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바빠서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쓰지 않았다.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쓰는 것은 내게 일이 아니라 놀이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서재에서 만난 이웃들은 괜찮은 사람들이 많다. 비록 글을 올리지는 않지만, 이웃들의 글을 보면서 "여전하시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반가움과 안도감을 같이 느낀다. 방명록을 작성하지는 않지만 혼자 반가움을 표시하고 나온다.

그런데 간혹 알라딘에서도 무례한 사람을 만난다.

그런 사람을 만날 때마다 기분이 참 그렇다. 알라딘을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과거 알라딘을 떠났던 이들이 아마도 이런 이유였을 것이다.


주저리 주저리 말을 하는 이유는 얼마전 달린 댓글 때문이다.

수메르 관련 신화에 대해서 내 감상을 적었다. 내 기억에는 꽤 재미없었다. 꼼꼼이 읽었지만, 재미없는 것을 재미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이 아무리 학술적으로 좋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재미 없다고, 읽을 필요를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는 늬앙스의 평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전문가도 아닌 아마추어가 그정도 지식을 가지고 함부로 평가하는 것은 무례하다는 취지의 댓글을 누군가 남기고 갔다. 그런데 그 사람은 알까? 정말 무례가 무엇인지?


알라딘 서재는 내가 노는 곳이다. 그곳에 글을 올리면서 내 감상을 솔직히 적지 못한다면 그곳이 놀이터이겠는가? 그곳에 글을 올리면서 검열을 해야 한다면, 서재가 왜 존재해야할까? 내가 책을 받고 좋은 서평을 올려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것을 아마추어의 무식하고 무례한 평가라고 말하는 것이 정작 무례한 일이 아닐까? 알라딘을 떠난 이웃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동안 남긴 흔적이 아까워서 그만두지는 않겠지만 마음이 거시기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노란가방 2023-07-22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부인사를 받고 반가운 마음에 찾아왔는데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저도 이번 주에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악플이 달려서 속을 좀 썩였습니다.
대화할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는 마음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신고, 차단하는 게 정답인 듯요.
요샌 무슨 좀비 바이러스 퍼지듯, 무례함이라는 바이러스가 범람하는 것 같습니다.

saint236 2023-07-2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알라딘에 계시니 반갑습니다
 

 

  아침 회의를 준비하다가 급한테 스테이플러 알이 떨어졌다. 회의를 마치고 스테이플러 알을 가는데 문득 광식이가 생각이 났다. 영화가 참 무서운 게, 쉽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벌써 오래 전에 본 것인데 스테이플러 알을 갈 때마다 광식이가 생각이 난다.

 

"고만한 상자에 스테이플러 알이 5,000개나 들어있는 거 알아요? 5,000. 근데 집에서 아무리 호치키스를 많이 쓴다 해도 일년에 알 100개 쓸까말까 할테고, 그럼 이번에 5,000개 들이 알을 새로 샀으니까 다음에 새걸 사는 건 50년 후의 일이라는 거에요. 어쩌면 죽을 때까지 다시 호치키스 알을 사는 일이 없을지 모른다는 거죠. 근데 지금 이렇게 오빠한테 반을 줬으니까 난 25년쯤 뒤 할머니가 돼서 한 번은 더 호치키스 알을 살 일이 생기겠죠. 그때 오빠 생각날 수도 있겠다."

 

생각보다 스테이플러 알을 많이 사용하는 나는 25년이 아니라 훨씬 짧은 시간 안에, 훨씬 더 자주 광식이를 생각할거 같다. 그리고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와 싱글즈와는 다른 모습의 김주혁도 생각이 날 것이다.

 

그냥 심사가 복잡한 아침에 쓸데없는 소리 끄적여 본다.

 

사족: 한국에서는 호치키스로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스테이플러이다. 호치키스는 제조회사에서 기관총을 만든 호치키스의 이름을 자사 제품에 붙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기관총과 스테이플러가 비슷한 느낌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7-04-0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무실에서 스테이플러 사용할 때마다 광식이 생각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너무 신기함. 그러면서 저는 반박하죠. ‘나는 이 많은 알을 몇 년내에 쓰는 게 가능하다!‘ 하고요. 이요원의 말은 틀렸어! 하고 말입니다. 후훗.

saint236 2017-04-07 14:50   좋아요 0 | URL
전 1년이 안걸려요...영화 중에서 광식이가 열심히 스테이플러 알을 방바닥에 쏘아대는 장면은 정말이지....
 

  예전에 리뷰를 작성했던 글에 어제 댓글이 달렸다. 내가 그때 글을 작성하면서 故를 실수로 古로 적은 것 같다. 난 일단 글을 쓰고 나면 탈고하거나 오타를 찾거나 그러지 않는다. 책을 내기 위한 것이나 어디 공적으로 올리려고 하는 글은 아니기 때문에 오타가 나오면 나오는대로 그냥 둔다.

 

  물론 위의 글고 마찬가지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냥 내버려 뒀다. 그런데 여기에 댓글이 달렸다. 오타를 지적하면서 위의 이미지처럼 댓글을 달아 놓은 것이다. 전혀 친분도 없고, 그렇다고 한마디 해보지도 않은 사람에게 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썩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다.

 

  진짜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알라딘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다. 지금껏 알고 지냈던 많은 알라디너들이 이런 류의 인신공격과 막말 때문에 알라딘을 떠났다. 그들 중에는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이 많이 있어서 마음이 더 아프다. 물론 나도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접어버릴까도 생각해봤지만 순전히 귀찮아서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인데 이런 글 하나에 마음이 꽤 지친다. 인터넷 공간이라고 막 뱉어내면 그만인가? 서로 조심했으면 좋겠다.

 

  PS. 내 오타를 보면서 이런 인신 공격을 날린 사람은 과연 자기 맞춤법은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古박남준 => 나는 故를 古로 잘못 적었지만 최소한 백남준을 박남준이라고 하는 성희롱은 안했음.

 

씨빡세끼 => 나더러 무식하다고 하지만 어떻게 이런 욕도 틀리는지...씨팔새끼가 맞소. 씨빡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고 세끼는 세번의 끼니를 말하는 것이오. 씨빡세끼는 그럼 씨빡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세번을 먹는다는 말인데 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인지.

 

  혹시 지나오면서 이 글을 보거든 욕에도 맞춤법은 있다는 것을 아시고, 무식을 티내지 마시길...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6-02-25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인간 말종들을 만나면 누군지 알아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비판도 제대로 못하면서 비겁하게 비로그인으로 비난하는 태도는 한심스러워요.

akardo 2016-02-2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서 비로그인으로는 댓글 못 달게 막아놨습니다. 비로그인으로 댓글 남기는 사람들 보면 다 좀 치졸한 글들을 많이 남기더라고요.

yureka01 2016-02-2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로그인 댓글금지 하시길.....익명 뒤에서 댓글은 무시하시구요..

나타샤 2016-02-2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빡세끼는 그럼 씨빡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세번을 먹는다는 말인데 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인지.<-- 요대목에서 큰 소리로 웃었어요. 와..멋지십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2-2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뭐 이런 걸 가지고 알라딘 떠나시려 합니까. 이런 ㄱ ㅅ ㄲ 는 항상 있으니 생까십셔..
이 댓글 본다면 내 글에도 댓글 달겠네 ? 달아라, 빙시야..

기억의집 2016-02-25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시하세요! 찌찔한 사람에게 져서는 안 돼죠!

yamoo 2016-02-26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넘은 걍 무시하는 게 장땡입니더~~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15-05-1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는 탁월한 작가입니다. 그가 맞은 최후가, 그 방식과 이유가 새삼 가슴 아프네요.
 

가뜩이나 지치는데 이건 또...

지금까지 달렸던 상식 이하의 댓글 중에 최고인듯 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