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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ㅣ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1
강대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12월
평점 :
신화 속에서 찾는 인간 상징원형
다 알듯 친근하면서도 막상 펼치면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분야가 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세계다. 늘 읽어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만 한다. 왜 그럴까?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서양문화와 역사에 대해 일천한 지식이 근 근본 이유가 되겠지만 익숙해지지 않은 낯선 이름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 하는 것도 그 이유다. 첫 마음으로 돌아가 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주의 기원, 초자연의 존재의 계보, 민족의 시원 등과 관련된 신에 대한 서사적 이야기” 등을 신화라고 한다. 이 신화가 가지는 의미는 그 속에 인간을 이해하는 원형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 사랑과 이별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지향하는 것으로 신화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강대진의 '그리스로마 신화'는 신들의 시대에서 영웅들의 시대로의 이행과정과 더불어 트로이아 전쟁과 그 후 로마인 이야기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 역시 기존 텍스트들과 이야기 흐름의 맥은 같다. 신들의 탄생부터 영웅들의 모험담, 트로이아 전쟁, 전후 귀환 과정에서 겪는 오뒷세우스의 모험, 로마의 건국 신화까지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 기본 흐름에 더하여 여러 고전 판본들을 비교한 뒤 서로 다른 이야기 흐름을 비교분석하며 전후 사정을 밝혀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에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동양 신화나 우리나라의 신화와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친근감과 더불어 일반적인 신화가 가지는 의미 속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래도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목되는 것은 풍부한 그림 자료가 있다는 점이다. 신화와 관련된 그림, 표, 지도, 계보도에 고대 도기와 벽화와 조각, 다 빈치, 루벤스, 티치아노,카라바조, 에드워드 번존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윌리엄 블레이크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250여 점이나 포함되어 있어 그동안 보아온 익숙한 그림만 감상해도 좋은 정도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제시되는 그림 자료를 자세하게 감상해가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구조를 따라가는 것과는 별도로 다른 맛을 만끽하며 신화의 이야기 속을 여행하는 또 다른 재미다.
그동안 다양한 통로로 수없이 많이 접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지만 다기 접해도 늘 새로운 이야기다.그때마다 주목하는 바가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강대진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다시 만난 유럽 신화 속에서 인간의 희노애락에 주목하여 본다. 더욱 풍부한 그림 자료가 더욱 흥미를 끄는 매력적인 책이기도 하다. 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이야기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