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사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 :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늘 마음에 어떤 아쉬움이 담긴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 때문일까. 여느 때와 다른 감회로 마음이 들썽거리기도 한다. 또 그렇게 한 해가 갔구나, 하면서. 왜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가는 걸까, 하면서.

 

 

돈을 벌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살림을 하고, 이 세 가지를 하면서 일주일을 보내는데, 그러면 세상은 일주일의 단위로 돌아간다고 느껴진다. 이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었다. 특히 글을 지속적으로 쓰게 된 것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므로 책과 함께한 시간들은 내게 아주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책이 있었기에 이곳 서재를 가질 수 있었다. 서재를 가져서 1)매일 똑같은 뻔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2)이웃 서재 님들의 글을 읽으며 많이 배울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3)이웃 서재 님들과 소통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이런 감사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

 

 

 

 

2. 책과 연인의 공통점 : 흔히 새 연인에게 끌리는 것은 지금의 연인의 단점을 새 연인은 갖고 있지 않으며 또 지금의 연인에게 없는 다른 매력이 그에게 있어서다. 아직 서로를 잘 모르는 새 연인에겐 단점은 보이지 않고, 그저 장점만 부각되어 눈에 띄어서다. 오직 새 상대에 대해 갖는 아름다운 환상으로 인해 신비롭게 느껴져 설렘만을 갖는 것이다. 여기서 ‘연인’을 ‘책’으로 바꿔 써도 무방하리라. 새로 갖게 되는 책은 늘 셀렘이란 그림자를 달고 나타나기 마련이다.

 

 

 

 

3. 새해에 첫 번째로 설렘을 준 책 : 새해에 첫 번째로 설렘을 준 책은 다산의 책이다.

 

 

 

 

 

 

 

 

 

 

 

 

 

 

 

 

 

 

정약용 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창비

정약용 저, <정선 목민심서>, 창비

 

 

다산의 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하게 출간되어 고르기가 힘들었는데, 책을 받고 보니 두 권 다 탁월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역시 창비 출판사는 믿을 만하다.

 

 

사실 이 두 권의 책은 내가 구입한 게 아니라 서재의 ㄱ 님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다. 얘기하자면 이렇다. 알라딘에서 해마다 각 서재에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댓글을 남긴 다섯 명을 알려 주는 게 있는데, 그 다섯 명 안에 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ㄱ 님이 그 다섯 명에게 감사의 뜻으로 책을 선물하겠다며 두 권의 책을 고르란다. 비밀댓글로 책의 제목과 주소와 이름을 적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두 권의 책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다시 말해 내가 좋은 일을 했더니 복을 받았다는 얘기다.)

 

 

선물을 받은 두 권의 책을 열심히 읽어서 좋은 페이퍼를 쓰기로 하겠다. (될지 모르겠지만, 두 권의 책으로 좋은 페이퍼를 쓰고 싶다.)

 

 

마음 좋은 ㄱ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4. 새해에 갖는 마음가짐 : 2013년에 갖는 마음가짐을 위해 혜민 스님의 글에서 뽑았다.

 

 

 

 

 

 

 

 

 

 

 

 

 

 

 

 

 

....................

“혜민 스님, 장차 법정 스님처럼 큰스님 되세요.”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법정 스님이 아닌 혜민 스님이 되고 싶어요.” “누구처럼 되기 위해 살지 마세요.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내가 되세요!”(95쪽) - 오직 자신이 되라는 말.

 

“이 세상 최고의 명품 옷은 바로 자신감을 입는 것입니다.”(154쪽) -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옳은 말보다는 그 사람을 향한 사랑과 관심입니다.”(157쪽) - 사랑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말.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앞에 있는 분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행복을 추구하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가끔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잊지 마십시오. 내가 옳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같이 행복한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225쪽) - 같이 행복하라는 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만이 있을 뿐입니다.”(231쪽) - 자신을 잘 알라는 말.

....................혜민 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좋은 글을 발견하면 필사를 하든지 암기할 정도로 여러 번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혜민 스님의 글은 저절로 여러 번 읽게 만든다.

 

 

 

 

5. 이런 생각으로 글을 쓰겠다 : 누군가가 내게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하는 질문을 한다면 사유가 깊은 글을 쓰고 싶다고 대답하겠다. 그런데 사유가 깊은 글을 쓰려면 ‘삶의 통찰’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삶의 통찰’이란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어디서 읽은 글이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은 그 태양을 맞히지는 못하겠지만, 해바라기를 향해 쏜 화살보단 더 멀리 간다.”

 

 

이것을 내가 재구성하여 이렇게 쓴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은 태양에까지 갈 순 없지만 화살을 쏘지 않았을 때보단 태양 가까이 간다.”

 

 

태양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 이런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며 글을 쓰겠다, 2013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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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1-0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먼저 pek0501님께 감사드립니다. 2012년 제게 댓글을 많이 주신 5분 중의 한 분이십니다.

페크pek0501 2013-01-08 14:36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럴 수가요. 으음~~ 정말 놀랍습니다. 뜻밖이에요.
올해도 그 자리를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ㅋㅋ
마립간 님의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숲노래 2013-01-08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도 책도 이야기도 모두 즐기면서
2013년 하루하루
아름답게 여미시리라 믿어요.

페크pek0501 2013-01-10 15:00   좋아요 0 | URL
늘 아름다운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좋은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프레이야 2013-01-0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산의 책으로 올해 시작하신 페크님^^
방긋*^^* 제게 댓글 주신 5위 안에도 페크님이 들어있어요.
감사해요.^^ 전 어떤가요, 페크님에게요? 히히~

페크pek0501 2013-01-10 15:06   좋아요 0 | URL
히히~, 역시 프레이야 님도 제 서재의 댓글 5위 안에 든답니다.
그런데 저는 님의 서재에 5위 안에 든다는 게 의외라는 생각이 들어요.
님은 댓글 수가 많은 인기인이라서 제가 낄 줄 몰랐거든요.
으음~~ 아마도 제가 폭 넓게 다니는 다수 체질이 아니고, 다니는 데만 다니는 소수 체질이라서 그런 듯해요. 말하자면 집중공략형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남들에 비해 많은 서재를 다니지도 않고 많은 댓글을 쓰는 편도 아니고 그저 몇 군데 집중공략을 한답니다. 그랬더니 여러 곳에서 5위 안에 드는 자랑스런? 일이 일어나지 뭡니까.

결심했어요. 올해에도 5위 안의 자리를 지키기로...ㅋㅋ

다크아이즈 2013-01-09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충분히 사유 깊은 글을 쓰고 계신걸요.
구뢔서 저 포함 님 광팬들이 많구요.
오늘도 실망시키지 않는 저 말들의 내공 좀 보소~~

페크pek0501 2013-01-10 15:09   좋아요 0 | URL
팜 님 때문에 저 병 났어요. 팜 님의 어떤 댓글에 제 단상시리즈를 기다린다고 하기에 급하게 두 편 써서 올렸더니 그만 병이 났어요. 두통에다 감기 기운이 있어 오늘도 많은 시간을 누워 지내야 돼요. 책임져잉... 저, 순진하단 말이에요. (ㅋㅋ농담임...) 순진한 건 맞고요. ㅋㅋ

다음부턴 새 글을 올린 지가 오래됐다고 급하게 써서 올리지 않고 조금씩 매일 써 가는 습관을 길러야 되겠단 생각을 했어요.
팜 님처럼 한 명의 독자라도 제 글을 기다려 준다면 저로선 무척 행복한 글쟁이가 될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도 본 듯해요. 자신을 알아주는 한 명의 독자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oren 2013-01-09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민스님의 말씀은 자꾸 들어도 새로울 때가 있네요. 그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들은 '별로' 다가오는 게 없었는데, 페크님이 뽑아주시니 달리 느껴져요. ㅎㅎ
* * *
"나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미 당신을 위해서 나 자신을 바꿀 수 없고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면, 우리는 서로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당신이 마땅히 그렇게 하도록 애쓸 것이다. 나는 좋고 싫음을 감추지 않을 것이다. ······ 당신이 고결한 사람이라면 나는 그대를 존경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친절을 가장하여 당신과 나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진실하긴 해도 그것이 나와 같은 부류의 진실이 아니라면 당신은 당신의 친구를 찾아라. 나는 나의 친구를 찾을 것이다. 이것은 이기적인 마음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겸허하고 진정한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우리가 아무리 오랫동안 거짓 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진실하게 살게 되면 그것은 당신이나 나에게 좋은 일이요, 또한 모든 사람에게도 이롭다." - 랄프 왈도 에머슨,『자신감』 中에서

페크pek0501 2013-01-10 15:11   좋아요 0 | URL
좋은 글 인용에 감사드려요.
저 역시 오렌 님의 인용 글은 새롭게 다가와서 책을 펼치게 된답니다.
소로우의 <월든>에서 뽑아 놓으신 글도, 어 이런 구절이 있었나? 난 못 봤는데... 그러면서 책을 펼쳐 보았답니다. 새롭게 읽히더군요.
오렌 님에게 많이 배워 제가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알게 된 인연에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에 바라는 것, 네 가지가 있다.

 

 

 

1. 몰입하는 즐거움이 있기를 : 어떤 것에 몰입해 본 사람은 안다. 몰입함으로써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첫째 즐겁다는 것. 몰입해서 즐겁기보단 즐거워지기 때문에 몰입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게 옳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몰입의 즐거움이란 게 있다. 그리고 몰입함으로써 얻어지는 두 번째의 것은 잡념이 없어진다는 것. 걱정, 불안, 두려움 등으로 인해 생기는 쓸데없는 잡념이 우리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이럴 때 ‘몰입’은 머릿속의 그것들을 말끔히 없애 준다.

 

 

..........

좋은 삶은 몰입(flow)을 일으키는 근원들로 이루어진다. 좋은 삶은 먼저 자신의 대표적인 강점이 무엇인지를 안 뒤에 그것들을 더 활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재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의 일, 연애, 친구관계, 여가, 육아를 재편하는 것이다. 거기에서 얻는 것은 많이 깔깔거리며 웃는 성향이 아니라 몰입니다. 자신이 지닌 최고의 강점을 더 많이 펼칠수록 삶은 더 많은 몰입으로 충만해진다.

 

나처럼 브리지 게임을 좋아하거나 우표를 수집한다면, 에우다이모니아를 지닐 수 있다. 즉 몰입에 빠질 수 있다.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마음의 과학>에서.

..........

 

 

 

모든 일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활 속에는 하기 좋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몰입의 즐거움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하기 싫은 일마저 가볍게 해치울 수 있다. 예를 들면 직장에 다니기 싫은 사람이 블로거 활동에 취미가 있어서 퇴근한 뒤의 블로거 활동으로 활력을 얻는다면, 그만두고 싶은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즐겁게 살 수 있다.

 

 

책을 읽는 것에 몰입하든지 글을 쓰는 것에 몰입하든지 블로거 활동에 몰입하든지, 그 어떤 것에 몰입함으로써 얻는 즐거움은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몰입의 즐거움을 많이 느끼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2.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요령이 필요할 때가 있다.

 

 

...........

“나를 배신하고 떠난 그 사람, 돈 떼어먹고 도망간 그 사람, 사람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나에게 했던 그 사람,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서 정말로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그를 용서하세요.”(51쪽) “내가 살려면 그래야 하니까 그를 잊고 내 삶을 살아야 하니까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그를 용서하세요.”(52쪽) - 용서하라는 말.

 

“누구를 미워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그 사람을 닮아가요. 마치 며느리가 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도 세월이 지나면 그 시어머니 꼭 닮아가듯. 미워하면 그 대상을 마음 안에 넣어두기 때문에 내 마음 안의 그가 곧 내가 됩니다. 그러니 그를 내 마음의 방에 장기투숙시키지 마시고 빨리 용서한 다음 바로 쫓아내버리세요.”(55쪽) - 미워하지 말라는 말.

 

“상대가 나를 칠 때 지혜로운 이는 굽힐 줄 압니다. 받은 대로 똑같이 치면 옳을 수는 있으나, 똑같은 놈 취급당하며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해요. 억울해도 참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납니다.”(57쪽) - 억울해도 참으라는 말.

 

- 혜민 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

 

 

 

연인 사이에서 변심한 여자가 결별을 통보했다고 해서 그녀를 죽이고 마는 남자들이 있다. 이런 사건을 신문에서 접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좀 좋은 남자를 만나지. 왜 하필 그런 범죄를 저지를 만한 남자를 만났을까.’ ‘애초에 좋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런 불행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배치하기’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좋은 사람들만을 알고 지내는 것, 이건 참 중요한 요령인 것 같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둘러져 있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일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이것 쉽지 않다. 물건에서 불량품을 가려내듯 어떻게 사람을 가려서 사귈 수 있겠는가. 어느 정도 사귀어 봐야 아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누가 좋은 사람인지를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

 

 

용서하라고, 미워하지 말라고, 억울해도 참으라고 혜민 저자는 말하지만 이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예전엔 나 하나 참으면 모든 일이 순조로워진다고 여겨 웬만해선 참으려고 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 생각은 다르다.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내 마음에서 그를 잘라내고 싶다. 굳이 옆에 두고 속 끓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 않는가. (실제로 어떤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로 소화불량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다.) 그래서 때론 ‘사람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새해에는 내가 용서해야 하거나 미워하지 말아야 하거나 억울해도 참아야 하는 그런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게 실망을 주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마음을 준 만큼의 것보다 더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나의 욕심일 테지만, 내가 마음을 준 만큼만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괜찮겠지. 딱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인간이란 자신이 남으로부터 받은 것보단 자신이 남에게 준 것을 더 크게 생각하고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어서, 내가 상대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어야 상대는 서로 주고받은 게 비슷하다고 여길 것이니, 이건 참고 사항이다.

 

 

불확실한 시대에 불확실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사람으로부터가 아닌 생활 자체로부터 생기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이렇게 어려운 삶을 살기에 이따금 우리는 누군가가 전하는 위로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독거려 주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날에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차 한 잔과도 같은 말 그리고 마음에 부는 태풍을 잠재워 줄 수 있는 부드러운 말을 주고받는 그런 훈훈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

 

 

 

 

 

 

 

 

 

 

 

 

 

 

 

 

 

 

 

 

 

 

3. 화를 다스릴 줄 알기를 : 누군가에게 화를 내면 그 순간엔 속 시원할지 모르나 그 후유증이 남기 마련이다. 그 화로 인해 상대가 느끼는 마음의 상처나 불쾌감을 헤아려 보게 돼서 생기는 후유증도 있지만, 자신이 화를 낼 때의 추한 모습이 떠올라서 생기는 후유증도 있다. 자신의 인격의 밑바닥을 들켜 버린 듯한 느낌이 후회를 낳기도 한다.

 

 

..........

인간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 태어나고 화는 서로의 파괴를 위해 태어난다. (…) 인간은 낯선 사람에게까지 도움을 주고자 하고, 화는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까지 공격을 퍼부으려 한다. 인간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마저 희생시키고, 화는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마저도 위험에 빠뜨린다.

 

화가 당신을 버리는 것보다 당신이 먼저 화를 버려라.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우리 자신도 괴롭히는 고통을 안겨준 화. 우리는 좋지도 않은 그 일에 귀한 인생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가! 화를 내며 보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짧은가!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 <화에 대하여>에서.

..........

 

 

 

세네카에 따르면, 화의 최대 원인은 “나는 잘못한 게 없어.”라는 생각이다.

 

 

사람들을 둘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의 허물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자신의 허물을 모르는 사람은 타인의 허물을 들춰내며 화를 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 된다. ‘나는 안 그러는데, 당신은 왜 그런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허물이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자신을 제대로 알고 살기, 이것 참 중요하다.

 

 

화를 잘 내는 사람과 마음이 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화를 낼 때의 그 추한 모습에 정이 떨어져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는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마저도 위험에 빠뜨린다.”라는 세네카의 말은 ‘정이 떨어지게 만드는 위험’에 빠뜨린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화를 잘 다스리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4. 사랑으로 행하기를 : 딴 일에 정신이 팔린 상태에서 밑반찬을 만든 적이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밑반찬은 맛이 없었다. 반찬을 만드는 일에도 ‘정성’이란 양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작은 일 하나에도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

그대들은 일이란 저주이며 노동은 불운이라는 말을 언제나 듣습니다. 허나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그대들은 일함으로써 이 땅의 머나먼 꿈의 한 조각을 이룰 것입니다. 그 꿈은 태초에 태어날 때부터 그대들에게 주어진 몫이었으니, 그대들이 쉬지 않고 일할 때 진정 삶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일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길은 삶의 깊숙한 비밀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 허나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열망이 없는 한 삶은 진정 어둠에 불과하며, 지식이 없는 한 모든 욕망은 맹목적인 것입니다. 모든 지식은 노동이 없는 한 헛된 것이며, 모든 노동은 사랑이 없는 한 공허한 것입니다. 사랑으로 일할 때 그대들은 스스로를 감싸 안고, 서로가 서로를 감싸 안으며, 신까지 감싸 안을 것입니다.

 

- 칼릴 지브란 저, <예언자>에서.

..........

 

 

 

‘모든 노동은 사랑이 없는 한 공허한 것.’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느끼는 것인데, 내가 건성으로 수업하는 날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수업하는 날을 비교하면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효과적인 수업이 된다. 어떤 일이든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행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사랑으로 행하는 일이 많은 새해가 되길 바란다.

 

 

 

 

 

 

 

 

 

 

 

 

 

 

 

 

 

....................................................

 

(후기)

 

 

이 글이 2012년에 올리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이곳의 방문자들이 새해에도 꾸준히 방문해 주셔서 (글을 많이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는 제가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랑 고백’이 있다고 합니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이것을 변형해서 이렇게 써 봅니다.

 

 

 

“이곳의 방문자들은 내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요.”

 

 

 

이곳 알라디너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많은 2013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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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12-30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2년 한 해 동안 댓글을 남겨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꾸우벅)
여러분이 있어서 행복한 한 해였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년에 뵙겠습니다.

페크 올림.

숲노래 2012-12-3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서로 좋은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하루하루 아름답게 빚는다고 느껴요

2012년 한 해에도 즐겁게 애쓰셨어요~

페크pek0501 2013-01-02 17:00   좋아요 0 | URL
예, 고맙습니다. 답글이 늦어서 미안합니다. 신정이라 딸 노릇 하느라 바빴어요. 친정에서 만두를 직접 만들어 만둣국 먹었답니다. 구정엔 며느리로 바쁠 예정이에요. ㅋ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가족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늘 좋은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3년에도 즐겁게 애쓰겠습니다.

프레이야 2012-12-3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다짐 네가지 모두 제게도 적용해야할 것들이에요. 정리가 되네요, 덤으로요. 매사 사랑으로 행하는 하루하루 ^^ 새겨봅니다. 고마워요. 새해 복된 일 맞으시길요~~

페크pek0501 2013-01-02 17:00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고맙다고 하시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
님을 알게 되어 좋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새해 복된 일 많으시길...

마립간 2012-12-31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ek0501님은 알라딘에서 (5)사랑과 정성으로 행하고 계시기 때문에 (2)좋은 사람과 좋은 인연을 만들고 계십니다. 내년에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3-01-02 17:01   좋아요 0 | URL
예, 마립간 님. 내년에도 서로 좋은 글로 만나길 바랍니다.
글은 곧 그 사람이다, 라는 말이 가끔 두려워서 글쓰기에 속력을 내지 못할 때도 있지만요... 좋은 새해 되세요.
자주 뵙기를...

마녀고양이 2012-12-3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도 꾸벅..... ^^
고운 일 담뿍 누리시는 새해 맞이하셔염~~~

그리고 2012년 마지막까지도 좋은 페이퍼 감사합니다.
사랑, 애정, 배려, 역지사지, 공감.... 그런 단어들을 들을 필요가 없는 새해가 되기를 제게 바래봅니다. 왜냐하면 그런 단어가 많이 들리는 것은, 그만큼 필요하다는 의미일테니까요. 충족된 욕구는 겉으로 더이상 드러나지 않는다지요. 제가 이런 단어를 많이 쓰는 것은 아직도 제게 저런 것들이 절실하다는 의미일테구요. 올해, 저는 분노와 외로움이 조금은 줄어든 한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풀어낼만큼 풀어내고 지랄을 하니까, 줄어들기도 하는군요... ^^

페크pek0501 2013-01-02 17:04   좋아요 0 | URL
달여우 님.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공부하시는 님을 볼 때마다,
나도 그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제 일에 치여 타인에게 눈을 돌릴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다 함께 가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구나, 실감했지만 그래도 우리 희망을 잃지 말자고요.
타인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많다는 건 좋을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일 터...
새해 더 명랑하게 더 환하게 웃으며 살아요.^^

노이에자이트 2012-12-3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네카의 말이 설득력 있군요.참지 못하고 모두 화만 내다가는 버럭공화국이 되겠죠.

페크pek0501 2013-01-02 17:06   좋아요 0 | URL
세네카의 놀라운 통찰이 멋집니다. 그 옛 시대에 이미 이뤄진 그의 통찰을 보고 배웁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제가 님을 좋은 이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크아이즈 2012-12-3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구구절절 저를 위한 말씀 같아 오,이런이런~~하면서 읽어내려 갔네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선 스스로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된다는 제 친구의 명언처럼
페크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귀엽고 사랑스럽게(?!)제 가슴을 후립니다.

새해에도 페크님의 저 가슴 밑바닥부터 끌어올린 단상 시리즈 기다릴게요. 건강하시고 더욱 이뻐지시길...^^*

페크pek0501 2013-01-02 17:08   좋아요 0 | URL
팜 님,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 주라, 이건 제가 가슴에 새길 문구네요.
단상 시리즈는 새해에도 계속됩니다. 달리 쓸 글이 없어서요.ㅋㅋ
님도 예뻐지시길... 고맙습니다.

아이리시스 2012-12-3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계셔서 저도 늘 든든했어요. 표현은 자주 못했지만 올 한 해 감사했어요. 한 해 정리 잘하시고 페크님 항상 건강하게 서재 오셔서 좋은 글 많이 보여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3-01-02 17:09   좋아요 0 | URL
아이 님도 아는구나. 내가 예쁘게 봐 주고 있다는 것을...ㅋㅋ
아이 님도 계속해서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제가 꼭 지켜 보겠습니다.
(저도 님처럼 긴 글을 쓰고 싶어요... 새해에는...)

oren 2013-01-0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한해 동안 페크님 덕분에 즐거웠어요.
2013년에도 늘 즐겁고 아름다운 나날들 만들어 나갈 수 있길 빌어요~

페크pek0501 2013-01-02 17:1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오렌 님 덕분에 힘을 얻기도, 배우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순오기 2013-01-0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올라온 글을 늦게 보는 바람에 댓글을 많이 남기지 못했지만,
뒷북이라도 좋은 글 읽고 추천은 꾹꾹 눌렀습니다.^^
새해에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고 건강하시기를....

페크pek0501 2013-01-02 17:13   좋아요 0 | URL
아, 순오기 님. 뒷북이라도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많이 바쁘신 걸 잘 아니까 방문해 주실 적마다 그저 황송하게 감사할 뿐입니다.
추천은 저도 꾹꾹... 그러나 한 번만 누르겠습니다. 제가 워낙 스케일이 작아서... 가족 모두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지금 처한 상황을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가 없다면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내 ( )( )가짐을 바꾸십시오.

그래야 행복합니다.

원래 나쁜 것도 원래 좋은 것도 없습니다.

내 ( )( )의 상(相)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니

좋은 것, 나쁜 것이 생기는 것뿐입니다.

 

- 혜민 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베르테르는 X 영주에 대해 불평한다. “영주는 내 정신과 재능을 내 ( )( )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네. 그러나 이 ( )( )만이 내 유일한 자랑거리인데 (…) 아!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누군들 모르겠는가? 하지만 내 ( )( ), 그것은 나만이 가지고 있겠지.”

 

- 롤랑 바르트 저, <사랑의 단상>에서.

 

 

 

 

 

 

 

( )( )은 보기도 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듣기도 한다. 또한 걷기도 하고 서기도 하며, 때로는 기뻐하기도 하고 슬픔에 잠기기도 한다. 때로는 바위처럼 굳어지기도 하고, 솜처럼 부드러워지기도 한다. 서로를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며, 남을 원망하기도 하고, 남에게 설득당하기도 한다. 또한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잘못을 반성한다.

 

이처럼 ( )( )은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이 ( )( )을 슬기롭게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 <탈무드>에서.

 

 

 

 

 

 

 

나는 사상이나 힘에 의해 승리한 사람들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 )( )이 위대했던 이들, 난 그들만을 영웅이라 부른다. - 로맹 롤랑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2013년엔 슬픔과 분노와 미움과 두려움과 걱정 없이 ( )( )의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참된 평화는 ( )( )의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 pek0501

 

 

 

 

 

이것은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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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2-25 0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모든 것을 움직이는 힘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하느님은 사람들 마음에 있다고 해요.

페크pek0501 2012-12-27 18:28   좋아요 0 | URL
안녕하셨어요.^^
하느님은 사람들 마음에 있다, 이것 많이 본 글입니다만,
오늘처럼 그 뜻이 콱 박히는 날이 없었어요.
감사드립니다.

다크아이즈 2013-02-07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리던 페크님 메리크리스마스~~~
저 수양하고 싶어요. 페크님 저 괄호 넣기 글로.
정답은 하나지만 전 여러 (긍정의)답을 준비해놓고 저기다 대입할래요.
그 중에 한 답은 당연 (페)(크)랍니다.
지금 모든 괄호에다 페크, 를 넣어 낭송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제법 그럴듯 하기도 하고.
여기 오신 모든 분들 모두 <페, 크>를 넣어 크게 한 번 낭독해보시어요.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2013년엔 슬픔과 분노와 미움과 두려움과 걱정 없이 (페 )( 크)의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참된 평화는 (페 )(크)의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무리가 없네요.

페크님 일 년 동안 좋은 친구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12-12-27 18:30   좋아요 0 | URL
어머낫... 크하하~~~
페크를 넣으시다니 기발합니다요.ㅋㅋ

"그러나 이 ( 페)(크 )만이 내 유일한 자랑거리인데" - 요 문장이 가장
맘에 들어요. ^^이왕이면... (저 웃겼나요?)

프레이야 2012-12-25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ㅎㅎ 근데 팜님 말씀처럼 진짜 페크로 넣고 읽어봐도 무리가 없어요ㅋ 그럼 팜므나 프야로 대입해도 되겠죠.~~ 재미난걸요. 해피 크리스마스, 페크님^^

페크pek0501 2012-12-27 18:32   좋아요 0 | URL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어요?
저는 친정에서 보냈답니다.

새해 계획은 세우셨는지요?^^

노이에자이트 2012-12-2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옆집에 미인이 이사 온다면 마음의 평화가 올 겁니다.정답은 마음!

페크pek0501 2012-12-27 18:33   좋아요 0 | URL
정답은 마음. 딩동댕... 맞았습니다. 쫙쫙쫙~~~
미인이 이사 오면 으음~~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단 것이겠지요?
꼭 그런 평화를 새해엔 맞이하시길...^^

oren 2012-12-25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느닷없이 까마득한 옛날에 봤던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이라는 영화가 왜 갑자기 생각나는지 모르겠네요. 꼬마 여주인공 '마리솔'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당장 '마음의 평화'가 가득 찾아올 것 같아서일까요.

물리적인 여러 한계들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뚜렷이 있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추운 겨울이지만 늘 따뜻한 나날 되세요~

페크pek0501 2012-12-27 18:35   좋아요 0 | URL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 참 좋은 말입니다.
우리 블로거들이 바로 그런 것이죠. 사는 곳은 제각기 다 다르고 멀어도
마음만은 알라딘에 집결되어 있으니...
오렌 님도 늘 따뜻한 나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2012-12-28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9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2-12-3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란 게 고삐풀린 말 같아서 의지대로 조정할 수 없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자학을 하는 습관도 좀 고쳐보려고요. 그래도 자학을 해서 좋은 점이 있다면, 그건 "나같은 놈을 고용해 준 우리 학교에 정말 감사한다"는 마음을 갖게 해준 거예요. 다른 교수들이 다 학교가 교수에게 잘 안해준다고 비난할 때, 저는 제게 너무 잘해준다며 행복해할 수 있으니깐요. 페크님, 올해는 님을 알게되어 기쁜 한해였습니다. 감사드려요.

페크pek0501 2012-12-30 13:54   좋아요 0 | URL
님의 말처럼,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어요.

저도 마태우스 님을 알게 되어 무지 무지 기뻤답니다.
님의 글에 들어 있는 영양가와 유머를 새해에도 기대하겠습니다.

매우 유명한 분을 알고 지내 영광이라는 말, 안 하려고 하다가 하고 맙니다.
(아, 난 유명한 분들에게 약해...)큭큭

 

 

 

 

제가 여러 서재를 방문하여 쓴 댓글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비교적 긴 댓글로 뽑은 것입니다. (새 글이 없어 허탕을 치고 돌아가실 방문자들께 죄송한 마음으로...)

 

 

 

1.

히틀러의 명령을 수행한 아이히만은 평소 아주 착한 사람이었다고 해요.

그는 자신이 저지른 수행에 대해 어떤 잘못이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만약 자신이 히틀러의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자신이 악의 행위를 저질러 놓고 그걸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 우리 주위에도 있어요. 그런 걸 보면 당황스럽죠. 아마 두뇌 구조화의 문제가 아닐까 해요. 생각이 그렇게 고착되어 구조화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싶어요.

 

 

 

2.

"몸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경험한다는 얘기다. 경험한다는 것은, 절대로 잊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저는 이 말을 자전거를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어요. 10년 넘게, 아주 오랜 만에 자전거를 탄 적이 있는데, 타는 방법을 잊어서 잘 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몸은 자전거 타는 방법을 알고 있더라고요. 저절로 잘 타지더라고요. 그때 정말 신기했어요. 제 머리와 상관없이 몸이 자전거를 타더라니까요.

이 리뷰, 참 좋은데요... 맛있어요. ㅋ

 

 

 

3.

옛사랑의 여인을 만나기 위해 오로지 그 딱 한 명을 만나기 위해 집에서 자주 파티를 열었던 그 마음. 그 남자 주인공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는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 어디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사람은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어."라는 문장을 넣었더라고요.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은 지독한 짝사랑을 해 본 적이 있는 독자라야만 공감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듯해요.

저는 개츠비의 마지막 장면, 쓸쓸한 장례식장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렇게 베풀었건만 죽을 땐 와 보지 않는 사람들의 몰인정... 현실 반영 같았어요. ㅋ 잘 읽고 가요.

 

 

 

4.

언제나 개별자로서의 자아가 모성을 가진 자로서의 나를 앞선다."

- 이것, 공감합니다. 저도 그렇거든요.ㅋㅋ

한때 제가 이상하게 생각했던 게, 왜 나는 자식들의 장래보다 내 장래가 어떻게 될지에 더 관심을 두고 사는 가, 였어요. 그리고 내린 결론은 자식들의 장래는 아직 멀리 있고, 또 내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서가 아닐까, 였어요. 그러면서 약간의 죄의식을 상쇄해 나갔죠.

 

그런데 큰애가 그러더군요. 저의 그런 점이 좋대요. 너무 자식에게 집착하고 간섭하는 엄마는 싫대요. 요즘 작은애도 비슷한 말을 하네요. 이것이 위안이 돼요.

 

또 하나의 위안은 내 자식들도 나중에 결혼해서 엄마의 자리에 있게 될 때 나처럼 살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 이에요. (나처럼 살기를 바란다는 것은 결코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의미하지 않을까요?) ^^

 

 

 

5.

<누구나 10초 안에 살인자가 될 수 있다>라는 책 제목처럼, 저는 누구나 사악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구나, 생각해요. 그런 걸 봤거든요. 자신을 스스로 교묘하게 속이고(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서) 사악한 짓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6.

님이 말씀하신 대로 "좋아하며 즐기는 삶"이어야 할 것 같아요. 요즘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런 걸 많이 느껴요. 돈벌이라는 것도 즐기지 못할 땐 괴로운 일이 되고 말아요. 일을 사랑하며 즐기고 있는데, 게다가 그 일에 돈이 따르게 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7.

에미, 내 안에는 무지하게 큰 장롱과 트렁크가 있고, 그것들은 당신에 대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어요. 그리고 나는 그 장롱과 트렁크에 맞는 열쇠도 가지고 있어요. (30쪽)

- 저 같으면, 그 장롱과 트렁크에 맞는 열쇠가 내게는 없다, 요렇게 쓰고 싶을 것 같아요. ㅋㅋ 좋은 일 하시는 님. 멋져부러

 

 

 

8.

저도 아이가 어릴 적에 책을 읽어 주곤 했는데, 그렇게 둘만의 시간을 갖기가 이젠 어렵더군요. 가끔 그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아이로부터 언제 해방이 되나, 그랬는데,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와 관련해선,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시간들이 모두 별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 같더군요. 첫 걸음마를 했던 일, 처음 엄마라고 부르던 일, 처음 유모차에 태웠던 일, 처음 신발을 신겼던 일 등... 모두 소중한 시간들이었어요. ^^

 

 

 

9.

저도 언제부터인가 헛된 희망을 품지 않게 돼 버렸는데, 그게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 삶이란 그저 그런 시시한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일상을 반복하다가 죽는 거죠.ㅋㅋ 그냥 인간이 삶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산다, 라고 생각해요.

 

"나 자신과 내가 처한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상황을 헤쳐나가리라 생각한다." - 이 말이 꽂히는군요. 요즘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

 

 

 

10.

아, 반갑습니다. 드디어 글을 쓰셨군요. 매우 오랜만입니다. ^^

"저 골목길에선 담배 피던 중학생들도 놀라고, 이 골목길에선 집에 나와 쓰레기 버리던 아주머니도 놀라고, 사람 여럿 놀래키며 난 울면서 걸어갔다. 소리 내면서..."

- 이 문장은 외우고 싶을 정도로 멋집니다. 소설 속의 문장 같아요.

 

"그 남매가 나가고 경비 반장님 자신의 조사 결과를 발표 하신다. 브리핑 시간이다"

- 저 여기서 빵 터졌어요.

그 뒤론 슬픈 얘기이지만 슬픈 얘기 속에도 이런 유머가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우리가 됩시다.ㅋㅋ 슬픈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흐뭇한 이야기도 있고 넉넉한 마음을 나타내는 이야기도 있어 좋습니다. 앞으로 글을 자주 올려 주시면 관심 갖고 재밌게 읽겠습니다. 파이팅!!!!!!!!!!!

 

 

 

11.

"멀리서 본 높고 험한 산의 위용보다 가까이서 본 나무 잎새 뒷면의 떨림이 훨씬 더 실체에 가까울 때가 많다."

- 이 문장에 반하고 갑니다. 이런 글은 추천을 열 개쯤 누르고 싶어요. (백 개 아니라 열 개... 왜냐하면 제 스케일이 좀 작아서...)ㅋㅋ

 

 

 

12.

이거 어떻게 아셨어요? 저도 그런 걸 느낀답니다. 마치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어서 딱딱 아귀가 맞아떨어진다는 거요. 아, 그래서 그 일이 일어났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일련의 일들이 있어요. 그런데 맨 뒷부분은 (그러나 그게 꼭 그렇게...) 라고 말줄임표를 넣고 싶어요.

 

 

 

13.

남을 미워하는 것은 단지 그의 모습을 빌려 자신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미워하고 있는 것과 같다. 자신 안에 들어 있지 않는 것은 결코 당신을 흥분시키지 못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남을 미워하는 일은 결국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中에서

 

이 글을 읽으니 제가 읽은 다음과 같은 글이 생각났어요. 책을 읽다 보면 중복되는 내용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타인을 향한 비난은, 많은 경우 비난하고 있는 사람 자신의 콤플렉스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비난하는 사람의 불행한 심리 상태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비난하는 사람이 오히려 애처롭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 혜민 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얘야, 너도 어른이 되어 보면 세상에 화가 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이해하게 될 거야. 하지만 다른 사람한테 화를 내게 되는 일이 있어도 그건 결국 자신한테 화를 내는 거란다. 자신이 밉기 때문이지. 바로 그렇게 때문에 사람은 자신이 미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 위기철 저, <아홉살 인생>에서.

 

꼼꼼하게 정리하신 덕분에 좋은 글을 읽고 갑니다. ^^ 좋은 가을 보내세요.

 

 

 

14.

저, 그래서 가끔 겁이? 나요. 이런 상상을 해 보세요. 길 가다가 우연히 어떤 사람과 부딪쳐서 인상 찌푸리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님과 나였다는... ㅋㅋㅋ그런데 우린 서로 못 알아보고 지나쳤다는... (그랬을지 몰라요.ㅋ) 이곳 알라디너들(수백 명이 되겠죠?) 중에서 한번쯤 우연히 한 장소에 있었을 확률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는 걸 생각하면 재밌지 않나요?

 

지난 추석연휴 때 기차 타고 지방에 갔었는데 그때 분명히 같은 기차를 타고 있는 알라디너가 한 명쯤 있지 않을까, 또는 서울역에 함께 있었던 적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댓글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내 글을 읽은 적이 있는 알라디너 또는 내가 그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 알라디너... 재밌는 상상 아닌가요? 님의 글을 보니 생각나서 적어 봤어요. ^^ 좋은 하루!!!!!

 

 

 

15.

“사랑은 날마다 굽는 빵 같은 것”

"사랑은 날마다 굽는 빵 같은 것"이군요. 그렇다면 어려운 일이네요.ㅋ Love is~ 라는 짧은 글이 예전 어느 일간지에 연재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기억하는 것 있어요. "사랑이란 갓 빗은 머리를 만져도 화내지 않는 것"이란 문장이에요. 갓 빗은 머리를 남이 만지면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이 만지면 화가 안 난다는 거죠.

 

저는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를 재밌게 읽었는데, 영화는 어떨지... ('새 것도 헌 것이 되고 헌 것도 예전엔 새 것'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살기 쉽다.) 맞아요. 잊고 살지요. 추석 잘 보내셨어요? 저는 오늘에야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그래서 좋아요.

 

 

 

16.

여기서 이런 페이퍼를 보다니 반갑네요. 신문에서 타계 소식을 보고 노트에 적어 두었어요. 그의 애독서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위스턴 휴 오든의 시라고,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했다고 합니다. (에릭 홉스봄은 숨을 거둘 때까지, 공산주의는 종언을 고했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의 불의에 여전히 비난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자서전 '미완의 시대'에서)>

- 일간지에서. 작년까지 30권 넘게 집필했다고 하니 그 정도면 건강한 삶을 누리다 가신 것 같아요. 저는 그의 자서전을 구입해 읽으려고 합니다. ^^

 

 

 

17.

호기심이란 말을 보니까, 며칠 전에 타계한 에릭 홉스봄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호기심을 가져라. 호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다"

제가 책을 사 보는 것도 호기심 때문이겠죠. 님의 사진도 결국 호기심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되어요. 해 질 무렵에 제일 가깝다고 보이는 2번의 사진이 가장 맘에 들어요.(다 좋지만요.) 제가 해 질 무렵을 좋아해서요. 감정이 부드러워지는 시간이라서 이때 사랑을 고백하면 다른 시간에 비해 성공률이 높다는 걸 어디서 읽은 것 같아요. 좋은 감상을 하고 갑니다.

 

 

 

 

 

.........................................


"새 글이 없으니까 이런 영양가 없는 글도 올리는구나." - 페크

"좀 봐 주세요." - pek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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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2-16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귀여우세요 ㅎㅎ
무려 세 개나 발견했어요. 제게 주신 댓글을요!!! ^^

페크pek0501 2012-12-16 23:38   좋아요 0 | URL
제가 좀 귀여웠나요?
저, 귀여운 사람 되고 싶어요. ^^

다크아이즈 2012-12-16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님, 저두요, 페크님 넘 귀엽지 않나요?
저도 두 개씩이나 발견. 페크님 열혈 팬인데 더욱 팬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저 지금 글 써야 되는데, 이러고 있어요. 오늘 밤 또 새게 생겼어요.
페크님 책임지세요.^^*

페크pek0501 2012-12-16 23:39   좋아요 0 | URL
열혈 팬...크하하~~~ 저, 웃습니다. 블로그를 갖고 있길 잘했네요.
이런 말을 어디서 들어보겠습니까.
저 열혈 팬 갖고 싶어요. ^^

감은빛 2012-12-27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댓글들을 읽고 있으니,
원글을 찾아 읽고 싶어지네요.
어떤 글을 읽고 저렇게 마음을 담아 댓글을 쓰셨을까 궁금해져요.
담엔 링크도 걸어주세요! ^^

페크pek0501 2012-12-27 18:41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링크 걸기... 다음부턴 그래야겠네요.
댓글만 보면 아무래도 한 쪽만 보는 게 되니까.
그런데 여러 분들께 양해를 구해야 될 것 같아
닉네임도 빼고 썼답니다. 제가 이렇게 신중해염. 아니 소심한 걸까요?
감은빛 님의 새해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1. 쾌활함과 건강과의 관계 : 감기 몸살 같은 증상이 있어 서재활동을 쉰 적이 있다. 나는 몸이 피곤해지면 감기가 들지 않았는데도 감기 몸살과 같은 증상이 생긴다. 그리고 목이 아프면서 귀까지 연결되어 아프고 목에 작은 멍울이 생기는데, 병원에 가면 임파선이 부었다고 한다. 이건 몸이 고단하니 쉬라는 몸의 신호 같다. 그래서 그때 7주 동안 서재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아프면서 쾌활함을 잠시 잊었다. 원래 명랑하고 쾌활한 편인데, 몸의 컨디션이 나쁘니까 성격도 변하는 것 같았다. 기운이 없으니 목소리도 작아지고 조용한 성격으로 변했다고 해야 하나. 내가?

 

 

건강이라는 변수가 이렇게 중요한 줄 몰랐다. 쇼펜하우어는 이미 알고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쾌활함이야말로 행복을 살 수 있는 화폐다. 따라서 쾌활함이라는 보물을 확보하고 더욱 빛나도록 힘써야 한다.

 

쾌활함을 신장시키는 것에 재물만큼 기여도가 적은 것도 없으며, 건강만큼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도 없다.

 

-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19쪽~20쪽.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행복해 하기보단 가지지 못한 것에 불행해 한다. 열 개 중에 아홉 개를 가진 것에 만족하기보단 한 개를 가지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 건강한 사람은 건강함에 감사할 줄 모르고, 환자가 되고 나면 건강한 사람을 부러워하며 불행해 한다.

 

 

 

 

2. 고독과 비천 : 쇼펜하우어는 누구나 고독과 비천 중 어느 하나를 택하게 마련이라며, 고독한 사람은 고도의 지성을 가지며 비사교적이고, 비천한 사람은 정신적으로 빈곤하며 사교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예전에 사교적이었는데, 점점 비교사적이 되어 버리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정신적인 빈곤에서 정신적인 성숙으로 변해 가고 있다는 건가?

 

 

요즘 내가 비사교적이 되어 버리는 것은 외출이 싫어져서다. 머리 감고 화장하고 옷 갈아입어야 하는 이런 외출 준비가 귀찮다. 그런데 막상 외출하여 친구들과 만나기만 하면 그 시간은 즐겁게 보낼 줄은 안다. 문제는 사람들을 만나는 약속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사람을 만나면 실수해서 뒤따르는 후유증이 싫을 때가 있다. ‘그때 그에게 그런 조언을 하는 게 아니었어. 도움을 주고 싶어서 한 말이지만 그는 불쾌하게 받아들였을지 몰라’, 또는 ‘그렇게 솔직하게 내 마음속을 다 말하는 게 아니었어. 바보짓이었어.’라는 생각으로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선 둘 중 하나여야 한다. 아예 바보짓을 하지 말든가 아니면 바보짓을 하고도 그게 바보짓인 줄 모르든가. 그런데 난 바보짓을 저지르고 그게 바보짓인 줄 아는 사람이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바보짓을 저지르고도 그게 바보짓인 줄 모르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러면 최소한 바보짓에 대해 후회하는 스트레스는 생기지 않을 테니까.

 

 

고독과 비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내가 고독을 즐길 줄 아는 경지에 있다면 고독을 선택하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니 비천을 선택하리라. 아무리 고도의 지성을 가졌다고 해도 불행한 고독은 싫으니까. 그러므로 나는 외출이 싫더라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확실히 사람들과 만나는 횟수가 늘면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갖게 되고 덜 고독해진다.

 

 

 

 

3. 인간관계의 기술 :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누군가가 시기하기 때문일까. 일찍이 쇼펜하우어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닌,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겨냥해서 말한 게 있다. “자신의 뛰어난 재능이란 과시하는 순간 공격의 표적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

 

 

 

 

따라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재능을 감추는 위장 가면을 쓰는 일이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다는 것을 애써 보여야 한다.

 

- 쇼펜하우어 저, <사랑은 없다>, 221쪽.

 

 

 

누구나 열등감을 갖고 있듯이, 누구나 어느 면에선 우월한 점이 최소한 한 가지 이상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우월한 면을 과시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선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우월한 점을 감출 필요가 있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은 새겨들을 만하다. 이것은 인간관계에서의 하나의 기술일 것 같다. 이런 기술을 가졌다고 해서 속과 겉이 다른 사람이라고 부정적으로 볼 문제는 아닐 듯하다.

 

 

만약 그런 기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게 만드는 사람을 알고 지낸다면 그 자체가 행운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친구란 슬픈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사람이기보단, 기쁜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기쁜 일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한 사람이 좋은 친구인 것이다. 이런 친구에겐 자신의 우월한 점을 애써 감출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되돌아본다.

 

 

 

 

4. 이럴 때 안다 : 자신의 속마음을 교묘하게 감춘다고 할지라도 그것에는 한계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어느 순간엔 그 속마음이 노출되고 말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인품을 빨리 알고 싶다면 우유를 한 모금 입에 가득 머금었다가 그에게 뿜어보라. - 알랭 드 보통 저, <우리는 사랑일까>, 143쪽.

 

 

“사소한 일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드러낸다.”는 세네카의 말도 생각할 여지가 있다. -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177쪽.

 

 

도움을 청하여 보면 안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청하는 얘기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어쩔 수 없이 드러낸다. - pek0501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고, 또 누군가가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다. 평상시엔 모르던 것을 어떤 일을 계기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5.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한다 : 우리는 말을 할 때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해 놓고 말하는 것 같다. 누군가와 말을 할 때 이미 자신의 위치가 정해진 상태에서 말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신이 그 상대보다 위에 있거나 아래에 있게 된다. 말의 내용에 따라서 그 위치가 바뀔 때도 있으리라. 예를 들면 어떤 내용에선 조언을 해 주려고 하고, 어떤 내용에선 조언을 받으려고 하고.

 

 

나도 모르게 설정되어 버린 나의 위치에 당혹스러울 때가 있었다. 나보다 나이가 몇 살이 많은 지인이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어떤 문제에 대해 내 의견을 물어 보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답장의 이메일을 써서 그에게 보냈는데, 며칠 뒤 내가 보낸 이메일을 읽어 보니 결례가 된 점이 보였다. 마치 스승이 학생에게 말하듯 매우 자신 있게 나의 주장을 펼쳐서 썼던 점이다. 전하려는 메시지 이외에도 자신의 위치를 객관화해서 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걸 의식하게 되면 말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진다.

 

 

 

 

6. 마음이란 그런 것 : 나는 식구들이 모여 있는 휴일엔 청소를 하지 않는다. 청소기를 돌릴 때 나는 소음 때문이다. 하루쯤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내가 운동하러 밖에 나가 있는 동안, 남편이 집안 청소를 해 놓을 때가 있다.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까지 하고 쓰레기통도 말끔히 비워 놓는 것이다. 그러면 내 기분이 매우 좋아져서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참 잘했다고 칭찬해 주게 된다. 이럴 때 남편이 예뻐 보인다.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예쁘게 굴면 예쁘고, 밉게 굴면 밉다.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언제나 고여 있는 물이 아니라 언제나 흐를 준비가 되어 있는 물과 같은 것이다.

 

 

 

 

7. 인생이란 그런 것 : 벌써 12월이다. 이곳 방문자가 4만 8천 명이 넘었다. 언제 5만 명이 될지 관심이 간다. 아마도 내년 1월이 되어야 5만 명이 될 것 같다.

 

 

방문자 수가 뭐 그리 중요한가,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원래 인생이란 남들이 보면 무의미한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게 아닐까. 그것이 동물과 다르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의미함에 의미를 부여하며 나는 오늘 이 시시한 글을 올린다. 이렇게 시시한 글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한, 내 인생은 시시하지 않은 인생이 된다. (남이 볼 땐 시시하겠지만...)

 

 

 

 

............................

추신.

 

지금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눈이 내리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

<이 글과 관련한 책>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쇼펜하우어 저, <사랑은 없다>

알랭 드 보통 저, <우리는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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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12-0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하면서 읽게 되는 페크님의 글.
페크님이시여 정녕 님의 사유는 어디까지 뻗치려하나이까.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한다, 부분은 특히 한국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
이런 현상 때문에 소통이 더디거나 어려워지는 거지요.

올듯말듯, 하지만 눈발은 나리지 않네요.

페크pek0501 2012-12-06 16: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유라니요, 그 언저리에라도 가면 좋겠어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감사할 따름이옵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렵고도 필요한 게 바로 소통이지요.

햇볕 받으러 나가려 했는데(비타민 D 흡수를 위해서) 어제도 오늘도 날씨가 흐리네요. 그래도 나가 보려 합니다. 좀 걷고 싶어요. ^^

프레이야 2012-12-0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힘든 나의 인생도 남이 볼 때는 하나의 풍경이다, 라는
이와 비슷한 뜻의 싯구를 우연히 들었어요.
돌려서 생각해보면, 내 삶이 아무리 힘들다해도 남의 시선처럼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그저 풍경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어쩐지 힘이 되는 말이더라구요.^^
좀 엉뚱한 댓글로 인사드려요, 페크님.
눈이 와서 길도 힘들고 날씨도 추워 발이 너무 시리다는 딸아이 훌쩍이는 목소리를
듣고 마음이 짠하네요. 에효ㅠ

페크pek0501 2012-12-06 16:29   좋아요 0 | URL
아무리 힘든 나의 인생도 남이 볼 때는 하나의 풍경이다, 라는 말, 꽤 근사한데요. 내 삶도 그렇게 거리를 두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자식이란 그렇게 짠하게 만드는 존재이지요.^^

숲노래 2012-12-06 0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저것도 아닌
'즐거움'을 골라서
살아가면 되리라 믿어요

페크pek0501 2012-12-06 16:31   좋아요 0 | URL
장례식장을 다녀 보면 그저 삶이란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갖는 것 외에
다른 건 필요 없게구나, 싶어요.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oren 2012-12-0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이 시시해질 순 없어요. 우리 쾌활하고 즐겁게 살아요. ㅎㅎ
눈이 내리니 설원과 빙벽을 즐겼던 어느 등반가의 글이 떠올랐어요,
* * *
한걸음 한걸음이 건강이요, 재미요, 즐거움

위대한 절벽과 광막한 침묵의 설원에 의해 솟구쳐오르는 독립과 자신의 감정은 그 무엇 전적으로 기쁘기만 한 것이다. 한걸음 한걸음이 건강이요, 재미요, 즐거움이다. 인생의 근심걱정은 금권주의, 사회의 본질적 속악함과 함께 - 김이 솟아 오르는 골짜기의 가장 낮은 밑바닥에 달라붙는 추악한 독기처럼 - 아득히 저 아래쪽에 남는다. 위쪽에서 우리는 맑은 공기와 날카로운 햇빛 속에서 신들과 함께 걷고, 인간은 서로를 알며 자신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안다. 어떤 감정도 '우리 종족의 시조들처럼 충실한 동지들'과 더불어, 어느 냉혹한 절벽을 공격하러 전진하는 감정보다 영광스러울 수는 없다. 설령 바깥쪽으로 툭 튀어나간 기울어진 바위 선반 위에서 오로지 구두징 한 개의 마찰만으로 육체가 희박한 공기 속에 떨어져 내리는 것과, 영혼이 저 위 천국으로(그렇게 희망하자) 날아 오르는 것을 막고 있을 뿐일지라도 한 손의 손가락에 아직도 한 파티의 생명을 맡길 수 있고, 아랫도리에 '무릎이 풀어지는 공포'의 기미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아는 것보다 통쾌한 일은 없다.
- 알버트 머메리,『알프스에서 카프카스로』 中에서

페크pek0501 2012-12-07 16:26   좋아요 0 | URL
반가운 오렌 님!

"위쪽에서 우리는 맑은 공기와 날카로운 햇빛 속에서 신들과 함께 걷고, 인간은 서로를 알며 자신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안다."
- 이런 걸 알 만큼 높은, 다른 정신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아무도 오르지 않은 험한 산을 오른다는 건 알아요. 누구나 자신의 체험에서 터득한 어떤 사실을 남이 똑같이 알도록 할 순 없어요.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일 뿐이라는 거죠.

저는 음악을 들으며 걷는 걸 좋아하는데, 이 즐거움 역시 남들에게 얘기해도 전달될 수 없는 즐거움이에요. 체함한 사람들만 아는 것이죠.

지금 눈이 펑펑 내립니다. 이런 날은 미끄러워 걷는 게 힘들죠. 눈 오는 풍경을 창을 통해 보는 것만 좋은 것 같아요. 이 눈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고해야 하고 불편하게 되는 건 현실적인 문제이니, 눈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내리는 눈을 보니 커피 한 잔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옮겨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좋은 날 되세요. ^^