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왔다. 제갈공명이 북벌을 진행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 첩자를 통해 제갈공명의 건강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된 사마의는 하늘의 별을 보면서 제갈공명의 운명을 점치다가 그가 죽은 것을 알게 된다. 침착하게 철수하던 촉나라 군대의 뒤를 추격하던 사마의는 제갈공명의 계략대로 그의 인형을 내세운 촉나라 군사의 행동에 깜박 속아 넘어가게 된다. 제갈공명의 허허실실 전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사마의는 촉나라군을 괴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를 두고 후세의 사람들은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이긴다라고 평했다.

 

  이번 선거를 한마디로 평하자면 "죽은 정희가 산 철수를 이겼다."라고 평할 수 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야 기분나쁘겠지만 기분 문제를 뒤로 젖혀두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보자는 것이다. 박근혜 캠프와 문재인 캠프의 핵심 선거 정책이 무엇인가? 설마 경제민주화니, 재벌 개혁이니 이런 것으로 믿고 있는가? 내가 판단하기에 그것은 구색맞추기다. 선거의 초반에 사람들에게 나는 이 정도 정책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대통령직에 출마했다 보여주기 위한 포장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너무 오버라고 생각하는가? 선거의 중반을 넘어서 막판으로 달려갈수록 그 어느 캠프에서도 정책 대결은 보여주지 못했다. 강지원씨가 썩은 정치와 썩은 선거 운운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선거의 초반에야 정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쏟아냈지만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갈수록 정책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온갖 흑색 선전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는 두 가지면에서 효과가 있다. 첫째, 젊은이들에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군이라는 느낌을 주기 딱 좋다. 둘째 비교적 장년 층에 속하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다른 때와는 달리 투표율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서 패패한 이유는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알 수 있다.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높지만 50대와 60대의 투표율에 비할 것이 못된다. 특히 거의 90%에 육박하는 50대의 투표율은 한동안 깨어지지 않을 기록이 될 것 같다. 이야기가 딴길로 빠지지만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박정희 시절을 경험한 50대들이, 그것도 당시 10대 중반에서 20대 후반을 거치는 젊은 시절을 보낸 세대들이 박정희의 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선거에서 정책이 핵심이 아니었다면 각 선거의 핵심 선거전략이 무엇이었는가? 내 판단에는 세일즈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캠프는 열심히 박정희를 팔았다. 주변에 3공과 5공 시절의 인물들이 포진하면서 7인회니 뭐니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그네 공주와 일곱 좀비"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이미 일선에서 물러났어도 한참 전에 물러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여 썼다. 박근혜의 모든 말은 아버지로 통한다. "아버지가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이렇게 되는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 이게 박근혜의 연설의 핵심이다. 50대 이후의 장년층들이 박근혜에 열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녀가 말을 잘해서, 그녀가 토론을 잘해서, 그녀가 무엇인가 정책을 보여줘서 그녀를 택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녀는 아무 것도 보여준 것이 없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 외신들과의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했는가? 텔레비전 토론회에 나와서 그렇게 망신창이가 되고도 "이 토론회를 통해서 누구를 뽑을지 판단했으리라 믿는다."라는 준비된 멘트 외에는 날리지 못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15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는 한가지밖에 없다. 그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것이다. 박근혜가 다른 후보에 비해서 유일하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새누리당 캠프도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박정희를 열심히 팔았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핵심 선거전략은 무엇인가? 단일화이다.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면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끊임없이 안철수를 압박했던 것이 민주당의 핵심 선거 전략이다. 천신만고 끝에 안철수와 단일화를 이루게 되자 마치 선거에서 이긴 것처럼 김치국을 마셨던 것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자 안철수에게 보다 직접적인 지원 유세를 해달라고 압박했던 것이 민주당의 모습이다. 안철수 세일즈로 일관한 것이 민주당 선거 전략의 핵심인데 이것가 가장 적절한 선택이었던가? 난 이부분에서 민주당의 삽질 정신의 발현되었다고 본다. 민주당 선거 전략은 안철수 세일즈가 아니라 문재인 세일즈여야 했다. 박근혜와 문재인을 비교해보자. 누구를 택할 것인가? 누가 더 경쟁력 있는 후보인가? 텔레비전 3차 토론회를 떠올려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함께 있으면 이명박이 똑똑해 보이는 박근혜와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문재인, 예상 외의 질문에는 당황하면서 왜 이런 것을 묻느냐며 불편해 하는 박근혜와 한결 여유 있게 받아치는 문재인, 경호원들에 둘러싸여서 사람의 벽을 쌓는 박근혜와 사람 속으로 들어오는 문재인! 누가 더 경쟁력 있고, 누가 더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가?

 

  민주당은 안철수 세일즈가 아니라 문재인 세일즈를 해야 옳았다. 자기에게 주어진 확실하고 경쟁력 있는 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 한 눈을 파니 누가 민주당을 찍겠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대선을 위해서라면 안철수와 단일화를 놓고 시간을 소모할 것이 아니라 단일화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문재인이 정말 경쟁력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문재인이 사람들에게 어필할 때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들의 후보 문재인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안철수에 목을 매게 되고, 그런 당의 후보를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가? 그러니 단일화 또한 무리하게 진행되지 않았는가? 깔끔하고 아름답게 단일화되는 것이 아니라 당이라는 조직을 가지고 조직이 없는 안철수를 찍어 눌렀다는 느낌을 충분히 그의 지지자들에게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것만이 아니라 텔레비전 토론회라든지 후반기 선거 전략을 통하여 문재인의 경쟁력, 정책에 대해서 부각시키기보다는 새누리당의 프레임에 말려들어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았는가? 네거티브 공세는 장외에서 해야지 본인들이 직접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면 민주당은 확실하게 삽질당이 되는 것이다.

 

  선거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이제 와서 이런 저런 말 늘어 놓는 것이 쓸모 없어 보이지만 답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는다. 난 문재인은 지지한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는다. 언제적 박지원, 언제적 이해찬이 전면에 등장해야 하는가? 정책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확실한 전투 의지도 없고, 외연을 넓히기 보다는 호남이라는 자기 기반을 두고두고 울궈먹는 그런 모습이 새누리당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그러면서도 자기가 대안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기만이다. "죄송합니다."라고 내려오는 문재인을 바라보면서 민주당이 이 정도의 진심을 가졌으면 이사태가 오지 않았겠다 싶다. 민주당의 삽질은 이렇게 진정성있는 후보를 박정희와 안철수라는 프레임 속에 밀어넣음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번 선거는 박정희, 노무현, 안철수의 선거였고, 이명박과 문재인은 실종된 선거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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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2-2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게 한심한 민주당의 권력바라기와 5060대 국민들의 헛된 망상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끝내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군요. 많이 깨닫고 갑니다. 어젯밤 친구가 문재인이 무소속으로 나왔다면, 하며 탄식하던데 이제서야 확적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아아... 아아......

saint236 2012-12-20 15:51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소이진님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네요.

BRINY 2012-12-2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이진님에게 저도 미안하네요. 근현대사 진도를 나가지않는 것이 당연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소이진님에게 다시 그런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물려주게 되었네요.

saint236 2012-12-20 23:04   좋아요 0 | URL
도대체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무엇을 배우는 것일까요? 잘못되도 힘을 결짒히켜서 찍어 누르면 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닐까요?

saint236 2012-12-21 18:10   좋아요 0 | URL
문득 생각해보니 저도 근현대사는 가볍게 패스했네요. 당시에는 시험에 안나와서 패스한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보네요. 에휴

BRINY 2012-12-23 09:00   좋아요 0 | URL
시험에 안나오면 당연 공부를 안하고 입시위주의 일선고교에서는 진도를 안나가죠. 올해까지는 시험에 나오고 공부를 했는데, '한국근현대사'라는 과목이 내년부터 없어집니다. '한국사'과목에 통합을 시킨다고 하는데, 근대사는 몰라도 1945년 이후 현대사가 얼마나 수능에 반영될지가 의문입니다. 그리고 '한국근현대사'는 많은 학생들이 수능에서 선택하고 공부했는데, '한국사'는 서울대 필수과목이라 학생들이 기피하는 과목이거든요.

saint236 2012-12-23 16:28   좋아요 0 | URL
흠. 그정도로 심각하군요. 시험에 안나면 안가르치고 안배우려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기억의집 2012-12-2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당에 대한 말씀 공감해요. 정말 썩어 뒤질 놈들이라고 욕해주고 싶어요. 윗대가리들 제다 책임지고 자리 내려와야하는데, 아.마.도 그네들은 정권교체에도 아랑 곳 하지 않을 거에요. 그냥 지금의 자리 보존에만 연연해서.

50,60년대 확실히 박을 박정희의 딸이기에 무작정 뽑은 것은 맞아요. 저의 시모나 박정희 지지하시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그녀가 책을 많이 읽어 말을 잘하는지, 생각이 깊은지, 세계 정세를 확실히 꿰뚫고 있는지, 국민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지 같은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도 없었어요. 단지 그녀가 암살된 대통령의 딸이기에 안스러워 뽑는다라는 게 이유였어요. 반면에 수도권에서 박을 뽑은 이유는 그녀가 아파트를 올려 줄 수있다고 공약했다는 것 때문에 자신들의 물직적 만족을 박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기에 뽑은 것이고요, 30대 젊은 엄마들은 복지 공약이 주에요. 선택적 복지가 보편적 복지보다 더 자신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자신들이 세금을 더 낸다고 생각해서죠. 이건 민주당의 실수에요. 수학만 잘했더라도 그런 생각의 오류를 막아 낼 수 잇었는데... 노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야지요. 이제 민주당의 잡것들을 국민들이 쓸어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saint236 2012-12-20 23:08   좋아요 0 | URL
조삼모사라는 말의 실례를 여기서 찾을 수 있겠죠. 아직도 정신을 못차립니다. 주어가 없다는 말,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인다는 말이 아직 잊혀지지도 않았는데 그 말을 또 믿고 있으니 말입니다. 박정희 할아버지가 와도 집값 다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왜 모를까요? 집 값에 거품이 끼어 있고, 그 거품이 꺼지는 지금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왜 판단하지 못할까요?

일단 민주당의 삽질이야 윗사람들이 책임을 질 일이고요. 새로운 대안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나마라도 있어야겠지요. 그나마도 없으면 어찌될까 걱정입니다.

순오기 2012-12-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사람다운게 어떤 것인지 기준이 흔들립니다.ㅠ

saint236 2012-12-21 15:34   좋아요 0 | URL
언제까지 이렇게 기준이 흔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삼성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사람냄새가 없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transient-guest 2012-12-21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당의 전략은 문제가 있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안철수에게 많이 실망한 대선이기도 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회주의적이라고 할까요? 일단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권교체가 목적이 되었어야 하는데, 안철수씨는 글쎄요, 포스트-대선을 노린 하나의 포석을 두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저곳에서 회자되는 생각이기도 하고요. 많이 실망했습니다. 한국이 거꾸로 다시 5년간 가리라는 생각, 무능한 대통령 밑에서, 일부 사람들이 돈 벌기 좋은 신나는 세상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프네요.

saint236 2012-12-21 15:32   좋아요 0 | URL
포스트 대선을 노린 감이 없지는 않지요.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그정도의 계산은 했겠지요. 그렇지만 전 안철수에게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요? 그가 기회주의자처럼 느껴지지는 않네요. 또 5년을 어찌 살아야할까요?

드림모노로그 2012-12-2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윗분 말씀대로 민주당의 전략에는 문제가 많았어요. 안철수씨의 행보도 문제가 많았구요 . 그리고 이정희가 이번 대선에 박근혜가 당선되게 한 일등공신이라 생각합니다 ^^

saint236 2012-12-21 15:33   좋아요 0 | URL
제가 대선을 보고 죽은 정희가 산 철수를 잡았다 했더니 친구가 댓글을 달았더군요.
"산 정희는 문 재인을 잡았다."

카스피 2012-12-2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늙으면 언제나 과거가 아름다와 지나 봅니다ㅡ.ㅡ

saint236 2012-12-21 23:13   좋아요 0 | URL
"아 옛날이여"죠!

Ritournelle 2012-12-24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당은 안철수 세일즈가 아니라 문재인 세일즈를 해야 옳았다."
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이 한 줄의 문장을 요약되는 군요. 하지만 이 전제엔 전 동의가 잘 안 됩니다. 민주당을 희생양 삼기엔 saint236님께서 이 문장 이후에 펼쳐놓으신 여러가지 내용이 사실과 이상의 거리를 지나치게 넓혀놓고 있어요. 문제의 소지에 대한 관점을 민주당이 아니라 차라리 다른 쪽에다 두면 어떨까요?
오직 민주당이 문제라는 관점으로 사태를 보지 말고, 차라리 다른 관점으로 사태를 보면 어떨까요? 즉 민주당은 과연 문재인이라는 브랜드를 팔고자 했는가가 아니라 대략 51.6의 국민들은 왜 민주당이라는 브랜드를 사고자 하지 않았을까? 아니, 오히려, 차라리, 그들은 왜 민주당이라는 브랜드를 사고, 팔고자 하게끔 하는 환경milieu 그 자체를 부정했던 것일까? 전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바로 환경milieu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선 이후의 환경, 아니 좀더 정확히는 지난 이명박 정부 5년 이후의 이 환경을
온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물리적, 철학적, 정치적, 등등)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걸 민주당의 삽질로 환원하는 건 참 문제가 있지요.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볼 때 민주당 개새끼론을 주장하는 것은 국개론을 주장하는 것
보다 훨씬 부정적이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적 측면만 놓고 볼 때, 그 누구도 희생양(르네 지라르식 의미에서의)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전라도도, 경상도도, 안철수도, 이정희도, 민주당도...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사회는 이번의 선택을 공동체적 혹은 사회적인 운명을 짊어지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이걸 부정해온 역사죠. 특히 기득권층들이 말이죠...

saint236 2012-12-24 22:24   좋아요 0 | URL
이번 대선을 바라보면서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겠지요. 민주당만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문재인이라는 물건을 사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문재인은 좋지만 민주당은 싫다는 것인데,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큰 역할을 해 온 것은 맞지만 문제는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는 것입니다.다 내밑으로 모여, 야권에 우리가 아니면 누가 새누리당과 숫적으로 대응이 되겠나? 이게 민주당의 일반적인 태도가 아닐까요? 새누리당도 반성을 안하지만 민주당은 더 안합니다. 이번 대선 이후 누구의 책임이냐 희생양 찾기에 급급합니다. 기회는 이때라고 지금까지 자기 당의 대선후보에게 책임을 지운다고 공방을 벌이네요.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야당이니 지지해달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오직 민주당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시각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민주당에 자꾸 실망하게 되네요.

Ritournelle 2012-12-2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문재인은 좋지만 민주당은 싫다는 것인데,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전 정말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매우 치졸하다고 생각합니다. 핑계거리른 찾는 것이죠. 결국 그런 사람들 중에 박근혜를 찍는 사람도 상당수가 있죠. 그런 사람들 중 일부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가장하죠. "난 원래 안철수를 지지했는데, 문재인으로 단일화되고 나서, 문재인이 싫고, 민주당이 싫어서 박근혜를 찍었다고." 여기엔 자신의 행위에 대해 합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어떤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그런 행위는 정치적으로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행위가 무슨 효과를 산출할지도 모른 채 그런 행위를 하는 겁니다.독재를 열망하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한 가지만 말씀드리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정치를 더이상은 직업 정치가들에 대리하는 대리민주주의적(랑시에르는 오늘날의 대의민주주의를 과두제적 형태로 봅니다.
민주주의가 아닌)인 방식으로 머무르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아니 오히려 민중들이 스스로 정치를 올바르게 실현하고자 한다면, 그 주체로 서서, 정치의
무대에 전면에 서야 된다고 봅니다. 그럴 생각도, 각오도 없이 오직 제도정치적인 대리민주주의에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는 것은 기껏해야 우리가 올해의 총선, 대선
에서 보는 희생양 찾기 놀이계에서 허우적거리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참고로 토마스 프랭크의

<왜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를 추천해드립니다.
저도 교보에서 서론하고 결론만 읽었는데, 우리 같이 이번 대선으로 멘붕한 사람들한테, 혹은
이런 저런 희생양 찾기에 열중한 사람들한테 매우 유익한 책인 것 같습니다. 혹시 이미 읽으셨는지도 모르겠지만.
 
투표 독려 이벤트(수정)

  아침에 5살짜리 딸이 자기가 유치원에 안가는 날이란다. 왜 그러나고 이유를 물으니 오늘은 사람들이 도장찍는 날이란다. 투표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기에는 진이가 아직 어린가 보다. 벌서 5년이 지났다. 진이가 태어나서 돌이 안되었을 때 침대에 누워 있는 갓난 아이 손을 붙잡고 "아빠가 미안해!"라면서 울먹였던 것이 벌서 5년 전이다. 아내는 그런 나를 보면서 황당했는지 그저 웃기만 했는데 그때 솔직하게 아이에게 미안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5년도 걱정이지만 그 5년이 아이들에게 어떤 5년이 될지 생각하니 답답했기 때문이다.

 

  진이에게 "아빠가 미안해"라며 울먹이던 때로부터 5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둘째 현준이도 태어났다. 두 녀석을 데리고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 아내와 함께 투표를 하러 갔다. 오늘 어떤 결정이 날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아이들에게 최소한 미안하지는 않다.

 

  아이들을 데리고 투표를 하고 나오면서 "너희들도 크면 투표하는 거야!"라고 가르쳐 줬다. 만약 우리 부모님께서 이렇게 우리를 데리고 투표장에 가서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늘 주변에 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투표하러 오신 분들이 많이 보이더라. 아마도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한 표의 소중함에 대해서 어릴 때부터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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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2-12-1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하셨어요^^아이들 투표소 나들이 좋아하죠? 더없이 저도 좋은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꽁꽁 무장한것이 더 큰 추위에도 끄떡 없을것같아요^^아이들 예쁘네요

saint236 2012-12-19 22: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마노아 2012-12-2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또 5년을 미안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은 투표의 소중함을 알면서 자랄 거예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이들 예쁘네요. ^^
이벤트 참여도 감사해요. 고르신 책과 주소 3종 세트 남겨주세요.
 

  아침에 투표 인증샷이 속속 올라온다. 연예인들도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면서 사진이 올라온다. 그 중에 윤은혜 사진이 문제가 되어서 자삭했단다. 그런데 말이지 그 문제 사진이라는 것이 황당하다.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면서 사진기를 향해서 V표시를 했던 것 같다. 사진으로 확인해봐도 그렇다.

 

  문제가 된 이유가 웃기다. "특정 후보를 지칭할 수 있는 포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두고두고 선관위 인증샷에서 V질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괜스레 2번 후보는 두고두고 국민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오버도 이런 오버가 없다. 제발 이딴 오버하지 말고 그 힘으로 다른데 힘이 나 쏟았으면 좋겠다. V질은 안되고 쌍두 노출은 되는 선관위 결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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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12-12-1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이상실해서 리플남깁니다.
원래 몇년전부터 그런 인증사진 불가토록 지침도 수없이 나온것입니다. 괜히 피해의식 가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saint236 2012-12-19 16:27   좋아요 0 | URL
지침이 수없이 나오는데 쌍두노출에 대한 지침은 인간적인 것인가 봅니다. 뭐가 피해의식인지. 선관위의 오버센스가 아닌가요?

Mephistopheles 2012-12-19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난 깜짝 놀랐네요 댓글보고 여기가 네XX 포탈인줄 알고요.

saint236 2012-12-20 00:08   좋아요 0 | URL
글쎄 말입니다. 그나저나 멘붕입니다.

라주미힌 2012-12-2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촌극이네요 ㅋㅋㅋㅋ

saint236 2012-12-20 10:16   좋아요 0 | URL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무시하고 지나자니 그렇고...^^
 

  어제 박근혜 신천지 연관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의 1위로 등극했다. 지금까지 박근혜를 강력하게 받쳐주던 지지 세력이 보수 기독교 단체임을 감안해 본다면 박근혜가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은 새누리당 측에 매우 큰 타격이 될 것은 번하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자기편의 이탈을 이끌어 내기보다는 상대방의 결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면 박근혜가 신천지와 관계가 있다는 사안은 박근혜 지지층 소위 말하는 집토끼의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도 한두명의 이탈이 아니라 대량 이탈을 불러올 지도 모른다. 산 옮기기를 비롯하여 교묘한 술수를 써가면서 교회를 공략하던 신천지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감은 다른 이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직까지도 기독교는 신천지와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한다면 박근혜 후보 측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갈 것이다. 조선 일보 기사(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2/13/2012121302096.html)에 의하면 박근혜 후보는 13일 어제 오후 원주에서 자신은 신천지와 무방하다, 이것은 민주당의 네거티브다라는 취지의 유세를 했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원주라는 곳이다. 원주는 신천지 세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이다. 혹 박근혜 측에서 이 사실을 알고서 원주에서 신천지와 무방하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한 것인지, 혹은 알지 못하고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는 신천지 쪽에서 본다면 꽤나 괘씸한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일까? 신천지 장로 황일중씨가 자신이 박근혜 캠프에서 과거부터 상임고문으로 일했다는 주장을 했다. 물론 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5월에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고 자문 위원으로 일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신천지 사태는 선거판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박근혜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일부가(대표적인 예로 이경재 박근혜 캠프 기독교 본부장) 신천지 쪽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었던 사실들이 공개가 되면서 파장은 더 커져만 간다. 막판으로 갈수록 선거의 양상이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로 흐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신천지에 관한 글들이야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더 자세하게 나올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다루고 싶지도 않다. 혹 이 문제가 선거법 위반으로 걸리지 않을까라는 소심함 또한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내가 더 문제를 삼고 싶은 것은 위에 링크된 기사에 대한 내용이다. 링크된 기사의 제목은 "朴 "신천지 알지도 못해…또 거짓말"…김용민 "文지지자 걱정 받아들여…죄송" 사과"이다. 다른 기사들은 더 자극적이다. "한기총 "박근혜 신천지, 김용민의 정치적 모함"(데일리안)", "박근혜 "신천지 김용민 조작질로 밝혀져"(프런티어)", "김용민 "박근혜, 이단 신천지와 협력관계"---선거개입"(해럴드 경제)" 등등 박근혜, 신천지, 김용민이라는 연관 검색어를 치면 수도 없이 기사들이 등장하는데 제목들이 하나같이 다 박근혜는 김용민의 모함을 받고 있다, 희생자다라는 늬앙스를 풍긴다. 거기서 한발 더 나간 신문들은 김용민이 자기의 잘못을 사과했다고 한다. 근거가 무엇인가 검색을 해보니 김용민의 트윗이 근거란다. 그 트윗을 고스란히 옮겨보면 이렇다.

 

 

  "신천지건과 관련해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의 걱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이와 관련한 트윗은 않겠습니다. 심려를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김용민의 트윗을 김용민이 자신의 네거티브 꼼수를 시인하고 사과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도대체가 난 이 트윗이 이렇게 해석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용을 보면 김용민은 여전히 박근혜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김용민에게 있어서 이것이 네거티브가 아니라 팩트에 근거한 엄연한 사실이다. 다만 김용민이 박근혜와 신천지의 관계에 대해서 논쟁의 소재로 삼는 것이 문재인에게 있어서 마이너스로 다가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김용민은 자제 요청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김용민은 이 요청이 타당하다고 생각을 해서 더 이상 논쟁을 벌이지 않기로 결심하고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다. 김용민의 사과는 어디까지나 문재인 지지자들에 대한 사과지 새누리당에 대한 사과도 아니고 박근혜 후보에 대한 사과도 아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소위 기자라고 하는 분들이 김용민이 박근혜에게 네거티브를 하다가 꼼수가 들통나자 사과했다는 식으로 해석해 버린 것이다. 이 정도면 내용을 곡해한 것도 아니고 오역한 것도 아니다. 그들은 난독증이 있는 것이다.

 

  글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난독증이 있는 사람이 기자란다. 도대체 기자를 뽑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들이 시험 문제는 제대로 해석하고 시험을 본 것일까? 아니면 기자 정신을 다른 것과 마바꾸면서 난독증이 생긴 것일까? 선천적인 난독증이야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후천적인 난독증은 치료도 불가능할텐데, 이들은 어떻게 계속 기사를 쓸 것이며, 이를 통하여 밥 벌어 먹고 살 것인가? 문득 나꼽살에서 자기가 동아일보 기자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 선대인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내가 동아 일보 기자를 그만 둔 것은 나중에 내 아들이 내 기사를 볼 것이 너무 창피해서였다."

 

  이게 최소한의 기자로서의 양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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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2-12-15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중동 매설가들, 그리고 포탈 찌라시 기자들에게 양심을 기대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닐까요? 그나저나 신천지, JMS, 그리고 자기네 목사를 하나님으로 부른다는 이단교회 등 참 별 이상한 사람들이 많네요. 리드하는 이단 지도자들도 문제지만, 따라가는 사람들 또한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또한 성경무오주의-->목사무오주의에 젖은 신앙형태가 큰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saint236 2012-12-15 10:07   좋아요 0 | URL
이거랑 비슷한게 박정희 탄신제입니다. 박정희 탄신제 영상을 보니 신천지나 JMS와 같은 교주를 절대화하는 이단 종파와 별반 다를게 없더라구요. 탄신제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박정희는 이미 반신반인이 아니라 신입니다. 일본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꼭 따라가네요. 복장도, 사상도... 일본 사람에게 일왕은 사람이 아니잖아요!

transient-guest 2012-12-18 08:00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많은 크리스챤들이 우상의 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를 원하네요. 이 여자를 '영애님'이라 부르는 목사님들도 계시죠? 조금있으면 아예 종파가 생기겠서요.

saint236 2012-12-18 20:46   좋아요 0 | URL
제가 신기한 것은 한국 교회 안에 복음이 아닌 것들이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반공이고요, 다른 하나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이것들이 복음인양 교회 안에서 소비되기 시작하더라고요.

기억의집 2012-12-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천지에 대해 잘 몰랐는데, 제가 요 몇달 스맛폰 구입하고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곳이 다음의 미즈넷인데, 거기에 신천지에 관한 고민이 많이 올라와요. 그래서 신천지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신천지에 대한 고민 글만 올라오면 난리나더라구요. 재산 다 뺏기고 껍데기만 남아 있는 사람 된다고.그런데 그게 강원도에 신도가 가장 많다고요. 아이고야.

그리고 저는 나꼼수 좋아하는데, 휴, 이번엔 제발 조용히 있었으면 해요. 워낙 조중동이 트집거리를 뭐 없나 눈을 부릅뜨고 있어서. 나꼼수가 뭐라 하면 겁부터 납니다. 이젠.

saint236 2012-12-15 11:31   좋아요 0 | URL
웃긴거는요. 기자들이 제대로 못하니까 나꼼수에서 떠들어대는 것인데, 기자들이 먼저 바로 썼으면 좋겠네요. 여튼 신천지와의 관련성은 꽤 큰 타격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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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이 되었다. 오랫만에 알라딘 서평단으로 복귀했다. 서평단 첫번째 임무가 11월에 출간된 책 중에서 관심가는 책들을 5권 고르라는 것이다. 그동안 관심가는 책들을 살펴보고만 넘어갔는데 이 기회에 정리를 좀 해봐야겠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제목부터 땡긴다. 언제부터인가 무엇인가라는 시리즈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일본인이란 무엇인가 등등. 무엇인가라는 시리즈들은 제목부터 오만한다. 아무 것도 모르지 내가 가르쳐 주마라는 포스를 풀풀 풍긴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대단한 것을 건진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건지게 되는 경우 꽤 큰 것을 건지기 때문에 모아니며 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모가 될지 아니면 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목부터 땡기지 않는가? 사람이라면 죽음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고, 그 죽음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분석해본다니 관심이 안가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17년 동안 강의를 해왔다니 안 읽어볼 수가 없다.

 

 

 

 

 

  클레멘트 코스에 대한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홈리스에게 인문학이란 사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인문학을 통하여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모습은 왜 인문학이 우리에게 중요한지 알게 된다. "희망의 인문학/얼 쇼리스/이매진"을 읽었다는 말을 친구에게 했더니 친구가 자기가 한국판 클레멘트 코스를 진행하는 일을 돕고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조만간 책이 나올거라 말했는데 그 책이 이제야 나왔나 보다. 희망의 인문학을 한국적인 상황에 맞추어서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과연 어떤 모양으로 나왔을까? 희망의 인문학을 읽은 나로서는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쟈스민 혁명으로 시작한 아랍권의 민주주의가 표류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던 민주화의 열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를 곱자면 이집트라고 할 수 있다. 아랍과 이슬람, 민주주의와 오랜 세월의 독재는 민중의 피를 머금은 혁명을 변질시키고 있다. 과연 아랍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작게는 산유국인 아랍권과 외교관계에 있는 우리 나라에게 아랍의 민주화 과정은 영향을 미칠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크게는 민주화의 과정을 겪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가 향후 민주화를 어떻게 이루어 갈 것인가 고민해 보게 되는 기회가 되지 않겠는가?

 

 

 

 

  소련의 붕괴 후 절대 강자의 위치에 있었던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 과연 중국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할 것인가? 오랜 세월 중국과 여러면에서 영향을 주고 받았던, 그리고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리에게 다 더 중요한 문제를 없을 것이다. 오늘의 중국을 있게 만들었던 모택동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하여 중국의 모습을 역사적으로 조명해 본다.

 

 

 

  식목일에 우리 강산을 푸르게 한다고 나무를 심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만 해도 산에 있는 나무는 다 한국의 나무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 수입된 나무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노랬던 경험이 있다. 아카시아 나무도 그렇고, 플라타너스 나무도 그렇고. 우리가 그렇게 많이 봤던 나무들이 수입산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게다가 플라타너스 나무가 전두환 정권 시절에 부정 축재를 목적으로 수입되었다가 아이들에게 기관지 염증을 유발했던 나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소나무 또한 조선송과 왜송으로 구분된다는 사실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까? 나무의 종류 뿐만 아니라 그 나무가 심겨진 유래, 그 나무에 얽힌 전설까지 파고든다면 이야기할 거리가 더 많을 것이다. 고규홍의 한국 나무 특강은 그런 의미에서 꽤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꽤 많은 책들이 나왔다. 이 많은 책들 중 사람들에게 읽혀지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책들도 있겠고, 베스트 셀러가 되는 책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책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누군가에게 재발견되어서 읽혀지는 책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인생에서 책 한권을 만난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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