다가가는,놀이처럼 쉽게 역사와 만나는 이야기책도 참 좋은 방법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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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어리랏다 - 소심한 도시인들의 놀멍 살멍 제주이민 관찰기
김경희.정화영 지음, 김병수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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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어리랏다,제주 올레길이 해외로 향하는 발걸음을 다시금 제주로 되돌려 놓고 있는데 내겐 제주와는 인연이 아직 없다. 신혼여행 일번지처럼 제일 많이 가는 제주도 옆지기가 그 전에 몇 번 갔다고 하여 식상하여 포기를 하게 되었고 그냥 자차로 전국일주에 나서서 일주일여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제주는 언제 내게 문을 열어 줄까? 지난해엔 수능을 끝낸 큰딸과 함께 올레길을 걷기로 했는데 다시 공부하겠다고 하여 뒤로 미루었고 올핸 두녀석이 수능 준비를 하고 있으니 어찌되었건 간에 두녀석 끝나면 훌훌 떠나야 할 듯 하다,제주로.

 

육지에서 '제주'라는 섬으로 가서 살게 되면 섬이기에 '이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곳 말로 '괸당'이란 제주토착만을 말한다는데 우리나라이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언어가 아직 살아 있고 모든 것이 육지와는 조금 다른,우리나라이면서 우리나라속의 또 다른 나라같은 제주의 괸당들 속에서 이민자로 뿌리 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송작가 생활을 십여년 한 작가분이 아들을 데리고 가서 이민자들을 찾아 그들의 이민이야기를 들어 본 것이 1부 이야기고 방송작가이며 그곳에서 한달,아니 더 연장된 생활을 하게 된 정작가의 괸당들 속에서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좌충우돌 제주이민기가 2부에 펼쳐진다.

 

제주하면 돌 많고 바람 많고 여자 많은 곳이라더니 정말 구멍이 숭숭 뚫인 검은 돌들이 주는 돌담길을 따라 펼쳐진 풍경과 자연을 닮은 집들이 마음을 참 여유롭게 해 준다. 그 속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 육지에서 숨 막히는 생활에서 벗어나 그곳을 택한 사람도 있고 그곳에 갔다가 혹은 그곳에서 잠시 살다가 다시 육지생활을 하다가 제주의 바다를 잊지 못하고 다시 찾아간 사람들,그들이 제주이민자가 된 사연은 가지가지이지만 모두 왜 그리 행복한 생활과 행복한 얼굴들인지. 시간에 쫒기는 각박함이 없어서일까? 느긋하면서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밤과 낮이 따로 없이 환한 육지,도시의 생활이 아닌 해가 뜨고 지는 낮과 밤이 뚜렷한 제주의 생활에 점점 길들여지며 많이 바라기 보다는 적게 벌면서 더 많은 여유와 행복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도 연세 250 혹은 연세 350을 내고 몇 달만이라도 제주민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 보게 되었다.

 

모자라면 모자라는데로 아니 부지런만 떨면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다는 할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역시나 제주에는 억척의 해녀를 비롯한 여자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비롯하여 이민자로 산다는 것은 그냥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많은 정보와 이민을 하는 순간에 삶이 연장된다는, 결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민자로 뿌리는 내리는 계기도 다양하지만 그들이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모습 또한 다양하다. 흔히 생각하는 농사,카페,게스트하우스도 있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서 뿌리를 내리는 이도 있다는 것을,어쩌면 제주의 바다가 꿈을 선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한달 정착을 목표로 가게 된 정작가의 좌충우돌 제주민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는 소박하면서도 제주민으로 살아보기에 대한 로망을 가지게 한다. 한두달 정말 그런 생활을 해본다면  어떨까? 제주의 바람과도 싸워보고 자연과 어우러지고 이웃주민들과 점점 하나로 뭉쳐지면서 한두달 휴가를 주는 것은 어떨지.

 

제주에 여행이 아닌 이민이나 짧은 기간동안 뿌리를 내리고 살아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정보들이 곳곳에 있다. 어떻게 하면 토착민인 괸당들과 좀더 가깝게 스며들며 살아갈까 하는 깨알같은 소스부터 하여 무작정 남들이 다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아이템으로 살아남기를 생각해 보고 가야한다는 것, 제주의 삶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면서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자연과 어우러져 놀멍 살멍 제주민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어딘들 살지 못할까. 살고자 하면 뜻이 있고 길이 반듯이 있겠지만 육지와 다른 바다와 섬이라는 그리고 비가 많고 습기가 많다는 것을 좀더 염두에 둔다면 그런 자연에 맞써 강한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의지를 가졌다면 제주민으로 한번 살아보기도 괜찮을 듯 하면서 나도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맘이 있다.타인이 이룩해 놓은 결과물만 보아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제주,언제 괸당 속에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키워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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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데오의 보물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7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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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라스코의 동굴벽화는 아니어도 지금까지 누구도 발견하지 보물을 찾아내고 싶어하는 아메데오,부모의 이혼과 함께 엄마를 따라 플로리다에 왔지만 이곳은 무언가 발견하게 될만한 장소가 아닌듯 하고 더구나 그는 외톨이가 되어간다. 아메데오가 이사를 오고 전화가 되지 않아 엄마의 심부름으로 옆집할머니에게 전화를 빌리려 갔다 본 젠더할머니네의 집, 박물관과 같은 오래된 것들로 뒤덮인 그곳이 이상하게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그곳에 그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 준 친구 윌리엄이 젠더할머니의 집으로 당당하게 들어가고 있다. 무슨 일일까? 윌리엄의 엄마는 동산처분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젠더할머니가 이사라도 간다는 말일까? 그곳엔 이상한 음향시설및 에어컨도 없는 칙칙한 곳이지만 뭔가 오래된 것들이,박물관과 같은 고성과 같은 느낌의 뭔가가 분명히 있다.

 

친구도 필요했고 자신도 라스코의 동굴벽화도 아니어도 무언가 보물을 발견하고 싶기도 한데 윌리엄이 엄마와 하는 일은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한번 본 젠더를 좀더 알고 싶어져서 윌리엄에게 말을 걸고 그와 함께 윌리엄 엄마의 일을 돕기로 하는데 그곳은 그야말로 역사가 살아 숨쉬는,역사가 고스란히 먼지와 함께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다. 윌리엄과 엄마는 동산처분일을 하면서 오래된 '보물'을 발견해 내기도 하여 더욱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그가 화가인 아빠 제이크와 대부인 미술관장 피터와 함께 한 시간속에서도 누구보다 더 뛰어난 미술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과연 노인의 마을로 이사를 가는 젠더의 집에서 아메데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보물'이 나올까.

 

젠더는 경제력이 든든한 집안에서 성장하기도 했지만 오페라 가수로도 이름을 날렸던,그야말로 지역에서 유명인이었으며 그녀의 저택은 오랜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는 그 모든 역사를 기억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잔꾀를 부리며 이용할 줄도 안다. 한편 피터의 삶 또한 젠더의 삶과 함께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어 들어간다.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긴 유품,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유품보다는 지금 당장 자신이 해야할 일인 '한때 금지된 것들' 전시회로 바쁘다. '한때 금지된 것들'은 히틀러시대에 히틀러가 '퇴폐'라고 했던 근대미술가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피터의 엄마는 남편의 유품을 아들이 보지 않았다면서자신이 남편과 함께 꿈이었던 캠핑카를 타고 남은 생을 여행으로 일관하겠다며 유품을 가져가며 아들에게 뭔가 미련이 남은 듯 말을 하려다 만다. 뭘까? 아버지가 남긴 유품과 어머니가 아버지 유품중에 보여 주었던 '낡은 사진'에 담긴 진실은.

 

젠더의 동산처분을 하려다 서재에서 발견하게 되는 '모딜리아니의 <달 여인>' 이란 작품,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진실'은 뭘까. 서로 공통점이 없을 것만 같았던 진실은 차츰차츰 간격을 좁혀가며 어느 선에선가 갑자기 하나로 마주친다. 아버지가 유품으로 마지막까지 아들에게 남기려던 '역사와 진실'은 무엇일까? 젠더와 피터의 전혀 다른 선에 놓여 있던 사람들은 평행선을 달리며 아메데오의 기차에 함께 탑승을 하면서 숨겨진 진실과 역사가 비로소 진실로 드러난다. 지금까지 긴 시간동안 숨겨져 왔던 <달 여인>에 담긴 역사와 진실, 젠더는 왜 숨기고 왔을까. 그것을 아메데오를 이용하여 교묘하게 세상에 드러내면서 이제서 비로소 조각난 진실의 편린을 맞추는 용서와 이해 그리고 역사 끌어안기.젠더가 진실을 부인했다면 <달 여인>에 숨겨진,혹은 낡은 사진에 담긴 진실은 세상에 드러나 모든 이가 함께 할 수 있었을까? 역사는 역사다 그것을 부인하기 보다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용서할 것은 용서해야 한다. 오래토록 숨기고 먼지 속에 숨긴다고 진실이 감추어질 수 있을까? 언젠가는 표면 위로 드러나게 되어 있다. 잘못되었다고 잘못했다고 내치기 보다는 시대에 맞는 해석과 자세가 필요하다.

 

청소년문학인데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다. 시작은 가볍게 했지만 역사와 함께 만나면서 좀더 무겁게 가라앉을 수 있는 것을 추리적으로 풀어 내어 재밌게 풀어냈으면서도 마지막의 '화해'가 인상적이다. 아메데오는 윌리엄이라는 친구도 얻게 되었지만 자신이 바라던 '보물'을 발견하게 되고 세상에 드러내게 된다. 감추어질뻔한 역사와 진실이,누군가에 의해 잘못 꼬여 있던 비틀린 역사가 이제서야 바르게 되었다. 보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친구도 또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내 가까이 행복이 있듯이 모든 것들이 곁에 있지만 등잔밑이 어둡다고 우린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메데오의 10퍼센트와 90퍼센트의 경계는 어떻게 될까? 밖으로 드러난 10퍼센트의 엄니를 발견한다고 밑에 감추어진 90퍼센트의 진실은 어떻게 될까? 아메데오의 호기심이 역사와 만나 한판 멋지게 빛을 발했다. 그림,역사,우정,추리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역사에서 멀어질 수 있는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멋진 작품으로 탄생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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