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블리아 Biblia 2015.1 - 창간호, Vol.1
(주)위즈덤샐러(월간지) 편집부 엮음 / (주)위즈덤샐러(잡지)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매일 혼자만의 독서시간을 갖는 사람들에겐, 여럿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소소한 정보를 나누는 모임을 꿈꾼다. 책을 읽으며 이해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이해하고, 평소에 관심없던 책들도 달라보이고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며 책과 함께 친밀해지고 편안해 지는 그곳이 독서하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샹그릴라나 파라다이스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런 모임이 주변에 없거나 참석이 여의치 않을때는 책과 관련된 신문이나, 월간지를 읽으며 부족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이번에 읽게된 비블리아(BIBLIA)도 그런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비블리아는 라틴어로 '책'이란 뜻인데, ' 책의 흐름을 읽고 책을 리드하는' 라는 부제목이 참 인상적이라 생각했다. 2014년 12월 창간호를 시작하여 올해 1월까지 두 권이 출간되었고 홈페이지를 찾아가보니 아직 안정적으로 보이진 않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성 싶다.
두 달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여 이야기해 보자면, 먼저 책의 흐름을 이야기해줄 편집자의 말이 없어 의아했다는 것이다. 모든 월간지라고 하면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읽어본 월간지엔 편집국장 내지 편집자의 말이 첫 페이지에 담겨 독자들을 반긴다. 편집자의 이야기를 통해 담고있는 주제와 방향을 느낄 수 있어 일관된 느낌도 받는다. 그런면에서 비블리아는 신생 월간지였기에 더더욱 독자에게 다가서려는 모습을 담았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구성을 살펴보면 총 5개의 테마를 담고 있다. Issue&Trend 에서는 이슈가 되는 사항들에 대해 인물을 만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 인상적인것은 국민들의 독서실태에 관해 언급하는 이야긴데 그중 궁금한점이 생긴다. 도대체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기준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어떤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일까?
출판계에서는 판매량으로 이야기하고, 도서관에서는 대출되는 기준으로 이야기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 권의 책을 가족, 친구, 친지들과 나눠 읽기를 한다면 그런 잠재적 요인을 어떻게 설명할것인가. 다시말해 책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정확성이 있느냐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매일 일간지를 읽고, 독서신문을 읽고 월간지를 읽는 독자는 어떤 큰 대안도 없이, 단순히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로만 채우는 지면에 신물이 난다는 것이다. 북스피어스 대표의 말을 빌려 ' 아아 지식인들아 책좀 읽어라 소리 그만하자. 읽는 독자 신물난다' 고 외쳐주고 싶은 심정이랄까. 진정한 문화 부흥을 꿈꾸는 나라라면 책을 주제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토요일 아침에서 월요일 저녁 11시 40분으로 편성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두번째 Space&Travel 에서는 책과 관련된 여행지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색 도서관인 오산 꿈두레 도서관부터 일본의 가고미사 쿠리노 도서관이나, 북촌의 거리를 이모저모 탐색하며 찾은 정독 도서관,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와 떠나는 경주 이야기등 다채롭게 구성하고 있다. 그중 일본의 진보초 고서점 거리가 흥미로웠다.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지키고 있는 헌책방의 이야기는 애서가라면 충분히 설레이고 여행을 계획할 만한 이야기들였다. 하지만 뒷면에 실린 온천과, 조선시대에 온천에 관한 이야기는 온천을 이야기하기 위해 끌어다놓은 생뚱한 이야기처럼 들였다. 맞지 않은 퍼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랄까.
세번째 Look&Book 테마에서는 미디어에 화재가 되었던 책,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시대의 책이나, 흔히 알려지지 않은 보석같은 책을 소개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브레히트 에번스에 『디스코 하렘』미메시스.2012을 소개한 내용이였다. 과감한 색채와 자유분방함이 묻어나는 벨기에의 저자는 스물 여섯살의 나이로 천재라는 호평을 받는 유럽 만화가라고 한다. 비블리아에서 실려있는 그림으로만 봐도 화려한 색채감과 묘사력이 충분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워 깊은 관심이 생겨났다. 이렇게 대중화되지 않고 서고 깊숙이 숨어있을것만 같은 책들이 비블리아를 통해 많이 알려져 독자들을 설레이게 해주길 소망해본다.
네번째 Publishing&People 는 다양한 문인들과 출판사, 그리고 주변의 풍경들을 담고 있는데 가장 즐겁게 읽은 부분이였다. 특히나 문학동네 계간지(『문학동네 81호』겨울호)를 읽으며 처음 알게된 손보미 작가님을 실물을 볼 수 있어 반가웠고, ' 그러니까 책은 팔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예요. 필요한 책을 내면 언젠가는 팔리는 거죠'라는 말씀으로 큰 울림을 주신 서해문집 김흥식 대표를 처음 알게되었다. 김흥식 대표는 오래된 고전ㅊ시리즈를 뚝심있게 발행하여 현재 13권까지 나왔는데 박제가의 『북학의』나 유성룡의 『징비록』 이 보여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징비록은 곧 드라마로 방영된다고 하니 미리 읽어두는게 좋을거 같다. 또한 서촌에 위치한 출판사 궁리나 메디치미디어 ,독립 출판물을 만드는 '더 북 소사이어티' 등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tv 책을보다'와 ' 굿모닝 FM 전현무의 세계고전명작 코너'를 소개하는 부분들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적어도 책을 주제로 하는 월간지라면 각 프로그램에서 다루고 있는 책이 무엇이며, 책을 주제로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했는데 짤막한 프로그램 소개로만 끝나 진한 아쉬움이 남는것이다.
다섯번째 Culture&News 에서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음식 레시피와 대표 여행지를 담았고 각 기업들의 독서문화와 현재 진행중인 전시회 그리고 볼만한 영화 소식도 소개한다. 이번 호에서는 교보문고의 사가독서제에 대한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고, 영화 인스트텔라와 도움이 될 책들의 소개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내게 좋은 정보가 되어주었다.
마지막으로 20페이지 넘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신간 소개는 다소 황당했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온라인 서점만 들어가도 알 수 있는 내용을 20페이지 넘게 할애하며 담아야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적절한 부분에 나눠서 분야별로 소개했더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비블리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문화 전반의 이야기를 담으려 노력했던 부분이 역력하다. 그러나 비블리아의 중심이 되어줄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또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비블리아에서 책정한 만원이라는 가격은 한 권의 책을 사서 체계적으로 배우기에 충분한 가격이므로 더 알차고 체계적으로 돌아와주길 바라는 마음과 이제 스타트를 했기에 무궁무진할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