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정원] 봄비 오네 봄비 와!
봄비 내린다. 군자란 꽃이 하루가 피고 있는 울집 베란다,그 창으로 봄비 내린다.
꽃들은 봄비 구경에 나선 것처럼 창을 향해 있고 하루가 다르게 화려함은 더하다.
계절은 가고 오고 시간은 늘 흐르고 있었건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할수록
왜 변해가는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지.이것도 나이탓일까...
봄이 오고 꽃이 피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새롭다.지난해에도 꽃불이 난것처럼
베란다가 온통 군자란 꽃으로 덮였건만 올해 처음 있는 일처럼 새롭다.
봄비가 내리는 것 또한 왜 새롭고 새초롬해지지.나이탓인가.
한참을 군자란이 피고 있는 창 밖 봄비가 내리는 그 세상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봄은 오고야 말았구나.기어이 오고야 말았어.'
어제의 맑음은 어디로 가버리고 봄비가 종이토록 유리창을 적시는지.
남천의 붉은 잎만 바라보다 어느새 쑥 웃자란 새 가지를 보지 못했다.
하루사이에 이렇게 자라 있는 것인가.
바로 새순이 나오는 것을 보았던 것이 어제일처럼 가물가물...
봄이 오고 있어서일까 어제일도 가물가물 오늘이란 시간도 내일이면 가물가물일 듯..
일년이란 시간을 기다려 게워내듯 붉게 피어낸 꽃봉오리 앞에서
나의 어제란 시간은 무색해지고 만다. 그것도 봄비 앞에서...
2014.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