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두의 추리 책방
홍윤(물만두)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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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물만두의 추리책방>(이하 추리책방)이 '종합블로거 베스트셀러' 2위란다.

어떻게 이 책이 1위가 아니라 2위일 수 있냐는 생각에 전체 순위를 클릭해봤더니,

1위는 홍윤 씨가 쓴 <별 다섯 인생>이었다.

하마터면 <추리책방> 100권을 주문할 뻔했다 (이 책을 1위로 올리려고!)

 

 

추리책방은 물만두님이 2000년 10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쓴 1838편의 리뷰 중

200편을 추린 거다.

대체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가 되어 있는데,

그걸 보다보니 물만두님의 필력이 시간이 갈수록 상승하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특히 2006년 이후에 쓰신 글들은 카리스마가 넘쳐서 날아다니는 느낌까지 준다.

"당신이 이 책을 사서 읽는 그 순간 우리 문학 발전의 디딤돌이 다져지게 되는 것이다.(2007년 2월)"라든지

"살아있는 한 우리는 추억이라는 유령과 늘 함께 할 것이다...그것이 유령일지언정 한때 사랑했던, 다시 없을 순간이기 때문이다(2008년 1월)."같은 구절은

보통의 리뷰에서 만나기 어려운 멋진 말이다.

만두님에겐 미치지 못하지만 나 또한 알라딘에서 글을 쓰면서 내공을 쌓았으니,

알라딘 서재야말로 글공부의 전당이라 할 만하다.

 

만두님 리뷰의 최대 강점은 스포일러가 전혀 없다는 것.

추리소설 리뷰를 쓸 때 보면 줄거리와 범인 빼곤 쓸 게 없던데,

만두님은 사건의 발단만 살짝 흘린 후 작품과 사회와의 연관성이랄지,

그 작품과 작가가 추리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치 같은 얘기들로 나머지 지면을 채운다.

이런 게 바로 전문성에서 나오는 내공이리라.

"추리소설에서 트릭이 사라진 지는 오래되었다"같은 말을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하겠는가?

여기서 우리는 많이 읽어 지식을 쌓으면 더 고급스러운 리뷰를 쓸 수 있다는 진리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전문성을 쌓지 않은 사람은 추리소설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까?

그냥 줄거리와 범인을 쓰면 된다.

물론 "야! 이 스포일러 같은 x아!"같은 비난을 독자와 출판사 양쪽에서 받겠지만,

원래 좋은 리뷰어는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탄생하는 법 아니겠는가?

 

책을 덮고 나서 생각을 해본다.

추리문학은 물만두님이 선점했고 인문학은 로쟈님과 발마스님의 분야인데

내가 개척해야 할 땅은 대체 어디일까?

물론 나도 기생충이라는 전문분야가 있긴 하지만,

기생충책은 1년에 한권도 나올까 말까라는 게 문제다.

인간 기생충들이 창궐하는 정치 영역을 파고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 분야엔 전문가를 자처하는 분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 또 다른 문제.

내가 리뷰보다 페이퍼에 주력하는 이유다 (현재까지 리뷰 477편, 마이페이퍼 185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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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12-1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나도 기생충이라는 전문분야가 있긴 하지만,..." - 이 부분에서 저, 웃어도 되지요? 크하하 ...

그래도 기생충이라는 전문분야가 있어서 얼마나 좋습니까?
그것도 없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마태우스 2011-12-14 16:58   좋아요 0 | URL
첫 댓글 감사드립니다. 자칫하면 무플로 끝날 뻔했어요 역시 사람은 전문성과 더불어 인맥이 있어야 한다니깐요. 저도 님이 무플일 때 도와드리겠습니다 꾸벅

순오기 2011-12-1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로그인이지만 댓글을 남기고 싶어서~ ^^
아래글도 봤습니다, 책을 아주 쬐끔씩 보고 있어서 답을 알아 맞추기는 힘들겠네요~
그래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물만두님 책도 마태우스님도!!

감은빛 2011-12-1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전문분야가 있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한번 해봅니다.
그냥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쓰고 싶은 글을 쓰면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경향에 쓰신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

다락방 2011-12-1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최대 장점은 글을 쉽게 쓰신다는거죠. 그래서 아마도 많은 분들이 마태우스님의 글을 즐겨찾기 해가며 읽고 또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이번 리뷰도 아주 쉽게 마태우스님의 감상을 적어주셨잖아요. 문득 제가 개척해야 할 땅은 어디일까, 하는 생각을 저도 해보게 되네요.

여러모로 이 리뷰는 참 좋습니다. 추천이 아깝지 않을만큼요.

숲노래 2011-12-14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갈래를 오래오래 좋아한다면,
누가 그 갈래 이야기를 쓰더라도
서로서로 더 아름답게 되리라 믿어요.

비로그인 2011-12-14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근데 이 글은 리뷰네요 ㅎㅎ
페이퍼에 주력하는 이유, 라고 하셔서 페이퍼인 줄 알았어요!

이진 2011-12-1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다락방님 말처럼 마태우스님의 글을 읽으면 전혀 어려운 부분이 없달까요.
다른분들의 글을 읽으면 종종 글의 흐름을 놓치거나
아예 이해를 못할때가 많은데 마태우스님의 글을 읽으며
어려웠던 부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좋지요 ㅎㅎ

저는 알라딘에 중학생의 풋풋한 청춘을 불어넣어야 할까요 ㅋㅋㅋ

좋은날 2011-12-14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 읽을때면 물만두님은 이 책 서평을 뭐라고 썼을까? 항상 생각해요.
마태우스님의 글은 만나서 이야기 듣는 느낌이예요.
제발 자주 글 올려주시길 바랄뿐입니다.

구단씨 2011-12-14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기생충책이라는 부분에서 혼자 빵 터졌어요. ㅎㅎㅎ

blanca 2011-12-1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글은 언제나 유쾌해요. 만두님도 웃음짓고 계실 것 같아요. 인간 기생충들이 창궐하는 정치 영역이라는 말에 또 혼자 킥킥대고 웃습니다.

mira 2011-12-14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연한 기회에 물만두님의 글을 보고 아 글은 이렇게 쓰면서 늘려가는것이구나를 느끼면서 추리소설에 대한 리뷰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덕분에 마태우스님도 알게 되고 좋네요.앞으로 자주 올께요. 저도 제 분야를 찾으려고 노력중인데 ㅎㅎ 돈,오락 ,놀이에 관심 중이예요

2011-12-14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1-12-1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이미 페이퍼의 대가이십니다.

saint236 2011-12-1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기생충이라. 이 기회에 전공을 바꾸심이. 이도저도 아닌 저는 뭘까요? ㅎㅎㅎ

비로그인 2011-12-1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글의 최대장점은, 글쓴 이가 마태우스 님 자신이라는 것.

stefanet 2011-12-15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의 알라딘에서의 전문분야는 유머입니다! ^^

마태우스 2011-12-1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따스한 댓글 감사합니다 비로그 댓글 중 중 님의 것처럼 멋진 댓글은 오랜만이네요
검은빛님/하긴, 전문분야 없어도 쇠고랑 안차죠^^ 그냥 한 분야에서 혁혁한 업적을 이루신 물만두님이 부러워서 해본 말이어요.^^ 글구 경향 글은 다들 “약하다”고 하는데요, 더 세면 쇠고랑 찰 거 같지 않나요?
다락방님/이번 리뷰의 특징은 페이퍼랑 구별이 안된다는 거죠. 책 얘기보단 신변잡기가 많다는...^^ 암튼 좋은 말씀 매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이 개척해야 할 땅은요 제가 생각하기에 독서일기를 낸다면 가장 유력한 분은 다락방님이어요. 님의 글은 공감지수가 아주 높고 그러면서 재미도 있거든요
된장님/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실 전문가 운운은 물만두님을 띄워주기 위한 수사였구요, 전 책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족하답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책 좋아한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멋진 취미에요 그죠?
말없는수다쟁이님/네 제가 원래 리뷰와 페이퍼 구별이 잘 안간답니다^^
소이진님/님이 등장하면 서재가 환해진답니다. 티없는 미소가 돋보여요! 언젠가는 꼭 어려운 글을 한번 써보고 싶어요 그래야 제가 “어렵게 쓸 줄 몰라서 쉽게 쓰는 거다”라는 오해를 안받을 수 있으니깐요 문제는 그게 오해가 아니라는 거지만요
좋은날님/네...자주 글 올리려 하는데, 이번 학기 내내 일에 쫓겼어요. 일을 쫓아다니면 좋을텐데 늘 쫓겨다니니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어요.
내숭구단님/아..님을 잠시나마 즐겁게 했다니 저도 좋습니다.
블랑카님/부끄럽습니다. 만두님한테 잘 못해드렸는데, 이 글 보고 마음 푸시면 좋겠어요.
mira-da님/돈, 오락, 놀이 다들 괜찮은 주제입니다. 특히 놀이에 관해서는 누구나 관심이 있는데,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잖아요. 놀이 분야 전문가가 되주세요!
속삭님/저도 용의자X 읽고 기절할 뻔...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코의 다른 책 읽고 실망한 적 많습니다. 백마산장 같은 것도 그랬구요. 취향은 다 다르니 뭐가 절대적으로 좋을 건 없죠. 물만두님 리뷰를 추구하지 마시구, 저처럼 페이퍼성 리뷰를 추구하면 어떨지요? 신변잡기로 일관된 리뷰를 쓰는 것도 은근 재밌어요^^
브리니님/헤헤.... 댓글의 대가 브리니님이다!
saint236님/무슨 말씀...이도저도 아니라뇨! 우리 다 알라딘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인데...!
주드님/잉...맨날 이런 멋진 칭찬만 하다니, 연말 되니깐 더 감동적으로 되가는군요! 미모는 여전하시죠?
스테파넷님/아..네... 새해엔 좀 웃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홧팅

Mephistopheles 2011-12-15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껜 '개그'가 있잖아요.

2011-12-17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1-12-1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한분 찾았네요 다들 어떻게 찾는것지 다시 도전 아니면 포기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 - 이영미의 세대공감 대중가요
이영미 지음 / 두리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문화평론가 이영미 선생은 어릴 적부터 <쇼쇼쇼> 등의 TV 가요프로그램을 섭렵하다가

결국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대중가요 평론가가 됐다고 한다.
 

첫 대중적 저작물인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이후

이영미는 대중가요를 소재로 한 탁월한 저서를 여럿 내놓았는데,

<세시봉, 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도 그 중 하나다.

이 책은 나이든 세대가 왜 트로트를 좋아하는지,

포크 세대가 트로트에 학을 떼는 이유는 뭔지 등등

세대에 따라서 좋아하는 노래가 다른 이유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세시봉>을 보면서 무릎을 쳤던 건

대중가요가 우리 사회의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좋은 수단이란 사실.

하기야 대중이 좋아한 노래들은 그 당시 상황을 반영하기 마련,

70년대에 "꽃피는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같은 노래가 공감을 얻은 이유는

내집 마련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나이가 나이니만큼 이 책에서 다룬 노래들을 대부분 알고 있다는 것도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전공이 전공인지라 이런 묘한 생각을 하게 된다.

노래로 사회를 이해하는 게 가능하다면

기생충으로 우리 역사를 한번 다뤄보면 어떨까?

한 30초쯤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6, 70년대엔 회충과 편충이 유행했고,

80년대부터는 간흡충이 1위로 나섰지만,

진정한 1위는 요충이라는 게 내가 아는 기생충 역사의 전부인데,

이걸 가지고 할 얘기가 뭐 그리 많을까 싶다.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들이 흥미를 가질만큼 사례를 많이 접해본 것도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써야 할 밀린 책들이 수시로 날 독촉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새로운 책에 대한 발상은 당분간 접어야 마땅하리라. 



참고로 말하면 지난 여름에 쓴다고 공언했던 '현대기생충백서'는

딱 한페이지 쓰고 때려 치웠고,

그 한페이지를 쓴 이유도 아내가 "그러다 한 장도 못쓰고 여름 다 가겠다"고 놀려댔기 때문인데,

그러고보면 알라딘에다 하루 3-4편의 글들을 매일 써댔던 2004년의 한가함이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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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1-11-1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정한 1위는 요충이었던 것이군요! 하하, 이런 책 내도 유익할 것도 같은데요...짧은 분량인 문고본으로 내시면 딱 일거 같은데요~ 살림지식총서의 한 권으로 제격일 것 같습니다. ㅎㅎ

현대기생충백서...이거 기대하고 있는데, 딱 한페이지 쓰시고 때려 치우면, 기다라고 있는 사람은 뭐가 됩니까...ㅋㅋ 마테우스 교수님, 어여 분발을!!^^

마태우스 2011-11-15 12:46   좋아요 0 | URL
야무님 죄송합니다. 내년 안에는 꼭 책을 내겠습니다. 강의분량이 갑자기 늘어난 탓에 책쓰기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여름 내내 기생충을 뒤진 것도 이유가 되구요. 내년엔 꼭 책을 내도록 할게요 연구는 조금만 하구, 책을 열심히!!

이진 2011-11-15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공이 전공인지라 우리 역사를 기생충으로 다루시다니 참신한걸요 ㅋㅋㅋ

우와 현대 기생충 백서... 정말 읽고싶은데요? 그걸 읽고나서는 제 생활태도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ㅋㅋㅋ

마태우스 2011-11-15 12:46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제가 댓글을 달 때마다 님 댓글을 봤습니다. 드디어 제게도 님 댓글이 달렸네요^^ 하도 자주 봐서 오래된 친구같은 생각이 듭니다. 책 열심히 쓰겠습니다 꾸벅

책가방 2011-11-15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똥)얘기를 좋아하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기생충얘기를 동화나 그림책으로 써 보면 어떨까요?
깊이있는 내용을 담을수는 없겠지만 후학을 미리 양성한다거나 청결과 관련하여 기대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꽃피는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마태우스 2011-11-15 12:48   좋아요 0 | URL
동화나 그림책이라... 것두 좋은 의견이네요. 근데 그 책을 보고 애들이 기생충을 전공할 마음이 생길까요. 글구 '저 푸른'이군요. 호호. 부끄러워라. 꽃피는 초원이라니, 다시 보니 웃겨요!

stella.K 2011-11-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왜요, 마태님은 충분히 그에 못지 않은 일을 하신다고 봐요.
누가 기생충에 관한 이야기를 마태님만큼 재밌고 웃기게 쓸 수 있겠습니까?
한마디로 대중에게 먹히는 글을 쓰고 계시잖아요.
자신감을 가지세요.ㅋ
이런 책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저자는 요즘 절찬리에 방송하는
나가수와 불후의 명곡2를 어떻게 평할지 모르겠어요.
전 그 두 프로 빼놓지 않고 보는데 누가 이걸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 없을까?
궁금해하고 있답니다.^^
아, 근데 왜 2004년이 그리우신건지...?

2011-11-15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1-15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마태우스 님 또래들도 남진을 좋아하는 세대는 아닌 것이 드러나는군요.'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로 시작하는데...저는 최근 2년 간 인터넷을 통해 남진 노래 30곡 정도를 새로 알게 되었답니다.

마태우스 2011-11-15 21:21   좋아요 0 | URL
어맛 전 그런 세대가 절대 아니옵니다. 남진 얼굴도 기억 안나구요, 나훈아 노래는 노래방에서 배웠답니다. 전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옵니다^^

민세민석아빠 2011-11-2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드뎌 기생충 백서를 집필하시는 군요... 좋은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 - 첫번째 싱글걸에 대한 혼란과 떨림의 이야기
샘 왓슨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봄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오드리 헵번은 내 타입은 아니다.

동아리 선배 중 오드리 헵번을 닮은, 그래서 '오드리 될뻔'이란 별명을 가진 누나를 봤을 때도

그다지 가슴이 뛰진 않았다.

그가 나온 영화를 본 것도 <로마의 휴일>이 전부인데,

거기서 난 오드리가 예쁘다는 것보단 그레고리 팩이 진짜 멋있구나,는 것만 느꼈다.

오해가 있을까봐 내가 남자주인공을 좋아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걸 밝혀둔다.


그런 내가 <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란 책을 산 건,

그 영화가 여성의 삶에 크나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시네21 광고를 보고 난 뒤였다.

그 전까지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여성은 오로지 나쁜 여자들이었지만,

이 영화 이후부턴 성을 자유롭게 즐기는 독신여성도 당당히 얼굴을 들고 살아갈 수 있게 됐다는 얘기였다.

한 영화평론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 영화로 우린 성인이 되었다...어느날 갑자기 우리에게 섹스를 공공연히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166쪽)

그래? 그렇게 대단한 영화라니 호기심이 일었고,

책을 주문한 뒤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쿡에서 1000원을 내고 봤다.

이런 태도, 중요하다.

그 덕분에 난 책에서 설명하는 장면들을 금방금방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보단 책이 더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1960년대 영화다보니 당시로선 참신해봤자 지금의 내겐 시시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비해 영화의 뒷얘기란 언제나 재미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주제가인 '문 리버'였다.

영화를 알기 전부터 이 노래를 알았고, 노래방에서 곧잘 부르곤 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노래와 영화가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오드리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유명한 장면은

오드리를 그다지 예쁘게 보지 않는 내 마음도 살짝 흔들었다 놨는데,

그건 오드리의 미모가 아닌 노래 때문으로,

내 결혼 십주년이 될 때 이 노래를 부르면서 아내에게 고맙다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난 아내 말에 의하면 대단한 음치고,

그래서 아무리 좋은 노래라고 하더라도 망쳐 버리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라

그런 마음은 그냥 마음으로 족할 것 같다.

 


네이버를 찾아보니 오드리가 죽은 게 1993년,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올해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타계했으니

저 세상도 조금은 밝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근데, 오드리 될뻔이란 별명의 누나는 어디서 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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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1-11-07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역시 잼나게 잘 봤어요, 마태우스님^^

그나저나...저두 오드리는 제 타입이 아녜요~ㅎㅎ 엘리자베스도요..ㅎㅎ 전 잉그리드입니다..ㅎㅎ

마태우스 2011-11-09 10:55   좋아요 0 | URL
아 잉그리드 타입이시군요 사실 전... 김정은 타입입니다^^

BRINY 2011-11-08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이 글이 속한 카테고리를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ㅎㅎ

마태우스 2011-11-09 10:55   좋아요 0 | URL
어맛 글이 좀 판타지스럽나봐요^^

stella.K 2011-11-0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드리 될뻔!
전 오드리 헵번 좋아하는데.
정말 이 책 때문이었나요? 저도 그 영화 얼마전에 다시 보고 싶었는데
못 보고 있어요. 시간도 없고(하는 일 없이 바뻐서), 쿡은 영화를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어떤 걸 봐야하는지 고민만하다 못 보게돼요.
쿡있기 전엔 오로지 tv에서 해 주는 영화만이 유일한 통로라 기를 쓰고 봤는데
그때가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
저책 진짜 읽어보고 싶네요.ㅠㅠ

마태우스 2011-11-09 10:56   좋아요 0 | URL
오드리 좋아하시는군요 전 오래된 영화들에 대한 향수가 별로 없어요 주말의 명화를 열심히 본 것도 아니구, 그냥 이름만 들어서 말입니다. 쿡에서 무료로 해주는 것 찾아보면 좋은 영화가 가끔 있더라구요. 샤이닝이 그랬죠 아마.

비로그인 2011-11-0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베티 데이비스가... ^^;;
지금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오드리 햅번이 신화였나봐요.
아직까지도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는 걸 보면...
영화를 보고 그 뒷이야기를 책으로 읽는 경험은 꽤 신선할 것 같은데요? ㅎㅎ

마태우스 2011-11-09 10:57   좋아요 0 | URL
뒷얘기는 늘 재미있기 마련이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렇게 만들어졌다'가 훨씬 더 재밌었던 기억이 나요. 베티 데이비스도 이름만 알 뿐 얼굴을 모른답니다

카스피 2011-11-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오드리 헵번은 헐리우드의 전형적인 금발미인은 아니었죠.하지만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어서 오히려 지적인 감을 주어 성공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도 멋있지만 마이페어 레이디에 나온 오드리 헵번이 더 멋있어 보이더군요^^

마태우스 2011-11-0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 페어 레이디! 그것도 보고싶은 영화예요. 찾아서 보겠습니다! 책 보면 오드리 남편이 그닥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더군요. 남자들이란...

이진 2011-11-0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오드리햅번은 그리 좋아하진않지만 곁눈질로는 예쁘구나 하고 감탄합니다!
제 국어 선생님은 오드리햅번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눈치이시지 많요...

마태우스 2011-11-11 17:0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소이진님. 사실 말이죠 오드리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나이많은 사람이랍니다 그러니까 전 나이가 많은 게 아닌 거죠^^

2011-11-09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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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은 글재주나 지식이란 잣대로 보면 열 권 이상의 저서는 있어야 할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낸 책은 젊은이들을 보듬어주는 게 주 테마인 <건투를 빈다>가 유일했는데,

그건 그가 책 한권 분량의 글을 쓰기엔 너무 게으르기 때문이다,라고 추정된다.


<닥치고 정치>는 그가 말을 하고 최고의 인터뷰어 지승호가 그 말을 정리한 책으로,

책을 쓰기엔 게으를 것으로 추정되는 김어준이 택할법한 형식이었다.

게다가 전작이 너무 착하기만 해 기대에 못미쳤다면,

이 책은 평소 그에게 기대하던 것들이 죄다 담겨 있다.

스릴러도 아닌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할만큼 재미있고,

심각한 정치 이야기를 하는데도 수시로 폭소를 터뜨릴만큼 웃기다.

물론 이건 김어준만의 능력이 아니라, 각하의 공이 절대적이다.

그분이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일련의 사건들만 나열해도 그 자체로 한편의 드라마가 되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김어준 최고의 장점은 관계없어 보이는 사건들의 배후를 꿰뚫어보고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통찰력이다.

나름대로 BBK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도곡동 땅과 BBK가 어떻게 연결된 건지조차 몰랐다.

하지만 김어준은 특유의 통찰력으로 BBK 사건의 내막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데,

그걸 알고 나니 머릿속이 다 시원해진다.

거기에 수시로 나오는 “추정”이란 단어와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니까”가 어우러지니

재미가 백배쯤 더해지는 거다.

저자의 뛰어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하나.

“다음 법무부 장관이 누가 되는지 지켜봐. 틀림없이 이명박 최측근 중의 측근이 된다.  

아무리 야당이나 국민이 반대하더라도.”(98쪽)
 

그가 이 말을 한 시점은 올해 5월인데,  

과연 각하는 올해 8월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씨를 법무부장관으로 밀어넣는다.

청와대 수석을 하던 사람이 공정하게 법집행을 할 수 있겠냐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준표가 한나라당 대표가 될 거라는 그의 예측도 지금사 되짚어보면 놀랍다. 


문제 하나. 우리 각하가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소위 베를린 선언을 굳이 독일에 가서 한 이유가 뭘까?

총수가 내놓은 답, “이유는 하나야. 베를린 선언이라고 하려고. 그 외에는 굳이 베를린에 가서 말해야 할 단 하나의 이유도 없거든.”(199쪽)

이렇게 유쾌하게 사건의 진상을 가르쳐 주는 책은 여태까지 없었다.

다 읽고 나면 여기서 얻은 지식들을 다른 이에게 얘기해주고 싶어지고,

열댓 권쯤 사서 지인들에게 돌리고 싶어지는 책,

<닥치고 정치>와 더불어 올 가을을 재미있게 보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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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7 0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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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7 0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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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2 12: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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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3 10: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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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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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식이 오래되니 차가 자주 고장이 난다.

차를 맡기고 나서 고쳐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서점에 들렀다.

그때 눈에 띈 책이 바로 <소년을 위로해 줘>,

‘미녀를 위로해 줘’도 아닌 이 책에 그다지 흥미가 가진 않았지만,

은희경이란 이름값은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집어들게 했다.

돌이켜보면 은희경의 책을 사서 실망한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까.


마지막 부분이 꽤 지겨웠지만 이 책도 그럭저럭 읽을만은 했다.

내 불만은 딱 하나, 제목이 왜 ‘소년을 위로해줘’인가다.

주인공 강연우는 싱글맘이긴 해도 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자라고 있고,

결정적으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채영이란 여인과 사귄다.

손을 잡는 것은 물론 키스까지 하는 그 녀석을 내가 왜 위로해 준단 말인가?

게다가 강연우의 친구 여동생도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고 있으니,

위로란 가당치도 않다.

시커먼 남자들에 둘러싸인 채 중고교 시절을 보냈고,

우리를 때릴 궁리만 하셨던 아버지와 더불어 살아야 했던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갑자기 화가 치민다.


그래도 중고교 때 추억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더니 딱 하나가 떠오른다.

우리반 애들 전체의 앙케이트를 모아 반 회지를 만들던 고2 때가.

만드는 내내 즐거웠고, 만들어진 회지를 읽으며 낄낄거렸었지.

책이 나온 지 딱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회지는 전량 압수됐고,

나를 비롯해 회지 만드는 걸 주동한 몇몇은 교무실을 들락거렸다.

“가장 싫어하는 선생님은?”이란 항목이 있었던 게 문제가 된 모양인데,

그 때문에 6년 중 딱 한번 있을 뻔했던 추억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니 강연우, 괜히 힘든 척 하지 말라고!


읽으면서 느낀 점 하나.

주인공인 강연우의 어머니는 40세인데, 미녀다.

오년 전만 해도 “어머니가 어떻게 미녀야!”라며 책을 집어던졌겠지만,

나이가 많아지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

중년의 나이가 가져다 준 관대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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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7 1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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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1 23: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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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9-17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이렇게 다른 분과는 동떨어진 색다른 리뷰라니..
아래의 고기 찍고 계신 사진과 너무나 매치되어, 엄청난 공감을 하게됩니다. ㅎㅎ

즐거운 주말 되셔요.

2011-09-21 23: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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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8 0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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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1 2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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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9-22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웃겨요. ㅠ_ㅠ 중년의 나이가 가져다 준 관대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