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희망에서 싹튼다
송영대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인문학 고전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교공부에는 별 흥미가 없던 이들이 플라톤 등의 고전을 읽더니

천재 발명가(에디슨)나 주식의 귀재 (워런 버핏) 등이 된다는 거다.

설마 하는 마음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지만,

나 또한 30대에 갑자기 찾아온 책읽기를 통해 방송에도 나가게 된 걸 보면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있어서 책읽기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으니,

그건 바로 강의다.

‘세상을 바꾸는 15분’(세바시)을 비롯해서 수많은 강의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강사들은 자신이 느낀 인생의 정수를 그 강의에 담는다.

게다가 강사들이 누군가.

다들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듣는 분들,

그런 분들이 “엄마의 마음으로 떠먹여 주는” 강의를 해주니,

대중강연을 찾아서 들어도 에디슨이나 워런 버핏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실제로 그런 분이 있다.

웬만큼 이름난 분들의 강의 때마다 맨 앞줄에서 강의를 듣고,

녹음까지 하는 이분의 이름은 바로 송영대 님이다 (이하 존칭생략).

송영대는 강의를 많이 듣다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강의 평론가’가 되버렸는데,

일년에 100회 이상씩 몇 년간 강의를 들은 그 내공이 실로 엄청나리라 생각된다.

 

 

그 내공을 발판으로 낸 책이 바로 <행복은 희망에서 싹튼다>이다.

강의 평론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얘기한 뒤 인상깊었던 강연을 소개하고,

명사와의 인터뷰와 그 과정에서 자신이 느낀 교훈을 적어 놓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산삼을 다려서 엑기스를 먹는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론 테너 최승원 님의 강연이 가장 가슴뭉클했다).

인문학을 읽는 게 어렵다고 생각되고 강연을 찾아다니는 것도 여건상 힘든 분이라면,

이 책 한권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남은 삶을 더 낫게 살 수 있으리라.

부자로 만들어주는 책도 많고, 리더가 되게 해주는 책도 많으며, 삶의 엄청난 비밀을 살짝 알려주겠다는 책도 여럿 있다.

그런 책들에 실망한 독자라면 과감히 이 책을 지르시라.

이 책을 사는 것은 잘 나가던 대기업 직원에서 배고픈 강연평론가가 된 저자를 격려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자신에 대한 후회없는 투자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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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0-17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리뷰를 믿고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

마태우스 2013-10-17 20:00   좋아요 0 | URL
아 네... 이번엔 믿으셔도 됩니다!!

카스피 2013-10-17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 평론가라니 넘 대단하시네요^^

마태우스 2013-10-17 20:0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 같으면 못그럴텐데, 과감히 선택하신 걸 보면 보통분은 아니어요..
 
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볼 때마다 신기한 건

그가 돈계산에 있어서 철저하다는 점.

작품속 주인공들은 늘 이런 식이다.

주당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니까 남은 빚이 얼마고 어쩌고...”

<더 잡>도 예외가 아니다.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주인공의 1년 수입은 6만달러에 보너스가 6,

거기에 신용카드 사용액이 무려 2만달러...대출 때문에 매달 나가는 이자만 해도 325달러...테니스클럽에 내야 하는 연회비도 795달러나 되었다 (17).”

이런 걸 도대체 왜 시시콜콜하게 말하는지 모르겠다만

남의 가계부를 훔쳐보는 듯한 재미가 있어서 고개를 몇 번 끄덕이고 넘어갔다.

그런데 222쪽에 가면 양쪽 페이지 전체가 흡사 금전출납부 같다.

자산이 얼마고 부채가 얼마며 최저월간지출이 얼마니까 앞으로 벌어야 할 돈이 얼마라는 게

페이지 가득 나온다.

돈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건 아니지만,

매 책마다 이렇게 수입과 지출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는 걸 보면 좀 의아해진다.

어릴 적에 어렵게 살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돈 얘기를 하는 건 그의 일관된 특성이니 그냥 넘어가고,

<더 잡>의 문제는 이전 책,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만한 <빅 픽처>에 비하면

책의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이 위험한 일에 말려들고,

거기서 어떻게 헤쳐나올지가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너무 재미있어 죽겠다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 책은 더글라스의 작품들 중 중간 정도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답답했던 점 한 가지.

주인공의 아내가 너무 까칠했으며, 주인공이 어려웠던 시기에 남편을 버리고 다른 곳에 가버리는 등의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아주 잘했다, 이런 건 아니지만-외도는 사실상 버림받고 난 뒤였다-

바깥일을 제대로 설명 안했다는 이유로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아내한테 집적거린 다른 남자의 입을 빌어 아내가 엄청난 미모라는 걸 암시했지만,

외모보다 중요한 건 성격인데,

좀 생겼다는 이유로 저렇게까지 까칠하다면 내가 버틸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다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끝으로 오타 몇 가지.

이야기 흐름과 관계는 없지만 내가 테니스 전문가라 괜히 아는 체를 하고 싶어져서

지적하는 건데,

93쪽을 보면 서브권을 가진 상대가 포티 러브로 앞서다 주인공이 연속 두점을 딴다.

책에는 서티 포티라고 나왔지만, “포티 서티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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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8-2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상이 네덜런드인일지도......

마태우스 2013-09-07 23:12   좋아요 0 | URL
더글라스 케네디니까 케네디 가 사람이 아닐까요 혹시...?

paviana 2013-08-2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S OPEN 시작이요. 올해도 다 갔어요.

마태우스 2013-09-07 23:1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올 마지막 대회죠. 페덜은 조기 탈락하고...

2013-08-30 0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7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7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7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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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 마감인 논문이 있었다.

그냥 논문이야 늦게 내도 그만이지만,

다른 학회에서 특별히 써달라고 부탁한 논문은 얘기가 다르다.

계속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결국 마감을 넘겨버렸고,

특별히 읍소해 얻은 일주일의 말미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왜 그랬을까.

, 그것도 친한 사이도 아닌 사람 핑계를 대는 게 좀 우스워 보이긴 하지만,

그게 사실이니 이 자리에서 밝힌다.

 

미야베 미유키. 일명 미미여사.

시대물과 현대물을 아우르며 수많은 작품을 냄으로써 내 시간을 뺏는 그 작가가

이번엔 <솔로몬의 위증>을 썼다.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 틈이 날 때마다 읽었고,

논문 몇줄을 쓰다가도 에이, 잠깐만 보자며 책을 펼쳤던 게

약속을 11일째 어기고 있는 결정적 이유였다.

한 학생의 자살사건을 심층 분석해 손에 땀을 쥐는 스릴러로 만든 미미여사의 솜씨는 여기서도 잘 드러나는데,

이 시리즈의 결정적 단점은 한권당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 무려 세권이나 된다는 점이다.

내용이 재밌어 금방 넘어간다 해도 열흘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그러니 뭔가 꼭 할 일이 있는 사람은 이 책을 펼치지 마시라.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고, 미안하다며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두 번째 단점, 진득함이 필요하다.

모방범과 비교하면 뭐가 더 재밌어?”

아내의 질문에 고민 끝에 <모방범>이라고 답을 했다.

<모방범>은 수많은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독자에게 긴장을 주는 반면,

이 책은, 그전작품인 <이유>가 그런 것처럼, 한 사건의 이면에 도사린 현대 사회의 문제를 다뤄

읽는 데 어느 정도의 진득함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미미여사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와 의미를 선사하며,

그게 미미여사의 팬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이유일 것이다.

내 책 사재기를 위해 서점에 갈 때마다 이 책이 바닥에 뭉텅이로 쌓여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미미여사가 점점 한국에서 인정받는구나 싶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세 번째, 왜 분리해서 집계하나?

알라딘 블로거베스트셀러를 집계할 때 10위 안에 솔로몬의 위증 1~3권이 동시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과거엔 1권만 집계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베스트셀러 집계를 했던 것 같은데,

시리즈물도 각 권마다 집계를 하는 건 공평치 못해 보였다.

그땐 내 책이 간발의 차로 10위 밖에 있었으니,

저것만 없으면 10위 안에 드는데!” 하면서 괜히 미미여사를 미워하게 됐다.

하지만 책을 재미있게 읽은데다 지금은 내 책이 30위권 바깥에 있어,

미미여사에 대한 괜한 미움은 사라졌다.

생각해보면 이건 나와 미미여사 사이를 이간하려는 서점 측의 계략이 아닌가 싶은데,

그런 거에 넘어가지 않을테니 다음번에도 재밌는 책을 내주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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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12 2013-08-12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대단한 작가 같아요.
이렇게 다작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잡고 있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닐텐데.......

더운 여름 잘 지내시지요?
가끔 매체에서 마태우스님 접하면서,
아 나 저 분 아는데하면서 괜시리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

moonnight 2013-08-12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다운 즐거운 리뷰네요. ^^ 아직 이 책 안 샀는데 (역시) 주문해야겠군요.
저도 텔레비젼에서 마태우스님 모습 가끔 뵈면서 나 예전에 저분과 술도 마셨었다고 자랑한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할께요. ^^

재는재로 2013-08-12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미미여사 전집 읽기 도전했는데 현대물은 거의 읽었는데 에도 시대는 왠지 맞지 않아서 미인하고 안주밖에 읽지 안았네요 게임 이코소설도 쓰시고 참 다재자능하죠

2013-08-16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1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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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내가 읽은 책 중 최고의 책은, 국내작가에 한정짓는다면, 단연 <7년의 밤>이다.

주인공이 취직할 때마다 투서를 보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7년 전 그날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등등

책의 시작부터 사람의 호기심을 확 잡아당기는 뭔가가 있었다.

그 책을 읽던 사흘간 난 책읽는 시간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에 짜증이 났었다.

열시가 넘었는데도 파하지 않는 모임, 때가 되면 잠이 오는 내 한심한 인내심,

심지어 내가 하는 연구를 위해 나랑 계약한 사냥꾼이 강원도에서 잡은 멧돼지 근육을 보내왔을 때,

아이 참...며칠 있다 잡히지라며 멧돼지를 원망했다.

그 후 작가의 이전 작품을 찾아 읽은 건 아니었지만,
정유정이란 이름은 내 머릿속에 단단히 박혀서, 새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게 됐다.

 

그리고 새 책이 나왔다.

<28>이라는 독특한 제목과 함께.

책날개에 의하면 저자는 “23개월을 장편소설 <28> 집필에만 몰두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 책의 설정은, 과학적으로만 본다면, 저자가 정말 열심히 공부했구나,는 걸 느끼게 해줬다.

개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 질환을 전제로 한 이 소설은

실제 그런 일이 닥쳤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리얼하게 그려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이건 순전히 내가 개를 지나치게, 비율로 따지자면 상위 0.1%에 들 만큼, 좋아하는 탓이 컸다.

개들이 죽어나가는 게, 그리고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게 영 불편한 나머지

책에 잘 집중이 안됐다.

책에서는 개가 바이러스의 감염원이라 학대를 받지만,

현실에선 이렇다할 해도 끼치지 않는데도 해마다 8만마리의 개가 버려지고,

그 대부분이 차에 치여, 물을 못먹어, 그리고 안락사를 통해 저 세상으로 간다.

저자 역시 개를 좋아하니까 이런 책을 쓸 수 있었겠지만,

내가 워낙 개 애호가인지라 개가 죽어나가는 장면들이 불편했고,

결말 역시 찜찜하기 짝이 없었다.

 

전제로 삼은 동물이 개가 아니었다면 난 이 책에 열광했을까?

그랬을 수도 있지만, 모든 아귀가 잘 맞아 떨어진 7년의 밤과 달리

<28>은 뭔가 부족하단 느낌이 든다.

개 바이러스는 어떤 이에겐 사람 간의 접촉만으로 쉽게 전파가 되는 반면

어떤 이는 아무리 환자를 만나도 전파가 안되는데,

내가 아둔한 탓인지는 몰라도 이게 왜 이런지 책에선 설명을 해주지 않았던 게

애견가가 아닌, 과학자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28>이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전작에서도 정유정은 미친 살인마를 그리는 데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 줬는데,

그 재능은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시네 21에서 이런 구절을 봤다.

우리나라 소설은 주로 내면의 갈등을 다뤄 영화 시나리오로 쓸만한 게 없다.”

그나마 다행이다. 정유정이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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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3-07-27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죠 맞죠 정유정,,김애란,공지영,구병모 남자작가는 김영하,천명관 정도의 작가라면 두말없이 작가의 이름만으로 책을 사도 후회하지 않죠 한국 드라마 막장드라마라 말하면서도 작가의 이름이 누구다 하면 결국 보잖아요 그만큼 어느정도 보장되기 깨문에

마태우스 2013-07-28 23:18   좋아요 0 | URL
그렇죠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재미를보장하는 작가 리스트가 있죠. 제겐 심윤경이 그런 작가입다. 정유정도 그렇구 공지영도 제겐 그렇습니다. TV 드라마도 좀 그런 것 같긴 하네요. 글고보니 오래도록 드라마를 멀리했네요 이제 하나 시작할 때도 됐는데...추적자 쓴 작가가 새 작품을 하고 있는데, 죽인다더군요

2013-07-28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8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3-07-28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0.1% 안에 드는지 모르겠지만, 개가 잔인하게 도살당한다는 얘기 듣고,사놓고 한페이지도 안 읽고 바로 팔았습니다. 미리라도 알고 안 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ㅡㅜ

마태우스 2013-07-28 23:20   좋아요 0 | URL
네 안그래도 님 서재에서 님이 그리 써놓으신 거 보고, 솔직히 좀 반가웠습니다. 제 아내도 그거 알고 한페이지도 안읽었답니다. 다음번엔 동물 죽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7년의 밤에서도 고양이를 죽이죠 이 작가분이...

홍퀸 2013-12-17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책이올해작가들사이의인기책이라더만요 영화로도나온다하고 암튼전이작가의'내인생의스프링캠프'밖에안읽었는데정말대단한글쟁이다싶었어요.아,그러고보니그책에도개가나오는데이작가의작품에는고정인물이있네요ㅋ암튼28년은읽어봐야겠다싶은데그닥안땡기긴한데왠지읽어봐야할것같은 암튼스프링캠프는함보세요.한문장한문장이대체로간결하고웃기는편이라술술넘어가드라고요쫌두꺼운편인데빨리읽힐꺼여요.암튼마태님의후기가궁금하니꼭읽고후기써주시길ㅡ
 
사랑이 채우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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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내 말 허투루 듣지 마.... 내 말 틀리는 법 없다, 아가씨.”

<사랑이 채우다> 50쪽의 맨 끝줄에 나오는 저 대사를 읽는 순간, 짜르르 전율이 왔다.

내가 큰올케란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은 탓이다.

<사랑이 채우다>는 심윤경 작가의 이전 작품인 <사랑이 달리다>의 속편이다.

제목처럼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숨가쁘게 달렸던 <달리다>에서

난 큰올케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매료됐다.

자기 이익만 따지는 철저한 속물인데, 그 사실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고

커다란 목소리로 자기 이익을 주장하는 게 왠지 밉지가 않다.

게다가 말끝마다 내 말 허투루 듣지 마내 말 틀리는 법 없다를 연호하는데,

그 말투를 듣다보면 내가 한번쯤 만났던 풍채 좋고 사나운 얼굴을 가진 아주머니가 절로 떠오른다.

물론 현실에서 그런 아주머니가 내 친척이었다면 치를 떨었겠지만,

엄연히 소설 속의 인물인지라 그런 캐릭터에도 열광할 수 있는 것이리라.

 

작가와 좀 친분이 있다는 건 이럴 때 좋은 법,

이 대목에서 난 작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큰올케의 이 말투가 참 반갑네요. 속편 써주셔서 고마워요.”

곧바로 답이 왔다.

큰올케 팬이 은근히 많아요.”

그렇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속편에서도 난 큰올케가 언제쯤 나오나, 그것만 따지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큰올케는 내 기대에 한번도 어긋난 적이 없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회장에게 잘보이려고 하는 이 장면을 보라.

큰오빠와 큰올케는 벌써 박회장이 다니는 교회에서 주차봉사와 급식봉사를 도맡으며 맹활약하고 있었지만”(134)

급기야 큰올케가 아닌 큰오빠가 다음과 같이 말할 때, 난 정말 자지러졌다.

혜나야, 너 우리 말을 허투루 듣지 마라. 우리 말 틀리는 거 없다.”(197)

여기에 이어진 주인공의 말, ‘부부는 닮는다더니, 큰오빠 말투마저 큰올케랑 똑같아졌다.’

 

물론 큰올케의 캐릭터가 열광할 만하게 만들어진 건 전적으로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에 있다.

예를 들어 주인공한테 후임으로 생각해 둔 사람이 있느냐고 회장이 물었을 때, 큰올케는 내심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했으면 한다.

이 장면을 보통 작가라면 큰올케가 혜나의 무릎을 꼬집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처리하겠지만,

심작가가 어디 보통 작가인가.

그 순간 큰오빠와 큰올케의 눈에서 너무 강렬한 섬광이 뿜어져나와서, 나는 하마터면 시력을 잃을 뻔했다.”(242)

섬광으로 처리하니, 큰올케의 탐욕이 훨씬 더 적나라하게 표현된다.

이런 비유에 감탄하면서, 또 큰올케의 등장에 열광하면서 책을 읽다보니

280쪽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재미있는 책을 다 읽는 건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지만,

이번 책은 꼭 그렇지는 않다.

소설의 끝맺음이 긴 여운을 남기게끔 해줬기 때문.

혜나가 춤을 추고, 애인의 형들이 함께 추임새를 넣어 주는 마지막 장면은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이 소설을 머릿속에 떠오르게 해준다.

<사랑이 달리다>을 읽으면서 엄청난 속도감에 중독된 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사랑이 채우다>를 집으시라.

전편보다 더 빠른 속도감에 전율을 느낄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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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7-2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말 허투루 듣지 마.... 내 말 틀리는 법 없다"

역시...."말(馬)"이군요..

(현실에서 저런 말 듣는 사람 만나면 좀 짜증나긴 합니다. 남달리 포스가 뛰어나거나 카리스마가 있다면 모를까 그런거 하나 없는 사람이 저런 말 찍찍 내뱉는 걸 보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줘야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마태우스 2013-07-23 10:29   좋아요 0 | URL
아유 현실에서 저런 사람 만나면...생각만 해도 끔찍하죠. 탐욕스런 모습을 직접 보는 것과 소설로 만나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같아요. 말이 대세입니다^^

재는재로 2013-07-2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책 나오자 마자 사서 읽었습니다 역시 여전한 가족들의 행동 재미잇더구여 여전한 첫/재오/바 감옥에간 둘//째는 제빵사 준비중 커플이 임신하고 과연 잘살수 있을지 다음편도 발매해주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북극곰 2013-07-2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심윤경씨 책 또 내셨나요?
요즘 알라딘 마실이 뜸했더니 그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마태님 요즘 TV에서도 봅니다. ㅋㅎㅎㅎㅎㅎ 아무래도 넘 웃기세요!!

페크pek0501 2013-07-2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웃겨요. 하하~~
"심작가가 어디 보통 작가인가." - 저, 이 문장에서 빵터졌어요.

으음~~ 정말 사 보고 싶게 만드는 리뷰였슴다. ^^

마태우스 2013-07-2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앗 심작가가 보통작가가 아니란 말에 그리 좋아하시다니, 웃음코드가 거기 있으시군요!! 사실 전 제 책보다 심작가님 책을 더 권합니다^^
북극곰님/전 제가 웃긴다기보단 외모로 어필하죠^^ 북극곰님도 오랜만이네요
재는재로님/네 저도 다음편 써줬으면 좋겠구요, 뭣보다 드라마화를 강력히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