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음 子音

 

혼자서는 소리를 낼 수 없는 자식 소리, 子音은 19개다. 음절의 초성과 종성에 올 수 있고 중성에 오는 母音 즉 엄마 소리에 기대어야만 소리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순수한 자음은 인간의 발음 기관으로는 어떻게 해도 소리를 내어 볼 수가 없다. 가장 순음에 가까운 것이 모음 'ㅡ'를 붙여 읽는 방식이라 한다. 'ㅂ'은 〔브〕, 'ㄷ'은 〔드〕, 'ㄱ'은 〔그〕 등등.  〔비읍〕, 〔디귿〕, 〔기역〕이 아닌 것은 아실 것이다. '비읍'은 'ㅂ'에 붙인 이름이지, 그 소리값이 아니다.

 

 

 

자음은 " 목, 입, 혀 따위의 발음 기관에 의해 구강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는 따위의 장애를 받으며 나는 소리. 자음은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는데, …" 라고 길게 정의되어 있다.

 

 

자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대해 알아 보아야 한다. 공기의 흐름이 어느 위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방해를 받느냐에 따라 19개의 특징적인 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단, 애매한 것이 있는데 자음을 장애음으로 규정할 때 안울림소리에만 해당하는 것인지 울림소리도 장애음으로 넣는 것인지가 명확치 않은 것 같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모두 포함하는 개념인 것 같고, 표준 발음법 9항의 해설을 보면 장애음과 공명음으로 구분하고 있다.

 

 

 

2. 자음 체계표

 

 

자음은 조음 위치와 조음 방법에 따라 1차적으로 분류되며, 그 중 안울림 소리는 다시 소리의 세기에 따라 평음, 경음, 격음으로 2차 분류된다.

 

조음 위치는 다섯 군데인데, 자음 체계표의 가로 항목에 해당한다. 그전에 전체 조음 기관의 모습에 대해 간단히 알아 보자.

 

 (ref: 출처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그림) 

 

흔히 '목청껏' 이란 말을 쓴다. 그 목청이 9번의 목청 즉 성대이다. 폐에서 나온 공기가 기도와 목청을 통과하여 구강이나 비강으로 나오는 소리가 음운이다. 목청을 통과한 공기는 입술과 혀 등의 구강 하층부 (2,6,7,8)와 구강 상층부(2,3,4,5)의 상호 작용에 의해 그 흐름을  방해 받는데,  그 위치에 따라 그리고 어디로 최종 소리가 나오느냐에 따라 다양한 자음이 생성된다.

 

 

3. 조음 위치

 

 

양순음은 두 입술 사이에서 나는 소리다. 'ㅂ,ㅃ,ㅍ' 파열 방식으로, ''는 비강으로 소리가 나온다.  

 

치조음 혀끝과 윗잇몸이 닿아서 나는 소리다. 'ㄷ,ㄸ,'는 파열 방식, ''는 비강으로, ''는 공기가 혀의 양 옆으로 흘러 나온다. 'ㅅ,ㅆ' 마찰 방식이다.  

 

경구개음은 혓바닥이 경구개에 닿아서 나오는 소리로 파찰 방식으로 조음되는 'ㅈ,ㅉ,'가 있다.

 

연구개음은 혀의 뒷부분과 연구개 사이에서 나는 소리다. 'ㄱ,ㄲ,' 파열 방식으로, ''는 비강으로 나온다.  

 

후두음은 성대를 마찰시켜 나오는 소리로, '' 이다.

 

자음 체계표를 보며 〔브〕〔쁘〕〔프〕〔므〕로 소리를 내어 보면 입술에서 소리가 난다는 것이 느껴진다. 차례차례 다른 자음들도 혀가 어디에 부딪히는 지에 주의를 집중하고 소리를 내어 보면 ,조음 위치에 따라 어떤 자음이 오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음운을 공부하는 기초적이고도 효율적인 방법은 촉각에 주의를 기울이고 크게 소리를 내어 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외우려고 덤빌 필요가 없다.

 

 

4. 조음 방식

 

조음 방식은 자음 체계표의 세로 항목에 해당한다. 역시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그 중 세 가지는 안울림 소리이고, 두 가지는 울림 소리다. 

 

 

파열음은 터져 나오는 소리로 'ㅂㅃㅍ/ㄷㄸㅌ/ㄱㄲㅋ' 가 있다. 마찰음은 공기가 비비적 거리며 빠져 나오는 소리로 'ㅅㅆ/ㅎ'가 있다. 파찰음은 비비다가 터지는 소리로 'ㅈㅉㅊ'가 있다. 이 자음들은 모두 목청이 울리지 않는 안울림 소리다.

 

 

모든 모음은 울림소리이다. 자음은 일반적으로 안울림소리로 분류하는데 예외적으로 비음과 유음은 울림소리다.  울림소리란 '목청이 떨며 울리는 소리'를 말한다.

 

 

비음 중 'ㅁ'은 양순, 'ㄴ'은 치조, 'ㅇ'은 연구개의 위치에서 소리가 만들어 지지만, 조음 방식으로는 모두 입안의 통로를 막고 코로 공기를 내보내며 내는 소리다.  비음은 조음 위치가 동일한 파열음과 대응을 이루고 있으며, 비음화라는 자음 동화 현상을 이끌어 낸다.

 

유음은 흐름소리다. 공기가 혀의 양끝으로 흘러간다. 조음 위치 상으로는 치조음에 속한다. 'ㄹ'의 조음 위치는 'ㄴ'의 조음 위치와 인접하므로 'ㄴ'과 'ㄹ'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유음화, 비음화 현상을 일으킨다.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은 각각 소리가 나올 때 발음기관의 긴장도에 따라 예사소리(평음), 된소리(경음), 거센소리(격음)로 세기가 강해진다. 음운 환경에 따라 각각의 예사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로 바뀌는 음운 변동이 일어난다.

 

'ㅎ'은 평음이나 격음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후음은 한 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ㅎ'은 다른 자음과 만나면 예사소리를 거센소리로 바꾸어 주는 등 음운변동에서 독특한 역할을 한다.

 

 

5. 자음 체계표를 외워보자 !

 

자음도 여러번 연습하면 모음처럼 굳이 외우지 않아도 체계표에 따라 자연스럽게 19개의 자음을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모음처럼 쉽지는 않다. 나는 그랬다. 처음에는 여러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는 암기 방식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EBSi 고1 문법 총정리 선생님의 방식은 " 바다가/자/서해/물놀이/랑" 이다.

 

 

자음 체계표는 앞으로 하나씩 공부할 음운의 변동에 필수적인 분류표이다. 음운환경의 조성이나 그에 따른 음운 변동은 조음 위치와 조음 방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동일한 조음 위치에서 발음하는 것이 쉽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조음 위치를 가진 자음이 만나게 되면 약한 자음이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자음의 위치로 이동하여 소리를 낸다. 따라서 어떤 자음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지는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기초 중의 기초이다.

 

 

6. 포인트 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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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미 2023-03-0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도하는 학생들 볼 수있게 블로거 포스팅 가능할까용? 출처는 밑에 달아놓을게요///

말리 2023-03-1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사용하십시오. 그런데 저는 국문학 전공 아니고 개인적으로 공부하며 정리한 글입니다. 정확한지는 모릅니다. ^^:;
 

1. 말이 먼저? 글이 먼저? 

 

물론 말이 먼저이다. 말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표준 발음법을, 글을 정확하게 쓰기 위해서는 맞춤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현재 이 '정확'을 결정하는 주체는 국립 국어원이다.

 

 

한국어 어문 규범 사이트의 네 영역 중 첫 번째가 한글 맞춤법이다. 국립 국어원은 말보다 글을 먼저 배치해 놓았다. 두 번째에 나오는 표준어 규정이 말 즉 발음에 관한 내용이다.

 

 

 

한글 맞춤법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한글 맞춤법은 " (...) 음성 언어인 표준어를 표음 문자인 한글로 올바르게 적는 방법이다." 올바른 한글 사용을 위해서는 먼저 표준어에 관해 알아야 한다는 말이겠다. 그럼 표준어를 찾아 가도록 하자.

 

표준어 규정은 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과 제2부 표준 발음법으로 나뉜다.

 

사정은 "조사하거나 심사하여 결정함" 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떻게 결정하였는지 알아 보자.

 

제1항은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이다.

 

교양은 차치하고라도 지방출신인 나는 일단 표준어에 매우 취약한 환경에서 자랐다.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처음 상경했을 때 서울말은 귓가에 와닿는 것만으로도 스멀스멀 가려운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하여튼 표준어는 음성 언어 - 말이다. 한글은 글 - 문자이다. 말이 먼저이고 글이 나중이라는 것은 표준어를 기반으로 한글 맞춤법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교양있는 서울말을 어떻게 해야 잘 구사할 수 있을까? 그 세부적인 규정이 바로 제2부 표준 발음법이다.

 

  

2. 표준어의 도구, 음운  

 

 

교양있는 서울말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음과 모음에 관한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 이 카테고리의 글을 시작할 때 썼던 <문법0. 국어 문법을 공부한다고요?>에서 정리한 것처럼 '한글 자모'와 '표준어 자음과 모음'은 다르다. 같으면서도 다르다고 해야 할까?

 

자모(字母)는 직역하자면 한글이라는 문자의 엄마 즉 낱낱의 글자이고, 표준어 자음과 모음은 말 그대로 소리다. 자음(子音)은 자식 소리, 모음(母音)은 엄마 소리다. 모음과 자음은 음운을 구성을 하는 주요 요소로 표준 발음법의 기초가 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문법1. 음운과 음절>에서 정리하였다. 음운의 정의는 다시 상기해 보자면 "말의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이다.

 

 

3.  모음 母音

 

모음은 "성대의 진동을 받은 소리가 목, 입, 코를 거쳐 나오면서, 그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거나 하는 따위의 장애를 받지 않고 나는 소리" 이다.  모음은 '1. 울림 소리, 2. 비장애음' 이다. 이에 반해 자음은 '1. 안울림 소리(예외 있다) 2. 장애음' 이다.

 

 

모음은 단모음과 이중모음으로 나뉜다. 단모음은 하나의 소리이므로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나오는 소리인데 반해, 이중모음은 두 개의 모음이 연이어 하나의 모음처럼 발음되므로 짧은 순간에 입술의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변하여 나오는 소리이다. 

 

단모음 10개, 이중모음 11개, 모음은 총 21개다. 이중모음은 반모음(특정 단모음을 스치듯 짧게 반만 발음)과 단모음의 결합이므로, 모음의 기본은 단모음이다.

 

 

4. 단(單)모음

 

 

단모음 표라는 것이다. 복잡해 보이는데 생각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감각을 혀 끝에 집중시키면 자연스럽게 이 표의 단모음들을 지각할 수 있다. 굳이 이상한 말을 만들어 무조건 외워야 될 필요도 없다. 예를 들면 "키위제외해 그거나주소" 같은 말들이 유행한다. (자음을 제외하고 모음만 연결하면 위의 단모음표가 된다.) 

 

단모음 10개는 세 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나누어 진다. 혀의 앞뒤(前後) 위치와 혀의 높낮이(高低), 그리고 입술 모양이다. 혀의 앞뒤 위치는 '혀의 위치'로, 혀의 높낮이는 '개구도'로, 입술 모양은 '원순성'으로 항목의 이름을 붙였다.  

 

(ref: 천재교육)

 

첫 번째 분류는 혀의 앞뒤 위치를 기준으로 단모음을 후설모음과 전설모음으로 나누는 것이다.  후설모음은 "혀의 정점 (주로 혀끝이 된다)이  입 안의 뒤쪽에  위치하여 발음되는 모음" 이다. '뒤쪽'이라 함은 그림과 같은 위치이고, 입천장을 기준으로 보면 혀가 여린 입천장 정도까지 뒤로 물러난다. 후설 모음이란 명칭이 붙는 것은 이 때문이다.

 

(ref: 천재교육)

 

전설 모음은 혀가 조금 더 앞으로 놓여진다. 입 천장을 기준으로 보면 센입천장 위치 정도가 된다. 전설이라고 해서 혀가 입술 가까이 쑥 나오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분류의 기준은 혀의 높낮이다. 혀의 위치를 상,중,하로 나누어 고모음, 중모음, 저모음이라고 분류한다. 그런데 혀의 높낮이는 결국 입을 벌리는 정도에 달려 있다. 입을 점점 크게 벌릴수록 혀는 아래로 내려간다. 그래서 개구도(開口度)라고도 한다.

 

세 번째 분류 기준은 입술의 모양이다. 원순 모음은 입술을 동그랗게 하여 내는 소리이다. 쪽하고 뽀뽀할 때 입술 모양이다. 'ㅜ, ㅗ, ㅟ, ㅚ' 로 4개의 모음이 있다. 평순 모음은 입술이 평평하게 벌어지는 나머지 6개의 모음이다.

 

이제 10개의 단모음을 이 기준에 따라 각각 분류해 보도록 하자.

 

 

5. 후설(後舌) 모음

 

 

후설 모음의 기준 모음은 'ㅡ' 이다. 후설 중 혀의 위치가 가장 높다. 즉 입을 가장 적게 벌리고 발음한다. 세종대왕의 제자 원리에서 땅을 상징하는 모음이다.

 

이제 〔으. 으. 으〕 하고 발음해 보자. 거울을 보며 직접 크게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좋다. 혀끝이 즉 혀의 정점이 어디쯤 오는지 느껴지시는가?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입을 조금 더 크게 벌린다. 〔어〕 라는 소리가 난다. 'ㅓ'라는 모음을 의식하지 않고 입만 벌려도 〔어〕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자 이제  최선을 다해 입을 더 크게 벌려 보자.  〔아~〕가 들린다.  입 크기를 연속하여 벌여 보면 〔 으 → 어 → 아〕 로 소리가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놀랄 때 〔어.어.어 .. 〕하다가 〔아.아.악〕 하는 것도 놀람의 강도에 따라 입이 더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면, 혀를 뒤쪽에 놓고 입을 조금씩 더 크게 벌리면 후설 모음의 분류 대로  "ㅡ → ㅓ → ㅏ"가 된다. 세종대왕께서 이 원리를 아시고 훈민정음을 창제하셨으니 당연히 이렇게 발음이 되어야 한다. 무엇 때문에 억지로 외우겠는가? 입만 벌리면 되는데.

 

여담 하나. 경상도 사람들은 〔으〕와 〔어〕를 구분 못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조카 중에 성희도 있고 승경도 있는데, 나는 성희도 〔승히〕라고 한다. 승희와 승경이 된 셈이다. 왜 이 발음이 똑같이 나오는지 몰랐는데, 지금 보니 혀의 높낮이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성희야 이제 〔성히〕라고 불러 줄께 ^^

 

 

6. 전설(前舌) 모음

 

 

이번에는 전설 모음을 발음해 보자. 후설 모음의 'ㅡ'에 상응하는 것이 전설 모음의 'ㅣ'라고 생각하자. 엄밀히 말하면 조금 다르지만 큰  틀에서 그렇게 생각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세종대왕에 의하면 'ㅣ'는 사람을 상징한다.

 

먼저 전설 모음 〔으〕를 소리내 보고 이어서 〔이〕를 소리내어 보면 혀끝이 조금  앞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느껴진다. 그림을 보면 위쪽으로는 단단한 입천장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가 '이'의 조음 위치다.  후설 모음 때와 마찬가지로 그 위치에서 입을 조금 더 벌려 보자. 〔에〕 소리가 난다. 나야 한다. ^^;; 한껏 더 벌리면 〔애〕로 소리가 바뀐다. 연속적으로 반복해서 입의 크기를 조절해 보면 점점 더 확실하게 소리의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이 → 에 → 애 / 이 → 에 → 애 / 이 → 에 → 애 ... 〕 외우지 않아도 이렇게 발음이 된다.

 

 

7. 원순(圓脣) 모음

 

 

원순 모음에는 후설 모음에 속하는 것과 전설 모음에 속하는 것이 있다. 일단 후설 모음부터 시작하자. 후설 모음이 더 기본적인 모음이다.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어 〔우〕를 발음해 보자. 조금 더 크게 벌리면 〔오〕가 된다.  더 크게 벌리려고 하면 입이 옆으로 벌어지면서 즉 평평해 지면서 〔아〕가 된다. 그래서 원순 모음에는 고모음과 중모음만 있다.

 

원순 모음 중 전설 모음도 발음해 보자. 혀를 'ㅜ' 위치에서 조금 더 앞쪽으로 내밀어 보자. 〔위〕 소리가 나온다. 그 위치에서 입을 조금 더 크게 벌리면 이번에는 〔외〕가 된다.  'ㅟ'와 'ㅚ'는 소리를 내는 중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고정하여 발음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모음이다. 그런데 현대에는 단모음으로 발음하지 않고 입술을 움직여 이중 모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두 단모음은 발음을 이중으로 하는 것도 허용한다.

 

 

8. 단모음 종합

 

(ref: 천재교육)

 

인터넷에는 이렇게 그려놓은 것들도 많이 있는데,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역삼각형으로 그려진다. 가장 입을 크게 벌리면 후설에서 시작하든 전설에서 시작하든 심지어 원순에서 시작해도 최종적으로는 후설-저모음-평순모음인 〔아〕 로 수렴이 되기 때문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후설 모음과 전설 모음의 모양 즉 기호를 비교해 보자. 기본 모음인 'ㅡ'와 'ㅣ'를 제외하면 재미있는 특징이 보인다. 후설 모음에 'ㅣ'를 하나 더하면 대응되는 위치의 전설 모음이 된다. 한글은 이렇게 체계적으로 만든 문자다.

 

 

9. 반(半)모음

 

이중 모음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반모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이중모음은 반모음과 단모음이 결합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반모음은 홀로 쓰이지는 않는다.그래서 전체 모음의 숫자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반모음에는 두 종류가 있다.

 

  

 

반모음 'ㅣ' 와 반모음 'ㅗ/ㅜ' 이다.  반모음 'ㅗ/ㅜ' 는 양성 단모음과 결합하느냐 음성 단모음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ㅗ' 혹은 'ㅜ'가 쓰인다. 모음조화로 볼 수 있다. 'ㅣ'는 원래 중성 모음이다.

 

 

 

반모음은 짧게 스치듯이 발음한다. 말 그대로 하면 반만 발음한다. 사전에는 "모음과 같이 발음하지만 음절을 이루지 못하는 아주 짧은 모음" 이라고 되어 있다.

 

 

10. 이중(二重) 모음

 

 

 

이중 모음은 전설 이중모음과 원순 이중모음으로 나뉜다. 전설 이중모음은 반모음 'ㅣ'와 단모음이 결합한 것이고, 원순 이중모음은 반모음 'ㅗ/ㅜ'와 이중모음이 결합한 것이다. 'ㅣ'가 전설 모음이고, 'ㅗ/ㅜ'가 원순 모음이어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반모음과 단모음이 결합할 때 반모음이 먼저 오기 때문에 첫 소리는 반모음이 짧게 나고 끝소리는 단모음이 길게 난다.

 

 

전설 이중 모음부터 소리내어 익혀 보자. 반모음 'l'와 결합할 수 있는 단모음은 후설 모음의 'ㅓ·ㅏ ·ㅜ ·ㅗ' 와 전설모음의 'ㅔ·ㅐ'로 총 6개이다.

 

이중 모음 'ㅕ'를 연습할 때 처음에는 단모음 〔이〕와 단모음 〔어〕를 또박 또박 발음해 보고, 그 다음부터 앞의 단모음 〔이〕를 점점 짧게 발음하면서 〔어〕를 연이서 발음하면, 결국 〔이···어··· → 이··어··· → 이·어··· → 이어··· → 여〕로 소리가 변하면서 하나의 이중모음이 됨을 알 수 있다.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하면 입모양이 확실히 변하는 것이 보인다.

 

이중모음의 특징은 한번 발음을 한 후 그 상태에서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고정시킨 채 그 이중모음을 되풀이 소리낼 수 없다는 것이다.  〔여〕를 한번 발음한 후 그 상태에서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연이어 〔여〕를 소리내려고 해 보자. 소리가 얼어 붙은 듯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중모음은 첫소리와 뒷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입술 모양이나 혀의 위치가 바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단모음과의 차이다. 단모음 〔어〕는 한 번 발음한 후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그 상태에서 그대로 몇 번이고 소리를 낼 수 있다.

 

 

반모음 'ㅗ/ㅜ'와 결합 가능한 단모음은 후설 모음의 'ㅓ·ㅏ' 와 전설 모음의 'ㅔ·ㅐ' 로, 총 4개다. 반모음  'ㅗ/ㅜ' 자체가 원순 모음이기 때문에 단모음의 원순 모음과는 결합하기 힘들다.

 

단모음 중 'ㅓ'와 'ㅜ'는 음성 모음이다. 반대로 'ㅏ'와 'ㅗ'는 양성 모음이다. 개구도가 더 크고 밝고 산뜻하게 들리는 모음이 양성 모음이다. 우리 문법에는 모음 조화라는 것이 있다.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린다. 현대 음운에서는 많이 사라졌다는데 의성어나 의태어에 아직 남아 있는 것이 많다. 깡총깡총 -껑충껑충, 도란도란 -두런두런 등의 단어에서 모음들의 어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중 모음을 만들 때도 모음 조화가 적용된다. 양성 모음은 양성의 반모음 'ㅗ'와 음성 모음은 음성의 반모음 'ㅜ'와 결합한다. 그래서 반모음은 3가지가 아니라 'ㅣ'와 'ㅗ/ㅜ' . 이렇게 2가지인 것이다.

 

단모음 'ㅓ'와 'ㅔ'는 음성 모음이기 때문에 앞에 반모음 'ㅜ'가 결합하여 이중모음 'ㅝ'와 'ㅞ'를 만들고, 단모음 'ㅏ'와 'ㅐ'는 양성 모음이기 때문에 반모음 'ㅗ'가 결합하여 이중모음  'ㅘ' 와 'ㅙ'를 만들었다.

 

 

이중 모음 'ㅢ' 는 분류에 대한 논란이 있다. 자료에 따라 분류가 다르다.  한국어 어문 규범의 표준 발음법에 따르면 'ㅢ'는 반모음 'ㅣ'로 끝나는 이중 모음이다. 여기서는 EBSi의 강의에 따라 기타로 분류하였다. 실제 발음에서 'ㅢ'는 〔의〕〔이〕〔에〕 등 둘 이상으로 발음할 수 있다. 

 

 (ref : 표준어 규범,  2부 표준 발음법 5항 해설)

 

 11. 포인트 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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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2-06-2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진짜 너무 상세하게 잘 정리해놓으셨어요.. 지나가다가 잘 보고 갑니다
 

한글은 표음 문자다. 표음 문자는 '말소리를 그대로 기호로 나타낸 문자' 이다. 참고로 여기에서 사용하는 사전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다. (https://stdict.korean.go.kr/main/main.do)

 

그런데 한글은 음소 문자라고도 한다. 음소 문자란 '표음 문자 가운데 음소 단위의 음을 표기하는 문자' 이다. 한글은 표음 문자의 일종인 음소 문자인 것이다. 풀이하면 한글은 소리를 나타내는 기호인데, 기호의 단위가 음소이다. 그렇다면 국어 문법의 시작은 음소일 수밖에 없다.

 

 

1. 음소(音素)란?

 

먼저 음운에서 시작하자. 음소는 음운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음운의 개념은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이다. '말의 뜻을 구별' 한다는 것은 둘 이상의 말이 별개의 말이란 것이다. 별개의 말이 되려면 최소한 무엇이 달라야 할까?  그 첫 번째가 음운 즉 소리이다.

 

 

남과 님은 분명히 뜻이 다른 말이다. 이런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 님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는 언어의 유희는 정확히 말하면 'ㅣ' 라는 모음을 'ㅏ' 라는 모음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모음 한 개가 생면부지의 남을 꿈에도 잊지 못할 님으로 뒤바꾸어 놓았다. 물불 안가리고 덤비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그런데 물과 불은 확연히 다른 물질이다. 단지 'ㅁ'을 'ㅂ'으로 바꾸기만 하면 180도 성격이 다른 상극의 물질이 된다. 자음 딱 한개가 말 뜻을 바꾼 것이다.

 

모음과 자음은 정의에 의하면 '소리'이다. 소리 중에서도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최소 단위의 소리이다. '소'는 'ㅅ'과 'ㅗ'로 쪼갤 수 있지만 'ㅅ'이나 'ㅗ'는 더 이상 쪼갤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소리의 최소 단위를 음소 音素라고 한다. 한글의 음소는 모음과 자음이다. 다른 말로 분절 음운이라고도 한다. 소리 마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말의 뜻을 구분해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인 음운에는 음소 이외에 운소라는 것이 있다. 음운은 음소와 운소의 복합 개념이다. 운소는 한글에서는 소리의 길이(장단)를 의미한다.

 

말〔말:〕과 말〔말〕이 있다. 앞의 말은 言이고, 뒤의 말은 馬이다. 길게 발음하는 것으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짧게 발음함으로써 동물 말을 각각 구별해 준다. 운율적인 특징으로 말의 뜻을 분화시키기 때문에 운소韻素라고 한다. 다른 말로 비분절 음운이라고 한다. 소리의 마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자면, 한글의 음운은 모음, 자음, 소리의 길이로 이루어져 있다. 국어 문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음운의 변동'은 음운 환경을 들러 싼 모음과 자음의 변화에 관한 규정이다. 음운환경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서는 음절에 대한 기초적 개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물론 모음과 자음의 종류 및 제자 원리 등에 대해 먼저 공부해야 하지만 내용이 많으므로 다음 글로 미루고 음절에 대해 짧게 정리하며 마치려 한다.

 

 

2. 음절이란 ?

 

 

음절은 딱딱 끊어지는 하나의 소리 마디이다. '모음' 은 '모'와 '음'으로 소리가 분절되어 나온다. '소리'는 '소'와 '리'라는 2개의 음절로 발음한다. '강아지'는 3음절, '텔레비전'은 4음절이다. 이 정도의 예시를 보면 음절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와 닿을 것이다.

 

하나의 음절은 모음과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모음만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자음만으로 음절이 구성될 수는 없다. 모음은 母音 즉 엄마 소리인데, 자음은 子音 즉 자식 소리라는 명칭 자체가 그것을 의미하고 있다. 엄마는 자식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자식은 엄마 없이는 존재가 불가능하다. 모음은 홀로 음절을 구성할 수 있지만 자음은 모음 없이는 절대로 음절 구성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한글의 음절은 모음과 자음의 조합이 다양하며, 각각의 자리가 정해져 있다. 음절에는 3개의 자리가 있다. 그것을 초성(첫소리), 중성(가운뎃소리), 종성(끝소리) 이라고 한다. 이 세 자리 중 중성은 모음의 자리이다. 엄마가 가운데 딱 중심을 잡고 있다. 그 앞뒤로 즉 초성과 종성의 자리에는 자음이 위치한다. 그런데 엄마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자식은 없어도 되고, 하나이든 둘이든 상관없다. 초성과 종성에 모두 자음이 와도 되고, 그 중 하나에만 와도 되고. 하나도 오지 않아도 음절 구성은 가능하다. 초성에 오는 'o'은 음가를 가진 자음이 아니다. 빈 자리를 메운 동그라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절이 모여서 단어를 만들고, 단어와 단어가 구를, 그리고 문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한글 문장의 구조이다. 이때 앞 음절과 뒤 음절이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즉 자음과 자음이 만나느냐 자음과 모음이 만나느냐 혹은 모음과 모음이 만나느냐 그리고 어떤 성질을 가진 자음 혹은 모음이 만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음운 환경이 조성된다. 이 음운 환경에 따라 구개음화라든가 비음화 전설모음화 등등의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음운의 변동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모음과 자음의 종류 그리고 그 성질에 대해 알아 보아야 한다. 

 

 

3.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것에는 음운만 있을까?

 

다음글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짚어만 볼 것이 있다. 앞에서 음운의 정의는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임을 보았다. 여기서 '소리'에 주목해 보자. 이 정의는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가장 작은 단위가 '소리'인 경우를 음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소리가 아닌 다른 단위도 말의 뜻을 구별해 줄 수 있을까?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형태소이다.

 

 

형태소는 단어 그 자체인 경우도 있고, 단어를 구성하는 어간과 어미, 어근과 접사 등 일 수도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품사'를 공부할 때 정리하도록 하겠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먹다에서 활용되어 쓰이는 먹자와 먹어라를 비교해 보자. 

 

'먹자'는 먹을 것을 권유하는 의미이고, '먹어라'는 먹을 것을 명령하는 의미이다. 먹는다는 기본 동작은 같지만, 권유와 명령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때 두 말의 차이는 '먹'에 있지 않고, '자'와 '어라'에 있다.  '먹'은 '먹다'라는 동사의 기본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어간이라고 하고, '자'와 '어라'는 이 어간 끝에 붙어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여 어미라고 부른다.  이런 어간과 어미 등의 단위를 형태소라고 한다. 어떤 형태소가 결합하는 가에 따라 말의 의미가 달라지므로, 형태소를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라고 정의한다. 

 

 

4. 오늘의 포인트 기출

ref : EBSi 고1 국어 미리 보기 -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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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글은 몇 자 일까?

 

세종대왕은 '스믈여듧字' 를 만드셨는데, 그 중 네 글자가 소멸하여 현재는 24자만 쓰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국립국어원의 한국어 어문 규범 중 '한글 맞춤법' 제2장 제4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나다라마바사아 ... "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난다. 사실 국민학교 출신이지만, 1941년 '국민학교령'에 의해 황국신민을 키운다는 의미로 사용된 국민학교란 명칭이 1996년에서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부터는 차마 국민학교란 말을 쓸 수가 없다. 해방 이후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이끌어 온 모든 사람들에게 'XXX!'라고 욕을 퍼붓지 않을 수가 없다.  국민학교는 사무치게 수치스럽고, 초등학교는 나의 기억에 없으니 6년간의 소년시절이 허공에 떠버린 셈이다.  여하튼 한글을 깨우칠 때 맨 먼저 외웠던 24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24자로 우리말을 모두 표기할 수도 없고, 발음할 수도 없다. 붙임1에서도 그렇게 밝히고 있다. 

 

 

한국어 어문 규범에는 내용상 한글 맞춤법과 대응되는 표준어 규정이 있다. 여기에 나오는 자음과 모음의 수는 40개이다.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정리를 해보자면 한글 맞춤법의 관점에서 '한글 자모의 수'는 24자이고, 표준 발음법의 관점에서 '표준어 자음'은 19개,  '표준어 모음'은 21개로 합치면 40개이다. 24자와 40개의 차이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단서는 자모와 음소(자음과 모음)에 있는 것이 아닐까? 

 

자모는  " 『언어』 음소 문자 체계에 쓰이는 낱낱의 글자" 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에 반해 자음은 "『언어』 목, 입, 혀 따위의 발음 기관에 의해 구강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는 따위의 장애를 받으며 나는 소리" 이고 모음은 "『언어』 성대의 진동을 받은 소리가 목, 입, 코를 거쳐 나오면서, 그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거나 하는 따위의 장애를 받지 않고 나는 소리" 이다.

 

요약하면 자모는 '글자' 이고, 자음과 모음은 '소리' 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이제껏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처럼 자모는 자음과 모음을 줄인 말이 아니라, 전혀 별개의 단어이다. 한자도 다르다. 자모는 字母이고, 자음은 子音, 모음은 母音이다. 자모의 字와 자음의 子는 다르다. 이런 기초적인 것도 몰랐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정리하면 한글의 자모는 24자이고, 음소는 40개이다. 음소 중 자음은 19개, 모음은 21개이다. 그래도 표음 문자인 한글은 결국 '자모'나 '자음과 모음' 이나 같은 것이 아닌가?

ㅎ ;;  여하튼 한글 맞춤법 4항의 24자와 붙임1을 합치면 표준 발음법 2장의 40개가 되는 것은 맞다.

 

 

 

2. 한국어 어문 규범은 왜?

 

몇 년 전부터 역사 공부를 하며 EBSi 방송을 듣기 시작했는데, 작년 수능이 끝난 직후 EBSi에 난이도 순으로 시험 문제가 올라온 것을 보았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풀어 보고 호기심에 최고 난이도의 국어 문제를 풀어보려고 했다가 실패했다. 독서 문제인데, 국어인지 물리학인지 헷갈릴 만큼 지문이 어렵고 길었다. 도대체 요즘 학생들은 국어를 어떻게 배우기에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일까? 매우 궁금했다. 책이라면 인문학, 사회학 책들을 꾸준히 읽어 온 편인데 고등학생 수준의 독해도 안된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겨울에 국어 수능 개념 강의를 들었다. 국어가 우리가 배울 때처럼 그냥 국어가 아니고,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야무지다고 소문난 선생님은 수능을 목표로 똑부러지고 열정적인 강의를 하셨는데, 수능과 관계없는 나는 아무래도 문제를 푸는 기술보다는 원리와 이해가 더 필요했다.

 

완강을 하고 고등학교 국어의 전반에 대해 초보적으로나마 알게 된 내 생각은 이렇다. 가장 어려운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 영역이다. 문제의 난이도를 떠나 국어 공부의 궁극적 목적이 독해일 것이다. 독해는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길러진 이해력이 곧 사고력이 된다. 어떤 학문을 전공으로 하게 되든 이해력과 사고력이 없으면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심지어는 영문학을 한다고 해도 원어민이 아닌 한 국어를 통해 길러진 이해력과 사고력 없이는 학문이 불가능할 것이다. 수능이라는 현실적 관점에서도 결국 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독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독서는 하루 아침에 향상될 수 없다. 꾸준한 읽기와 쓰기를 통해 오랜 기간 다져진 독해력이 있어야만 수능 문제의 패턴과 문제 풀이 기술의 습득이 고득점으로 연결 될 것이다.

 

그런데 주변에서 보는 학생들은 차근차근 독서를 할 시간도 의지도 없다. 공부는 곧 시험인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과 요령이다. EBSi 선생님마저 지문을 다 읽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가르친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다 읽지 않고 정답을 찾아낼 수 있는가를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뛰어난 선생님이 되고 그 기술을 잘 습득하는 학생이 훌륭한 수험생이 된다.

 

어려운 독서 문제를 출제하는 목적은 문제 풀이 기술의 습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적어도 어느 정도의 독해력이 되어야 대학교에서 학문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텍스트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가늠해 보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출제의 목적은 곧 교육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를 통해 요구하는 교육의 수준은 높은데 교육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그 넓은 간격을 메우고 있는 것이 난무하는 요령과 스킬이다. 꼼수라고 해도 과도한 비난이라 항변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독서가 가능한 교육 환경을 만들든지 그것이 힘들다면  차라리 문제의 난이도를 교육 현실에 맞춰 낮추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교육 현장에서 스킬 습득이 아닌 이해력과 사고력을 차근차근 길러주는 교육이 가능해질 테니까.

 

 

3. 한국어 어문 규범은 그래서 왜?

 

그런데 독서보다 더 기초적이고 실용적인 부분이 있다. 국어 문법이다. 문법은 언뜻 보면 매우 어렵다. 심지어는 가장 어려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운문, 산문, 독서, 화법, 작문, 문법을 통틀어 가장 쉬운 것이 문법이다. 우리가 원어민이기 때문이다. 문법은 다섯 문제를 다 틀리는 학생이라고 해도 매일 매일 그 다섯 문제가 설명하는 문법들을 거의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다.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문법은 이미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사후적으로 정리하는 것에 불과하다. 아마도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과 이 글을 소리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국어 현대 문법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하게 쓰고 정확하게 읽는다면 말이다.

 

부끄럽게도 이 글에는 틀린 맞춤법도 많고 비문도 많을 것이다. 사투리가 많이 남은 내가 소리내어 읽으면 음운에서도 잘못된 발음이 아주 많을 것이다. 문법은 매일 매일의 대화와 글쓰기에 그것이 비록 댓글 정도라고 해도, 우리 삶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문법을 조금만 정확하게 알아 두면 언어 생활의 격이 달라질 것이다.

 

문법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암기가 필요한 영역이 아니라 법칙을 이해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기본 법칙을 이해하고 수학 공식처럼 암기해 두면 그 이후는 적용의 문제일 뿐이다. 적용이 처음에는 힘들 수 있지만 국어의 장점은 매일 매일 끝없이 되풀이 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소위 "식탁 위의 문법" 이 가능하다. "국물 조금 더 주세요." 에서 국물은 비음화가 적용되어 〔궁물〕로 발음된다. "닭 한 마리" 는 〔다칸마리〕 로 발음될 때 자음군 탈락과 자음군 축약이 연이어 적용된다. "윗옷" 을 입으며 〔위돋〕으로 발음될 때 몇 번의 음운 변동을 거치는 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루에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아도 문법을 끝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함께 이야기 나눌 대상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밥 먹으면서 엄마와 함께? 혹은 하교 길에 친구와 함께?

 

문법의 생활화를 위해서는 먼저 체계적인 문법 공부가 필요하다. 집중하여 법칙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들을 암기해 두어야 한다. 한국어 어문 규범을 찾아보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국립 국어원은 아마도 대한 제국 말기의 국문 연구소나 일제 강점기의 조선어 학회와 같은 기관일 것이다. 고등학교 과정의 국어 문법 부분은 이 어문 규범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강의에서 부족했던 부분, 기초가 되는 부분을 찾아 보기 위해서 한국어 어문 규범 사이트는 매우 유용하다. 

 

 

4. 국어 문법을 다시 공부하면서

 

문법의 기초를 다시 한번 정리하기 위해서 기본 강좌로 고른 것은 EBSi의 <고1 국어 미리 보기 - 문법> 이다. 예비 고1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이다.  개념의 나비효과에 비해 쉽고 더 기초적이다. 수능 대비 강의보다는 원리에 충실할 것 같아서 골랐다. 이 강의를 들으며 국립 국어원의 한국어 어문 규범과 이전에 들었던 개념의 나비효과 등을 참고하여 내가 이해하는 한에서의 문법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그 시작은 자음과 모음이다.  

 

 

 http://www.ebsi.co.kr/ebs/lms/lmsx/retrieveSbjtDtl.ebs?sbjtId=S20190000880&flag=Y&myEbs=1000000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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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독교보다는 불교적 세계관에 더 끌리는 편입니다. 苦集滅道. 중생을 깨우침은 에 있을 것이지만 문득문득 한순간에 에 이르기를 갈망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인생의 리셋버튼을 누르는 것에 대한 갈망' 이 아니라 우주의 티끌로도 남고 싶지 않은 소멸에의 갈망입니다.

신천지를 잘 모르지만 귓결에 들은 말로는 12지파와 십사만 사천 명. 요한 묵시록에서 구원을 약속한 하느님의 종들입니다. 현실에서는 출구가 없지만 약속된 그날이 오면 맨 먼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 과연 그것을 진짜로 믿고 있는 것일까요?

근대의 밤하늘은 별이 없다고 합니다. 가야할 길의 지도가 되어주던 별이 없는, 이 없는, 깜깜한 길을 걸어야 하는 근대인은 눈앞의 욕망을 쫓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들은 유한한 물질입니다.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도, 나눌수록 아름다운 선함도 아닌 이 슬픈 물질은 더 많이 움켜쥐어야만 빛이 납니다. 별빛은 아니어도 삶의 길을 밝히는 불타는 욕망의 덩어리입니다.

하늘에 별도, 손아귀에 돈도 없는 인간들은 무의미한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붙잡아야 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사기꾼이라도 잡아야 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십사만 사천 명이 함께 잡으려는 지푸라기는 금강석보다 더 단단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칠십팔억의 인간이 움켜쥐려 목숨을 거는 부가 지푸라기와 다르기는 한 것일까요?

인간의 역사는 지푸라기의 역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푸라기가 욕망이 되고 욕망이 별이 되어 인간은 무엇인가를 꿈꾸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꿈이 없는 인간은 인간일 수 없으니까요. 헛 꿈이든 가짜 꿈이든 그런게 있다면 진짜 꿈이든,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만들어 주는 것이 꿈입니다. 철학(형이상학)이, 종교가, 혹은 사이비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인간의 꿈 때문일테니까요.

은 두려운 갈망입니다. 하지만 를 닦아 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삶은 영원회귀하며 에 이를 수 없습니다. 문제는 산다는 것입니다. 삶은 길 위에 있고 그 길은 걸어보지 않고는 알 수도 없고 끝나지도 않습니다. 천국을 예약하는 리셋 버튼이란 것도, 단숨에 이르는 도 없습니다. 겪어야 할 것들을 겪고 싸워야 할 것들과 싸우고 두려워해야 할 것들에 얼어 붙으며 그 끝에 다다랐을 때 그때 아마도 무엇인가가 보이겠지요.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 찰나의 순간 누추했던 삶의 의미도 드러나겠지요. 신적 앎이란 것이 있기를 바랍니다. 는 파토스인 것 같아요. 희랍인들이 즐겨 말했다는, 파테이 마토스.

 

리셋 버튼 없이, 천국에의 환상없이 滅에 이르기 위해 소소한 삶에 정성을 기울입니다.

 

 

 3부 시대를 읽는 주제 서평들 _ 근대와 정치 그리고 인간

    4. 열린 지향점으로서의 이념과 독단 : <약속된 장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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