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 - 인문학 마인드로 풀어보는 재미있는 메디컬 스토리
김중산 지음, 노승환 사진 / 나남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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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 정말 궁금하지 않니한가. 제목을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년 전에 친정아버지를 폐암으로 보내드렸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게 되고 나도 남들처럼 암에 좋다는 것을 찾게 되고 민간요법에 매달리게 되는 우리들을 보게 되었다.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욕심인 듯 하다. 아버지나 엄마 또한 아픈 상태로 몇 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암판정이 나고 일년 반 정도 사시다 가셨다. 자신의 마지막을 선고 받고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못할 노릇이다. 아버지는 아프다는 것을 아셨지만 암이라고는 생각 못하셨다.아셨는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말씀을 안드렸고 아버지가 가신 후에 엄마에겐 말씀을 드렸다. 다행히 암이 한곳에서 있고 뼈로 전이가 안되어 고통이 덜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기력이 떨어지고 아프다고 하실 때 병원에 한 주 정도씩 두번 입원을 하셨는데 그 기간 동안 함께 하며 검사며 그외 모든 일을 함께 하다보니 난 그동안 아버지와 함께 하지 못하던 것을 그 시간들에 보충받았다는,정말 값진 시간을 선물받았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재벌총수들이 왜 폐암에 더 걸리나 했더니 폐의 형상을 보고.숨도 그렇고 물도 그렇고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비슷해야 하는데 재벌들은 벌어 들이기만 하니 안에 쌓이기만 한다면 균형이 안맞으니 그도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봤다. 좀더 나누고 베풀어 균형을 맞춘다면,요즘은 비우는 철학이 더 값진 삶이라 하는데 재물을 쌓으려고만 한다면 불균형에서 오는 병이라 할 수 있겠다.칼럼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책이나 영화들을 예로 들어가며 그 영화 속에서 이루어졌던 메디컬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동서고금은 물론이고 의학에 관하여도 너무 전문적이라 읽다가 다시금 저자 소개를 보았더니 대단하다,의학 심리학에 관한 학위가 있고 인문 사회 자연과학의 소통에 관심이 많아서 그 방면과 글쓰기에 대한 강연을 많이 하시나 보다. 그렇다고 메디컬 이야기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냥 보았던 영화를 의학적으로 풀어 주니 우리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세세하게 이야기 해줘 더 재밌게 영화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이야기의 등장은 '어성초'에 대한 이야기다.우리 나라 사람들은 무엇이 하나 뜨면 그날 마트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이 한동안 있었다.그런가 하면 약초 또한 무엇이 좋다고 하면 그것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너도나도 그것을 찾는다. 이 병  저 병 가리지 않고 찾는 다는 것,약사나 의사에 의한 정확한 처방이나 그외 것이 아니라 매스컴을 타면 민간약으로 최고인듯 난리도 아니다.그렇게 하여 나도 이곳저곳 좋지 않아 누군가 병에 든 어성초 물을 선물하여 먹어보려 했는데 비위상해서 먹지를 못하겠다.나하곤 너무 맞지 않았던 것. 그러다 친정에 갔는데 야생화 책에서 많이 보았던 '삼백초와 어성초'가 집 주변에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계실 때 아버지는 식구들에게 좋은 약재가 되는 것은 손수 얻어서 심으셨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귀하다는 삼백초도 어성초도 화살나무도 꾸지뽕나무도 심어 놓으셨다. 그런 것들을 거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 잎을 말려 물을 끓여 먹던가 잎을 나물처럼 먹는 것으로 즐겨 하셨다. 하지만 본인은 암으로 그렇게 가시고 말았다.

 

책의 시작은 '노안'으로 시작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플 수도 없는 중년 불혹에 오는 노안,그렇게 하여 쓰기 시작한 글들이 책으로 엮인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들이 그냥 딱딱하게 의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영화 <왕의 남자>와 <패왕별희>의 동성애를 한의학과 정신의악으로 풀어 본다던가 클레오파트라가 쓴 향수는 고래가 토한 분비물인 '용연향', 왜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 했나? 그렇다 <다모>의 그 유명한 대사를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니 한꼭지 한꼭지 읽어나가다 보면 지난 것들 다시 보고 싶어 지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런가 하면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독침으로 급소를 찔러 죽이는 독침에 각시투구꽃의 독이 묻어 있는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 나간다. 한 줄의 궁금증이나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칼럼은 고대 신화는 물론이고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방대한 지식을 토해내니 읽다보면 이 또한 한편의 CSI도 아니고 메디컬 드라마도 아니면서 한편의 의학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닌 정말 재미에 푹 빠져 읽었다. 어쩌면 제목을 '의학과 인문으로 본 다시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낯익는 영화나 내가 보았던 영화들이 주를 이루어 더 재밌게 읽은 듯 하다. 여러가지 한약재를 넣어 푹 달여 만든 한편의 영화를 건강하게 들이킨 '보약'처럼 정말 재밌고 유익하게 읽었다. 의사나 약사보다 똑똑한 환자인 우리들, 약을 오남용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한번 더 다짐해 본다.

 

 

어성초와 삼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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