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꾸는 거문고 - 조선 선비, 음악으로 힐링하다
송혜진 지음 / 컬처그라퍼 / 2016년 11월
평점 :
우리음악의 일상성 회복을 꿈꾸며
피리를 배워가는 중이다. 어느 무대에서 중저음의 대피리 소리에 반하여 시작된 공부라고는 하지만 그냥 혼자 즐기는 것 이상을 넘보지는 못한다. 악기를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또 하나 빼놓지 않고 누리는 것은 가까운 벗들과 국악공연을 보러가는 것이다. 관현악, 실내악, 판소리, 창극, 무용에 이르기까지 처음엔 생소해하던 사람들이 어느덧 무대에 몰입하여 즐기는 모습을 보면 더불어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문화가 보다 많이 확산되어 공감하고 누릴 수 있길 바란다.
무엇 때문에 악기를 배우고 공연을 보러 다니며 더욱이 주변사람들까지 동행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것은 음악이 주는 긍정의 힘을 일상에서 더불어 나누고 누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이다. 이런 마음의 전형을 조선시대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던 그림과 글에서 배웠으며 그 한 전형이 홍대용의 집에서 있었던 ‘기유춘오악회’가 아닌가 싶다.
송혜진의 책 '꿈꾸는 거문고'는 이렇게 일상의 삶 속에서 음악을 즐겼던 선비들의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옛글과 그림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선비들의 음악 세상으로 한 발 더 깊게 들어가 선비들이 하고 싶은 음악은 무엇이었는지, 듣고 싶은 음악은 무엇이었는지, 선비들에게 음악이란 무엇이었는지를 오늘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선비와 음악을 바라보는 중심 주제로 ‘선비들의 음악과 악기’, ‘선비들의 평범한 일상 속 음악과 꿈 ’, ‘관직 생활을 하는 동안에 누린 음악’, ‘여행이라는 특별한 날의 음악 추억’으로 선정하고 이를 조선 선비들의 남겨진 흔적인 그림과 글에서 찾아본다.
송혜진의 시각은 김조순, 강세황, 김홍도, 이한진, 전기, 이경윤, 홍대용 등 조선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의 음악과 관련된 일상을 통해 선비와 음악의 구체적인 모습을 찾아봄으로써 음악이 학문과 일상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의 공식적인 음악을 비롯하여 관직활동과 선비들의 놀이의 한 축이였던 산행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의 음악을 찾아간다. 더불어 각 이야기마다 소개되는 음악과 음반이야기는 책의 내용을 곧바로 음악과 연결시켜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바로 실현시켜나갈 매개로 활용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조선의 선비들이“일상에서 어떤 음악을 어떻게 향유했는지, 음악들에 어떤 생각을 품었는지, 악기를 연주하고 감상하면서 어떤 행복을 누렸는지”등 음악을 일상에서 누렸던 조선의 선비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의 음악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로 삼고자 했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책에서 자시하는 우리음악을 함께했다. 저자의 이러한 노력이 일상성을 상실한 우리음악의 미래를 열어갈 단초로 작용되길 간절하게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