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털값이 치솟았다. 귀족들은 농민들을 몰아내고 땅을 모두 목장으로 만들었다. 쫓겨난 농민들은 도시로 몰려들었고, 그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절도했고, 당시의 절도죄를 저지르면 사형을 받았기 때문에 매일 많은 사람이 사형당했다. 양털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산업혁명의 뿌리가 되었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모어는 누구나 배불리 먹을 수 있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유토피아의 이야기를 썼다.
유토피아는 사유재산을 없애고, 다양성을 무시한 채 획일화를 강조했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 형장에서 죽어가는 많은 사람을 어쩔 수 없이 판결하던 대법관인 모어가 보기에는 절실한 극단적인 제안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대상을 알면, 어떤 극단적인 사상이나 이론이 공감 가고 이해된다. 문제는 그 사상을 시대상이 다른데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오용하고 악용하는 것이 또 다른 큰 재앙을 낳는다. 물론, 공산주의도 결국 붕괴하였고 붕괴하고 있으니, 자정작용처럼 더 나은 방향으로 수렴해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자정작용을 위해 또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리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