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한강 작가님, 너무 멋져요!! 


딸롱이가 소리 질러서 무슨 일인가 했네요. 

노벨문학상, 이제 우린 원서로 읽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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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kang1001 2024-10-1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4-10-11 15:49   좋아요 0 | URL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같이 기뻐하며 축하드립니다!

2024-10-15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6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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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건수하님의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 글의 제목을 '유대인의 코'로 정해 놓았고, 인종적 구분이 불가능한 인종 범주로서의 유대인에 대해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필립 로스와 바버라 스트라이샌드의 사진을 골라두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이 놀라운 예지력이여! 기립박수, 짝짝짝!

유대인의 외양에 대한 것이라면 '코'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필립 로스의 책에서 '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했던 거 같은데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포트노이의 불평』이라고 예상되기는 하다) 찾아보려 했으나, 찾을 수가 없다. 집에 책이 없ㅠㅠ 원서만 있ㅠㅠ 코 이야기 길게 써야 하는데 넘넘 아쉽다. '코'는 유대인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다. 물론 '코'만 그런것은 아니다. 우치다는 유대인의 신체적 특징에 대한 유럽인의 집착을 이렇게 표현했다.

중세의 회화에는 '매부리코'나 '물갈퀴가 달린 발'이나 '뿔'이 유대인의 생물학적 특징으로 반복되어 그려졌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악마의 도상학적 징후이다. (35쪽)

필립 로스는 폴란드계 유대인이다. 나는 로스를 좋아하고, 그래서 그런 거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그의 외모도 멋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로스의 사진은 이러하고, 또 이러하다.





유대인의 '코'를 이야기하려면, 바버라 스트라이샌드를 빼놓을 수 없겠는데, 처음 봤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평생 성형 수술을 권유받았던 당대 최고의 스타. 하지만, 그 제안을 거절했던 당대 최고의 스타. 사진은 로버트 레드포드랑 같이 있는 걸로 골라보았다.













『가라앉은 자와 살아남은 자』에서 제일 충격적이었던 것은 '독일에 살던 유대인들이 왜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독일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고 집결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다. 독일에서 태어났고, 독일에서 자랐고, 모국어가 독일어지만, 어떻게 스스로를 '독일인'이라고 생각했던 거지? 이에 대해선 우치다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유대인을 다른 민족 집단과 구분할 수 있는 유의미한 생물학적 특징은 존재하지 않는다(28쪽). 일반적으로 유대인 사이에서는 이베리아 반도, 북아프리카계 유대인을 '세파르딤', 프랑스, 독일, 동유럽게 유대인을 '아슈케나짐'으로 나누는 구별이 12세기 이후 행해지는데 이는 종교 교의와 언어의 차이에 기초한 것이라고 한다.(29쪽) 유대인을 인종 개념으로 의미화하려는 조직적 시도는 20세기 나치 독일의 '뉘른베르크 법'이 최초라고 할 수 있는데, '비아리아인'을 세 종류의 카테고리로 나누었다고 한다.

본인이 믿는 종교와 상관없이 '조부모 대에 3명 이상이 유대교도인 자'는 '유대인', '조부모 두 사람이 유대교도'인 사람은 '제1종 혼혈자', '조부모 중 한 사람이 유대교도'인 사람은 '제2종 혼혈자'. 이러한 분류로 1939년 국세 조사에서 독일에는 신앙 종교에 근거한 '유대교도'인이 22만 명, 법률이 정한 '인종적 유대인'이 2만 명 병존하게 되었다.

법률상의 '유대인'과 종교상의 '유대인'이 다른 카테고리로 취급되면서, 그 결과 자기 자신은 '기독교도 독일인'으로서 강고한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유대인으로 구분되어 차별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당시 만 명 단위로 출현했다. (30쪽)


자기 자신은 '기독교도 독일인'이라고 믿고 있는데, 유대인으로 분류된 사람들. 모범적이고 체체 순응적인 이 사람들은 국가의 안내와 지시에 따라 집합하고, 설명을 듣고, 이사(이동)를 하게 된다. 자신의 조국이 자신에게 그럴 줄 몰랐던 것이다.












흑인들 역시 '혈통'에 근거한 분류와 차별에 오랜 시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미국의 '한 방울 법칙'이 그토록 강고하게 어쩌면 지금까지도 강력하게 작동하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이와 관련해서는 김승섭님의 <우리 몸이 세계라면>에 잘 서술되어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살고 있던 수지 길로리 핍스라는 여성이 여권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출생증명서에 흑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평생을 백인으로 살아왔던 수지는 큰 충격을 받고, 자신의 인종 구분을 바꿔 달라는 청원을 주정부에 접수한다. 5년간의 재판의 결과는 수지 핍스의 패소.


당시 루이지애나에서는 흑인 피가 32분의 1(1/32) 이상이 섞이면 흑인으로 분류되었는데, 계보학자에 따르면 220년 전 만남으로 인해 그녀의 몸에는 32분의 3(3/32)에 해당하는 흑인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 152/355)


32분의 29에 해당하는 백인 피와는 상관없이 흑인 피의 비율만을 기준으로 삼아서 수지 핍스는 '흑인'으로 분류되었다. 평생을 백인으로 살아올 만큼 그녀의 피부색이 하얗다 하더라도, 그녀의 조상 중에 '흑인'이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흑인'으로 분류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한 가지는 외양. 또 한 가지는 추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혈통. 외관과 추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혈통을 근거로 그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정체성' 중의 하나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를 여성의 문제와 관련지으면 이러하다. 『여자다운 게 어딨어』의 저자 에머 오툴는 펜슬로 가볍게 수염을 그리고 모자를 썼다. 품이 큰 옷을 입었다. 이렇게 간단한 변신만으로 그녀는 진짜 ‘남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남자로 대해주었고, 그녀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다른 책(책 제목이 기억이 안 남)에서는 성별이 모호한 복장으로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때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서빙을 해주는 직원들이 자꾸 그녀/그를 '의식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마담'이라고 부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을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을 대할 때의 불편함이 구체화된다. 이 사람이 돈이 많다거나 혹은 적다거나, 이 사람이 직업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지고 불편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을 짐작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다. 긴 머리카락, 짧은 치마, 하이힐, 짙은 화장 혹은 연한 화장이 드러내는 것은 한 가지다.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 이는 '편리한' 구별이 가능한 빨리 이루어지도록 만들어준다.


여성의 탈코르셋은 외부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저 꾸미기 노동을 중단하는 것 뿐이다. 이는 누군가를 해하는 일도,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일도 아니다. 내 머리 길이가 짧은 것이 도대체 누구에게 해가 된단 말인가. 내가 펑퍼짐하고 편안한 바지를 입는 게 누구에게 불편을 준단 말인가. 하지만, 여성의 탈코르셋은 외부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지닌다. 나는 더 이상 '여성으로만' 인식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메시지. 여성들의 탈코르셋에 남성들이 미치도록 분개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남성이어야만 이득을 볼 수 있는 사회, 여성을 억압함으로써 이득을 볼 수 있는 사회에서 피억압자인 '여성'이 사라져 버리려 하기에. 사라지겠다고 하기에.


다시 여성, 흑인, 유대인으로 돌아오자면. 인간은 영장류학, 오리엔탈리즘, 젠더 등의 방법을 통해 위계와 지배의 질서를 구축하고 그 가장 높은 자리에 스스로를 가져다 놓는다. 그 시선은 누구의 것인가.










해러웨이가 보기에 그 시선은 백인, 서양 과학자의 시선이며, 원숭이와 유인원을 '거의 (남성)인간' 혹은 더 나아가 '기원적인’, '문화 이전의’, 혹은 '자연의’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조명한다. 다시 말하지만, 따라서 이 모든 것이 지식의 대상으로서 기입된다/만들어진다. 각 경우에 후자인 타자는, 자아이자 빛과 시각의 원천인 전자보다 열등하지는 않더라도 그것과 완전히 구별되며 부차적이라고 서술되지만, 두 쌍의 형상은 그와 연관된 이원론의 목록 전체와 마찬가지로 오직 상호의존적 위치로서만 의미를 만들거나 작동시킨다.

섹스/젠더, 자연/문화가 그런 이원론에 포함된다. 한쪽을 특정하거나 이해하는 일은 다른 쪽을 규정하는 매우 세부적인 사항과의 차이에 의존한다. 다른 것과 구별되며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위치 혹은 대상은 독특함과 우월성이라는 의미의 측면에서 부차적인것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보다 열등한 것, 즉 자원으로 낙인찍힌 쪽 없이는, 보다 위대한 것, 문화의 비범한 특질인 쪽도 자신이 이야기하고 규정하는 것, 자신이 체현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없다.(『도나 해러웨이』, 61-2쪽)


인간/동물, 문명/자연, 남성/여성, 서양/동양, 정신/육체, 백인/유색인, 비유대인/유대인. 서구 백인 남성들의 자리는 왼쪽이다. 하지만, 그들을 위대하고 비범하게 만드는 쪽은 오른쪽이다. 동물, 자연, 여성, 동양, 유색인, 유대인이 존재함으로써만 서구 백인 남성은 위대해질 수 있다. 박수 쳐주는 관객이 있어야만 무대 위의 배우들이 빛날 수 있는 것처럼. 열등하고, 부차적이며, 자연적인 그 누군가가 존재해야만이 우월하고, 근원적이고, 필수적인 그 누군가의 존재가 가능한 것이다.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동물성이 여성, 흑인, 유대인에게 강제될 때도 여러 개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감정적이라고 여겨진다. 개인차보다 성차가 중시된다. 흑인 남성은 백인 남성보다 성욕이 강하다고 여겨진다. 그걸 도대체 어떤 과정을 통해 유추해 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지만. 하지만 멸시하고하 하는 의도 속에 백인 남성의 두려움이 엿보이기는 하다. 유대인은 보통의 남자보다 여성적이라고 여겨진다. 수전 팔루디의 『다크룸』에 나오는 유대인의 편견에 관한 이야기 중 하나는 '유대인 남자들은 생리를 한다'는 소문이었다. 누가 그 이야기를, 그 허황된 소문을 믿을까.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믿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경멸의 의미는 모두 다 알아챌 수 있다. 그만큼 유대인들을 경멸한다는, 경멸하겠다는 의도 말이다. 한 가지 더 있다. 남자를 모욕하고 능멸하는 모든 양식의 끝에는 여성이 있다는 것. 남성의 최종적 타락, 그건 바로 여자다. 남자만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인간, 일군의 인간들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대상화의 문제이다. 상대가 있지 않고서야 나는, 총체로서의 자아는 구성되지 않는다. 뒷담화를 나누는 우리들은 결국 죄를 나누어 가진 한편이 되고, 전쟁과 폭격을 통해 외부의 적을 구체화하며 내부는 결속된다. 미움 없이 사랑할 수는 없는 걸까. 없단다. 없다고 한다.













남자는 하녀이자 반려자인 여자가 또한 자기의 관중이자 심판자이기를 기대하고, 자기를 자기 존재 속에서 긍정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여자는 무관심과 조소와 비웃음으로 남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남자는 자기가 욕망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사랑하는 것과 증오하는 것을 여자 속에 투사한다. 그래서 남자가 여자에 대해서 무언가를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여자에게서 자신의 전부를 추구하며, 여자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제2의 성』, 1417/5245)Keep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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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10-09 16: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아...두번째 후기를 이렇게 빨리 써주실 줄이야...첫번째로 댓글을 다는게 영광일 정도...어쩜 이렇게 여러 책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도 이걸 하나로 아우르는 멋진 글을 쓰실 수 있으시죠? 서구1세계 나라에 사는 유색인종 외국인 여성으로서 제 정체성은 100미터 저 멀리 지나가는 누군가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뚜렷하고 숨길 수도 숨을 수도 없죠. 저는 그냥 여자였는데 이곳에 오면서 황인종여자가 되었으니까요. 나름 PC하다고 하는 백인 사회에서조차 내 존재가 백인 사회의 다양성과 인터네셔널리즘을 강조하기 위한 향신료 정도로 취급될 때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온 곳에서 오히려 단단한 벽이 하나가 아닌 두개를 얻은 것 같은 절망과 막막함이 들어요. 이럴 때일 수록 더 읽고 더 알아야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공부할 때 정작 깨우쳐야 할 대상은 공부는 커녕..갱생의 여지가 없는 그들을 볼 때 또 무력감을 느끼다가... 이럴 때 일 수록 더 공부를 해야한다, 이 두가지의 반복인 것 같아요. 평생 이런 고민과 절망조차 하지 않을, 아니 애초에 이런 고민같은 게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서구사회 백인 남성들. 제 기준 사회악...

단발머리 2024-10-09 19:40   좋아요 3 | URL
에구... 달자님~~ 역시나 찾아주시는 반가운 마음~~ 감사감사감사링! 제가 내일은 바쁜 날이거든요. 아침부터 오후까지... 그래서 오늘 써보자 해서 오전에 쓱삭쓱삭. 다른 건 아니고요, 달자님~ 제가 읽고 쓰는 커뮤니티는 알라딘이 유일하거든요. 제가 책마다 태그를 정리해두어서 필요할 때 책 제목이 생각나면 태그를 중심으로 기억을 거슬러 찾아가는게 가능합니다. 달자님도 계속 읽고 쓰실 테니, 태그 정리를 잘해두시면 나중에 필요한 책 찾을때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해요^^

서구1세계에서 살아가는 유색인종 외국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 참 마음에 와닿네요. 저는 외국에 가도 관광 목적이고 또 패키지로 여행할 때가 많아서 그런 경험이 거의 없지만, 백인이 보는 유색 인종에 대한 부분이라면 아무래도 큰 벽이 느껴질 거 같아요. 달자님 말씀대로 결국 더 공부하고 공부해야겠지만.... 맞아요, 그들은 그런 필요를 느끼지 않을테니... 서구 백인 남성들이 그런 존재인 건 맞는 것 같아요. 나쁜 일을 내내 제일 많이 저질렀죠. 이웃에게, 지구에게...

공쟝쟝 2024-10-10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으.... 단발님..... 천재.................
박수쳐! 짝 박수쳐! 짝 (관객 1)

우에노 지즈코가 오리엔탈리즘(탈식민의 고전) 책 읽으면서 여성을 대입해서 읽기 시작하자 이해하는 게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고 감탄하는 장면이 문득 생각나요. 한번에 쫙 꿰어주신 *대상화의 문제*와 결국 우리 안의 혐오와 배제, 자아 중심성, 또 유대인에 관한 문제까지도... 이토록 명료하게 볼 수 있으시게 된 것은 (희진샘 왈 빼어난 관점이며 꾸준히 공부 업데이트해야하는) 페미니즘 공부 덕분인 것이겠지요? 탈식민에 관해서라면... 아직은 문외한인 저도 단발님의 공부 겨누면서 천천히 엉금엉금 따라가볼게요.

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한동안 재워뒀던 책. 페미니즘 책들을 뒤적이고 싶은 그런 페이퍼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공부를 돈도 안받고 나눠주시다니... 투비에라도 올려두고 팔으셔야겠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4-10-12 19:05   좋아요 2 | URL
천재 이야기 이제 그만해요 ㅋㅋㅋㅋㅋㅋ 너무 많이 들었다. 용량초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에노 지즈코님 말씀 참말로 맞죠. 저는 흑인의 위치, 자리, 이런 것에 대한 글 읽을 때 여성을 넣어서 읽을 때 있어요. 딱딱 맞아요. 특히 동물성, 감정적인, 비이성적인.... 이런 수사를 흑인, 여성들이 맡아서 처리하곤 하죠.
저 역시 페미니즘 공부가 이런 공부와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아니 도움이 아니라 그 거대한 기둥 ㅋㅋㅋ저는 아직 갈길이 멀고 (자꾸 구조주의랑 포스트구조주의 비교 설명해주는 친구 있음 - 이해 어려움, 진도 팍팍함) 또 여전히 가야할 테지만, 같이 갈 친구가 있다면 언제든 차근히 가볼 생각입니다. 저는 시간이 많다고 합니다.
 


      












우치타 타츠루의 『유대문화론』을 읽는다. 어디에서 어떻게 추천받았는지도 모르겠다. 도서관 책으로 읽는다.

내용을 요약, 정리하려고 했는데, 그건 좀 어려울 것 같다. 유대인에 대해 관심 있는 분이라면 1독을 해도 좋을 듯싶다. 쉽고 재미있고 잘 읽힌다.

유대인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이 유대인인가. 아니, 어떤 사람이 유대인이 아닌가, 라는 자신의 질문 끝에 우치다는 이렇게 답한다.

유대인은 '유대인을 부정하려는 자'의 매개를 통해 존재해 왔다. 바꿔 얘기하면 우리들이 유대인이라고 칭하는 존재는 '단적으로 내가 아닌 무엇'에 덧씌운 이름이라는 말이다. (『유대문화론』, 40쪽)

내가 아닌 무엇의 총체로서의 유대인성에 대해 설명하던 우치다는 이를 성차의 문제로 바꿔서 설명한다. 최근의 젠더론에 따르면 생물학적 성차는 자연적 현상도 과학적 사실도 아니며, 디지털적인 섹스 보더border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53쪽) 그의 말이 맞다. 젠더는 스펙트럼이고 모자이크와 같다.

우치다는 크리스틴 델피의 문장을 가져온다. 나도 그대로 가져온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젠더 여성과 남성의 상대적인 사회적 위치가 섹스라는 (명백하게) 자연적인 범주에 기초하여 구성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젠더가 존재함으로써 섹스가 이와 관련된 자연적 현상이 되고, 그에 따라 지각 대상의 카테고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젠더가 해부학적인 섹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사회 관행이, 오로지 사회 관행이 하나의 자연적 현상(모든 자연적 현상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에는 의미가 없다)을 사고의 카테고리로 변화시킨 것이다. "(54쪽)

우치다가 델피의 이 문장들을 읽고 묻는다. "성별화된 사회의 기원에 있어서 부권제적 사회 관행을 만들어 낸 쪽은 성적으로 어느 쪽인가?"(55쪽) 우치다는 델피의 주장이 '성차'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이 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이 질문에 대해 내가 이해할 만한 방식으로 대답해 주는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없다.(55쪽) 내가 여기 알라딘 서재에서 대답해 줄 텐데 우치다가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가 여기에 써놓고 갑니다. 잘 보세요.

성별화된 사회의 기원에 있어서 부권제적 사회 관행을 만들어 낸 쪽은 성적으로 어느 쪽인가 하면, 남성 쪽이다. 남성이 부권제적 사회 관행을 만들어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성차에 대한 강조가 필요했다. 성차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는 분홍색을 좋아하고, 친구는 노란색을 좋아한다. 나는 키가 크고, 친구는 키가 작다. 이 차이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그 차이가 어떻게 해석되는가가 중요하다.










남성 위주의 부권제적 사회 관행이 만들어지기 전의 사회에서 여남을 가를 수 있는 유일한 차이는 재생산 능력의 차이였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쪽도, 젖을 먹일 수 있는 쪽도 여성이었다. 이것이 최초의 성별노동분업이다. 거다 러너가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논증한 바와 같이 이런 생물학적 성차에 근거한 성별노동분업은 편리(functional)했고, 그래서 남성들과 여성들의 상호 동의하에 이루어졌다. 그렇게 하는 것이 현대적 의미로 경제적이었고, 가성비가 높았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의 창조』, 78쪽)


그리고 남성들은 발견한다. 남성과 여성의 성기가 다른 모양(생물학적 차이)인데 더해서 남성 성기가 여성의 성기에 강제 삽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남성과 여성의 성기가 다른 모양이라는 것, 그것 자체로는 젠더의 작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냥 서로 다르게 생겼을 뿐이다. 하지만, 남성이 자신의 성기를 통해 여성을 강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 방식을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 인류의 역사는 크게 요동친다. 수잔 브라운밀러의 문장이다.











남성이 자신의 성기를 두려움을 일으키는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일은 불의 사용과 돌도끼의 발명과 함께 선사시대에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꼽아야만 한다. 강간은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결정적인 기능을 수행해왔다. 모든 남성이 모든 여성을 공포에 사로잡힌 상태에 묶어두려고 의식적으로 협박하는 과정이 바로 강간이다.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25쪽)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여성은 곧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한다. 『하나이지 않은 성』에서 '왜 여자들을 교환하는가?"라는 질문에 레비 스트로스는 이렇게 답한다. 여자들은 집단생활에 있어서 희소가치가 있고, 본질적인 필수품들이기 때문이다.(『하나이지 않은 성』, 223쪽)


부족간 교역 물품으로 전락한 여성의 패배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정치, 종교, 사회, 문화 여러 방면에서 여성의 열등함과 남성의 우월함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가 확대 재생산되었다. 남성의 여성 지배는 더욱 공고화되었다.

우치다는 보부아르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이렇게 쓴다.

과거에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 성원의 일부를 학살한 집단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혹은 인류의 여명기에 그런 사회 집단이 존재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집단은 한 세대로 소멸하기 때문에 인류사에 어떠한 흔적도 남길 수 없다). 여성이라는 사회적 존재자가 구성되는 방식과 흑인이나 유대인이 구성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유대문화론』, 45쪽)

마지막 문장에는 동의한다. 흑인이나 유대인이 구성되는 방식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존재자로 구성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여성에 대한 방식, 여성을 타자화하는 방식/규칙/문화가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강고하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 성원의 일부를 학살한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 집단이 이 집단이다. 그 문명이 지금의 문명이다. 여성은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후로 한결같은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었다. 혐오와 숭배가 같은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질 테니 여기에서 잠깐 쉬기로 하고.

출산 중에 죽어간, 출산 후에 죽어간 여성들을 논의로 하더라도,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금도 죽임을 당한다. 그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이슬람만의 문제도 아니다. 여성혐오는 인류 공통의 역사다. 성감별을 통한 여아 살해부터 가족에 의한 명예살인, 그리고 데이트 폭력과 가정 폭력으로 여성들은 폭행당하고, 살해당한다. 물론이다. 남성들도 이러한 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요는 여성을 죽이는 사람이 대부분 남성이고, 남성을 죽이는 사람도 대부분 남성이라는 점이다.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에서는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끈질기게 박해받았는지가 서술되어 있다. 그런데 유대인들을 처형하고 고문하는 광경들을 따라 읽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읽었던 듯한' 기분이 든다. 맞다. 마녀사냥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악마와의 거래, 도덕적 타락, 주문과 주술로 인한 위해가 그들의 죄상으로 여겨졌는데, 이는 마녀사냥에서 마녀로 몰린 여성에 대한 죄목과 매우 유사하다.











프란츠 파농은 '검은 피부'의 자기 자신이 외부에서부터 중층결정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검은 피부'의 자신과 '(하얀 피부의) 유대인'을 비교한다.

그렇지만 유대인은 자신의 유대인성 안에서 남모르게 지낼 수 있다. 그가 무엇인지와 그 자신이 완전히 하나가 아니다. 사람들은 기대하고, 기다린다.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그의 행위, 그의 처신이다. 그는 백인이고, 논쟁의 여지가 많은 몇몇 특징들을 제외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게끔 되었다. 그는 식인 풍습이라고는 아는 바 없던 이들의 인종에 속한다. 자기 아버지를 먹다니 생각만 해도 얼마나 끔찍한가! 잘됐어, 검둥이가 아니면 되니까. 물론 유대인들은 피해를 입었다. 그들은 추격당했고, 절멸당했고, 불가마 속에 던져졌다. 하지만 그것은 사소한 가족사이다. 유대인은 발각되고 나서야 푸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나는 매사가 처음 보는 모습이다. 어떤 기회도 내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외부에서부터 중층결정되었다. 나는 타인들이 나에 대해 가진 ‘관념’의 노예가 아니라 내 외관의 노예이다.(『검은 피부, 하얀 가면』, 113쪽)


이런 생각이 참 쓸데없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어떤 억압이 가장 강력한가. 어떤 억압이 더 끈질기게 작동하는가. 어떤 억압이 더 비인간적인가. 억압은 한 가지만이 아니다. 계급이, 피부색이, 인종이, 억양이, 성이 억압으로서 작동하며, 이런 억압은 동시적으로 교차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파농의 주장에 1을 보태게 되는데, 그의 주장대로 '피부색'에 대한 판단은 처음 보는 그 순간, 1초 만에 종료되기 때문이다. 검은 피부는 숨길 수가 없다. 남성과 여성도 1초만에 판별가능하다.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신경질적이고 과도한 강조와 여성에 대한 코르셋 강요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루어진다. 빠르게 판별하기 위해서.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 구분하고 차별하기 위해서.

60쪽 읽고 너무 길게 썼다. 일단 조금 더 읽어보고, 못 다 한 말을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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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0-08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치다 선생 뼈 물렁하게 맞는 소리 퍽퍽퍽. 일단은 추천 좋아요 꾸욱 눌러서 땅땅 못 박고갑니다 ㅋㅋㅋ
우치다 센세~ 권력이 어떻게 행사되는지 잘 아실분이 자기 자리 보전하려고 안보이시는 척 하네요. 모르고저모르고저...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하는 여성이 집단으로 같은 여성을 어찌나 박해했냐면요........ 자기가 여성인 걸 까먹어요ㅋㅋㅋ 모두가 시어머니 모두가 팥쥐고요ㅋㅋㅋㅋ 맞아요, 그런 의식은 어디에나 있죠. 자기가 재벌인줄 알아 자기가 백인인줄 알고..(식민지 조선에서는 자기가 일본인인 줄알고).... 그리고 그 차이를 위계질서 짓고 내면화해서 차별로 만들어내는 것,에,는,요......

공쟝쟝 2024-10-08 00:19   좋아요 1 | URL
이득 보는 집단이 존재합니다. 그 이득이 오래되면 자연화(본질화) 되고요… 가장 자연화된 (진화 생물학까지들여와 자연으로 만들어야하는..)제도, 역할, 거기에.. 성차가… 가장 오래 이득을 본 집단이…
아니ㅜ근데 고문받고 학살당하고 죽어야지만 억압의ㅡ증거가 되는 것은 꼰대 종특인가. 하는 물음표 ㅋㅋㅋ

단발머리 2024-10-08 08:52   좋아요 2 | URL
물렁하게 퍽퍽 맞는 소리 잘 들렸던가요 ㅎㅎ 저는 이게 과학적 사고실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볼 수 있죠. 그 태도는 아주 본받을 만하고 또 배워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우치다님은 제게 전력이 있어요. 전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의 서문이라고 기억하는데, 일본이랑 한국의 관계가 한참 안 좋을 때(아마 문재인 정부 때일거에요) 이게 왜 그런지 자기는 도대체 모르겠대요. 그래서 제가... 아... 이렇게 똑똑해도 모를 수 있구나. 자기의 자리를 벗어나서 사고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 하는 생각을....

쟝님의 표현 너무 좋아요. 나도 이거 쓸 것을 ㅋㅋㅋㅋㅋㅋㅋㅋ자기가 여성인 걸 까먹어요. 모두가 시어머니, 모두가 팥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구 남성 백인 비장애인 중에 자기가 해당사항 있으면 하나라도 야무지게 이용하려고 하죠. 전 여전히 성차가 가장 큰 이득(돌봄노동, 식사준비)을 본다고 생각하기는 해요. 갑자기 서구 남성 백인 비장애인이 부러워질려고 그러네요. 아.... 푸코는 아니었네요. 소수자 ㅋㅋㅋㅋㅋㅋㅋ 다 가지고 한 개 부족해서 그거 설명하려고 책 쓰다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0-08 09:07   좋아요 2 | URL
그 똑똑쟁이 한개라도 부족해서 얼마나 다행이게요? ㅋㅋㅋ 그걸 또 요긴히 써먹은 페미, 탈식민, 퀴어, 장애인 똑똑이들 천지 삐까리고 ㅋㅋㅋㅋㅋ 무엇보다 이 페이퍼… 넘나 지성미 터져서 ㅋㅋㅋ 저랑 결혼해주십시오!!! (은오빙의. 사랑보다 더큰 고백 ㅋㅋㅋ 청혼!!)

공쟝쟝 2024-10-08 09:12   좋아요 2 | URL
참, 돌봄. 머릿 속에 나 내새끼 내 서방 먹일거 24시간 생각하면서, 밀키트, 슈퍼마켓, 세탁기 냉장고 가스레인지 없이 살아오셨을 먼저 살아오신 여성들에게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표합니다 13살 이상의 모든 인류여, 적어도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씻자.(돌봄을 아무리 좋아하려 해도 끼니마다 나오는 설거지 싫은 사람 씀 ㅋㅋ) 우치다는 삼시세끼 걱정이 억압은 아니라고 생각하려나… 물어보고 싶다…

단발머리 2024-10-10 06:11   좋아요 1 | URL
은오빙의 참 감사해요. 요즘 은오님 안 보이니 은오빙의라도 읽으면서 마음 위로해야겠네요. 왜 이렇게 안 오나요? ~~~~~~~~~~ (궁금함의 파도)

제가 결혼을 한 번 해봐서 아는데, 이게 한 번은 해봄직합니다. 쓴맛, 단맛, 마라맛 중에서 골라주세요. 근데 두 번은 못해요. 결혼에 대한 마음은 감사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루시도 아니고, 윌리엄도 아닌데... 한 번이면 족하다.

그런데도, 결혼이 안 중요해지는 이 시대에 왜 동성애자들은 ‘결혼‘에 목 매는가...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아니다, 다음, 다음, 다음 시간에....)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후벼 파려면 저기 위에 델피님 또 모셔와야 하겠고요.

전, 그런 의미에서... 배민이 저의 돌봄 노동의 23%를 가져갔음을 감사하게 여깁니다.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세상, 고르는 재미에 빠진, 엄마집밥의 참맛을 모르는 불쌍한 내 아강이들.... 얘들아, 엄마는 돈을 벌테니, 너는 마라샹궈를 시키거라. 그러나 엄마가 끓여주는 미역국의 따뜻함을 너는 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공쟝쟝 2024-10-10 19:18   좋아요 1 | URL
아... 이런 댓글을 받을 줄이야.. 결혼. 그거 내가 해봐서 아는 데.... ㅋㅋㅋ 한 번은 추천해.... 라니... -_- ㅋㅋㅋ
저도 하고 싶다니깐요.. 근데 못하는 거얌 ㅋㅋㅋ 결혼 탈락자입니다! 제도가 나를 안 받아줌. 자격 미달.

달자 2024-10-08 0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 글 너무 좋아요... 어떻게 60쪽만 잃고 이렇게 풍성하고 깊은 사유를 여러 책을 오고가며 쓰실 수가 있을까요?단발머리님의 내공에 감탄 또 감탄... 소수자성에 순위를 매기는게 의미가 없긴 하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부분에 저도 파농의 손을 들어주게 되네요. 내가 정하는 정체성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타인에 의해 0.001초만에 정해지는 정체성, 피부색, 성별. 이건 정말... 숨을 곳이 없다고 해야할까요? 영원히 발가벗은 상태로 살아야 하는 ?

단발머리 2024-10-08 08:59   좋아요 4 | URL
파농이 유대인성은 숨길 수 있다고, 자신은 외관, 피부색의 노예라고 썼는데, 그런 점에서 여성처럼 보일 것을 강요당하는 여성의 위치는 흑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서는 흑인과 여성이 소수자로서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그런 검은 피부의 파농은 한결같이 하얀 피부의 백인 여성을 동경하는 걸 보면... 이건 뭐... 하나 없으면 다른 하나를 얻겠다는... 그 심산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달자님~~ 제가 어제 바빴어요. 글고 오늘도 엄청 바쁠 예정이거든요. 어제 밤에 집에 가서 피곤한데 이건 써야돼, 하면서 후다닥 썼단 말이지요. 달자님의 이 달콤하고 에너지 팍팍 정관장 에브리타임 같은 댓글을 받으려고~~ 그려려고 전 이 페이퍼를 썼나 봅니다.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달자 2024-10-08 17:59   좋아요 3 | URL
검은 피부의 파농이 동경한 하얀 피부의 백인 여성을 저는 단순한 개인의 취향이였다고 보기보다는 그 ‘취향‘에는 억압된 인종차별이 개인에게 발현된 이유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타자화된 대상으로서, 본인의 숨길 수 없는 소수자성이 사회에서 열등함으로 낙인찍힐 때, 그 개인은 자신의 그 소수자성을 때로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혐오하다가, 또 이를 프라이드로 여기다가, 또 혐오하다가 이 반복의 연속이잖아요. 자신의 인종을 편안하게 수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에서 그런 열등감은 종종 다른 대상을 타자화하는 방식으로 발현되기도 하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금발머리, 파란눈, 하얀 피부‘처럼 오늘날 어느 문화권에서나 절대적인 미의 기준인 세상에서 흑인이 그 미의 기준이 취향이였다고 해서 손가락질 할 수 있나 싶기도 하구요.. 백인은 백인이 취향이여도 되는데 흑인은 백인이 취향이면 안되고 자신을 닮은 사람을 좋아해야하나? 근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저도 정말 궁금한게 많고 관심이 많은 주제이긴 해요. 취향의 정치학이나 사회학이라 할까요, 근데 그게 그 취향이 성적 취향일 때요. 아 또 댓글을 쓰다보니 두서가 없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네요ㅠㅠ 암튼 단발머리님의 이 책 후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단발머리 2024-10-09 13:54   좋아요 3 | URL
달자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소수자성을 가진 사람 역시 사회 속에 속해서 살아가는 거니까요.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죠. 금발머리, 파란눈, 하얀 피부에 대한 동경 역시 마찬가지구요.

제가 그래서, 예전에 써두었던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의 리뷰를 다시 봤어요, 제 리뷰를... 지금 이 책이 집에 없네요. 전 도서관책으로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이런 일이 자주 있어요. ‘뮬라토 여성에 대한 파농의 적의‘에 제가 꽂혔던거 같아요. 달자님 다 아시는 것일 테지만 제가 한 번 더 써보면....

파농이 살았던 지역의 뮬라토 여성들은 흑인 남성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다가가려는 시도조차 무시한다는 거에요. 왜냐하면, 자기들은 무조건 백인 남성을 만나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녀들로서는 그게 자신의 피부색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에요. 백인이 되는 것. 근데 파농도 그렇잖아요. 자기도 백인 여성을 만나야 돼요. 그녀에게서 사랑받아야 돼요. 그래야 자기는 백인이 되고, 비로소 인간이 된다고 여기는 거거든요. 근데 파농이 뮬라토 여성들을 적의로 대합니다. 아주 못됐다. 못돼 쳐먹었다... 이런 식으로요. 만약 그 뮬라토 여성이 그에게 다가왔으면 어땠을까. 이건 순전히 저의 상상이구요. 파농은 그 여성을 안 받아줬을 거에요. 실제로 파농은 백인 여성과 결혼했구요.

흑인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분열적인 측면에 대해서 전 관심이 많습니다. 백인 남성과 함께 다니는 흑인 여성을 볼 때마다 흑인 공동체에서 떠올릴 수 밖에 노예 시대의 기억, 노예첩에 대한 기억에 때문에 사랑하는 백인 남성과의 관계를 부끄러워하는 흑인 여성에 대한 부분도 그렇구요. 결국 가장 고통스러운 이는 흑인 여성이다... 이런 생각을 갑자기, 달자님 댓글 읽으면서 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우리 같이 고민하면서 같이 공부해요, 달자님!

건수하 2024-10-08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 어젯밤 안 자고 드라마보다가 이 글 읽고 감동해서.. 근데 달자님 댓글 보고 비슷한 댓글 될 것 같아서 안 쓰고 자러갔잖아요. 단발머리님 존경합니다!

코르셋 강요의 이유를 잘 몰랐는데 깨달음을 얻었고, 그리고 온갖 소설들에 유대인의 ‘코‘ 모양 얘기가 나왔던게 생각나요. 유대인의 생김새가 그렇게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판별하고 싶어했던 사람들의 마음이란...

단발머리 2024-10-08 13:16   좋아요 1 | URL
제가 ㅋㅋㅋㅋㅋㅋ 건수하님 댓글 읽고 얼마나 놀랐던지 ㅋㅋㅋㅋㅋㅋㅋ제 다음 페이퍼 제목이 <유대인의 코>에요. 사진도 벌써 두 개 골라놓았단 말이지요. 우아~~ 건수하님의 예지력에 나는 완전 반해버리고 말았구요.

인종 문제를 유대인과 흑인의 문제와 연관지어서, 그리고 외모를 기반으로 하는 ‘정체성 판단/감별/식별‘이 여성에게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써보겠습니다. 이상, 건수하님이 칭찬해주셔서 의기충천한 단발머리

건수하 2024-10-08 13:37   좋아요 1 | URL
우와~ 유대인의 코! 엄청 기대됩니다 ^^

저도 예지력이란 단어에 괜히 으쓱으쓱 ^^

독서괭 2024-10-08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글이 올라왔다는 소식에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ㅎㅎ
오, 전 항상 유대인이 아리송하더라고요. 유대인인지 아닌지가 생김새로 판별이 되나? 특징이 있다고는 하는데(수하님 말한 코모양) 오랜 세월 계속 유대인-비유대인이 섞여 왔을 텐데 그게 유지가 되는지.. 우성 유전자인가 ... 유대인에 관해 저는 참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파농의 지적은 뼈 때리네요. 1초만에 판별당하고 차별받는 것.. ㅜㅜ
저 요즘 애들 질문에 답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백인은 미국인이냐? 고 묻는 등 국적과 인종을 혼동해서 묻는 질문이랑, 이 사람은 여자냐 남자냐? 하는 질문..(괜히 생각 많아짐 ㅋㅋ )

단발머리 2024-10-08 13:21   좋아요 1 | URL
걸어오셔도 됩니다. 알라딘 서재 이웃님들 다정하신 분들~~ 제가 여러분이 계셔서 쓸 맛이 납니다^^

독서괭님 댓글에 써주신 부분 그대로 이 책에 나오거든요. 특별한 게 없어요, 유대인의 특징이라는 것도 사실 없다고 할 수 있구요. 근데 인종적으로는 그러지 않은데, 홀로코스트 준비하면서 독일인들은 나름의 기준을 세웠더라구요. 그걸 다음 페이퍼에서... (독서괭님, 저 좀 말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자꾸 공수표 남발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 아가들의 귀여운 질문들. 사실은 엄청 무겁고 어려운 답변이 기다리고 있는 질문들.....
귀여운 아가님들~~ 독서괭 엄마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바람돌이 2024-10-08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치다를 쩜쪄먹는 단발머리님
진짜 명쾌한 대답입니다. 박수 만 번쯤 치고 싶은 대답이네요. ^^
모든 억압은 동시적으로 교차해서 진행된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교묘하게 감춰지기도 하고 우리가 본질을 파악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는거 같거든요.

유대인은 진짜 오랜 세월동안 유럽사회에서 섞여 살아왔기 때문에 사실상 인종적으로 구분하는건 무의미하고요. 또 유대인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으면 유대인의 정체성을 부여받지만 그 공동체를 벗어나서 사는 유대인들 엄청 많잖아요. 그럴 때 그들 자체적으로는 모계를 기준으로 세운다고 합니다. 아빠가 누군지 헷갈릴 때는 엄마가 유대인이면 유대인이 확실한거랄까? 뭐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4-10-09 13:57   좋아요 1 | URL
우치다는 모르고 저 혼자 ㅋㅋㅋㅋ 바람돌이님 칭찬에 으쓱으쓱!!

바람돌이님 두번째 문단이 다 맞아요!! 유대인이란 인종적 구분은 무의미하고, 헷갈릴 때는 엄마 따라가기~ 들으신 정보가 전부 맞습니다. 그 하버드에 부부가 종신교수 되어서 한때 방송에 자주 나왔던 석지영 교수 있잖아요. 그 교수 남편이 유대인이더라구요. 아이들 유대인 교육 시키고, 태권도 학원에도 가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전 그 집 아이들도 유대인이라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좀 애매하고 복잡하고 그래요. 그죠? 걔네들 한글 잘 배워야할텐데요.
 



















『교만의 요새』를 구입했던 건 2022년 12월이다. 구입하고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지 못하고 멈춤 상태였다. 이번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의 9월 도서라 처음부터 다시 읽는데 비비언 고닉이 언급된 부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작년에 비비언 고닉의 『끝나지 않은 일』에서 이 부분이 특히 좋아서 나는 이 부분을 읽고 또 읽었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여러 번 읽었다.



엘리자베스 스탠던의 국회 연설은 평생을 여성 운동을 위해 헌신한 활동가의, 거의 마지막 공식 연설이었다. 그 중요하고 뜻깊은 자리에서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스탠턴은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스탠턴은 고독을 말한다. 인생에서 고독이란 필연적인 것이다. 외로움은 우리 삶의 평시 상태다. 비비언 고닉은 이 부분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표현한다.


















외로움은 규준이고, 연결은 이상理想이라는 것. 연결은 인간 조건의 규범이 아닌 예외였다. 그는 여성 인권에 오래도록 두루 몸 바쳐온 삶에서 비범한 통찰을 숱하게 얻었지만, 그 무엇도 이보다 더 강력하고 시사적일 순 없었다. "여자들이 아무리 기대고 보호받고 지지받는 쪽을 선호하더라도, 남자들이 아무리 간절하게 그렇게 해주고 싶어하더라도, 결국 생의 여정은 혼자 떠나야 합니다." (『끝나지 않은 일』, 144쪽)



외로움은 규준이고, 연결은 이상이라는, 이 이상한 말을 정희진의 ‘인간론’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의 불가능성이 인생의 기본값이다. 이해란 곧 오해를 의미한다. 번역이란 곧 반역이라는 말이 가르쳐 주듯이.





마사 C. 누스바움은 스탠턴의 연설에서 그려진 고독의 양상, 귀중한 내면세계에 대한 스탠턴의 통찰이 미국 프로테스탄트 전통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개별적인 양심과 판단의 권리” 및 “생득적 자기 통치권”에 대한 것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구원을 통한(위한) 모든 개인의 여정은 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념을 포함하고 있다.



개별화된 존재로서의 '개인'에 대한 개념이 충분히 정교화된 현대 사회에서 이는 당연시되는 생각이지만, '개인의 구원이 혈통이나 집안, 계급이 아니라, 개인 그 자신과 연관된 문제'라는 이런 인식은 출현 당시에는 무척 혁명적이었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의 지위는 부모의 계급에 따라 결정되었다. 물론 부의 양극화와 교육 격차의 심화로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하기는 했지만, 고대, 중세 그리고 근대 초반까지도 부모로부터 이어지는 부의 세습, 계급의 세습은 불문율이었고, 훨씬 더 명시적이었다.



스탠턴은 고독이라는 개념을 개인이라는 개념과 연결지어 여성들이 선택이라는 능력을 함양하고, 교육을 통해 내면세계를 더욱 깊이 만드는 일에서 뎌 이상 여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교만의 요새』, 35쪽)



스탠턴은 여성에게 남성과 똑같은 정치적 권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임을 주창한다. 신 앞에서의 평등. 고닉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간다.



인간의 고독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성차별주의의 강력한 동기가 된다는 인식이 근원적 이유를 사유하는 데 관심을 가졌던 우리 사이에서 득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린 우리가 이 연결성을 파악한 최초의 페미니스트는 아니란 사실도 금세 깨닫게 된다. (『끝나지 않은 일』, 142쪽)



고독을 두려워하는 마음. 그 마음이 강한 성차별주의의 강력한 동기가 된다는 인식.




외로움이 규준이라는 고닉의 말을 순순히,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다면, 고독이 인간 실존의 기본값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쩌면 사람들은 외로움을 덜 느낄 수도 있겠다. 사람은, 모두 다 외롭다. 온 세계에 나 혼자 던져진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고, 결국 나는 혼자일 거라는 생각에 사무칠 때가 있다. 어쩌면, 그런 생각은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생각이 성차별주의의 강력한 동기로 작동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짝짓기에 대한 강한 열망. 혹은 이성애. 혹은 사랑이라 부르는 그 무엇.




잘 알려졌다시피 엘리자베스 스탠턴은 그녀가 참여했던 여러 사회 운동 중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 큰 역할을 감당했다. 여성주의 역사에서 '참정권 운동'에 대한 평가에는 아쉬움이 많이 엿보이는데, 여성 운동의 에너지, 대부분의 에너지가 참정권 운동에 집중되면서, 오랜 기간의 투쟁과 분투 끝에 원하던 바가 실현되었을 때, 활동가들과 일반 대중들이 여성 운동의 동력을 잃어버린 듯한, 약간 힘이 빠진 듯한 '상실의 모먼트'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페미니즘 운동 방식(나는 최근엔 그 운동과 활동에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꼭 붙이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하기는 하는데...)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젠다가 각각 다르다고 본다. 성폭력 근절이 중요한 문제인 것만큼, 소비 저항 운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탈코르셋이 중요한 아젠다인 것만큼 대형 축산산업에 대한 저항으로 육식 자제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운동이 일렬로 나란히 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어느 시기에는 특정 사안에 힘과 지혜를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가장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주제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여성의 '성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가부장제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성'을 혐오하지만, 도덕적인 잣대를 거부하는 여성에 대해서는 두려워하면서 혐오한다. 가장 자유로운 여성이 가장 큰 비난을 받는다.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고, 그 일에는 시간이 요구될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많이 필요할 테고 그 시간은 길고 지루하겠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천천히'라도 결국에는 변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여자가 첫 손님이면 재수 없다는 이유로 승차거부하는 택시기사들이 실제로 있었지만, 카카오택시로 예약하는 손님의 성별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그러니까 스탠턴과 고닉의 문장을 읽고 다시 읽으며, 내가 이해한 것이 맞을까 고민했던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재의 아젠다는... 남자를 덜 사랑하는 것이다. 이혼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남자에게서 사랑받겠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겠다는 것이다. 남자보다 여자의 생각을 더 소중히 여기겠다는 뜻이고, 남자의 조언보다 여자의 충고를 더 귀히 여기겠다는 뜻이다. 여자를 비난하는 데 조금 더 늦게 참여하겠다는 뜻이고, 남자를 가르치는데 망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고 싶고, 다 듣고난 뒤에는 '하지만...' 이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뜻이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한때 좋아했던 나로서는 갈 길이 참 멀다고 하겠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여성 중의 한 명.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러 간다. 애정하고, 존경하는 그 분의 목소리를, 여러 번 들을 수 있다는게 참 감사하다. 그 웃음소리를 들을 때 덜 외롭다고 느낀다. 행복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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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0-06 0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일 새벽에 달리러 나가야해서 잠을 못자고 있어요…. (고질병…) 두시간 넘게 눈만 껌뻑이다 북플 열고 이거 읽으려고? ㅋㅋㅋㅋ그랬구나 기뻤습니다.
-저는 제가 그랬기 때문애, 개별화된 개인에 대한 개념을 믿지 않아요. (구조쥬의자 ㅋㅋㅋ) 언제나 희미했고요,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다만…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그 자아, 개인이 획득하고 분투해야하는 관점이자 삶의 태도로 유효하단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어쩌면 내가 개인임을 고독을 감당하기를 유예한 대가로 어떤 값을 치른 것 아닐까 스스로를 많이 닥달하며 생각했고, 저를 바꾸려고 한 것 같아요.

때문에 고닉의 문장과 스탠턴의 문장을 경험에 빗대어 공들여서 이해했고, 그녀들의 깨달음과 비슷한 노정을 경유했다 느낍니다. 저의 개인화(?)는 페미니즘의 인식과 함께 진행되었기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고독이, 개인이 젠더화되어있다는 그 지점…. 에 착목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계급도 빼놓을 수 없다 생각해요. 혼자 살기 싫은 사람 어딨나요. 다 능력, 돈 없으니 같이 사는 거지. (사랑해서 같이 사는 부부제외 ㅋㅋㅋ, 더 잘살려고 경제적 이해관계로 탑승한 가족도 제외 ㅋㅋㅋ)

어쨌든… 제 생각에 남자를 덜 사랑하겠다는 마음에는 거기를 비워낸 그 지점에 나를 더 믿고(강조) 사랑하겠다는 마음으로 채워야한다는… 자기 긍정 자기 해방의 원리로 페미니즘을 읽는 게 좋다고 좋았다고 생각해요. 여성의 돌봄을 자연화하는 일부 남자들도 돌봄을 덜 외주화해야할터인데… 이젠 제 알바 아니고 ㅋㅋ 이젠 돈버는 여성들도 (저 포함) 레버리지 어쩌고 하면서 돌봄 싼 값에 사려드는 세상이라… 안 사고 안팔고 기쁘게 수행하고 싶고…!!

요즘 저는 끊었던 로맨스 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요, 로맨스를 로맨스적으로(?) 향유하지 않는 탐구를 함께 진행합니다ㅋㅋㅋ (삶과 얽힌 ‘개인’ 내면의 성장서사로 읽음ㅋㅋㅋ) 이런 나의 고독을 사랑합니다. 왜 두려워했는지 이젠 기억이 안날만큼?…

단발머리 2024-10-06 13:43   좋아요 1 | URL
너무 댓글 달고 싶은데 오늘 성수깈ㅋㅋㅋㅋㅋ 곧 돌아올게요!

단발머리 2024-10-06 21:17   좋아요 2 | URL
첫번째 문단 읽고 나니 [만화로 보는 3분 철학]의 그 장면이 기억나네요. 이제 닥달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고요.

개인화, 개인의 발견이 페미니즘 인식과 함께 진행되었다는 그 지점은 쟝님의 위치고 자리니까요. 그 위치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사유와 깨달음이 있을 거 같아요. 저는 비교적 일찍 개인화되었고, 고독이 두렵지 않았으나, 일찍 결혼하였고, 학원 안 다니는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집에 북적북적. 나도 고독에 대해 사유하고 싶기는 합니다.

나를 더 믿고 사랑하겠다는 마음으로 채워가야한다는 거에 전적으로 동의하고요. 자기 긍정, 자기 해방의 원리로 페미니즘을 읽는 거 찬성합니다. 저는....... 근자감의 근원이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 차린 거 없어도 진수성찬이라 말하고, 내놓을 거 없어도 항상 자신만만. 나를 더 사랑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습니다.

로맨스를 로맨스적으로 향유하지 않으면서 탐구가 가능한 쟝님의 로맨스 읽기 응원합니다. 저의 로맨스 끊기는, 제가 로맨스를 좋아하기 때문이거든요. 새로운 사랑,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기대가 없고, 그 기대없음이 쓸쓸하지도 않지만, 로맨스 읽다가 헤헤 웃는 저를 볼 때, 제 맘 속에 어딘가에는 아직도 핑크빛 하트의 그림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 로맨스 안 읽어야지 하는데 [교만의 요새]에 읽다보니 타이틀 9이 나오네요. 제가 좋아하는 애덤 나오는 책에 그 법률 관련 이야기 나오거든요. (글을 미끼로 미래를 약속하는 스타일) 담에 한 번 써볼까 합니다. 그러려면 그 책을 다시 읽어야 하네요? 아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4-10-06 0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외로움이 규준이라는 말을 (그러고 싶은 만큼)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그랬다는 걸 몰랐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이 피할 수 없는 직면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 사무치더라고요. 제가 예외는 아니리라는 점도요.
책을 읽으면서 자주 길 잃은 심정으로 읽(게 되)기 때문에 단발님의 이 페이퍼(와 어젠다)를 읽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저의 하루를 구해주셨어요. 오늘도 ㅎㅎ

끝나지 않은 일에서 저 부분 여러번 읽었는데, 교만의 요새가 스탠턴을 다뤘던 걸 잊고 있었네요. 남은 주말에 다시 펼쳐봐야겠습니다.

단발머리 2024-10-06 13:44   좋아요 0 | URL
너무 댓글 달고 싶어요~~ 그러나 오늘은 교회에 매인 ㅋㅋㅋㅋ 곧 돌아올게요!

단발머리 2024-10-06 21:22   좋아요 1 | URL
그 문제, 외로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을거 같아요. 우리 인생에 고독이 기본값이라는 건 맞는 거 같아요. 근데 그래서 더욱 ‘함께‘를 생각해볼 수도 있고요.
제 주위에 행복한 70대 독거노인들이 좀 계세요. (대부분 여성들ㅋㅋㅋㅋ) 결국엔 혼자가 되죠. 혼자이고 혼자일 수 밖에 없지만, 그 많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전 요즘 자주 생각합니다.

주말이 다 지나갔네요. 내일은 월요일이고 또 바쁜 일주일이 되겠네요. 이번주도 우리 힘내서 잘 지내봐요, 유수님!

다락방 2024-10-06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엇 정희진의 공부 10월호 나왔나요? 9월호 다 들은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말입니다.

저는 타인으로부터 특히나 이성애자들의 ‘남성으로부터‘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이 필연적으로 불행(혹은 덜행복)과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이건 남자들도 마찬가지죠). 사랑을 ‘받겠다‘는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니라 철저하게 상대에게 달린 것이니까요. 상대는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죠. 나 조차도 내 마음대로 안되는데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하겠습니까. 사랑받고 싶어서 그 사람이 원하는 모습이 되려고 노력하고 그 사람이 원하는 성격을 갖고자 하는 것들이 계속해서 지속될 순 없다고 보여지고요 설사 상대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한들, 그 사랑은 또 얼마만큼 유효할까요? 사랑받겠다는 생각을 몰아내면 오히려 더 충족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한다해도 이미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여 있다면 그 사람은 자기 욕망에만 충실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결국은 비탄의 이야기라는 것(출처: 줄리언 반스), 인간이 결국은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건 철저히 나 자신에게 달린 일이니까요. 받아들이면, 그 다음엔 다른 길이 보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제가 최근에 살면서 깨달은 것이기도 하고요.

요즘엔 로맨스 아니어도 이야기들이 잘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어제 한국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봤는데요, 로맨스가 아니더라고요. 이 영화에 대한 건 제가 아마도 내일 따로 페이퍼 쓰도록 할게요.

하여간 성 해방 만세!!

단발머리 2024-10-06 21:43   좋아요 1 | URL
10월호 두 개 들었습니다. 아껴 들어야지ㅋㅋㅋㅋ특히 번역가 배동근님 같이 나오신 <한국사회와 영어>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거기 소개된 영어책 장바구니에 담아두었습니다. 저의 솔깃한 마음을 모른척 해 주세요~~~~~~~~

이성애 매트릭스는 너무나 강력하죠. 남성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성이나 여성과 스위트홈을 이루고자 하는 남성의 욕망이라는 건, 사회화 속에서 체득되니까요. 개인이 그걸 알아채고 이겨내는 건 쉽지 않을 거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의 발달로 심화된 면이 없지 않지만, 낭만화된 사랑에 대한 갈구는 인간 내면에 근원적인 욕망 중의 하나로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유성생식의 발달 과정에서 일련의 진화과정이 그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이성애적 사랑의 스펙트럼과 겹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포괄적이기도 하고요. 이 부분은 더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저는, ‘사랑은 결국 비탄의 이야기‘라고 말한 사람이 죽은 아내를 가리켜 ‘그녀는 내 삶의 심장이었다. 내 심장의 생명이었다.‘라고 말한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싶어요. 사랑은 결국 비탄의 이야기지만, 내 심장의 생명이 될 만큼 소중한 그 무엇일 수도 있다고요. 저는 사람을 잘 믿지 않지만, 가끔 어떤 사람들은 진실한 마음을 보여주곤 하니까요.

수이 2024-10-07 0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한국 사회와 영어!라구요. 게으름을 잔뜩 부려 9월호도 아직 다 듣지 못한 주제에 허겁지겁 10월호부터 챙겨 듣도록 하겠나이다. 근데 댓글 짱인데.......... 가서 확 안아주고 싶어질 정도로

단발머리 2024-10-08 13:27   좋아요 0 | URL
한국사회와 영어, 너무 좋아요. 저는 한국 사회는 싫은 점도 많지만 좋아하는 편이고, 영어는 싫어하는 편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사회와 영어> 에피소드는 너무 좋습니다.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고 개종했습니다. 와.... 이런 남자 있더라구요. 있기 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꽉 안아주세요. 010-2***-***6

독서괭 2024-10-08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자를 덜 사랑하는 것. (..) 그런데 로맨스를 좋아하는 나는 갈 길이 멀다! ㅋㅋㅋ 아 제 얘긴가요? ㅋㅋㅋㅋㅋ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예전에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나를 숨기는 일과 연결되었던 것 같아요. 보호받고 의지하면서 한편으로는 정신적으로 감싸는 역할 ㅋㅋㅋ 이거 완전 (전형적) 로설 이미지군요.
로맨스 좋아하시는 단발님은 너무 똑똑해. 그래서 괜찮아요!! (응?ㅋㅋ)

단발머리 2024-10-08 13:25   좋아요 1 | URL
네네 맞아요. 독서괭님!

그래서 어쩌면 이런 다짐은 제 안의 어떤 면, 그러니깐 여전히 남자를 사랑하는 그런 심경에 대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 나는 그래... 그렇다. 그랬어.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으려고 해. 더 이상은 아니야.

더 똑똑해지면 로맨스를 가지고 인간 심리의 양상과 추이에 대해 더 잘 분석할 수 있겠지만요. 현재의 저는...
로맨스를 더는 좋아하지 않겠다고 굳이! 굳게! 결심하는 단발머리입니다. 괜찮을테니 제발... 쫌만 더...
똑똑하게 해주세요, 네?!?
 

















『만화로 보는 3분 철학』을 재미있게 읽었다. <밀리의 서재>로 읽어서 들고 다니는 맛은 좀 덜했지만(아이패드는 무겁기만 하고 폼은 덜 남), 짬짬히 읽어가기에도 좋고 인덱스해두고 다시 찾아보기에도 편리해서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겠다 싶다.



기라성 같은, 이름은 알지만 정작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여러 철학자들 중에서 2권의 주인공은 스피노자로 꼽았다. 동서양 철학을 알지도 못하고, 그걸 비교하겠다 하는 거 자체가 우스운 일이기는 한데, 그냥 쉬운 말로 풀자면, 동양보다는 서양이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보인다.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에 절대적인 차이를 두지 않으며 인간을 위시한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를 중생이라 보는 불교의 전통이 깊은 동양 문화권에 비해 기독교, 헬레니즘이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서양 문화권의 경우 이 모든 사물, 사건, 환경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



특히 서양 문화권의 신의 개념이란 어디까지나 '인간적인'에 방점을 찍을 수 밖에 없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신 혹은 신들이란 인간이 갖지 못한 초인적 능력을 소유했다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이 너무나 '인간적'인데, 특히 사랑과 정념과 질투와 섹스가 그러하다. 기독교의 신 역시 성경 전체를 통해 조망되는 신의 '모습'은 다분히 '인격성'이 강조되는 모습이기는 하다. 그런 전통하에서 등장한 스피노자.



짜잔, '신은 자연!', '자연은 신!' 이 주장이 얼마나 파격적이었을까. 충분히 상상 가능하다.


"스피노자가 생각한 신은 세상과 따로 있는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동일한,

그 자체로 세상이 되는 존재였어요.

자연은 스스로 창조하고 창조되는 하나의 큰 신이란 거죠."




3권의 시작은 역시 니체. 인간이 삶을 지탱하기 위한 모든 가치가 허상이라는 주장 아래, 도덕, 진리, 삶의 의미와 목적이 모두 다 사라졌다고 외치는... 신은 죽었다!의 그 니체. 의지할 것이 모두 사라진 세상에 그가 말하는 '초인'의 모습, 초인의 생활. 힘과 욕망을 마음껏 뽐내면서도 절제미가 조화된 인간. 내 인생은 나의 것~~ 이라 말하는 삶.





소쇠르 부분에 '구조주의'가 포함되어 있어 좀 흥미롭기는 한데, 나한테는 좀 어려웠다. 쟝님의 이 페이퍼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다. 주소는 바로 여기(https://blog.aladin.co.kr/jyang0202/15874192).




하이데거쪽은 아렌트 생각 나서 읽기 싫은데 읽기는 읽었고. 보부아르 생각하면서 사르트르 읽는데, 이런 주장들은 니체와도 닿아있구나 싶다.




최근에 친구가 읽는 책이 사르트르의 바로 이 책. 쪽수에서부터 존재에 대한 커다란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사진 좀 쓰겠다 했더니 지금 다른 책 읽고 있다는 친구. 부지런한 친구의 부러운 현장. 







마지막은 역시나 라캉이다. 인간은 결코 돌이킬 수도 채울 수도 없는 상실과 결핍의 상태로 살아가야한다는 말이 새롭게 들린다.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만의 짐을 지고 살아간다. 어느 것이 더 무겁다, 가볍다, 라고 말하기 어려운... 그런 복잡하고 엉클어진 자신만의 사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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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10-05 16: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치마가 예쁩니다! 혹시 저 치마가 그.. 교보에서 입고 계셨던 그 치마?!

단발머리 2024-10-05 16:56   좋아요 3 | URL
저 치마는 ㅋㅋㅋㅋㅋㅋ제 치마면 좋을것을 ㅋㅋㅋㅋㅋ [존재와 무]를 읽다가 미셸 푸코로 넘어간 부지런한 친구의 치마입니다. 아주 예쁜 미니스커트죠. 저는 개량한복 스타일의 검정 롱치마를 입었는데.... 제가 살이 많이 쪘다는 걸 까먹고 무리하게 입고 나갔다가 ㅋㅋㅋ피로 곱하기 100.
오늘 저녁에 나갈때는 츄리닝 당첨입니다.

독서괭 2024-10-05 16:25   좋아요 2 | URL
앗 그렇군요 ㅋㅋㅋㅋ 빌려쓰신 사진은 그 위에 사진인 줄 ㅋㅋ

단발머리 2024-10-05 16:31   좋아요 2 | URL
2개나 빌린ㅋㅋㅋㅋ저 집이 사진 & 패션 & 소설 맛집입니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0-05 2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존재와 무는 정말 압도적인 두께네요….!!!…. 으어…… 😵‍💫 언젠가 읽고 싶어질 날이 올 지도 모르겠으며… 살까….🤫 푸코.. 또 탐나네요.. 저 시리즈 살까???🙄
철학 찍먹 3분 철학 좋았어요 👍👍👍 리뷰 읽으니 새록새록 스피노자 합니다!!

단발머리 2024-10-08 13:29   좋아요 0 | URL
저는 사르트르의 [말]을 읽다만 사람으로서 ([말] 안 두껍습니다) [존재와 무]는 자신이 없습니다.
차라리 [제2의 성]을 한 번 더 읽겠어요.

푸코 시리즈는 ㅋㅋㅋㅋㅋ 너무 이쁘더라구요. 외모 깡패인가봐요. 푸코 말고 푸코 시리즈... (메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