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잎이여, 어지러이 흩날려 눈 가려주렴
늙음이 찾아오는 저 길이 헷갈리게

아리와라노 나리히라 - P23

매화꽃 피어 향기 나는 봄에는 어두운 산을
어둠 속에 넘어도 또렷이 알 수 있네

키노 쓰라유키 - P35

남김없이 싹, 지는 거라 좋구나 벚꽃이란 건
살아봐야 이 세상 결국은 걱정이니

작자 불명 - P43

달 보노라니 오만가지 것들이 다 서글퍼라
나 혼자만 찾아온 가을은 아니지만

오에노 치사토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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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등단 소식이 소중했던 건 그게 단순히 좋은소식이어서가 아니라 나쁜 소식과 더 나쁜 소식과훨씬 나쁜 소식 뒤 도착한 좋은 소식이어서였다. 아마 어머니에게도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렇다 해도 한가계의 형편은 쉽게 펴지지 않아 어머니는 그 후로도 마음을 달래려 몇 번 더 노래방에 갔다.  - P47

부사가 있으면 문장의 격이 떨어지는 것 같고말의 진실함과 긴장이 약해지는 것 같다. 실제로 홀륭한 문장가들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부사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나는 부사가 늘 걸린다. - P86

부사는 동사처럼 활기차지도 명사처럼 명료하지도 않다. 그것은 실천력은 하나도 없으면서 만날 큰소리만 치고 툭하면 집을 나가는 막내 삼촌과 닮았다. 부사는 과장한다. 부사는 무능하다. 부사는 명사나 동사처럼 제 이름에 받침이 없다.
그래서 가볍게 날아오르고, 허공에 큰 선을 그린 뒤
‘그게 뭔지 알 수 없지만 바로 그거‘라고 시치미를펜다. 부사 안에는 뭐든 쉽게 설명해버리는 안이함.
과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는 안간힘이 들어 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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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당‘은 내 어머니가 20년 넘게 손칼국수를 판가게다. 우리 가족은 그 국숫집에서 8년 넘게 살았다. 머문 기간에 비해 ‘맛나당‘이 내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그곳에서 내 정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P10

피아노까지 놔주셨다. 나는 우리 삶에 생존만 있는 게 아니라 사치와 허영과 아름다움이 깃드는 게 좋았다. 때론 그렇게 반짝이는 것들을밟고 건너야만 하는 시절도 있는 법이니까. 어머니는 밥장사를 하면서도 인간이 밥만 먹고 살 수 없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기꺼이 아무 의심 없이 딸들에게 책을 사줬다. 동시에 자기 옷도 사고 분도 발랐다. - P12

‘맛나당‘은 내 어머니가 경제 주체이자 삶의 주인으로 자의식을 갖고 꾸린 적극적인 공간이었다. 어머•니는 가방끈이 짧았지만 상대에게 의무와 예의를다하다 누군가 자기 삶을 함부로 오려 가려 할 때 단호히 거절할 줄 알았고, 내가 가진 여성성에 대한 긍정적 상이랄까 태도를 유산으로 남겨주셨다.  - P14

세계는 만날 줄 몰랐고 만날 리 없는 것들이 만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했던가. 2006년에 쓰고,
2007년에 묶은 소설을, 2012년 봄 누군가가 녹음한파일로 듣고 있자니 어쩐지 오래전 멀리 부치고 잊어버린 편지를 돌려받은 기분이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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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 - 기자의 집요함으로 찾은 단 하나의 건강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39
김고금평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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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습관연구소의 습관 시리즈 39번째 책이다.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는 머니투데이 기자로 일하고 있는 김고금평 저자가 2022423일부터 20231028일까지 머니투데이(온라인판)에 연재한 중년아재의 건강일기칼럼을 바탕으로 썼다. 30대 후반에 노안, 40대 초반 오십견, 40대 중반에 전립선염, 고지혈증, 50대 초반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은 저자가 50세부터 3년 동안 실천한 건강 찾기 여정을 담고 있다. 메모하고 기록하는 것은 건강관리에서도 무척 효과적이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메모 차원의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하루하루의 운동 기록과 식단 관리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다. 3년 넘게 의학 담당 기자를 한 저자답게 풍부한 의학 상식과 함께 생체 실험(?)이라고 할 정도로 집요하고 상세한 실천 기록을 들려주고 있어서 더욱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100세 시대의 화두는 웰빙이 아닐까.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음에 따라 노화가 찾아오며 없던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대개 사람들은 큰 병은 아닐지라도 한두 가지씩 질병이 있거나 미병 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축적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나이라도 건강하고 젊어 보이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건강 문제도 습관을 바꾸고 노력하는 만큼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운동과 다이어트만큼 끝까지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런 점에서 저자의 건강 찾기 실천 프로젝트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여러 실천 사례 중 몇 가지 소개해 보려고 한다.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을 먹은 후 반드시 커피를 마셔야 개운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기호품이 커피다. 커피는 건강에 이롭다, 또는 해롭다는 등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자주 기사에 오르내린다. 이 책에서도 나쁜 콜레스테롤의 주범이 아메리카노라는 얘기가 나온다. 커피 한잔에 카페스톨이 4mg 들어있는데 이것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1%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 베일리 의대 연구팀은 카페스톨은 인간이 먹는 음식 중 가장 강력하게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는 물질이라고 했다. 그럼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 할까. 콜레스테롤을 높이지 않는 방법은 없는 걸까. 에스프레소 머신은 고온압착 방식이어서 카페스톨 생성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콜레스테롤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방식은 알맹이로 된 인스턴트 커피라고 한다. 하지만 건강두 가지를 챙긴다면 핸드드립방식이 좋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커피를 소비하는 나라는 핀란드로 심혈관계 질환이 가장 많다고 하는데 역시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 건강에 관한 정보는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 과하지 않게 적당히 즐기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음식 외에도 건강을 위해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저자는 만보 걷기, 달리기, 등산, 맨발 걷기 등 다양한 운동을 실천하며 기록했다. 특히 목 디스크를 앓으면서도 매일 한 시간씩 걷기를 실천하여 6주 만에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는 예는 신기하고 놀랍다. 반면 운동의 역설 얘기도 흥미로웠다. 매일 근육 운동을 할 때보다 주 3회를 했을 때 근육 생성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동물 실험 사례이긴 하지만 격일 운동을 한 그룹이 매일 운동을 한 그룹보다 상대적으로 근육이 더 커졌다는 논문 자료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하루 이틀 빼먹다가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운동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왠지 위안이 된다.

 



이밖에도 수면 시간이나 수면의 질은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흔히 잠을 줄이고 일찍 일어나는 것을 부지런함의 미덕으로 여기지만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으며 7, 8시간 충분히 자야 좋다고 한다. 먹거리 문제도 여러 주장이 많다. 채식이 좋다, 고기를 멀리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많지만 개인의 체질마다 달라서 딱 떨어지는 공식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지중해 식단이 좋다고 하지만 전 미국 국무장관 키신저는 육식 애호가였으며 100세까지 살았다 한다. 운동, 음식, 수면 등 건강에 좋은 습관을 얼마나 잘 실천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소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양한 메뉴와 맛있는 먹거리가 쏟아지는 요즘에 그 유혹을 이겨내기도 힘들다. 하지만 건강한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실천한 건강 찾기 프로젝트의 핵심은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건강한 음식으로 식단을 차려 조금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 습관, 그것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에 건강의 비결이 있다는 얘기다.

 



저자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며 실천하고 기록한 과정을 보며 깨달은 것이 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이만큼 정성과 공을 들인다면 못 할 게 없을 거라고. 좋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성과에 다다를 것이다. 티나 실리그, 조슈아 포어 등 다수의 공저 루틴의 힘2를 언급하며 결과 중심 마인드셋성장 중심 마인드셋을 비교 설명하는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성장 중심 마인드셋을 적용할 때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건강에 대한 실천과 기록이지만 어떤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건강, , 취미, 공부 등에서 한층 성장하고 싶은 독자가 읽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좋은습관연구소 대표님이 보내주신 책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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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바다의 멋진 깃발 구름에 석양 비치니
오늘 밤 달밤일랑 맑았으면 좋겠네

나카노오에 왕자 - P13

인간 세상을 힘들고 괴롭다고 생각하지만
날아가진 못하네, 새도 아닌 터라서

야마노우에노 오쿠라 - P17

버들가지야 꺾여도 또 나지만 세상 사람은
그리워 죽겠는데 어쩌란 말이신지

작자 불명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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