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적으로 말하면 ‘가장‘이라는 부사로 수식할 수 있는•대상은 하나뿐이다. 최고를 뜻하니 둘이 될 수 없는 건당•연하잖은가. 하지만 워낙 자주 쓰다 보니 ‘가장‘이 여럿을수식하는 표현이 이젠 입에도 익고 눈에도 익어 버렸다.
문제는 뒷부분이다. ‘친한 친구들 중 한 명‘이라는 표현을굳이 써야 할까? 내 친구가 정확히 몇 명이며 그들과 얼마나 친한지 알리기 위해 문장을 쓴 게 아닌 다음에야! - P76

흔히 주격 조사 하면 ‘은, 는, 이, 가‘를 꼽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 가만이 주격 조사고 ‘은, 는‘은 보조사다. 사전에서는 ‘이, 가‘에 대해 ‘어떤 상태나 상황에 놓인 대상, 또는 상태나 상황을 겪거나 일정한 동작을 하는 주체를 나타내는격 조사. 문법적으로는 앞말이 서술어와 호응하는 주어임을 나타낸다‘라고 설명했고, ‘은, 는‘은 ‘문장 속에서 어떤대상이 화제임을 나타내는 보조사‘라고 풀어 놓았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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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이라는 말이 역설적으로 들린다. ‘대해‘나 ‘대한‘은 물론 다음에 다루게 될
"들 중 하나‘, ‘들 중 한 사람‘, ‘-에 인해‘, ‘-으로 인한같은 표현들이 주로 지적으로 보이는 문장들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대한‘이 특히 그렇다 - P69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쓰는 대표적인 표현이 ‘들중한 사람‘ 혹은 ‘들 중 하나‘, ‘들 가운데 하나‘이다. 영어 표현에서 빌려 온 듯한데, 우리말 표현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준다면야 영어 아니라 외계어에서 빌려 온들 무슨상관이겠는가. 다만 어색한데도 습관처럼 쓴다면 그건 교정교열자로서 상관하지 않을 수 없다. - P75

‘들 중 한 사람‘이나 ‘들 중 하나‘를 쓰지 않으면 표현이 정확해지지 않는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면 문장을 쓸 때늘 지고 다니던 짐 하나를 덜 수 있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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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데 있어

1.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보다비용이다.
2.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3. 공부하는 데 있어 집중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데‘라는 의존 명사에 이미 ‘곳‘이나 ‘장소‘, ‘일‘, ‘것‘, ‘경우‘의 뜻이 다 들어 있다. 일부러 앞말과 띄어 쓰면서까지그 많은 뜻을 전하려고 애쓰는 낱말인데 굳이 ‘있어서‘를붙여서 망신을 줄 필요가 있을까? 사람은 물론이거니와말도 예의를 지켜 가며 써야 한다. - P59

사랑에 대한 배신
노력에 대한 대가

예문에서 보듯 ‘대한‘이 들어간 문장은 ‘대한‘을 활용한문장이라기보다 ‘대한‘이라는 붙박이 단어를 중심으로 나머지 단어를 배치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니 주체적으로 ‘대한‘을 선택해 쓴 것이 아니라 ‘대한‘에 기대서 표현한 것뿐이다. 그리고 ‘대한‘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 준다.
표현을 더 정확히 하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 주니까.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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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일을 배울 때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교정교열 일이 내게 딱 맞는 일이라고 확신해 본적이단 한 번도 없다. 엉덩이가 무거워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일을 하다 보니 엉덩이가 무거워 보이는 것뿐이다. 엉덩이가 무거운 척하며 살다 보니 마음에도 무거운 돌 하나 얹어 둔 것처럼 답답하고 소화도 잘 안되는 걸 보면, 역시 이 일은 내게 맞지 않는 모양이다. - P42

멸치는 바싹 말라 있는 상태였다.
보조 동사로 쓰는 ‘있다‘를 ‘상태‘라는 명사, 곧 체언을꾸미는 관형사로 만들어 썼다. 이럴 때 ‘있는‘은 굳이 쓰지않아도 되는 ‘있는‘이다. 왜냐하면 관형사형은 본동사 ‘마르다‘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멸치는 바싹 마른 상태였다. - P45

한국어 문장만 20여 년 넘게 다듬어 왔는데, 이제까지•써서는 안 되는 잘못된 낱말이나 표현 때문에 문장이 이상하거나 어색해진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써서는 안 되는 낱말이나 표현 같은 건 없기 때문이다. 있어야할 자리에 있지 못하고 엉뚱한 자리에 끼어들어서 문제가될 뿐이지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낱말이나 표현 같은 건없다. - P46

늘 깨끗한 상태였다. (또는)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바꿔 보면 바꾸기 전 문장에 덧붙인 ‘있었다‘가 아무런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문장의 주인은 문장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문장 안에 깃들여 사는 주어와 술어다. 주어와 술어가 원할 때가 아니라면 괜한 낱말을 덧붙이는 일은 삼가야 한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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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낫지 않은가. 더군다나 관형사 ‘모든‘으로 수식되는 명사에는 복수를 나타내는 접미사 ‘들‘을 붙이지 않는것이 자연스럽다. ‘무리‘나 ‘떼‘처럼 복수를 나타내는 명사도 마찬가지다. 이미 복수형을 하고 있는데 뭐하러 ‘들‘
을 또 붙인단 말인가. - P29

사랑이란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다.

물론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다‘라고 써•도 문제는 없다. 일부러 ‘것은‘과 ‘것이다‘를 반복해 써서•강조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습관처럼 반복해서쓰면 문장이 어색해진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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