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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권력의 뒤안길 -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정치 쟁점 읽기
전웅 지음 / 청아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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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하면 떠 오르는 인물은 단연 정약용과 정약전 그리고 김정호이다. 얼마전에 읽은 김훈의 <흑산>에서는 정약전이 흑산도로 떠나게 된 배경과 그와 함께 했던 인물들이 왜 죽어가야 했으며 민초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려내어 실감하며 읽어 내렸었다. 다른 소설들이나 이야기에서는 정약전 그가 흑산도에 가서 산 삶이나 생활을 다루었다면 <흑산>이라는 소설은 그 전 배경이나 인물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왜 유배를 떠나야 했을까? 두물머리를 떠나 멀리 전라도 강진까지 내려가 긴 세월동안 권력의 뒤안길을 걸어야 했던 정약용 그리고 바다로 둘러싸인 섬 흑산도에서 육지로 향하는 그리움으로인해 차츰차츰 인생의 빛을 잃었던 정약전, 그들이 유배를 떠나야 했던 그 밑바탕에는 '천주교' 라는 서학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배인' 하면 정권다툼에서 피해자가 되어 혹은 나라가 망하여서이다. 이 책에서는 크게 네부분으로 나누어 1부 유배를 떠나는 사람들 ,2부 망국의 왕과 신하들 3부 권력 다툼의 소용돌이 속에서 4부 유배인의 뒤안길이라 하여 구분지어 놓았다.

 

유배는 사람만 가는것이 아니었나보다. 아니 대부분 남자들만, 양반들만 유배를 간줄 알았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게 아니다. 양인뿐만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여자들도 유배를 갔다. 그리고 코끼리까지 유배를 간 사실이 있다. 코끼리가 왜 유배를 갔을까? 갔으면 어디로 유배를 갔단 말인가 역사를 밑바탕으로 하여 역사 속에 감추어져 있던 사실들을 모두 꺼내어 하나로 엮어 놓은 것처럼 '유배' 에 관한 역사를 모두 읽을 수 있다. 유배인들이 유배지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아마도 '외로움' 일 것이다. 탱자나무나 가시울타리로 사방을 빙 둘러 놓아 세상과는 담을 쌓아 놓았기에 그 속에서 홀로 겪고 이겨내야 했던 외로움이란 말로 다 할 수 없었으리라. 그리고 대부분 유배지는 사람들이 살기 힘든 섬이나 그외 외지이기 때문에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그 시대에는 더했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유배를 갈 때 필요한 여비는 어찌했을까? 사극에서는 대부분 죄인들을 호송하는 나무로 엮은 가마처럼 된 것에 태워서 사람들이 들고 가는데 그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말을 이용하거나 먹거리를 개인이 부담해야 했다는,그런가하면 유배인이라는 이유로 모든이에게 배척을 당하거나 배고픔을 이겨내는 일 또한 힘들었을 듯 하다. 유배인들이 얼마나 외로우면 김정희는 '세한도'를 그려 냈을까.유배인이라 하면 중죄를 저질러 그 죄값을 받는 것으로 알지만 역사 속 유배인들은 중죄라기 보다는 권력다툼에서 피해자가 된 유배인들이 더 많은 듯 하다. 권력다툼에서 자신의 세력이 아닌 반대편의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어 피해를 입는가하면 왕의 죽음으로 인해 정권교체에서 발생하는 피해자들도 있고 중죄라기 보다는 길이 달라 혹은 직언을 했다하여 유배인이 되는 사람들의 다양한 유배생활에 대하여 엿볼 수 있다.

 

유배지에서 정약용이나 정약전처럼 유배생활 기간동안 학문적 업적을 이룬 이가 있는가하면 유배생활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은 듯 하다. 많은 이들이 유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쉬운 이해로 김정희가 제주로 유배를 떠나지 않았다면 '세한도'가 탄생했을까,하는 아이러니도 가져오게 하는 유배의 양면성을 보게도 하지만 유배의 뒤안길은 해배되어 복직한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긴 시간동안 타지에서 인생을 허비하거나 가족이 모두 유배의 피해자가 되거나 연좌제의 칼을 뒤집어 쓴 것은 아닌가.역사란 과거를 들여다 봄으로 하여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거울로 삼을 수 있는 것 같다. 직언이나 바른말을 하여 생명이 짧거나 유배인이 되었던 사람들,자신을 속이지 못하고 드러냄으로 하여 생명을 단축시켰던 인물들이 유배 후에는 유배전과는 판이한 삶을 살았듯이 진실보다 거짓이 생명이 긴 현실이 안타깝다. 한시대가 저물면 그와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이 낙엽이 떨어지듯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인재나 능력이 대접받지 못함을 유배 권력의 뒤안길에서 본 듯 하여 씁쓸하다. 머물렀던 자리도 떠나는 모습도 아름다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정치인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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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1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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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쳤다'는 말에서 '홀렸다'는 글자가 떠올랐다. '집에 홀렸다''

미쓰다 신조,처음 접하는 미스터리 작가다. 그런데 내게 이 작품 하나로 깊게 각인을 시킨다.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은 그야말로 기이한 집에 호러작가가 산다.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글을 쓰기 알맞은 집을 찾는데 정말 자신의 생각속에서 나온것과 똑같은 그런 집을 찾아내게 된다. 집의 위치며 일본에 서양식이니 다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그 집은 그동안 버려지듯 아무도 살지 않았다. 아니 그 전에 어떤 사람들이 거쳐갔는지 그만 모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을 써나가기 시작한다.

 

독특한 작품이다.호러 작가의 이름도 이작품의 저자와 동명인 '미쓰다 신조'이고 이 소설 속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그 이야기들은 같은 집인 '돌하우스' 에서 비롯된다. 과연 이 집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아니 간직하고 있는가. 무언가 '섬뜩' 한 느낌이 드는 듯 하지만 전반부는 그리 무섭다고 할 수 없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듯 하기도 하고 알 듯 모를 것 같은 이야기들이 교묘하게 바탕을 이루며 나간다. 정말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집에 홀린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자며 이야기속 '코토히토'가 되는 듯도 하고 이야기와 작중작은 교묘하게 닮아간다.아니 똑같이 이어져 나간다.

 

'서프라이즈'라는 프로를 보다보면 정말 '집' 에 혼이 사는 것처럼 그 집에만 들어가면 영혼을 보았다는 사람들도 있고 괴기한 일들이 벌어지는 '살아있는 집' 이 있다. 이 이야기속의 '기관'이란 그런 집이다. 일면 '돌하우스',인형집이라고 할 수 있는 이층집은 이 집과 똑같은 모형의 집이 발견된다. 모형의 집이 나타내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이 집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모형집이 만들어졌고 이 집은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작중작에서 코토히토는 이층집으로 이사를 하는데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왜 그럴까? 그런데 미쓰다도 돌하우스에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없는 '차가움' 에 휘말려 들게 되고 소설은 작중작과 소설이 교묘하게 똑같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작중작을 벗어나 이야기속으로 나온 실제 주인공이 되어 미쓰다와 함께 교묘하게 얽혀든다.소설속 소설인지 미쓰다의 이야기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생각과 몽상에 빠져 들게 하는 묘한 마력은 돌하우스가 주는 매력인지 아님 작가만의 특징인지 후반부부터 '무엇일까?' 하고 정신을 집중하게 하는 작가의 매력,재밌다. 독특하다.

 

소설속에는 내가 좋아하거나 또는 읽어보고 싶어 했던 작품들이나 미스터리 작가들이 많이 등장을 하거나 료코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는 '에드가와 란포' 는 소설을 이어주는 중요한 맥으로 작용을 하지만 난 에드가와 란포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기에 그저 맛보기로만 읽으며 감을 잡는다. 소설은 무척 무서운 이야기도 아니면서 괜히 '의성어와 의태어' 에 놀라거나 두려움에 빠져 들기도 한다. 영화에서 무서운 장면이 나오기전이 더 무섭고 기다려지는 것처럼 작가의 의도된 '의성어' 에 휘말리다보면 등골이 오싹한다. 누군가 옆에서 '히히히' 하면서 '탁탁탁' 하며 쳐다 보고 있을것만 같다. 이야기 전체의 무서움보다는 독자의 '의식' 속에서 '몽상'하게 만드는 작가의 자질이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작은 문을 열면 무언가 나오겠지. 의성어를 따라가다 보면 정말 누군가 나오겠지 하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무서운 이야기를 독자의 의식은 기대하고 있으니 더 무서움이 따라오는 듯 하다. 그 행간을 작가는 잘 읽어내고 쓴 듯 하다.

 

'생각해보면 이 시기는 일,독서,창작,덧붙여 사는 집까지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불가사의한 색채에 감싸여 있었다. 그야말로 박명의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상태다.하지만 황혼의 저 건너편에는 암흑의 세계가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미쓰다 신조' 의 편집일이며 소설은 작가의 실생활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 하다고 한다. 그러니 더욱 이야기속인지 소설속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어디까지가 소설속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세계일까.그 모호함이 주는 매력이라고 할까. 그리고 일본 미스터리를 읽다보면 한자이름을 가지고 재밌게 풀어내는 것들이 가끔 등장을 하는데 정말 풀어내고 보면 기묘하다. 깨알같은 재미까지 느끼며 작가는 자신의 실제 이름을 잊지 않게 독자에게 각인시키는 듯 하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즐긴 편은 아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재밌다. 더 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만나고 싶다는 욕심을 소설속에 다분히 숨겨 놓았다.그리고 돌하우스를 나와 F장에 머무른다했지만 돌하우스에 가면 지금도 작가를 만날것만 같은 기분은 뭘까? 그는 그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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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을 추억하는 공감 에세이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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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라디오하면 정말 사연이 많다. 어린시절에는 다른 무엇보다 라디오를 끼고 산 세대라 할 수 있다. 라디오에도 변천사가 있듯이 정말 라디오와 함께 나이를 먹은 듯 하다. 스마트시대에 접어 들면서 라디오 보다는 다른 것들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이지만 나의 하루 시작은 '라디오'이다. 요즘 아파트는 주방에 기본적으로 라디오나 티비가 있다. 우린 '라디오' 가 있어 일어나면 기상알람처럼 늘 고정으로 되어 있는 라디오를 튼다. 딸들이 집에서 학교를 다닐 때에는 이른 아침시간부터 하루종일 라디오를 듣듯 했지만 지금은 기숙사에 있으니 라디오를 트는 시간은 들쑥날쑥이다. 그렇게 대부분 혼자서 밥을 먹으면서 혹은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으면서 하는 일상에 라디오는 깊게 파고 들어와 있다. 라디오는 귀로 들으면서 가슴으로 공감을 하며서 무슨 일인가 함께 할 수 있지만 티비라는 것은 그 앞에서 자리를 보전하고 앉아서 있어야지만 다음 이야기로 넘어 갈 수 있으니 내 시간을 많이 빼앗겨 난 대부분 라디오를 더 많이 듣는 편이다. 그리고 라디오에 나오서 하는 스트들의 이야기는 진솔하다. 아니 숨소리 그 가까움을 더 느낄 수 있어 라디오가 편한지 모른다.

 

어린시절에는 라디오를 끼고 살 듯 했다. 저녁시간에는 어린이방송을 아예 줄줄 외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할 정도로 외고 다니듯 했는가 하면 가요같은 노래가 나오면 라디오를 듣다가 테잎을 준비하고 있다가 얼른 녹음을 하기도 했다.그렇게 녹음한 테이프는 또 한동안을 장식하고 한시절을 장식해 주었다. 지금이야 노래는 흔하게 이것저것 이용하여 다운을 받던가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야기'를 더 많이 귀 기울여 듣는 편이다. 시끄러운 것보다는 조용하게 울려 퍼지는 이야기와 노래가 좋다. 나이를 먹었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일까 '그녀가 말했다,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는 왠지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다. 아니 나의 이야기 한 부분인듯 하다가도 어느새 '그녀'의 이야기 한부분이고 '그'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내이야기와 진배없다. 살아온 세대는 약간 다를 수 있지만 공감가는 부분들이,라디오가 주는 그 미묘함을 잘 살린 글들이 정말 어느 조용한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라디오로 통해 나오는 노래를 들어가며 읽는다면 정말 그 공감이 배가 될 것만 같은 이야기와 사진들이 참 좋다.

 

책을 읽다가 좋은 귀절이 있어 지나는 딸을 붙잡고 읽어 주었다. ' 최근에 꽃을 보고 미소를 지은 적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것이다. 최근에 노을을 보고 감탄했다면 당신은 행복한 겁니다. 만일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모든 인생이 항상 행복할 수는 없고, 또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멋진 인생이 아닌 건 아니니까요.' 정말 좋다. 나 또한 최근에 꽃을 보고 미소를 지은 적이 있던가 생각해 본다. 지는 노을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을까. 꽃이란 울집 베란다 화단에 있는 꽃들이 고작인데 아 아니다, 12월 초에 큰딸과 남편과 함께 천리포수목원에 가서 우린 겨울에 피어난 '가을벚꽃' 과 '애기동백' '명자꽃'등을 보며 얼마나 좋아했던가. 그 순간은 정말 세상을 모두 가진듯 행복했었다. 그 사진들 또한 행복을 가득 담고 있는것처럼 그 모든 시간을 오롯이 담고 있다. 울집 베란다에도 물론 꽃들이 피어나면 늘 미소를 짓게 만든다. 지금은 '천리향' 이 피려고 몽오리가 져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난 행복하다. 천리향이 멀리 멀리 퍼져나갈것만 같은 생각에 괜히 설레인다. 그런 미묘함을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문득문득 지나쳐버린 내 일상을 들여다보게 하면서 발길을 잡는다.

 

책을 읽으며 큰딸에게 말한다. '이 책 참 좋은 말들이 많다.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했더니만 큰딸이 내게 말한다,'엄마 빨리 읽으세요,나도 읽게..' 그것으로 우린 공감을 전한다. 그녀가 쓴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은 한번도 듣지 못했지만 그녀의 글과 유희열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참 공감가는 부분들을,아니 감성적인 부분들을 많이 만들어냈을것만 같다.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그는 요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현재가 힘들고 답답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힘들어진다.-평범하게 살고 싶어 중에서' 정말 말 그대로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평범하다는 것,보통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같다. 살아보면서 아니 살아가면서 '내가 보통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생각을 하고 남과 비교를 해보면 평범하거나 보통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남의 시선에서 보면 나는 보통임에 분명하다. 정말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란 것을 요즘은 뼈에 사뭇치게 느끼고 공감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딱 그 순간을 책에서 마주치니 어린시절 친구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것처럼 그 부분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며 친구와 조우한듯 글귀에서 시선을 거두질 못한다. 아니 되뇌이며 나를 본다. 나 정말 평범하게 보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새해 벽두부터 감기로 내가 나 자신에게 무너지고 있는데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 이야기에서 그만 멈추고 말았다. 겨우 감기로 힘들다고 눕고 있는데 그녀는 어떠한가.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미모의 소녀가 희귀병으로 인해 4년간 전신에 깁스를 하고 지낸 후에 12년이란 공백 후에 무대에 오른 그녀의 모습은 너무 놀라움 그 자체였다고 한다. 꼽추로 변한 흉한 모습, 하지만 그게 그녀의 천형은 끝이 아니었나보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2차대전 때 피난길에 올라야 했고 다시 병마와 싸워야 했단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에 굴복하지 않았다. '나는 항상 벼랑 모서리에 서 있었어요. 그러나 머리카락 한 올 차이로 인해 벼랑 소으로 굴러 떨어지지는 않았지요. 그래요, 그건 신의 도우심이었습니다.' 나의 현실이 너무 행복하게 느껴진다. 감기로 잠깐 훌쩍훌쩍 코밑이 헐고 입술이 헐었지만 그것쯤이야. 라디오란 그런것 같다. 다른사람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나를 보게 된다. 같이 공감하면서 내 마음의 앙금을 털어내게도 된다. 나 또한 혼자 들어가며 '맞아맞아..' 하며 공감하고 혼자서 박수 치는 부분들도 많다. 그리곤 정말 '메모'라도 해 놓고 싶은 이야기도 많은데 대부분 그냥 흘려듣게 된다. 그렇게 또 다른 이야기가 빈자리를 메꾸어 주고 나의 어깨를 짖누르고 있던 삶의 무게는 조금 가벼워져 들으며 일에 몰두하다 보면 '내게 짐이 있었나' 하고 뒤돌아 보게 한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웃같은 친구가 바로 라디오다.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공감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발길을 멈추고 연필로'사각사각' 밑줄을 그어 놓고 책의 윗부분을 살짝 접어 놓고는 다시 읽어본다. 이 책을 읽다보니 1권도 읽고 싶어졌다. 너무 강한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면서도 맛깔난 음식처럼 정갈하니 맛있는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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