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사사 - 하 일본군사사
후지와라 아키라 지음, 서영식 옮김 / 제이앤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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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거 만화 좀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봣을 법한 만화 중에 "남벌"이라는 만화가 있다. 이현세의 팬이라면 당연히 거쳐가는 만화다. 만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 사이가 나빠져서 전쟁일 일어나고 한국의 대통령은 재일 교포를 구하기 위해서 남쪽을 친다는 남벌 작전을 진행한다.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하여 일본의 최첨단 무기를 무력화하고, 고물 an-2기로 일본의 방공망을 뚫고 일본을 굴복시킨다는 내용이다. 내용을 보면 그럴듯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 폭주하는 일본 자위대 젊은 장교들에 의해서 일어난 쿠데타는 일본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는다. 아마도 2.26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만화를 가지고 그것은 허구라고 말하는 것을 "무슨 당연한 소리를 정색하고 하는가?"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나도 만화의 내용을 가지고 그것이 허구라고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할 일 없는 사람들처럼 잘못된 군사 고증이니 어쩌구 저쩌구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자위대와 한국군의 존재 의미와 역학 관계에 대해서 살표본다면 남벌이라는 것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는 말을 하기 위함입니다.


  저자는 자위대의 창설은 미군의 필요 때문이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한다. 2차 대전에서 패전한 후에(그들은 패전이 아니라 종전이라는 말로 자신들의 패배를 가리고 있지만 분명한 패전이다) 맥아더를 필두로 하는 미군정은 일본의 무장해제를 요구했다. 천황제 유지를 위해서 일본은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군대를 해체하고 치안 유지를 담당했던 미군은 추후에 전략을 바꾸어 일본 군대를 재건하고 치안 유지 책임을 떠 넘긴다. 미군의 군비 절감과 일본의 군대 재창설이라는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 자위대의 출발이다. 물론 처음부터 군대라는 말로 시작한 것은 아니고 경찰 병력으로, 추후에는 본토 방위를 위한 군대, 더 먼 훗날에는 본토에 위협이 될만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작전 목적과 반경을 넓혀가고 이와 더불어 군사력을 계속해서 늘려갔다. 그러면서도 군대라는 말을 사용할 수 없기에 "자위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지, 이미 그 군사력은 자위의 차원을 애초에 뛰어 넘었다.


  그럼에도 미군이 일본의 재무장에 대해서 너그러운 태도로, 더 나아가서는 강요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자위대를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를 묶어서 과거에는 대 소련 전선을, 이제는 대 중국 전선을 공고히하는 것이 미군의 전략이다. 미군은 전시에 미군의 전투력을 보존하기 위하여 일본 자위대를 최전선에 배치하며, 일본은 유사시(북한의 침략과 같은)에 한반도에 자위대를 배치하는 것이 미군과 자위대가 함께 세운 기본 전략임을 저자는 언급하고 있다. 즉 이는 한국군과 자위대, 그리고 미군을 거칠게, GP와 GOP, FEBA, 기계화사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중요도에 있어서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비중이 있음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군이 미군에게 있어서 손가락이라면, 자위대는 팔이나 다리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한국군이 일본을 공격한다는 남벌의 생각은 말도 되지 않는다. 둘 사이가 벌어지게 미국이 내버려둘 리도 없고, 설령 둘 중의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일본보다는 한국일 가능성이 훨씬 크기에 셀제로 남벌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미군은 한국이 아닌 일본의 편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자위대는 철저하게 일본의 이익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설립된 조직이라고 이해한다면 자위대의 실체를 조금더 정확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자위대가 위헌적인 조직이라는 것이다. 일본 헌법 9조에는 이렇게 명시되어 있는데 이 헌법은 일본 우익에서 매번 실패하면서도 개정하려는 조항이다.


  일본국 헌법 제9조

  ①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그 외 전력은 이를 보유하지 아니한다. 국가의 교전권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참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그렇게 많은 국방비를 쏟아부으면서도 군대라고 부르지 못하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무력을 보유한 자위대가 위헌 논란에 휩싸인 조직이라는 것은 자위대가 참 묘한 조직이라는 것을, 아이러니한 조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자국의 이익이 아닌 타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군대, 군대 내에서 스스로 장비 소요를 설정하고 진행하는 군대, 이런 군대를 제어하지 못하고 헌법 수정과, 헌법 해석 수정을 토하여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우익 정치인. 동아시아의 국가들이 일본의 자위대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유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은 일본 총리들이 처음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군국주의 부할을 꿈꾸는 총리들에서부터 시작되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면서 야스쿠니 신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게 된 것 또한 이 책을 읽음으로 얻게된 유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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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사사 - 상 일본군사사
후지와라 아키라 지음, 서영식 옮김 / 제이앤씨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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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제국주의는 한국 역사에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러한 생각을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왜 한국 군대의 문화를 보면서 일제의 잔재라고 하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 사람이 아닌 일본 사람이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일본의 군대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과 비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이 책은 한국의 군대를 비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만큼 한국 군대가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리라.


  이 책에서는 일본 개항에서부터 2차 대전 종전까지의 일본 군대를 다루고 있다. 일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만화를 통하여(가령 바람의 검심같은) 우리에게 친숙한 "신선조"로부터 시작하는 정부군과 막부군의 내전, 메이지 유신, 2.26사건, 청일 전쟁, 러일 전쟁,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으로 전선의 규모가 커지는 양상에 대해서 기술하면서 이러한 일이 일어난 원인과 결과 그 의미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군대는 묘한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무라이를 중심으로 하는 군조직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군으로 형태를 바꾸어가지만, 실상은 국민군이 될 수 없는 군대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를 메우기 위하여 군대와 민간의 벽을 견고하게 세우고, 군대로 하여금 명령에 복종하게 만든다. 국민군이 되기 위해서 군인 스스로 사고하는 모습이 필요하지만, 급작스런 체질 개선을 위해서 사고하는 모습을 제거하고 규율과 명령의 복종을 강조하는 모습을 이식한 시점에 일본 제국군은 기묘하고도 위험한 조직이 될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군을 모방하여 출발하지만 점점 독일군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일본이 후에 나치와 파시즘과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가 될것이라는 점을 기시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규율과 복종, 이를 위하여 강제되는 여러가지 부조리한 모습들은 오늘날 한국 군대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분명 일본군에 대한 책인데, 그 안에서 한국군의 모습을 발견하는 그 기묘한 재미란...


  저자는 군대가 통제를 일어간 결과가 2차 대전이라고 단언한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 군대가 천황이라는 한 사람의 명령에 충성하는 존재가 될 때, 그리고 정부가 군대를 통제하지 못하게 될 때, 그 군대가 얼마나 끔직한 일들을 할 수 있는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은 분명히 보여준다. 육해공 지휘부에서 전쟁 결정을 내리고, 그 전쟁을 수행하면서 나라를 전쟁의 구렁텅이로 끌고 내려가는 것, 천황제 유지를 위해서 일본 전국토를 옥쇄의 전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품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군대의 모습일까?


  문득 박정희 대통령이 만주군, 그리고 일본 육사 출신임을 떠올리면서, 한국군이 왜 그렇게 일본군을 닮아갈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간다. 한때는 사단장이 시장, 군수, 국회의원들을 자신들의 아래로 보고 때리던 시절이 있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검사시절에 사단장이 하도 술을 먹여서 빨리 취하게 만들려고 폭탄주를 만들었다는 전설따라 삼천리 이야기는 당시 군대의 권력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오직 박정희 대통령의 심기만 경호하면 모든 비리와 부조리를 눈감아주던 그 시절의 군대, 그리고 그 군대의 모습을 벗어버릴 것을 요구 받는 오늘날의 군대, 그리고 그 시절이 좋았다고 지금 군대가 보이스카웃이지 군대냐고 말하는 일부 예비역들의 발언을 보면서 우리가 추구해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더욱 분명해 진다. 민간에 의한 통제가 그 답이다. 군대는 무력을 가지고 그 무력을 행사하지만, 무력의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부일 때 군대가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군대여 일어나라"는 모 인사들의 과거 발언은 매우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다. 한국군에게 일본 제국군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한국군의 뿌리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은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권한다. 읽으면서 우리 군대에 이러한 문제는 여기에서 배워온 것이구나라고 무릎을 치면서 읽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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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뒷골목 풍경 - 유랑악사에서 사형집행인까지 중세 유럽 비주류 인생의 풍속 기행
양태자 지음 / 이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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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우리는 역사를 엘리트들의 기록으로 생각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이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승자와는 상관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당시 역사에 기록될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고, 영향력도 없었던 이들의 삶을 기록하였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가지는 장점과 독특함이 담겨 있다. 이 책과 함께 중세의 길거리 풍경을 같이 읽어본다면 당시 일반 대중들의 삶에 대해서 조금더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살던 동네가 시골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이 동네에 트럭이 한대 들어오면 어머니를 비롯하여 동네 아주머니들이 몰려들었던 일이다. 그 트럭은 대체로 오징어, 고등어를 가지고 다니면서 팔았다. 요즘도 야채 트럭을 가끔 동네에서 보지만 당시에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하루에 한대 다니는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가 물건을 사오는 것은 꽤나 번거로운 일이었기 때문에 장날이 아닌 이상 동네 아주머니들은 생선을 파는 트럭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동네에 이렇게 생선을 파는 아저씨만 온 것이 아니다. 가끔은 손수레에 뻥튀기 기계를 싣고 와서 이것저것 곡물들을 튀겨 주시던 분이 계셨다. 그런 날은 동네 아이들이 마을 회관 앞에 모여서 그 아저씨를 하루 종일 구경했다. 품삯으로 돈을 지불하기도 했지만 가끔 곡식을 받으시는 분도 계셨고, 장사가 잘 되는 날이면 아저씨는 자신이 받은 쌀이나 콩 가운데 일부를 튀겨서 아이들에게 주시기도 하셨다. 때로는 동네에서 좀 사시는 분들이 자신들이 튀긴 것 가운데 일부를 아이들에게 간식이라고 주고 가시기도 하셨다. 이러한 것들을 얻어 먹는 재미와, "뻥이요"라는 소리와 함께 자욱히 퍼지는 하얀 연기와 고소한 냄새는 동네 아이들에게는 하루 종일 쳐다보아도 질리지 않는 구경거리였다. 또 가끔은 냄비는 때워주는 분들이 오시기도 하셨다. 


  지금은 검정 고무신과 같은 만화를 통하여 접하게 되는 일들이지만 내 기억에는 생생하게 남아 있어서, 그 당시를 추억하면서 남다른 감상에 빠지곤 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러한 일들이 이제는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세 뒷골목의 풍경도 이렇게 오래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읽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 마을 회관 앞에, 혹은 장터에서 서 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몸에 이것저것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 각자 다른 어조와 리듬과 목소리로 사람들을 모아들이는 사람, 그 앞에서 흥정하는 사람 등 상상력과 함께 이책을 읽으면 꽤 재미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억이나 경험이 없이 이 책을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읽는다면 상당히 재미없고, 별것 아닌 이야기들로 판단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느끼는 반응이 양극단으로 나온다고 해도 당연한 일일것이다.


  한 가지 부러운 것은 유럽에서는 이러한 자신들의 삶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이벤트이긴 하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러한 복식과 장사를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이러한 모습들이 철저하게 사라져 가고 있다. 창피한 옛 시절의 궁상 정도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오래된 고택을 보존하려는 유럽과 낡은 것으로 치부하여 밀어버리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시각의 차이가 생활사에도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발견하게 되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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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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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일본 사람의 책이다. 일본 사람들은 이렇게 순위를 매기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가 보다. 아니면 그들의 국민성이 이렇게 서열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일본 사람들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도 침대 곁에 두고 하루에 한 장씩 일어가면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식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또한 이 식물들은 대체로 우리가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식물들이기도 하다.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벼와 밀, 콩, 옥수수, 튤립. 튤립을 제외하고는 모두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식물들인데 이 식물들의 특징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했다는 것이며, 그 결과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존을 위한 식물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 식물들은 진화에 크게 성공한 식물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우리 주변에 이 식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식물들에 대해서 감히 역사를 바꾼 식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알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식물은 크게 2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여 진화에 성공한 부류가 그 첫번째이다. 후추나 고추, 차, 사탕수수, 튤립 같은 것들이 첫번째 부류에 속한다. 이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부에 대한 욕망을 묘하게 자극했다. 그것들을 재배하고, 독점함으로 인하여 그것을 소유한 사람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축적된 부는 대체로 영토를 넓이거나 패권을 공고히하는 전쟁에 사용되었으니 이들이 세계사를 바꾸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한부류는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지는 않았지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청처음에 이들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기는 커녕 외면을 받았다. 악마의 식물로, 또는 독이 있는 식물로 간주되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멀리하게 만들었다. 집권자들은 이 식물을 보급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한 노력과 우연이 겹쳐서 이들은 인간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오게 되었다. 감자, 토마토와 같은 식물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이들은 은근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인간의 삶을 조금식 바꾸어서 이제는 삶 속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오히려 이 식물들이 없는 세상이 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지경이 되었다고 할까? 토마토와 감자와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인간의 욕망과 식물의 진화가 묘하게 만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그들은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았고, 인간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으며, 인간의 문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었다. 필요와 욕망, 그리고 생존 본능과 진화의 선택이 만난 결과가 이렇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식물이 이 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주위를 살펴보면 이러한 식물을 찾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우리 주위에 있는 식물을 바라보면서 하나하나 찾아가는 재미 또한 쏠쏠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세계사를 바꾼 약보다는 이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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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난 류시화항 잘 안맞나 보다
본 시간이 아까워서 보고는 있는데 영...
도마 복음 강의라고 해 놓고 전혀...
종교의 잡탕느낌과 팔리는 요기의 그럴듯한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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