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몸에 배인 습관은 힘들지 않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이 책은 100일 동안의 변화를 주문한다. 100일이라는 시간은, 어떤 변화 노력이 인간의 몸에 완전히 정착함으로써, 이후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습관처럼 이루어지기까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다. 인간의 몸이 자연 상태에서 원하는 최소한의 시간인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은 없다.

나는 의사이다. 내가 아침형 인간에 대해 연구하고 상담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은, 역시 의사였던 아버지의 유업이 계기이다. 아버지를 포함해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야행성 생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대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가는것이 모든 생활 변화의 근본이라는 것.

아침형 인간이 되는 신통한 방법은 없다는 것.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본인의 절실함과과감한 실행뿐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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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꽃이 벌에게 수작을 부리듯, 쥐피앵이 샤를뤼스 씨의 주위를 맴도는 모습을 목격하며 내가안마당에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우리가 동정하는 이런 예외적인 존재들의 수는 무척 많으며, 끝에 가서야 밝혀질 어떤 이유 때문에 이 작품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알게 되겠지만, 또 그들 자신도 자기들이 소수가 아니라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한탄한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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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새롭게 경험한 비대면 일상생활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으며기업은 비대면 방식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 효과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은 우리 사회에 좀 더 빨리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어도 한국 사회는 비대면 방식을 통한 일상생활과 비즈니스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다.
- P69

초연결 사회가 무엇보다 힘든 것은 기존의 대면 중심의 관계라는 밑바탕 위에 디지털 기반의 관계라는 또 다른 층을 한 번 더 쌓아올렸기 때문이다. 기본적 대면 관계가 주는 스트레스 위에 디지털로 상시 연결되는 상황이 압박을 가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초연결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에서 생활하기로 했다면 관계는 피할 수 없는데 말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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スタバではグランデを買え! ―價格と生活の經濟學 (單行本)
요시모토 요시오 / ダイヤモンド社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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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같은 물건인데 왜 점포마다 다른 걸까. 등등 이러한 문제를 경제학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생각지 못한 이유를 알아보는 책이다.

 


이 책의 중심 과제의 하나는 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그러한 가격 차는 모두 [비용]에 주목해서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은 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자동판매기에서 150엔에 사면서도 슈퍼 특가판매로 88엔에 산 것보다 절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소비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비용과 시간이라는 것도 큰 비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의 상품을 사면서도 그것을 구하는데 들게 되는 시간과 수고가 포함되어있는 것이고 그에 대한 서비스를 사는 것이다.


한편 같은 물건을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곳도 있다. 바로 100엔 숍을 비롯하여 우리가 소비생활을 하면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궁금할 만한 사항을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들려준다.

 


1장 펫트병 차는 편의점과 슈퍼 중 어디에서 사야 할까?

 

똑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으로 조사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정말 똑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상황이고 두 번째 경우는 보기에는 똑같은 브랜드 페트병 차를 예를 들면, 슈퍼나 100엔 숍에서 파는 차는 차갑게 하지 않고 자판기나 편의점에서 파는 차는 [시원하게 해주는] 이러한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가격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같은 물건이 다른 가격에 팔리는 이유는 [거래비용] 때문이다. 물건 가격을 비교하고 정보를 얻는 과정에는 시간과 노력’(수고) 외에도 돈과 심리적부담까지도 필요하다. 이것이 거래비용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물건을 슈퍼에서 사는 것이 부끄러워 비싼 자판기 물건을 사는 경우는 심리적 부담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상담을 하는데 시간을 들이는 수고를 하는 것도 거래비용에 속한다.

 


재정거래가 작용하면 같은 물건을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물건을 구입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같은 물건이라도 다른 가격인 경우가 많다. ‘재정거래가 작용하는 분야는 금융이나 주식시장에서 볼 수 있고 이 재정거래가 중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류 시스템이 받쳐주는 편의점의 편리함

 


편의점의 첫 번째 장점은 콤팩트하게 운영하며 쇼핑에 드는 수고를 절약할 수 있는 점이라고 한다. 두 번째 장점은 물건을 잘 갖추어 품절이 되지 않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순되는 2가지 편리함을 달성하게 해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이런 서비스의 비밀은 운송업자 시스템에 있다고 말한다.

 


2장 텔레비전이나 디지털카메라 가격이 점점 싸지는 것은 왜일까?


가전제품을 생각하면 옛날에 비하면 점점 가격이 싸졌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정도이다. 많은 기능들은 점점 발전하고 대형화되는 것을 생각할 때 신기할 정도다. 이 책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가전제품은 대개 시간이 지날수록 싸진다고. 슬림형 텔레비전이나 컴퓨터가 그 대표적 예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복수의 예가 있다고 한다.

 


생산 규모가 확대될수록 [1대당 생산 코스트]가 낮아진다는 원리가 작용한다고 한다. 이것을 규모의 경제성이라고 부른단다. 1대당 생산 비용은 평균 비용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1천만 엔을 들여서 100대의 제품을 만든다고 할 때, 1천만 엔÷100= 10만 엔으로 1대당 평균으로 10만 엔의 생산 비용을 계산할 수 있다. 이것을 [평균 비용은 10만 엔]이라고 표현한다.

 


3장 대히트 영화 DVD 가격이 점점 내려가는 것은 왜일까?


 

비싸도 사는 손님에게는 비싸게, 싸지 않으면 사지 않는 손님에게는 싸게 판다.

이것은 경제학 전문 용어로 가격차별 또는 차별가격이라고 부른다.

 


4장 휴대전화 요금은 왜 필요이상으로 복잡한 것일까


개인마다 소비 패턴이 다르므로 다른 요금 플랜을 준비했다는 이야기부터 복잡함을 싫어하는 소비자는 가격차별의 먹잇감이 된다는 얘기도 다루고 있다.

사실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는 요금은 더욱더 비싸졌다. 그런데 요금 체계를 바꾸고 계속 쓰다보면 그것에 익숙해지기 마련인 것 같다. 전화 기능만 쓰는 게 아니라 컴퓨터나 마찬가지라서 비싸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데이터 용량에 따라 요금제의 레벨이 달라지는데 자신의 통신 패턴을 알고 현명한 요금제 선택이 중요한 것 같다.

 

 

5장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가격차는 어느것이든 100엔이다

 

S사이즈는 240cc G사이즈는 480cc, 양은 두 배 차이인데도 가격은 단지 100엔 차이다. 이런 점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저자는 묻는다. 이러한 원칙에는 시애틀의 에프레소 카페에 공통적인 가격설정의 룰이라고 할 수 있단다. 그리고 비용 면에서 생각할 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카페에서 커피 그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마시고 싶은 타이밍에 맛있는 커피를 분위기 좋은 가게 안에서 마실 수 있는 서비스를 사는 것이다.

 


W사이즈는 가게도 손님도 이득


W사이즈를 주문하면 가게에도 이득인데 왜냐하면 적은 양의 커피를 추가시키는 것보다 많은 양을 한 번에 준비하는 것이 수고가 덜 들기 때문에 그 절약을 점원과 손님이 서로 나눠 갖기 때문에 이득이고 합리적이라는 점이다.

 


6100엔 숍 저렴함의 비밀


우리도 한때 천냥 백화점이 번성한 적이 있었다. 전에 일본 여행을 갔다가 100엔 숍에서 물건을 사 온 적이 있는데 지금도 잘 쓰고 있다. 100엔 숍이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비용 삭감을 둘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다.


1. 노동자 임금이 저렴한 중국에서 제조한다.

2. 일본 공장에서 틈나는 시간(idle time)(전기,전자 등에서 사용되는 경제용어임)에 제조

3. 한번에 대량 주문, 완전 매입. 반품하지 않는다.

4. 바로 돈을 지불한다.

5. 100엔 숍 용으로 사이즈를 작게

6. 도산기업 창고에 있는 물건을 모두 현금으로 산다.

7. 편의점의 팔리지 않은 신제품을 사들인다.

8. 재고가 없는 물건은 판매하지 않는다.

9. 광고를 하지 않는다.

10. 일을 아르바이트에게 맡긴다.


중국 저장성의 이우는 일용 잡화를 생산하는 100엔 숍의 거점으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7장 소득격차보다 자산격차가 문제이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해 두면 얼마든지 일은 있다

 


자기 능력 평가가 중요한데 4가지 타입이 있다.

1)능력 부족, 2)스타, 3)그늘에서 조력하는 사람 4)자기 과잉

 


결론은 2)번과 3)번이 분업에서 양자의 장점을 살려서 최대한의 능률을 발휘할 수 있었다.

반면, 어느 집단에서도 능률적인 일을 할 때 방해가 되는 것은 4)번이었다.

 


거래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아래 몇 가지를 들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없는가)를 제대로 자각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행할 수 있다.


1. 상대가 어떠한 것을 바라고 있는가 상상할 수 있다.

2. 논리적으로 혹은 열의, 성의를 가지고 설명하는 능력이 일정 부분 있다.

3. 자신이 실수하는 것을 전제로 중요한 점은 타인에게 확인의뢰를 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특별한 능력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능력(자질)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밖에도 흥미로운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용모가 아름다운 사람과 용모가 조금 떨어지는 사람과의 비교는 연수입 50만 엔 차이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2가지다.


용모를 무기로 소득을 얻는 사람으로 보이더라도 실제는 그 무기가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을 계산해서 실행하는 계산력이나 실행력으로 돈을 번다고 생각된다.


외국어 능력과 소득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20065<프레지던트>에 게재된 기사 내용이다. 대학 입시에서 편차치와 졸업 후 연수입을 조사했는데 편차치가 낮은 그룹이 연수입이 높고(이득인 대학), 편차치 높은데도 연수입이 낮다(손해인 대학)는 결과를 알려준다. 결론은 외국어 능력만으로 버는 일은 소득 면에서 불리한 일이라고 한다. 이를 볼 때 영어력(외국어 실력)을 가진 사람은 어떤 일에 능력을 발휘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8장 어린이 의료비 무료화는 정말로 육아에 도움이 되는 걸까


디지털 카메라가 고장났을 때 수리비용을 들이기보다 신제품을 사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처음에 샀던 5만엔은 매몰비용이 된다. 철도 등 공공사업, 에이즈 대책의 단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 장에서 핵심은 유소아의 의료비 무료화인데 문제점을 열거하고 있다.


무료화를 실시하기 전에는 소요시간이 30분이었는데, 3시간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무료이다보니 필요하지 않은데도 병원에 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급하게 처리해야 할 환자에 대한 대응이 늦어졌다. 가벼운 병으로 구급차를 부르는 사례가 늘어서 [숨겨진 불평등]이 발생한다. 일본에서는 소아과 의사가 감소해서 부족한 상태라고 하는데, 이러한 무료화 서비스를 한다고 해서 소아과 의사가 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기피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종장


이 장에서는 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묶어서 다루고 있다.


1. 석유가 나지 않는 일본이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했다.

왜 그럴까. 원유를 100% 수입하지만 정제 기술은 세계 톱이라 한다. 가솔린, 경유 등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란, 베트남은 산유국이지만 정제 설비가 없거나 부족한 처지여서 눈에 띄는 얘기였다. 유럽, 미국, 아랍까지 석유제품을 수출한다고 한다. 일본은 경유가 너무 싸고 유럽은 경유 수요가 많은 것도 수출이 증가한 요인이 되었다.

또 기존의 석유 정제설비를 해체하면 또 건설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설비를 유지하는 쪽이 비용을 적게하는, , 이익이라고 판단해서 과잉한 설비를 이용하는 것이 수출에 기여한 셈이 되었다.


2. 이 밖에도 스테이크Vs숯불구이 고기집, 가구를 조립식과 운송으로 할 경우, 아이를 가진 부모가 좋아할 서비스, 아시아 음악 CD가 일본 음악 문화가 적인가, 이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정책이 과연 옳은 것인지 묻고 있다.

 


도표와 그래프를 삽입하고 있어서 대조하며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소비자로서 그저 무심코 물건을 사곤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알게 된 사실을 적용하거나 비교해보는 습관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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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25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스벅가면 그란데 사이즈로 사야 겠군요 ㅋ 가격차별이라는 용어에 공감이 가네요. 전 비싸도 사는 손님이었다는 😅

모나리자 2021-10-27 15:53   좋아요 1 | URL
네.. 손님마다 특성을 헤아려서 마케팅을 하는 것 같아요.
비싸도 사는 손님이라면.. 양쪽이 다 만족한다는 거겠죠.ㅎ 필요해서 산다면요.
댓글이 늦었네요. 새파랑님.^^:;

붕붕툐툐 2021-10-25 1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밥집에서 항상 기본김밥만 사거든요~ 가장 만족도가 높은데 젤 싸서요~ㅎㅎㅎㅎ
이런 책 넘 흥미로운데 막상 소비할 땐 생각이 하나도 안 나는게 함정~ㅎㅎㅎ

모나리자 2021-10-27 15:55   좋아요 2 | URL
김밥도 옛날같이 저렴하지 않지요. 이제는 ㅎㅎ 3천원 넘는다는 말 들은 적 있는데
지금은 더하려나요. 맞아요. 살때는 책 내용은 다 잊어버려요.ㅎㅎ
 
萬引き家族【映畵小說化作品】 (單行本)
是枝 裕和 / 寶島社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좀도둑 가족



 이 작품을 쓴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영화감독이라고 한다소설도 쓰는 영화감독이라니이 작품에 대한 영화도 있다 하니 좀 한가해지면 보아야겠다이 작품은 좀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다왜 좀도둑질을 하며 살아가야 했을까하나하나 밝혀지는 등장인물이 살아왔던 배경이 양파껍질 벗기듯이 드러나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하나같이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고 자식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었다장소가 되는 배경은 스미다가와(隅田川) 불꽃놀이가 자주 언급되고 있는 걸 보니 도쿄 시내 어디인 것 같다몇 해 전 일본 여행 때 숙소가 근처에 있어서 매일 스미다가와 위의 다리를 건너다녔다문득 그립다.

 


 매주 수요일에는 단지에 있는 슈퍼에 가는 날이었다쇼핑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시바타(柴田)의 가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다포인트도 3배로 주기 때문에 손님도 많고저녁 준비로 한층 바쁜 오후 5시를 노리는 것이었다그 날은 아침부터 2월 최저기온을 갱신할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오사무와 쇼타가 파트너가 되어 생활에 필요한 일용품이나 식재료를 훔치는 일이 그들에게 있어서는 [이었다.

 


 어느 날 오사무와 쇼타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다가 5층 건물 낡은 단지 입구 옆 온갖 잡동사니가 늘어져 있는 귀퉁이에서 여자아이가 벌을 서는 것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한겨울에 어른용 큰 샌들을 신은 채 말이다다섯 살 유리였다몇 차례 더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오사무가 유리를 집으로 데려온다범죄신고 당하기 전에 돌려보내라는 노부요의 말을 듣고 데려다주러 함께 갔는데유리의 집에서는 부부싸움을 하는지 폭력을 휘두르는 소리가 났고 아이를 낳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노부요는 분노에 떨고 그런 엄마에게 맡길 수 없다며 데려오기로 결심한다유리를 씻겨주고 쇼타의 연습복 옷을 입히다가 화상자국을 발견하게 된다왜 이렇게 되었는지 물으니 유리는 넘어져서 그렇다고 대답한다그렇게 어린아이도 자신의 엄마를 나쁘게 말하기는 싫었나 보다유리는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서 노부요를 화나게 만들기도 하지만 조금씩 적응해간다그런데 언제까지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2개월이 넘어도 친부모는 경찰에 수색 의뢰는 물론 유리를 찾지도 않았다쇼타는 갑자기 식구가 늘자 기분이 묘해진다.

 


 이 집 단독 주택에는 80세의 하쓰에가 50년 전부터 살고 있었는데주변은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었다팔지 않고 이 집에서 떠나는 것을 거부했고 주변은 개발로 인해 사방이 온통 아파트가 되었다오사무와 노부요가 아들 며느리인가 했는데... 아네쨩오바쨩아니쨩... 이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별스럽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모두 남이었다핏줄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 서로 남남이 만나 가족을 이룬 것이었다여기에 집을 나와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키가 있다.

 



 아키는 친동생이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이유로 질투와 소외감을 느끼고 있던 중 하쓰에를 만나 이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또 하쓰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하카타로 이사를 하고 연락이 끊어졌다또 남편은 바람이 나서 하쓰에를 버리고 집을 나갔는데그 남편이 낳은 아들이 아키의 아빠였다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오사무어렸을 때 엄마로부터 상처받고결혼 후엔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온 노부요파친코에 간 부모에 의해 뜨거운 여름날 혼자 차 안에 있던 쇼타를 오사무가 데리고 와서 가족을 이루었던 것이다.

 



 세탁 공장에 다니고 있던 노부요는 어느 날 해고통지를 받게 된다절친이었던 동료 네기시와 둘 중에 하나는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사장의 말을 듣는데... 오사무가 공사장 인부로 일하던 중 다리를 다친 후 게으름으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 이런 날벼락같은 말이었다그런데 동료 네기시는 노부요에게 그만 두어달라고 말한다비밀을 지킬테니까노부요는 넥타이핀을 고객의 주머니에서 훔친 것을 들켰나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뉴스

행방불명이 된 여자아이의 뉴스.

노부요는 깜짝 놀라서 유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에 네기시와 타협을 한다.

  

 


 어느 날 하쓰에가 바닷가에 놀러 가자고 제안을 한다난생 처음 해수욕장에 간 쇼타와 링(유리)과 이들은 정말 가족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파라솔 아래 앉아 이들을 바라보며 하쓰에는 [고마웠습니다]라는 아무도 듣지 못한 인사를 하더니다녀와서 얼마 안되어 거짓말처럼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아키가 맨 처음 보았다.

 

 


그리고..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꼬이며 이 집 가족들에게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니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감춰졌던 사실도 드러난다장례식을 치르지 못하고 하쓰에를 마루밑에 묻는데... 죽은 사람의 연금을 찾아와서 기분이 들뜨고... 뭔가 일이 일어날 징조가 보이는 듯했다.

 

 


 어떤날쇼타가 자주 갔던 [야마토야]의 할아버지는 어느 날 네 여동생에게는 시키지 말라는 말을 듣게 된다그때부터 쇼타의 마음이 조금씩 변화가 있는 듯했다처음엔 유리가 이 집에 왔을 때 거부감을 느끼던 쇼타는 유리와 친남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이 들었다하루는 유리가 목마르다고 했는데 돈은 없고 그 슈퍼로 향한다문이 닫혀있어서 다른 슈퍼로 가서 물건을 훔치다가 종업원에게 들키고도망을 가고끈질기게 따라온 종업원과 정면으로 마주서고 도망칠 곳 없던 쇼타는 만만한 높이로 보이던 해자 언덕에서 뛰어내려 다리를 다치고 만다이 사건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그리고 이 가족을 모두 해체시켰다당연히 좀도둑질도 끝났다그건 다행이었지만.

 

 


 참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장면이 있었다다리를 다치고 6개월 만에 병원에서 나온 쇼타와 오사무가 노부요를 면회하고 나서 오사무가 사는 아파트에 갔다가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한다그날 밤 눈이 펑펑 내렸다한밤에 둘이서 눈사람을 만드는 장면이다쇼타는 그렇게 둘이서만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오사무와 쇼타서로의 가슴에 새겨질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그리고 다음 날쇼타를 버스 정류장에 데려다주며 배웅하는데쇼타를 부르며 버스를 쫓아가며 달리던 오사무는 어린아이처럼 목을 놓아 울고 만다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가던 쇼타는 오사무가 보이지 않게 되자그제서야 [아빠]라고 처음 불러보았다한번 만이라도 듣고 싶다고 오사무가 그토록 말했건만.

 

 


 이런 오사무의 모습이 의외여서 먹먹한 감동이었다아픔을 겪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인지쇼타만 두고 도망가려 했던 것이 부끄럽고 후회되어서 그랬을까집으로 돌아간다고 쇼타에게 말한 건 거짓말이었다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고누구도 그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었다한편 모든 것을 혼자 뒤집어 쓰기로 결심했던 노부요는 결국 구치소에 들어가게 되었다폭력으로부터 아이를 구해 가족을 만들었지만 자식을 버리고 상처를 준 사람들은 벌을 받지 않았다노부요는 쇼타에게 부모를 만나라고 권유했지만 거절했고유리는 부모에게 돌아갔지만 여전히 단지 밖 복도에서 놀고 있었고손등에는 다시 멍자국이 보였다.

 


 

 가족이란 무엇인가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법이라는 사회적 잣대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이 만비키 가족은 자신의 피붙이인 혈연관계의 가족들에게는 상처와 아픔만 받았다그래도 여섯 명이 가족이 되어 보냈던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주변 사람들은 평소에 이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다가 뉴스가 터지자 사방에서 몰려와 물밑을 내려다보듯이 들여다보았다소외된 계층의 사각지대를 살피고 사회복지가 골고루 미치는지 관심을 갖자고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로도 해석되었다일본 사회의 이야기지만 어느 나라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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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30 11: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극장에서도 보고 원작까지 챙겨 읽을 정도로 좋아 하는 작품입니다 고레다 감독 영화는 믿고 보면서 원작까지! 읽게 만들정도로 뭉클한 감동잔잔한 여운까지 있어서 좋아합니다 만삐끼 가족에서 아역의 연기가 넘 ㅎ현실적이여서 뭉클! 감독이 후기에서 촬영할때 아역 배우들의 감정 이입이 어른들에 비해 월등하다고 고레다 감독 작품중에 [걸어도 걸어도] 제일 좋아합니다 ^ㅅ^

모나리자 2021-08-31 14:53   좋아요 2 | URL
와우~그러셨군요! 역시! 영화 먼저 만들고 책을 썼나봐요. 영화로 봐도 잔잔한 감동을 줄 것 같아요. 키키 키린이 하쓰에 역할로 나왔나봐요. 영화 소개 잠깐 봤거든요. [걸어도 걸어도] 영화 좀 한가해지면 저도 보고 싶네요.
넷플릭스에서 자꾸 신규 콘텐츠 추천하면서 저를 유혹하고 있는데 아직 못 보고 있네요.ㅎㅎ
감사해요. 스콧님.~^^

새파랑 2021-08-30 1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름을 들어본거 같아서 검색해보니 본 작품은 없네요ㅜㅜ
키키키린 책에서 보고 낯이 익은거 같아요. 일본원서 독서라니 역시 모나리자님은 대단 👍

모나리자 2021-08-31 14:56   좋아요 2 | URL
네, 아직 번역본이랑 없는 것 같아요. <키키 키린의 편지>란 에세이를 작년에 읽었는데 저도 거기서 본 이름이더라구요. 영화감독에 소설도 쓰다니 참 능력자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래도 처음 보는 단어들이 나오더라구요. 공부가 되니 원서 읽기가 시간은 걸리지만 보람은 있어요.
감사합니다. 새파랑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