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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引き家族【映畵小說化作品】 (單行本)
是枝 裕和 / 寶島社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좀도둑 가족
이 작품을 쓴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영화감독이라고 한다. 소설도 쓰는 영화감독이라니. 이 작품에 대한 영화도 있다 하니 좀 한가해지면 보아야겠다. 이 작품은 좀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왜 좀도둑질을 하며 살아가야 했을까. 하나하나 밝혀지는 등장인물이 살아왔던 배경이 양파껍질 벗기듯이 드러나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하나같이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고 자식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었다. 장소가 되는 배경은 스미다가와(隅田川) 불꽃놀이가 자주 언급되고 있는 걸 보니 도쿄 시내 어디인 것 같다. 몇 해 전 일본 여행 때 숙소가 근처에 있어서 매일 스미다가와 위의 다리를 건너다녔다. 문득 그립다.
매주 수요일에는 단지에 있는 슈퍼에 가는 날이었다. 쇼핑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시바타(柴田)家의 가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다. 포인트도 3배로 주기 때문에 손님도 많고, 저녁 준비로 한층 바쁜 오후 5시를 노리는 것이었다. 그 날은 아침부터 2월 최저기온을 갱신할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오사무와 쇼타가 파트너가 되어 생활에 필요한 일용품이나 식재료를 훔치는 일이 그들에게 있어서는 [일] 이었다.
어느 날 오사무와 쇼타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다가 5층 건물 낡은 단지 입구 옆 온갖 잡동사니가 늘어져 있는 귀퉁이에서 여자아이가 벌을 서는 것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한겨울에 어른용 큰 샌들을 신은 채 말이다. 다섯 살 유리였다. 몇 차례 더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오사무가 유리를 집으로 데려온다. 범죄신고 당하기 전에 돌려보내라는 노부요의 말을 듣고 데려다주러 함께 갔는데, 유리의 집에서는 부부싸움을 하는지 폭력을 휘두르는 소리가 났고 아이를 낳지 말았어야 했는데, 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노부요는 분노에 떨고 그런 엄마에게 맡길 수 없다며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유리를 씻겨주고 쇼타의 연습복 옷을 입히다가 화상자국을 발견하게 된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물으니 유리는 넘어져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어린아이도 자신의 엄마를 나쁘게 말하기는 싫었나 보다. 유리는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서 노부요를 화나게 만들기도 하지만 조금씩 적응해간다. 그런데 언제까지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2개월이 넘어도 친부모는 경찰에 수색 의뢰는 물론 유리를 찾지도 않았다. 쇼타는 갑자기 식구가 늘자 기분이 묘해진다.
이 집 단독 주택에는 80세의 하쓰에가 50년 전부터 살고 있었는데, 주변은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었다. 팔지 않고 이 집에서 떠나는 것을 거부했고 주변은 개발로 인해 사방이 온통 아파트가 되었다. 오사무와 노부요가 아들 며느리인가 했는데... 아네쨩, 오바쨩, 아니쨩... 이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별스럽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모두 남이었다. 핏줄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 서로 남남이 만나 가족을 이룬 것이었다. 여기에 집을 나와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키가 있다.
아키는 친동생이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이유로 질투와 소외감을 느끼고 있던 중 하쓰에를 만나 이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또 하쓰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하카타로 이사를 하고 연락이 끊어졌다. 또 남편은 바람이 나서 하쓰에를 버리고 집을 나갔는데, 그 남편이 낳은 아들이 아키의 아빠였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오사무, 어렸을 때 엄마로부터 상처받고, 결혼 후엔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온 노부요, 파친코에 간 부모에 의해 뜨거운 여름날 혼자 차 안에 있던 쇼타를 오사무가 데리고 와서 가족을 이루었던 것이다.
세탁 공장에 다니고 있던 노부요는 어느 날 해고통지를 받게 된다. 절친이었던 동료 네기시와 둘 중에 하나는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사장의 말을 듣는데... 오사무가 공사장 인부로 일하던 중 다리를 다친 후 게으름으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 이런 날벼락같은 말이었다. 그런데 동료 네기시는 노부요에게 그만 두어달라고 말한다. 비밀을 지킬테니까. 노부요는 넥타이핀을 고객의 주머니에서 훔친 것을 들켰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뉴스…”
행방불명이 된 여자아이의 뉴스.
노부요는 깜짝 놀라서 유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에 네기시와 타협을 한다.
어느 날 하쓰에가 바닷가에 놀러 가자고 제안을 한다. 난생 처음 해수욕장에 간 쇼타와 링(유리)과 이들은 정말 가족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파라솔 아래 앉아 이들을 바라보며 하쓰에는 [고마웠습니다]라는 아무도 듣지 못한 인사를 하더니, 다녀와서 얼마 안되어 거짓말처럼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아키가 맨 처음 보았다.
그리고..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꼬이며 이 집 가족들에게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니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감춰졌던 사실도 드러난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하고 하쓰에를 마루밑에 묻는데... 죽은 사람의 연금을 찾아와서 기분이 들뜨고... 뭔가 일이 일어날 징조가 보이는 듯했다.
어떤날, 쇼타가 자주 갔던 [야마토야]의 할아버지는 어느 날 네 여동생에게는 시키지 말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때부터 쇼타의 마음이 조금씩 변화가 있는 듯했다. 처음엔 유리가 이 집에 왔을 때 거부감을 느끼던 쇼타는 유리와 친남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이 들었다. 하루는 유리가 목마르다고 했는데 돈은 없고 그 슈퍼로 향한다. 문이 닫혀있어서 다른 슈퍼로 가서 물건을 훔치다가 종업원에게 들키고, 도망을 가고, 끈질기게 따라온 종업원과 정면으로 마주서고 도망칠 곳 없던 쇼타는 만만한 높이로 보이던 해자 언덕에서 뛰어내려 다리를 다치고 만다. 이 사건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이 가족을 모두 해체시켰다. 당연히 좀도둑질도 끝났다. 그건 다행이었지만.
참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장면이 있었다. 다리를 다치고 6개월 만에 병원에서 나온 쇼타와 오사무가 노부요를 면회하고 나서 오사무가 사는 아파트에 갔다가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한다. 그날 밤 눈이 펑펑 내렸다. 한밤에 둘이서 눈사람을 만드는 장면이다. 쇼타는 그렇게 둘이서만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사무와 쇼타, 서로의 가슴에 새겨질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쇼타를 버스 정류장에 데려다주며 배웅하는데, 쇼타를 부르며 버스를 쫓아가며 달리던 오사무는 어린아이처럼 목을 놓아 울고 만다.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가던 쇼타는 오사무가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제서야 [아빠]라고 처음 불러보았다. 한번 만이라도 듣고 싶다고 오사무가 그토록 말했건만.
이런 오사무의 모습이 의외여서 먹먹한 감동이었다. 아픔을 겪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인지. 쇼타만 두고 도망가려 했던 것이 부끄럽고 후회되어서 그랬을까. 집으로 돌아간다고 쇼타에게 말한 건 거짓말이었다. 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고, 누구도 그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한편 모든 것을 혼자 뒤집어 쓰기로 결심했던 노부요는 결국 구치소에 들어가게 되었다. 폭력으로부터 아이를 구해 가족을 만들었지만 자식을 버리고 상처를 준 사람들은 벌을 받지 않았다. 노부요는 쇼타에게 부모를 만나라고 권유했지만 거절했고, 유리는 부모에게 돌아갔지만 여전히 단지 밖 복도에서 놀고 있었고, 손등에는 다시 멍자국이 보였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법이라는 사회적 잣대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이 만비키 가족은 자신의 피붙이인 혈연관계의 가족들에게는 상처와 아픔만 받았다. 그래도 여섯 명이 가족이 되어 보냈던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주변 사람들은 평소에 이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다가 뉴스가 터지자 사방에서 몰려와 물밑을 내려다보듯이 들여다보았다. 소외된 계층의 사각지대를 살피고 사회복지가 골고루 미치는지 관심을 갖자고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로도 해석되었다. 일본 사회의 이야기지만 어느 나라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