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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예술로 걷다 - 가우디와 돈키호테를 만나는 인문 여행
강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보고 싶은 것을 골라보는 스페인 여행
이제는 일상화된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행은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관광을 넘어선 무엇을 얻기 위한 여행이라면 그 여행의 대상이 되는 공간에 따라 특별한 감정이 겹쳐지면서 더욱 강화된 감정을 불러오기도 한다. 쉽지 않은 기회를 얻은 여행이라면 특정한 공간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 ‘스페인 예술로 걷다’라는 여행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정립해 가기에 충분한 요소를 담고 있다. 여행이란 '어떤 길을 갈지는 스스로 선택하고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시각이 그것을 증거하고 있다. 가우디와 돈키호테를 만나는 인문 여행이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스페인 예술로 걷다’는 스페인을 '예술과 인문'이라는 키워드로 스페인 사람들의 삶과 문화, 역사를 경험한 과정을 여행자의 시각에서 충실히 담고 있다.
‘스페인 예술로 걷다’에는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세계적인 미술관을 주목하며 여행자의 다소 가벼운 행보를 담고 있다. 미술관에 전시된 미술작품을 통해 화가의 일생과 그 화가가 살았던 시대상을 비롯하여 미술품에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총망라된 이야기가 중심이다.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벨라스케스, 뒤러, 고야, 보스를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에서는 카라바조,홀바인 2세, 렘브란트, 드가를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서는 그 유명한 『게르니카』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톨레도에서는 돈키호테와 엘 그레코를 바르셀로나에서는 명문 축구구단 FC 바르셀로나와 현대건축의 거장이었던 가우디와 그리고 영화 ‘향수’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낯선 공간에서 그보다 더 낯선 문화를 통해 여행자의 눈으로 사람이 사는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보고 만날 것인가는 순전히 여행자의 선택에 달렸다. ‘스페인 예술로 걷다’에서의 선택은 예술이기에 예술이 포괄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를 통해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함께 만나는 기회가 된다.
우리에게 스페인은 어떤 나라일까? 한반도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유럽 사람이 스페인 출신의 신부 세스페데스였다고 한다. 또한 20세기 초 "조선 기행문"을 펴낸 사람도 블라스코 이바네스라는 스페인 사람이다. 지금 우리들은 그들이 동양의 낯선 나라 조선을 바라본 것과는 사뭇 다른 조건에서 스페인을 바라보는 것이지만 내겐 그들이 바라보았던 낯선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스페인이다.
스치는 여행에서 머무는 여행으로 그 머무는 곳의 대상인 공간이 품고 있는 문화와 예술을 아우르는 여행이라면 결국 낯선 곳에서 낯선 무엇이 아닌 인간이 공감하고 공유해왔던 역사를 만나는 일이 될 것이다. 스페인을 새롭게 만나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