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두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스콜라철학과 후기 스콜라철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유대교의 지파로 시작한 그리스도교가 보편 종교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신앙을 이성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었습니다. 이 노력의 정점이 스콜라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콜라철학의 완성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추구하였습니다.
이성 즉 로고스는 신의 본성이기도하고 인간의 본성이기도 합니다. 요한복음 1장1절은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라고 합니다. 이것에 의하면 신은 로고스입니다. 인간은 신의 형상을 본따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간 역시 로고스를 본성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 첫 문장을 "모든 사람은 본성적으로 알고 싶어한다."로 쓰고 있습니다. 로고스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의 공통 성질입니다. 인간은 로고스 즉 이성을 사용하여 신의 본질을 알 수 있습니다. 스콜라철학이 이성을 통해 신앙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 바탕에는 이런 생각이 놓여 있습니다.
14세기, 후기 스콜라철학의 시대에는 로고스로 연결된 신과 인간의 결합이 점차 분리됩니다. 후기 스콜라철학을 대표하는 윌리엄 오컴은 이성은 인간에게만 관련된 것으로 인간의 특성이지 신의 특성이 아니라고 합니다. "신은 전능하기에 어떤 법에도 심지어 이성의 법에도 종속될 수 없다."고 합니다. 오컴에게 신의 본질은 자유의지를 발휘하는 전능함입니다. 인간과 신을 연결하던 로고스가 신과 단절됨으로써 인간 정신 또한 신과 분리됩니다. 인간 정신은 신으로부터 소외되어 혼자서 우주 속에서 불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신이 이성이 아니라면 인간 이성은 신과 연관될 수 없다. 중세 말에 신은 더 이상 인간의 중대한 이론적 주제가 아니게 되고, 이로써 인간은 신으로부터 분리된다. 이성은 다시 자신에게 적합한 대상들, 즉 자신이 그 안에서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영역들에 관여한다. 이러한 대상들은 무엇인가? 첫째, 인간 자신이다. 둘째, 당시 놀라운 질서가 발견되고 있었던 세계다." 『철학으로서의 철학사』 p232~3
인간의 이성은 더 이상 신을 알 수 없습니다. 이제 인간 이성은 인간 이성이 알 수 있는 대상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것은 인간 자신과 자연(세계)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와 자연과학의 발전이 예고된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컴은 근대 과학의 선구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후기 스콜라철학에서 신앙은 의지주의를 강조합니다. 신앙은 따져묻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신에 대한 이성적 사유를 폐기하고, 즉 토미즘을 반대하고 아우구스티누스주의를 받아들입니다. 이런 신앙의 태도는 종교개혁기의 루터에게 이어집니다.
스콜라철학에서 후기 스콜라철학까지의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중세철학 내내 이어진 세 가지 주제에 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천지창조와 보편개념 그리고 로고스입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보편개념 논쟁입니다. 보편개념 실재론과 보편개념 명칭론으로 나뉘어 대립하였습니다. 스콜라철학의 전성기에는 보편개념 실재론이 후기 스콜라철학 시기에는 보편개념 명칭론이 우세하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온건한) 보편개념 실재론자이고 윌리엄 오컴은 보편개념 실재론을 폐기하고 보편개념 명칭론을 주장하였습니다. 보편개념 명칭론은 수학을 도구로 자연을 탐구하는 근대과학의 문을 열었습니다.
"오캄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연에서 보편자들의 현존을 전적으로 부정했다. 보편자들은 오로지 정신의 창조물이자 마음의 창조물이다. 용어들은 말소리들이다. 이 용어들은 사물들을 위한 기호들일 뿐이며, 사물들의 다수성에 대한 정신적 대체물이다. 용어들은 관습들이 아니라 자연의 기호들이다. 사물들은 그것들에 대한 우리의 개념들을 통해 이해되며, 이러한 개념들은 보편적이다. 한 개별자를 알기 위해 우리는 보편자, 즉 이데아에 대한 앎에 의지해야 한다. 오캄의 입장에서 보편자들을 단지 기호들로만 이해한다면, 앎은 상징적인 것이 된다. 오캄은 위대한 포기를 고안한 사람이다. 즉 인간은 사물들의 소유를 포기하고 사물들의 상징들과만 함께 있게 될 것이다. 이로써 상징들의 사용에 기반을 둔 수학적 지식이 가능해지고 유명론 학파들, 특히 파리의 유명론 학파로부터 유래한 근대의 자연 과학이 가능해질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과 중세의 자연학은 운동과 원인들 자체를 이해하고자 했으나 근대의 자연과학은 운동과 원인들에 관한 수학적 상징들에 만족한다. 갈릴레오에 의하면, 자연의 책은 수학적 기호들로 쓰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운동 중의 변화량을 측정하는 자연과학을 갖게 될 뿐, 운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앎은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 『철학으로서의 철학사』 p228~9
다음주는 송명이학 즉 성리학에 관해 공부합니다.
책에는 별 내용이 없으니 강의를 들으시기 바랍니다.
<세계의 모든 철학> p 274~8
<2012 강유원의 서양 철학사> 파일 26~28
파일 26 : 송명이학의 성립배경
파일 27 : 주희와 사서
파일 28 : 조선 성리학
강의 필사본 사이트 링크하니 참고하십시오.
http://sootax.co.kr/category/%EA%B0%95%EC%9D%98%EB%85%B8%ED%8A%B8/%EC%84%9C%EC%96%91%EC%B2%A0%ED%95%99%EC%82%AC%20%7C%202012%E5%B9%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