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가 들려주는 나무에게 배우는 지혜
유영만 지음 / 나무생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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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인간의 삶의 방식은 다르지 않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들과 산으로 식물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품속으로 나들이를 다니며 실감하는 레이첼 카슨의 말이다무심히 그 품속에 그냥 들어서서 다가오는 무엇이든 다 가슴에 품을 수 있었던 경험은 그 무엇 하고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내적 자산이 되었다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의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는 이런 관점에서 나무를 느끼고 그 나무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삶의 가치관을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다.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는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근본원리방식을 나무의 생을 들여다보며 나무가 살아가는 힘의 근원을 근거로 다시금 사람의 삶으로 되돌아간다이를 위해 저자 유영만이 나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은 몇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나무는 새봄의 새싹을 녹음으로 바꾸고불타는 단풍과 낙엽으로 한 시절을 정리하면서 맨몸으로 겨울맞이를 하는” 나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나무는 나무(裸務)라는 점이다주어진 환경에 마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존재하는 점에 주목한다다음으로 나무는 한 자리에 그냥 존재하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가운데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춤을 추며 살아” 가는 존재로 나무는 나무(裸舞)라는 시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 본래의 모습즉 나력(裸力)으로 자신의 존재의 근원을 보여주려는 나무의 치열한 몸부림에서 외형에 치중하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한다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을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감성으로 공감하여 삶의 방식을 바꿔가는 힘으로 삼자는 의미다.

 

이는 곧 "나무에게는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다"라는 말로 함축된다자신이 살아가는 외부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은 나무와 다르지 않지만 그 외형에 의존적으로 끌려가며 살아가는 사람의 삶도 결국은 붙박이로 운명 지워진 나무가 그 운명을 개척해가는 것과 결국은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잎 넓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것이 등나무다나 가을 햇볕에 익어가는 노란 살구는 빛깔만 좋은 것이 아니라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의 문장에서 등나무의 잎은 칡덩굴보다도 넓지 않다는 점과 살구는 가을에 익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의 오류다팩트를 제시하는 부분에서의 이런 실수는 전체적 내용에 의구심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나무의 철학’, ‘나무의 존재 방식’,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나무들등으로 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을 생태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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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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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상이 곧 사랑이다

사는 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것이 사는 일이다유독 달달하고 애달픈 사랑의 언어로 사는 일에 여운을 주는 이정하의 새로운 책이다.

 

"사랑이 뭔지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하여,다시 사랑의 겉모습만 핥을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해주길 바라며ᆢ."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사랑그거 참 얄궂지?"

 

누구나 사랑’ 앞에서 늘 주인공이면서도 언제나 약자가 되는 아이러니는 대상이 있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그래서 모든 사랑은 혼자 하는 사랑이다심지어 사랑으로 인해 불타오르는 순간에도 그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은 혼자이다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인가그래서 사랑그거 참 얄궂다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스쳐 지나왔으되 결코 스쳐 지나올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어떤 이에게는 한없는 기쁨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세상에 다시없는 슬픔인 사랑에 대해 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모순된 감정의 교감을 달달하고 짠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만의 시적언어로 뭇 독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시인 이정하의 글 속에는 사랑 때문에 설레고아프고외로운 마음들을” 아프고위로받고공감하며 스스로를 다독일 힘을 얻게 된다.

 

책장을 넘기다 문득짧은 문장이 주목하며 가슴 속 깊숙이 전해지는 울림은 지금 내 마음이 걷고 있는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이야기의 흐름에서도단어 하나에서도 예기치 않게 전해지는 잔잔하거나 때론 격렬한 반응은 다시 사랑 앞에 오롯이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다.

 

사랑을 겉과 속을 따로 구분하여 규정할 수 있을까스스로 사랑의 주인공이면서도 그 깊은 속내를 다 알지 못하기에 주춤거리면서도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사랑을 품고 사는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사랑에 주목하여 깊은 성찰의 결과를 공유하며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시인의 글이 가지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사랑 앞에서 늘 주저할 수밖에 없는 낯선 마음들을 오랫동안 한결같은 온기로 다독여준 때문은 아니었을까온기를 전하는 그림과 함께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독임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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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1
강대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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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에서 찾는 인간 상징원형

다 알듯 친근하면서도 막상 펼치면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분야가 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세계다늘 읽어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만 한다왜 그럴까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서양문화와 역사에 대해 일천한 지식이 근 근본 이유가 되겠지만 익숙해지지 않은 낯선 이름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 하는 것도 그 이유다첫 마음으로 돌아가 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주의 기원초자연의 존재의 계보민족의 시원 등과 관련된 신에 대한 서사적 이야기” 등을 신화라고 한다이 신화가 가지는 의미는 그 속에 인간을 이해하는 원형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삶과 죽음아름다움과 추함사랑과 이별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지향하는 것으로 신화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강대진의 '그리스로마 신화'는 신들의 시대에서 영웅들의 시대로의 이행과정과 더불어 트로이아 전쟁과 그 후 로마인 이야기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역시 기존 텍스트들과 이야기 흐름의 맥은 같다신들의 탄생부터 영웅들의 모험담트로이아 전쟁전후 귀환 과정에서 겪는 오뒷세우스의 모험로마의 건국 신화까지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이 기본 흐름에 더하여 여러 고전 판본들을 비교한 뒤 서로 다른 이야기 흐름을 비교분석하며 전후 사정을 밝혀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에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다특히 동양 신화나 우리나라의 신화와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친근감과 더불어 일반적인 신화가 가지는 의미 속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래도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목되는 것은 풍부한 그림 자료가 있다는 점이다신화와 관련된 그림지도계보도에 고대 도기와 벽화와 조각다 빈치루벤스티치아노,카라바조에드워드 번존스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윌리엄 블레이크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250여 점이나 포함되어 있어 그동안 보아온 익숙한 그림만 감상해도 좋은 정도다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제시되는 그림 자료를 자세하게 감상해가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구조를 따라가는 것과는 별도로 다른 맛을 만끽하며 신화의 이야기 속을 여행하는 또 다른 재미다.

 

그동안 다양한 통로로 수없이 많이 접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지만 다기 접해도 늘 새로운 이야기다.그때마다 주목하는 바가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강대진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다시 만난 유럽 신화 속에서 인간의 희노애락에 주목하여 본다더욱 풍부한 그림 자료가 더욱 흥미를 끄는 매력적인 책이기도 하다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이야기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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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삶
최준영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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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능동성에 주목한다

동사動詞는 '사람이나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를 말한다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단연코 '동작이나 작용'의 의미와 역할일 것이다평소 관심 있는 분야로 낱말이 가지는 힘의 능동성에 주목하여 생각을 펼쳐가는 내용의 깊이나 넓이를 가늠하기를 즐긴다이런 방법으로 생각의 전환을 모색하다보면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사건을 대하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실감한다.

 

저는 동사입니다동사의 삶을 살았지요동사의 삶은 멈추지 않는 삶이에요실패하고 좌절해도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삶이고요동사의 삶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지 않아요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삶이고요동사의 삶은 안주하는 삶이 아니에요도전하는 삶이죠동사의 삶은 척박한 현실을 비관하지 않아요현실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삶이거든요.”

 

관심사가 여기에 있다 보니 거리의 인문학자로 출발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최준영의 동사의 삶이라는 제목의 책에 이끌리게 된다저자가 걸어온 삶을 잘 대변하는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바가 많다특히저자 최준영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수식어로 인문학이라고 할 때 동사로 살아왔다는 그의 이야기는 저자와 이 책을 이해하는데 제법 크게 작용을 할 것으로도 보인다저자가 대중과 만나는 주요한 통로로는 인문학 강사로 강의과정에서 만나는 것과 소셜네트워크인 페에스북에 글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이 책에 엮인 글 역시 페이스북에 공개되어 대중과 소통했던 글의 모음이다.

 

동사의 삶에는 페이스북에서 공감을 받았던 글을배우다’, ‘살다’, ‘쓰다’, ‘느끼다라는 네 가지 동사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엮었다여기에 담겨진 대부분의 글은 저자가 일상을 살아가며 느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정치사회분야의 중심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책읽기글쓰기개인의 일상에서 얻은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기를 만날 수 있다.

 

"기다림은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다." 한 권의 책을 닫으며 문장 하나를 기억한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요즘 들어 쉽지 않은 일이기에 더욱 주목해 본다어쩌면 동사가 가지는 힘의 원천에 이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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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은 어디서 그렇게 아름다운 상처를 얻어 오는가
김보일 지음 / 빨간소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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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일상의 감동이 더 크고 깊은 울린다

매일 기다려지는 글이 있다페이스북에 날마다 그림과 함께 올라오는 한편의 글에서 전해지는 울림은 은근하면서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그 여운을 간직하고자 일부러 찾아가 읽는 것으로부터 출발한 관심이 이 책에 주목하게 되었다여기에는 짧은 글과 독특한 그림이 어우러져 전하는 감동을 책장을 넘기며 천천히 음미하고 싶은 마음도 곁들여 있다.

 

"독서는 세상으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려는 내 일탈의 욕구에 가장 적합한 놀이였다체계도 없고거창한 자기 이념도 없이 오직 책읽기의 쾌감을 좇는 나는 독서의 쾌락주의자였던 셈이다."

 

유독 친근하게 읽히는 저자의 고백은 나 역시 일상에서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산다는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남다른 남독가濫讀家로 알려진 저자는 매달 30권의 책을 사고 해마다 300권의 책을 미련 없이 버린다고 한다저자가 펼치는 이야기 근간은 이렇게 수없이 읽었던 책이었을 것이라 짐작된다작은 책 속에 짧은 이야기를 크고 깊은 이야기로 읽을 수 있는 배경은 여기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120여 편의 짧은 이야기의 대부분은 일상에서 느끼는 순간순간의 자잘한 깨달음과 감동을 솔직하면서 담담하게 그려가고 있다그 속에는 웃음과 슬픔을 동반하는 소통의 순간들이 담겨 있으며누구나 비슷한 듯 보이는 일상을 살지만 아무나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관찰과 사유의 결과가 소박하게 그려져 있다짧은 이야기이기에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다시 돌아가 천천히 읽으며 곱씹어 보게 된다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글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글로 그리고 그림으로 쓴”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산문집에 감초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그림으로 쓴 글이다지극히 단순하지만 형상화된 60여 편의 이미지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담은 저자의 의도와 읽어가는 독자의 소통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매개하는 훌륭한 그림은 그림만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가기도 한다.

 

깨달음도 재미고감동도 재미아무런 의무감 없이 오직 재미로만 읽는 독서를 최고로 생각하고무엇을 쓸까보다는 무엇을 읽을까를 먼저 고민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늘 상 책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나를 보며 사람들은 묻는다무엇 때문에 눈 빠지도록 책을 읽느냐는 것이다난감할 때가 많이 웃고 말지만 그 바탕엔 의무감 없는 재미가 있음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페이스북에서 지인들에게 뵐 선생으로 통하는 저자의 잔잔한 미소가 피어나게 하는 가슴 따스한 이야기기를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삶의 지혜를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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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4 2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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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無盡 2017-11-24 21:34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잔잔한 감동이 이어지는 산문집입니다.

2017-11-25 0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5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5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5 2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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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19: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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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2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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