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북 ThanksBook Vol.6 - 좋은 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매거진
땡스기브 엮음 / 땡스기브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칼바람을 맞고 있으니 뜨끈한 국물의 사골 곰탕이 절로 생각난다. 사골 곰탕은 끓이는 방법이 어렵지 않다. 핏물을 뺀 다리뼈를 큰 솥에 넣고 뽀얀 육수가 우러날 때 까지 몇 시간 고아준 후 마늘, 파, 소금, 당면을 넣고 먹기 좋게 찢은 양지머리를 올려 내면 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을 곰탕에 말아 넣고 깍두기 하나 올려 놓으면 별도의 양념이나 반찬은 필요가 없다. 뜨거운 김을 후후 불어가며 한 수저 가득 입에 물면 따뜻한 온기가 몸안 가득 퍼져 한 겨울 추위도 잊을 만큼 든든해진다.

 

 

땡스북을 읽으며 나는 든든한 곰탕을 떠올렸다. 잘 우려낸 육수 하나에 깊은 맛을 표현할 수 있는 곰탕처럼, '책과 사람' 이라는 주제로 진하게 우려낸 이야기에 울림이있고 따뜻함이 있고, 든든함이 느껴졌다. 사단법인 땡스기브(thanksgive)에서 발행하는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는 사회적 기업이라 그 든든함은 배가 되었다.

 

 

가로 13 세로 15, 문고본 크기의 땡스북은 얇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다. 첫페이지를 열면 ' 책을 펼칠 때, 책을 닫을 때 찾아오는 고마움, 그 '책의 고마움'을 드립니다.' 라는 글귀가 참 인상적인데,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이름을 적는 칸을 마련해 놓았다. 3천5백원이라는 금액에 부담도 적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눔하기도 좋은 책이란 생각이든다.

 

 

 

 

 

땡스북 6호에서는 고민 많은 청춘들의 이야기, 사회에 문제가 되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있다. 특히 읽어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의 난독증 실태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읽으며 늘상 문제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은 모두 해결능력을 지닌 어른들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또한 여러 디지털 매개체로 인해 개별성이 사라져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이미 우리 사회는 조지오웰이 예감한 빅브라더의 통치 아래 있음을 자각해보기도 했고, 미래에 다가올 변화들에 두려움을 느껴보기도 했다. 그러니 늘 깨어있으리라. 책을 통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변화하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노력하리라 생각해 보았다.

 

 

 

 

 

'키워드로 찾아가는 책의 얼개' 코너 에서는 '약속'이라는 주제에 알맞는 책들을 선정하여 성인부터 유아기까지 두루두루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또한 상황을 재치있게 그려놓은 깨알 카툰과 학교 독서모임을 통해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자발적 활동을 통해 변화해가는 모습에서 행복함을 찾았고,  나눔을 통해 한뼘 더 성장해 가는 환한 미소의 기부천사들을 바라보며 내 마음에도 작은 등불이 수놓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THANKS BOOK + 24 코너에서는 24권의 책을 24일동안 읽을 수 있도록 한 페이지씩 구성하여 하루 5분이라는 길지 않는 시간으로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주일 동안 읽을 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미리보기 코너를 통해  읽고 싶은 부분을 펼쳐 읽어도 좋다.

 

 

코너를 살펴보면 왼쪽에는 책의 중심내용을 오른쪽 중심으로는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리고 하단으로는 책을 소개하는 짧막한 글을 담아 독자로 하여금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번 6호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미숙했던 우리행동을 짚어보는 『도서관에 간 사자』미셸누드슨.웅진주니어.2008, 돈과 돈이 물려 빚의 굴레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다룬 『약탈적 금융사회』제윤경.부키.2012 그리고 여행을 떠났다가 스페인의 매력에 빠져 그곳에서 생활하게된 여행기를 담은  『라이프 인 스페인』김지영.2014.넥세스 우리의 실패가 결코 실패가 아님을 이야기해주는 정호승 시인의 책『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창비.1997 까지 눈에 익은 책들과 새롭게 만나는 책들이 교차되며 어느것 하나 소홀하지 않아 더 자세히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땡스북은  '책'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책, 책과 책의 이야기로 참 든든하고 알차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두 달에 한 권 발행되는 특성이 책들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참 좋은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두꺼운 책을 가방에 넣어 다니기 힘들때, 짬짬이 읽을만한 책이 필요할 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될때,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을때 두루두루 활용하기 좋은 책이라는 느낌에서 지금처럼 알찬 내용으로 꾸준히 변함없이 발행되는 땡스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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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01-19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관한 괜찮은 잡지를 찾고 있었는데 좋은 정보가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해피북 2015-01-20 00:08   좋아요 0 | URL
아궁 도움 되셨다니 기뻐요ㅎ 제 가 쓴 글은 6호구요 몇일전에 7호 나왔어요ㅎ 저두 지금 배송 기다리구 있답니다^^

수이 2015-01-20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_ 저 7호 구입합니다. 궁금해요. :)

해피북 2015-01-20 07:42   좋아요 0 | URL
ㅎㅎ 저두 7호가 너무 궁금해요~~어떤 책과 사람들을 소개해줄지 기대가되요 꺄~~~ ㅎㅎ

cyrus 2015-01-2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지 사이즈가 딱 샘터와 비슷한 것 같아요. ^^

해피북 2015-01-21 22: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딱 그 사이즌데 ㅎㅎ 이번 7호는 에이포 반 정도로 바꼈더라구요 그래도 휴대가 좋아서 좋아요 ㅎㅎ

라파엘 2015-01-20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격도 저렴한데 책 값이 기부가 된다니 ~ 정말 착한 매거진이네요 ㅎㅎ
두달에 한번 발행된다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소개된 책들을 읽으려면 시간이 걸려서,
도서관련 매거진은 격월이나 계간으로 발행하는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ㅋㅋㅋ
내용이 괜찮으면 첫호부터 모아보고 싶은데, 지난호 구매도 가능한가요? ^^;;

해피북 2015-01-20 16:26   좋아요 1 | URL
ㅎ 저두 구매하고 싶어서 알아보니 2호부터 알라딘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아쉽게도 1호가 없는거 같더라구요ㅎ저두 두달에 한번 발행되는것두 좋고 책소개가 정말 알차서 좋더라구요ㅎ 후에 읽으시면 함께 이야기 나눠요ㅎㅎ
 
비블리아 Biblia 2015.1 - 창간호, Vol.1
(주)위즈덤샐러(월간지) 편집부 엮음 / (주)위즈덤샐러(잡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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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매일 혼자만의 독서시간을 갖는 사람들에겐, 여럿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소소한 정보를 나누는 모임을 꿈꾼다. 책을 읽으며 이해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이해하고, 평소에 관심없던 책들도 달라보이고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며 책과 함께 친밀해지고 편안해 지는 그곳이 독서하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샹그릴라나 파라다이스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런 모임이 주변에 없거나 참석이 여의치 않을때는 책과 관련된 신문이나, 월간지를 읽으며 부족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이번에 읽게된 비블리아(BIBLIA)도 그런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비블리아는 라틴어로 '책'이란 뜻인데, ' 책의 흐름을 읽고 책을 리드하는' 라는 부제목이 참 인상적이라 생각했다. 2014년 12월 창간호를 시작하여 올해 1월까지 두 권이 출간되었고 홈페이지를  찾아가보니 아직 안정적으로 보이진 않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성 싶다.

 

 

두 달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여 이야기해 보자면, 먼저 책의 흐름을 이야기해줄 편집자의 말이 없어 의아했다는 것이다. 모든 월간지라고 하면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읽어본 월간지엔 편집국장 내지 편집자의 말이 첫 페이지에 담겨 독자들을 반긴다. 편집자의 이야기를 통해 담고있는 주제와 방향을 느낄 수 있어 일관된 느낌도 받는다. 그런면에서 비블리아는 신생 월간지였기에 더더욱 독자에게 다가서려는 모습을 담았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구성을 살펴보면 총 5개의 테마를 담고 있다.  Issue&Trend 에서는 이슈가 되는 사항들에 대해 인물을 만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 인상적인것은 국민들의 독서실태에 관해 언급하는 이야긴데 그중 궁금한점이 생긴다. 도대체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기준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어떤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일까?

 

 

출판계에서는 판매량으로 이야기하고, 도서관에서는 대출되는 기준으로 이야기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 권의 책을 가족, 친구, 친지들과 나눠 읽기를 한다면 그런 잠재적 요인을 어떻게 설명할것인가. 다시말해 책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정확성이 있느냐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매일 일간지를 읽고, 독서신문을 읽고 월간지를 읽는 독자는 어떤 큰 대안도 없이, 단순히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로만 채우는 지면에 신물이 난다는 것이다. 북스피어스 대표의 말을 빌려 ' 아아 지식인들아 책좀 읽어라 소리 그만하자. 읽는 독자 신물난다' 고 외쳐주고 싶은 심정이랄까. 진정한 문화 부흥을 꿈꾸는 나라라면  책을 주제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토요일 아침에서 월요일 저녁 11시 40분으로 편성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두번째 Space&Travel 에서는 책과 관련된 여행지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색 도서관인 오산 꿈두레 도서관부터 일본의 가고미사 쿠리노 도서관이나, 북촌의 거리를 이모저모 탐색하며 찾은 정독 도서관,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와 떠나는 경주 이야기등 다채롭게 구성하고 있다. 그중 일본의 진보초 고서점 거리가 흥미로웠다.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지키고 있는 헌책방의 이야기는 애서가라면 충분히 설레이고 여행을 계획할 만한 이야기들였다. 하지만 뒷면에 실린 온천과, 조선시대에 온천에 관한 이야기는 온천을 이야기하기 위해 끌어다놓은 생뚱한 이야기처럼 들였다. 맞지 않은 퍼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랄까.

 

 

세번째 Look&Book 테마에서는 미디어에 화재가 되었던 책,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시대의 책이나, 흔히 알려지지 않은 보석같은 책을 소개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브레히트 에번스에 『디스코 하렘』미메시스.2012을 소개한 내용이였다. 과감한 색채와 자유분방함이 묻어나는 벨기에의 저자는 스물 여섯살의 나이로 천재라는 호평을 받는 유럽 만화가라고 한다. 비블리아에서 실려있는 그림으로만 봐도 화려한 색채감과 묘사력이 충분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워 깊은 관심이 생겨났다. 이렇게 대중화되지 않고 서고  깊숙이 숨어있을것만 같은 책들이 비블리아를 통해  많이 알려져 독자들을 설레이게 해주길 소망해본다.

 

 

네번째 Publishing&People 는 다양한 문인들과 출판사, 그리고 주변의 풍경들을 담고 있는데 가장 즐겁게 읽은 부분이였다. 특히나 문학동네 계간지(『문학동네 81호』겨울호)를 읽으며 처음 알게된 손보미 작가님을 실물을 볼 수 있어 반가웠고, ' 그러니까 책은 팔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예요. 필요한 책을 내면 언젠가는 팔리는 거죠'라는 말씀으로 큰 울림을 주신 서해문집 김흥식 대표를 처음 알게되었다. 김흥식 대표는 오래된 고전ㅊ시리즈를 뚝심있게 발행하여 현재 13권까지 나왔는데 박제가의 『북학의』나 유성룡의 『징비록』 이 보여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징비록은 곧 드라마로 방영된다고 하니 미리 읽어두는게 좋을거 같다.  또한 서촌에 위치한 출판사 궁리나 메디치미디어 ,독립 출판물을 만드는 '더 북 소사이어티' 등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tv 책을보다'와 ' 굿모닝 FM 전현무의 세계고전명작 코너'를 소개하는 부분들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적어도 책을 주제로 하는 월간지라면 각 프로그램에서 다루고 있는 책이 무엇이며, 책을 주제로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했는데 짤막한 프로그램 소개로만 끝나 진한 아쉬움이 남는것이다.

 

 

다섯번째 Culture&News 에서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음식 레시피와 대표 여행지를 담았고 각 기업들의 독서문화와 현재 진행중인 전시회 그리고 볼만한 영화 소식도 소개한다. 이번 호에서는 교보문고의 사가독서제에 대한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고, 영화 인스트텔라와 도움이 될 책들의 소개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내게 좋은 정보가 되어주었다.

 

 

마지막으로 20페이지 넘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신간 소개는 다소 황당했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온라인 서점만 들어가도 알 수 있는 내용을 20페이지 넘게 할애하며 담아야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적절한 부분에 나눠서 분야별로 소개했더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비블리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문화 전반의 이야기를 담으려 노력했던 부분이 역력하다. 그러나 비블리아의 중심이 되어줄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또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비블리아에서 책정한 만원이라는 가격은 한 권의 책을 사서 체계적으로 배우기에 충분한 가격이므로 더 알차고 체계적으로 돌아와주길 바라는 마음과 이제 스타트를 했기에 무궁무진할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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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1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조목조목 잘 말씀하셨어요.
비블리아가 이런 얘기들을 잘 들었으면 좋겠어요.

해피북 2015-01-18 14:37   좋아요 0 | URL
아궁 감사해요 ㅎ 책관련 잡지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새롭게 발견된 잡지라 참 좋아했던 마음이 크게 작용해서 이것저것 말이 많아졌어요 ㅎ

cyrus 2015-01-1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비블리아 잡지에 독자 의견을 보낼 수 있는 주소 없습니까? 이 잡지가 나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잡지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독자들의 의견이나 관심을 알고 싶어 해요. 이 글을 조금 줄이고 잘 정리하셔서 잡지 만드는 곳에 보내면 상품이나 혜택 같은 것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하양물감 2015-01-18 14:30   좋아요 0 | URL
독자후기 포스팅 이벤트 하는것같던데요.
음.
1월호 독자엽서, 블로그통한 리뷰에 대해 선물도 주네요^^

cyrus 2015-01-18 14:34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 /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호가 나오면 구입해야겠습니다. ^^

해피북 2015-01-18 14:40   좋아요 0 | URL
제....제가 도도도독자 의견을요? 꺅~~생각만 해도 부끄러워요ㅎㅎ아참! 혹시 유유출판사에 궁금한 사항은 어디다 문의하나요?페이스 북이나 트위터만곤 없나요? 한자책보다 궁금한거 있어 트위터에 글보내긴 했는데 맞게 간건지도 잘 모르겠구 블로그나 메일 주소가 있음 참 좋겠던데 못찾겠더라구요^^

cyrus 2015-01-1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늘 블로그에 쓰신 글이 독자의견인데 부끄러워하시다니... ㅎㅎㅎ 비블리아 관계자들이 읽어야 할 글이에요.

유유출판사 블로그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의견을 보낼 때 메일이나 블로그보다는 페북으로 전달하는 편을 선호해요. 왜냐하면 페북은 댓글이나 메시지가 알림으로 뜨니까 받는 사람은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출판사측의 답변을 일찍 받을 수 있어요. 물론 메일도 바로 보내면 답장을 바로 보내주는 출판사도 있겠지만, 모든 출판사 관계자들이 다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블로그도 예전에 댓글을 남겼는데 며칠동안 답글이 없었고요. 요즘 페북에 있는 출판사 공식 페이지가 사람들을 끌어 모아서 홍보하는 데 나름 효과가 있어요. 독자들의 댓글을 바로 확인하기도 하고요. (출판사 직원이 퇴근하는 시간은 빼고요)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나 책에 관한 의견이 있으면 페이지에 글을 남기거나 메시지를 보내요.

해피북 2015-01-18 14:56   좋아요 1 | URL
아하핫 그런가요 저는 출판사 분들이 글을 다읽으실까 싶었거든요ㅋ 그리구 듣고보니 그럴수있겠어요 메일이나 블로그보다 페이스 북이 더유용하다는 말씀 감사합니다 ㅋ 트위터에 답장 기다려보고 없으면 다시 문의 드려야겠어요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수이 2015-01-18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목요연한 정리_ 눈에 잘 들어오는데요. :)

해피북 2015-01-19 00:36   좋아요 0 | URL
에궁 부족한 글인데 ㅎ 감사합니닷~^^

양철나무꾼 2015-01-1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해피북 2015-01-19 00:37   좋아요 0 | URL
정보가 되셨다니 제가 더 힘이나네요ㅎㅎ감사합니다

봄덕 2015-01-19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블리아, 라틴어로 책이라... 하나 득템하고 가요^^ㅎㅎ 대단한 독서이력들, 다방면의 책 소개, 잘 보고 가요^^ㅎㅎ

해피북 2015-01-19 00:39   좋아요 0 | URL
저두 늘 봄덕님 글을보며 많이 배우고 있는걸요ㅎ 오늘은 전쟁의 물리학 을보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습을 다시보게 되었어요 ㅎ 저두 늘 잘보고 있습니다~^^

책방꽃방 2015-01-19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만해도 제가 읽는 책을 신랑이 읽고 아들이 읽고 딸이 읽어서 독서인구가 늘었는걸요. 책을 많이 사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까지 책을 읽게 만들고 있으니 독서인구가 늘고 있는듯한데... 좋은 지적들이 많아서 출판사가 귀를 기울일거 같아요!^^

해피북 2015-01-27 22:44   좋아요 0 | URL
이런..답글이 정말 많이 늦었어요^^ 책방꽃방님 말씀처럼 저희 집에서도 저희 가족들이 함께 읽기 때문에 잠재적인 요소들이 참 많은데 말이죠. 한결같이 독서인구가 줄고만 있다는 이야기만 할뿐. 정확한 근거도 없는거 같고 말이예요 ㅎㅎ 출판사분들이 귀기울여주셨음 좋겠어요^^
 
단단한 독서 - 내 삶의 기초를 다지는 근본적 읽기의 기술
에밀 파게 지음, 최성웅 옮김 / 유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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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소로본 대학의 인문학자 에밀 파게가 쓴 『단단한 독서』는 '읽기'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책이다.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읽을 수 있는 권리가 독자에게 있다면, 저자에게도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보이지 않을 권리가p153 있다는 이 발칙한 인문학자의 책에는 16세기에서 19세기의 서양 철학사를 기저(基底)로 깔고있다. 빅토르 위고, 몽테뉴, 볼테르, 루소, 라퐁텐, 코르네유, 몽테스키, 데카르트등 이름만 들어도 정신이 혼미해지는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읽을 것인가'하는  읽을 목적과 방향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인문학자로써는 지극히 자연스런 철학사상들이 철학의 토양이 부족한 독자에겐 버거운 주제임이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다 읽을때까지 놓을수 없던것은 문학평론가이자 애서가인 에밀 파게가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 마침표 하나, 표정 하나, 소리의 강 약  하나하나까지 읽기를 통해 느낄수 있는 즐거움을 마치 사랑에 빠져 달콤함을 전하듯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것을 수다스럽게 알려주는 모습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

 

 

 

'읽기는 문자를 단순히 인지하는 행위를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그 너머 보이지 않는 것 까지 통찰하는 행위'(읽고 생각하고 쓰다』송숙희.교보문고.2011 )

 

 


' 책 읽는 방법을 배우고자 한다면 우선 책을 천천히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뒤로도 계속 천천히, 자신이 마지막으로 읽게 될 소중한 책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천천히 책을 읽어야만 한다. 그리고 책에서 배움을 구하거나 비평할 때와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책은 매우 천천히 읽어 나가야 한다.p17

 


 

 읽고 싶은 책을 만난 독자에게 독서는 지극히 위험스럽다. 연사의 달콤한  연설처럼 아무리 노력하여도 독자는 쉽게 함몰되고 조급함을 누를 수 없기 때문이다.p232 이런 독서로는 읽는 즐거움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저자가 문장 가득 언어로 담아놓은 생각들을 조급함으로 충분히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무조건 천천히 한 템포 쉬어서 거듭 읽기를 즐겨야 한다. 단어가 전해주고자 하는 의미를 넘어 그 이면에 있는 것까지 읽어낼 수 있는 즐거움을 찾을 때야 온전히 '읽기'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희곡이나 시의 작품을 읽을때는 리듬과 운율에 맞춰 적절한 어휘의 사용, 문장의 유려함, 공간의 변화까지 짚어가며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소설을 통해 내면과 만나는 즐거움을 즐기며, 난해한 책들이 던져주는 생소한 사상들에 젖어 지적 게으름을 몰아내는 즐거움을 누리는 독서, 목적과 방향에 맞게 정신을 벼리고 읽을때야 비로서 단단한 독자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좋은 독자라면 이미 허구의 등장인물들을 비교할 때, 그 인물을 우리가 아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과 비교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한 권의 책처럼 읽어 내려가야 한다.'p55

 

 

' 소리 높여 읽으며 리듬이 스며들기에 글을 한 편의 음악처럼 써 내리는 작가가 지닌 의미를 온전하게 채워 넣게 된다'p122

 

 

' 좌우지간 우선 보라. 보는 습관을 들이자. 본다는 것은 좋은 연극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 살아 숨 쉬는 작품과 생명이 없는 작품을 판가름하는 기준이다. 전자는 볼 수 있고, 후자는 그럴 수 없다. 좋은 극작가가 작품을 봐 가면서 집필하듯이, 좋은 독자는 작품을 눈앞에 세워 두고서 읽어 내려간다.p90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희곡과 시를 다루는 장이다. 문장의 전체 뉘앙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콜론, 세미콜론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면 전해주고자 하는 의미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으로 나는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외국의 시나 희곡이 상당수 잘못되었음을, 그래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그러니 번역서는 번역자의 의식 역시 독자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낄수 있었다.

 

 

또한 독서의 적으로 명시한 부분을 살펴보면 자기애, 소심함, 몰입, 비판적 정신을 꼽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였다. 대부분의 독서의 기술에선 외부의 환경적 요인에 초점을 맞춰 절제를 요하는 반면 에밀 파게는 독서의 유익함을 방해하는 것은 순전히 독자 자신이라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일종에 남탓만 하다가 바로 너에 잘못이란다 라고 질책하는 소리로 잘못한 것을 들켜버린 어린 아이의 마음같았다고나 할까. 독서의 적을 물리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의심하는 습관'을 들이는것 인데 자신이 읽고 싶어하는 것만 찾아 대며 책을 덮는 순간 '독서 치매'(읽고 생각하고 쓰다』송숙희.교보문고.2011 )가 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신을 벼리고 매 순간 의심과 질문을 통해 읽을때야 비로소 읽기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고 단단한 독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처럼 독서에 관한 책을 만날 수 있어 적잖게 기대가 컸는데 읽는 동안 아쉬운 마음만 키웠다. 서양 철학사의 토양이 부족해  에밀 파게가 주창한 온전한 읽기의 즐거움에 부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서양 철학사의 바닥이 다져지고, 독서에 염증이 스물스물 생겨나면 자신있게 펴들고 다시 한번 그가 제시하는 온전한 읽기의 즐거움에 빠져보리라 다짐해 보았다. 이 또한 에밀 파게가 제시하는 '진정으로 책을 욕망할때' 거듭 읽는 즐거움이니 그 또한 기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르본 대학의 철학교수 루아예 콜라르가 말했다.' 내 나이에는 더는 책을 읽지 않아. 다시 읽을 뿐이야'라고. '위편삼절' 올해의 독서 목표로 삼았던 그 마음이 올 한해로 가득 해보길 바라며 진정으로 책을 욕망하는 그날들이 하루 빨리 찾아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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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6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좋은 구절이 많아요. 뻔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요즘에 나오는 독서 코칭보다 가장 먼저 독서하는 법을 소개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에요.

해피북 2015-01-17 15:4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두 밑줄그은 부분이 많고 18세기에 책이 지금처럼 대중화된 시대도 아닐텐데도 다양한 학식과 안목 그리고 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더라구요 ㅋ

다샤 2015-01-2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워보이긴하는데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해피북 2015-01-20 09:12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저두 서양 철학가들로 설명된 이야기들이 어려웠지만 에밀파게가 주장하는 읽기에 대한 즐거운마음은 오롯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그 즐거움 함께 나눠요~^^
 
크눌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1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민음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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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잘나가던 대기업에 사표를 던지고 세계 일주를 떠나 자신의 꿈을 실현한 한비야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푸른숲.2007)이나, 인기 아나운서의 자리를 박차고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정열의 도시 스페인으로 떠나 꿈을 펼친 손미나님 (『스페인, 너는 자유다』웅진지식하우스.2006)이나, 히말라야 트레킹 중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을 보고 도서관과 학교를 짓기 위해 사표를 던지고 꿈을 실현한 존우드님 (『히말라야 도서관』세종서적.2008) 까지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자신의 꿈을 향해 사표를 던졌고 여행을 떠났고, 꿈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여행은 빼놓을 수 없는 관계인거 같다. 익숙함으로부터 멀어져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계획하고 움직이고 삶을 조율하는 일들은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였기 때문이다. 때론 질주하던 삶을 멈춰 뒤돌아보게 할 수 있는 힘, 또는 잠들었던 꿈을 계획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이 '여행'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찍이 알아챈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크눌프'를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는 헤르만 헤세일 것이다.

 

 

 

첫사랑을 위해 계획했던 수많은 일들이 좌절되며 생애 첫 실패를 경험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한 생의 계획들은 무의미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크눌프가 온전히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방랑의 길에 들어선 이야기는 어찌 보면 헤르만 헤세가 일찍이 느낀 삶의 통찰력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보통 삶의 기준을 내가 아닌 가족(외부)을 위해 세우고 예기치 못한 삶의 변수들에 고통이 되는 것은  삶의 기준이 온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가족들이 각자의 길로 찾아가고 온전히 '자신(내면)'과 마주할 때 겪게 되는 삶의 허무함 내지 우울감은 결국  삶이 온전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누구를 위함'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계획할 때 비로소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헤르만 헤세는 크눌프를 통해 들려주는 것이다.

 

 

' 아버지는 그의 자식에게 코와 두 눈과 심지어 이성까지도 물려줄 수 있지만 영혼은 아니야. 영혼은 모든 사람들 속에서 새롭게 존재하는 것이지.p80

 

 

' 모든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영혼을 다른 사람의 것과 섞을 수는 없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가까이 함께 서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각지 자기 자리에 뿌리 내리고 있는 꽃과도 같아서 다른 영혼에게로 갈 수가 없어'p79

 

 

헤르만 헤세는 다시 한번 에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이 온전하지 않을 때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한때 크눌프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나누던 친구인 에밀은 궂은 날씨에 병든 몸을 의탁하러 찾아온 크눌프를 보며 가여움의 시선을 보낸다. 크눌프의 다재다능한 능력을 익히 알고 있기에 안주(安住)하는 삶을 권하며 에밀은 자신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 자네는 지금 다락방의 차가운 견습공 침대에 올라야해. 때로는 더 험한 잠자리에 들어야 할 때도 있겠고, 어떤 때는 그조차도 아예 없어서 건초더미에서 자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집과 가게가 있고 사랑스러운 아내도 있네. 이보게, 자네도 마음만 먹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장인이 되었을 테고 나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었을 거야'p16

' 주인은 수다스럽게 자신이 가정적인 사람이며, 장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떠벌렸다. 그는 손님을 놀려대고 나서, 끝없는 방랑과 무위 도식을 이제는 그만둘 때라고 다시금 진지하게 충고했다'p22

 

 

무두장이라는 안정된 직업과, 아름다운 아내가 있는 에밀은 삶의 행복이 '직업'과 '아내' 그리고 '가정'에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헤르만 헤세가 느끼기에 이 행복의 가치는 지극히 위험스러웠다. 내면에서 찾지 못한 행복의 가치는 다양한 삶의 변수에 쉽게 무너져 내리고 이내 고통이 되어버린다는 것인데, 이는 아내 리스를 통해 드러났다. 크눌프의 핸섬한 모습과 매너좋고 아름다운 손을 본 순간 거칠고 투박스런 에밀의 손을 떠올리며 그를 멸시하기에 이르고 이내 크눌프를 유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는 에밀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의 가치를 외부에서 찾게 된다면 어떤 '행복'도 완벽하거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 예절 바르고 근사한 크눌프 옆에 있으니 투박해 보이기만 하는 자신의 남편에 대해 그녀는 화가 났다. 그녀는 정성스럽게 대접함으로써 손님에 대한 자신의 호감을 표시했다'p22

' 그녀는 그의 감긴 두 눈 위로 매력적이고 밝은 이마 위에 그려진 짙은 눈썹과 좁지만 갈색을 띤 뺨, 매력적인 선홍색 입술과 갸름한 목을 바라보았다. 모든 게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p19

 

 

소설에서는 방랑가적 삶과 안주하는 삶이라는 두 가지 소재로 이야기 했지만, 우리의

 

삶은 이보다 다채롭고 다양한 문제들로 변주되며 삶의 각기 다른 모습으로 생성된다.

 

이런 우리의 모습이 때론 우습꽝스럽거나 비참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삶이

 

야말로 온전한 '나를 위한 삶'이 되는 것이며 그것이야 말로 잠시 반짝이는 빛과도 같은

 

소멸될 인생에서 살아가야 할 길이라는 사실을 헤르만 헤세는 '크눌프'를 통해 들려준

 

것이다.

 

 

 

 '이제 곧 알게 되겠지 샤이블레. 하느님은 아마 날더러 너는 왜 판사가 되지 않았느냐?

 

 하고 묻지는 않으실 거야. 아마도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시겠지. 네가 다시 왔구나, 이

 

 철부지야? ' p127

 

 

 

'난 오직 네 모습 그대로의 널 필요로 했었다. 나를 대신하여 넌 방랑하였고, 안주하여

 

사는 자들에게 늘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씩 일깨워주어야만 했다. 나를 대신하여

 

 너는 어리석은 일을 하였고 조롱받았다. 네 안에서 바로 내가 조롱을 받았고 또 네 안

 

서 내가 사랑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나의 자녀요. 형제요. 나의 일부이다. 네

 

어떤 것을 누리든, 어떤 일로 고통 받든 내가 항상 너와 함께 했었다'p134

 

 

 

 

헤르만 헤세는 어느 인생이든 의미가 있으며 그 삶은 순수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이야

 

기한다. 세상의 어떤 삶도 보잘것없거나, 하찮을 수 없음을 이야기 한다. 그러니 용기내

 

보자고 내면에 속삭이는 삶을 더 살뜰히 들여다보고 가꾸고 나아가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 더불어 헤르만 헤세의 말을 빌어 ' 만약 크눌프처럼 재능 있고 영감이 풍부한 사

 

람이 그의 세계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크눌프뿐만 아니라 그 세계에도 책임이있

 

다'는 말을 우리 사회가 들어주길 바래본다. 우리의 내면에서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삶을 계획하고 살아갈 수 있는 유용한 사회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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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1-13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수레바퀴 아래서 읽은 경력으로 도전해 보고 싶어지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해피북 2015-01-13 17:12   좋아요 0 | URL
저는 수레바퀴 아래서 읽어보려고 준비해뒀는데 ㅎㅎ 수레바퀴 아래서 보다 더 얇고 (145페이지) 내용도 깊지 않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더라구요 ㅎㅎ 어떤 분의 말씀에 의하면 헤르만 헤세의 책중에 가장 무난하게 읽힌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저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처음인지라 무튼 좋았습니다^^ 읽게 되시면 소문내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수이 2015-01-14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눌프? 저 처음 들어봐요. 수레바퀴 아래서_ 읽은 사람 맞나 부끄럽네요;; 저도 슬렁슬렁 세계문학전집 읽기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읽는 책은 언제 다 읽을지 ㅠㅠ

해피북 2015-01-14 16:51   좋아요 0 | URL
ㅎ 저두 책 읽을때마다 고민스러워요 문학전집두 읽구싶고 역사 미술 산문등등 어느걸 먼저 읽어야하나 막 고민스럽구요 ㅎ 헤르만헤세의 수레바퀴아래서를 많은분들이 읽으신거 같아요 데미안 이후의 대표소설인가 봐요 저두 훗딱 읽어봐야겠어요^^
 
문학동네 81호 - 2014.겨울 - 창간 20주년 기념호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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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1초에 여러 매체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디지털 세대들에겐 계절에 따라 1년에 4회에 걸쳐 발행하는 계간지(季刊誌)라면 속도를 거슬러가는 행동이라 여길 수 있겠다. 대형서점만 해도 하루가 다르게 베스트셀러 순위가 바뀌고, 신간서적들이 줄줄이 쏟아지는 마당에 세 달에 한 번 발행한다는 베짱 여간해선 보기 힘들 테니 말이다. 나 역시도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웅진지식하우스.2005년. 를 읽지 않았던들, 크게 관심 갖진 않았을 성 싶다.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책에 대한 기다림과 아릿함이 전해지지 않았던들, 또 다분히 아날로그적 기다림의 애뜻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던들 이 책을 선뜻 집어 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고리타분한 기다림 끝에야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 계절마다 참담했던 사건사고를 날카롭게 비틀거나 또는 아련하게 그리거나 또는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글을 읽으며 계간지가 주는 '즐거움' 내지 '맛' 혹은 '통쾌함'은 읽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단편소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시간들, 생경한 단어들이 무뎌진 어휘력을 일깨우며 무던히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던 여러 편의 시(詩)와(그러나 사실 그 시들을 전부 이해할 수 없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기도 했다), 이십 주년 특별 대담으로 실린 토마 피게티와 『21세기 자본』에 대한 뒷이야기가 참 흥미로웠다. 유독 아픔이 많았던 계절들을 견디며 일반인들의 뭉텅이진 마음을 소설로써 깊이 있고 심도 있게 부려 놓을 줄 알아야 진정한 문학인 이라는 사실을 뒷면에 실린 심사평들을 읽으며 공감해보기도 했다.

 

여러 색깔로 그려진 단편소설에서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회상’에 관한 이야기였다. 김훈의『영자』는 노량진 고시텔을 배경으로 영자라는 인물에 관한 회상을 김연수의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는 인디가수 희진과, 희진의 노래를 기억하는 후쿠다를 통해 그리고 은희경의『불연속성』에서는 공항에서 짐을 바뀌는 해프닝을 통해 나와 그 사이의 기억을, 모두 기억에 관한 단상들이 릴레이처럼 연결되는 듯 했다. ' 그 먼 기억이 되살아났다'(영자),와 ‘그렇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내 인생에,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 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또는 ’의도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나는 어떤 얼굴로 눈을 떴을까. 어떤 얼굴을 갖고 또 다른 생에 등장했을까‘(불연속선) 같이 ’기억‘ 이라는 주제가 주는 물음들. 예를들어 우리가 각기 다른 기억으로 상대방을 그리고 이야기할 때 생각의 편린들을 과연 확신해도 좋은 것 일까나, 혹은 다분히 과거에 자신의 모든 이야기들을 담고 추억이라 부르는 일들이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물음들 이였다.

 

 

 

김영하의 『아이를 찾습니다』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준 소설이라 느꼈는데, 실종아동을 둔 부모로써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의 문제를 잘 표현해준 작품이란 생각이든다. 티비에서 종종 헤어진 부모를 만나는 모습을 보면 더 이상 아픔을 겪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부분들이 하나의 모순에 지나지 않았음이 생각되었다. 긴 세월동안 함께할 수 없었던 공백을 사이에 서로 응어리진 상처가 생길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천명관의 단편 『퇴근』은 21세기 자본사회를 축약해놓은 이야기들이라 섬뜩했고, 김언수 단편『항구의 문법』은 닭똥 같은 눈물로 시야가 희려 두 번 읽어야만 했으며, 손보미의『임시교사』는 충분히 주위에서 많이 보았던, 사람들의 이기심을 두드러지게 그려주었던 소설이라 생각되었다. 자신의 온전한 신앙심에도, 자신의 어린 자식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신을 찾아 물음을 던지는 박민규의 단편 『대면』이나,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성석제의 단편 『블랙박스』와 잘 이해하지 못해 더욱이 궁금증을 크게 남겼던 김유진의 단편 『믿을 수 없는 얼굴』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고, 서로 각기 다른 색깔의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읽는 동안 행복했다.

 

 

특별대담 에서는 1970년대 후반의 ‘신자유주의’의 시작으로 양극화의 악몽, 브르디의 표현을 빌려 ‘세계의 비참’이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린 현상들이 ‘왜 정치적 대규모 저항으로 연결되지 않았을까’하는 물음이 중심적 내용 이였다. 결과적으로 그 책임이 우리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경재 제정적 문제들을 우리는 모른다는 이유로, 또는 귀찮다는 이유로 전문가에게 양도함으로써 보수파들은 자신의 이익되는 지점을 알고, 유리한 방향으로 흘려버린다는 점인데, 늘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때 투명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문학을 기반으로 쓰인 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문학은 삶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중요하다 여기는 저자의 모습에서 『21세기 자본』을 꼭 읽어야겠다 생각한다.

 

 

 

리뷰 좌담형식의 한국 소설에 관한 평론들은 다양한 소설들에 대해 정보가 되고, 소설을 읽을적에 방향을 잡아주는것 같아 좋았다. 아직 독서모임에 참여해보지 못했던 궁금증을 해소했다고나 할까? 함께 모여서 책을 주제로 이야기 나눌때 어떤 시각에서 표현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시선이라 놀랍기도 했고, 서로의 의견이 충돌하여 좁혀지지 않을때 서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받아들이려했던 부분들이 참 좋았던거 같다. 이런 리뷰 좌담은 다양한 소설들을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꼭 한국 소설에 국한되지 않길 바래본다.

 

 

앞으로 삼개월의 기다림이 필요 할 터다. 기가 시대를 살아가면서 기다림이란 지극히 세상물정 모르는 쑥맥이처럼 고리타분하고 아날로그적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쑥맥이면 어떠하리! 순수한 기다림의 미학에 행복이 있고 즐거움이 있음을 나는 이미 알아버렸으니, 다음호에 실린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즐거워지는 이 기분을 늘 간직하고 싶다.그 옛날 박완서 선생님의 유년기 시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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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5-01-08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계간지를 보시는군요. 요즘은 워낙 빠름의 미학에 취해서인지 월간지도 느리게 느껴지죠. 계간지이기에 더더욱 그렇겠네요. 좋은 작품을 기다리는 마음에 설렘도 있을 것이고...... 계간지라니까, 예전에 월간 신동아를 받아보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해피북 2015-01-09 17:33   좋아요 0 | URL
저두 우연찮게 보게된거지만 왠지 책에 대한 추억거리가 많지 않아 아쉬웠거든요 예를들어 시리즈를 기다리며 설래였던 순간이랄지 서점에서 다음 호가 나왔다 기웃댄달지 하던일들이요ㅎ 봄덕님 처럼 그런 기억을 가지고 계시던분들이 참 부러웠는데 이제 저도 그런 추억을 꺅!3

페크pek0501 2015-01-0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계간지네요. 시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시 계간지를 1년 구독 신청을 해서
보던 생각이 나네요. 책이 배달되어 누런 봉투를 뜯어 꺼내 보던 설렘...
벌써 책이 올 때가 되었나, 그새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나 놀라곤 했죠.

아, 그런데 이 멋진 글에 공감 수가 적네요.
제가 보태드리고 갑니다. ^^

해피북 2015-01-09 20:05   좋아요 0 | URL
ㅎ 그런 설렘을 저두 무척 느껴보고 싶었어요~^^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큰힘이되는거 같아요 ㅎ 즐거운 불금보내시고 좋은 이야기로 자주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