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번째 카드는 매달 4일, 두 번째 카드는 매달 10일까지의 사용액을 근거로 각각 23일과 26일 내 통장에서 돈을 빼간다. 빼빼로데이라 불리는 11월 11일, 카드회사의 ARS를 통해 이번달 청구액을 조회하고 난 뒤 내가 한 말, “5년여만에 처음으로 내가 번 돈보다 쓴 돈이 적다.” 흑자를 본 돈을 어떻게 쓸까 잠시 고민했다. ‘어머니 드린다’가 63%, 내게 도움을 준 주위 사람들에게 쓴다가 22%, 저축한다가 15%(이하 내 마음의 비율)였는데, 그런 고민은 괜히 한 거였다. 때를 만났다는 듯 접근하는 무리들이 있었기 때문.


흑자 첫날. 일주에 한번 같이 점심을 먹는 멤버들을 데리고 대낮임에도 밤에 준하게 오리를 먹였다. “요즘 제가 오리고기 먹고 오리이불 덮고 오리발 내밉니다. 하하핫.”이래 가면서.


둘째날. 시네21에서 전화 왔다. “구독이 만료되었는데요 일년 더 하시겠어요?” 별로 고민 안하고 “네”라고 대답해 버렸다. 금액은 많지 않지만, <좋은 생각>에서도 그런 연락이 왔고, 역시 같은 대답을 했다. 참고로 할머니가 그 잡지를 좋아하신다.


셋째날, 지도학생이 슬픈 얼굴로 찾아와 “술 사주세요”라고 한다. 사줬다.


넷째날, 이날이 하이라이트다. 유전학 강의를 하려는데 컴퓨터 모니터가 안들어온다. 할 수 없이 스크린을 보고 마우스를 움직이다가 애들 책상 사이를 지나게 되었는데, 갑자기 바지가 푹 찢어진다. 책상 끝부분에 칼이 박혀 있었던 것. 잠시 망연자실해 있으니까 애들이 자기네들이 떠들어서 그러는 줄 알고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러분 탓은 아닙니다. 이건 우리 학교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애들은 내가 학교에서 탄압이라도 받는가 하는 눈치였다.

“방금... 바지가 찢어졌습니다. 이 바지는 제가 가장 아끼는 3대 바지의 하나입니다. 작년 겨울, 그리고 재작년 겨울, 전 이 바지를 입고 술집을 누볐었죠. 방수라서 술을 쏟아도 괜찮거든요.”


수업이 끝나고 난 조교 선생한테 점심을 사준다고 꼬신 뒤 시내에 나갔다. 내 돈으로 바지를 사는 건 이번이 처음, 그전까지는 전부 어머니가 사주셨다. 그리고 난, 옷사러 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바지가 없어서 사러온 줄 안다’는 이상한 피해의식이 있어서. 그래서 엄마를 따라 옷을 사러 가더라도 여러 군데를 보지 않고 첫 번째 가게에서 그냥 사버린다. 이날 역시 그랬다. 갤러리아 백화점 매장의 첫 번째 가게에 들어갔고, 찢어진 바지와 비슷한 재질을 골랐고, 허리 사이즈를 말했고, 잠시 뒤 “제가 좀 자랐나봐요. 아직 성장기거든요”라고 말하며 좀 더 큰 사이즈를 달라고 했다. 계산을 할 때 난 내심 “5-6만원쯤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카드로 그은 돈은 무려.... xxxxxxxxxxx였다. 비싸다고 놀라니까 우리 조교가 이런다. “선생님, 여기 <DAKS>잖아요. 당연히 그 정도 하죠.”

원래는 잘 안그러는데 놀라서 3개월 할부 했다.


흑자 선언 후 일주일이 안된 시점에서 난 흑자액을 다 까먹고 다시 적자로 돌아설 예정이다. 흑자를 내는 것도 어렵지만, 이왕 낸 흑자를 지키는 건 그보다 더 어렵다.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6-11-15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쌍한 얼굴을 하고 마태님께 들이대고
싶은 이 옹졸한 마음은 저도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마태우스 2006-11-15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그건...재벌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지요^&^ 참고로 저 망한지 올해가 5년째입니다

짱꿀라 2006-11-15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 읽고 갑니다. 어디 사람사는 게 마음먹는데로 되나요. 예상이 빗나갈데로 있는 것이죠. 좋은하루되세요.

Mephistopheles 2006-11-15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대로...알고있는데요...=3=3=3=3

조선인 2006-11-1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닥스에서 바지를 긁다니, 거길 데려간 조교도 너무하네요. ㅋㅋㅋ

플레져 2006-11-15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닥스바지 입었으니 닥구를 치며 닥다리를 뜯으세요... =3
(참, 바지가 없어서 사러온 줄 알거라는 이상한 피해의식은, 이상한 피해의식이 아니라 쇼핑에 대한 낯설기, 혹은 지름신이 절로 통제되는 발상인데요? ㅎㅎ)

모1 2006-11-1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민하실 필요가 없었네요. 아주 깔끔하게 흑자본 금액을 소비하신듯 보이셔서요. 후후..

paviana 2006-11-1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거울 보면서 슬픈 표정을 좀 연구해야겠어요.

마태우스 2006-11-1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너무 허무하게 써버리니까 아쉬워서요...ㅠㅠ
플레져님/아앗 님도 그런 유머를 쓰시는군요! 글구 님이 하니까 그런 유머도 나름 멋져 보이는데요^^
조선인님/자주 같이 밥을 먹는 조교선생인데요, 제가 그냥 확 간거라서 말릴 새도 없었을걸요^^
메피님/언제 함 쏘겠습니다. 얼굴과 본명을 알아야 할 필요도 있으니 말입니다^^
산타님/비가 오는 바람에 좋은 하루는 글러버린 것 같아요ㅠㅠ 제가 오늘 야심찬 계획이 있었단 말이어요ㅠㅠ

마태우스 2006-11-1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오오 기대됩니다^^

다락방 2006-11-1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는 잘 안그러는데 놀라서 3개월 할부 했다.
-->역시 재벌다운 멘트세요. '원래는 잘 안그러는데' 하하

전호인 2006-11-1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은 덕을 쌓고 계시군요. ㅎㅎㅎ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역쒸 님의 글에는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군요.
언제한번 그 덕 좀 보여주시지요. ^*^
그 덕이란 놈은 어찌 생겼을꼬?

2006-11-15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6-11-15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당황하셨을텐데, 마태우스님의 멘트는 위트가 넘치시는군요!
닥스 바지 입은 모습 뵙고 싶네요...^^

비로그인 2006-11-1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구석구석에서 묻어나는 처연함과 의연함. 그런데 이런 글을 올리실 때에는 착용컷도 함께 올려주세요!

해리포터7 2006-11-15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전까지 카드명세서 보고 허탈해하던 참이었는데요..윽...카드를 다 잘라버리고 싶어요.힝~
닥스잖아요..마태우스님.ㅋㅋㅋ 저는 남푠이 그거 사달랠까봐 그런매장은 둘러서 다닌답니다..가끔..저보다 쇼핑을 더 좋아하죠.

싸이런스 2006-11-15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덕분에 오늘 첨 웃었어요. 엇 이미 자정이 넘어버렸네?

moonnight 2006-11-1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울을 보니 제얼굴도 굉장히 슬퍼보이는데 이를 어쩌죠. ^^;;;;;; 그나저나 닥스라니. 흑. 왜 거길 가셨어요. ㅠㅠ; 좀 더 싸고 예쁜 곳도 많은뎅. 뭐, 그래도 좋은 옷을 사두면 그만큼 오래입으니깐 괜찮아요. (라고 위로;;)

마노아 2006-11-15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흑자를 보는 방법은 뿌린 것 거두어들이기입니다. 요일별로 일주일만 버티셔도 충분할 것 같아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어요(>_<)

BRINY 2006-11-15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 조교 너무했습니다. 닥스라니...교수님들은 그 정도 상표가 달린 옷을 입는거라고 생각하나보죠?

해적오리 2006-11-1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닥스 멤버쉽 카드 있어요. 한번도 쓴 적은 없지만...^^;;
엄마한테 괜찮은 옷 한벌 사드린다고 2년전에 가서 남방 한장을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제 겨울코트 값 맞먹게 주고 사드렸지요. 근데 엄마가 그옷 많이 좋아하셔서 지금도 보면 흐뭇해요. 이번에 서울 오실때도 입고 오셨더라구요. 햇수로는 3년째인데 옷이 아직도 짱짱합니다. 마태우스님도 오래오래 입으실 수 있을 거에요. 오래 입어서 본전 뽑으시와요.

하루(春) 2006-11-1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다가 뭐라 말해야 할지 다 잊어버렸어요. ㅋㅋ~

기인 2006-11-1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마태님과 저는 버는 금액의 규모(?)는 다르지만 (불쌍한 원생과 재벌 ^^) 돈을 사용하는 방식같은 것은 진짜 비슷하네요 ㅎㅎ

클리오 2006-11-15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 하나만 쓰세요... ^^;

이네파벨 2006-11-16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절..구절...왜 이리 웃긴겁니까?
답글마저도 모두...

복받으실거예요. 이렇게 종종 웃음을 선사해주시니...

마태우스 2006-11-16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파벨님/호호 분에 넘치는 복을 늘 받고 있어요 이렇게 많이 댓글을 달아주시잖아요6^ 근데 오랜만....!
클리오님/하나로 줄여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군요. 3년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기인님/재벌도 나름의 고민은 있지요^^
하루님/프라다 이미지 멋지네요.
해적님/감사합니다 십년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문제는 허리죠
브리니님/제가 재벌2세라는 걸 잘 알고 잇거든요
마노아님/일주일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재벌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해야 하기에...ㅠㅠ
달밤님/미녀님의 얼굴에 웬 슬픔이....전 미녀님과 만날 날만 기다리겟습니다
싸이런스님/반가워요...!
해리포터님/닥스와 함께 멋진 겨울을! 부군께 닥스 선물하세요^^

마태우스 2006-11-16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착용컷을 올리면 더 처연해지긴 하겠지만... 허리가 좀 두꺼워서요.하핫.
비연님/님들이 이렇게 원하신다면 과감히 공개할 용의도 있습니다 하핫.
속삭이신 님/늘 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할께요
전호인님/덕은 그리 잘생긴 놈이 아니지요.... 저처럼 생겼다고나 할까...
다락방님/그걸 잘 캐치하셨군요 역시 님의 센스는...^^
 

 

 

 

 

* 데스노트를 엄청나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걸 리메이크해 오랜만에 3류소설을 써봤습니다. 음...이거 읽으시면 영화가 덜 재미있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만...

----------------------------------------

“다음 슬라이드 부탁합니다.”

11월 10일 오후 두시반, 유성관광호텔, 가정의학 추계학회장. 연단에 선 가을산은 레이져포인터로 사진 속의 환자를 가리켰다. 그때였다.

“뽀오오옹.”

사람들의 얼굴이 충격으로 굳어졌고, 졸던 사람도 잠에서 일어났다. 5초가량의 맹렬한 방귀가 끝나자 잠시 멍해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폭소를 터뜨렸다. 그 웃음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가을산 선생, 그럴 수도 있지요. 기운 내세요.”

학회장 밖으로 뛰쳐나간 가을산을 배꽃이 위로했다.

“당신이 내 심정을 이해나 해요? 전 생전 이렇게 큰 방귀를 뀌어 본 적이 없어요. 이건, 음모라구요!”


비슷한 시각. 공사계약을 따내기 위해 입찰에 들어간 메피스토는 갑자기 속이 부글부글 끓는 걸 느꼈다.

‘이러면 안되는데...’

최악의 사태를 피해 보려고 엉덩이를 드는 순간, 메피스토는 자신의 몸에서 “뽀옹” 하는 소리가 나는 걸 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메피스토 쪽으로 몰린 것도 잠시, 사람들은 일제히 코를 막고 흩어졌다. 그 자리에 있던 클리오는 이틀 후 그 사건을 이렇게 회고한다.

“내가 겪은 최악의 방귀였어. 인간의 방귀가 그렇게 냄새가 독할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야.”


마태우스의 일기.

[난 세 살 때부터 방귀를 잃고 살았다.

친구로부터 똥침을 당한 뒤다.

그 뒤 난 방귀 뀌는 사람이 부러웠다.

그러다 이런 생각을 했다.

니들이 뀌는 그 방귀가 결정적인 곳에서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다 그 노트를 주웠다.

술을 먹고 집에 가다가 범상치 않은 노트가 떨어져 있는 걸 봤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가져온 것.

다음날 술이 깬 뒤 노트를 열어봤더니 첫 페이지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이 노트에 얼굴을 아는 사람의 본명을 쓰면 40초 내에 방귀를 뀐다. 방귀를 뀌는 상황, 방귀의 종류와 지속시간도 조정할 수 있으며, 다른 설명이 없을 때는 5초간 냄새가 그다지 심하지 않는 방귀를 뀐다.”

피식 웃었다.

그러다 장난기가 발동해 어머니의 이름을 적어넣었다.

1분이 채 못되어 엄마 방에서 뽀옹 하는 방귀소리가 났다.

생전 처음 듣는 큰 소리의 방귀가.

내가 아는 우리 엄마는 절대 그런 방귀를 뀌는 분이 아니셨다.

.....


난 그 노트의 안내문이 사실인 걸 깨달았고

그 이후부터 알라딘 서재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가을산. 본명 간미연. 11월 10일 오후 두시반, 학회 발표 도중.


난 학회가 열리는 유성에 가서 가을산을 지켜봤다.

아니나다를까, 가을산은 5초간 방귀를 뀐 뒤 울면서 뛰쳐나갔다.


-메피스토, 본명 장동건. 11월 10일 오후 두시 40분, 입찰 장소에서. 냄새가 아주 독하게.

그날 밤, 메피스토의 페이퍼가 올라왔다.

“방귀 뀌는 바람에 입찰에서 탈락했다. 내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moonnight, 본명 문근영. 11월 11일 오후 세시 반, 극장에서 <프레스티지> 보다가 10초간. 냄새 살짝.

그날 인터넷 신문들은 대구시내 모 극장에서 한 여인이 방귀를 뀌는 바람에 관객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제 세상은 방귀를 뀌는 게 더 이상 특권이 아닌 곳이 될 것이다.

니들의 방귀는 내가 지배한다. ]


“이건 뭔가 이상합니다.”

평범한 여대생이 준비한 자료를 가리키며 말했다.

“방귀를 뀐 사람들은 모두 착실하고 평소 샤워도 잘 하는, 즉 방귀와 거리가 먼 사람들입니다. 분명 누군가가 이 사태를 조정하고 있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브리니가 손을 들었다.

“무슨 방귀 바이러스 같은 건 아닐까요?”

여대생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형 방귀를 뀐 사람들이 모두 알라디너라는 점을 보면, 범인은 알라디너거나 알라딘에 대해 잘 아는 자입니다.”

마노아가 입을 열었다.

“그래 스물넷 측의 음모는 아닐까요?”

여대생은 잠시 생각한 끝에 고개를 저었다.

“제 육감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의 범인은 한명일 확률이 높습니다. 뭔가 방귀에 얽힌 사연을 가진 사람....”

마노아가 이의를 제기했다.

“말도 안됩니다. 메피스토와 가을산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방귀를 뀌었다고요. 범인이 한명이라면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여대생이 대답했다.

“놈은 아마도...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방귀를 뀌게 하는 재주를 가진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선 모든 게 추측이지만요.”


청주도서관. 사람들이 한가롭게 책을 읽고 있었다. 도서관 안은 책장 넘기는 소리만 간간이 들렸다. 그때 엄청난 방귀 소리가 들려왔다.

“뽀오오오오옹.”

사람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세실이 놀란 표정으로 방귀를 뀌고 있었다. 방귀는 15초나 지속되었다. 방귀가 끝난 후 거기서 책을 읽던 로쟈가 중얼거렸다.

“젊은 사람이 참 대단도 하지.”


날개는 배드민턴을 치다가 냄새나는 방귀를 뀌었고, 산사춘은 대형 방귀로 <황소곱창>을 쑥밭으로 만들었다. 체셔고양이는 33초간 방귀를 뀌어 사람들의 혼을 빼놓았다. 하이드는 외국 투자가들 앞에서 마늘냄새가 나는 방귀를, 바람구두는 구두를 신다가 말똥냄새가 나는 방귀를 뀌었다. 다시 수사본부.

“이거이거, 범인 잡는 게 가능이나 하겠어요? 때와 장소를 안가리고 방귀를 뀌어대니...”

마노아의 푸념에 브리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를 좀 봐주십시오.”

여대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표는 방귀를 뀐 시각입니다. 오후 두시반, 오후 네시, 오전 8시... 모두 오후 6시 이전이지요? 이 얘기는 범인은 밤마다 무슨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밤마다 해야 하는 일이 과연 뭐가 있을까요?”

주드가 손을 들었다. “불꽃놀이요.”

여대생이 얼굴을 찌푸리자 주드는 머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음주운전?”

울보가 괜한 말을 했다 싶어 자리에 앉는 순간 여대생이 손가락으로 울보를 가리켰다.

“바로 그겁니다. 제 생각에 범인은 술을 아주 즐겨 마시는 자입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달콤한책이 말했다.

“그렇다면 용의자가 많이 축소되네요?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딱 한사람 떠오르는데...”

여기저기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나도! 그런 사람이라면 딱 한명밖에 없지.”

“브라보!”

여대생은 넓은 손바닥으로 박수를 쳤다.

“저 역시 마태우스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를 좀 감시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여대생은 잠시 트림을 한 뒤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방귀를 뀐 사람들은 모두 마태우스와 한번 이상 만난 적이 있습니다. 즉 마태우스가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란 거죠. 반면 로드무비나 치카, 이매지처럼 신비주의 컨셉을 가져가는 사람들은 방귀 목록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마태우스와 만났더라도 stella09처럼 본명을 가르쳐 주지 않은 경우에는 방귀를 뀌지 않았어요. 그러니 우리끼리라도 절대 본명을 부르지 맙시다. 전 만약을 대비해 이름을 콸츠로 바꾸겠습니다.”


물만두는 점심을 먹다가, 조선인은 국정감사를 받다가 대형 방귀를 뀌었다. 파란여우는 염소 사료를 사러 하나로마트에 갔다가 냄새가 지독한 방귀를 뀌어야 했다. 인터라겐은 시댁 제사 때 절을 하다 큰 방귀를 뀌었다. 수니나라는 재진이 학교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하다가 뀌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물만두가 마태우스를 만난 적은 없답니다. 그런데도 방귀를 뀌었거든요.”

브리니의 지적에 콸츠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직접 보지 않아도 얼굴을 아는 것만으로도 방귀가 가능한지 모르겠군요. 물만두는 서재에 자기 사진을 잘 올렸고, 마태우스한테 연말 카드를 보내며 본명을 썼다고 하니까요. 우리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립시다.”


11월 13일 월요일, 오후 3시 33분. 학생들한테 유전학을 가르치던 마태우스가 오초간 방귀를 뀌었다. 학생들은 대피소동을 벌이느라 난리였다.


마태우스의 일기.

[놈들이 눈치를 챈 것 같다.

엊그제도 어떤 놈이 날 미행했다.

집안 분위기도 좀 이상하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것 같다.

놈들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오늘 난 방귀소리가 나는 고무공을 가지고 가

수업 중에 방귀소리를 냈다.

아쉬운 건 그 고무공이 5초밖에 소리를 못낸다는 것이지만

놈들의 의심을 거두기엔 충분할 듯하다.]


수사본부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콸츠 역시 머리를 싸매고 앉아 환타만 마셔댔다. 그때 주드가 전화가 왔음을 알려왔다.

“콸츠님이세요?”

전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내 이름은 딸기다, 마냐하고도 잘 아는 사이다, 어릴 적부터 마태우스 집 근처에 살아서 그를 잘 안다, 마태우스는 수암으로부터 세 살 때 똥침을 당한 이래 방귀를 뀌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에 방귀를 뀐 게 이상하다...

콸츠는 딸기에게 고맙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놈은 머리는 나쁘지만 잔머리에 능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신을 용의선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자신 스스로 방귀의 대상이 된 것일지 모르죠. 알면 알수록 더 수상하네요.”

콸츠는 실비를 불러 귓속말을 했다.


천안 기차역. 기차에서 내려 개찰구를 나오던 마태우스 앞에 미모의 여인이 서 있었다.

“마태우스 씨죠? 전 실비라고 합니다. 본명은 보아죠.”

마태우스는 만나서 반가운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잠깐이면 됩니다.”

실비는 최대한 뜸을 들이며 마태우스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저...제가 좀 바빠서요. 급한 게 아니면 다음에...”

“전 당신이 이번 방귀사건의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서 자백하시죠.”

마태우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가 주세요.”

실비가 소리쳤다.

“자, 내 본명도 말했잖아! 여기서 내가 방귀를 뀌게 만들어봐! 어-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실비의 몸에서 뽀옹 하고 방귀 소리가 났다. 마태우스의 얼굴에 놀라움의 빛이 스쳤다. 시원하게 방귀를 뀐 실비는 마태우스를 향해 돌진했다.

“내 본명은 보아가 아니야! 이효리라고! 그런데도 네놈은 내게 방귀를 뀌게 했어. 도대체 정체가 뭐야, 넌?”

마태우스는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마태우스의 일기.

[오늘 정말 황당한 일이 있었다.

실비님을 만났는데 내가 범인이라는 걸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실비가 갑자기 방귀를 뀌었다.

기껏해야 3초 정도였고 냄새도 강했다.

그건 내가 한 짓이 분명 아니다.

하지만 운이 나쁘게도 그 순간에 실비가 방귀를 뀜으로써 나에 대한 의심은 더 깊어질 것이다.

이왕 의심받는다면....할 수 없다.


-실비. 본명 이효리. 5분 간격으로 10초씩. 지금부터 시작해서 내일까지 24시간.]

 

다음날 아침.

“네...저 실비인데요....죄송합니다. 사정이 안좋아서 출근을 못하게 되었..뽀오오오옹...”

전화기에 귀를 대고 있던 콸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실비가 당했어. 그것도 혹독하게. 더 기다릴 수 없어. 마태우스를 급습하게.”

마태우스의 집을 뒤지던 브리니는 책상서랍에서 방귀 소리가 나는 고무공을 발견했다. 다른 수상한 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마태우스의 일기.

[우리 집을 놈들이 뒤진 것 같다.

서랍에 넣어둔 고무공이 없어졌다.

하지만 그걸로는 날 어떻게 하지 못할 거다.

방귀노트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줘 버렸으니까

내가 어떻게 방귀를 뀌게 했는지 평생 알아내지 못할 걸?

음하하하하. ]


Kel은 떨리는 손으로 노트의 안내문을 읽었다.

그리고는 결심한 듯, 사람들의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낡은구두. 본명 고소영. 사흘 후 이집트로 출장가는 비행기 안. 15초.

-클라인수선. 본명 이영애. 회사 창립 기념일날 상받는 자리에서 냄새나는 걸로 6초.

-플레져. 본명 이소라. 싱가포르에서 10초(참고로 싱가포르는 3초 이상 방귀뀌면 과태료를 낸다)

-야클. 본명 최민식. 맞선 보다가 냄새 지독한 걸로.

-아프락사스. 본명 안성기. 학생들한테 빼빼로 받다가 36초....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리포터7 2006-11-12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마태우스님..저 숨...넘..어..갑..니..다~~~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실비님한탠 너무한 테러에욧! 24시간이라니...

paviana 2006-11-12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데스노트 만화로 다 받아놓은거 있는데,보내드릴까요?

기인 2006-11-12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진짜 역시, 대단하세요 ^^ㅎㅎ

마늘빵 2006-11-1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깜짝출연 감사합니다. 저도 데스노트 만화책 빌려다가 7권까지 봤는데.

마늘빵 2006-11-1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저도 주세요.

水巖 2006-11-1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죄는 수암에게 있구먼. ㅎㅎㅎ

BRINY 2006-11-1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aa

야클 2006-11-1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청국장집에서 맞선을 봤지요. ㅋㅋㅋ

"어머, 제대로 삭힌 건가봐요.호호 " 했다는.... ^^

moonnight 2006-11-1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너무 웃겨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는지. 대단하세요. 안그래도 오늘 프레스티지 보러가는데, 조심해야겠네요. ^^; 참, 근데 데쓰노트가 그렇게 재밌어요? 꼭 봐야겠네요. ^^

날개 2006-11-1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 대단하신 마태님....ㅋㅋ

로드무비 2006-11-1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스노트 명단에 오를까봐 님들 안 만나는 거예요.('' )

다락방 2006-11-1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그래서 가스노트군요. ㅋㅋ

마노아 2006-11-1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사본부는 공황상태예요. 크크큭..^^;;;;

마태우스 2006-11-12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글고보니 다락방님을 빼먹었군요 -.-
로드무비님/님의 신비주의 컨셉마저 제가 존경하는 거 아시죠?
날개님/결국 우리의 배드민턴은 해를 넘길 것 같군요....ㅠㅠ
달밤님/제마음 아시죠?^^
야클님/다시 연락은 안올 것 같군요^^
브리니님/헤....
수암님/그러게 말입니다^^
앞락사스님/감사까지...님은 알라딘 공식 대표모델이잖아요
기인님/아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생각이죠 뭐....
파비님/나중에 책이랑 교환해요^^
해리포터님/실비님한테 제가 좀 심했죠^^

마태우스 2006-11-12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아앗 그새 댓글을... 님 새로 바꾸신 이미지 참 강렬해 보입니다

클리오 2006-11-1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악의 방귀...냄새를 맡는건 싫지만, 3류 소설에 등장하는건 언제나 즐거워요.. 호호호...^^

물만두 2006-11-12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뀌었어요 ㅡㅡ;;;

비로그인 2006-11-12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미칩니다. ㅠ.ㅜ 제가 본명을 바꾼 이유를 정확히 알고 계셨군요... ^^;;;

조선인 2006-11-1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본명은 뭐죠? ㅎㅎㅎ

세실 2006-11-12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워 미워 15초는 너무해요. 흑... 푸하하하~~~ 재밌어요~
제 본명은 뭘까요?

2006-11-13 0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6-11-1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재미있네요.. 그 가스노트 저한테도 좀 보내주시지.. ^^

Mephistopheles 2006-11-1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허구에요 허구~ 전 마태님을 뵌적이 없어요~!! ㅋㅋㅋㅋ

비로그인 2006-11-1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다가 울었어요! 아, 제가 했다는 저 대답, 제 맘에 쏙 듭니다. 마태우스 님께서 쓰시는 페이퍼야말로 별들의 은하수입니다.

sooninara 2006-11-1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편 이름 좀 지워주세요. 휴일 내내 독가스를 살포해서 죽을뻔했어요^^

박예진 2006-11-13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하하하~그래도 처음엔 약간 섬뜩했어요! (응?)

박예진 2006-11-13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세상은 방귀를 뀌는 게 더 이상 특권이 아닌 곳이 될 것이다.

니들의 방귀는 내가 지배한다. ]
요부분 말이에요~ㅎㅎ

stella.K 2006-11-1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웃겨요! 그래요. 우리 영원히 본명을 알려고도 부르려고도 하지 말아요. 전 스텔라가 좋아요. ㅎㅎㅎ

2006-11-14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11-1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관심토크에 떠서 잽싸게 내렸다는...^^
스텔라님/그렇게 하겠습니다 스텔라님^^
예진양/호호 지금 읽어보니 저도 좀 섬뜩하네요^^
수니님/켈님에게 부탁하세요^^
주드님/님의 댓글이야말로 다이아몬드지요^^
메피님/어차피 3류소설이니까요^^
실론티님/방귀 뀌게 할 사람이 주위에 있나보죠?^^
세실님/님의 본명은 미녀 아니겠어요?
조선인님/님의 본명은... 강수정 아나로 해드릴까요?^^
만두님/냄새나요.^^
클리오님/감샤합니다. 기꺼이 출연을 허락해주셔서...^^
 
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왕따 중학생이 둘 있다. 왕따인 것도 모자라 학교 짱한테 맨날 맞고 돈을 빼앗긴다. 그들의 안식처는 학교 밖에 있는 벌판, 거기엔 소파와 더불어 탁구대가 놓여 있다. 박민규의 소설 <핑퐁>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처럼 세속적인 사람은 이런 상상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둘이서 탁구를 치다가 탁구선수가 되는 거 아닐까? 왜, 포레스트 검프도 그러잖아?”

정말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그건 박민규가 아니다. 그가 전에 쓴 소설이 다 그렇듯이 <핑퐁>은 아주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질주하며, 그에 걸맞은 결말로 끝이 난다. 다 읽고 나니 자동적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작가가 뭘 말하려는 거야? 내가 이해한 게 맞는 거야?’

박민규에게 묻는다면 그는 필경 이렇게 대답할 거다.

“니 맘대로 생각하세요.”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내가 너무 정답 위주의 삶에 길들여졌다는 반성이 든다. 재미있게 읽고 나름의 의미를 찾으면 되는 거지, 작가의 의도를 왜 파악해야 한담? 순간을 즐기고 내식대로 해석하자, 이게 박민규의 팬다운 자세일 거다.


 

이 책에는 추억의 이름이 하나 등장한다. 세크라텡이라는 프랑스 탁구 선수. 내가 중학생 쯤 되었을 때 세크라텡은 베르느라는 선수와 함께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묘기탁구를 선보이며 관중들을 즐겁게 해줬는데, 아쉽게도 난 TV 중계를 못보고 뉴스에서 하이라이트만 봤다. 그땐 내가 탁구를 좀 치던 시절이었는데 “야, 저런 탁구도 있구나.” 싶어서 탁구 칠 때 흉내도 내보고 그랬다. 세크라텡은 세계 10위권 정도의 선수였지만, 당시 세계에서 가장 탁구를 잘 치던 발트너나 장자량보다 더 깊이 뇌리에 박혀 있다. 세크라텡은 그러니까 내가 박민규와 같은 세대라는 걸 증명해 주는 아이콘, 하지만 내가 정답 위주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박민규는 한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듯하다. 우리 둘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6-11-1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고들면 재미가 반감되는 건 사실 같아요..
그래서 제가 수박 겉핥기로 여러가지 관심사를 대하나 봅니다..

stella.K 2006-11-1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좋던데...^^

비로그인 2006-11-11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정답 위주의 삶을 살아야할 때가 더 많은 것 아닌가요?

paviana 2006-11-12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크라탱이나 발트너를 알고 있는 제가 슬퍼요.
요즘 아해들은 모르는 이름일텐데..흑흑

기인 2006-11-12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 몰라요 ^^; 저희 세대는 아니 프랑스 탁구선수라니!! 라고 하겠지요. 탁구'선수'는 한국과 중국만 있는 거 아니었나요?? 하고. ㅎㅎ

마냐 2006-11-1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세크라탱이 실존 인물이었다니....파비님도 알고 계신데...!

oldhand 2006-11-16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크라탱과 쀠르까르 아니었나요? 제 기억이 잘못되었을랑가요. 그들의 묘기탁구 엄청 재밌게 봤었는데..

마태우스 2006-11-1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역시 님은 제 세대^^
마냐님/님은 그때 공부하셨나봐요. 전 그당시 날라리였답니다^^ 세대가 같더라도 성향에 따라 모를 수도....
기인님/음 그당시는요 발트너와 페르손의 스웨덴이 중국을 꺾고 세계정상을 차지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었답니다. 특히 발트너는 너무 잘해서 유럽-중국 친선경기를 할 때 홍콩 팬이 발트너 얼굴을 칼로 그은 적이 있어요.
파비님/저랑 같은 세대라는 건 좋은 거잖아요 나중에 만나면 발트너 얘기 해요^^
승연님/그, 그런가요? 조화가 되면 좋은데 전 늘 정답만 추구하니까 문제...
스텔라님/저두 좋았어요^^
메피님/맞아요 너무 파고들면 재미가 반감.... 제가 또 깊이없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게으름뱅이_톰 2006-12-0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세끄라탱이 실제 탁구선수 이름이었군요.

픽팍 2006-12-25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세계가 확실한 작가의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조금 흥분된다고나 할까요? 그런 면에서 이외수님께서 박민규님을 한국소설의 한 획을 긋는 인물이라고 치켜 세운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근데 전 이 책 이상하게 안 땡겨서 읽어보진 않을 것 같네요.
 

 

 

 

 

 

 

 

학생들이 보지 않았고,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영화를 고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실습 시간에 틀어 줄 영화로 <메종 드 히미코>를 고르기까지 난 적지 않은 고민을 해야 했다. 학생들이 그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감동까지는 아니지만 일말의 재미라도 느낄 수 있을까. 몇몇 분께 문의해 보니 “그 영화 최고죠!”라고 한다. 틀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난 내 선택을 후회했다. 학생들은 시종 비명을 질러댔고, 문을 열고 나가는 학생도 꽤 있었다. 남아 있는 학생들도 지루해 못 견디겠다는 표정, 두시간 반의 상영 시간도 그렇고 동성애라는 주제도 학생들에게 무리였었나 보다. 학생들이 낸 리포트를 훑어보며 그 사실을 재확인했다.

“약간 변태스럽기도 했고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거북하게만 느껴진다”

“영화 속 인물들의 비정상적이고 역겨운 언행들이...나의 인내심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교수님이 왜 이런 영화를 선택하셨나 하는 의문도 든다.”

“정말 토 나오게 사는군!”


하지만 한 학생의 리포트를 읽다가 내 눈이 커졌다(그래봤자...남들 실눈 뜬 크기지만). 그 학생의 리포트는 시작부터 날 즐겁게 했다.

“천안에 혹시 개봉할까 기대해 봤지만 역시나 안했다... 생각지도 않게...이 영화를 보게 되어 기뻤다.”

그의 리포트는 왜 학생들이 이 영화를 그토록 거북해 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내가 봤던 동성애 관련영화 중에 이 영화가 가장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사실 내가 봤던 동성애 영화에는 실제 동성애 자체가 주 내용이 된 것이 없었다. 더 큰 무언가 다른 것을 말하고자 하는 영화들이 대부분...하지만 이 영화는 동성애자들이 사회와 갖는 관계,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간다...”

이 리포트는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을 깨우쳐 주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가정도 만들어보고 ‘정상’적인 척 생활을 해 보려 한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이상’하더라도 그 자신 자체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 학생이 마지막에 추가로 쓴 말은 그가 이 영화를 얼마나 흥미롭게 봤는지 말해 준다. ㅡ그것도 아주 즐거운 방식으로.

“혼자 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도 동기들이 뒤에서 뭐라고 해서 집중이 잘 안되었다.”


오숙희 선생님이 강의에 오셨을 때 ‘씨앗’이라는 표현을 쓰신 적이 있다.

“한 명이라도 그 속에 있는 씨앗을 싹트게 한다면 성공한 거죠.”

리포트로 보건대 이 학생의 씨앗은 이미 싹이 트기 시작했다. 이 학생이 어떤 의사가 될지를 상상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아마도 감수성이 풍부한, 환자의 아픔을 제 것처럼 느끼는 그런 의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메종 드 히미코>를 고른 나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6-11-09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보~!

다락방 2006-11-0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보고 싶었는데 못봤어요. 울 동네 디비디 샵에도 없다고 하고. 아이참..

마늘빵 2006-11-09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못봤는데 보고파요.

비로그인 2006-11-09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그 씨앗(?)분이 훌륭한 꽃피우시길..^^

비로그인 2006-11-0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영화 나도 보고 싶었는데 ^^;

그리고..
계속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그런 좋은 일을 해주시도록 부탁드릴게요 :)

moonnight 2006-11-0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멋진 마교수님!!! ^^ 맞아요. 한명의 학생이 뭔가를 깨달았다면 나머지 학생들이 다 투덜투덜 야유를 보냈더라도 보람있었던 거죠. 그 학생, 후에 얼마나 열린 마음의 의사가 될까. 제가 막 두근거립니다요. ^^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변태-_-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좀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을 기르길, 바래봅니다. 마교수님같은 스승이 더 많이 필요해욧. >.<

클리오 2006-11-0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감동적인 글이여요... 요즘은 유머에 덧붙여 마음에 다가오는 글을 쓰시는군요. 뭐 신변에 변화라도.... ^^;;;

Mephistopheles 2006-11-0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조제 호랑이~ 와 더불어 잘만든 영화인데요...^^
동성애라는 코드를 가지고 이렇게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가긴 힘들어요..
전 보고 엄청 감동받았는데..특히 피키피키피키~~~ ^^

marine 2006-11-0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요새 애들은 이런 영화 싫어하나 보군요
그런데 참, 교수님께 내는 레포트가 무지하게 솔직하네요

비로그인 2006-11-10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탁월한 선택이셨습니다.

춤추는인생. 2006-11-10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혹시 남학생였다면
저 소개시켜주세요 =3=3=3 ^^

모1 2006-11-1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스트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고 들었는데 동성애도 들어있나보죠? 호스트라는 소재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좀 그렇지 않았나..싶긴 합니다.

마태우스 2006-11-1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어 이건 그냥 게이 얘긴데요??????
춤추는인생님/여학생이었다오 이를 어째..
주드님/다 님 덕분입니다^^
블루마린님/제가 그렇게 유도했죠. 토나왔다, 이런 식으로 쓰라고 했더니 죄다 토나왔다고 쓰네요^^
메피님/영화도 원래 아는만큼 보이지 않습니까^^
클리오님/살이 더 쪘습니다. 그 정도?^^
달밤님/절 끊임없이 격려해주는 달밤님같은 댓글러가 전 필요합니다^^
고양이님/물은 당연히 술일테고 거름이란...삼겹살을 뜻하나요?^^
크리미슈슈님/안그래도 엠티가서 칭찬해 줬지요. 하는 행동도 어쩜 그리 멋진지...^^
아프락사스님/오다기리 조가 님이랑 닮았던데...^^
다락방님/학교 돈으로 사서 대여는 어렵습니다. 함 와서 보시죠^^
마노아님/헤헤. 생큐
 

 

 

 

 

 

 

11월 6일 밤 9시 경, 할머니 드릴 잡지를 사러 서점에 갔다.

그냥 전철로 계속 갈 것을 괜히 종로 3가에 내려서 교보까지 걸었는데

걷는 동안 비와 더불어 바람이 거세게 불어 아주 고생을 했다.

그런 와중에 비가 비가 아닌 걸 알게 되었고

‘뭐야, 첫눈이 이렇게 시시하게 내려?’라고 푸념을 했다.

 

결국 이렇게 정리를 했다.

우리가 축구 경기를 보러 갔는데

골이 많이 나서 17대 10이란 스코어가 났다고 치자.

그럼 언론은 그걸 ‘핸드볼 스코어’라고 부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본 건 분명 축구였지 핸드볼은 아니었다.

그날 역시 마찬가지다.

비가 오다가 슬그머니 눈으로 바뀐다고 해서 그게 눈인 것은 아니다.

서울에 첫눈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날 천안에 도착해서 무지하게 놀랐다.

눈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서울과 달리

천안은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으니까.

천안에 사는 조교선생한테 물어보니 밤 10시까지 눈 같은 건 오지도 않았단다.

이건 이렇게 정리를 해본다.

언젠가 통조림에서 포르말린이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그 회사는 당연히 망했는데

나중에 재판 결과 무죄가 선언되었다.

왜? 생물체가 통조림의 성분을 이용해서 포르말린을 합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그렇다면, 단지 하얗게 쌓였다고 해서 그게 눈이 왔다는 증거일 수 있을까?

밤사이 내린 비가 천안의 배기가스와 결합해 하얗게 변해 눈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이고

사람이 늙으면 흰머리가 나듯

나무들도 나이를 먹어 끝이 하얗게 변한 건 아닐까.

결론. 천안에도 아직 첫눈이 오지 않았다.

첫눈은 그런 식으로 슬그머니 와서는 안되는 것이며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첫눈은 무효다.

그래서 난, 첫눈을 가슴 설레며 기다린다.


*

톨게이트에서 버스를 내려 학교까지 2킬로 남짓한 거리를

운동삼아 뛰었다.

뛰다가 그럴듯한 광경이 눈에 띄면 200만 화소짜리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찍을 땐 그냥 그랬는데 사진으로 보니 멋지네요

 



택시 정류장에 눈이 쌓인 모습입니다. 아니...택시정류장 윗부분이 노화되어 하얗게 변한 모습입니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6-11-09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논리가 더 근사해요^^ㅎㅎㅎ

다락방 2006-11-09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난, 첫눈을 가슴 설레며 기다린다.

-->저두요, 마태우스님.

프레이야 2006-11-0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마음속엔 이미 첫눈이 내린 것 같아보여요^^

BRINY 2006-11-0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안에서 출근하시는 분들의 자가용에 눈이 쌓여있어서 놀랐드랬어요. 여긴 진눈깨비같은 게 오고 첫눈이라는데, 그게 무슨 첫눈이랍니까!

비로그인 2006-11-09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늙으면 흰머리가 나듯

나무들도 나이를 먹어 끝이 하얗게 변한 건 아닐까.

결론. 천안에도 아직 첫눈이 오지 않았다.

첫눈은 그런 식으로 슬그머니 와서는 안되는 것이며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첫눈은 무효다.

그래서 난, 첫눈을 가슴 설레며 기다린다.

 

사진과 함께 보니 한 편의 시가 따로 없군요.

올해 겨울은, 내내 첫눈 내리는 날처럼 보내시길 기도해요.

:)


세실 2006-11-09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님은 아직 청춘이라는 사실이 증명됨~~~
전 눈 오는 거 싫어요. ㅠㅠ (출, 퇴근길이 무진장 걱정됨. 흑)

moonnight 2006-11-0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수한 마음의 마교수님. ^^ 저도 아직 첫눈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곳엔 그날새벽에 아주 잠깐 눈이 온 모양이더라구요. 흥. -_-+

해리포터7 2006-11-0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아침 창밖을 바라봤을때 온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렸으면 저역시 속은 기분일꺼에요..저도 동감...

클리오 2006-11-09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눈 정말 많아왔군요. 청주에 있었담 저도 첫눈이 이미 왔을텐데, 이곳은 아직 멀었어요...

Mephistopheles 2006-11-09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아닙니다..비듬입니다..!!

또또유스또 2006-11-1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그랬어요...음..
늘 건강한 아스팔트....
요즘 흰머리가 나서 슬펐는데 그건 흰머리가 아니었군요.. 님 제 머리엔 눈이
오~와~~~요~~

하루(春) 2006-11-10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유가 어째...
하지만, 저도 첫 눈 기다리고 있어요. 전 단지 뉴스로 대방동의 눈 오는 풍경만 봤을 뿐이니까요.

달콤한책 2006-11-10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대한민국 무지하게 넓습니다^^

모1 2006-11-10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많이 왔네요. 정말 멋집니다. 전...소복히 쌓인 아무도 안 걸은 눈길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마태우스 2006-11-1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눈길 걷는 건 다 좋아하지 않나요^^
달콤한책님/제말이요...강남 강북도 비가 오고 안오고 하잖아요
하루님/아앗 제 비유가 맘에 안드신다니..흑흑
유스또님/흰머리...저도 꽤 많은데...하지만 아직은 검은 부분이 훨 많습니다. 글구 모자 쓰면 되죠 뭐^^
메피님/글고보니 제 머리의 하얀 부분은 비듬이었군요^^
클리오님/그리고 그곳은 과연 올해 안에 첫눈이 올지 의문시되는 곳 아닌가요?^^
해리포터님/와 역시 우린 통해요!
세실님/눈과 미녀는 서로를 싫어하는군요 으음.
고양이님/말씀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요즘 시로 일가를 이뤄볼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 칭찬까지...^^
브리니님/말도 안되죠 첫눈이 첫눈다와야 첫눈이죠
배혜경님/어 그런가요?^^ 님의 마음에도 첫눈이 어서 내리길...!
다락방님/제 마음 아시죠?^^
마노아님/역시 이해해 주시는 분은 마노아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